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미시다 다께오 - 야회 5화
5. 3호실의 두 손님
그날 밤 하루에가 돌아온 것은 9시가 지나서였고, 계단을 오르는 발소리는 한 사람만이 아니었다. 말소리도 들려 온다. 히데오는 곧 반침으로 들어갔다. 방 중앙에 상이 놓여져 있고, 마쓰이와 또 한 사람의 낯선 여자가 마주 앉아 있었다. 식탁 위에는 위스키 병이 놓여 있다. 두 사람 모두 상당히 취해 있는 것 같다. 하루에가,
안주, 이거면 될까?
하고 말하면서 나타났다. 세 사람은 상을 중심으로 둘러앉아 위스키를 마시기 시작했다. 술좌석이니까 말소리가 크다. 소련과 미국의 공통점이나 차이점을 논하고 있다. 다른 한 여자도 학생인 모양이다. 하루에와 같은 또래다. 몸은 좀 마른 편이고, 턱의 선이 부드러운 것을 제외한다면 그저 그런 얼굴이다. 마쓰이는 그 여자보다 하루에 쪽에 더 자주 시선을 보내며 얘기하고 있다. 세 사람의 대화는 히데오에게는 다소 유치하게 들리지만, 아무튼 학생다운 열의가 있었다. 히데오는 세 사람의 분위기를 살피다가 꽤 오래 끌 거라고 생각하고 반침에서 나왔다. 다에꼬는 가계부를 적고 있었다.
뭘하고 있어요?
위스키를 마시고 있어. 하지만 저 마쓰이와는 별 사이가 아니니까 오늘밤에는 기대할 수 없어.
히데오는 선 채로 다에꼬에게 다가갔다. 그의 아랫도리가 그녀의 얼굴에 닿는다. 다에꼬가,
좋아요.
하고 말하면서 기쁘다는 듯이 히데오의 바지 지퍼를 내리고 손을 넣는다. 부드러운 그녀의 손길에 히데오의 것이 부풀어오른다.
다음에는 저 여대생과 한잔 할 거야. 신주꾸 근처에서 만날 거야.
다에꼬는 그의 것을 꺼내서 뺨에다 비벼 댄다.
하지만 밖에서는 아무 짓도 하면 안돼요. 모든 일을 그 여자의 방에서, 그리고 내가 훔쳐볼 수 있을 때 해야 해요. 그것만은 약속해 줘요.
알았어. 그렇게 할게.
히데오로서도 어차피 키스를 할 바에는 아내가 보는 데서 하는 편이 자극적이고 기쁘다. 상식적으로 보면 이상한 부부로 보이겠지만, 그것이야말로 두 사람 사이를 신선하게 만드는 자극제인 것이다. 반대의 경우, 즉 다에꼬에게 남자를 유혹하게 해서 그 현장을 히데오가 훔쳐보는 것도 생각해 봤다. 그러나 히데오가 잠자리에서 그런 말을 해도,
난 싫어요. 그런 짓은 못해요.
하고 다에꼬는 머리를 흔든다. 그러나 그것이 히데오가 정말 원하는 일이라면 다에꼬도 한 번 정도는 할 지도 모른다. 그것은 자기가 보여 주는 것 이상으로 자극이 될 거라고 히데오는 생각했다.
자, 가만히 있어요.
다에꼬는 꺼낸 히데오의 것을 뺨에다 비볐을 뿐, 그대로 다시 바지 속으로 집어넣고 가계부를 들여다본다. 히데오가 반침 속으로 들어간 것은 11시가 다 되어서였다. 곧 히데오는 이부자리를 펴고 있는 다에꼬를 부르러 갔다.
이리와 봐. 재미있어.
다에꼬는 알몸에 잠옷만 걸치고 따라온다. 하루에의 방바닥 가득 이불이 깔려 있고, 마쓰이가 가운데 자리에 누워 있다. 희미한 취침용 등불에 그 양쪽으로 누운 두 여자도 보인다.
누웠군요.
음.
하루에는 잠옷을 입고 있고, 마쓰이는 러닝 셔츠 바람이고, 또 한 사람 ‘나미에’라고 부르는 여자는 실내복을 입고 있다. 히데오가 다에꼬를 부르러 간 것은 남자를 사이에 두고 세 사람이 한 방에 누웠기 때문인데, 그것은 반드시 무슨 일이 벌어진다는 것을 뜻하지는 않는다. 한 남자와 두 여자가 잘 때는 공평하게 남자가 가운데 자리에 눕는다. 다에꼬가 히데오에게 매달리듯 기대고 있을 때, 세 사람은 영화 얘기를 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5분 정도가 지나서 하루에가 마쓰이 쪽을 보고,
나미에는 너라면 좋대.
