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왕경 第十八章 形意閃極劍訣
第十八章 形意閃極劍訣
------쾌활림(快活林)!
그것은 삼 년 내 강남일대에서 가장 유명해진 이름이었다.
모든 쾌락(快樂)을 자유롭게 누릴 수 있는 곳!
어떠한 도박도 마음껏 골라 즐길 수 있으며,
기막힌 명주(名酒)에 서시(西施)와 양귀비에 못지않은 미인(美人)을 품에 안을 수 있었다.
심지어,
쾌활림에서는 살인(殺人)까지도 자유롭게 허용된다지 않은가?
기꺼이 죽어줄 노예들이 살인을 하고자 하는 자의 칼을 기다리고 있나니......
쾌활림------!
그곳에 일단 들어가면 이 모든 쾌락을 모두 무료로 누릴 수 있게 된다.,
물론,
조건은 있었다.
그것은 무엇이든 남보다 뛰어난 재주가 한 가지는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무공(武功)이나 서화(書畵),
음률,
온갖 잡기 등......
그리고,
남을 속이는 기술이나 도둑질이라도,
일단 쾌활림의 시험에 통과하면 그 순간부터 쾌활림의 모든 것을 자유롭게 즐기고 누릴 권리가 부여된다.
모든 쾌락을 누릴 수 있다------!
그것은 실로 엄청난 유혹이 아닐 수 없었다.
자연히,
쾌활림에는 수많은 재주꾼들이 몰려들었다.
온갖 잡기와 기술을 지닌 자들이 꾸역꾸역 쾌활림으로 달려왔다.
그 같은 현상은 일견하여 대수롭지 않은 것인 듯 했다.
하나,
사실은 그렇지 않았다.
몇몇 뜻깊은 현자(賢者)들은 우려를 금치 못했다.
만일,
쾌활림이 수없이 몰려든 그 재주꾼들을 이용하여 세상을 혼란시키려 든다면 실로 걷잡을 수 없는 사태가 발생하리라는 것이다.
하나,
그같은 우려는 극히 일부 현자들의 고심에 지나지 않았다.
오늘도 변함없이 꾸역꾸역 사람들은 쾌활림으로 몰려든다.
이제,
쾌활림의 명성은 중원을 넘어 변방과 변황 이역에까지 널리 퍼져 그곳의 기인이사들까지도 쾌활림을 찾아들었다.
동정호변의 악양 교외에 세워진 쾌활림,
그곳은 단 한시도 휘황한 홍등(紅燈)이 꺼진 적이 없었다.
언제나 찬란한 유혹의 빛으로 불야성(不夜城)을 이루는 쾌활림.
그곳은 밤이 깊어도 잠들지 않는다.
하나,
그 쾌활림에는 한 가지 절대신비가 있으니......
그것은 바로 쾌활림주(快活林主)에 관한 것이었다.
쾌활림이 그렇게 유명하건만 이제껏 쾌활림주를 본 자는 아무도 없었다.
완벽한 신비에 싸여있는 인물,
혹자는 그를 여인이라고도 하고 혹자는 사내라고도 했다.
하나,
그것이 확인되지는 않았다.
과연,
쾌활지존(快活至尊)이라 불리는 쾌활림주(快活林主)는 누구일까?
그는 무엇을 노리고 천하 기인이사들을 끌어모으는 것일까?
과연......
------동정호(洞庭湖),
천하제일호(天下第一湖)!
중원오대호(中原五大湖) 중에서도 단연 으뜸으로 손꼽히는 명승지였다.
풍광이 수려하고 경물이 빼어나기로 유명한 대호(大湖),
그 동정호의 북단,
하나의 깎아지른 듯한 단애가 자리하고 있었다.
그 단애 위,
한 명의 소년서생이 우뚝 서 있었다.
“과연 이백이 동정호가 하늘과 땅을 가른다고 노래할만 하구나!”
끝간데 없이 펼쳐진 푸른 물결,
넘실거리는 하얀 파도......
거대한 동정호는 호수라기보다 차라리 망망대해라 함이 옳을 것이다.
소년서생은 단애 위에서 그 동정호의 수려한 풍광을 내려다보며 감탄을 금치 못했다.
일신에 눈같이 흰 백삼을 걸친 소년,
그는 머리에 타는 듯 붉은 보석이 박힌 문생건(文生巾)을 두르고 있었다.
그 모습은 실로 인상적이었다.
게다가, 소년의 용모는 어떠한가?
아!
임풍옥수라 할까?
