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Days with Roses 1부 1~3
“아뇨, 별로… 왜 그러시는데요? “
사람좋기로 소문난 박차장이 웃으며 다가왔다.
나는 정리하던 대출파일을 덮어놓으며 그를 보고 물었다. 박과장은 다시 웃으며 말했다.
“아니, 우리 새로 들어온 거래처 있잖나. 거 왜 대성건설이라고. “
대성건설이라면 잘 안다.
얼마전에 40이 갓 넘은 젊은 사장이 새로 차린 건설회사인데, 빌라를 짓는다고 건축자금 50억을 대출받은지가 갓 한달여 전이다.
그 건 때문에 나는 거의 일주일을 야근을 해서 감정하랴, 평가하랴, 본부팀에 심사올리랴 정신없이 일했다.
“거기 이사장이 한잔 산다는군. 자네하고 나하고, 지점장하고. 같이 갈거지? “
아마 그 사장이 인사를 하려는가 보다.
요즘 은행에서 자금 대출해준다고 접대받다간 쫗겨나기 십상이지만, 이미 대출이 다 나가고 나서 봉투를 받는 것도 아니고 술한잔 얻어먹는거야 아무 상관없을 일이다.
게다가, 이러니저러니해도 그 정도 사업하는 사람이니, 싸게 대접하지는 않을거다.
‘잘하면 오늘 계집끼고 거하게 먹어볼만 하겠다… ‘
속으로 중얼거리며 나는 책상을 정리했다.
그 날이 나와 수정의 질긴 인연이 시작되리라고는 아직 전혀 상상도 못하고서.
은행 월급이야 적은 것은 아니지만, 그런데 드나들어 버릇했다간 쪽박차기 알맞으니, 서른이 넘도록 룸싸롱 출입이야 손에 꼽을 정도였다.
기껏해야 조금 고급인 단란주점에 가는 정도일까?
처음 들어가는 입구부터 호화롭기 그지없는 가게에서는, 번쩍이는 네온사인으로 [ARTEMIS]라고 써져 있었다.
네명이 들어간 룸은 거의 열댓명은 놀아도 될 정도로 커다란 룸이었다. 온통 대리석에, 사방에 화려한 인테리어가 가득했다.
한눈에 봐도 엄청나게 고급인 집이 분명했다.
웨이터 녀석들이 들어와서 물수건을 돌린다, 양주잔 셋팅을 한다, 얼음통을 놓는다 법석을 친 다음에, 사장이 들어왔다.
30대 후반으로 보이는 단정한 얼굴의 여사장이었다.
이사장과는 잘 아는 사이인듯, 반갑다며 호들갑을 떠고 나서는 우리에게 인사겸 명함을 돌렸다.
“어이, 마담. 이분들은 오늘 내가 극진히 모셔야 할 분들이야. 우리 거래 은행에 지점장님과 대출 차장님, 그리고 대출계 대리님이시라구. “
“어머… 오늘 제가 무척이나 품격있는 고객님을 모시게 됬네요. 너무 반갑습니다.”
눈웃음을 살살 치는데다, 교양있는 말솜씨가 보통이 아니었다.
이런 여자는 우리 같은 쑥맥들은 감당이 안된다.
나는 그저 실실 웃으며 맥주를 들이켰다.
“우선, 우리가게 베스트 아가씨들로만 한 열명 들일게요. 맘에 드는 애로 고르시면 됩니다.”
마담이 나가고 나서, 우리는 맥주잔을 돌리며 서로 형식적인 인사를 나누었다.
요즘 사업은 잘 되시죠?
아이구 지점장님 신경써 주신 덕분에 일사천리입니다…
뭐 제가 한 일이 뭐 있다고… 다 여기 실무자들이 고생했지요…
아이구, 안그래도 제가 오늘 우리 대리님과 차장님 끝까지 책임질 겁니다. 맘에 드는 아가씨
고르기만 하세요. 제가 호텔방까지 확실히 잡아 드리겠습니다.
허허, 뭘 그런 것 까지야… 김대리 오늘 회포 확실히 풀겠구만. 하하.
