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미시다 다께오 - 야회 3화
3. 노크 소리
10시, 히데오와 다에꼬는 아래층에서 티비를 보고 있었다. 3호실의 철 계단을 오르는 발소리를 맨 먼저 들은 것은 다에꼬다.
누가 왔어요.
히데오는 티비 볼륨을 낮췄다. 확실히 계단이 삐걱거리는 소리가 들려 온다. 이윽고 노크 소리도 난다.
두 사람이 암실인 반침 속으로 들어갔을 때 방문객은 이미 방안에 들어와 있었다. 코트를 입은 채 서 있다. 마쓰이는 아니다. 머리를 스포츠형으로 깎았다. 방에는 빨간 이불이 깔려 있다.
왜 이렇게 늦었어요?
하고 말하면서 잠옷 바람의 하루에가 다가가서 코트를 벗긴다.
함께 술을 마신 손님이 자꾸 잡는 바람에 뿌리칠 수가 없었어. 이쪽은 접대하는 입장이니까 할 수 없었지. 그런데 이 방 아주 좋은데.
출입구가 독립되어 있어서 좋죠?
코트를 다 벗자 남자는 하루에를 끌어안았다. 하루에의 몸이 뒤로 젖혀진다. 긴 키스가 시작되고, 히데오 옆에 있던 다에꼬가 깊은 한숨을 쉰다. 키스하는 도중 몸의 방향이 돌려져서 남자의 옆얼굴이 보인다. 이마가 넓고 눈썹이 짙다. 마쓰이보다 정력적으로 생겼다. 남자의 손이 조금씩 아래쪽으로 내려가더니 하루에의 허리를 끌어안는다. 하루에가 엉덩이를 흔들고 있다. 입술이 떨어지고 이번에는 하루에 쪽에서 남자의 목덜미에 팔을 감고 뺨에 뺨을 대며 비빈다. 그 두 번째 키스를 하면서 남자가 여자의 잠옷 자락을 헤친다. 하얀 사타구니가 드러나고 핑크 색 팬티가 보인다.
‘아까 입은 연한 하늘색 팬티는 그 후에 갈아입은 모양이다.’
남자의 손이 팬티 속으로 들어간다.
아, 아···
하루에의 안타까워하는 신음 소리가 들려 온다. 히데오 옆에서 훔쳐보고 있는 다에꼬도 잠옷 바람이다. 히데오가 그쪽으로 손을 옮겨간다. 다에꼬가 그것을 느끼고 몸을 히데오 쪽으로 돌리고 다리를 벌린다. 그곳은 이미 뜨거운 샘이 넘치고 있다. 그러나 히데오는 손가락을 움직일 수가 없다. 섣불리 자극을 주어서 다에꼬가 신음 소리를 내면 저쪽에 들린 위험이 있다. 하루에의 손이 바쁘게 움직인다. 바지 위에서 페니스를 잡고 있던 손이 지퍼를 내리고 속으로 들어간다. 익숙한 솜씨다. 그녀는 분명히 흥분된 숨소리를 내고 있다. 히데오는 다에꼬가 잡기 쉽도록 다리를 벌리고 있고, 다에꼬가 그의 것을 꺼낸다. 다에꼬의 하얀 손과 페니스의 검은 색이 대조적이다. 다에꼬가 자랑스럽다는 듯이 속삭인다.
당신 것이 더 굵어요.
목소리가 조금 흥분한 듯 떨리고 있다. 만족감을 느끼며 히데오는 속삭인다.
옆에 가서 대보지 않으면 몰라.
선 채로 키스를 한 뒤 3분 정도가 지나자 남자가 손을 놓고 자기 페니스를 다시 집어넣는다.
마쓰이가 또 왔어?
그래요.
가엾게···나와의 관계를 모르고 너에게 반해 있는 거야. 답례로 무엇을 해 줬어?
음, 목욕을 하게 했을 뿐이에요.
함께 들어갔어?
함께 해도 되는 거예요?
바보 같은 소리.
함께 들어가진 않았지만 등에 물이라도 끼얹어 줄까 하다가 그만 뒀어요.
잘했어.
당신도 목욕하겠어요?
아냐, 술기운이 있어서. 이젠 누워야겠어.
