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위하여2-23
덫에 빠진 여자
20분 뒤, 히데오는 00역의 개찰구에서 기누꼬와 만나는 남자의 부인을 만났다. 머리를 어깨까지 늘어뜨린 매력적인 여자다.
‘과연 먹지군!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청순한 소녀 같아.’
하고 히데오는 감탄한다. 콧날이 곧고 전체적으로 윤곽이 뚜렷해서 서양인을 보는 듯한 느낌이 준다.
노리꼬가 말한 대로 기누꼬보다 훨씬 더 미인이다.
노리꼬가 히데오를 소개하자 그녀는 방긋 웃으면서,
“아무쪼록 잘 부탁 드립니다. 이제야 한시름 놓겠군요. 갑자기 현장으로 쳐들어가면 마사오한테 두들겨 맞을지도 모른다고 걱정했는데……”
하고 말을 건넨다.
“어머나, 폭력을 쓴다는 건가요?”
노리꼬가 놀란 목소리로 묻는다.
“그래요, 가끔은.”
“그럼, 폭력단체하고 관계가 있는 건 아닌가요?”
이번에는 히데오가 묻는다.
“네, 조금 요. 그러니까 기누꼬 씨는 빨리 헤어지는 게 좋을 거예요.”
“그렇군요.”
그렇게 대답하면서 히데오는,
‘음, 그런 데서 똘마니 노릇을 하는 녀석인 모양이군.’
하고 생각한다.
당연히 히데오는 기누꼬가 남자에게 자신과의 일들을 얘기했을 거라고 추측했다.
‘그래도 상관없어.’
15분 후, 세 사람은 낡아빠진 아파트의 이층으로 올라가 실내 도어 앞에 섰다.
우선 히데오가 문을 두드린다.
대답이 없다. 전등은 켜져 있다.
또다시 두드린다.
“누구시오?”
똘마니다운 울림이 있는 남자 목소리가 났다.
“실례합니다.”
“오오야는 없어!”
“가스기구를 점검하러 왔는데요. 이 아파트에서 새고 있다는 보고가 있어서요. 폭발해 버리고 나면 수습할 길이 없잖아요.”
곧바로 문이 열리고, 허리에 목욕타올을 두른 남자가 눈 앞을 가로막는다.
방에는 이불이 깔려 있고, 여자의 머리칼이 보인다.
“얼른 해주시오. 지금 막 클라이막스를 즐기려던 참인데.”
히데오의 등 뒤에서 그 남자의 부인이 얼굴을 내밀었다.
“아니, 당신!”
“당신, 여기서 무얼 하고 있어요?”
“사찌?꼬, 어떻게 여기까지 온 거야?”
“같이 있는 여자 얼굴을 보러 온 거라 구요.”
“그만둬!”
마사오는 당황한 모습으로 어쩔 줄을 모르다. 그 가슴을 밀치면서 사찌꼬는 방으로 들어갔다.
노리꼬의 어깨를 가볍게 안으며 히데오도 몸을 움직인다.
“왜 이러는 거야, 이 사람들이!”
“기누꼬 양 올케언니와 그 집 주인이에요.”
먼저 방으로 들어간 사찌꼬가 말했다.
마사오는 순간 멈칫 하더니 이내 히데오를 쳐다보고 빙긋 웃으면서,
“당신도 세상 물정을 잘 모르는 모양이군.”
하고 말하고는 허리에 감았던 목욕타올을 방바닥에 던진다.
“지금 막 클라이막스로 올라가려던 순간이었어. 좀 기다리고 있으라구.”
그대로 마사오는 이불 속으로 파고 들어가더니 누워 있는 기누꼬를 안는다.
“이봐, 기누꼬! 새 언니가 데리러 왔는데 돌아갈 거야?”
사찌꼬는 두 사람의 배개맡에 앉았다.
“기누꼬 씨.”
“……”
“당신은 이 남자에게 속고 있는 거라구요. 나는 이 사람 부인이에요.”
“왜 이러는 거야. 당신? 안 어울리게 질투하고 있는 건가?”
“그렇지 않아요. 당신이 바람을 피운다는 사실에는 이미 익숙해져 있으니까요. 기누꼬 씨가 정말 걱정돼서 온 거라구요.”
