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Days with Roses 3부 3~5
나는 매일같이 수정이와 전화로 한시간이상은 통화했고, 가끔 밖에서 그녀를 만나 식사를 하기도 하고 가볍게 술을 마시기도 했다.
물론 수정이와 섹스도 즐겼다.
수정이는 단 한번도 내 섹스의 요구에 거절해 본 적이 없었다.
수정이는 언제나 내가 섹스 하고싶어지면 즉시 눈치를 채었고, 자연스럽게 잠자리를 만들도록 스스로 유도했다.
수정이는 내게 애정을 보여주면서도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았고, 나는 언제나 내 스케줄에 맞추어 그녀와 만나기도 하고 잠자리를 같이 하기도 했다.
어느 날, 나는 업무 후 한잔 걸친 술에 취기가 돋아, 수정이가 너무 보고싶어졌고, 나는 무작정 그녀에게 전화를 걸었다.
수정이는 갑작스런 내 전화에 기뻐하면서, 내가 보고싶다고 말하자 이미 출근해서 나올 수 없는 상황이니 내게 가게로 오라고 말했다.
나는 그녀의 가게로 향했고, 수정이는 나를 제일 작은 룸으로 안내했다.
그녀는 일부러 제일 화사한 옷으로 갈아입고서 나와 함께 앉았다.
우리는 둘이서 술을 마시며 키스도 하고 애무도 즐겼다.
그러다가 나는 수정이와 블루스를 추었다.
나는 신발과 양말을 모두 벗어버렸고, 수정이도 힐을 벗고서 맨발인 채, 우리는 블루스를 추었다.
한 곡이 끝난 후 다시 한곡을, 또 한곡을…
우리는 열곡이 넘도록 음악을 계속 틀면서 한치도 떨어지지않고 춤을 추었다.
그러다가 우리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서로의 입술을 탐했고, 그 룸에서 섹스를 했다.
밖으로 소리가 새어나가지 않도록 음악을 틀고, 수정이는 물수건을 입에 물고서 신음 소리를 참으며 테이블을 두 손으로 잡고는 엎드린 채 내 물건을 뒤로 받아들였다.
나는 그녀의 엉덩이를 마구 주무르면서 격렬하게 박아들어갔고, 수정이는 마치 거머리처럼 내 자지를 빨아들이며 온 몸을 꿈틀거렸다.
도둑질 하듯이 숨죽여 섹스를 끝내고서, 쇼파에 늘어진 내 물건을 입으로 빨아내며 뒷처리를 해주는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면서, 무언가 못할 짓을 하고 있다는 죄책감이 내 머릿 속에 떠올랐다.
하지만 취기와 흥분에 그 생각은 나타날때처럼 빠르게 사라졌고, 나는 다시 수정이의 몸을 더듬으며 술을마셨다.
노크 소리가 나자 남자는 의자에서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
“들어와, 열려있어. “
단정하게 양장을 차려입고, 검은 뿔테안경을 쓴 여자가 방안으로 들어오며 문을 닫았다.
여자는 안경을 벗어들며 머리를 흔들었다.
“왜 부른거야? 일 땜에 정신없어 죽겠는데… 자기 요즘 나한테 너무 업무를 많이 맡기는 거 아냐? 툭하면 점심때나 저녁때나 안가리고 불러대면서… 오늘은 정말로 할 시간없어, 나. 사무실에서 그러는 거 누구한테 들킬까 신경도 너무 쓰이고. “
“거기 좀 앉아 봐. 오늘은 그런 거 아니니까. “
“그럼 뭔데? “
“전번에 네 형부 건 말야. “
“으응? “
여자는 궁금하다는 듯 눈을 치켜뜨며 남자를 바라보았다.
남자는 웃으며 여자 앞으로 서류 봉투 하나를 밀어주었다.
“흥신소에서 조사 결과를 가져왔어. 그래서 알려주려고. “
“흐응~ 그래? 결과가 어떤데? “
여자는 봉투를 열며 말했다.
봉투 안에는 스무장 정도의 사진과 간단한 메모지가 들어 있었다.
남자는 한장의 사진을 들며 말했다.
“여기 찍힌 이 아가씨가 요즘 네 형부가 만나고 있는 사람이랜다. “
“호오? 엄청 예쁘잖아? 게다가 어리고… 아무리봐도 스물 서넛밖에 안돼 보이는데? “
“스물 다섯이야. 이름은 이수정. “
남자가 봉투안의 메모지를 꺼내 들며 읽기 시작했다.