남자가 옷을 벗기 시작했다. 하루에가 타월을 가지고 와서 남자 앞에서 무릎을 꿇고 흥분돼 있는 것을 닦기 시작한다. 남자는 우두커니 서서 좌우를 두리번거린다.
깨끗이 닦아야지. 무엇을 하고 왔는지 모르니까. 다른 여자 방에서 자기 전날 밤에는 부인을 더 열렬히 사랑해 주는 남자가 있다죠?
남자는 기혼자인 모양이다. 히데오는 다시 그 남자의 얼굴을 보았다. 25, 6세나 될까. 히데오보다 많아 보이지는 않는다. 남자가 하루에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어젯밤에도 아침에도 안 했어.
하루에는 그의 것을 닦고 나서 입을 댄다. 남자는 계속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 있다.
아, 음.
신음 소리를 내면서 남자가 몸을 젖힌다. 다에꼬가 히데오의 것을 꼭 쥔다. 하루에가 입을 떼자 남자의 그것이 불빛에 빛난다. 남자는 그대로 이불 속으로 들어가고, 하루에는 남자가 벗어 놓은 옷을 차곡차곡 개어 놓는다.
‘이사온 날부터 이 모양이니 앞으로는 대단하겠군.’
마음속으로 히데오는 그런 생각을 한다. 하루에의 방탕한 모습은 히데오가 바라던 것이다. 다만 이삿짐을 날라주던 마쓰이의 순진한 모습이 생각나서,
‘마쓰이는 설마 이 여자가 남자를 끌어들일 줄은 모르겠지.’
하는 동정심이 생긴다. 하루에는 아무래도 여자의 간교함으로 마쓰이를 이용하고 있는 것 같다. 옷을 다 치운 하루에는 책상 위에 있는 전기 스탠드를 베갯맡으로 옮겨 놓고, 다른 불들은 다 끄고 나서 팬티를 벗는다. 그런 다음 잠시 생각하는 듯하다가 잠옷까지 다 벗고 남자 곁으로 갔다. 남자가 하루에를 끌어당긴다. 세 번째 키스가 시작됐다.
요전에 이또를 만났어.
그래요?
네 소식을 묻더군. ‘여전해?’ 라고 말야. 그 녀석, 아직 너한테 미련이 있는 모양이야?
나에겐 과거의 사람이에요.
하지만 역시 첫 남자니까 잊을 수 없을 테지? 이 집 주소를 가르쳐 줄 거야?
아뇨. 이젠 생각하고 싶지도 않아요. 어쩌다가 그자와 결혼할 뻔한 것을 생각하면 소름이 끼쳐요. 그보다도 오늘밤엔 어디서 마셨어요?
신주꾸.
그럼, 그 여자 가게에 갔군요?
아니, 안 갔어.
얘기는 거기서 중단되고 남자는 몸을 일으켜서 하루에의 몸 위로 올라간다. 이불이 들썩거리고, 하루에는 베개를 옆으로 밀어 놓는다. 그리고 네 팔이 서로 얽힌다. 여러 가지 전희가 있을 것으로 기대 했는데 곧바로 행위가 시작되었다. 레시버에 남녀의 가쁜 숨소리가 들린다. 남자의 숨소리가 거칠어진다. 술이 취해서 더욱 그런 모양이다. 다만 하루에의 신음 소리와 표정의 변화에 의해서 그녀가 상당한 기교를 부리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다에꼬가 작은 목소리로 말한다.
이불을 젖히면 좋을 텐데.
자기에게 잘 보이게 되길 원하는 동시에 하루에의 얼굴에 땀방울이 맺혀 있기 때문에 하는 말이다. 남자의 속삭임이 들린다. 자기와 결합되어 있는 여자의 육체에 대한 찬사다. 상당히 과장되어 있다고 히데오는 느꼈으나 본래 그렇게 해야 여자가 좋아하는 법이다. 남자의 신음 소리에 따라서 하루에는 점점 절박한 신음 소리를 연발하고, 그 소리가 중단되더니,
부인하고 나 중에서 어느 쪽이 더 좋아요?
하고 떨리는 음성으로 묻는다. 남자는 주저하지 않고 대답한다.