저야 뭐… 이런데 아가씨들은 도리어 부담되서…
그 말은 진심이었다. 별로 돈이 많은 집 아들이 아니었던 나는 이렇게 비싼데 있는 아가씨들은 어째 어려웠다.
거래처 따라 몇번 들어와 봤지만, 너무 화려한 미모의 여자들에게는 젖가슴에 손을 뻗는것도 조심스럽고, 브래지어안에 손을 넣어 주무른다든지, 치마속에 아예 손을 넣은채 술을 마신다든지 하는 것은 도대체가 하질 못했다.
‘뭐, 내돈주고 노는 거 아니니까, 돈아까워 할건 않겠지.’
그렇게 머릴 굴리고 있을 때, 노크소리가 났다.
이어 문이 열리며, 마담을 선두로 해서 열명의 아가씨들이 들어와서 한 줄로 늘어섰다.
다들 가슴에 목걸이 식으로 된 번호표를 걸고 있었다. 1에서 10까지.
한줄로 늘어선 아가씨들은 과연 대단한 미모들이었다.
마치 어딘가 레이싱 걸들이나 홈쇼핑에 모델들처럼 늘씬하고 화려한 미모들이었다.
이런 곳에서 본게 아니라면, 흘깃거리며 훔쳐보는것만으로도 감탄이 나올만 한 미인들이었다.
“자아, 차렷!”
마담의 구령에 아가씨들이 기립자세를 취했다.
“가슴 내밀고, 턱 올리고! 젤루 예쁜 포즈로 서세요~~”
아가씨들이 키득키득 웃으며 마담의 구령대로 자세를 잡았다.
“자, 인사!”
“안녕 하세요~~~!!!”
열명의 아가씨들의 목소리가 룸안에 울려퍼졌다.
“호호… 우리가게 베스트 10이랍니다. 이정도면 부족하진 않겠죠?”
“역시, 역시… 마담이 내 체면을 세워주는구만. 자자, 지점장님, 차장님! 한번 쭈~욱 훑어보시죠. 그리고, 미나! 넌 어서 이리 오거라.”
“네~~ 오빠~~ “
웨이브 머리를 하고 탱크 탑을 입은 아가씨 하나가 팔랑거리며 사장 곁에 앉았다.
아마 이사장의 지정 파트너인 것 같았다. 그 중 가장 뛰어나다 할 만한 미모였다.
지점장과 차장의 얼굴을 바라보니, 다들 침이라도 흘릴듯한 표정으로 아가씨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피식 웃으며 아가씨들에게 시선을 돌렸다.
한명 한명 바라보다가, 제일 끝에 서 있는 아가씨에게 시선이 꽂혔다.
아니, 그 아가씨가 나를 쳐다보고 있는 걸 알아챘다고 해야 하나?
다른 아가씨들보다 조금 작은 키에 화려하다기 보다는 귀여움이 많은 얼굴형의 아가씨였다.
다른 아가씨들에 비해 작다는 거지, 167cm정도는 되어보였다.
커트 친 머리를 턱쪽으로 가볍게 말았는데, 커다란 눈망울이 인상적이었다.
어깨를 헐렁하게 덮는 나시티와 분홍색 미니 스커트를 차려 입은 것이 귀여운 얼굴과 무척 잘 어울렸다.
미모 자체로는 방금 이사장 옆에 앉은 아가씨에 뒤지지 않았고, 가슴이 거의 C컵이 될 듯 빵빵했다.
한 마디로, 이 자리에 들어온 아가씨들 모두가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로 예뻤지만, 그중에 세명을 뽑는다면 거기에 끼일 정도로 빼어난 미모였다.
이상하게도, 그녀는 조금씩 내게 시선을 맞추고 있었다.
언뜻 보면 그냥 앞을 바라보고 있는 모습이지만, 바라보고 있으면 살짝 내게 눈길을 주었다가 돌리곤 했다.
“자아, 충분히 감상하셨나요? 맘에 드는 아가씨 번호 기억하시구요, 자아, 너희들 잠시 나가있어. “
마담의 말에, 아가씨들은 줄지어 문을 나섰다.
마담이 내 곁에 앉으며 웃음띈 얼굴로 물었다.
