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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사랑을위하여2-27


토요일 밤

1호실의 기요미가 남자 둘과 여자 한명을 데리고 와서 술잔치를 벌인 것은 토요일 저녁 무렵이었다.
두 남자의 머리는 요즘 유행하고 있는 스타일이다.
매스컴 관계의 일을 하고 있다는 사실은 이러한 머리 모양만 보고도 금방 알 수 있다.
여자도 스무 살 정도 되어 보이는 데 멋진 양장을 입고 있었다.
일반적으로 광고 계통의 회사에 다니고 있는 사람들은 대체로 젊은 편이다. 그리고 성에 대해서도 상당히 개방적이라는 것은 히데오도 잡지사 등의 편집자로부터 듣고 있다.
마시면서 서로 어떤 대화를 나누는지 흥미가 당겼기 때문에 히데오는 계속 주시했다.
네 사람은 식탐을 빙 둘러싸고서 위스키워터를 마시면서 계속 담소를 나눈다.
이야기의 내용으로 보건대, 두 남자는 같은 회사의 동년배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여자 손님은 두 남자 손님 가운데 한 명의 연인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그 두 사람 중에서 누구의 애인인지는 알 수 없다.
아니면 그냥 동료일지도 모른다.
요즘 젊은 사람들은 제 3자가 보기엔 애인인지 그냥 친구인지 판단이 서지 않을 정도의 태도로 교제를 하고 있다.
처음에, 그들의 이야기는 정석대로 회사의 다른 동료들에 대한 잡담이 주를 이루었다.
공격의 목표가 되고 있는 인물이 있다.
누군가를 씹으면서 술을 마시면 더욱 맛이 나는 법이다. 이것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는 것 같다. 이윽고 이야기는 업무에 대한 불만으로 옮겨갔다.
기요미가 제일 많이 떠들어댄다.
회사에서 상당히 활약하고 있는 인물임을 알 수 있다.
아무래도 기요미는 남자들을 자기편으로 끌어들이기 위해서 초대 한 것 같다.
얘기를 하는 중간중간에 그 두 사람을 부추켜 세운다.
이야기의 내용이 전문적인 것뿐이어서 지루해진 히데오는 3호실을 들여다보았다.
스즈꼬는 책상 앞에 앉아서 공부하고 있다.
그녀는 거의 그런 식이다.
요즘 여대생들에게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희귀한 모습이다.
히데오는 그녀의 단정한 옆얼굴을 바라보며,
‘하루에 같은 친구와 사귀면서도 물들지 않고 이렇게 성실한 생활을 하는 이유는 뭘까?’
하고 의문을 가져본다.
잠시 후 4호실을 들여다보았다.
‘또 와 있군.’
마리꼬는 요전에 새디스틱한 플레이를 연출하던 여자와 둘이서 사이 좋게 텔레비전을 보고 있다.
광고가 흘러나오고 있다.
갑자기 히데오는,
‘이 선전, 어쩌면 1호실에 있는 무리가 만든 건지도 모르겠다.’
하고 생각해 본다.
마리꼬가 여자를 쳐다보며,
“나도 함께 갈까?”
하고 묻는다.
“좋아, 같이 가.”
상대방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야기가 계속될 것 같다.
“둘이서 한턱 내게 하자구.”
“화내지 않을까?”
“남자를 데리고 가는 것도 아닌데 뭘. 화내지 않을 거야.”
“그 점은 편리하군. 그러나 알게 되면 큰일인데…….”
“그러니까 잘 해야 돼. 나에게 결혼을 신청하다니, 사람을 보는 눈이 그렇게 없나?”
“그러면서 그 남자가 맘에 들어서 잽싸게 결혼해 버리는 거 아냐?”
“설마! 결혼해서 남자하고 살다니, 생각만 해도 소름이 끼치는걸. 형식적으로 만나는 것 뿐이야.”
“상대방은 잔뜩 기대에 부풀어 있을 텐데?”
“후후후!”
웃으면서 여자는 마리꼬의 어깨를 끌어당기더니 유방을 만지기 시작한다.
마리꼬는 입술을 더듬는다.
키스를 하는 도중에 광고가 끝나고, 드라마가 시작되었다.
그러나 두 사람은 키스에만 열중하고 있다.
마리꼬의 손이 상대 여자의 허벅지를 어루만지기 시작한다.
스커트가 젖혀지고, 두 사람은 서로 껴안은 채 다다미 위에 쓰러진다.
‘또 시작되었군.’
본질적으로 레즈비언이나 호모에게는 흥미가 없는 히데오는 다시 1호실 쪽을 들여다보았다.
네 사람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토론은 계속되고 있다.