하루에가 더 좋아. 아, 아···
이불이 더욱 크게 들썩거린다.
‘형편없는 놈!’
하고 히데오는 속으로 혀를 찬다. 좀 화가 치민다. 극적인 순간이 왔을 때 하루에는 그의 등을 끌어안고 있는 팔에 더욱 힘을 주며 손톱을 세우다가 이불자락을 움켜쥐고,
어머, 어머, 돼요.
하고 소리치기 시작한다.
나도, 나도!
남자도 그렇게 소리치며 더욱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반침에서 나와 이불 속으로 들어가자마자 다에꼬는 히데오를 끌어안는다. 그녀의 몸은 불길처럼 달아오르고 있었다. 폭풍이 지나갔다. 다에꼬의 흥분은 전에 없이 격렬했다. 그런 다음에 여진이 조용히 물러가면서 다에꼬는 말했다.
그 사람들, 콘돔도 아무 것도 사용하지 않는 것 같던데 괜찮을까요?
괜찮은 시기겠지. 아니면 남자가 불임수술을 했든지.
당신도 나와 비교해서 어떠냐는 질문을 받은 적 있어요?
있어. 하지만 난 대답하지 않았어. 내가 말하지 않은 것은 비교하는 것 자체가 성실하지 못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야. 게다가 대체로 그런 것을 묻는 여자는 별로 질이 좋지 않아. 저 여대생한테는 좀 실망했어.
하지만 학생의 몸으로 그런 경지까지 알고 있어요. 결혼도 안했는데.
자고 가는 남자가 저 남자만이 아닐 지도 몰라.
다에꼬는 히데오의 부드러워진 페니스를 만지면서,
부인이 있는 남자와 저런 짓을 하는 여대생, 당신도 마다하지 않겠죠?
하고 묻는다.
음.
하지만 그런 사이가 돼도 집세는 꼬박꼬박 받아야 해요.
물론이지.
잠시 후 히데오는 잠이 든 다에꼬의 곁을 살짝 빠져 나와서 이층 반침으로 들어갔다. 남자는 돌아누워서 잠이 들어 있고, 하루에는 무엇인가를 쓰고 있다. 낮은 음악 소리가 흐르고 있다. 하루에의 표정은 방금 전에 그렇게 광태를 부렸다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진지하다. 옆에서 남자가 자고 있는 것이 부자연스러울 정도로. 히데오가 귀에다 신경을 쓰며 그 표정을 훔쳐보고 있는 동안 하루에는 펜을 놓고 종이를 멀리 밀어 놓은 뒤 이불에서 나왔다. 그리고는 남자의 어깨를 잡고 반듯하게 눕힌다. 남자는 입을 벌린 채 그냥 자고 있다. 알몸으로 그 위에 올라간 하루에는 천천히 남자의 얼굴 위에 엉덩이를 내려놓는다. 뜻하지 않은 행동이었기 때문에 히데오는 눈이 휘둥그래진다. 킥킥 웃음을 참는 소리가 들린다. 각도 때문에 벌려진, 그곳이 히데오에게는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하루에와 남자의 체위가 어떻게 되어 있는지는 알 수 있다. 하루에의 표정에는 요염한 빛이 흐른다. 곧 엉덩이를 든 하루에는 다시 남자에게서 조금 떨어진 자리에 눕고 머리맡에 있는 전기 스탠드를 껐다. 방안이 어두워진다.
‘아까 저 여자는 남자의 거기에 키스했다. 그런데 남자는 그녀의 몸을 애무해 주지 않았다. 그래서 일종의 보상 심리로 저러는 걸까?’
그래도 남자를 깨우며 모를까, 자기 전에 그런 행동을 하다니 이해가 안된다. 히데오는 반침에서 나와 침실로 돌아왔다. 계속 자고 있는 다에꼬 옆에 눕는다.
나 깨우지 말아요.
다에꼬는 잠꼬대처럼 중얼거리고는 더 깊은 잠 속으로 빠져들었다.
‘아마 다에꼬는 오늘밤 처음으로 다른 사람의 섹스 장면을 봤을 것이다.’
그런 생각을 하는 히데오의 얼굴에 엷은 미소가 스쳐 지나갔다.