그의 용모는 뭇 여인들의 방심을 두근거리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조각으로 빚은 듯 영준하고 단아한 용모,
소년은 손에 옥(玉)으로 깎아 만든 하나의 부채를 들고 있었다.
한겨울에 부채라니.......?
기이하지 않은가?
하나,
고고한 소년의 모습에서는 전혀 어색함이 느껴지지 않았다.
------ 마운룡!
그렇다.
소년은 바로 마운룡이었다.
옥비연을 사천당문에게 맡긴 그는 북상하여 이곳 동정호에 이른 것이었다.
물론,
쾌활림의 내막을 탐색하기 위해서였다.
쾌활림등 혼세육패천(混世六覇天)은 수호십왕전의 괴멸과 모종의 연관이 있으리라는 추측때문이었다.
마운룡은 그중 첫 번째로 쾌활림을 탐색하러 가려는 것이었다.
문득,
그는 동정호의 출렁이는 물결을 내려다보며 나직한 한숨을 내쉬었다.
(이 천하절경을 편안한 마음으로 감상할 때는 언제나 오려나......)
지금은 저녁 무렵,
망망대해와 같은 동정호에 짙은 황혼이 피고 어느 새 주위는 어슴푸레한 어둠이 찾아들고 있었다.
마운룡은 어두워지는 주위를 둘러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만 슬슬 쾌활림으로 가봐야겠군!)
이어,
그는 막 몸을 돌리려 했다.
한데 그때,
“악!”
돌연,
어디선가 날카로운 여인의 비명이 들려왔다.
“......!”
마운룡은 흠칫했다.
다음 순간,
슥------!
그의 신형은 그대로 비명이 들린 방향으로 날아갔다.
스스슥......
갈대숲,
호반의 갈대숲에 어둠이 내리고 있었다.
이따금 불어오는 바람에 제멋대로 쓰러져 눕는 무수한 갈대들......
하나,
겨울의 갈대숲은 왠지 차갑고 메말라 보였다.
그 갈대숲의 중앙,
“헤헤, 쾌활림에 못 들어가 화가 나던 참에 잘 되었구나!”
“켈켈! 우리 하서삼살(河西三殺)은 복도 많군. 쾌활림에서 쫓겨나자마자 요런 반반한 계집이 걸려들다니......!”
세 명의 파락호들이 한 명의 귀부인을 둘러싸고 희롱하고 있었다.
“무...... 무엄하군요. 내가 누군지 알기나 해요?”
여인은 겁에 질린 표정으로 몸을 도시리며 소리쳤다.
나이는 이십대 후반 정도,
순후하고 고아한 인상을 지닌 미소부였다.
세 명의 사내들은 여인의 풍만한 몸을 음흉한 눈길로 쓸어보며 침을 삼켰다.
“흐흐...... 얼마나 대단한 분인지 들어볼까?”
사내의 느물느물한 웃음에 여인은 앙칼진 음성으로 외쳤다.
“나는 악양자사의 부인이다! 내 몸에 손을 대면 그이가 용서치 않을 것이다!”
그 말에,
“아이구! 죽을죄를 지었습니다. 몰라 뵈었군요!”
사내는 짐짓 절을 하는 시늉을 하며 이죽거렸다.
“하지만 죽을 때 죽더라도 네년의 속살맛은 봐야겠다!”
“켈켈! 귀족의 마누라는 그곳의 맛도 천한 계집의 아랫도리 맛과 다른지 볼까?”
사내들은 음탕한 어조로 지껄이며 득의의 웃음을 흘렸다.
이어,
그 자들은 일제히 덤벼들어 여인의 의복을 찢어냈다.
“악!”
찌------ 익......!
여인의 날카로운 비명과 함께 그녀의 하의가 사내들의 손에 단번에 찢겨나갔다.
그러자,
탐스럽기 이를 데 없는 뽀얀 여인의 아랫도리가 드러났다.
풍만하고 미끈한 허벅지,
불룩한 아랫배의 둔덕.
한데,
특이하게도 여인의 구릉 그 아래에는 털이 한 올도 없지 않은가?
그것을 본 세 사내는 신기한 듯 눈을 크게 떴다.
“햐! 백구(白丘)가 아닌가?”
“수많은 계집을 안아봤지만 백구는 처음인걸?”
그 자들은 음탕하게 지껄이며 흥분과 기대의 눈빛을 번득였다.
“......!”
여인은 수치의 표정으로 입술을 깨물었다.
그때,
“헤헤, 내가 먼저다. 냉수도 순서가 있는 법이니!”