“이름은 이수정. 나이는 스물다섯. 3남매중의 막내. 학력은 전문대학교 디자인학과 졸업.
부모는 다 살아계시고, 위로 언니 하나, 오빠 하나. “
“흐음… “
여자는 천천히 사진을 뒤적거리며 남자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지금 하는 일은… “
남자가 뜸을 들이자 여자는 왜 그러냐는 듯 남자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남자는 능글맞게 웃더니 말을 이었다.
“고급 룸싸롱의 No.1 호스티스. “
여자가 놀란 표정을 짓자 남자는 짐짓 흡족하다는 듯 웃으며 의자에 기대 앉았다.
“… 진짜야? “
“하하, 그래. 사업하는 사람이나 연예계 쪽에 있는 사람들은 다들 말만하면 아는 고급 룸싸롱이야. 거기에서 1,2위를 다투는 콜걸이라는 군. “
“맙소사… “
“뭐, 그런 걸 가지고 그렇게 실망할 거 없어. 남자라면 다들 술집 아가씨들과 한번씩 섬씽도 나는 법이야. 게다가 네 형부는 홀몸이잖아? 밤마다… “
“난 실망한 거 아냐. “
“으잉? 그럼? “
“그냥, 우리 형부한테 이런 재주가 있나… 하고 놀랐을 뿐인 걸. 자기 말마따나 그 나이의 남자가 여자가 필요한 건 너무 당연하지. 그치만 이런 데 아가씨들은 몸값도 장난 아닐 거 아냐? 우리 형부한테 그런 돈이 있을리도 없고, 게다가 이런 애들은 돈도 돈이지만 맘에 드는 남자랑만 관계를 이어가지 안그러면 이렇게 계속 밖에서도 만나고 할 리가 없잖아? “
“하하… 그거야 모르지. 의외로 네 형부의 잠자리 실력이 대단할지도. “
“흐응… 과연 그럴까? “
여자는 계속 사진을 뒤적거리며 무언가 생각하는 표정이었다.
남자가 어깨를 으쓱거리며 말했다.
“그것보다도, 실망은 내가 크다구. 난 네 형부가 어디 조신한 과부나 노처녀라도 만나서 결혼 계획이라도 세우고 있을 거라고 기대했었는데, 이렇게 그냥 엔조이하는 관계라면 전번에 너랑 했던 얘기, 다시 해 봐야 할 거 같지 않냐? 난 말이야… “
“잠깐만. “
여자가 남자의 말을 끊었다.
그녀는 책상위에 놓인 한 장의 사진에 시선을 집중하고 있었다.
사진속에서, 두 남녀가 웃으며 서로를 바라보고 있었다.
여자는 남자의 품에 안긴 채 남자를 바라보며 웃고 있었고, 남자는 조금 쑥스러운 표정으로 여자를 안아주며 부드럽게 웃고 있었다.
“아, 그 사진? 제일 잘나왔지? 표정이 아주 부드럽더군. “
여자는 아무말없이 사진을 한참동안 바라보고 있었다.
아주 한참동안 바라보다가, 여자는 그 한장의 사진을 챙겨들고서 의자에서 일어섰다.
“이 사진 좀 가져가도 되지? “
“응? 그거야 아무 상관 없지만… 야, 야! 어디 가는거야? “
“미안, 급히 볼 일이 있어. 일도 바쁘구. 나중에 다시 이야기 해. “
여자는 총총하게 방을 나섰고, 남자는 의아한 표정으로 그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한번 만나보고 싶으니 잠시 가게에 올 수 없느냔 말에, 나는 무슨 일일까 하고 의아해하며 가게로 향했다.
아직 아가씨들이 출근하기 전 이른 저녁이라, 가게에는 청소하는 웨이터들과 마담만 있었고, 마담은 나를 작은 홀로 안내했다.
“앉으세요, 김대리님. 제가 바쁜 시간 뺏은 거 아닌가 모르겠네요. “
“별 말씀을… 별로 바쁜 것도 없는 걸요. 하하. “
마담은 잠시 내 얼굴을 바라보다가 내 앞에 놓인 잔에 맥주를 따라주었다.
“한잔 드세요. “
“아, 네 그러죠. 고맙습니다. “
내가 잔을 비우자, 마담은 내 잔에 다시 술을 따르면서 물었다.
