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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와룡강님의 기인천년 24장

第 二十四 章 찾아낸 伏魔神劍











천초택의 깊은 곳,
무성한 갈대밭 사이에 하나의 높직한 절벽이 우뚝 버티고 서 있었다.
마치 병풍이 서 있는 듯한 깍아지른 절벽,
그 아래,
하나의 연못이 자리하고 있었다.
연못은 얼마나 깊은지 그 물이 검푸르게 보였다.
연못가,
세 명의 남녀가 앉고 서 있었다.
"공자는 나 호철웅(護鐵雄)의 구명은인이오. 종복으로 평생 공자를 모시겠소!"
강팍한 인상을 지닌 장한이 한 명의 소년 앞에 무릎을 꿇고 있었다.
바로 무정강차 호철웅과 고검추였다.
고검추,
그는 자신의 앞에 무릎을 꿇고 있는 호철웅을 바라보며 난감한 기색을 짓고 있었다.
(오늘밤은 만나는 자들마다 왜 종복이 못 되어 난리들이지?)
그는 고소를 지으며 소리없이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
그는 호철웅을 내려다보며 말했다.
"일어나십시오. 저는 아직 어리고 인덕도 없어 대협 같은 분을 수하로 거느릴 수 없습니다!"
말과 함께 그는 호철웅을 부축해 일으키려 했다.
하나,
호철웅은 요지부동이었다.
"공자께서 위험을 무릅쓰고 속하를 구해 주지 않으셨다면 제 몸뚱이는 지금쯤 잿더미가 되어 있을 겁입니다. 새로 태어난 목숨, 구해 주신 공자를 위해 바치는 것이야 지극히 당연한 일입니다!"
그는 결연한 표정으로 잘라 말했다.
이어,
그는 옆구리에 차고 있던 강차를 뽑아 목에 갖다 댔다.
"끝내 거절하신다면 어차피 죽었어야 할 몸, 깨끗이 자결하겠습니다!"
그는 완강한 태도로 고검추의 대답을 기다렸다.
순간,
고검추의 눈빛이 흔들렸다.
(이 사람.... 진심이다!)
그의 눈에 감동의 빛이 스쳤다.
구미홍연 교소소와는 달리 무정강차 호철웅의 태도는 결코 가식이 아님을 느낄수 있었던 것이다.
호철웅의 진심을 깨달은 고검추는 기꺼이 고개를 끄덕였다.
"좋습니다. 정 그러시다면 소생을 따르십시오!"
"감사합니다. 주인님!"
호철웅은 고검추의 말에 감격의 표정을 지었다.
이어,
그는 진심으로 기쁜 듯 고검추를 향해 넙죽 절했다.
그것을 보고 있던 구미홍연 교소소,
그녀는 문득 낭랑한 교소를 터뜨리며 말했다.
"호호, 축하드려요. 주인님! 충직한 하인을 얻으셨으니.....!"
그녀는 고검추에게 생긋 눈웃음을 보냈다.
고검추는 쓴웃음을 지었다.
"어차피 이렇게 되었으니 두 분은 서로 돕고 지내도록 하시오!"
교소소가 냉큼 고검추의 말을 받으며 대꾸했다.
이어,
그녀는 생글생글 웃으며 호철웅에 허리를 숙여 보였다.
"교소소예요. 오라버니라 불러도 좋지요?"
"좋도록 하시오!"
호철웅은 교소소의 생글거림을 일별치 않고 무뚝뚝하게 말했다.
그는 원래 독선적이나 강직한 성격을 지닌 인물이었다.
때문에,
그는 간살스러운 교소소의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이다.
두 사람의 그런 각기 다른 반응에 어색해진 것은 고검추였다.
그는 괜히 거북스러워졌다.
"잠시 여기서 기다리시오!"
이어,
그는 두 남녀를 남겨두고 걸음을 옮겼다.
걸음을 옮기며 문득 그는 품 속의 장보도를 꺼내 살펴보았다.
(장보도에 기록된 입병암(立屛岩)이 이곳 같은데....)
그는 검미를 모으며 내심 중얼거렸다.
장보도 위,
어지럽게 그려진 선 안에 입병암(立屛岩)이란 글이 숨겨져 있었다.
고검추는 장보도를 내려다보며 기광을 번득였다.
(이곳이 입병암이라면 아버님은 분명 이 주위에 복마신검(伏魔神劍)을 숨기셨을 것이다!)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내심 염두를 굴렸다.
고검추,
그는 두 달여 동안의 고심 끝에 마침내 장보도에 숨겨진 비밀을 풀었다.