사내들 중 첫째가 바지끈을 풀며 두 사내들 둘러보았다.
“흘흘, 물론이오!”
“제발 후딱 해치우기나 하쇼. 아우들 속태우지나 말고!”
두 사내는 각기 한 마디씩 하며 여인의 다리를 활짝 좌우로 벌렸다.
그러자,
함께 벌어지는 여체의 동굴.
새하얀 옥덩이가 갈라지며 분홍빛 오묘한 속살이 드러났다.
깊고 은밀한 쾌락의 근원,
여인은 절망으로 안색이 하얗게 질렸다.
“이...... 이 천벌을 받을 것들!”
하나,
첫 번째 사내는 그런 여인의 모습에서 더욱 야릇한 충동을 느끼며 음탕하게 히죽 웃었다.
“흐흐...... 앙탈부리지 마라! 곧 더해 달라고 매달리게 될테니!”
그 자는 벌린 여인의 다리 사이에 서서 바지를 벗어 내렸다.
순간,
거대하고 흉측한 사내의 흉기가 불끈 치솟은 채 드러났다.
“흑!”
사내의 흉기를 본 여인은 질겁하며 급히 고개를 돌렸다.
문득,
사내는 도착적인 욕정으로 두 눈을 번득이며 말했다.
“나무토막 같으면 재미가 없지 않겠느냐?”
말과 함께 그는 품속에서 하나의 옥병을 꺼내들었다.
옥병에는 분홍빛 액체가 반쯤 채워져 있었다.
그것을 본 두 사내는 강렬한 호기심과 욕정으로 침을 삼켰다.
“거금 열 냥을 주고 산 음룡지액(淫龍之液)을 시험해 보려는 것이오?”
“흐흐...... 그렇다.”
첫째 사내는 히죽 웃으며 옥병의 뚜껑을 열고 그것을 벌려진 여인의 비소에 끼웠다.
순간,
“악!”
여인은 하체에 싸늘한 감촉의 이물질이 박힘을 느끼고 날카로운 비명을 내질렀다.
“흐흐......!”
사내는 옥병을 여체의 동굴에 삽입하여 거꾸로 쏟아지게 만들었다.
여인은 차가운 액체가 자궁 안으로 흘러듬을 느끼고 전율했다.
다음 순간,
“흐윽...... 아아......!”
이내,
그녀의 숨결이 거칠어졌다.
음약의 효과가 퍼진 것이었다.
“흐흐, 그럼 그렇지!”
사내는 득의의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이어,
그 자는 무릎을 꿇어 여인의 그곳에 박힌 옥병을 빼냈다.
그리고,
그곳에 자신의 흉기를 가져갔다.
순간,
“아아...... 어서...... 제발......!”
여인은 부들부들 교구를 경련하며 안타깝게 몸부림쳤다.
하나,
사내는 여인의 그런 모습을 즐기는 듯 흉기를 여인의 동굴 입구에 부비기만 할뿐 삽입하지 않았다.
“흐윽...... 어...... 어서...... 여보......!”
여인은 미칠 듯 안타깝게 몸부림치며 사내에게 애원했다.
숨가쁘게 새어나오는 뜨거운 헐떡임,
하얗게 치떠지는 눈,
그녀의 그런 몸부림은 차마 눈뜨고 볼 수 없을 정도였다.
세 사내들은 꿈에도 알지 못했다.
(죽일놈들......!)
눈(目),
한쌍의 분노의 눈이 자신들의 행위를 지켜보고 있음을.
십여 장 밖의 갈대 사이,
한 명의 소년이 은신해 있었다.
마운룡,
여인의 비명을 듣고 달려온 바로 그였다.
그때,
“흐------ 더는 못참겠다!”
사내는 신음과 함께 자신의 흉기를 벌려진 동굴의 입구에 잇대었다.
이어,
그 자는 한치 한치 그것을 밀어 넣었다.
순간,
“아학...... 어서...... 제발...... 여보......!”
여인은 하얗게 눈을 치뜨며 광란의 몸부림으로 사내에게 매달렸다.
마운룡,
그는 살기 어린 눈으로 손을 쳐들었다.
(육시를 내주마!)
그는 이를 갈며 지력을 날리려 했다.
그의 손가락이 튕겨지면 그 순간 귀부인을 능욕하는 자의 골통이 박살나고 말 것이다.
한데,
바로,
그때엿다.
“켁!”
“켁!”
돌연,
두 마디의 단말마의 비명이 터져올랐다.
(헉!)
마운룡은 두 눈을 부릅떴다.
그런 그의 시야,
툭...... 후두둑......