“제가 왜 대리님한테 연락했는지… 잘 모르시죠? “
나는 그냥 마담의 얼굴을 쳐다보고 있었고, 마담은 가늘게 한숨을 쉬더니 내 얼굴을 똑바로 쳐다보며 말했다.
“바로 묻죠… 애리, 아니 수정이, 어떻게 하실 생각이세요? “
“네, 누구세요? “
“잠시 만날 수 있을까요? “
“저… 누구시길래… “
나는 아무 말 없이 마담을 바라보고 있었다.
마담은 자신의 잔에 술을 따라 마시더니, 다시 말을 이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지켜 본 결과로는, 이건 아니예요. “
“아니라는 건… “
“대리님, 우리 수정이, 어떻게 대하고 계신 거 예요? “
“… 무슨 말씀이신지… “
“걔 처음에 이바닥 뛰어들면서 질 나쁜 남자한테 엮여서 고생 많이 했었어요. 그리고 나서 나랑 같이 장사하면서 열심히 돈버는 게 최대의 목표인 애였죠. “
“아, 아녜요. 오히려 제가… 말씀 낮추세요, 저보다 한참 위이신데… “
“처음 본 사람에게 그럴 순 없죠. 수정씨, 제가 갑자기 전화드려서 놀라셨죠? “
“아, 네… “
“수정씨 전화번호는 우리 형부 핸드폰 열어보고 금방 알았어요. 형부는 핸드폰에 비밀번호 따위 안 거는 성미니까. “
“네, 오빠는 비밀번호는 아무리 기억하려해도 금방 까먹어버리신다고… “
“그래요? 그런 것도 다 알고 계세요? 형부한테 직접 들으셨나요? 아니, 그것보다, 우리 형부 오빠라고 부르시나 보죠? “
“죄, 죄송해요… “
“아, 아닙니다. 무슨 그런… “
“그럼 어떻게 보고 계신 거죠? 결혼 상대자로 보시나요? “
“그, 그건… “
나는 마담의 집요한 물음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어떻게 생각하면 남녀관계에, 그것도 내가 강요한 관계도 아닌 관계에 왜 제3자인 마담이 끼어들어 이렇게 추궁해 대는 건지 화가 날 법도 하지만, 나는 이미 내가 느꼈던 수정이에 대한 미안함이 마담의 질문에 되살아나면서 허둥대고 있었다.
“내가 이렇게 주제넘게 이야기하는게 화나시겠지만… 이렇게 한 번 생각해보세요.”
마담이 조금 누그러진 어조로 말했다.
“만약에, 이 술집이 아닌 밖에서 수정이를 만났다면요? 술집 아가씨가 아닌 그냥 지나가는 아가씨가 대리님에게 좋아한다고 대쉬했다면요? 물론 수정이는 처녀가 아니예요. 여러 남자를 많이 경험했죠. 그렇지만, 요즘 세상에 처녀로 시집가는 여자가 흔한 건 아니죠, 안그래요? “
“그, 그렇죠… “
나는 물수건으로 땀을 닦았다.
“우리 가게 아가씨들, 그냥 술집 아가씨들로만 보시면 안돼요. 다들 미모나 교양이나 어디 내놓아도 안빠지는 애들이예요. 우리 가게에서 일하다가 CF나 영화감독 눈에 띄어 지금 계속 TV나 광고에 나오는 아가씨들도 두어명 돼요. 재벌가는 아니더라도 졸부집에 재취나 후처자리정도 차지하는 애들도 많구요. 깨놓고 말해서, 김대리님 여기 있는 아가씨들하고 어울리기에 훨씬 못미쳐요. “
나는 아무 할 말이 없었다.
마치 중고등학교로 되돌아가 못할짓을 하고서 선생님이나 부모님께 꾸중듣는 학생이 된 느낌이었다.
그만큼 마담은 온 몸에서 풍겨나오는 카리스마가 있었다.
