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전풍(16) > 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본문 바로가기

Hambora Site

십전풍(16)

이미지가 없습니다.///
제 16장 거인을 향해


쉬이이ㅣ-----!
바람조차 숨을 죽인 곳, 무거운 태고의 정적이 지배하고 있는 절곡,
마치 시간의 흐름마저 멈춰진 듯,사방에서 쉴새없이 독무가
뭉게뭉게 피어오른다. 절닥사곡!
일반 생물은 단 일각도 견딜 수 없는 악지, 한데.
어는 한 순간이었다. 스스----슷!
기이한 일이었다. 숱한 세월에 흐르도록 전혀 움직이지 않던
독무가 스르르 흩어지더니, 무언가 움직이는 것이었다.
이와 같은 일은 이 년 전 용두음양사의 출현 이후 처음이었다.
아....!
이년, 어느새 두해가 흘러간 것인가?
그때, 스스---슥! 흩어진 독무 사이,
그 사이에서 뜻밖에도 사람의 형체가 나타나지 않는가!
불현듯 모습을 드러낸 인영, 인영의 흑발은 어깨까지 닿고 있었으며, 의복은 기이한 모습의 가죽 옷을 걸쳤으나, 대부분의 피부는
노출된 상태였다. 한데, 인영의 얼굴을 보라!
{....] 눈이 시릴 지경이었다. 백옥을 방불케 하는 모습,
그 준미수려함은 천하만물을 포용할 듯한 기상이 은연중 흘렀고,
훤칠한 체격은 대리석처럼 강이해 보였다.
뿐인가? 도도한 기품! 그것은 차라리 아름답게까지 느껴질 정도였다. 더구나, 그의 전신에서는 은은한 백광이 뿜어지고 있는데,
놀랍게도 주위의 독무는 감히 접근치 못하고 와르르 물러나는
것이었다. 인영! 그는 담천기였다. 지난 이년,
그는 지난 세월 동안 이 절곡을 떠나지 않고 있었다.
지금, 그는 바닥에 정좌를 하고 있었다.
전면을 깊은 시선으로 응시하고 있었다.
독무 속, 그곳에 무덤이 세워져 있었다. 도합 아호 개의 무덤,
바로 구대무왕의 안식처이리라 [당신들이 가신지 벌써이 년이
흘렀군요.] 나직한 독백, 거기에는 새로운 감회가 시들어 있었다.
[단 한시도 쉬지 않고 당신들이 무학을 연마했습니다. 이제 오늘에
이르러 그 오의를 터득했습니다.] 바로 앞에 아홉 명의 무왕이
있는 듯, 그는 그들에게 말을 하고 있는 것 같았다.
[현령사부님의 말씀으로는 삼 년이 걸릴 것이라 했지만.... 저는
이년 만에 사부님들이 바라던 경지에 도달했습니다.]
아..... 실로 놀라운 성취가 아닌가!
범인의 머리로는 감히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리라!
[이제.... 이곳에서 더 이상 머문다는 것은 무의미하게 되었습니다.]
떠날 때가 된 것이다. 문득, 그는 자신의 옷을 물끄러미 내려다
보았다. 괴이한 가죽옷, [....]
그것은 바로 용두음양사의 껍질로 만든 것이었다.
도검불침의 무가지보! 또한, 절곡에 가득한 독무에도 그는 결코
구애를 받지 않았다. 그것은 곧 그 자신이 독중지성의 경지에 도달해 있음을 뜻하는 것이었다. 완전한 독인!
천하의 누구도 독으로써 그를 해하지 않을 것이다.
갑자기, 그는 품으로 손을 가져갔다.
[....] 이어 그의 손에 들려진 물건,
[이것을 깜박있고 있었구나.] 한 장의 빛바랜 양피지,
그리고 두 권의 고서, 그것들은 바로 이 절곡에 떨어지기 전에
운명의 이름으로 얻었던 물건들이 아닌가!
양피지-----
그것은 천하제일의 무적도법이 적혀있다고 했다.
두 권의 고서---
그것은 더욱더 엄청난 것이었다. 밀교의 환궁밀전 정본,
그리고 오직 교주만이 익힐 수 있다는 파라융천수가 담긴 고서인
것이다. 거기에 담긴 막강한 위력과 심오한 내용,
그것은 결코 구대무왕의 무학에 뒤지지 않을 것이다.
담천기는 환궁밀전을 바라보았다. 과거, 무덤 속에서 처절한
생을 마쳤던 환후 북궁천의 모습이 불현듯 떠올랐다.
그는 담천기에게 밀교를 부탁했다.
그리고, 배신자 서문광을 잡아죽이라고 간절히 당부했었다.
(북궁노인....! 편히 쉬시오. 내가 무림에 뛰어든 이상 노인의 부탁
은 반드시 실현될 것이오.) 그이 눈길에 불꽃이 일어났다.
그리고, 담천기는 먼저 양피지를 펼쳤다.
[대체 어떤 도법이기에 패천오혈이 연성치 못한고 두 손을 들었을까?}

