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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룡강 천룡파황보 제 1 장 萬年蔘王의 奇遇

제 1 장 萬年蔘王의 奇遇

양춘지절(陽春之節)-----

봄(春)은 뭇생명(生命)에 활기를 준다.

따사로운 양광 아래 난발한 기화이초들이 초원(草原)을 메우고,

푸르른 초목들은 연이은 산봉(山峯)을 뒤덮는다.

간간이 들리는 산새들의 지저귐.......

계곡을 넘쳐 흐르는 옥수(玉水).......

너무도 아름답고 평화로운 풍광이 양문지절을 수놓는다.



무이산(武夷山)-----

기기묘묘(奇奇妙妙)한 산봉들이 신록의 푸르름을 덮고 널려있는 천하명산(天下名山).

그 누구라도 세속(世俗)의 번거로움을 잊고말 것 같은 선경(仙境)이 그림같이

펼쳐져 있는 곳.

무릉도원이런가?

꿈같은 도원경의 무이산에 문득 일인고영(一人孤影)이 나타났다.

아!

진실로 선인(仙人)이 존재한단 말인가?

나타난 인물,

약관전후의 초탈하기 이를데 없는 청년문사였다.

해맑은 얼굴은 명공의 조각품같이 수려하고,

맑고도 우연하게 빛나는 백색장포를 걸친 청년문사의 인상은 저녁무렵의 잔잔한

호수, 바로 그것이었다.

수려하고 백옥(白玉)같이 하얗게 빛나는 이마 위에는 붉은 홍옥(紅玉)이 박힌

문생건이 씌워져 있으며,

허리에는 주옥(珠玉)으로 단장된 패검(佩劍) 한 자루가 걸려 있다.

딸랑! 딸랑!

청년이 걸음을 옮길 때마다 패검의 수실에 매달려 있는 보옥들이 맑은 옥음을

내며 흔들렸다.

문득,

구름이 흐르듯 걸음을 옮기던 청년이 몸을 세웠다.

그곳은 맑은 옥계가 내려다 보이는 낮으막한 구릉!

구릉과 그에 연한 옥계가 온통 싱그러운 녹음에 뒤덮여 있었다.

"후----- 후! "

청년은 다소의 자조감이 서린 웃음을 흘렸다.

그와 함께,

스------ 윽!

그의 여인의 섬섬옥수같은 우수(右手)가 이마 위로 흘러내린 몇 가닥의 머리카락을

쓸어 올렸다.

너무도 수려한 모습!

옥수임풍(玉樹林風)이 이를 두고 하는 말이리라.

"사마장현(司馬長玄)아.... 아무도 무이산(武夷山)의 풍광(風光)에 취했기로서니

지나온 길마저 잊어버리다니..... "

청년은 자조의 중얼거림을 발했다.

하나, 청년의 태도,

그것은 어디까지나 유유자적, 그것이었다.

그의 유현하게 빛나는 봉목은 한가로움과 경이와 싱그러움으로 가득차 주위를

돌아보고 있지 않은가?

이제 겨우 약관이된 그의 몸가짐은 세속을 초탈한 선인의 자세였다.

세사(世事)에 연연해 하지 않고 삼라만상을 관조하는......

"핫하! 길을 잊었으면 진심으로 무이산인 풍광(風光)에 묻혀서 며칠 지낼

수 있으니 잘된 일이지....... "

청년은 태평스럽게 미소를 지으며 밝은 옥계(玉溪)로 걸음을 옮겼다.

차르르......

한점의 오탁도 없는 계류(溪流)가 매끄러운 수석(水石)을 안고 돌아 흐른다.

청년은 편편한 반석으로 올라 한쌍의 뽀얀 옥수로 계류에 담갔다.

촤르르르......

그리고는 두 손을 모아 상큼한 계류로 얼굴을 가져갔다.

"하하! 시원하구나! 사마일가(司馬一家)에 나를 있게 해주신 부모님들만

아니라면 모든 인연을 잊고 풍수(風水)와 벗하여 살련만.... "

청년은 반석 위에 편한 자세로 앉았다.

물기가 묻은 그의 얼굴은 뽀얗게 떠오른 만월같이 빛났다.

청년 사마장현은 미소를 머금은 채 계류에 노니는 작은 물고기들에게 시선을 주었다.

사마장현은 이내 자신이 처한 환경조차 잊고 자연에 몰입해 갔다.

한순간,

카----- 아----- 악!

한소리 듣기 거북한 괴성(怪聲)이 무이산의 선경을 뒤흔들었다.

"무슨 소린가? "

사마장현은 흠칫 놀라 귀를 기울였다.

잠시 후,

카----- 악!

다시 한번 구를 째는 괴성이 그의 귀를 울렸다.

그것은 가슴을 서늘하게 하는 그런 소리였다.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들리는 소리인데.... "

사마장현은 벌떡 일어섰다.

본능적인 두려움도 있었으나 그보다 호기심이 더 크게 일어났다.

"가보자! "

사마장현은 옷을 털며 괴성이 들려온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카----- 아!