“죄송해요… “
“죄송하실 거 없어요. 홀몸인 우리 형부와 아직 아가씨인 수정씨가 만나서 뭘 하든 제가 입댈 입장 아니니까요. 첨부터 그렇게 생각했었죠. 그런데… “
“그런데요? “
“이 사진 보고서 생각이 바뀌었어요. “
“? ? ? 이 이사진은… “
“미안해요. 사람을 시켜서 조금 알아봤었어요. 수정씨 프라이버시를 침해한 거, 정말로 죄송하게 생각해요. 하지만, 그게 문제가 아니예요. “
“저… 그럼 뭐가 문제이신지… 전 잘 모르겠어요… “
“이 사진, 아가씨와 우리 형부의 표정… 이건 두 사람다 서로를 사랑하는 얼굴이더군요. “
“무, 무슨 말씀을! 제가 감히 어떻게… “
“아가씨가 우리 형부를 사랑하는 건 저한테는 별로 중요하지 않아요. 하지만 우리 형부의 이 표정… 이건 분명히 아가씨와 사랑에 빠진 얼굴이예요. 죽은 우리 언니를 바라볼 때 외에는 우리 형부는 다른 누구에게도 이런 표정을 지어본 적 없어요. 자신이 느끼고 있는지, 스스로도 모르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가씨를 사랑한다는 건 확실해요. “
“흐흐흑! “
“… “
나는 눈물이 차올라 급히 고개를 숙였다.
그런 사정은 수정이는 내게 한번도 이야기 한 적이 없었다.
아니, 나는 한번도 수정이의 집안 사정은 어떤지, 가족은 몇 명인지, 부모님은 어떤 분이신지 관심을 가져본 적이 없었다.
“김대리님 그거 아세요? 수정이는 마음속에 자기 비하가 엄청나게 심해요. 언제나 ‘나 같은게 무슨…’, ‘나같는 게 어떻게… ‘ 하는 생각이 마음 밑바닥에 깔려 있어요. 제 가족들 사이에서 자신만 그렇게 사람취급 못받고 버린 딸이라는 생각이 항상 걔를 괴롭히죠. “
나는 솟아오르는 눈물을 참느라 입술을 깨물어야 했다.
마담은 나를 아랑곳 않고 말을 이어갔다.
“그래서 나는 그 애가 항상 안스러웠어요. 착하고 영리한데다가, 그렇게 예쁜 애가 마음속에 그렇게 아픈 죄책감을 갖고 있다는 거, 항상 가슴아팠죠. 게다가 처음 이바닥 들어오면서 남자에게 엄청나게 당해서 남자를 좋아하는일도 전혀 없었어요. 그래서 그 애가 김대리님에게 빠질 때 난 오히려 좋아했었어요. “
나는 묵묵히 듣고만 있었고, 마담 역시 내 대답을 기대하지도 않는 듯 말을 이어갔다.
“그런데… 이건 아닌 거 같아요. 대리님, 요즘 수정이 룸에 안들어가려 한다는 거 아세요? “
“그… 그렇습니까? “
“네, 요즘 걔, 아예 룸에 안들어 가려 해요. 예전에 늘 오시던 단골 손님들, 그것도 점잖게 노시는 분들만 가끔 상대하고 2차는 아예 처음부터 안간다고 못박아 버려요. 아실지 모르시겠지만, 이장사 하면서 가끔 거절하는 건 모르겠지만 아예 2차가 없다는 거, 말도 안되는 얘기예요.”
“죄송해요, 죄송해요… “
“그런 말 듣자고 만나자고 한 거 아니예요. 그리고 수정씨한테 그런 말 들을 자격도 없고요. 내가 와이프도 아닌데, 두 사람 관계를 어떻게 하겠어요? 하지만, 우리 형부에게는 죽은 언니가 남겨둔 딸이 있어요. 그 애에게 관계되는 일이라면 난 끼어들 권리가 있다고 생각해요. “
“네, 그래요. 맞는 말씀이세요… “
“그래서 드리는 말씀이예요. 수정씨… 우리 형부랑 결혼할 마음이예요? “
“무, 무슨 그런 말씀을! 저 같은게 어떻게 감히… “
“그럼 이야기가 쉽겠군요. 두 분이 어떤 관계를 지속하든 그건 전 상관않겠어요. 하지만, 우리 시현이의 새엄마가 될 사람은 수정씨는 아니예요. 제 말 이해하시죠? “
“네, 그럼요… 이해하고 말구요… “
“그럼 수정씨가 우리 형부 잘 컨트롤 해 주세요. 우리 형부, 보기보다 되게 고지식해요. 선비 같은 부분이 좀 있죠. 아직은 모르겠지만, 이대로 관계가 지속된다면 분명히 우리 형부는 수정씨를 어떤 식으로든 책임지려 할 거 예요. 그건 수정씨가 막아주세요. “
“네, 그럴께요… 저는 오빠에게 아무것도 바라는 거 없어요… “
“그리고 우리 형부, 시현이 때문이라도 아내감을 찾아야 해요. 그건 내가 어떻게든 할 거지만, 형부가 아내될 여자를 만나게되면 그때는 수정씨가 알아서 물러나 주세요. 안 그러면 그때는 불륜이 되는 거잖아요? “
“네, 알겠어요… 저는, 저는… “
“”그럼, 그렇게 부탁드릴께요. 난 아직도 도대체 아가씨처럼 예쁘고 젊은 사람이 왜 우리 형부를 좋아하는건지 잘 모르겠지만, 그건 두사람만이 아는 문제겠죠. 수정씨가 제 얘기 잘 이해하시고 현명하게 행동해 주기 바래요. “
“네, 네… 정말 죄송해요… 본의 아니게 걱정하시게 만들어서 정말 죄송해요… “
“… 어쩌면, 이렇게 만난 게 아니라면… 난 수정씨 많이 좋아했을 거 같애요. 하지만, 이런 상황으로 만난 것도 어쩔 수 없겠죠… “
“저는… 저는… 미안해요… 정말 미안해요… “
“… “
나는 아무 말도 못했다.
