탑마생사화(塔魔生死花) 3. 운명(運命)의 뒤틀림
3. 운명(運命)의 뒤틀림
"아유, 짜증나......."
그녀가 고운 아미를 찌뿌렸다.
"......."
허나 사내는 여전히 미동을 보이지 않았다.
"아까는 달라고 그렇게 요동을 치더니......."
가마의 여주인은 사내를 흔들었다.
스르르.......
순간, 너무나 힘없이 아래로 미끄러지는 사내.......
그녀가 상체를 일으켰다.
"......?"
그녀는 여전히 짜증스럽게 아래만 벗은 채 나뒹굴어진 사내
를 내려다 보았다.
"허억...... 죽었어!"
그녀는 두 눈이 화등잔만 해지며 소스라치게 놀랐다.
사내.......
거웃 속에 발기된 상태로 축 내려뜨려진 남성, 그리고 벌어
지 입과 게슴츠레한 눈, 완전히 정신나간 상태에서 사내는 숨이
끊어져 있었다.
언제, 어떻게 무슨 연유로 죽었는지도 모를만큼 그렇게 죽어
있었다.
부르르.......
한 차례 몸을 떠는 그녀, 경련을 일으키는 그녀는 도저히 열
락에 취했던 모습이 아니었다.
극도의 공포가 그녀의 얼굴에 묻어 나왔다. 어두운 그림자가
그녀의 나신을 스치고 지나갔다.
열락 속에서 한껏 취해 있었던 그녀였다. 같이 도화경을 해
맸던 사내가 사자의 모습으로 앞에 널부러져 있다.
순간, 그녀는 죽음의 냄새를 맡게 되었다.
"......!"
주위를 두리번 거렸다.
"아가씨......."
시비 역시 불길한 눈초리로 마침 되돌아보는 주인을 불렀다.
그녀 역시 풍만한 젖가슴을 가릴 생각도 않고 한 손으로는
한 사내의 흉물을 쥔 상태에서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얼마나 꽉 쥐었는지 사내의 남성의 앞부위는 빨갛게 피멍이
들어있을 정도였다.
허나, 그는 비명도 없이 너무나 무기력하게 쓰러져 있었다.
시비가 그녀에게로 다가왔다.
도화경으로 이끌었던 네 명의 가마꾼들.......
한결같이 이마에 아주 미세한 구멍이 뚫린 채 죽어 있었다.
상처는 너무나 작아서 얼른 볼 때는 알아차리기 힘들 정도였다.
싸늘하게 식어가는 시신으로 동혈 이곳저곳에 쓰러져 있었
다.
시비는 젖가슴을 흔들면서 빠르게 기어왔다. 둔부의 곡선이
매우 고혹적이다.
비지는 동혈 입구쪽을 향해 들쳐졌고, 군데군데 흰 액체가
묻어 있었다.
온몸에는 사내들의 흔적인 양 붉은 혈흔이 묻어 있었다.
얼마나 거칠게 그녀를 애무했는지 그것은 매우 짙었고 온몸
에 나 있었다.
심지어 두 허벅지 사이에까지 피멍이 있어 그녀의 정사가 얼
마나 거칠었는지를 보여주고 있었다.
시비는 주인 옆으로 와서는 크게 울음보를 터뜨렸다.
"그들이 죽었는데 이제 우린 어떻게 하죠?"
"글세......."
여주인 역시 어찌할 바를 모르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그녀도 비지를 가릴 생각은 않고 시비를 감싸안으며 황당해
했다.
이때였다.
스읏!
동혈 입구에서 한 개의 거대한 그림자가 드리워지는 게 아닌
가.
이어서 한 개의 거대한 물체가 입구로 쓰윽 들어왔다.
"......!"
"......?"
두 여인은 갑자기 얼굴이 새빨갛게 변했다.
동혈 입구로 들어오는 거대한 청동탑, 그것은 마치 여인들의
자궁으로 침투하는 남성의 상징과도 같은 연상을 그녀들이 한
탓이었다.
실제, 동혈의 입구는 아주 적어서 저절로 들어오는 청동탑은
아슬아슬하게 그곳을 비집고 들어왔던 것이다.
이런 형국이었으니 지금까지 정사를 통해 쾌락의 시간을 보
냈던 그녀들로서는 당연히 그런 것을 연상할 수밖에.......
이때, 청동탑을 뒤이어 한 명의 거한이 또 동혈 입구를 막아
섰다.
거한, 실로 너무나 장대한 신장의 사내였다.
일시 그로 인해서 두 여인은 숨이 막히는 긴장에 휩싸이고
말았다.
거한은 너무나 가공할 기도를 내뿜으며 섰기 때문이었다.
천왕탑마.
나타난 인물은 복우파를 한순간에 궤멸시켰던 장본인이었
다.