“그럼, 가만히 내버려 두라구. 기누꼬는 나에게 안기는 것만으로도 행복해 하니까.”
“그렇지는 않을 거예요. 그리고 기누꼬 씨의 올케언니도 왔잖아요.”
“시끄러워! 어쨌든 잠시 기다리고 있으라구.”
히데오는 노리꼬와 나란히 서 있다. 노리꼬는 겁먹은 얼굴로 히데오의 팔을 잡았다.
히데오는 그녀의 어깨를 안고서 낮게 말했다.
“불러보세요.”
노리꼬는 끄덕이며,
“저…… 아가씨……”
하고 조심스럽게 부른다.
대답이 없다. 기누꼬는 이불 속에 파고 들어가 머리카락만 내놓고 있다.
그런 모습의 기누꼬를 더욱 당겨 안으며 마사오는 노리꼬를 쳐다본다.
“소용없어요, 부인. 기누꼬는 나에게 마누라가 있다는 사실은 조금 전에 알게 됐지요. 내가 고백했거든요. 하지만 기누꼬는 나와 헤어지지 않을 거라구요.”
“정말인가요, 기누꼬 씨?”
사찌꼬가 묻는다.
“확실히 말해두라구, 기누꼬.”
하며 마사오는 기누꼬의 얼굴을 가리고 있는 이불을 끌어내렸다.
두 사람의 발가벗은 어깨 부분까지 드러났다.
기누꼬는 마사오에게 착 달라붙어 있다.
“나와 헤어질 생각이야?”
마사오가 자신만만한 목소리로 묻는다.
기누꼬는 격하고 고개를 가로 저었다.
“그럼, 이 세 사람 앞에서 확실하게 보여주자구!”
“그런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도 말아요. 자, 둘 다 일어나요!”
사찌꼬가 외쳤다.
“싫은데.”
하며 마사오는 빙긋 웃더니,
“아직 하고 있는 중이란 말야. 이봐 기누꼬, 어서 시작하자구.”
하고 더욱 능글맞게 말한다.
히데오는 노리꼬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고는 한 발짝 앞으로 나섰다.
“그런 비상식적인 소린 집어치우고 이제 그만 일어나 주시지 그래.”
“뭐, 뭐라고 그랬어 당신? 우리 사이를 방해하겠다는 건가?”
“그래, 우린 이 여자를 데리러 온거라구.”
“그렇다면 끝날 때까지 좀 기다리는 게 어때? 지금 어떤 상태인지 보여줄까?”
갑자기 마사오는 이불을 확 젖힌다.
남자와 여자의 완전한 나체 모습이 드러났다.
기누꼬는 마사오의 그것을 꼭 쥐고 있다.
“이걸 보라구. 이렇게 이 여자는 나를 놓아주지 않는다구.”
히데오의 등 뒤에 있던 노리꼬가 그의 등에 얼굴을 묻는다.
“이런! 내 앞에서 감히 이러고 있다니……!”
사찌꼬가 상체를 움직이더니 기누꼬의 손을 마사오의 몸에서 떼어내려고 한다.
싸움이 붙어 버린 꼴이다.
마사오는 자만심이 그득한 웃음을 흘리면서 히데오에게,
“어때? 이 두 사람 모두 이제는 내가 없으면 살아갈 수 없다는 걸 알겠지?”
하고 말한다. 그리고는 기누꼬를 쳐다보며,
“이봐, 이제 시작하자구.”
하고 부추긴다.
“보는 것이 싫다면 다들 나가요! 여기는 빌린 방이니까.”
기누꼬가 드디어 말문이 열린 듯 소리쳤다.
순간 사찌꼬는 기누꼬의 머리채를 비틀기 시작했다.
기누꼬는 비명을 지르면서도 꼭 쥔 마사오를 놓으려 하지 않는다.
히데오는 두 여자의 싸움을 지켜보았다.
사찌꼬가 기누꼬의 얼굴을 쥐어박으며,
“이 도둑년아! 놓으란 말야! 나쁜 년! 그건 내 거라 구!”
하고 소리친다.
“헤헤헤!”
마사오는 만족스러운 듯 웃어댄다.