여인의 다리를 좌우에서 짓누르고 있던 두 사내의 목이 삐끗하더니,
그대로 옆으로 굴러 떨어지는 것이 보였다.
잘린 목으로부터 선혈이 분수같이 치솟아 올랐다.
후두둑......!
그 피는 허여멀건한 여인의 아랫도리와 막 그녀를 능욕하려던 사내의 얼굴 위로 쏟아졌다.
순간,
“으헉!”
막 여체의 동굴에 자신의 흉기를 삽입하던 사내의 입에서 단발마의 비명이 터져 나왔다.
한 순간에 동료들이 목을 잘려 시체로 화한 것이 아닌가?
쿵쿵......!
목이 잘린 두 사내의 몸뚱이는 마치 나무토막처럼 둔탁한 굉음을 내며 바닥으로 나뒹굴었다.
그 순간,
“누...... 누구냐?”
살아남은 사내는 공포에 질려 벌떡 몸을 일으켰다.
그때,
“쯪쯪, 유감이군! 중원에 들어오자마자 만난 것이 이런 쥐새끼들이라니......!”
서툰 한어의 냉막한 음성이 사내의 뒤에서 들려왔다.
순간,
“헉!”
사내는 질겁하며 홱 뒤를 돌아보았다.
그런 그 자의 두 눈이 한껏 부릅떠졌다.
갈대끝을 밟고 서 있는 한 명의 청년이 그 자의 시야에 들어온 것이었다.
그 자의 모습은 보통 중원인과 달랐다.
창백해 보이리만치 흰 안색,
얼음처럼 차갑고 냉오한 인상.
특히,
가늘게 찢겨 올라간 두 눈과 칼로 그은 듯 얄팍한 입술은 섬뜩하리만치 차디차보였다.
복장 또한 중원인과는 전혀 달랐다.
머리는 좌우로 밀어 넘겨 뒤에서 상투를 튼 모습이었다.
그리고,
걸치고 있는 의복은 전형적인 왜국 무사(武士)의 복장이었다.
그 자는 허리에 크고 작은 두개의 칼을 차고 있었다.
마운룡은 돌연한 청년의 등장에 경악의 눈빛을 지었다.
(저것은 왜국(倭國) 무사의 복장이 아닌가? 설마...... 동영 부상검막(扶桑劍幕)에서 온 자란 말인가?)
그는 놀라움을 금치 못하며 검미를 모았다.
그때,
“이...... 이 죽어랏!”
살아남은 사내,
하서삼살(河西三殺)의 첫째는 대두도를 쳐들고 미친 듯이 청년을 향해 덤벼들었다.
순간,
“쥐새끼 같은 놈!”
청년의 얄팍한 입술 끝에서 냉막한 음성이 흘러나왔다.
그와 함께,
번쩍!
그 자의 손끝에서 무엇인가 예리한 빛이 번뜩였다.
그 찰나의 순간 그 자의 허리의 장도가 뽑혀 무엇인가를 베고 다시 제자리에 꽂혀졌다.
그 일련의 동작은 너무 빨라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하서삼살의 첫째,
그 자는 잠시 두 눈을 부릅뜬 채 굳어진 듯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청년의 손속이 너무 빨라 이미 베어진 그 자의 목은 금방 동체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한순간,
사내의 신형이 휘청하더니 피분수가 확 솟구쳤다.
촤...... 아아!
쿵------!
비로소 사내의 목이 동체와 분리되며 바닥으로 나뒹구는 것이 아닌가?
뒤이어 뻣뻣하게 서 있던 목 잘린 동체도 썩은 나무토막처럼 나뒹굴었다.
그 무서운 청년의 손속에 마운룡은 경악의 눈빛을 지었다.
(무...... 무서운 쾌검(快劍)!)
그는 숨을 멈추었다.
(틀림없다. 저 자가 방금 시전한 것은 동영 부상검막의 쾌검술인 형의섬극검결(形意閃極劍訣)이다!)
그는 팔황무고(八荒武庫)에서 본 기록을 떠올리며 내심 부르짖었다.
------형의섬극검결(形意閃極劍訣)!
우내최강의 쾌검술,
팔황무고의 기록에 의하면 형의섬극검결을 능가하는 쾌검술은 아직 그 사례가 발견된 적이 없다고 한다.
바로 천외구중천(天外九重天) 중 동영 부상검막(扶桑劍幕)의 절대비예.
한데,
그 형의섬극검결이 지금 마운룡의 눈 앞에 시전된 것이었다.