두 남자는 역시 기요미가 자기들보다 낫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지 경의를 표하는 모습으로 얘기에 귀를 기울인다. 그러다가 선배의 조언을 구하는 표정으로 기요미에게 불만을 호소하기도 한다.
기요미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두 사람의 얘기를 진지하게 들어준다.
‘아직 다른 상황이 벌어지려면 시간이 좀 걸리겠는데. 그렇기 않으면 마작이라도 시작할런지도 모르지.’
그렇게 판단한 히데오는 반침을 나와서 거실로 갔다.
마침 식사 준비가 다 된 참이다.
“뭔가 재미있는 일이 일어나고 있나요?”
다에꼬가 묻는다.
“아니야, 늘 같지 뭐. 1호실에 온 손님들, 굉장히 술이 센데. 술자리가 꽤 오랫동안 계속될 것 같아.”
다에꼬는 맥주 뚜껑을 연다.
“당신도 이젠 보는 것에 별 흥미를 못 느끼나 봐요?”
“그런가 봐. 결국 인간의 생활이란 늘 같은 일의 반복이니까.”
“스즈꼬 학생은 어떻게 하고 있던가요?”
“공부를 하더군.”
“왜 유혹하는 것을 포기했지요?”
“그 아이는 그대로 착실하게 성장해 나가는 편이 좋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야.”
“정말 이상하군요. 어떻게 그런 마음가짐이 되었죠?”
“나는 상대방에 따라 태도가 달라지는 성격인가 봐. 그런데 당신은 동성연애자를 이해할 수 있겠어?”
“이해 못하지요. 생각만 해도 싫어요. 4호실에 또 여자가 와 있는 모양이죠?”
“응, 지금 막 시작된 참이야. 흥미가 없어서 나와 버렸지.”
“불쌍한 사람들……”
“그런 사람들은 이성끼리 관계를 맺는 그 자체를 딱 질색으로 여기지.”
“왜 그렇게 되는 거지요?”
“원점으로 돌아가보면, 남자에게 인기가 없으니까 그렇게 된 거지.”
“가서 볼까요?”
“그런 것은 봐도 마음만 혼란스러워져.”
“그건 그렇네요.”
천천히 식사를 끝마치고 히데오는 다시 반침으로 돌아갔다.
‘아직도 공부하고 있나?’
하는 생각을 하며 스즈꼬의 방을 들여다본다.
예상대로 스즈꼬는 아까와 똑 같은 자세로 책상 앞에 있다.
손에 붉은색 볼펜을 쥐고서 노트에 선을 긋고 있다.
입술이 움직인다.
작은 소리로 무언가을 읽고 있는 듯하다.
그 입술을 보며 히데오는,
‘귀엽다.’
하고 느낀다.
유혹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은 단념했지만, 역시 그 귀여운 입술에 키스하고 싶다는 소망이 생기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런데 갑자기 스즈꼬의 방 현관 벨이 울린다.
‘이 밤중에 누굴까? 또 어떤 남자가 찾아온 건 아닐까?’
히데오는 긴장한다.
스즈꼬는 일어서서 방을 나가며,
“누구십니까?”
하고 묻는다. 그리고 잠시 후에,
“아, 요시에.”
하는 소리가 들린다.
문 밖에서 나누는 얘기 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스즈꼬의 입에서 여자 이름이 나왔기 때문에 히데오는 한시름 놓는다.
이윽고 붉은 코트를 입은 여자가 들어왔다.
같은 여대생인 모양이다.
“미안해. 전화도 안 걸고서 이렇게 찾아와서….”
두 사람은 서로 마주 보고서 앉는다.
손님되는 여자는 앉아서 코트를 벗었다.
“오늘 밤만 여기서 묵게 해줄래?”
“그건 괜찮지만 왠일이지?”
“집을 나와 버렸지.”
“싸웠구나?”
“싸운 건 아니야. 이젠 헤어지기로 했어.”
“무슨 일이 있었구나?”
스즈꼬는 눈을 가늘게 뜨며 묻는다.
히데오 쪽에서는 두 사람의 옆얼굴이 보인다.
히데오는 손님의 몸을 흝어보았다. 덩치가 큰 편이다.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은 아니야. 다만 지독한 일이 일어났어.”
손님은 흥분한 목소리로 계속 말한다.
“그이가 바람을 피우고 있었던 거라구!”
“어머나!”
그러면서 스즈꼬는 자신에게는 어울리지도 않는 말을 토해낸다.
“바람 피웠다는 정도로 헤어져?”
“지금의 내 결심을 흔들리게 하진 말아줘. 나는 속고 있었던 거라구. 철저하게 날 배신했어! 수치스러워. 게다가 그 상대 여자가 누군지 알아?”
스즈꼬는 차를 끓이면서,
“누구야?”