하나,
완전히 풀었다고 할 수도 없었다.
장보도의 정중앙,
그곳에는 기이한 글이 한 자 적혀 있었다.


<氷.>


그것은 얼음빙(氷)자였다.
한데,
다른 글자와는 달리 그 글만은 거꾸로 쓰여져 있지 않은가?
물구나무 서 있는 얼음빙(氷)자!
과연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 수 없었다.
고검추는 아직 그 비밀을 풀지 못한 것이었다.
고검추는 다시 천천히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어쨌든..... 찾아 보자!)
이어,
그는 입병암을 이룬 바위를 하나하나 살펴나갔다.
그때,
무정강차 호철웅은 의아한 표정으로 고검추를 바라보았다.
(주인님이 저기서 무엇을 하시는 걸까?)
그는 고개를 갸웃했다.
하나,
"..............!"
츠읏!
교소소,
그녀의 눈빛은 아주 형형하게 빛나고 있었다.
그녀의 붉은 입가로 배시시 번지는 미소,
그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과연....


문득,
(이것은.....!)
한순간 고검추의 눈이 형형하게 빛났다.
하나의 날카로운 바위 위,
무엇인가 하나의 문양이 흐릿하게 찍혀 있었다.
자세히 보지 않으면 그저 자연적인 무늬로 보이는 문양,
그것은 하나의 원에 세 개의 날개가 달린 것이엇다.
고검추는 그 문양을 놓치지 않았다.
(이것은..... 어머님이 남기신 비륜(飛輪)의 형상이 아닌가?)
순간,
그는 가슴이 터질 듯 두근거림을 느꼈다.
아.....
비륜(飛輪)--------!
그렇다.
바위 위의 문양은 바로 그의 생모 대려군(大麗君)이 남긴 비륜의 형상과 흡사했다.
고검추는 일순 격동을 금치 못했다.
(여기다!)
그는 감격하며 내심 부르짖었다.
이어,
그는 희열에 떨리는 두 손을 바위에 갖다 붙였다.
"우------ 읏!"
그의 입에서 한소리 힘찬 기합성이 터져 나왔다.
그와 함께,
우두둑....!
수만근은 됨직한 바윗덩이가 천천히 옆으로 굴러갔다.
바윗덩이가 비껴난 곳,
과연 인공적으로 판 하나의 작은 굴이 나타났다.
그리고,
그 굴 안에 한 자루 장검이 비단보에 싸인 채 놓여 있지 않은가?
아아!
드디어 고검추는 장보도의 비밀을 풀고 사대신검의 하나인 복마신검을 찾아 낸 것이엇따.
"..!"
이어,
그는 떨리는 손으로 장검을 끄집어냈다.
순간,
손 안에 느껴지는 묵직한 감촉....
그와 함께,
웅...... 웅!
고검추는 자신의 손 안에 들린 장검이 나직이 우는 듯한 착각을 느꼈다.
장검을 움켜쥔 고검추,
그의 눈썹이 파르르 떨렸다.
(이.... 이것 때문에 아버님이 억울한 누명을 쓰고 돌아가셨지!)
그는 격동과 회한이 엇갈리는 가슴을 진정시키기 위해 잠시 눈을 감았다.
문득,
감은 눈 앞에 철사자 고창룡의 모습이 선명히 떠 올랐다.
얼굴조차 알 수 없는 생부(生父)의 모습,
그러나,
고검추는 생부의 인후하고 가직한 모습을 훤히 그려낼 수 있었다.
짙은 그리움이 그의 가슴을 에이듯 밀려들었다.
이윽고,
고검추는 떨리는 손으로 장검을 바닥에 내려놓았다.
그리고,
그는 무릎을 꿇고 비단 보자기를 끌렀다.
펄럭.....!
비단보가 풀어지며 그 속에서 한 자루 장검이 모습을 드러냇다.
장검(長劍),
길이는 두 자 세 치 정도,
보통의 장검이 세 자 네 치인데 견주면 그것은 한 자 이상이나 짧았다.
그 뿐만이 아니었다.
검신(劍身)은 투박하여 전혀 예리한 맛이 없었다.
거무튀튀한 빛을 띄운 검신은 마치 만들다가 만 듯이 보였다.
일견하여 지극히 볼품없는 모습,
하나,
".......!"
고검추는 느낄 수 있었다.
투박한 중에 서린 담담하고도 강인한 기운을....
가식이 없는 검(劍)의 형태에서 고검추는 검중제왕()의 기품을 느꼈다.