“자아, 결정하셨어요? 번호만 말씀해 주시면 들여보낼게요. 아무래도 눈앞에서 고르시라니까 손님들이 어색해 하셔서 일단 내보낸 거예요. “
“어, 나야 뭐… 우선 지점장님부터 고르시죠. “
그렇다. 이런 것도 순서가 있는 법이다.
내가 아무리 맘에 들어도, 지점장이 맘에 든 아가씨를 내가 골랐다간 찍히기 십상이다.
“에이, 이런 자리에서야 제일 젊은 김대리가 제일 먼저 골라야지. 안그렇습니까? “
“허허… 그럼, 그렇지. 김대리가 먼저 말하라구. “
나는 지점장의 표정을 살폈다. 빈말은 아닌 듯 했다. 아마도, 아가씨들이 하나같이 뛰어나니까 아무나 골라도 상관없다는 투인 듯 했다.
그래도 나는 일부러 조금 머뭇거렸다. 그러자 박차장이 거들며 말했다.
“어이, 김대리. 이런 자리에서 그렇게 뺄 필요없어. 먼저 고르라구.”
“그, 그럼 그럴까요? 어, 나는… 저기, 10번으로 할까요? “
내 말에, 마담의 얼굴이 약간 변했다. 내가 의아해할 때, 마담이 웃으며 말했다.
“아 , 10번 애요… 음 걔가… “
“왜 그러시는데요?”
“아, 별건 아닌데요, 애리는 좀 성격이 유별나서요.”
그 아가씨 이름이 애리인가보다. 난 호기심이 일어나서 물었다.
“어떻게요?”
“아 걔는 손님이랑 조금 트러블이 생길때가 있어요. 뭐, 안그럴때도 있고…”
“아니, 그럼 그런 아가씨를 왜 들인거야?”
박차장이 물었다.
“글쎄, 나도 걔는 들어 온줄도 몰랐어요. 분명히 내가 다른 얘들 불렀는데, 어느틈에 걔가 따라들어왔더라구요? 원래 걔는 늘상 찾는 단골손님들 룸만 들어가는데…”
“언니, 애리가 말야. 아까 이 오빠들 들어올 때부터 유심히 보더라구. 그러더니 언니가 대기실에 와서 애들 부르니까, 지 이름도 안불렀는데 후다닥 옷 갈아입고선 꽁무니에 따라붙는거야. 나두 쟤가 왜 저러나 했다니까?”
“그랬니? 어머, 별일이다 얘…”
나는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뭐, 그렇다는데 굳이 그런 아가씨를 옆에 앉히고서 비위맞춰가며 놀 필요는 없다.
“그럼 됐어요. 난 그럼 4번 아가씨로 하죠. “
4번도 꽤나 이쁜 얼굴이었던 걸로 기억했다. 긴 생머리에 귀 옆으로 땋은 머리가 인상적이었다.
“그러실래요? 4번 소연이도 참 잘하는 얘예요. 분명히 만족하실 거예요. “
그렇게 각자 파트너를 정하자, 마담은 웃으며 밖으로 나갔다.
“그럼 조금만 기다리세요? 제가 나가서 마지막으로 정신교육 한번 시키고 들여보낼게요.”
“하하, 어떻게 교육시킨다는 거지?”
흥이 돋은 듯, 지점장이 물었다. 벌써 맥주를 세잔은 마셨다.
“당연히 오늘 밤 오빠들이 뿅 가시지 않으면 모두 쫗아낸다고 해야죠.”
“우하하…”
“하하하… 역시 마담이 멋지다니까!”
그렇게 마담이 나가고 나자, 우리는 양주를 따서 잔에 따랐다. 미나가 폭탄주를 만들고 있는데, 마담이 다시 들어왔다.
“어, 왜 혼자 들어와?”
“그게요… 대리님. “
난 맥주를 마시다가 갑자기 날 부르는 마담의 목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그거 참… 애리가 대리님 파트너로 들어오고 싶다네요?”
“어머, 언니. 애리가 직접 그래?”
미나가 눈을 동그랗게 뜨며 물었다.
