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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한대협(12)

일요일 분입니당.



第 十二 章 나한법륜(羅漢法輪)을 얻다

능풍운(陵風雲)의 상태가 점점 더 악화되는 것을 지켜보던 제연연(劑燕燕).
그녀의 눈꼬리가 파르르 떨렸다.
애처럽기 그지없는 능풍운(陵風雲)의 모습에 그녀는 가슴 뭉클한 모성애를 느꼈다.
(그래, 내 처녀가 저 아이의 목숨보다 귀하랴?)
그 생각에 이르자 그녀는 결심한 듯 잘근 입술을 깨물었다.
자신의 순결과 능풍운(陵風雲)의 목숨을 바꾸기로 결심한 것이었다.
이윽고,
그녀는 나직한 한숨을 내쉬며 떨리는 손으로 자신의 의복을 벗기 시작했다.
두려움과 함께 알 수 없는 떨림이 그녀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들었다.
사락......
마침내 그녀의 몸에서 하나 둘 의복이 바람처럼 벗겨져 나갔다.
삽시에,
그녀는 실오라기 한올 걸치지 않은 벌거숭이가 되었다.
부끄러움으로 발갛게 달아오른 옥용,
나!
칠흑같은 어둠 속에 드러난 제연연의 나신은 눈부시도록 희고 아름다웠다.
아직 처녀지신인 그녀의 몸매는 군살 하나 없이 탱탱한 탄력을 유지하고 있었다.
백설같이 희고 매끄러운 살결,
소담스럽게 부풀어 오른 한 쌍의 육봉,
미끈한 아랫배와 늘씬한 두 다리는 마치 대리석으로 빚어 놓은 듯 했다.
그리고,
두 다리가 갈라지는 지점에 자리한 신비의 삼각지대......
그곳은 특이하게도 체모 한올 없이 매끈하여 야릇하고도 기이한 느낌을 풍겼다.
이윽고,
제연연(劑燕燕)은 섬섬옥수로 자신의 아랫도리를 가리며 능풍운(陵風雲)의 옆으로 다가섰다.
능풍운(陵風雲),
죽은 듯이 누워있는 그의 일부는 아이답지 않게 아주 늠름해 보였다.
의복이 재로 화해 버린 바람에 그는 자연스럽게 알몸이 되어 있었던 것이다.
제연연(劑燕燕)은 드러나 있는 능풍운(陵風雲)의 실체를 보며 민망함과 부끄러움에 또다시 낯을 붉혀야 했다.
그녀는 한 차례 호흡을 가다듬었다.
[잠깐만 더 참거라.]
그녀는 나직한 음성으로 중얼거리며 능풍운(陵風雲)의 옆에 무릎을 꿇고 앉아 음양선(陰陽扇)을 들여다 보았다.
잠시 그것을 살펴보던 제연연(劑燕燕)은 옥용을 모닥불처럼 빨갛게 물들였다.
(그래 이 자세면 되겠다!)
그녀는 음양환희법(陰陽歡喜法)중 어접린(魚接鱗)이란 자세를 택하기로 했다.
그것은 사내가 반듯하게 누운 뒤에 여자가 덮어 누른 자세로 교합하는 것이었다.
문득,
제연연(劑燕燕)은 능풍운(陵風雲)의 아랫도리를 주시하며 난색을 지었다.
(커...... 커져야 하는데......!)
그녀는 축 늘어진 능풍운(陵風雲)의 실체를 보며 망설임의 표정을 지었다.
그러다,
그녀는 결심한 듯 조심스럽게 입술을 능풍운(陵風雲)의 하체로 가져가 그의 실체를 애무하기 시작했다.
다음 순간,
(뜨거워......!)
그녀는 입안에 불을 삼킨 듯 열기가 번짐을 느끼며 전율했다.
하나,
그녀는 열기를 참으며 조심스럽게 능풍운(陵風雲)의 실체를 입술과 혀로 자극했다.
그녀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는지 능풍운(陵風雲)의 실체는 점점 커지더니 마침내 제연연(劑燕燕)의 입 안을 가득 채웠다.
순간,
제연연(劑燕燕)은 전율했다.
(아아...... 너무 커...... 이것이 과연 내 몸 안에 들어올 수 있을까?)
그녀는 두려움으로 몸을 떨었다.
하나,
더 이상 시간을 끌며 망설일 여유가 없었다.
능풍운(陵風雲)의 전신은 마치 타는 듯 뜨겁게 달아 올라 금방이라도 폭발해 버릴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이어,
제연연(劑燕燕)은 조심스럽게 능풍운(陵風雲)의 몸 위로 올라갔다.