사실,
복마신검(伏魔神劍)은 하늘 아래 가장 단단한 대라강모로 만들어진 것이었다.
그것은 십만 번 이상 뭉그러뜨린 후에야 겨우 지금 같은 검(劍)의 형태를 갖출 수 있었다.
복마신검(伏魔神劍)에 비하면 다른 재료로 만들어진 병장기들은 수수깡 같다고 할 수 있었다.
".......!"
고검추,
그는 경건한 자세로 복마신검의 손잡이를 두 손으로 받쳐 들어올렸다.
두 손 가득 느껴지는 묵중한 느낌....
순간,
(아버님........!)
주르르.....
복마신검의 검신을 올려다보는 고검추의 두 눈으로 자신도 모르게 두 줄기 눈물이 흘러내렸다.

------복마.......신검(伏魔神劍)
수 많은 사람의 운명을 비탄으로 몰아넣은 절대신병,
바로 그것이 지금 그의 수중에 들어온 것이엇다.
고검추는 복마신검을 받쳐든 채 내심 굳게 맹세했다.
(지켜보아 주십시오. 아버님! 소자의 손으로 반드시 흉수를 찾아내어 복마신검 아래 죄가를 치루도록 하겠습니다!)
그는 지그시 아랫입술을 물며 다짐했다.
한데,
바로 그때였다.
"무슨.... 짓이냐?"
돌연 고검추의 등 뒤에서 무정강차 호철웅의 벽력같은 폭갈이 들려왔다.
그와 함께,
쩌----엉!
고검추의 등판으로 쇄도해 들어오는 싸늘한 잠경,
순간,
(헉!)
고검추는 두 눈을 부릅떴다.
암습당했다는 사실보다 그는 암습한 자가 누군지 깨닫고 경악한 것이었다.
기습은 너무나 갑자기,
또한 너무나 가까운 거리에서 가해져 고검추는 미처 피할 여유가 없었다.
콰----- 쾅!
"큿!"
콰당탕---!
찰나지간,
그는 등판이 으스러지는 듯한 격통을 느끼고 나뒹굴었다.
하나,
그는 정신이 아찔해지는 고통을 느끼면서도 두 손에 낀 복마신검은 놓치지 않았다.
그때였다.
"호호홋!신검을 내놓아랏!"
화라락!
요란한 여인의 교소가 자랑짜랑하게 고검추의 귓전을 울렸다.
그와 함께,
하나의 붉은 그림자가 질풍처럼 고검추를 덮쳐왔다.
구미홍연 교소소---!
바로 그녀였다.
그녀가 고검추가 감격에 겨워하는 틈을 이용하여 급습을 가한 것이었다.
고검추는 교소소의 태도에 어딘가 가식이 느껴져 은연중 경계하고 있던 터였다.
하나,
그는 드디어 생부의 유물인 복마신검을 얻었다는 기쁨에 자칫 경계심을 망각하고 말았던 것이다.
그 순간,
(안....돼!)
고검추는 정신이 아찔한 중에도 사력을 다해 몸을 옆으로 구렸다.
직후,
콰아득-----!
고검추가 쓰러져 있던 곳으로 교소소의 날카로운 손톱이 긁고 지나갔다.
아!
놀라운 광경이엇다.
순간적으로 단단한 바위 위로 다섯 줄기의 손톱 자국이 깊이 파여나갔다.
바위를 두부처럼 으깨는 교소소의 손속,
그것은 고검추가 추측하고 있던 교소소의 무공으로는 흉내조차 낼 수 없는 것이었다.
사실,
교소소는 자신의 무공의 삼푼 정도만 드러내 보였던 것이다.
교소소의 일격을 간신히 피해낸 고검추,
"크윽......! 나.... 나를 속였군!"
그는 삼 장 밖으로 날아가 비칠거리며 일어섰다.
그 모습을 바라보며 교소소는 깔깔 득의의 교소를 터뜨렸다.
"호홋! 그렇다. 어리석은 것! 네 스스로 신검(神劍)을 찾아내도록 하기 위해 꾸민 함정이었다.
그녀는 요악하게 웃으며 고검추를 바라보았다.
그때,
"죽..... 일년!"
쩌----- 엉!
무정강차 호철웅이 분노의 폭갈을 내지르며 득달처럼 교소소를 향해 덮쳐갔다.
하나,
".....!"
교소소는 등 위로 덮쳐드는 호철웅에 일별도 주지 않았다.
마치 귀가 먹기라도 한 듯 그녀는 미동도 하지 않았다.
그 순간,
쐐액-----!
