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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전풍(33)

제 33장 오오.... 천무신제!


존전-----!

이곳은 이 땅의 절대자로 군림하고 있는 천무신제의 거처였다.
그리고, 천하무림의 중심부라 할 수 있는 존전, 이곳은 천무대성의
가장 깊숙한 심천에 우뚝 솟아 있는데, 수많은 대소전각들이 모두
존전을 호위하는 형태로 배치되어 있었다.
그야말로 존귀스런 성역! 드넓은 화원과 정원이 자리하고 있었고,
수련한 연못하며, 존전을 둘러싼 모든 경물이 마치 무릉도원을
방불케하는 것이었다. 한데, 정녕 뜻밖의 사실이 있었다.
이곳의 경비는 너무 소홀했다. 천하의 주인이 거처하는 곳에
마땅히 물새틈 없는 삼엄한 경비가 있어야 하거늘.....
오히려 평화스럽게까지 보일 정도였다. 그때, 존전의 화원을 가로
지르는 두 인영이 있었다. 담천기와 총관 적면신장이었다.
담천기, 그는 마침내 천무신제를 대면하기 위해 이곳에 온 것이다.
그는 주위를 둘러보며 은근히 놀랐다.
(경비마저 세우지 않은 천무신제의 대범함! 그에 대해 더욱 궁금해
지는군!) 곧이어, 존전의 높은 문이 보이고, 한 사람이 문 안에서
나타났다. 매우 침착해 보이는 황의노인이었다.
[담공자이시오?] [그렇소이다.]
적면신장이 대답하며, 담천기에게 황의노인을 소개했다.
[이분은 존전수호령이신 천수검 청노협이시오.]
천수검 청기옥---1
그 또한 과거 혁혁한 명성을 날리던 천하고수가 아닌가!
천무신제가 아니면 천하의 누구도 그런 인물을 호위로 뒺 못할
것이다.
담천기, 그는 천무신제의 그림자가 다시 크게 다가들었다.
(단 삼십여 년만에 이토록 대단한 기반을 닦았으니 역시 거인임에는
틀림없다!)
그때, [담공자, 여기부터는 노부가 모시리다.]
천수검이 부드럽게 말하며 앞장을 섰다.

일층, 이곳은거대한 대청이었는데, 마치 황궁서고에 들어온 느낌이
었다. 사방을 둘러서 있는 서가에 빽빽이 꽂혀 있는 수만 권의
책들.... 그 숫자만 헤아리는데도 족히 몇 달이 걸릴 정도로
방대한 분량이었다. 하나, 그곳에는 아무도 없었다.
[신군께서는 이층 진의청에서 공자를 기다리고 계십니다.]
천수검의 말이었다. 담천기는 고개를 끄덕이며 장내를 둘러보았다.
대청은 매우 검박했고 품위가 있어 보였다.
사치스런 흔적은 눈을 씻고 보아도 찾을 수 없었다.
(내가 천무신제를 잘못 생각하고 있었나......?)
그들은 천천히 이층으로 향했다.