그런 일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마치 10대의 소년처럼, 나는 수정이와의 사랑 자체에만 정신이 팔려 있었지 앞으로 어떻게 하겠다거나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한번도 진지하게, 아니 제대로 생각해 본 적도 없었다.
“그런게 아니라면, 수정이 바로 돌려 놔 주세요. 관계를 끊으라는 말 아니예요. 이렇게 표현하는 거 기분나쁘실지 모르겠지만… 데리고 사시는 거 아니라면 기둥서방으로서 역할을 충실히 해 주세요. “
“기, 기둥… 서방으로서의 역할… 이라고요? “
“네, 기둥서방요. 수정이 데리고 노시면서 걔 한테 용돈도 받고 그러세요. 수정이가 자기의 자리를 정확히 알도록 하세요. 그러면 시간이 흐르면서 자연히 두 사람 사이도 정리될 거 예요. 수정이, 돈 많이 벌어야 하는 애예요. 걔 가족들, 모두 수정이의 수입으로 살아요. 그런데 요즘 수정이는 예전의 반도 못벌어요. 이 바닥을 뜰거라면야 당연히 그런 거와는 상관 없겠지만, 대리님이 수정이를 이 바닥에 그대로 둘거면서 걔가 쓸데없는 기대를 갖고, 또 쓸데없는 순결심 같은 거 같게 하시는 거, 너무 파렴치한 짓 이예요. “
마담은 말을 하고 나서, 자신의 말이 너무 심했다고 생각하는 듯, 내 눈치를 살폈다.
하지만 나는 아무 말 없이 테이블을 보며 생각에 잠겨 있었다.
마담의 말이 계속 머리속에 맴돌았다.
데리고산다… 기둥 서방이 된다… 데리고 산다… 기둥서방이 된다…
나는 무언가에 홀린 듯이 그 가게를 나왔다.
집으로 돌아와 침대에 들어가서 잠이 드는 그 순간까지도, 내 머릿속은 그 말이 맴돌고 있었다.
그리고 잠에서 깨어 난 아침에, 나는 맑은 마음으로 우리의 관계를 다시 그릴 수가 있었다.
“그럼 오빠, 제 차로 가실래요? 아님 오빠 차로 갈까요? “
“어, 나는… 나는 차 없다. 하하. “
사실 나는 차를 쓰지 않았다.
집에 있는 차 한대는 죽은 아내의 명의로 되어 있는 것이었는데, 나는 상속 후 그대로 처제에게 주어 버렸고 처제가 통근용으로 쓸 뿐이었다.
물론 시현이를 유치원에 데려다 주거나 시장을 본다든지 하는 것도 모두 처제가 알아서 했으므로, 출퇴근을 지하철로 하는 나는 차가 전혀 필요없는 형편이었다.
수정이는 죄지은 듯한 목소리로 내게 물어왔다.
“죄송해요, 오빠… 기분 상하셨어요? “
“그럴리가 있나. 그럼, 어디 수정이 운전 솜씨를 한번 볼까? “
“네, 그러세요. 제가 내일 도시락 싸고, 차 가져 갈께요. 어디서 만날까요? “
우리는 교외로 나가기 편하도록 약속 장소를 잡았다.