다시 몇 번의 괴성이 더 들렸으며 그 소리는 점점 가까워져 갔다.

곧,

사마장현은 음침한 곡구(谷口)에 이르렀다.

양쪽으로 깎아지른 듯한 석벽이 수십 장 높이로 치솟아 있었다.

사마장현은 크게 호흡을 들이쉬며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그곳은 호리병과 같이 생긴 절곡이었다.

"헉! "

절곡 안으로 들어서던 사마장현의 초탈한 얼굴이 경악으로 물들었다.

절곡 안,

그곳에서는 아주 급박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었다.

카---- 아!

카---- 그!

귀를 찢는 괴성이 절곡을 뒤흔들며,

몸길이가 오 장이 넘는 괴망(怪 )이 발가벗은 어린아이를 덮쳐들고 있지 않은가?

괴망(怪 )!

그것은 실로 끔찍한 모습의 괴물이었다.

길이가 오 장이나 되고 몸통이 한아름이나 되는 몸뚱아리가 시커멓게 빛나는

비늘(鱗)로 뒤덮여 있었다.

머리는 솥뚜껑만하고 등으로는 한 줄기 붉은 선이 그어져 있다.

이마의 중앙에는 별(星)모양의 돌기가 달려 있고,

쩍벌린 아가리에는 세 치가 넘는 독아(毒牙)가 날카롭게 돋아 있었다.

"묵..... 묵린혈망(墨鱗血 )! "

사마장현은 안색이 하얗게 질려 버렸다.

사마장현의 뇌리에 괴이지(怪異志)에서 본 내용이 벼락같이 스치고 지나갔다.



<묵린혈망(墨鱗血 ). >

이는 만년(萬年)을 산다는 전설(傳說) 속의 영물(靈物)이다.

천로(天露)와 영약(靈藥)이 그 먹이고 지극령지(地極靈地)인 동굴에서 살아간다.

일신에 덮인 묵린(墨鱗)은 천하에서 가장 질기다.

무엇으로도 찢기지 않아 갑주(甲鑄)를 만들면 천하의 보의(寶衣)가 되어

도검(刀劍)에 찢기지 않고 수화(水火)를 막아낸다.

또한 영약을 먹고 산 그 피(血)는 천하의 영약이다.

영원히 젊음을 유지시켜 주며 무림인에게는 한 방울로 십년내공을 주는 공효가 있다.

하여, 무림인이라면 눈에 불을 켜고 찾는 묵린혈망이다.

그것이 사마장현의 눈앞에 나타난 것이다.



캬------- 아!

그때,

묵린혈망은 동굴같은 시뻘건 아가리를 벌린 채 발가숭이 어린아이를 집어삼키려

하고 있었다.

"위험하다! "

사마장현은 앞뒤도 가리지 않고 주먹만한 돌멩이를 집어 들었다.

그리고,

"에----- 잇! "

휘----- 익!

석벽가로 몰아넣은 어린아이를 집어삼키려는 묵린혈망의 머리를 향해 힘껏 던져 내었다.

탁!

캬----- 아악!

사마장현이 던진 돌멩이는 모질게 묵린혈망의 아가리를 가격했다.

캬----- 오!

갑작스런 방해를 받은 묵린혈망이 대노하여 홱 돌아섰다.

묵린혈망의 두눈은 시뻘겋게 빛을 발하며 사마장현을 노려보았다.

"웃! "

사마장현은 섬칫하여 주춤주춤 한 걸음 물러섰다.

묵린혈망이 사마장현에게 눈길을 돌리는 순간,

휘----- 익!

발가숭이의 어린아이가 날아 사마장현이 서 있는 곡구쪽으로 달려왔다.

이제 사오세 정도 되었을까?

옥으로 빚은 듯이 귀여운 옥동(玉童)인데 뽀얀 서기(瑞氣)가 전신을 두르고 있었다.

그뿐 아니라 아이의 몸에서는 폐부를 시원하게 해주는 방향이 풍겼다.

(아이가 허공을 날다니.... )

사마장현이 놀라는 사이 어린아이는 사마장현의 오장 앞으로 달려왔다.

"아가야! 이리 오너라! "

사마장현은 아이를 보호할 양으로 마주 달려가 아이의 손목을 쥐어갔다.

휘----- 익!

하나 웬일인지 아이는 질겁을 하며 그의 손을 피했다.

"왜 그러느냐? "

사마장현은 의아해하면서도 급히 아이의 한쪽 손목을 잡아챘다.

그 순간,

"아----- 앙! "

찢어지는 듯한 어린아이의 울음소리가 들리고,

화르르르.....!

어린아이의 몸뚱이가 연기로 흩어지며 사마장현의 벌린 입속으로 빠려 들었다.

"윽! "

어린아이의 몸이 연기로 녹아 입속으로 들어가자 전신이 불구덩이에 들어간 듯이

화끈 달아 올랐다.

그리고,

툭-----!

사마장현의 발앞으로 빈 껍질만 남은 인형삼근(人形蔘根)이 떨어졌다.