제 삼권 快活林의 秘密 편 시작입니다. ^^
------쾌활림(快活林)!
그것은 삼 년 내 강남일대에서 가장 유명해진 이름이었다.
모든 쾌락(快樂)을 자유롭게 누릴 수 있는 곳!
어떠한 도박도 마음껏 골라 즐길 수 있으며,
기막힌 명주(名酒)에 서시(西施)와 양귀비에 못지않은 미인(美人)을 품에 안을 수 있었다.
심지어,
쾌활림에서는 살인(殺人)까지도 자유롭게 허용된다지 않은가?
기꺼이 죽어줄 노예들이 살인을 하고자 하는 자의 칼을 기다리고 있나니......
쾌활림------!
그곳에 일단 들어가면 이 모든 쾌락을 모두 무료로 누릴 수 있게 된다.,
물론,
조건은 있었다.
그것은 무엇이든 남보다 뛰어난 재주가 한 가지는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무공(武功)이나 서화(書畵),
음률,
온갖 잡기 등......
그리고,
남을 속이는 기술이나 도둑질이라도,
일단 쾌활림의 시험에 통과하면 그 순간부터 쾌활림의 모든 것을 자유롭게 즐기고 누릴 권리가 부여된다.
모든 쾌락을 누릴 수 있다------!
그것은 실로 엄청난 유혹이 아닐 수 없었다.
자연히,
쾌활림에는 수많은 재주꾼들이 몰려들었다.
온갖 잡기와 기술을 지닌 자들이 꾸역꾸역 쾌활림으로 달려왔다.
그 같은 현상은 일견하여 대수롭지 않은 것인 듯 했다.
하나,
사실은 그렇지 않았다.
몇몇 뜻깊은 현자(賢者)들은 우려를 금치 못했다.
만일,
쾌활림이 수없이 몰려든 그 재주꾼들을 이용하여 세상을 혼란시키려 든다면 실로 걷잡을 수 없는 사태가 발생하리라는 것이다.
하나,
그같은 우려는 극히 일부 현자들의 고심에 지나지 않았다.
오늘도 변함없이 꾸역꾸역 사람들은 쾌활림으로 몰려든다.
이제,
쾌활림의 명성은 중원을 넘어 변방과 변황 이역에까지 널리 퍼져 그곳의 기인이사들까지도 쾌활림을 찾아들었다.
동정호변의 악양 교외에 세워진 쾌활림,
그곳은 단 한시도 휘황한 홍등(紅燈)이 꺼진 적이 없었다.
언제나 찬란한 유혹의 빛으로 불야성(不夜城)을 이루는 쾌활림.
그곳은 밤이 깊어도 잠들지 않는다.
하나,
그 쾌활림에는 한 가지 절대신비가 있으니......
그것은 바로 쾌활림주(快活林主)에 관한 것이었다.
쾌활림이 그렇게 유명하건만 이제껏 쾌활림주를 본 자는 아무도 없었다.
완벽한 신비에 싸여있는 인물,
혹자는 그를 여인이라고도 하고 혹자는 사내라고도 했다.
하나,
그것이 확인되지는 않았다.
과연,
쾌활지존(快活至尊)이라 불리는 쾌활림주(快活林主)는 누구일까?
그는 무엇을 노리고 천하 기인이사들을 끌어모으는 것일까?
과연......
------동정호(洞庭湖),
천하제일호(天下第一湖)!
중원오대호(中原五大湖) 중에서도 단연 으뜸으로 손꼽히는 명승지였다.
풍광이 수려하고 경물이 빼어나기로 유명한 대호(大湖),
그 동정호의 북단,
하나의 깎아지른 듯한 단애가 자리하고 있었다.
그 단애 위,
한 명의 소년서생이 우뚝 서 있었다.
“과연 이백이 동정호가 하늘과 땅을 가른다고 노래할만 하구나!”
끝간데 없이 펼쳐진 푸른 물결,
넘실거리는 하얀 파도......
거대한 동정호는 호수라기보다 차라리 망망대해라 함이 옳을 것이다.
소년서생은 단애 위에서 그 동정호의 수려한 풍광을 내려다보며 감탄을 금치 못했다.
일신에 눈같이 흰 백삼을 걸친 소년,
그는 머리에 타는 듯 붉은 보석이 박힌 문생건(文生巾)을 두르고 있었다.
그 모습은 실로 인상적이었다.
게다가, 소년의 용모는 어떠한가?
아!
임풍옥수라 할까?