그리고 한쪽 무릎을 땅에 대고 다른 다리를 들어 올렸다.
그 자세에서 그녀는 한 손으로 자신의 민둥산 사이의 계곡을 벌렸다.
순간,
새하얀 둔덕이 벌어지며 붉고 깊은 동굴이 수줍게 모습을 드러냈다.
제연연(劑燕燕)은 그 벌어진 동굴의 입구에 능풍운(陵風雲)의 늠름한 실체를 잇대었다.
(흑......!)
살과 살이 맞닿는 그 뜨겁고 전율적인 느낌,
그녀는 능풍운(陵風雲)의 그곳에서 느껴지는 화끈한 작렬감에 몸을 떨며 지긋이 엉덩이를 내리 눌렀다.
하나,
두 남녀의 결합은 결코 쉽지가 않았다.
능풍운(陵風雲)의 실체가 너무 큰데다가 제연연(劑燕燕)은 한 번도 사내를 받아들인 적이 없는 처녀의 몸이었기 때문이었다.
능풍운(陵風雲)의 실체는 제연연(劑燕燕)의 동굴 입구를 겨우 비집고 들어갔으나 뻑뻑한 느낌과 함께 더 이상은 전진하지 못했다.
제연연(劑燕燕)은 몇 번이나 결합을 시도해 보았다.
그러다,
그녀는 이를 악물고 아랫배를 힘껏 눌렀다.
다음 순간,
퍽!
무엇인가 찢기는 듯한 느낌과 함께 형언할 수 없는 격렬한 고통이 제연연(劑燕燕)의 전신을 뒤흔들었다.
[악!]
제연연(劑燕燕)은 그 엄청난 고통에 비명을 내지르며 자신도 모르게 털썩 주저앉았다.
그 바람에,
능풍운(陵風雲)의 불기둥은 그녀의 비소 깊숙이 뿌리까지 삽입되었다.
[흐윽...... 아...... 아파......!]
그녀는 하얗게 눈을 치뜨며 바들바들 교구를 경련했다.
마치 달군 쇠꼬챙이가 그곳에 찔러진 듯한 극렬한 통증.
그 엄청난 고통에 제연연(劑燕燕)은 정신이 아찔해짐을 느끼며 그대로 능풍운(陵風雲)의 몸 위에 널부러졌다.
그녀는 너무 극한 고통에 거의 실신하고 말았다.
하나,
(안......돼! 내가 정신을 잃으면 이 아이는 끝장이다!)
제연연(劑燕燕)은 이를 악물며 자세를 바로 취했다.
능풍운(陵風雲)의 위에 엎드린 자세를 취한 제연연(劑燕燕),
그녀의 풍만한 젖무덤은 능풍운(陵風雲)의 가슴과 잇대어져 짓눌려졌다.
뜨거운 불화살에 하체를 관통당한 둣한 지독한 고통,
하나,
그 고통 속에서도 제연연(劑燕燕)은 둔부를 흔들며 움직이기 시작했다.
[나...... 나를 가져라. 내 몸으로...... 새로이 태어나는 것이다!]
그녀의 희고 풍만한 둔부는 어둠 속에서 요염하게 일렁거렸다.
하나,
그것은 실로 엄청난 고통을 수반한 움직임이었다.
능풍운(陵風雲)의 실체와 결합한 그녀의 아랫도리는 이미 선혈로 흥건하게 젖어들고 있었다.
파과!
그것은 처녀가 찢기는 증거였다.
[내가...... 너를 새롭게 태어나게 하는 것이니...... 이제 너는 제연연(劑燕燕)의 것이다![
제연연(劑燕燕)은 고통 가운데서도 숨가쁘게 할딱이며 중얼거렸다.
이어,
그녀는 음양환희법(陰陽歡喜法)의 구결을 시전하기 시작했다.
순간,
우르릉----!
기다렸다는 듯 엄청난 열양지기가 능풍운(陵風雲)의 실체를 통해 제연연(劑燕燕)의 몸으로 쏟아져 들어왔다.
(몸...... 몸이...... 타는 것 같애......!)
제연연(劑燕燕)은 또다시 격렬한 고통에 휩싸였다.
하나,
일단 제연연(劑燕燕)의 몸으로 흘러 들어온 열양지기는 그녀의 순음지기에 융해되어 화기가 상쇄되었다.