하고 묻는다.
“마찌꼬야!”
“마찌꼬?”
“그래.”
“확실해?”
“그래, 하고 있는 사진을 봤으니까.”
“하고 있는…..?”
거기서 스즈꼬는 입을 다물고는 당황한 얼굴이 되었다.
‘하고 있는’의 의미를 도중에 알았던 것이다.
“왜 그런…..?”
“그 사람 취미야. 나하고 하는 것도 벌써 몇 번이나 찍었어.”
“전공이구나.”
간신히 스즈꼬는 차분해진 목소리로 되돌아왔다.
손님의 애인이란 사람은 카메라 전문가인 모양이다.
“너무 끔찍해. 두 명 다 알몸으로…… 그이가 그 여자의….”
“어떻게 하다 알게 되었어?”
“그 사람 물건들 아래에 숨겨져 있었지. 여러 가지 포즈를 잡고서 다섯 장이나 찍어놨더라니까. 그런 사진까지 찍을 정도라면 하루 이틀 만난 사이가 아니야.”
“그래서 추궁해 봤어?”
“내가 사진을 내미는데 변명의 여지가 있겠어? 어쨌든 그 방은 그 사람이 빌린 방이니까 내가 나온 거지. 내일 중으로 새 방을 구해서 이사할 거야. 살림 도구들은 모두 내가 산 것들이니까 죄다 가지고 가야지.”
“마찌꼬를 만나서 어떻게 된 건지 따져보지 그래?”
“이제부터 전화를 할 거라구. 무슨 말로든 쏘아주지 않으면 분이 풀리지 않을 것 같아. 그 계집에, 얼마 전에 우리 방으로 놀러 와서는 태연하게 식사를 하고서 돌아갔지.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
여자는 울기 시작했다.
스즈꼬는 애처롭다는 듯 그 모습을 보고 있다.
울면서 여자는,
“헤어지는 것만으로 끝낼 수 없어. 위자료를 받아낼 거야. 마찌꼬한테도 받아내겠어!”
하고 분풀이를 한다.
스즈꼬가 그녀의 어깨를 다독거리며 위로한다.
“침착하라구. 너도 네 편리를 위해서 동거한 거 아냐? 처음부터 어느 쪽이든 싫어하게 되면 헤어진다는 조건으로 같이 산 거잖아.”
“싫어져서 헤어지는 것이라면 좋아. 하지만 몰래 바람을 피우고 있었다니….. 게다가 마찌꼬는 내 친구라구! 내가 소개한 여자애와 놀아나다니, 절대로 용서할 수 없어!”
“마찌꼬도 너무 했어. 자기 친구의 파트너에게 손을 대다니. 누가 먼저 손을 뻗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야.”
“그 계집애가 먼저 유혹했을 게 뻔해. 죽여 버리고 싶을 정도야.”
그러면서 얼굴을 들고는,
“술 좀 있어?”
하고 묻는다.
“위스키가 있어. 그래, 조금 마시는 게 좋겠구나.”
스즈꼬가 일어서더니 방을 나간다.
손님은 바깥을 응시하고 있다.
울었기 때문에 얼굴에 얼룩이 생겨서 상당히 엉망이다.
스즈꼬는 위스키와 컵을 가져왔다. 간단한 안주감과 얼음도 내왔다.
스즈꼬가 두 개의 글라스에 얼음을 넣고 위스키를 따르자 손님은 그 중 하나를 잡더니 두 세 번 흔들고는 단숨에 들이켰다.
“안돼, 그런 식으로 마구 마시면.”
“분하다구!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모르겠어.”
이번에는 자기가 술을 따른다.
“어쨌든 오늘밤은 이걸 마시고 나랑 같이 자. 그런데 너랑 그 사람, 서로의 편리를 위해서 일시적으로 동거한 거 아니야?”
“처음에는 그랬지. 그러나 같이 살다 보니까 결혼하자는 이야기까지 나오게 됐어.”
“마찌꼬하고는 단순하게 바람 피운 정도라면 용서하는 게 어때?”
“용서 못 해!”
“그 사람이 진짜로 좋아하는 사람은 바로 너야! 남자란 누구나 좋아하지 않는 사람일지라도 유혹을 당하면 안고 싶은 욕구를 갖게 된다구.”
“그 사진을 보니까 가만히 참고 있을 수가 없더라니까. 그 사람 것이 그 계집애를 향해서…. 그리고 반 정도쯤……. 아, 괴로워!”
손님은 양손으로 가슴을 쥐어뜯으면서 괴로워한다.
그러다가 얼굴을 찡그리고 모든 기억을 떨쳐 버리려는 듯 거칠게 머리를 흔든다.