그의 용모는 뭇 여인들의 방심을 두근거리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조각으로 빚은 듯 영준하고 단아한 용모,
소년은 손에 옥(玉)으로 깎아 만든 하나의 부채를 들고 있었다.
한겨울에 부채라니.......?
기이하지 않은가?
하나,
고고한 소년의 모습에서는 전혀 어색함이 느껴지지 않았다.
------ 마운룡!
그렇다.
소년은 바로 마운룡이었다.
옥비연을 사천당문에게 맡긴 그는 북상하여 이곳 동정호에 이른 것이었다.
물론,
쾌활림의 내막을 탐색하기 위해서였다.
쾌활림등 혼세육패천(混世六覇天)은 수호십왕전의 괴멸과 모종의 연관이 있으리라는 추측때문이었다.
마운룡은 그중 첫 번째로 쾌활림을 탐색하러 가려는 것이었다.
문득,
그는 동정호의 출렁이는 물결을 내려다보며 나직한 한숨을 내쉬었다.
(이 천하절경을 편안한 마음으로 감상할 때는 언제나 오려나......)
지금은 저녁 무렵,
망망대해와 같은 동정호에 짙은 황혼이 피고 어느 새 주위는 어슴푸레한 어둠이 찾아들고 있었다.
마운룡은 어두워지는 주위를 둘러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만 슬슬 쾌활림으로 가봐야겠군!)
이어,
그는 막 몸을 돌리려 했다.
한데 그때,
“악!”
돌연,
어디선가 날카로운 여인의 비명이 들려왔다.
“......!”
마운룡은 흠칫했다.
다음 순간,
슥------!
그의 신형은 그대로 비명이 들린 방향으로 날아갔다.
스스슥......
갈대숲,
호반의 갈대숲에 어둠이 내리고 있었다.
이따금 불어오는 바람에 제멋대로 쓰러져 눕는 무수한 갈대들......
하나,
겨울의 갈대숲은 왠지 차갑고 메말라 보였다.
그 갈대숲의 중앙,
“헤헤, 쾌활림에 못 들어가 화가 나던 참에 잘 되었구나!”
“켈켈! 우리 하서삼살(河西三殺)은 복도 많군. 쾌활림에서 쫓겨나자마자 요런 반반한 계집이 걸려들다니......!”
세 명의 파락호들이 한 명의 귀부인을 둘러싸고 희롱하고 있었다.
“무...... 무엄하군요. 내가 누군지 알기나 해요?”
여인은 겁에 질린 표정으로 몸을 도시리며 소리쳤다.
나이는 이십대 후반 정도,
순후하고 고아한 인상을 지닌 미소부였다.
세 명의 사내들은 여인의 풍만한 몸을 음흉한 눈길로 쓸어보며 침을 삼켰다.
“흐흐...... 얼마나 대단한 분인지 들어볼까?”
사내의 느물느물한 웃음에 여인은 앙칼진 음성으로 외쳤다.
“나는 악양자사의 부인이다! 내 몸에 손을 대면 그이가 용서치 않을 것이다!”
그 말에,
“아이구! 죽을죄를 지었습니다. 몰라 뵈었군요!”
사내는 짐짓 절을 하는 시늉을 하며 이죽거렸다.
“하지만 죽을 때 죽더라도 네년의 속살맛은 봐야겠다!”
“켈켈! 귀족의 마누라는 그곳의 맛도 천한 계집의 아랫도리 맛과 다른지 볼까?”
사내들은 음탕한 어조로 지껄이며 득의의 웃음을 흘렸다.
이어,
그 자들은 일제히 덤벼들어 여인의 의복을 찢어냈다.
“악!”
찌------ 익......!
여인의 날카로운 비명과 함께 그녀의 하의가 사내들의 손에 단번에 찢겨나갔다.
그러자,
탐스럽기 이를 데 없는 뽀얀 여인의 아랫도리가 드러났다.
풍만하고 미끈한 허벅지,
불룩한 아랫배의 둔덕.
한데,
특이하게도 여인의 구릉 그 아래에는 털이 한 올도 없지 않은가?
그것을 본 세 사내는 신기한 듯 눈을 크게 떴다.
“햐! 백구(白丘)가 아닌가?”
“수많은 계집을 안아봤지만 백구는 처음인걸?”
그 자들은 음탕하게 지껄이며 흥분과 기대의 눈빛을 번득였다.
“......!”
여인은 수치의 표정으로 입술을 깨물었다.
그때,
“헤헤, 내가 먼저다. 냉수도 순서가 있는 법이니!”
사내들 중 첫째가 바지끈을 풀며 두 사내들 둘러보았다.