“그러게, 얘. 내가 나가서 소연이한테 넌 제일 젊은 오빠 옆이다… 그러니까 말야, 애리가 나한테 와서 이러는 거야. ‘언니, 그 오빠 나 싫대요?’ 하면서. “
“별꼴이다… 손님이 고르는대로 가는 거지, 지가 좋고 싫고는 왜 물어봐?”
“그러게. 그래도 첨에 대리님이 걔 고른게 기억나길래 내가 그랬지. ‘넌 왜 들어온거야? 내가 부르지도 않았는데. 넌 단골손님들만 상대하잖아.’ 하고.”
“그러니까?”
“그러니까 얘가 이래. ‘아이 참, 그건 상관없구. 그 오빠 나 안찍어줬어?’ 그래서 내가 그랬지. ‘아니, 첨엔 그 오빠가 너 찍었어. 근데 내가 말렸다. 넌 딴 룸 잘 안들어가니까.’ 그러니까 얘가요…”
그러면서 마담은 내 얼굴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내가 무안해져서 시선을 돌리려하자 마담이 말을 이었다.
“얘가 눈물을 글썽거리면서 나한테 막 우기는 거예요. ‘언니는, 왜 그런 소리해~~ 나 그 오빠 옆에 갈꺼야. 그 오빠가 나 찍었다는데 언니가 파토내면 어떡해~~ 히잉…’ 그러면서요.”
“허허… 이거 김대리 오늘 그 아가씨가 첫눈에 반했나본데? “
“이야, 김대리님, 나두 그 아가씨는 좀 아는데 말이죠. 이쁘기는 엄청나게 예쁜데, 손님을 고르는 편인데다가, 들어와서도 좀 쎄게 놀면 그냥 나가버리곤 해서 걔 얼굴보면서 즐기는 나이 지긋한 사장님들만 상대하는 애거든요. 그 애가 반했다니, 이거 대단하신데요?”
“그러게요, 나두 애리가 그러는거 첨 봤어… 언니 그래서 어떻게 했는데?”
이사장과 미나가 한마디씩 하자, 마담이 웃으며 말했다.
“어쩌긴, 내가 오빠한테 다시 물어본다고 했지. 어쩌실래요, 대리님? “
“어, 나야 뭐… 상관없죠. 그렇다는데. “
“호호… 그럼 오늘 애리 데리고 놀아보세요. 걔가 이러는 적이 없는 앤데, 대리님한테 단단히 반했나봐요. 내가 확실하게 모신다고 다짐받고 들여보낼께요.”
“아, 그럼 그러죠, 뭐. 어쨌거나 잘 부탁합니다. “
그렇게 마담이 나간 후에, 조금 있다가 아가씨들이 들어왔다.
애리는 조금 상기된 얼굴로 내 옆에 앉았다. 한 명씩 자리를 잡고 앉은 후에, 아가씨들은 양주를, 남자들은 폭탄주를 들었다.
“자, 건배합시다! 오늘밤을 위하여!!! “
“위하여!!! “
“잘 부탁드립니다~~~!!! “
술잔이 돌고 나서, 자연스럽게 각자 파트너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만들어졌다.
나는 애리의 잔에 술을 따르며 말했다.
“어이, 잘 부탁한다. “
애리는 내 얼굴을 빤히 쳐다보더니, 생긋 웃으며 말했다.
“제가 잘 부탁드려야죠, 오빠. 딴 아가씨 맘에 드는데 제가 우겨서 파트너로 들어온거 실망하신 거 아녜요?”
“그럴리가 있나… 처음부터 난 애리가 맘에 들었는 걸? “
“정말요?”
애리는 내 눈을 빤히 쳐다보며 물어왔다.
나는 사실 의례상 그렇게 대답한거라, 왠지 어색해져 고개를 슬며시 돌리며 말했다.
“그 , 그럼. 정말이지… “
“와, 신난다! 오빠, 오늘 애리가 정말 잘 해 드릴께요, 애리 이쁘게 봐 주세요?”
애리가 내 팔에 매달리며 내 뺨에 키스를 하며 말했다. 그 모습이 하도 귀여워서, 나는 하마터면 그 애를 끌어안을 뻔 했다.