일요일 아침, 아빠와 놀고 싶다고 징징거리는 딸에게 미안한 마음을 안고서, 나는 약속장소로 향했다.
수정이는 파란 색의 BMW를 몰고 나타났다.
뽑은 지 얼마 되지 않은 듯, 그 차는 햇빛을 받아 반짝거렸다.
선글라스에 청바지와 하프코트로 잔뜩 멋을 낸 그녀는 나들이에 기대된 얼굴로 나를 반겼고, 조수석에는 소연이가 챙모자를 쓰고서 웃으며 앉아있었다.
“오빠, 어서 타세요. “
“안녕하세요? 둘이 데이트 하시는 데 방해된 거 아녜요? 언니가 오빠랑 소풍 간다기에 내가 졸라서 따라나왔어요. “
소연이가 차에서 내려 뒷문을 열어주며 아양 섞어 말하자 나는 웃으며 대답했다.
“방해라니… 나도 안그래도 소연씨 보고 싶던 참이었어요. “
“흐응~ 그래요? 요즘 언니랑 연애하는 재미에 저는 아예 잊어버린 줄 알았는데… 근데 왜 저 한테 존대말 쓰시는 거예요? “
소연이는 차에 타는 내 귀에 대고 나직하게 속삭였다.
“오빠 내 몸 즐길때는 편하게 부르셨잖아요. 까먹으신 거예요? “
이 두 소녀들은 가끔씩 이런 직설적인 표현으로 사람을 정신없게 만든다.
그 날 이후로 나는 한번도 소연이를 포함한 3S는 다시 하지 않았고, 다시 할 생각도 없었다.
그날 밤 수정이가 어떤 마음으로 나에게 소연이와 살을 섞게 했을까…
그런 생각을 할 때마다 나는 수정이에게 미안한 마음 뿐이었기에, 다시는 소연이를 포함한 섹스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고 가끔 수정이가 내게 소연이와 3S를 하게 해 줄까요 라고 농담삼아 물었을때도 나는 정색으로 거절했었다.
수정이도 이제 내 마음을 알고 있는 듯 다시 그런 이야기는 꺼내지 않았고, 그 동안 데이트를 하면서도 한번도 소연이를 데리고 나오거나 한 적 없었는데 갑작스럽게 수정이는 오늘따라 소연이를 데리고 나온 것 이었다.
우리는 교외로 차를 몰았다.
두 아가씨는 앞좌석에서 즐겁게 웃으며 떠들었고, 나는 창밖의 풍경을 바라보며 가끔씩 건네는 그녀들의 애교스러운 농담에 그저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거나 응응 하며 대답을 해 주는 정도일 뿐 이었다.
우리는 교외의 조그마한 절로 향해서 경치 구경을 하고, 절을 천천히 거닐었다.
수정이와 소연이는 내 양쪽에서 팔짱을 끼고는 내게 거의 매달린듯이 산책을 즐겼다.
그러는 도중 한쌍의 노부부가 우리에게 사진을 찍어주기를 부탁했고, 나는 기꺼이 카메라를 받아들었다.
이미 나들이에 흥이 오른 두 소녀는 노부부의 옷을 고쳐주고 이리 서라, 저리 바라봐라 하며 저희들이 더욱 들떠 있었다.
사진을 찍고 나자 노부부중 아내쪽이 수정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참, 어린 색시가 이리 귀여울까… 그래, 신랑이랑 동생 데리고 놀러나온거군? “
수정이는 얼굴을 확 붉히더니 고개를 숙이고서 대답없이 우물쭈물하고 있었다.
노부인은 이번에는 나를 돌아보며 말했다.
“색시한테 잘해주세요, 이렇게 예쁘고 귀여운 색시 얻은 거는 평생의 복인거예요. “
“네, 저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하. “
나는 웃으며 대답했다.
수정이는 아무 말 않고서 고개를 숙인 채 내 손을 꼭 잡고 있었고, 소연이는 내 팔짱을 낀 채 생글거리며 우리 둘의 얼굴을 번갈아 쳐다보고 있었다.
나는 그 때 수정이의 얼굴을 살펴보지 못했다.
수정이는 눈에 차오르는 눈물을 삼키느라 애쓰고 있었다.