그는 복우파에 출두하자 단번에 복우파의 십 대 장로를 주살
했을 뿐 아니라 한 명의 미부와 갓난아이 마저도 죽였었다.
그러했던 그가 이곳 동혈에 나타난 것이다. 거의 십 척을 넘
기는 신장, 차가운 안광을 발하는 신후, 실로 그녀들에게 두려
움을 주기에는 충분한 기도였다.
"......."
그는 말이 없었다. 그리고는 두 여인의 곁을 스윽 지나쳐 안
쪽으로 들어가더니 털썩 주저 앉았다.
"......."
"......!"
두 여인은 다시금 찾아온 공포에 휩싸였다.
그가 차갑게 뇌까렸다.
"일어서라!"
부르르.......
너무나 야멸찬 한 마디.......
그녀들은 반사적으로 교구를 일으켰다.
천왕탑마는 벽에 상체를 기대고 지그시 눈을 감았다.
"......."
"......?"
그녀들은 공포 속에서도 일말의 호기심을 느꼈다. 너무나 장
대한 체구의 인물이기에.......
완벽한 나신으로 두 여인은 서로 얼싸안으며 서 있었다.
길고 가느다란 목 밑으로 두툼하게 융기하여 마침내는 풍요
스럽게 돌기된 두 개의 옥봉, 탄탄하며 탄력있는 배와 그 아래의
매끈한 다리, 검고 수북하게 자란 거웃의 줄기들.......
그리고.......
두 여인은 육향을 내뿜으며 그렇게 서 있었다. 아직도 그녀
들의 몸에서는 진한 땀이 흐르고 있었다.
비록 천왕탑마로 인해 싸늘한 식은땀으로 바뀌었지만 아직도
사내들의 흔적은 여러 군데 남아있는 상태였다.
먼저 그들에 의해 주물러진 육체는 피멍이 여러 군데에 걸
쳐 발갛게 물들어 있었고, 그들과의 정사로 인한 애액들은 아직
도 두 여인의 사타구니와 덤불에 흐르고 있었다.
동혈 안은 묘한 침묵으로 젖어 들었다. 팽팽한 긴장이 질식
할 정도로 두 여인을 옵죄었다.
문득 침묵을 지키던 그가 입을 열었다.
"남자를 알겠군......."
"에......?"
"......?"
바짝 긴장해 있던 그녀들의 안광이 빛을 발했다.
이어지는 그의 웅후한 음성.
"난...... 아직 여자를 모른다."
"......?"
"......."
두 여인은 서로 마주보았다.
주인되는 여인이 입술을 꼬옥 깨물었다. 그녀의 눈빛을 받은
시비도 고개를 끄덕였다.
천왕탑마의 의중을 읽기라도 한 것일까?
주인되는 여인이 앞으로 나섰다.
뚜벅...... 뚜벅.......
그녀는 천왕탑마의 바로 앞에 섰다. 은은하면서도 향긋한 여
인의 체향이 물씬 풍겼다.
땀과 지분이 섞여져 만들어낸 체취는 사내에게는 다소 유혹
적인 냄새였다.
그녀를 따라서 시비도 용기를 내어 바로 옆으로 다가섰다.
"꿀꺽......."
"......."
침을 삼키는 두 여인, 여주인이 그의 상의에 손을 갖다대었
다.
"......."
천왕탑마는 아무런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그녀는 더욱 용기를 내어 옷자락을 헤쳤다. 두툼하고 강건한
사내의 가슴팍이 그녀의 손에 잡혔다.
가슴털은 짙게 나 있어 그녀에게 원초적인 성적 유혹을 던졌
다.
그녀가 가슴을 매만지는 동안 시비는 등체를 굽혔다. 그녀는
그의 바지 속으로 손을 밀어 넣었다.
뭉클!
순간 손에 꽉 차는 느낌.
"허억!"
그녀가 짧게 비명 비슷한 기음을 터뜨렸다.
주섬주섬.......
그녀는 확인이라도 할 요량으로 그의 바지를 벗겨내렸다. 순
간, 두 여인의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그녀들은 멍한 표정이 되었
다.
오오......!
그것은 하나의 충격이었다. 벼락을 맞은 말처럼 그녀들은 드
러난 한 개의 거대한 실체(?)를 대하며 떨고 있었다.
보라!
그녀들의 시선이 고정된 지점을.......
벗겨진 바지 위로 천왕탑마의 거대한 이물질이 너무나 선연
히 돌출되어 있는 게 아닌가.
실체.......
그녀들의 입장에서는 거의 마물(魔物)에 가까웠다.
만약 그것이 완전하게 일어선다면...... 그리고 자신들의 몸
안으로 그것이 들어온다면.......
더 이상 그녀들의 비지는 채 수용을 하지 못하고 찢어지거나
파괴되어 버릴 것이었다.