아무래도 두 여자가 다투고 있는 것이 즐거운 모양이다. 문득 마사오는 히데오의 등 위에 있는 노리꼬에게,
“어때요? 거기 언니도 와서 거들고 싶지 않나요?”
하고 말한다.
그러면서 사찌꼬의 무릎 사이에 손을 집어 넣는다.
사찌꼬는 거기에 상관하지 않고 계속 기누꼬를 때리고 있다.
그래도 기누꼬는 마사오의 것을 놓으려 하지 않는다.
결국 사찌꼬는 힘에 부치는지 울상이 되어 히데오를 뒤돌아본다.
“아저씨, 부탁이에요. 이 여자를 데리고 나가줘요. 이렇게 끈질기다니!”
“알았어요.”
히데오는 기누꼬의 알몸이 있는 이불자락 쪽으로 다가갔다.
마사오의 얼굴이 험악해졌다.
“이봐, 이상한 행동을 하면 그냥 안놔 둘 거야. 그러니까 이 여자한테 손대지 마!”
그런 말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히데오는 재빠르게 기누꼬의 팔꿈치를 잡고서 쑥 끌어낸다.
드디어 기누꼬의 손이 마사오의 몸에서 떨어졌다.
“여보!”
하고 외치면서 사찌꼬는 마사오에게 안긴다.
히데오에게 끌려나온 기누꼬가 다시 마사오에게 되돌아가는 것을 막기 위한 행동이다.
“이것 놔, 사찌꼬!”
마사오가 난폭하게 소리치며 몸을 비튼다.
“싫어요, 싫어!”
사찌꼬는 더욱 달라붙으며 소리친다.
히데오는 기누꼬의 풍만한 몸을 방구석으로 나른 후에,
“자, 옷 입어.”
하고 말하며 벗어 던져져 옆 쪽으로 둘둘 말려 있는 옷을 무릎 위에 놓아준다.
노리꼬가 다가왔다.
“아가씨! 당신은 속고 있는 거예요. 자, 얼른 입어요.”
그러나 기누꼬는 양손으로 머리를 감싸쥐고는 몇 번이고 고개를 흔들어댄다.
“놔! 알았으니까 놓으라구!”
마사오는 사찌꼬를 뿌리치려 버둥거린다.
“싫어요, 싫어! 어젯밤에도 오늘 아침에도 나한테는 해주지 않았잖아!”
순간 기누꼬가,
“싫어요!”
하고 큰소리로 외치며 일어서더니 서로 엉겨 붙어 있는 마사오와 사찌꼬가 있는 곳으로 달려든다.
“오늘 밤은 나하고 있을 거예요!”
마사오는 사찌꼬에게 잡힌 채로 양팔을 벌려 기누꼬를 안는다.
“알고 있으니까. 걱정할 거 없어. 이런 상태로 돌아가게 하지 않아.”
다시 세 명의 싸움이 시작되고, 그런 가운데 사찌꼬는 옷을 벗기 시작한다.
“아! 이건 지옥이야!”
그렇게 외치면서 노리꼬가 방을 뛰쳐나간다.
히데오는 그 뒤를 쫓아나갔다.
“그래! 당신들은 돌아가라구!”
뒤에서 마사오가 외치는 소리가 들려온다. 계단에서 히데오는 노리꼬의 팔을 잡아 세우고는,
“이대로 당신 시누이를 두고 돌아가는 겁니까?”
하고 말했다.
“그러나 나로서는 손을 쓸 수가 없는걸요.”
“어떻게 해서라도 데리고 가야 하지 않을까요?”
“저렇게 미쳐 있는 줄은 생각도 못했다구요.”
“자, 강제라도 끌고 갑시다. 그 수밖에 없어요.”
20분 뒤, 히데오는 00역의 개찰구에서 기누꼬와 만나는 남자의 부인을 만났다. 머리를 어깨까지 늘어뜨린 매력적인 여자다.
‘과연 먹지군!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청순한 소녀 같아.’
하고 히데오는 감탄한다. 콧날이 곧고 전체적으로 윤곽이 뚜렷해서 서양인을 보는 듯한 느낌이 준다.