가까스로 평정을 유지하고서, 나는 애리와 술잔을 나누었다.
몇잔의 폭탄주를 다들 들이키자, 슬슬 취기가 오른 이사장은 미나의 탱크탑안에 손을 넣은채 가슴을 주무르고 있었고, 지점장과 박차장도 옷위로 가슴을 주무르고 엉덩이를 만지며 농탕질을 치고 있었다.
나는 그저 애리의 허리에 손을 감은채, 슬쩍 슬쩍 그녀의 가슴에 손을 대는 정도로 즐기고 있었다.
사실 애리는 너무 예뻐서, 싸구려 단란주점의 아가씨들 대하듯 하기가 힘들었다.
이사장은 이미 단골이니까 무슨 짓을 하든 예외 취급인 것이 암묵적으로 형성되어 있었고, 다른 사람들은 그렇게 하지는 못했다.
무엇보다도, 이런 가게는 그렇게 더티하게 놀기가 힘든 것 이다.
어떻게 팁을 엄청나게 쓰거나, 아니면 한 아가씨를 엄청 취하게 만들어 그녀를 망가지게 해 버리면 나머지 아가씨들도 분위기를 망칠 수 없어 따라가게 될테지만, 이사장은 벌써 제법 취한듯이 제 파트너랑 노는데만 정신이 팔렸고, 아가씨들도 그렇게 취한 사람이 없었다.
이런 데서 노는 것도 분위기가 필요한 것 이다.
손님이니까 마음대로 발가벗기고 주무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아주 큰 오산이다.
무엇보다도, 이 가게는 그렇게 하류로 노는 스타일이 아닌 것 같았다.
아가씨들이 몸을 사린다는 느낌 보다는, 원래 여기는 이정도로 논다… 라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지점장이 발동이 걸려버렸다.
어떻게는 자기 파트너를 벗기고 싶어 안달이 된 것이 여실히 눈에 보일 정도였다.
하지만 상대하는 아가씨역시 만만치 않아서, 능숙하게 지점장의 손길을 애교를 섞어 피해내고 있었다.
지점장이 작업에 두어번 실패하고서, 약간 떨떠름한 표정으로 발라드곡을 부르기 시작하자, 박차장이 내게 귓속말을 했다.
“어이, 김대리. 어떻게 안되겠나? “
“뭘요? “
“이 사람아, 모르겠어? 지점장님이 몸이 달았잖아… 어떻게 분위기 좀 만들어 보라구.”
“제가 어떻게 합니까… 게다가 여기는 그렇게 노는 데 아닌 거 같아요. “
“나도 그거야 모르는게 아니지. 그렇지만 지점장님이 저러시는데, 우리가 어떻게 시도라도 해 봐야지. 자, 내가 경비에서 10만원은 팁으로 낼 테니까, 그걸로 어떻게 좀 해봐.”
“하하… 이거 참… 제가 무슨 능력이 있다고… “
짠돌이 녀석, 여기 아가씨들은 팁 10만원으론 눈하나 깜빡 안할 아가씨들이다.
게다가 네명인데, 한사람당 25천원으로 무슨 짓을 한단 말인가?
그 때, 갑자기 애리가 내 팔을 당겼다.
“오빠, 왜 그래?”
“아, 아무것도 아니다. 신경쓰지 마라.”
“아무것도 아닌게 아닌 것 같은데… 나한테 말해봐. “
“하하… 아무것도 아니라니까. 넌 신경쓸 거 없다.”
말하며 나는 애리를 힘주어 끌어안았다. 애리는 내게 폭 안기더니 갑자기 입을 맞춰왔다.
나는 웃으며 마주 입술을 갖다대었다.
그런데 갑자기 애리가 내 목을 힘주어 끌어안으며 딮키스를 해오는 것이 아닌가?
나는 얼떨떨한 기분이었다.
이런데 아가씨들은 몸은 팔아도 키스는 잘 안한다는걸 알고 있는 나로서는, 애리의 적극적인 키스공세에 놀라면서도 이게 왠 떡이냐 하면서 그 입술을 빨아들였다.