“어어? 어디로 가는 거냐? “
내 의아해진 물음에 수정이는 아무 대답 없었고, 소연이는 조수석에서 뒤 돌아보며 윙크를 했다.
“오빠, 기대하세요? “
아아, 이건 아닌데… 하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하지만 차는 이미 지하 주차장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사실, 내 마음속에는 마지막으로 한번쯤… 하는 기대가 차오르는 것이 사실이었다.
나는 이미 수정이와의 관계를 확실히 하려고 마음먹고 있었다.
그녀와 확실한 애인 사이가 되려고 생각하고 있었고, 그 말을 꺼내는 시기나 방법만 고르고 있는 중이었다.
어쩌면 오늘도, 우리 둘만 왔었고 분위기가 무르익었다면 나는 말을 꺼냈겠지만 소연이가 따라온 마당에 무언가 쑥스러운 마음이 들어 그러지 못했었다.
모텔은 최신식이었다. 적어도 내가 아는바로는.
주차장은 차가 각각 한대씩 들어갈 수 있도록 칸이 쳐져 있었고, 차에서 내려 바로 룸으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가 있었다.
룸에 들어서자마자, 수정이는 커튼을 열어젖혔다.
황혼의 햇살이 방 안으로 가득히 쏟아져 들어왔다.
그 햇살을 온 몸에 받으며, 두 소녀는 옷을 벗었다.
마치 여신들처럼 등 뒤로 빛을 받으며 알몸이 된 두 소녀는 침대에 걸터앉은 내 다리 앞에 무릎꿇고 앉더니 내 바지를 벗겨내고서 자지를 입에 물었다.
“우웅… “
“언니, 나도… “
수정이가 귀두를 베어물며 고개를 흔들자, 소연이는 혀를 내밀어 내 구슬을 핥았다.
천천히 두 소녀의 입술 봉사를 즐기다가, 나는 수정이를 안아 일으켰다.
수정이는 내게 녹아들 듯 안기며 입술을 찾았다.
침대에 누운 채 수정이를 배 위에 올려놓고서 키스를 즐기는 동안, 소연이는 열심히 내 자지를 빨고 고환을 핥다가, 항문에 혀를 찔러넣으며 날 떨게 만들었다.
키스가 끝나고, 수정이는 내 상의를 벗겨내면서 중얼거리듯이 말했다.
“사랑해요 오빠… 수정이는 오빠한테 아무것도 안 바래요… 그냥 사랑해요… “
“수정아… 이렇게 까지 할 거 없는데… 난 널… “
수정이는 내 말을 막으며 입술을 덥쳐왔다.
소연이가 입속 깊숙히 자지를 빨아들이는 느낌에 나는 엉덩이를 부르르 떨며 그녀의 입술을 받아들였다.
수정이는 곧 엉덩이를 움직여 내 자지에 맞추었다.
소연이가 내 자지를 잡아 수정이의 보지에 맞추어주는 것이 느껴졌다.
한순간, 등골을 찌르고 지나가는 보지의 감촉과 함께 나는 수정이의 몸속에 는 깊게 파고 들어갔다.
“아하학! “
수정이의 높은 신음소리가 방안에 가득 울렸다.
수정이가 힘껏 엉덩이를 들었다 내려찍으며 내 자지를 가득 물고 움직였다.
소연이는 자신이 수정이에게 받았던 애무를 그대로 돌려주겠다는 듯 입으로 우리 둘의 결합된 부위를 빨고 핥았다.
“아아앙! 오빠! 조, 좋아요 오빠… “
소연이가 수정이의 엉덩이를 벌리고서 그녀의 항문을 빨고 있는게 보였다.
수정이는 마구 고개를 도리질치며 온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나는 흥분에 휘말려서 수정이를 침대에 눕혔다.
“소연아, 소연아… “
수정이가 부르자, 소연이는 웃으며 몸을 일으켜 수정이에게 다가갔다.
“응 ,언니… 나 여기 있어… “
“이리 와, 나 안아 줘… 우리 오빠가 너한테 넣을 수 있도록 내 위로 올라 와… “
“으응, 언니… 오빠, 소연이 한테도 넣어주세요… “
소연이는 수정이의 몸위로 몸을 포갰다.
두 소녀는 젖가슴과 젖가슴이 맞닿은 채, 서로 키스하면서 온 몸을 꿈틀대었고, 포개어 진 소연이의 보지에서 흘러내린 애액이 수정이의 보지를 적시고 있었다.