"큭.... 만.... 만년삼왕(萬年蔘王)이었다니.....! "

고통 속에서 사마장현은 경악성을 발하며 휘청거렸다.

아!

어린아이......

그것은 인간의 아이가 아니고 만년삼왕(萬年蔘王)의 영정(靈精)이었던 것이다.

본시,

만년삼왕(萬年蔘王)이나 만년하수오(萬年河首烏)가 만년 이상 묵게 되면 영성

(靈性)을 지니게 된다.

그래서 어린아이의 형태로 변하여 스스로 움직이게 되는 것이다.

사마장현!

그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엄청난 기연(奇緣)을 만난 것이다.



만년삼왕(萬年蔘王).

그 무궁무진한 공효를 어찌 필설로 다 형언할 수 있겠는가?

만독(萬毒), 만병(萬病)을 퇴치할 수 있고,

수명이 몇배로 늘어나며 영원히 청춘을 간직할 수 있다.

그 뿐인가?

무공을 익히게 되면 아무리 써도 바닥이 나지 않는 무궁한 공력(功力)을 주게 되는 것이다.



사마장현은 생각지도 않게 이런 만년삼왕의 영정을 복용하게 된 것이다.

하나,

"크------- 윽! "

우선 당장 사마장현은 전신이 터져나가는 듯한 고통에 몸부림쳐야 했다.

만년삼왕의 극강한 약력이 가공할 잠력으로 사마장현의 몸에 파고드는 때문이었다.

캬----- 아!

다 잡았던 만년삼왕을 사마장현에게 빼앗긴 묵린혈망은 대노했다.

카----- 르르!

쏴----- 아!

묵린혈망이 시뻘건 아가리를 딱 벌린 채 사마장현에게 쇄도해 왔다.

그때 사마장현은 만년삼왕의 약기로 전신이 터지는 듯한 고통이 몰려와 정신이 없었다.

그런 중에서도 사마장현은 위기를 직감했다.

"이..... 이놈의 미물이.....! "

차----- 창!

정신이 혼미한 중에 사마장현은 차고 있던 패검을 뽑아 들었다.

"우------ 욱! "

일단 힘을 쓰자 사마장현의 두 팔로 엄청난 잠력이 일었다.

그것은 만년삼왕의 약력이 일으키는 잠력이었다.

"물러나랏! "

위------ 잉!

패검은 달려드는 묵린혈망의 머리를 향해 폭포가 쏟아지는 기세로 날아갔다.

사마장현이 후두른 일검에는 족히 천근의 무게가 실려 있었다.

하나!

묵린혈망이 어떤 괴물인가?

카----- 캉!

파----- 가각!

캬------ 아!

고통스런 묵린혈망의 비명이 일었으나,

그대신 묵린혈망을 후려친 사마장현의 패검이 박살나 나버렸다.

묵린혈망의 가죽은 천하에서 가장 질긴 보물이 아닌가?

"크..... 이럴 수가......! "

패검이 박살나자 사마장현은 아연하여 물러났다.

캬---- 아!

그틈을 노리고 묵린혈망은 사마장현을 덮쳤다.

"크---- 윽! 네..... 네놈이.... "

사마장현은 뼈가 부서지는 고통에 신음을 토해야만 했다.

묵린혈망의 거대한 몸뚱이가 사마장현을 휘감아 버린 것이다.

캬----- 오!

그리고는 묵린혈망은 시뻘건 입을 벌려 사마장현의 머리를 깨물어왔다.

"이.... 익! 네놈에게...지지 않는다! "

사마장현은 본능적으로 묵린혈망의 목을 움켜 쥐었다.

우르르......!

어디서 생겼는지 대해같은 잠력이 그의 두 팔로 몰려 들었다.

캬----- 아!

천하의 묵린혈망도 숨통이 막히는지 고통스럽게 비명을 질렀다.

하나,

만년삼왕이 일으키는 잠력은 만년삼왕 전체공효의 백분지 일도 안되는 것이다.

무공이란 것은 거들떠 보지도 않던 사마장현이 만년을 살아온 묵린혈망의 괴력을

당할 수는 없다.

"크----- 으! "

캬-------- 아!

묵린혈망이 용을 쓰자 사마장현은 척추를 비롯한 전신골격이 가루로 부서지는

고통을 느꼈다.

그와 함께,

새---- 액!

묵린혈망의 시뻘건 아가리가 점점 사마장현의 머리로 다가왔다.

"크----- 으! "

사마장현의 두 팔이 전력을 다해 버텼으나 그의 팔은 점차 구부르졌다.

설상가상으로,

만년삼왕의 약기가 뇌수까지 치밀어 정신마저 혼몽해져왔다.

"으.......! "

이를 악문 그의 눈앞으로 묵린혈망의 아가리와 번뜩이는 독아(毒牙)가 점점

크게 확산 되어왔다.

"으...... 이대로 당하고 마는가? "

사마장현은 신음하며 점차 정신을 잃어갔다.

정신을 잃으면서도 그의 두 손은 여전히 묵린혈망의 목을 움켜쥐고 있었다.

과연.....

그는 이대로 묵린혈망의 먹이가 되고 말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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