분노한 호철웅의 강차가 그대로 교소소의 정수리를 뽀개갔다.
한데,
실로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켁!"
교소소를 덮쳐가던 호철웅의 몸이 돌연 허공에서 꿈틀하며 고통의 비명을 발했다.
그와 함께,
쿠----웅!
호철웅의 몸은 뚝 떨어져 지면으로 나뒹구는 것이 아닌가?
그런 그의 등판,
아..
보라!
한 자루 새파란 비수가 손잡이까지 깊숙이 박혀 있지 않은가?
종이같이 얇고 파르스름한 반투명한 비수,
그것의 손잡이에는 흉측한 귀신의 얼굴이 조각되어 있었다.
호철웅은 경악과 분노를 금치 못했다.
이어,
"크-----흑!"
팟!
그는 쓰러진 채 이를 악물고 등에 박히 비수를 뽑아냇다.
선혈이 확 튀며 그의 등에서 비수가 뽑혀졌다.
한데,
비수의 손잡이에 새겨진 귀면(鬼面)을 본 호철웅,
그의 두 눈이 경악으로 부릅떠졋다.
"유령.... 마..... 비(幽靈魔匕)!"
그는 불신의 표정으로 나직이 부르짖었다.
"네.... 네년이 바로 귀왕부(鬼王府)의..... 요녀......!"
쿵.....!
쥐어짜듯 중얼거리던 호철웅은 채 말을 잇지 못하고 고개를 떨구었다.
바로 그때,
"호호.. 제법 보는 눈이 있는 놈이지만... 아는 것이 너무 늦었다!"
한 가닥 음산한 음성이 장내를 울렸다.
이어,
스스스.
쓰러진 호철웅의 옆으로 한 줄기 검은 인영이 유령같이 내려섰다.
얼굴을 검은 복면으로 가린 청년,
호철웅을 부상 입혔던 자는 바로 그 자였다.
"...!"
고검추,
그는 분노와 경악의 시선으로 교소소와 복면장한을 주시했다.
그때,
복면장한을 본 교소소는 반색하며 깔깔 교소를 터뜨렸다.
"호호, 어서 오세요. 오라버니!"
순간,
"오라.... 버니?"
고검추는 잡아먹을 듯한 눈으로 두 남매를 노려보며 으르렁거렸다.
복면장한은 음산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후훗, 그렇다. 나는 소소의 오빠다. 남들은 본인을 유령잠룡(幽靈潛龍) 교천기(嬌天騎)라고 부르지!"
말과 함께,
그 자는 천천히 복면을 벗었다.
그러자 드러나는 얼굴,
다소 창백해 보이나 준수한 용모였다.
그 자의 용모는 여러면에서 교소소와 비슷했다.
다만,
교소소와는 달리 눈빛이 지나치게 싸늘하여 마음이 악독함을 보여 주었다.
그때였따.
"하하하!"
돌연 고검추는 앙천광소를 터뜨렸다.
비통함이 실린 그의 웃음소리는 입병암 일대를 쩌렁하게 뒤흔들었다.
".....!"
교령잠룡 교천기,
그 자는 음산한 표정으로 그런 고검추를 주시했다.
하나,
교소소,
그녀의 표정은 약간 변했다.
그녀의 눈가로 미미한 경련이 스쳐갔다.
이윽고,
고검추는 웃음을 뚝 멈추었다.
"어리석다. 검추(劍秋)! 쓰레기만도 못한 계집임을 알고서도 방심하다니..!"
그는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고소를 지었다.
순간.
".........!"
파르르.........
고검추의 독백에 교소소의 교구에 가늘게 경련이 스쳤다.
고검추에게 자신이 어떤 여인으로 인식되엇는지 깨닫는 순간 그녀의 가슴은 비수로 찢기는 듯한 고통이 엄습했다.
그녀는 치욕에 몸을 떰며 고검추를 노려보았다.
"바득.... 오냐! 나는 원래 그런 계집이다!"
그녀는 일르 갈며 앙칼진 음성으로 외쳤다.
그와 함께,
"어디, 쓰레기만도 못한 내 손에 죽어 봐라!"
팟!
교소소는 벼락같이 고검추의 전면으로 쇄도해 들어왔다.
붉은 그림자가 한 차례 번득인 순간,
그녀의 신형은 이미 고검추의 한 자 앞으로 육박해 들었다.
그같은 기쾌한 신법은 고검추가 성한 상태라 해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하물며,
지금 고검추는 교소소의 불의의 일격에 격중되어 내부가 온통 진탕된 상태였다.
피한다는 것은 불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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