하고 말하자 얘기가 아슬아슬해 진다.
놀리지 마.
어머, 정말이야. 그렇지 나이에?
그러자 나미에가 반듯이 눕는다. 그 동작으로 마쓰이 쪽으로 가까이 접근했다.
그래.
나미에가 그렇게 대답하고, 마쓰이는 그녀의 얼굴을 들여다본다.
아무렇게나 말하지 마. 그런 마음이 생기면 네가 난처해져.
난처할 거 없어.
그러면서 나미에는 천장을 바라본다. 히데오는 그녀의 눈빛에 기대감이 어리는 것을 직감할 수 있었다. 다에꼬도 그것을 느낀 듯,
저 여자, 이미 젖어 있을 거예요. 그런 표정이에요.
하고 속삭인다. 히데오는 끄덕이며 다에꼬의 몸을 끌어안는다. 남녀 세 사람이 누워 있는 광경을 보는 것만으로 자극이 된다.
그럼, 다음에 우리 즐겨 볼까?
마쓰이는 나미에와 기분이 통하지 않는지, 알면서도 하루에를 좋아하기 때문에 응할 생각이 없는지 그렇게 말하고는 태연히 누워 있다.
다음에?
손바닥으로 턱을 받치고 엎드려 하루에가 마쓰이를 본다.
다음으로 미루지 말고 지금 당장 친해 봐. 나는 구경만 할게.
마쓰이는 몸은 움직이지 않고 눈만 돌려서 하루에를 본다.
나는 괜찮지만, 나미에가 부끄러워해.
그러자 나미에가 두 사람 쪽을 본다.
나도 괜찮아.
하루에는 손을 내밀어 마쓰이의 어깨를 흔든다.
저 봐. 저렇게 말하잖아. 나미에도 널 원하는 거야. 이대로 아침까지 잘 순 없어.
마쓰이의 눈에 복잡한 표정이 떠돈다. 좋아하는 것은 하루에 쪽이다. 그래서 갈등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바보같이 뭘 주저하고 있는 거야. 나라면 주저하지 않아. 나미에와 하는 장면을 보여 주면 하루에도 흥분해서 양쪽을 모두 즐기게 될 지도 모르는데.’
히데오는 그런 생각을 하면서 우유부단한 마쓰이를 선배로서 야단쳐 주고 싶지만 그럴 수도 없는 노릇이다. 마쓰이가 머리를 흔든다.
역시 안 되겠어. 난 그렇게 대담하질 못하거든.
그럼.
하루에는 눈을 빛내며 마쓰이의 얼굴에 접근한다.
나미에의 몸을 보는 것만이라면?
설마, 그런 것을 허락할 리가 없어.
이봐 나미에. 보여 줄 수 있지?
싫어.
나미에가 머리를 흔든다.
그런 일방적인···마쓰이도 보여 준다면 괜찮지만.
어때? 너도 보여 주면. 물론 나도 보고···.
음···그래. 좋아.
마쓰이는 갑자기 결심한 듯이 머리를 끄덕인다. 여자들의 그런 간청을 듣고 꽁무니를 빼는 것은 남자로서의 자존심 문제다.
그 대신 하루에 너도 벗어.
알았어.
하루에도 대답하고,
그럼 순서는?
하고 묻는다. 그러자 나미에가,
나부터 벗어도 좋아. 눈을 감고 있을 테니까 마음대로 해.
하고 말하며 반듯이 눕고 정말 눈을 감았다. 마쓰이는 그 쪽을 보고 나서 하루에를 쳐다보며 묻는다.
정말 괜찮을까?
바보. 되는지 안 되는지는 해보면 알 거 아냐. 여자인 내가 벗겨 주는 건 좀 그렇지? 이건 너의 일이야. 잘 해봐.
좋아. 알았어.
마쓰이는 상체를 일으키고 나미에 쪽으로 돌아앉았다. 하루에도 일어난다. 마쓰이는 나미에에게 다가갔다. 나미에는 그냥 눈을 감고 있다. 붉어진 얼굴이 전등불에 빛난다. 마쓰이는 그녀의 이불을 천천히 들어올린다. 실내복을 입은 가슴이 드러났다. 허리 부분도 보인다. 마쓰이는 이불을 완전히 젖혀놓았다. 실내복 옷자락이 짧다. 그러나 이불을 젖힐 것을 미리 짐작하고 있었는지 나미에는 두 다리를 가지런히 모으고 단정하게 누워 있다.
정말 괜찮아?