제연연(劑燕燕)은 그같은 자신의 순음지기로 능풍운(陵風雲)의 몸을 식혀 가기 시작했다.
우르릉..... 츠으.... 츠으......
어느덧,
두 사람의 주위에는 붉고 흰 운무로 뒤덮였다.
---- 음양신강!
그렇다.
그것이야말도 음양활불(陰陽活佛)이 그토록 갈망하던 음양화합의 큰 기운이었다.
우주의 삼라만상을 있게 한 가장 강대하고 위대한 힘,
그것은 비단 능풍운(陵風雲)의 기연만은 아니었다.
다정관음(多情觀音) 제연연(劑燕燕),
그녀 또한 본의아니게 음양신강을 얻게 되었으며 임독이맥이 타통되었다.
그로 인해,
그녀는 써도써도 마르지 않는 무궁한 내공잠경을 얻게 되는 것이었다.
광세기연(曠世奇緣)!
평범한 여고수였던 제연연(劑燕燕)이 장차 가장 존귀한 보좌를 차지할 여종사(女宗師)로 새롭게 태어나는 순간이었다.

X X X

폭풍일과(暴風一過)-----!
한 차례 뜨거운 폭풍이 지난 후였다.
[보잘것 없는 제 목숨을 구하기 위해서 가장 소중한 것을 버리셨으니 저로서는 백골난망의 대은입니다!]
능풍운(陵風雲),
그는 다정관음(多情觀音) 제연연(劑燕燕)의 앞에 무릎을 꿇은 채 머리를 조아렸다.
[......!]
제연연(劑燕燕)은 능풍운(陵風雲)에게 등을 보이고 앉아 의복을 추스리고 있었다.
사실 부끄러워 차마 능풍운(陵風雲)을 마주보지 못하고 돌아앉은 것이었다.
그녀의 주위 바닥에는 여기저기 선연한 혈화(血花)가 피어 있었다.
그것은 능풍운(陵風雲)을 위해 처녀를 버린 징표였다.
능풍운(陵風雲)은 제연연(劑燕燕)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내심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내 전생에 얼마나 많은 죄를 지었기에 이런 여난(女亂)을 겪는단 말인가?)
그의 심정은 착잡하고도 복잡했다.
그의 나이 이제 겨우 십 오 세에 불과했다.
비록 덩치는 어른과 다를 바 없었으나 마음은 아직 순진한 소년이었다.
한데,
그런 그가 하루 사이에 여체의 신비를 모두 알고 만 것이었다.
그것도 한 명이 아니라 두 명의 여인을 통해서,
지금 능풍운(陵風雲)의 내부는 마치 휴화산이 들어찬 듯 형언불가의 거대한 열류가 가득차 꿈틀거리고 있었다.
금방이라도 터져 솟구칠 것만 같은 강대하고 맹렬한 열류,
능풍운(陵風雲)은 비록 무공에 문외한이었으나 자신의 내부에 엄청난 변화가 생겼음을 어지럽지 않게 짐작할 수 있었다.
그때,
[소협의 과례는 감당할 수 없어요.]
부끄러움에 등을 돌리고 있던 제연연(劑燕燕)은 나직한 한숨을 내쉬며 입을 열었다.
[은혜를 따지자면 소협께서도 천랑마검(天狼魔劍)의 독수에서 구해주시지 않으셨나요?]
능풍운(陵風雲)은 깊숙이 머리를 조아리며 문득 결연한 음성으로 말했다.
[어쨋든 제 목숨을 구해주신 것은 사실입니다. 하여, 오늘 이후 소생 능풍운(陵風雲)의 목숨은 아주머니의 것입니다. 설사 섶을 지고 불 속으로 뛰어들라 해도 마다하지 않겠습니다!]
그의 말에 제연연(劑燕燕)은 질겁했다.
[그런...... 끔찍한 말씀을......!]
그녀는 가볍게 진저리를 쳤다.
[좋아요 정 제게 빚을 졌다고 생각하신다면 신첩의 부탁을 한가지 들어 주시겠다고 약속하세요!]
그 말과 함께 제연연(劑燕燕)은 돌아앉으며 진진한 표정으로 능풍운(陵風雲)을 바라보았다.
능풍운(陵風雲)도 정색을 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약속하겠습니다. 하명만 하십시오.]
[약속을 하였으면 되었어요. 제 부탁은 우리가 이곳에서 무사히 살아나가게 된다면 그때 하겠어요!]
[분부대로 따르겠습니다. 아주머니!]
능풍운(陵風雲)은 대답과 함께 고개를 조아렸다.
