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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홀한 동정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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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육체의 덫


이틀 후, 히로시는 텅 빈 집에 혼자 남았다.

그는 이삼 일간 해수욕을 가자는 것도 뿌리쳤다.

그의 부모들은 그런 히로시가 대단하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으며 곧 규슈로 떠났다.

그는 그녀와 있었던 격정의 순간순간들을 생각하며 이틀 밤을 보냈다.

그러나 그녀는 고향에 내려가고 지금은 동경에 없었다.

히로시는 여자가 무엇인지, 그리고 성이 무엇인지 어느 정도 알 것 같았다. 따라서 풍만한 여체의 소유자인 영어 선생님의 뇌쇄적인 육체가 떠오르는가 하면, 가냘프고 왜소해 보이는 사모님의 모습이 번갈아 교체되었다.

너무나 풍만하기에 소년인 그로서는 어떤 위압감마저 느껴지는 영어 선생님과, 청순하면서도 지적이고 그리고 아기자기하게 생긴 사모님`````. 그녀는 남편의 사고로 인하여 지금까지 오랜 생활을 금욕 아닌 금욕 생활을 하고 있었을 것을 생각하면 그의 마음은 몹시 설레이고 있었다.

더구나 언제인가 자신의 목격한 대로 남편이 자신의 욕정을 풀어 주지 못하자 원망도 하였고 울기도 한 그녀의 모습이 떠올랐다.

아마 잘은 모르지만 그녀는 영어 선생님보다 더욱 성에 굶주려 있을 것만 같았다.

지금 그의 머릿속에는 끝없는 상상의 나래가 펴지고 있었으며, 저번의 경험으로 어느 정도 여자에게 자신도 있었다. 그는 끝내 마음을 진정할 수가 없었다.

오후가 되어 그는 자신도 모르게 사모님의 집을 향하고 있었다.

지금 수학 선생님은 집에 안 계실 거다. 일 주일 동안 연수를 떠났으니 그녀 혼자 있는 것만은 확실하다.

그는 한 손에 책을 들고서 집을 나섰다.

뜨거운 한여름의 태양이 내려쬐고 있었으며, 시간은 이제 막 두 시를 지나고 있었다.

그는 수학 선생님 집에 도착하여 평소와는 달리 노크를 하였다. 왠지 열쇠를 따고 들어가는 것은 예의가 아닌 것 같았기 때문이다.

문이 열리고 사모님의 모습이 나타났다.

"아, 히로시 학생. 왜 그 동안에 한 번도 오지 않았어요. 어서 들어와요."

"네, 안녕하세요?"

"여기 앉아."

"선생님은 언제 떠나셨어요?"

"응, 방학 다음날 바로 떠나셨어."

"네……."

"주스 줄까?"

"네, 고맙습니다."

"왜 피서 안 갔어?"

"그냥 가기 싫어서요."

"그래?"

"혼자 적적하시겠습니다."

"그러니까 이렇게 찾아 주는 사람이 있지 않아."

"그렇군요."

그녀는 평소보다 더욱 반가이 그를 맞이하고 있었다.

오늘 따라 그녀는 옅은 색깔이 물방울무늬가 있는 스커트에 반팔의 셔츠 차림이었다.

"부모님들은 어디로 떠나셨어?"

"네, 규슈 쪽으로요."

"그래도 이삼일 피서를 다녀오지 그랬구먼."

"저보다는 사모님이 가셔야 할 텐데."

"나야 뭐, 그이도 안 계시고……."

히로시와 마주앉아 있는 그녀는 언제나 영어 선생님과 비교가 되었다.

영어 선생님은 글래머 형에다 발랄하고, 아무 거리낌 없이 히로시 앞에 서도 허벅지가 드러나게 다리를 꼬고 앉았으며 조금도 주저함이 없었다.

그러나 이 사모님은 다르다. 얌전히 다리를 모으고 앉아 있으며, 아기자기한 몸매와 항상 우수에 젖은 듯한 표정, 그리고 평범하게 솟아 있는 유방이라든지 모든 것이 아담하고 청순하게 느껴졌다.

"모처럼 여름 방학인데 친구들과도 즐겁게 놀고 또……."

그녀는 거기서 말을 끊어 버린다.

"친구들은 모두 떠났어요."

"그럼 여자 친구는 없어?"