나는 소연이의 보지에 깊숙히 내 자지를 꽂아넣었다.
“아하학! “
소연이의 신음소리가 울려퍼지며, 그녀가 크게 고개를 도리질쳤다.
나는 소연이의 어깨를 누르면서 그녀의 보지에 펌프질했고, 그때마다 소연이는 자지러지는 비명을 질러댔다.
“아으윽! 아흑! 좋아, 좋아요! “
내가 마구 허리를 움직여 댈 때마다 소연이는 온 몸으로 내게 부딪혀왔고, 수정이의 젖가슴을 자신의 가슴으로 짓뭉개며 비명을 질러댔다.
이 미칠것 같은 3S에, 나는 금방 절정에 오를 듯 했다.
조금씩 엉덩이에 힘이 들어가며 내 자지가 떨려오는 것을 느끼자, 소연이는 엉덩이를 흔들며 내게 말했다.
“아학! 오, 오빠! 언니에게… 언니에게 넣어주세요… 사정은… 아으응! 사정은 언니에게 하셔야 해요… 꺄아앙! 언니 나 미쳐… “
수정이가 소연이의 유두를 깨물며 빨자 소연이는 미처 말을 잇지 못하고 온 몸을 빳빳이 굳혔다.
나는 허겁지겁 자지를 빼내 수정이의 보지에 맞추었다.
수정이가 엄청난 힘으로 소연이의 허리와 엉덩이를 들어올리며 내 자지를 스스로 빨아 들였다.
이미 오르가즘을 느낀 듯한 소연이는 몸을 약간 옆으로 빼어 수정이의 몸 위에서 비스듬히 비켜 엎드린 채 쌕쌕거리며 눈을 감고 있었고, 나는 소연이의 어깨 옆으로 드러난 수정이의 젖가슴을 맘껏 주무르며 수정이의 보지를 즐겼다.
“오빠, 오빠? 오빠, 수정이 사랑하세요? 절 사랑하세요? “
“그래, 사랑한다. 사랑한다… “
“아흐흑! 오빠, 그러지 마세요… 수정이, 그냥 편하게 가지기만 하세요… 아으응! 오빠! “
“수정아, 무슨 말이야? 그게… 무슨 말이야? “
“아녜요, 아녜요… 그냥, 수정인 오빠한테… 아아앙! 죽을 거 같애… “
나는 수정이의 묘한 말에 이상하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급격히 몰려오는 사정의 느낌에 다른 생각들을 머리에서 몰아내 버리고 그녀의 몸에만 열중했다.
“아아아아! 오빠! 오빠! “
“그래, 수정아, 수정아… “
드디어 나는 그녀의 몸속에 화려하게 터져올랐다.
나는 온 몸을 떨며 그녀의 보지속에 뿌리끝까지 내 자지를 박아넣은 채 꾸역꾸역 정액을 토해냈고, 수정이는 내 정액을 한방울도 흘리지 않겠다는 듯 보지에 힘을 주며 빨아들였다.
잠시 후, 힘이 빠진 내가 수정이와 소연이의 몸 위에 늘어지며 수정이의 입술을 찾자, 수정이는 부드럽게 내게 키스해주더니 내 뒷머리를 쓸어주며 말했다.
“언제나… 언제나 이렇게 해 드릴께요. 저한테 아무런 부담 가지시면 안돼요. 저는, 저는 그냥… 저는 그냥 하찮은 계집애니까… 그저 아무때나 이렇게 하고 싶으신 것 마음대로 하실 수 있는 그런 계집애니까… “
왜 그때 ‘아무 부담 가지면 안된다’라는 수정이의 말을 ‘아무 부담 가지지 않아도 된다’라는 말과 같은 의미로 가볍게 생각하고 말았을까?
나는 수정이의 뇌까림같은 속삭임을 그저 며칠전 마담이 내게 말했던 것 처럼 그녀의 자기 비하적인 성격탓으로 가볍게 들어버렸다.
그리고 수정이의 아픈 트라우마와 슬픈 마음을 앞으로 천천히 고쳐주겠다는 생각을 머리에 떠올리며 그녀의 품속에 잠겨갔다.
겨울 해는 이미 떨어져 깜깜해져 있었고, 우리 세 사람이 발가벗은 채 포개져 누운 방 안으로 달빛이 부드럽게 비쳐들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