생사일천도-----!

빛바랜 글씨, 그리고 그 아래 그어진 복잡한 선,
구결이나 주해는 아예 없었다. 다만 난해하기 이를데 없는
미세한 선들만이 미친듯이 뒤엉켜 있을 뿐이었다.
보는 것만으로도 정신이 혼란스러울 지경이었다. 한순간,
담천기의 입가에 기묘한 미소가 떠올랐다.
[후후... 매우 흥미로운걸? 한 번 시험해 볼까?]
아니.....? 어느새 복잡하기만 하던 그것의 오의를 파악했다는
말인가?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일이었다.
하나, 상대가 담천기일때는그것이 가능해 진다.
그이 몸에 숨겨진 능력! 그것은 이미 절대무쌍지경에 도달해
있었던 것이다. 그때, 그는 바닥에서 나뭇가지 하나를 거머쥐었고, 나뭇가지가 가볍게 내밀어 지고 있었다.
파----팟! 나뭇가지 끝에서 파공성이 일어나며 번개 한 줄기가
허공을 갈랐다. 나뭇가지에서 일어나는 도광!
파파파----팟! 십 장 밖 전면의 절벽에서 돌가루가 자욱이 피어났다.
절벽에는 날카로운 선 하나가 오장 길이로 쭉 나타나 있는 광경이
보였다. 그 순간, 그이 손짓이 점점 빨라지기 시작했다.
파---파파팟! 잇따라 솟구치는 도광, 꽈아아----꽈꽈----!
우르르르---르릉-----!
지축이 무너지는 듯한 굉음이 진동하며, 절벽이 뇌전을 맞은 듯
엄청난 변화를 일으키고 있지 않는가! 꽝! 꽈르르르----!
절벽의 바위가 마구 깍이고, 천지가 종말을 맞는듯했다.
나뭇가지에서 일어난 힘이라고는 도저히 믿어지지 않을 지경이었다.
담천기의 얼굴에 긴장이 어렸다.
[생사일천도의 진정한 위력은 오로지 마지막 일도에 있다.]
스슥....! 그의 손짓에 따라 나뭇가지가 허공을 위 아래로 쭈욱
그어내렸다. 순간, 번---쩍!
일섬이 일어나는가 싶자, 꽈----아!
거대한 무엇이 삽시간에 베어져나가는 듯한 섬뜩한 음향!
동시에 , 무서운 잠력이 절벽을 휩쓸어 버렸다. 꽈르르르---꽈앙!
우르르르---르르르릉---! 오오.... 천번지복!
집채만한 바윗덩이가 비산해 오르고, 절곡이 통째로 무너질 듯
뒤흔들거리는 게 아닌가! 이어 드러난 상황, 산더미같은 절벽,
그것이 믿을 수 없게도 반으로 쩌억 갈라져 있는 게 아닌가!
실로, 상상도 못할 위력이 터져나온 것이다.
담천기조차 아연실색하여 벌어진 입을 다물 줄 몰랐다.
[생사일천도....! 설마 이렇게 엄청난 것이었을 줄이야!]
생사일천도!
과연 천하제일로 손색이 없었다.
한데, 바로 그 순간이었다. [저것은....?
담천기의 눈에 놀람이 스쳤다. 무너진 절벽,
그 사이에서 한 가닥 희미한 빛이 새어나오고 있지 않는가?
[이 절곡은 햇뱇이 들어올 수 없는 장소이다. 한데... 빛이라니..?]
괴이한 일이었다. 그는 급해 우장을 치켜들었다.
순간, 그의 장심에서 막강한 장력이 뻗어나갔다.
꽝---! 암벽이 박살나며 돌가루가 사방으로 튀었다.
동시에 희미하던 빛이 더욱 강렬해지는 것이 아닌가!
어디 그 뿐인가? 와르르-----!
진동을 이기지 못하고 암벽의 한 부분이 무너졌다.
거기에 무려 일 장이나 되는 돌벽구멍이 나타났다.
강렬한 빛은 그곳에서 뿜어지고 있었다.
담천기는 절로 흥분했다.
[저런 곳이 있었을 줄이야...? 혹시 밖으로 통하는 통로인지도