“흘흘, 물론이오!”
“제발 후딱 해치우기나 하쇼. 아우들 속태우지나 말고!”
두 사내는 각기 한 마디씩 하며 여인의 다리를 활짝 좌우로 벌렸다.
그러자,
함께 벌어지는 여체의 동굴.
새하얀 옥덩이가 갈라지며 분홍빛 오묘한 속살이 드러났다.
깊고 은밀한 쾌락의 근원,
여인은 절망으로 안색이 하얗게 질렸다.
“이...... 이 천벌을 받을 것들!”
하나,
첫 번째 사내는 그런 여인의 모습에서 더욱 야릇한 충동을 느끼며 음탕하게 히죽 웃었다.
“흐흐...... 앙탈부리지 마라! 곧 더해 달라고 매달리게 될테니!”
그 자는 벌린 여인의 다리 사이에 서서 바지를 벗어 내렸다.
순간,
거대하고 흉측한 사내의 흉기가 불끈 치솟은 채 드러났다.
“흑!”
사내의 흉기를 본 여인은 질겁하며 급히 고개를 돌렸다.
문득,
사내는 도착적인 욕정으로 두 눈을 번득이며 말했다.
“나무토막 같으면 재미가 없지 않겠느냐?”
말과 함께 그는 품속에서 하나의 옥병을 꺼내들었다.
옥병에는 분홍빛 액체가 반쯤 채워져 있었다.
그것을 본 두 사내는 강렬한 호기심과 욕정으로 침을 삼켰다.
“거금 열 냥을 주고 산 음룡지액(淫龍之液)을 시험해 보려는 것이오?”
“흐흐...... 그렇다.”
첫째 사내는 히죽 웃으며 옥병의 뚜껑을 열고 그것을 벌려진 여인의 비소에 끼웠다.
순간,
“악!”
여인은 하체에 싸늘한 감촉의 이물질이 박힘을 느끼고 날카로운 비명을 내질렀다.
“흐흐......!”
사내는 옥병을 여체의 동굴에 삽입하여 거꾸로 쏟아지게 만들었다.
여인은 차가운 액체가 자궁 안으로 흘러듬을 느끼고 전율했다.
다음 순간,
“흐윽...... 아아......!”
이내,
그녀의 숨결이 거칠어졌다.
음약의 효과가 퍼진 것이었다.
“흐흐, 그럼 그렇지!”
사내는 득의의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이어,
그 자는 무릎을 꿇어 여인의 그곳에 박힌 옥병을 빼냈다.
그리고,
그곳에 자신의 흉기를 가져갔다.
순간,
“아아...... 어서...... 제발......!”
여인은 부들부들 교구를 경련하며 안타깝게 몸부림쳤다.
하나,
사내는 여인의 그런 모습을 즐기는 듯 흉기를 여인의 동굴 입구에 부비기만 할뿐 삽입하지 않았다.
“흐윽...... 어...... 어서...... 여보......!”
여인은 미칠 듯 안타깝게 몸부림치며 사내에게 애원했다.
숨가쁘게 새어나오는 뜨거운 헐떡임,
하얗게 치떠지는 눈,
그녀의 그런 몸부림은 차마 눈뜨고 볼 수 없을 정도였다.
세 사내들은 꿈에도 알지 못했다.
(죽일놈들......!)
눈(目),
한쌍의 분노의 눈이 자신들의 행위를 지켜보고 있음을.
십여 장 밖의 갈대 사이,
한 명의 소년이 은신해 있었다.
마운룡,
여인의 비명을 듣고 달려온 바로 그였다.
그때,
“흐------ 더는 못참겠다!”
사내는 신음과 함께 자신의 흉기를 벌려진 동굴의 입구에 잇대었다.
이어,
그 자는 한치 한치 그것을 밀어 넣었다.
순간,
“아학...... 어서...... 제발...... 여보......!”
여인은 하얗게 눈을 치뜨며 광란의 몸부림으로 사내에게 매달렸다.
마운룡,
그는 살기 어린 눈으로 손을 쳐들었다.
(육시를 내주마!)
그는 이를 갈며 지력을 날리려 했다.
그의 손가락이 튕겨지면 그 순간 귀부인을 능욕하는 자의 골통이 박살나고 말 것이다.
한데,
바로,
그때엿다.
“켁!”
“켁!”
돌연,
두 마디의 단말마의 비명이 터져올랐다.
(헉!)
마운룡은 두 눈을 부릅떴다.
그런 그의 시야,
툭...... 후두둑......