한참동안 끌어안고서 키스를 즐기다가, 호흡이 가빠오면서 우리는 떨어졌다.
애리는 빨갛게 상기된 얼굴로 날 쳐다보다가, 갑자기 일어나며 내 팔을 잡아 끌었다.
“오빠, 나 화장실 가고싶은데, 같이 가 줘.”
“화장실? 저기 안에 있잖아?”
“아이, 난 룸 안에 화장실은 못써. 같이 가줘~~”
“알았다, 하하… 이거, 여자랑 화장실 같이 가 보기는 첨이네. “
우리는 문을 열고 나왔다. 힐긋 돌아보니, 박차장은 내가 부러워 죽겠다는 눈으로 우릴 바라보고 있었고, 다른 아가씨들도 조금 놀란듯이 우리를 바라보고 있었다.
룸을 나와서 복도로 나서자, 애리가 내 팔을 잡아끌고 구석으로 향했다.
“오빠, 솔직하게 말해봐. 앞에 앉은 그 아저씨가 뭐래?”
“하하… 신경쓸거 없다니까…”
내가 얼버무리자, 애리는 날 쳐다보다가 낮게 물었다.
“더티하게 놀고 싶다지?”
나는 어색해져 고개를 돌렸다.
“빨리 말해봐, 더티하게 막 벗겨놓고 놀고 싶다는 거지?”
순간적으로, 나는 마담의 말이 떠올랐다. 얘가 화내려고 이러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난 이미 애리의 서비스에 대 만족이었기 떄문에, 이런 일로 애리가 화내는 것은 싫었다.
“야, 아니라니까. 뭐 그런 걸로 화내냐?”
“오빠는… 나 화 안났어. 오빠가 그런 걸로 곤란하다면, 애리가 총대 맬게.”
“응? 어떻게? 그렇게 할 방법이 있나?”
애리가 예쁘게 웃더니, 내 뺨에 입을 맞췄다. 그리고는 말했다.
“오빠, 나 벌써 눈치챘었어. 오빠가 젤루 낮은 계급이잖아? 그럼 이런 자리에서 잘하면 오빠 눈도장 확실히 찍을 거 아냐, 그치?”
“그, 그거야 그렇지… “
“그럼 애리가 총대 맬게. 우리집은 원래가 고급 룸싸롱이라서 애들이랑 더티하게 놀기 힘들어. 그러니까 내가 일러주는대로 해.”
애리는 내 귀에 대고 소근거렸다.
나는 그녀의 말을 다 들은 후에, 애리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그렇게 하면 될까? “
“그럼, 내가 말하는 대로만 해. 나머지는 내가 다 책임질게. 하지만…”
“하지만 뭐?”
“오빠, 오해하면 안된다? 나 원래 이런 스타일로 노는 애 아냐. 오빠가 좋으니까, 오빠를 위해서 이렇게 하는 거야, 나 천한 애로 보면 안돼, 오빠?”
그 말을 할때의 애리의 눈빛, 아직도 나는 잊을 수가 없다.
그녀는 진심이 가득한 눈으로 내 눈을 쳐다보며 말하고 있었다.
나는 나도 모르게 그녀의 가느다란 허리를 끌어안으며 키스를 했다.
격렬한 키스였다. 내 혀가 애리의 입속을 구석구석 누비고 다녔다.
애리는 나를 마주 안으며 내 입술을 맞아들였다. 내 손이 어느새 그애의 가슴속으로 파고들어가, 브래지어를 헤치고서 젖꼭지를 만지고 있었다.
다른 손으로는 그녀의 엉덩이 골짜기를 마구 더듬었다. 애리는 내 손길을 거부하지 않고, 오히려 가슴을 펴고 다리를 살짝 벌려주며 내 손을 맞아들였다.
한참동안 애리의 몸을 맘대로 가지고 놀다가, 나는 그녀를 놔주었다.
그녀의 입술과 내 입술사이로 침실이 길게 늘어졌다.
애리는 쌕쌕거리며 내 가슴에 얼굴을 파묻고 있다가, 내 손을 잡아끌며 말했다.
“가자, 오빠. 애리만 믿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