그 모습에 제연연(劑燕燕)은 안도의 표정과 함께 문득 야릇한 눈빛을 지었다.
(되었다. 이제 우리 은하신궁(銀河神宮)은 장차 우내제일인(宇內第一人)을 후견인으로 두게 되었다!)
그녀는 득의를 감추며 내심 중얼거렸다.
대체...... 그녀는 무슨 생각을 하는 것일까?
이어,
그녀는 다시 능풍운(陵風雲)을 주시하며 입을 열었다.
[한데...... 아주머니라는 말은 좀 듣기에 거북하군요. 신첩의 나이 비록 삼십 오 세지만 아직 처녀의 몸이고......!]
하나,
그녀는 말을 중단하며 옥용을 붉혔다.
비로소 자신이 이미 엄격한 의미에서 처녀가 아니라는 생각에 미친 것이었다.
능풍운(陵風雲)과 교합함으로써 그녀는 더 이상 동정지체가 아닌 것이다.
능풍운(陵風雲)은 제연연(劑燕燕)의 말에 멋쩍은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그럼...... 제가 어떻게 불러드리는 것이 좋겠습니까?]
[글쎄......!]
제연연(劑燕燕)은 고개를 갸웃하며 생각하는 표정을 지었다.
이어,
그녀는 얼굴을 살짝 붉히며 말했다.
[나이 차도 있고하니 신첩을 이모라 불러주지 않겠어요?]
[......!]
능풍운(陵風雲)은 내심 머쓱하여 망설였다.
제연연(劑燕燕)과는 비록 본의는 아니었으나 이미 살을 섞은 사이가 아닌가?
그러 그녀를 이모라 부르기에는 왠지 어색했던 것이었다.
하나,
제연연(劑燕燕)이 제안한 것을 물리치기도 무엇했다.
그는 쑥스러웠으나 그녀의 뜻에 따르기로 했다.
[분부대로 하겠습니다. 이모님!]
[고마워요. 풍운!]
그의 대답에 제연연(劑燕燕)은 얼굴을 붉히며 그윽하게 미소를 지었다.
그녀가 능풍운(陵風雲)에게 자신을 이모라고 부르도록 한데는 아주 깊은 의미가 있었다.
물론 능풍운(陵風雲)은 그것을 알 리 없었지만,
문득,
능풍운(陵風雲)은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말했다.
[그나저나 이제 이곳을 빠져 나갈 일이 큰일이군요!]
동굴 밖,
콰아......
굉음을 일으키며 격렬한 소용돌이가 휘돌고 있었다.
그리고 동굴의 입구,
거대한 만년화룡(萬年火龍)의 시체가 넓은 입구를 거의 메운 채 널브러져 있었다.
비단 만년화룡의 시체 뿐만이 아니었다.
자세히 보니 동굴의 입구 주위에는 수많은 동물들의 시체가 즐비하게 널려 있는 것이 아닌가?
상어, 돌고래, 각종 물고기 등......
거기에다,
부서진 배의 파편과 사람의 시체까지 뒤섞여 있었다.
시체는 아주 오래되어 허연 백골이 된 것에서부터, 반쯤 썩어 고약한 악취를 풍기는 것 등 그 종류도 다양했다.
그리고,
그 중에는 아직 숨이 붙어 있는 물고기들도 많았다.
그것들은 모두 지옥와류(地獄渦流)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빠져든 것이었다.
문득,
능풍운(陵風雲)는 바닥에 떨어져 있는 고래뼈 하나를 들어 세차게 동굴 밖으로 던져 보았다.
그러자,
퍼억...... 우두둑......!
던져진 고래뼈는 다음 순간 산산이 부서진 채 도로 튕겨 들어왔다.
동굴 밖으로 흐르는 지옥와류(地獄渦流),
그것은 아주 강한 반탄력을 지니고 있어 무쇠라도 으깨어 버릴 정도였다.
지옥와류(地獄渦流)는 오직 물체를 안으로 빨아들일 뿐 밖으로 나가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 것이었다.
능풍운(陵風雲)은 문득 아직 살아 퍼득이는 물고기 한 마리를 집어 들며 쓴 웃음을 지었다.
[쯧! 그래도 당장은 굶어 죽지는 않겠군요!]
이어 그는 동굴의 입구를 가로막고 있는 거대한 만년화룡(萬年火龍)의 시체 앞으로 다가갔다.
만년화룡(萬年火龍)은 두 군데 치명적인 상처를 입고 있었다.