여인의 다리를 좌우에서 짓누르고 있던 두 사내의 목이 삐끗하더니,
그대로 옆으로 굴러 떨어지는 것이 보였다.
잘린 목으로부터 선혈이 분수같이 치솟아 올랐다.
후두둑......!
그 피는 허여멀건한 여인의 아랫도리와 막 그녀를 능욕하려던 사내의 얼굴 위로 쏟아졌다.
순간,
“으헉!”
막 여체의 동굴에 자신의 흉기를 삽입하던 사내의 입에서 단발마의 비명이 터져 나왔다.
한 순간에 동료들이 목을 잘려 시체로 화한 것이 아닌가?
쿵쿵......!
목이 잘린 두 사내의 몸뚱이는 마치 나무토막처럼 둔탁한 굉음을 내며 바닥으로 나뒹굴었다.
그 순간,
“누...... 누구냐?”
살아남은 사내는 공포에 질려 벌떡 몸을 일으켰다.
그때,
“쯪쯪, 유감이군! 중원에 들어오자마자 만난 것이 이런 쥐새끼들이라니......!”
서툰 한어의 냉막한 음성이 사내의 뒤에서 들려왔다.
순간,
“헉!”
사내는 질겁하며 홱 뒤를 돌아보았다.
그런 그 자의 두 눈이 한껏 부릅떠졌다.
갈대끝을 밟고 서 있는 한 명의 청년이 그 자의 시야에 들어온 것이었다.
그 자의 모습은 보통 중원인과 달랐다.
창백해 보이리만치 흰 안색,
얼음처럼 차갑고 냉오한 인상.
특히,
가늘게 찢겨 올라간 두 눈과 칼로 그은 듯 얄팍한 입술은 섬뜩하리만치 차디차보였다.
복장 또한 중원인과는 전혀 달랐다.
머리는 좌우로 밀어 넘겨 뒤에서 상투를 튼 모습이었다.
그리고,
걸치고 있는 의복은 전형적인 왜국 무사(武士)의 복장이었다.
그 자는 허리에 크고 작은 두개의 칼을 차고 있었다.
마운룡은 돌연한 청년의 등장에 경악의 눈빛을 지었다.
(저것은 왜국(倭國) 무사의 복장이 아닌가? 설마...... 동영 부상검막(扶桑劍幕)에서 온 자란 말인가?)
그는 놀라움을 금치 못하며 검미를 모았다.
그때,
“이...... 이 죽어랏!”
살아남은 사내,
하서삼살(河西三殺)의 첫째는 대두도를 쳐들고 미친 듯이 청년을 향해 덤벼들었다.
순간,
“쥐새끼 같은 놈!”
청년의 얄팍한 입술 끝에서 냉막한 음성이 흘러나왔다.
그와 함께,
번쩍!
그 자의 손끝에서 무엇인가 예리한 빛이 번뜩였다.
그 찰나의 순간 그 자의 허리의 장도가 뽑혀 무엇인가를 베고 다시 제자리에 꽂혀졌다.
그 일련의 동작은 너무 빨라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하서삼살의 첫째,
그 자는 잠시 두 눈을 부릅뜬 채 굳어진 듯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청년의 손속이 너무 빨라 이미 베어진 그 자의 목은 금방 동체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한순간,
사내의 신형이 휘청하더니 피분수가 확 솟구쳤다.
촤...... 아아!
쿵------!
비로소 사내의 목이 동체와 분리되며 바닥으로 나뒹구는 것이 아닌가?
뒤이어 뻣뻣하게 서 있던 목 잘린 동체도 썩은 나무토막처럼 나뒹굴었다.
그 무서운 청년의 손속에 마운룡은 경악의 눈빛을 지었다.
(무...... 무서운 쾌검(快劍)!)
그는 숨을 멈추었다.
(틀림없다. 저 자가 방금 시전한 것은 동영 부상검막의 쾌검술인 형의섬극검결(形意閃極劍訣)이다!)
그는 팔황무고(八荒武庫)에서 본 기록을 떠올리며 내심 부르짖었다.
------형의섬극검결(形意閃極劍訣)!
우내최강의 쾌검술,
팔황무고의 기록에 의하면 형의섬극검결을 능가하는 쾌검술은 아직 그 사례가 발견된 적이 없다고 한다.
바로 천외구중천(天外九重天) 중 동영 부상검막(扶桑劍幕)의 절대비예.
한데,
그 형의섬극검결이 지금 마운룡의 눈 앞에 시전된 것이었다.
제 삼권 快活林의 秘密 편 시작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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