모른다!] 휘---익!
그는 번개같이 동굴안으로 날아들었다.
동굴, 그 내부는 기이하게 인공의 흔적이 역력했다.
그 동굴은 어디론가 길게 이어져 있었고, 안으로 들어갈 수록
빛은 더욱 강렬해 지고 있었다. 어마쯤 갔을까? 돌연,
한 곳에 멈춰선 담천기는 전신이 경악으로 굳어지고 말았다.
[아니... 이럴 수가....!] 그가 바라보는 곳,
그곳은 거대한 석실이었다. 한데, 그런데 말이다.
그곳에는 상상도 못할 엄청난 기보가 산더미처럼 널려있는 게
아닌가!
보물산!
아니, 그것으로는 표현이 부족했다. 담천기조차 구경도 못했던
기진이보들이 사방에 바다같이 널려있었으니.....
담천기는 놀란 표정을 감추지 못하며 석실 안으로 들어갔다.
[.....!] 석실은생각보다 훨씬 방대했다.
이쪽에서 저쪽 끝이 아스라히 보일 정도였으며, 사방팔방으로
석대가 길게 뻗어있었고, 그 위에는 휘황찬란한 보물들이
가지런히 정돈되어 잇지 않는가!
그 석대위의 숫자만 해도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이니 방대한 재물의
양은 상상하고도 남을 것이다.
천하의 담천기조차 그 방대함에 넋을 놓았다.
[기진이보라면 신물이 나도록 보아온 나다! 그러나 이곳의 재보는
우리 가문을 능가할 정도가 아닌가!]
이 엄청난 재보의 분량! 기절하지 않는 것만 해도 다행이었다.
담천기는 자석처럼 석대로 다가갔고, 주먹만한 야명주 하나를
집어들었다. [이거 하나면 시시한 성 하나는 사고도 남겠다.]
그런데, 그가 집어든 야명주는 석대 위에 숱하게 널려있지 않는가!
천정에도 걸려있었고, 벽에도 무수히 박혀서 빛을 뿌리고 있는
것이다. 너무나 많아 수조차 헤아리기 어려웠다.
담천기는 다름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이건 피독지보 알려진 벽옥선이고... 이건 피화의 효력이 있다는
화령우...!] 그 뿐이랴?
이십여 개의 석대위에 가지런히 놓여 있는 것은 집채만한 금괴였으
며, 흑진주와 갖가지 장신구, 용연옥으로 만들어진 천향옥차,
더위를 쫓을 수 있다는 한옥환! 거기에다 각종 병기까지 진열되어
있으니,... [.....!]
담천기는 수많은 병기 중에서 하나를 집어들었다.
그것은 검은 오광을 뿌리는 봉이었다.
[음... 이건 만년교룡골로 된 단봉이 아닌가? 글리고 이건....?]
검! 길이가 한자쯤 되어 보이는 소검이었다.
[이건 분명히 춘춘전국시댕 사라진 어장검이 아닌가!]
이어, 그는 하나의 벽욕병을 무심결에 집어들었다.
[....?} 그는 조심스럽게 벽옥병 뚜껑을 열어보았다.
그러자, 그윽한 향기가 코 속으로 스며드는 것이었다.
[이건...무가지보로 알려진 공청석유가 분명하다!]
아아... 이 엄청난 십기재보들.... 담천기는 경약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도대체 누가 이런 곳에 이토록 엄청난 재보를 모아두었단 말인가?]
그는 고개를 들어 사방을 살폈다. 문득, 그의 시선이 얼어붙은
듯 한 곳에 고정되었다. [......!]
그곳은 전면의 석벽이었다. 그곳에는 웅혼한 필체로 씌여진 글귀가
한눈에 쏘아져 들어왔다.