"저는 아직 여자 친구가 없는데요."

"그럴 리가 있나?"

"정말입니다."

"학생도 이제 고등학생인데."

"사실입니다. 사모님이소개해 주세요."

"호호. 그럴까?"

사모님은 조금도 스스럼없이 밝게 웃는다.

"사모님."
"으음, 말해요."

"한 가지 궁금한 게 있어요."

"뭔데?"

"왜 아직까지 아이가 없어요?"

히로시는 의식적으로 그녀의 아픈 상처를 건드렸다.

그녀는 갑자기 당황하여 얼굴이 붉게 물든다.

"으음, 그렇게 됐어. 앞으로 가져야지."

그녀는 적당히 말을 얼버무리면서도, 깊게 한숨을 들이쉬는 것 같았다.

히로시는 가만히 생각해 보았다.

이 여자는 영어 선생님과는 다르다. 그리고 아무리 남편이 성적으로 불구이지만 유부녀인데다 누구나 그런 상처를 숨기려고 하는 것이 인간의 심리고, 더구나 성격도 영어 선생님과 같이 진취적이지 못한데다 너무 얌전한 편인 것이다.

자신이 매달리고 사정한다고 하여 자기 목적을 이룰 것 같지가 않았다.

정말 극적인 어떤 사건이 있기 전에는 참으로 어렵겠구나 하고 생각되었다.

지금 히로시의 앞에는 조간신문이 놓여 있었고, 시간은 세시가 넘었는데 밖은 무척 더운 날씨였다.

그는 순간적으로 떠오르는 것이 있었다.

그의 앞에 놓여 있는 신물 하단에는 모 극장 포스터의 광고가 게재되어 있었는데, 제목부터가 상당히 에로틱한 영화 같았다.

그는 순간적으로 떠오르는 것이 있었다.

그의 앞에 놓여 있는 신문 하단에는 모 극장 포스터의 광고가 게재되어 있었는데, 제목부터가 상당히 에로틱한 영화 같았다.

그의 순간적으로 기지를 발휘하였다.

이것은 자연스럽게 상대방이 오해할 일도 아니며 또한 들어 줄 수 있는 요구였다.

"사모님, 제 부탁 하나 들어 주시겠어요?"

"뭔데, 학생의 부탁이라면 들어 줄 수 있지."

"저와 같이 극장 구경 가요."

"뭐, 극장에……."

"네……."

그녀는 너무나 의외의 부탁에 실소를 하면서, 조금은 긴장했던 얼굴이 풀리는 것 같았다.

"어디 좋은 영화라도 하나?"

"네, 좋은 영화 같아요."

"평소에도 사모님의 은혜를 많이 입었는데, 마침 부모님들이 용돈도 많이 주시고 떠나셨기에 이 기회에……."

"하지만 내가 학생을 위해 무엇을 했다고 그래."

"아닙니다. 매일같이 마있는 저녁 식사도 대접받았고, 마침 선생님도 안 계시니 아주 좋은 기회입니다."

"그렇긴 하지만 어떻게……."

"가요, 사모님. 모처럼 제 성의입니다."

그녀는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자리에서 일어난다.

"잠깐, 그러면 옷도 갈아입고 얼굴도 고쳐야 하니까."

그녀는 히로시의 모처럼 청을 거절할 수가 없었던지 자기 방으로 들어간다.

히로시는 그때부터 머리를 짰다. 우선 그 영화는 성인 영화인 것은 확실하지만, 자기는 현재 교복이 아닌 사복을 입었으니 가능할 것 같았고, 그로고 돈도 두둑이 있으니 별로 걱정할 것은 없었다.

한참 후에 사모님이 나왔다. 정말 아름다워 보였다.

"자, 그럼 나갈까?"

"네, 사모님."

그녀의 화장은 바른 듯 만 듯하였고, 오늘 따라 조금은 짧게 보이는 스커트에 조그마한 백을 손에 들었다.

두 사람은 집을 나서 큰길까지 약 10분 정도 걸은 다음 전철에 올랐다.

히로시는 이상하게 흥분하고 있었다. 마치 사모님과 부부 같은 착각을 일으켰으며, 이러게 아름다운 여자와 전철을 타보는 것은 난생 처음 있는 일이었다.

"사모님."

"응, 학생."

"선생님과도 자주 극장에 가십니까?"