그곳은 그놈의 머리 부분과 가슴이었다.
천고의 영물인 만년화룡(萬年火龍),
하나 천독노조(千毒老祖)나 나운영(羅雲影)은 인간 중 최고 경지에 도달한 초고수들이었다.
만년화룡(萬年火龍)은 결국 그들의 공격을 감당하지 못하고 죽은 것이었다.
하나,
만년화룡(萬年火龍)는 죽으면서도 나한법륜(羅漢法輪)을 꼭 움켜쥐고 있었다.
능풍운(陵風雲)은 그 모습에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나한법륜(羅漢法輪)을 어떻게 이놈이 갖고 있는 것일까? 백모님 말씀대로라면 천외삼마(天外三魔)란 자들이 지니고 있어야 당연하거늘......!)
그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만년화룡(萬年火龍)이 움켜쥐고 있는 나한법륜(羅漢法輪)을 자세히 살펴 보았다.
직경 한자 남짓한 나한법륜,
그것은 병장기라기 보다는 의식에 쓰이는 도구같이 보였다.
전체적으로 수레바퀴의 형상을 지닌 그것은 가운데 세개의 기둥이 나 있었다.
그것의 재질은 특수한 금속인 듯했다.
그리고 륜(輪)의 표면,
난해한 천축(天竺)의 범어(梵語)가 새겨져 있었다.
이윽고,
능풍운(陵風雲)은 만년화룡의 거대한 앞발에서 나한법륜(羅漢法輪)을 빼냈다.
워낙 세게 움켜쥐고 있어 능풍운(陵風雲)은 나한법륜(羅漢法輪)을 빼내는 데 젖먹던 힘까지 동원해야했다.
나한법륜이 수중에 들어온 순간,
묵직한 감촉과 함께 기이한 청량감이 손바닥 가득 전해졌다.
그때,
[이 사람도 여기에서 불귀의 객이 되었다니......!]
문득 능풍운(陵風雲)의 옆에서 나직한 제연연(劑燕燕)의 한숨이 들려왔다.
그녀의 앞,
한 명의 장한이 쓰러져 있었다.
나이는 사십 전후 정도,
그는 일신에 흑의를 걸치고 있었는데 냉막하고도 강직한 인상을 지닌 인물이었다.
일견하기에도 범상치 않은 기도의 인물,
하나,
지금 그의 모습은 처참하기 이르데 없었다.
그는 끔찍하게도 팔다리가 으스러지고 의복이 갈가리 찢긴 채 죽어있었다.
그 인물은 지옥와류(地獄渦流)에 휘말려 죽은 듯 했다.
지옥와류(地獄渦流)에는 실로 무서운 압력이 실려 있었다.
능풍운(陵風雲)과 제연연(劑燕燕)이 무사했던 것은 순전히 만년화룡의 덕분이었다.
그들이 만년화룡(萬年火龍)과 함께 떨어지는 바람에 무쇠도 으깨는 지옥와류(地獄渦流)의 압력이 느슨해진 덕분에 이렇게 살아난 것이었다.
능풍운(陵風雲)은 제연연(劑燕燕)의 한숨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아는 사람입니까?]
[예, 북황신편(北荒神鞭) 채륜이라는 인물로 우내십강의 일 인인데 채찍 쓰는 기술 만큼은 가히 천하제일(天下第一)이라 할만한 명인이지요!]
제연연(劑燕燕)은 나직한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 북황신편(北荒神鞭) 채륜!
북황이란 황하(黃河) 이북의 대평원으로 하북(河北)과 섬서 등이 이에 속한다.
북황신편(北荒神鞭) 채륜은 바로 그 하북과 섬서 일대를 독보하던 고수였다.
하북과 섬서는 본래 목축업이 성한 곳이었다.
자연히,
그곳 일대의 무림인들은 기마술과 궁술(弓術) 등에 능통했다.
아울러,
가축몰이 때의 필요로 인해 채찍 쓰는 법, 즉 편법(便法)이 발달되었다.
그 하북과 섬서 무림의 제일고수가 바로 북황신편(北荒神鞭) 채륜이었다.
그는 또한 신풍목장(神風牧場)이라는 수백 리에 이르는 대목장의 주인이기도 했다.
하나,
그 하북(河北)의 패웅도 바다에서는 무기력하기만 한 존재였다.
평생 배를 타본 적이 없는 북황신편(北荒神鞭) 채륜.
결국 그는 타고 온 배가 난파되는 순간 지옥와류(地獄渦流)를 헤어나지 못하고 횡사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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