10시, 히데오와 다에꼬는 아래층에서 티비를 보고 있었다. 3호실의 철 계단을 오르는 발소리를 맨 먼저 들은 것은 다에꼬다.
누가 왔어요.
히데오는 티비 볼륨을 낮췄다. 확실히 계단이 삐걱거리는 소리가 들려 온다. 이윽고 노크 소리도 난다.
두 사람이 암실인 반침 속으로 들어갔을 때 방문객은 이미 방안에 들어와 있었다. 코트를 입은 채 서 있다. 마쓰이는 아니다. 머리를 스포츠형으로 깎았다. 방에는 빨간 이불이 깔려 있다.
왜 이렇게 늦었어요?
하고 말하면서 잠옷 바람의 하루에가 다가가서 코트를 벗긴다.
함께 술을 마신 손님이 자꾸 잡는 바람에 뿌리칠 수가 없었어. 이쪽은 접대하는 입장이니까 할 수 없었지. 그런데 이 방 아주 좋은데.
출입구가 독립되어 있어서 좋죠?
코트를 다 벗자 남자는 하루에를 끌어안았다. 하루에의 몸이 뒤로 젖혀진다. 긴 키스가 시작되고, 히데오 옆에 있던 다에꼬가 깊은 한숨을 쉰다. 키스하는 도중 몸의 방향이 돌려져서 남자의 옆얼굴이 보인다. 이마가 넓고 눈썹이 짙다. 마쓰이보다 정력적으로 생겼다. 남자의 손이 조금씩 아래쪽으로 내려가더니 하루에의 허리를 끌어안는다. 하루에가 엉덩이를 흔들고 있다. 입술이 떨어지고 이번에는 하루에 쪽에서 남자의 목덜미에 팔을 감고 뺨에 뺨을 대며 비빈다. 그 두 번째 키스를 하면서 남자가 여자의 잠옷 자락을 헤친다. 하얀 사타구니가 드러나고 핑크 색 팬티가 보인다.
‘아까 입은 연한 하늘색 팬티는 그 후에 갈아입은 모양이다.’
남자의 손이 팬티 속으로 들어간다.
아, 아···
하루에의 안타까워하는 신음 소리가 들려 온다. 히데오 옆에서 훔쳐보고 있는 다에꼬도 잠옷 바람이다. 히데오가 그쪽으로 손을 옮겨간다. 다에꼬가 그것을 느끼고 몸을 히데오 쪽으로 돌리고 다리를 벌린다. 그곳은 이미 뜨거운 샘이 넘치고 있다. 그러나 히데오는 손가락을 움직일 수가 없다. 섣불리 자극을 주어서 다에꼬가 신음 소리를 내면 저쪽에 들린 위험이 있다. 하루에의 손이 바쁘게 움직인다. 바지 위에서 페니스를 잡고 있던 손이 지퍼를 내리고 속으로 들어간다. 익숙한 솜씨다. 그녀는 분명히 흥분된 숨소리를 내고 있다. 히데오는 다에꼬가 잡기 쉽도록 다리를 벌리고 있고, 다에꼬가 그의 것을 꺼낸다. 다에꼬의 하얀 손과 페니스의 검은 색이 대조적이다. 다에꼬가 자랑스럽다는 듯이 속삭인다.
당신 것이 더 굵어요.
목소리가 조금 흥분한 듯 떨리고 있다. 만족감을 느끼며 히데오는 속삭인다.
옆에 가서 대보지 않으면 몰라.
선 채로 키스를 한 뒤 3분 정도가 지나자 남자가 손을 놓고 자기 페니스를 다시 집어넣는다.
마쓰이가 또 왔어?
그래요.
가엾게···나와의 관계를 모르고 너에게 반해 있는 거야. 답례로 무엇을 해 줬어?
음, 목욕을 하게 했을 뿐이에요.
함께 들어갔어?
함께 해도 되는 거예요?
바보 같은 소리.
함께 들어가진 않았지만 등에 물이라도 끼얹어 줄까 하다가 그만 뒀어요.
잘했어.
당신도 목욕하겠어요?
아냐, 술기운이 있어서. 이젠 누워야겠어.