진의청, 아늑한 분위기를 갖춘 자그만한 소축이었다.
벽에는 고서화가 걸려 있었고, 바닥에는 부드러운 모피가 깔려
있었다. 전면에는 호피를 씌운 태사의가 있었는데,
그 태사의를 중심으로 다섯 명의 인물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그리고,태사의에 정좌한 인물, 그는 문사 차림의 중년인이었다.
중년인! 그의 용모는 청수하기 이를데 없었다.
또한 눈빛은 맑고 투명하여 마치 심연을 보는 듯 했다.
뿐인가? 더욱 기이한 것은, 중년인 주위의 분위기는 곧 중년인의
분위기였다. 실로 믿을 수 없는 기도! 그런 기운은 그 누구도 감히
흉내낼 수 없는, 일신의 수양이 최고의 경지에 올라있지 않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독특한 분위기인 것이다. 그리고, 사인 중
북천신로와 풍령도주가 보였고, 그 옆에는 깡말라 보이는 회의노인
이 자리하고있었다. 마지막 인물, 그는 바로 태사의 곁에 자리한
사십대 장한이었다. 금포인! 그의 신위는 실로 대단했다.
그의 전신에서는 보이지 않게 일어난 기운은 좌중을 압도하는
것이었고, 그의 눈빛은 결코 범상한 것이 아니었다.
그때, [담공자가 오셨습니다.] 밖에서 천수검의 음성이 들려왔다.
[......!] 이어, 문이 열리며 담천기와 천수검이 들어섰다.
천수검이 담천기를 향해 낮게 말했다.
[저분이 바로 신제이십니다] 그의 음성은 지극히 공경스러웠고
전신은 흠모의 기색이 역력했다. 담천기의 시선이 태사의로
향했다. (신제.....?) 중년인, 담천기는 일순 놀랐다.
(천무신제! 그가 저토록 젊은 나이란 말인가?)
천무신제! 이 하늘 아래 최강의 자리를 지켜온 절대자!
담천기가 알리로는 그의 나이는 벌써 팔순이 넘은 노인이 아니었던
가? 그렇다면, 그의 일신 내공은 어떤 한계마저 초월했다는
뜻인가? 그때, [소생 담천기가 신제를 뵙습니다.]
담천기의 고개가 수그려지고, 천무신제는 담담히 미소했다.
[예를 거두어라. 노부는 허례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잔잔한 음성이었다. [......] 담천기는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일순, 그의 일거일동을 지켜보던 천무신제의 시선과 그의 시선이
마주쳤다. [......!] 한데, 마치 번개가 뇌리 속으로 파고드는
것 같지 않는가! (음.....!) 담천기는 내심 크게 놀랐다.
(저런 불가사의한 눈빛도 있었다니....! 내 흉중을 모조리 훑고
있는 것 같지 않는가!) 하나, 담천기의 태도는 전혀 흐트러지지
않았다. [.....] 천무신제의 눈빛이 잔잔해 졌다. 하지만,
그의 눈 깊은 곳에서는 의외라는 듯 미세한 진동이 일어나고
있었다. 담천기의 태도가 그의 상상 밖이었던 모양이었다.
[너는 노부가 듣던 것보다 더 뛰어난 것 같구나.]
[과찬의 말씀입니다.] [허허허... 이미 대강 이야기는 들었을
것이다. 이제 모든 절차는 생략하겠다. ] [.....!]
문득, 천무신제는 시선을 허공으로 던졌다.
[당금 무림 정세는 매우 불투명한 상태다. 노부는 그점을 우려해
암중으로 십 명의 영재를 키웠다.] [.....!]
담천기는 내심 흠칫했다. (그럼...나같은 사람이 열 명씩이나 된단
말인가?) [그 중 노부를 볼 수 있도록 발탁된 기재는 너를
포함하여 모두 네명이었다.] [....?]
[원래는 노부는 넷을 모아놓고 세심히 최종판단을 내리려 했다.
하나....] 천무신제는 잠시 말을 끊었다.
그는 회의노인을 바라보며, [거기에 중대한 차질이 발생했다.]
[....] 천무신제의 음성은 어뜻 듣기에 노기가 어려있는 것 같으되,
실상 지극히 잔잔하여 그의 내심을 알 수 없을 지경이었다.
[우선 한 분을 소개시켜주마.] 천무신군의 시선이 회의노인에게
향했다. [본성의 순찰총령이신 무영신풍 노영웅이시다.]
무영신풍----! 한 번도 들어보지 않은 명호였다.
그는 담천기에게 몹시 정중했다.
[담공자! 처음 뵙겠소. 명성은 많이 들었소.]
[잘 부탁드리오.] 그들의 간단한 인사가 끝나자, 천무신제는 담담이
말했다. [방금 노부는 순찰총령에게 그에 대한 보고를 받고 있던
중이었다.] 그는 말을 하면서 순찰총령인 무영신풍에게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그러자 무영신풍은 정중히 허리를 굽혔고,
곧 이어, 담천기에게 시선을 주며 말했다.
[한데 엄선된 사대기재에게 불상사가 발생했소이다.]
[불상사....?] [그들은 모조리 공격을 받았고... 이곳에 당도한
사람은 담공자 한 사람 뿐이었소.] (그런 일이....?)
담천기는 내심 놀라지 않을수 없었다.
[그들 세명은 이미 시체로 발견된 상태료]
[대체 누가 그런 짓을 했소이까?]
[지금 조사 중에 있소이다. 그런 일을 저지른 자들은 반드시 엄청
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오.] [음.....!]
좌중의 분위기는 무거웠다. 문득, 천무신제가 잔잔한 음성을
발했다.
[사태가 그렇게 된 이상 노부는 지금부터 너를 정식 제자로 생각
하겠다. 너의 생각은 어떠냐?] [.....]
담천기는 천무신제를 바라보았다. 그들의 눈이 다시 허공에서
뒤엉켰다. 하나, 천무신제의 눈은 아주 담담한 빛이었다.
심지어 그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조차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
담천기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것이 천하를 위한 일이라면 어찌 주저하겠습니까?]
천하를 위한 일.....! 매우 깊은 뜻이 함축되어 있는 대답이었다.
거기에는 천하를 위해서라면 천무신제를 가짜 스승으로 모시는
일이라도 불사하겠다는 뜻이 숨어 있었다.
순간, 천무신제의 입가에 담담한 미소가 번졌다.
[너의 재지는 보통이 아니구나!] 그이 말이 끝나기도 전이었다.
갑자기 상상도 못할 일이 벌어졌다.
츠--팟! 천무신제의 신형이 안개같이 흐려진 순간,
그 안개속에서 한 개의 손이 불쑥 튀어나와 담천기의 가슴을
찍어갔다. 실로 불가사의한 속도! 또한 전혀 의외의 공격이었기에
피한다는 것 불가능했다. 더구나 상대는 천하의 천무신제가
아닌가! [아....!] [아니.....?]
주위에서 경악성이 텨졌다. 하나, 정작 담천기는 전혀 당황한
빛이 아니었다. 그 순간, 펑----! 일진 폭음이 터지며 담천기가
천무신제의 공세를 막아내고 있었다. [으음....!]
담천기의 입에서 신음이 터지며 뒤로 주르르 밀려갔다.
[.....!] 어느새 천무신제는 태사의에 앉아 있었다.
아니 처음부터 전혀 움직이지 않은 사람 같았다.
그의 신색은 담담했다.
[너는 분명히 피할 수 있었는데 왜 피하지 않았는냐?]
기묘한 질문이었다. 담천기는 씨익 웃었다.
[사부가 제자를 죽이는 법은 없기 때문입니다.] [와하하하.....!]
천무신제는 대소를 터뜨렸다. 그의 얼굴에는 흡족한 빛이 물씬
스쳤다. (내가 예상한 그릇이었다면 피하거나 막지 않았을 터...
피한 것보다 나으나 그래도 한 수 아래군.) 아.....
천무신제는 그 한수로 담천기의 반응을 시험했던 것이다.
그가 천무신제의 공세를 피했다면 그는 다소 실망했을 것이다.
그러나, 막지도 피하지도 않았다면.....?
천무신제는 담천기를 무서운 놈으로 생각하고 경계했을 것이다.
결국 담천기는 천무신제의 의심을 풀어준 것이다.
그 순간, 담천기의 내심도 하얗게 웃고 있었다.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게 강호의 처세이다.)
오오... 그렇다면 그는 이미 천무신제의 의중을 간파하고
있었다는 말인가? 그때, 천무신제가 담담히 입을 열었다.
[너의 내공 또한이미 이갑자의 수준을 넘어서고 있구나.]
담천기의 나이로 볼때 그 성취는 가공할 정도라 할 수 있었다.
하나, 그것이 어지 담천기의 본실력이겠는가?
[너의 내공은 이미 발군지경이니 기초무공은 생략하겠다.]
이어, 천무신제는 한 권의 책자를 내밀었다.
[이것은 노부의 독문무공이 적힌 비급이다. 이것으 다 터득한 연후
너는 명실공히 나의 제자가 될것이다.]
[감사합니다.] 담천기는 책자를 받아들었다.
천무신제는 자상한 미소를 담았다.
[네가 인사해야 할 사람이 있다.] 금포인!
천무신제는 그를 가리키고 있었다. [인사해라. 네 사형 구천성
이다.] 순간, 담천기는 눈을 크게떴다.
[그럼 바로.... 항마천룡!] 그가 놀라자, 금포인이 빙그레
웃으며 손을 내밀었다.
[자네와 같은 기재를 사제로 두어 반갑다.] [소제 역시....]
[하하하.....!] 천무신제의 낭랑한 웃음이 진의청을 뒤흔들었다.
한데,
항마천룡 구천성-----!
이 얼마나 대단한 인물인감? 그의 능력, 그의 무공은 천무신제
와 버금갈 정도라고 알려진 바로 그 놀라운 인물이 아니던가!