“요시에, 이제 더 이상 아무 생각도 하지 말고 마시고서 푹 자. 그러면 좋아질 거야. 아침이 되면 기분도 새로워지겠지.”
“나 전화하겠어!”
손님은 갑자기 전화기를 보며 소리친다.
눈이 치켜 올라가고 입은 일그러져 있다.
‘질투에 빠지면 저렇게 추한 몰골이 되는걸까?’
히데오는 씁쓸한 기분이 든다.
“그만둬!”
스즈꼬는 손님의 팔을 잡았다.
“전화도 내일 하는 게 좋겠어. 요시에, 이런 상태에서 전화한다면 네가 진 거야.”
그러자 손님은 신경질적으로 소리치기 시작했다.
“내가 질 이유가 없지 않니? 그 자식은 도둑놈이니까!”
여자는 스즈꼬가 제지하는 것도 듣지 않고 백 속에서 수첩을 꺼내 넘기더니 전화기 옆으로 갔다.
다이얼을 돌리기 시작한다.
“그만둬, 제발.”
타이르듯 스즈꼬가 말한다.
그러자 손님은 고개를 흔들었다.
흥분상태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충고 따위는 귀에 들어올 리가 없다.
“여보세요? 마찌꼬 좀 부탁합니다.”
“……”
“그래요? 언제쯤 나갔죠?”
“…..”
“조금 전에 나갔다구요? 알았어요.”
힘없이 수화기를 놓은 여자는 허공을 노려본다.
“그 방으로 간 거야. 그 자식이 마찌꼬를 부른거야! 내가 나가 버렸으니까 얼마나 행복하겠어.”
“그럴 리가 있나? 어디 볼일이 있어서 나간 거겠지.”
“벌써 8시 반이야. 이 시간에 어딜 가겠어? 그리고 볼일이 있더라도 좀 더 일찍 나가야 정상 아냐?”
“자, 이리 와서 마셔.”
“바보!”
손님은 스즈꼬 옆으로 돌아와서는 글라스의 위스키를 단숨에 들이킨다.
“오늘밤에 그것들을….!”
“안돼! 이미 넌 그 사람과 헤어지기로 결심했다면서?”
“아무리 그래도 그 두사람이 붙어 있는 꼴은 허락할 수 없어!”
“그런데 이상하군? 마찌꼬한테 애인이 있잖아?”
“그래, 그러니까 더 분할 수 밖에. 그 계집애 애인 주소 알고 있지?”
“몰라.”
“나는 한 번 만난 적이 있어. 회사원이래. 그래, 모리타니 세하라 씨라면 알고 있을 거야.”
그녀는 다시 수첩을 넘긴다.
“세하라 씨한테 물어봐야지.”
“그만 해, 요시에.”
“나만 괴로워할 게 아니라 말해 버리는 거야.”
“제발 진정해, 요시에.”
“막지 마, 스즈꼬. 이대로 끝내면 영영 상처만 남게 돼.”
세하라라고 하는 사람에게서 드디어 마찌꼬 애인의 주소와 전화번호를 알아낸 여자는, 이번에는 마찌꼬 애인에게로 전화를 걸었다.
스즈꼬는 질렸다는 표정으로 가만히 보고 있다.
“여보세오? 모리타니 씨 댁입니까? 나는 미야모또 요시에라고 하는데, T상사에 다니고 있는 모리타니 씨 계십니까?”
아무래도 모리타니라는 청년은 가족과 함께 살고 있는 모양이다.
요시에는 스즈꼬 쪽을 보며,
“있어. 역시 마찌꼬는 그 방으로 갔어.”
하고 낮게 말한다.
잠시 후 남자가 전화를 받았는지 요시에는 수화기를 향해 열심히 떠들어대기 시작했다.
“어머나 모리타니 씨, 난 마찌꼬의 친구인 미야모또예요.”
“……”
“기억하고 계시는군요. 반가워요.”
웬일인지 목소리에도 표정에도 생기가 넘치고 있다.
질투에 젖어 있으면서도 다른 남자에게 교태를 부리는 꼴이다.
‘저 여자도 그다지 정숙한 편은 아니구나.’
히데오는 한 편의 연극을 보고 있는 느낌이 들었다. 그러나 연극이 아니라 엄연한 현실속의 진행이기에 더욱 박진감이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1호실에 대한 관심은 식어가는 반면, 3호실 쪽에 더욱 흥미가 쏠린다.
“모리타니 씨, 긴요하게 할 이야기가 있어요. 지금 좀 만날 수 있을까요?”
“…..”
“만나서 이야기해야 해요. 당신에게 있어서도 나에게 있어서도 중요한 일이니까요.”
스즈꼬는 고개를 숙인 채 글라스를 작게 흔들면서 그 안에 들어 있는 얼음을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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