남자가 옷을 벗기 시작했다. 하루에가 타월을 가지고 와서 남자 앞에서 무릎을 꿇고 흥분돼 있는 것을 닦기 시작한다. 남자는 우두커니 서서 좌우를 두리번거린다.
깨끗이 닦아야지. 무엇을 하고 왔는지 모르니까. 다른 여자 방에서 자기 전날 밤에는 부인을 더 열렬히 사랑해 주는 남자가 있다죠?
남자는 기혼자인 모양이다. 히데오는 다시 그 남자의 얼굴을 보았다. 25, 6세나 될까. 히데오보다 많아 보이지는 않는다. 남자가 하루에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어젯밤에도 아침에도 안 했어.
하루에는 그의 것을 닦고 나서 입을 댄다. 남자는 계속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 있다.
아, 음.
신음 소리를 내면서 남자가 몸을 젖힌다. 다에꼬가 히데오의 것을 꼭 쥔다. 하루에가 입을 떼자 남자의 그것이 불빛에 빛난다. 남자는 그대로 이불 속으로 들어가고, 하루에는 남자가 벗어 놓은 옷을 차곡차곡 개어 놓는다.
‘이사온 날부터 이 모양이니 앞으로는 대단하겠군.’
마음속으로 히데오는 그런 생각을 한다. 하루에의 방탕한 모습은 히데오가 바라던 것이다. 다만 이삿짐을 날라주던 마쓰이의 순진한 모습이 생각나서,
‘마쓰이는 설마 이 여자가 남자를 끌어들일 줄은 모르겠지.’
하는 동정심이 생긴다. 하루에는 아무래도 여자의 간교함으로 마쓰이를 이용하고 있는 것 같다. 옷을 다 치운 하루에는 책상 위에 있는 전기 스탠드를 베갯맡으로 옮겨 놓고, 다른 불들은 다 끄고 나서 팬티를 벗는다. 그런 다음 잠시 생각하는 듯하다가 잠옷까지 다 벗고 남자 곁으로 갔다. 남자가 하루에를 끌어당긴다. 세 번째 키스가 시작됐다.
요전에 이또를 만났어.
그래요?
네 소식을 묻더군. ‘여전해?’ 라고 말야. 그 녀석, 아직 너한테 미련이 있는 모양이야?
나에겐 과거의 사람이에요.
하지만 역시 첫 남자니까 잊을 수 없을 테지? 이 집 주소를 가르쳐 줄 거야?
아뇨. 이젠 생각하고 싶지도 않아요. 어쩌다가 그자와 결혼할 뻔한 것을 생각하면 소름이 끼쳐요. 그보다도 오늘밤엔 어디서 마셨어요?
신주꾸.
그럼, 그 여자 가게에 갔군요?
아니, 안 갔어.
얘기는 거기서 중단되고 남자는 몸을 일으켜서 하루에의 몸 위로 올라간다. 이불이 들썩거리고, 하루에는 베개를 옆으로 밀어 놓는다. 그리고 네 팔이 서로 얽힌다. 여러 가지 전희가 있을 것으로 기대 했는데 곧바로 행위가 시작되었다. 레시버에 남녀의 가쁜 숨소리가 들린다. 남자의 숨소리가 거칠어진다. 술이 취해서 더욱 그런 모양이다. 다만 하루에의 신음 소리와 표정의 변화에 의해서 그녀가 상당한 기교를 부리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다에꼬가 작은 목소리로 말한다.
이불을 젖히면 좋을 텐데.
자기에게 잘 보이게 되길 원하는 동시에 하루에의 얼굴에 땀방울이 맺혀 있기 때문에 하는 말이다. 남자의 속삭임이 들린다. 자기와 결합되어 있는 여자의 육체에 대한 찬사다. 상당히 과장되어 있다고 히데오는 느꼈으나 본래 그렇게 해야 여자가 좋아하는 법이다. 남자의 신음 소리에 따라서 하루에는 점점 절박한 신음 소리를 연발하고, 그 소리가 중단되더니,
부인하고 나 중에서 어느 쪽이 더 좋아요?
하고 떨리는 음성으로 묻는다. 남자는 주저하지 않고 대답한다.