눈을 감은 채 나미에가 끄덕인다. 실내복 허리에 끈이 매어져 있고, 두 손은 요 위에 놓여 있다. 수술을 기다리는 환자와 같은 모습이다. 마쓰이의 손이 허리끈을 풀기 시작한다. 끈을 풀어서 그것을 방 한구석에 놓는다. 실내복 앞자락을 펼친다. 그 상반신에는 아무 것도 걸치지 않아서 하얀 가슴이 드러났다. 반듯이 누워 있기 때문에 유방이 불룩하게 솟아 있다. 유두가 꽤 크다.
‘상당히 남자와 많이 놀아났군.’
유치한 말들이 오갔기 때문에 혹 남자를 모르는 여자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했다. 그러나 그런 것 같지는 않았다. 이런 형편이니 젊은 여자들은 확인을 하기 전에는 알 수가 없다. 배꼽이 오목 들어가 있다. 흰 바탕에 꽃무늬가 있는 팬티가 보인다. 천이 얇기 때문에 검은 삼각 지대가 희미하게 비쳐 보인다. 마쓰이의 손이 가슴에서 배 쪽으로 내려간다.
매끄럽고 탐스런 피부야.
손놀림으로 보아 여자의 몸을 다루는 데 익숙한 것 같지가 않다.
정말 그래.
맞장구를 치는 하루에는 아까부터 마쓰이의 동작과 나미에의 몸을 번갈아 가며 보고 있다. 그 표정에는 히데오가 지금 느끼고 있는 즐거움과 같은 것이 넘치고 있다.
아주 예뻐. 그 꽃무늬 팬티를 벗겨.
하루에의 음성이 상기되어 있다.
‘어쩌면 저 여자 동성애 기질도 있는 게 아닐까?’
히데오는 문득 그런 생각을 했다. 만약 그렇다면 하루에는 다에꼬에게 접근해 올 가능성도 있다. 히데오 부부를 즐기는 여자가 될 가능성이 있을 지도 모른다. 다에꼬가 속삭였다.
그렇게 예뻐요?
그렇지도 않아. 보통이야. 알코올 때문에 윤기가 있어 보이는 것뿐이야.
마쓰이는 더욱 나미에에게 가까이 다가가서 꽃무늬 팬티를 잡는다. 나미에는 여전히 눈을 감은 채 허리를 든다. 마쓰이의 손이 그 밑으로 들어가서 팬티를 내린다. 나미에의 아랫도리가 드러나고, 전등불에 검은 부분이 빛난다. 어젯밤에 본 하루에의 것보다 훨씬 짙다. 배꼽이 많이 들어가 있기 때문에 삼각 지대까지의 아랫배 부분이 유난히 탄력 있어 보인다. 넓적다리도 실팍한 느낌을 준다. 나미에가 자진해서 다리를 벌린다.
예뻐.
마쓰이가 그렇게 말하고 엉덩이를 들어 가랑이 사이로 갔다. 하루에도 따라가서 마쓰이의 어깨를 짚고 들여다본다. 하루에가 속삭인다.
자, 손으로 벌려 봐.
음.
마쓰이가 대답하고 그렇게 했다. 히데오의 눈에도 넘쳐 나는 샘이 보인다. 나미에의 또 하나의 얼굴이 거기에 있었다. 하루에가 다음 동작을 지시하자 마쓰이는 로봇 인형처럼 그 말에 따른다. 다시 하루에가 다음 동작을 요구하고, 마쓰이는 그것을 실행한다. 즉 하루에의 말에 따라 마쓰이는 나미에를 애무하기 시작한 것이다. 마쓰이의 애무를 받고 있는 나미에는 머리에서 베개를 빼내고 황홀한 듯 신음 소리를 내며 엉덩이를 비틀기 시작한다.
자, 조금 쉬었다가.
하루에가 도중에 마쓰이의 팔을 잡자 나미에는,
싫어!
하고 반항하며 눈을 떴다. 충혈된 눈이 젖어 있다.
마쓰이, 참 잘해. 더 계속해.
완전히 도취된 목소리다. 소련의 체제를 비난할 때의 그 여학생다운 면모는 거기에 없었다. 성적 자극에 신음하는 목소리다.
안돼, 좀 있다가. 이제 넌 일어나. 이번에는 마쓰이가 눕는 거야.
하고 하루에가 새로운 제안을 했다.
좋아. 알았어.