"글쎄, 신혼 초에는 몇 번 가 보았지만……."

"사모님은 정말 아름답습니다."

"으응, 그렇게 봐주니 고마워."

"정말입니다."

"참 학생도……."

그녀는 다소 얼굴을 붉히고 있었다.

두 사람은 어느덧 전철에서 내렸고, 히로시는 뛰다시피 달려가 먼저 간판을 유심히 본 다음 히로시를 바라본다.

"이런 영화 봐도 될까?"

"꼭 한 번 번 보고 싶은 영화였습니다."

"그렇지만 이건 완전성인 영화 같은데."

"하지만 저도 머지않아 성인이 될 것입니다."

"그건 그렇지만……."

그녀는 조금 걱정이 된다는 표정이었다.

"선생님이 아시면 야단날 텐데."

"선생님은 지금 여기 안 계십니다."

"그래도 어쩐지……."

"저희들 나이에서는 이 영화가 무척 호기심이 가는 영화일 수밖에 없습니다."

"누가 보면 어떻게 하지?"

"사모님도 걱정 마시고 들어가시죠."

히로시는 억지로 밀다시피 하여 그녀를 데리고 극장 안으로 들어갔다.

2층 좌석에 나란히 앉아 화면을 바라보니 이제 막 영화가 시작되고 있었다.

내용도 그렇지만 특히 여주인공은 세계적으로 이름난 에로물의 대명사격인 이태리 출신의 배우였다.

그 영화는 처음부터 진한 섹스 장면이 연출되었으며, 시간이 갈수록 더욱 노골적이었다.

히로시는 살짝 사모님의 표정을 살펴보았다.

그녀의 표정은 부끄럽고 쑥스럽다기보다는 너무나 진지하게 화면을 응시하고 있었다.

장내는 숨소리 하나 들리지 않았으며 너무나 조용했다.

히로시도 농도 짙은 장면이 화면에 나타날 때마다 손이 땀이 흥건히 고였다.

영화가 마지막 클라이맥스에 도달할 때쯤 되어 히로시는 그녀를 바라보았다.

사모님도 그제야 옆에 히로시가 있다는 것을 느꼈는지 얼굴이 빨갛게 붉어졌다.

"학생, 우리 나가."

"네?"

"그냥 나갔으면 좋겠어."

"할 수 없지요 뭐."

그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화면에서는 짙은 섹스 장면이 침대 위에서 벌어지고 있었다.

두 사람은 극장을 벗어났다.

갑자기 더운 열풍이 얼굴에 확 달려들었다. 그녀의 얼굴은 벌겋게 상기되어 있었다.

밖은 무척 더웠다. 금방 소나기가 쏟아질 것만 같은 우중충한 날씨였다.

히로시는 사모님을 바라보면서 어찌하여 도중에 나가자고 하였을까. 그 점이 궁금했다.

그러나 사모님의 생각은 달랐다.

그녀는 우선 그렇게 노골적인 영화인지 미처 생각하지 못 하였다. 또한 처음에는 옆에 학생이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없을 정도로 진한 섹스의 장면에 빠져 있었지만, 히로시를 의식하고부터는 부끄러웠다. 그리고 스무 살도 안 된 소년과 그런 영화를 보고 있는 저 여자는 어떤 여자일까 하고 손가락질할 것만 같았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지금까지 뛰고 있던 가슴을 쓸어내리고 다소 진정된 기분이었다.

"사모님, 제가 저녁 사겠습니다."

"그럴 필요 없어. 집에 가서 먹지, 뭣 하러 돈을 써야 하나."

"그래도 모처럼 사모님을 모셨는데."

"사양하겠어."

그녀는 한시 빨리 집으로 가고 싶었다.

그 영화를 보고서는 어쩐지 학생과 같이 다니는 것이 쑥스러웠고, 그리고 히로시라는 학생이 이제 소년이 아닌 하나의 남자로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럼 차라도 한 잔 하시겠어요?"

"학생, 그러지 말고 우리 집으로 가. 내가 맛있는 저녁에도 차도 끓일게."

"할 수 없지요 뭐."

두 사람은 다시 전철에 올랐다.

그녀의 표정은 평소 같지가 않았다. 어쩐지 히로시의 얼굴을 정면으로 바라보지 못하고 있었으며, 안절부절못하는 모습이 그 영화와 관계가 있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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