하지만 그녀들은 내심으로 외쳤다.
찢어져도 좋아. 꽉 채울 수만 있다면.......
라고 말이다.
* * *
쏴아아아―!
촤아아― 쏴아아아아아.......
비는 여전히 내리고 있었다. 참으로 오랜만에 내리는 단비였
다.
빗줄기는 굵게 마디를 이루어 떨어졌다. 인적은 그로 인해서
끊겼다.
의창(宜昌).
지금 이곳은 상당량의 비가 연 사흘째 내리고 있었다. 비는
오랜만에 갈증을 풀어주는 단비였기에 주민들은 싫은 소리 한
마디 하는 사람이 없었다.
오히려 빗줄기를 즐기며 빗속을 거니는 것을 기분좋게 받아
들였다.
이곳을 경유하는 자라면 의당 듣는 말이 있다.
구중철검(九重鐵劍) 채대원, 일명 강호은자로 알려진 인물
이었다.
그에게 은자라는 일명이 붙여진 것은 당연한 일이었는지도
모른다. 일체의 활동은 끊어버렸기에.......
그럼에도 일신에 지닌 무공은 상당한 경지를 넘어선 인물로
알려진 것이 당금 무림인들의 그에 대한 세평이었다.
<채가장(蔡家莊)>.
그가 일신을 의탁해 은거한 거처를 말함이었다.
채가장은 바로 이곳 의창에 있었다. 이로 인해서 의창을 말
하면 반드시 한 번쯤은 바늘에 딸린 실처럼 구중철검 채대원을
말하는 것이 상례였다.
위엄있게 선 전각들, 우중의 전각들은 어딘가 침울한 기운을
담고 있었다.
채가장의 후원, 음울한 기운이 팽만해 있음은 그곳도 마찬가
지였다.
비는 쉬임없이 전각과 후원을 구별하지 않고 떨어져 내렸다.
후원에 위치한 숲.
수목들은 높다랗게 자랐고 비로 인해서 더욱 푸르게 비취었
다.
생명력을 왕성하게 느낄 만한 곳은 수목들 만인 것처럼 그것
들은 싱싱하게 상큼함을 더해주었다.
숲의 중앙쯤까지 나아가면 볼 수 있는 것이 있다.
돌집.
미려한 색감의 돌들로 담벽을 쌓아 올려진 돌집이었다.
어느 순간부터인지는 모르지만 이 돌집은 상당한 긴장에 휩
싸여 있었다.
두 사람의 음성이 그 돌집으로부터 나직하게 흘러 나왔다.
실제로 돌집에는 두 명의 인물이 있었다. 그들은 간간히 심
각한 표정으로 자신의 의견을 말하기도 했고, 상대의 의향을 신
중하게 듣기도 하는 등 매우 침중한 기색으로 앉아 있었다.
두 사람.......
한 사람은 천왕탑마가 침입했던 복우파에서 잠깐 모습을 드
러냈던 노인이었다.
천왕탑마가 사라지고 나서 뜨거운 눈물로써 그날의 참극을
저주했었던 바로 그.......
두 다리가 온전치 않을 뿐만 아니라 전혀 나이를 짐작하기
어려웠던 노인이었다.
그와 말을 주고받고 있는 인물, 상당한 신후가 전신을 휘감
은 노인으로서 위엄서린 풍도는 가히 경세적인 인물이었다.
다리없는 노인이 입을 열었다.
"그렇기에 이 올노(兀老)는 반드시 소주인을 영웅으로 키울
것이오."
"......."
묵묵히 대답없이 앉아있는 노인, 그는 바로 이곳 채가장의
주인이자 강호에는 구중철검으로 알려진 장본인이었다.
구중철검 채대원.
이것이 바로 당금 강호에서도 알아주는 그 노인의 진정한 신
분이었으니.......
"채 장주! 노부의 뜻이 잘못 되었소?"
채대원이 마침내 입을 열었다.
"올로만 믿겠소."
"......."
두 사람은 지금까지 상당한 얘기를 나누었다.
채대원은 신뢰가 서린 눈빛으로 노인에게 말했다.
"사위와 딸이 죽은 이 마당에 나 또한 오래 살고 싶은 생각은
없소만......."
"......."
"다른 식솔들을 생각할 때는 어쩔 수가 없소이다."
"안심하시오. 장주! 그자는 문주의 핏줄이 끊어진 것으로 알
고 있을 것이오. 허나 주모께서 쌍둥이를 낳았으니......."
"......."
한순간, 올노라는 노인은 스스로 감개스러워 음성을 심하게
떨었다.
"놈은 설라 주모께서 쌍둥이 중 한 분 소주를 외가인 이곳으
로 보냈으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을 것이오."
"모든 것들을 신중히 하시오. 을노, 이것은 당신과 노부 둘
만이 아는 비밀이오."