마쓰이는 나미에 옆자리에 반듯하게 누웠고, 나미에는 알몸이 되어 일어나 앉았다. 그때 출입문 쪽에서 노크 소리가 났다. 두 여자는 서로 얼굴을 본다. 하루에의 표정에 당황하는 빛이 스친다. 히데오의 머리가 순간적으로 돌아간다. ‘어젯밤 그 남자다. 하루에는 오늘 아침에 마쓰이에게 불고기를 대접하겠다고 말했다. 그래서 걱정이 돼서 왔을 것이다.’
마쓰이의 페니스는 나미에를 애무한 뒤라 팽창되어 있다. 하루에는 갑자기 그것을 덥석 잡았다가 놓고 일어섰다.
두 사람 모두 잠자코 있어.
하루에가 출입문 쪽으로 갔다. 걸어가면서 신호를 했는지 나미에는 실내복을 다시 입고 허리끈을 맸다. 하루에의 목소리가 들린다.
누구세요?
나야.
어쩐 일이죠?
문 좀 열어 줘.
안돼요. 오늘밤에는 친구들이 와 있어요. 게다가 나미에는 벌써 잠이 들었는걸요. 그냥 돌아가요.
그 음성은 히데오가 짐작한 대로 어젯밤의 그 남자였다. 하루에는 방안에 있는 두 사람이 들으라고 연극을 하고 있는 것이다. 잠시 후 조용해졌다. 그 남자는 돌아간 걸까? 마쓰이는 똑바로 누운 채로 있다. 나미에는 그의 몸에 손을 대고 있는 모양인데, 바깥쪽이 마음에 걸린다는 태도다. 하루에가 돌아왔다. 혼자였다.
나미에, 가베 씨야. 이런 늦은 밤에 오다니. 난처하군. 너도 있다고 말했어.
잘했어.
나미에는 허리를 조금 비틀다가 곧장 일어서서 방을 나갔다. 남아 있던 하루에는 마쓰이의 어깨를 잡으며 말했다.
가베 씨였어. 널 하숙집까지 데려다 주겠다는 거야. 있잖아, 미안하지만 오해를 받고 싶지는 않으니까 오늘밤은 그냥 돌아가 주지 않겠어?
음.
마쓰이가 일어났다.
가베 씨라면 나도 오해받고 싶지 않아. 유감이지만 돌아가지.
유감인 것은 히데오도 마찬가지다. 이제부터 볼 만하겠다고 생각했는데 방해물이 나타난 거다. 그나저나 하루에의 태도가 미묘하다. 마쓰이가 옷을 다 입자 그에게 다가가서,
2, 3일 안에 다시 와. 안 그러면 나미에가 불평해.
하고 속삭인다.
재워 주겠어?
안 그러면 나미에가 화를 낼 거야.
뺨에 키스를 해 준다. 이렇게 해서 마쓰이는 모처럼 두 여자를 가지고 즐기려던 판에 가베에게 이끌려서 돌아갔고, 방에는 두 여자만이 남았다.
가베 씨, 질투가 심한데.
마쓰이가 눈치채지 않았을까?
괜찮을 거야. 별로 의심할 줄 모르는 순진한 아이니까.
아무래도 나미에는 하루에와 가베의 관계를 아는 것 같다.
그나저나 나미에, 너 아쉽겠다. 조금만 더 있었으면 좋을 뻔했는데.
그래, 몹시 화가 나. 모처럼 좋은 기회였는데.
하지만 너무 실망하지 마. 2, 3일 안에 다시 오라고 했으니까. 만져 봤어?
아니.
잠이 안 와.
그럼, 조금 더 마실까?
두 사람은 전등을 밝게 켜고 위스키를 다시 마시기 시작했다.
있잖아 하루에. 너도 마쓰이를 안을 생각이었어?
글세, 상황에 따라서. 난 조금 만져 본 것뿐이지만 믿음직하던데. 아무튼 마쓰이는 네가 먼저야.
혹시 두 여자가 서로 애무하는 게 아닌가 하고 기대했는데 그런 일은 없었고, 위스키도 한 잔으로 끝내고 각자 이불 속으로 들어가서 불을 껐다. 히데오와 다에꼬는 반침에서 나와 방으로 돌아왔다.
대단한 학생들이군.
저렇게 대담하다니. 놀랐어요! 생각해 보니 나는 얌전했어요. 당신밖에는 몰랐으니까.
다에꼬는 더 이상 애무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젖어 있다. 이불 속에 들어가자마자 히데오는 곧 그녀 위로 올라갔다. 두 여자는 모처럼의 기회를 잃었지만 다에꼬는 그렇지 않다.
당신을 빌려주면 좋아하겠죠?
가볼까?
후후, 그것이 안 되니 인간 관계는 참 불편한 거예요.
추천105 비추천 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