하루에가 더 좋아. 아, 아···
이불이 더욱 크게 들썩거린다.
‘형편없는 놈!’
하고 히데오는 속으로 혀를 찬다. 좀 화가 치민다. 극적인 순간이 왔을 때 하루에는 그의 등을 끌어안고 있는 팔에 더욱 힘을 주며 손톱을 세우다가 이불자락을 움켜쥐고,
어머, 어머, 돼요.
하고 소리치기 시작한다.
나도, 나도!
남자도 그렇게 소리치며 더욱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반침에서 나와 이불 속으로 들어가자마자 다에꼬는 히데오를 끌어안는다. 그녀의 몸은 불길처럼 달아오르고 있었다. 폭풍이 지나갔다. 다에꼬의 흥분은 전에 없이 격렬했다. 그런 다음에 여진이 조용히 물러가면서 다에꼬는 말했다.
그 사람들, 콘돔도 아무 것도 사용하지 않는 것 같던데 괜찮을까요?
괜찮은 시기겠지. 아니면 남자가 불임수술을 했든지.
당신도 나와 비교해서 어떠냐는 질문을 받은 적 있어요?
있어. 하지만 난 대답하지 않았어. 내가 말하지 않은 것은 비교하는 것 자체가 성실하지 못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야. 게다가 대체로 그런 것을 묻는 여자는 별로 질이 좋지 않아. 저 여대생한테는 좀 실망했어.
하지만 학생의 몸으로 그런 경지까지 알고 있어요. 결혼도 안했는데.
자고 가는 남자가 저 남자만이 아닐 지도 몰라.
다에꼬는 히데오의 부드러워진 페니스를 만지면서,
부인이 있는 남자와 저런 짓을 하는 여대생, 당신도 마다하지 않겠죠?
하고 묻는다.
음.
하지만 그런 사이가 돼도 집세는 꼬박꼬박 받아야 해요.
물론이지.
잠시 후 히데오는 잠이 든 다에꼬의 곁을 살짝 빠져 나와서 이층 반침으로 들어갔다. 남자는 돌아누워서 잠이 들어 있고, 하루에는 무엇인가를 쓰고 있다. 낮은 음악 소리가 흐르고 있다. 하루에의 표정은 방금 전에 그렇게 광태를 부렸다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진지하다. 옆에서 남자가 자고 있는 것이 부자연스러울 정도로. 히데오가 귀에다 신경을 쓰며 그 표정을 훔쳐보고 있는 동안 하루에는 펜을 놓고 종이를 멀리 밀어 놓은 뒤 이불에서 나왔다. 그리고는 남자의 어깨를 잡고 반듯하게 눕힌다. 남자는 입을 벌린 채 그냥 자고 있다. 알몸으로 그 위에 올라간 하루에는 천천히 남자의 얼굴 위에 엉덩이를 내려놓는다. 뜻하지 않은 행동이었기 때문에 히데오는 눈이 휘둥그래진다. 킥킥 웃음을 참는 소리가 들린다. 각도 때문에 벌려진, 그곳이 히데오에게는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하루에와 남자의 체위가 어떻게 되어 있는지는 알 수 있다. 하루에의 표정에는 요염한 빛이 흐른다. 곧 엉덩이를 든 하루에는 다시 남자에게서 조금 떨어진 자리에 눕고 머리맡에 있는 전기 스탠드를 껐다. 방안이 어두워진다.
‘아까 저 여자는 남자의 거기에 키스했다. 그런데 남자는 그녀의 몸을 애무해 주지 않았다. 그래서 일종의 보상 심리로 저러는 걸까?’
그래도 남자를 깨우며 모를까, 자기 전에 그런 행동을 하다니 이해가 안된다. 히데오는 반침에서 나와 침실로 돌아왔다. 계속 자고 있는 다에꼬 옆에 눕는다.
나 깨우지 말아요.
다에꼬는 잠꼬대처럼 중얼거리고는 더 깊은 잠 속으로 빠져들었다.
‘아마 다에꼬는 오늘밤 처음으로 다른 사람의 섹스 장면을 봤을 것이다.’
그런 생각을 하는 히데오의 얼굴에 엷은 미소가 스쳐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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