"염려 마시길...... 노부는 소주를 무사히 괴적으로 위장해서
소주를 빼내갈 것이오."
올노가 한켠에 놓아둔 조그마한 목발을 집었다.
목발, 그것은 일반적인 목발과는 조금 차이를 보이는 것이었
다.
우선 여타의 인공 목발보다 길이가 절반 정도에 불과했다.
이런 이유로 겨드랑이에 그것을 꽉 끼고 움직일 수가 있었다.
올노가 목발을 잡는 순간, 채대원이 다시 그를 불렀다.
"이것을 가져가시오."
"......?"
"훗날을 위해서이니 우선 받아 넣으시오."
"헉...... 이것은 무림칠대기보에 속한다는 구중신검보(九重
神劍譜)......."
"나는 자질이 떨어져 그것을 익히지 못했소이다."
"장주......."
"그런 이유로 노부는 따로이 구중철검법을 만들 수밖에 없었
던 거외다."
"......."
올노는 감격에 겨워 떨리는 손으로 그것을 받아들였다.
"장주께 감사드리오. 이것은 훗날을 위한 장주의 배려......
흔쾌히 받겠소이다."
"으음......."
구중철검 채대원이 고개를 흔들어 보이자 올노는 목발로써
바닥을 박찼다.
순간, 그의 신형이 문 밖을 통해 아주 빠르게 허공으로 떠올
려지는 게 아닌가!
휘휘휙― 휘이이이익!
그의 신형은 비조처럼 허공에서 한 바퀴 회선하다가 채대원
의 시야에서 사라져 버렸다.
처음, 마치 오뚜기처럼 흔들리다가 기우뚱거리는가 싶던 올
노의 신형. 그처럼 빠르리라고는 예상치 못했던 일이 아니던가.
한동안 채대원은 그가 사라진 곳에 시선을 고정시켜 두었다.
"모든 것은 운명이다. 그것도 뒤틀어진 운명......."
올노 앞에서는 자신감 있는 태도를 보였던 그였다. 허나 혼
자 있게 된 지금은 어딘가 쓸쓸한 기운이 서리지 아니한가.
"조만간 그는 노부를 찾을 것이다. 그것은 노부 역시 수라보
(修羅堡)의 혈겁에 참여했던 탓......."
그러했던가. 그 역시 석년의 과오를 간직한 인물이었던가.
"그의 부모를 죽이는데 내가 일조를 했으니 어쩌면 당금의
형국은 당연한 것......."
독백성은 나직했으나 한 마디 한 마디는 심금의 처참함을 담
고 있었다.
그의 뇌리로 방긋 웃는 갓난 아기의 귀여운 영상이 떠올랐
다. 씁쓸한 미소가 입언저리로 피어오르다가 사라졌다.
"허헛...... 채가장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놈은 그 녀석뿐이
겠지...... 어쩌면 놈은 악운을 타고 난 것 같아......."
독백은 여운을 남겼다.
미묘한 색조로.......
구중철검 채대원, 그의 손끝을 타고 흐르는 식은땀은 차가웠
다. 떨어져 내리는 빗방울 만큼이나.......
* * *
허허로이 흩어졌다.
마음은 천 갈래 만 갈래로 찢어지는 아픔으로 가득찬 그였
다. 허나 누구에게도 털어놓을 수는 없었다.
올노와 그만이 알아야 할 비밀이기에.......
또한 발설했다가는 유일한 희망인 외손자도 죽음을 당할 수
있기에.......
그렇지만 채대원은 알지 못했다. 이미 그것은 두 사람만이
아는 비밀이 아니었고, 따라서 운명을 뒤틀고자 했던 그 계획이
또다시 위험에 노출되리라는 것도.......
지붕 위.
이미 그곳에는 오래 전부터 한 인물이 올노와 채대원의 밀담
을 엿듣고 있었다.
중년인, 황의장삼을 입은 사십대 중반의 인물이었다. 그는
우중의 전각에서 두 사람의 밀담을 한 마디도 빠뜨리지 않고 모
두 들었다.
이후 올노가 떠나자 그 역시 고개를 떨구고 신형을 일으켰
다.
휘이이익― 휘휘휙!
일순간, 그의 신형은 바람처럼 그곳에서 날아올랐다.
"아버님......."
중년인은 입술을 지그시 깨물었다.
"절대로 그렇게는 될 수 없습니다. 누이의 핏줄도 중요하다
는 것을 소자도 물론 잘 알고 있습니다."
그의 독백은 비통스럽게 떨리고 있었다.
"허나...... 우리 채가의 혈통은 더욱 중요하외다. 소자로서는
아버님의 결정대로 따를 수가 없음이오이다."
한동안 빗속을 날아가던 그는 전각 위를 선회하다가 방향을
틀어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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