석양, 붉은 노을이 천무대성을 뒤덮을 시간이었다.
촛불이켜진 탁자 앞에 담천기가 앉아 있었고, 앞에는 한 권의
비급이 놓여있었다. 바로 천무신제가 그에게 건네준 책이었다.
[천무신제! 그의 정체는 정녕 짐작하기 어려웠다. 오늘 만나본
그는 과연 절대자로서 부족함이 없는 인물이었다.]
담천기의 눈빛이 흔들리고 있었다.
[그간 내 의심이 잘못 되었단 말인가?]
그는 침중한 표정으로 책장을 넘겼다.
그곳에 바로 천무신제의 놀란운 무학이 용사비등의 필체로 적혀
있었다.

벽력수! 모두 아홉 식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그 위력은 가히 절대무쌍, 아홉 식이 백팔편을 일으키며 폭발하니,
그 가공할 위력 앞에 남아나는 게 없을 지경이었다.
하나, 가공무쌍한 반면 내공소모가 극심하다는 단점이 있었다.

천지삼검!
이 역시 절대무쌍한 검초, 막강한 검세는 능히 십 장 방원을
휩쓸어 버릴 수 있을 정도였다.
그러나 , 이또한 엄청난 내공이 없으면 본래의 위력을 펴 칠 수
없었다.

담천기는 책을 덮으며 낮게 중얼거렸다.
[모두가 가공할 내력을 필요로 하며 그 위력은 무서울 정도나
장시간 싸울 수 없다.] 등불이 흔들리며,
담천기의 그림자도 따라서 흔들렸다.
[이런 무공을 내게 준 천무신제의 의도는 과연 무엇일까?]
괴이하게 가슴을 치는 의문, 문득 그의 입가에 괴이한 미소가
걸렸다.
[그러나 내가 이 무공을 사용하면 문제는 달라진다.]
그건 사실이었다. 그의 내공은 이미 상상을 불허할 정도의
경지에 올라 있었다.
그의 미소가 더욱 짙어졌다.
[어쨌든 무공 때문에 고민하던 차에 잘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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