<당곡별부.>

순간, 담천기는 기절할 듯 놀라고 말았다.
[당곡별부...! 그렇다면 이곳이 바로 과거 당조의 비밀보고란 말인가?] 그의 음성은 격하게 떨리고 있었다.
아아.... 바로 그러했다.

당곡별부! 당나라 대 건조된 장보고, 당시는 안록산의 난으로
천하가 어지러울 때였다. 그런 혼란의 와중에, 거의 십여 년에
걸쳐 어딘가에 비밀 보고가 건축되었고, 당시 황제였던 현종은
황실의 재보를 모두 옮기기에 이르렀다.
하나, 결국은 당이 멸망했고, 그 이후 수많은 사람들이 이 당곡별부
를 찾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 그러나, 그 누구도 찾지 못하고
말았다. 세월여류라 했던가?
시간이 흐름에 따라 당곡별부의 신화는 사람들의 뇌리에서 차츰
사라졌다.

한데, 그 엄청난 신화가 담천기 눈앞에 펼쳐지게 될 줄이야...?
어디 이게 보통 기연인가? 복이 쏟아져도 보통 쏟아진 게 아니었다.
담천기는 아직도 감탄을 금치 못했다.
[천여 년 전에 사라졌던 당곡별부가 바로 이곳이라니... 나는 역시
재수하나는 알아줘야 한다니까!]
어찌 우연이겠는가? 담천기와 당곡별부의 만남,
어쩌면 그것은 운명의 만남인지도 모른다. [......]
넋을 잃고 있던 담천기는 한참만에 현실로 돌아왔다.
동시에, 그의 입가에 묘한 미소가 배어나왔다.
[후후후.... 만약 천하제일거부가 되어버린 나를 보면 아버님은
어떤 표정을 지으실까?] 그는 다시 거대한 분량이 재보를 훑어보았다. 한순간, 그의 시선이 석대에 머물렀다.
[....!] 그의 시선이 닿는 곳에는 한 벌의 백의가 곱게 놓여 있엇다.
그는 백의를 집어들었다. 일순, 그이 얼굴에 경탕에 빛이 어렸다.
[으음... 매끄러운 감촉으로 보아 이건 분명 만년천잠사로 만든
천잠보의가 분명하다!]
천잠보의-----!
문득, 그는 자신이 걸치고 있는 볼품없는 가죽옷을 내려다 보았다.
[이건 용두음양사의 껍질로 만든 것이지만 신병이기라도 뚫지 못한다. 후후...여기에 천잠보의를 걸쳐입으면 천고신병 할아버지라
하더라도 뚫지 못할 것이 아닌가?]
그는 천잠보의를 걸쳣다.

그 후, 당곡별부에는 백의차림의 담천기만이 홀로 기거했다.
천잠보의를 걸친 담천기, 그 모습은 실로 믿을 수 없을 만큼
수려했다. 세월.....
당곡별부에도 시간의 톱니바퀴는 어김없이 흘러가고 있었다.
그 동안, 담천기는 한시도 늦추지 않고 무학에 전념했다.
구대무왕의 무학을 섭렵한 그, 이젠, 밀교의 환궁밀전과
파라융천수, 그리고 생사일천도의 변화까지 체득해 나갔다.
거인을 향해.....

---------------------------------------------------------------
주인공에게 너무나 많은 기연과 주인공의 자화자찬에 글을
쓰는 동안에도 땀이 흐르는 군요....^^
아무튼 즐겁게 보셨으면 합니다...



추천115 비추천 58
Copyright © www.webstoryboard.com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