노리꼬가 말한 대로 기누꼬보다 훨씬 더 미인이다.
노리꼬가 히데오를 소개하자 그녀는 방긋 웃으면서,
“아무쪼록 잘 부탁 드립니다. 이제야 한시름 놓겠군요. 갑자기 현장으로 쳐들어가면 마사오한테 두들겨 맞을지도 모른다고 걱정했는데……”
하고 말을 건넨다.
“어머나, 폭력을 쓴다는 건가요?”
노리꼬가 놀란 목소리로 묻는다.
“그래요, 가끔은.”
“그럼, 폭력단체하고 관계가 있는 건 아닌가요?”
이번에는 히데오가 묻는다.
“네, 조금 요. 그러니까 기누꼬 씨는 빨리 헤어지는 게 좋을 거예요.”
“그렇군요.”
그렇게 대답하면서 히데오는,
‘음, 그런 데서 똘마니 노릇을 하는 녀석인 모양이군.’
하고 생각한다.
당연히 히데오는 기누꼬가 남자에게 자신과의 일들을 얘기했을 거라고 추측했다.
‘그래도 상관없어.’
15분 후, 세 사람은 낡아빠진 아파트의 이층으로 올라가 실내 도어 앞에 섰다.
우선 히데오가 문을 두드린다.
대답이 없다. 전등은 켜져 있다.
또다시 두드린다.
“누구시오?”
똘마니다운 울림이 있는 남자 목소리가 났다.
“실례합니다.”
“오오야는 없어!”
“가스기구를 점검하러 왔는데요. 이 아파트에서 새고 있다는 보고가 있어서요. 폭발해 버리고 나면 수습할 길이 없잖아요.”
곧바로 문이 열리고, 허리에 목욕타올을 두른 남자가 눈 앞을 가로막는다.
방에는 이불이 깔려 있고, 여자의 머리칼이 보인다.
“얼른 해주시오. 지금 막 클라이막스를 즐기려던 참인데.”
히데오의 등 뒤에서 그 남자의 부인이 얼굴을 내밀었다.
“아니, 당신!”
“당신, 여기서 무얼 하고 있어요?”
“사찌?꼬, 어떻게 여기까지 온 거야?”
“같이 있는 여자 얼굴을 보러 온 거라 구요.”
“그만둬!”
마사오는 당황한 모습으로 어쩔 줄을 모르다. 그 가슴을 밀치면서 사찌꼬는 방으로 들어갔다.
노리꼬의 어깨를 가볍게 안으며 히데오도 몸을 움직인다.
“왜 이러는 거야, 이 사람들이!”
“기누꼬 양 올케언니와 그 집 주인이에요.”
먼저 방으로 들어간 사찌꼬가 말했다.
마사오는 순간 멈칫 하더니 이내 히데오를 쳐다보고 빙긋 웃으면서,
“당신도 세상 물정을 잘 모르는 모양이군.”
하고 말하고는 허리에 감았던 목욕타올을 방바닥에 던진다.
“지금 막 클라이막스로 올라가려던 순간이었어. 좀 기다리고 있으라구.”
그대로 마사오는 이불 속으로 파고 들어가더니 누워 있는 기누꼬를 안는다.
“이봐, 기누꼬! 새 언니가 데리러 왔는데 돌아갈 거야?”
사찌꼬는 두 사람의 배개맡에 앉았다.
“기누꼬 씨.”
“……”
“당신은 이 남자에게 속고 있는 거라구요. 나는 이 사람 부인이에요.”
“왜 이러는 거야. 당신? 안 어울리게 질투하고 있는 건가?”
“그렇지 않아요. 당신이 바람을 피운다는 사실에는 이미 익숙해져 있으니까요. 기누꼬 씨가 정말 걱정돼서 온 거라구요.”
“그럼, 가만히 내버려 두라구. 기누꼬는 나에게 안기는 것만으로도 행복해 하니까.”
“그렇지는 않을 거예요. 그리고 기누꼬 씨의 올케언니도 왔잖아요.”
“시끄러워! 어쨌든 잠시 기다리고 있으라구.”
히데오는 노리꼬와 나란히 서 있다. 노리꼬는 겁먹은 얼굴로 히데오의 팔을 잡았다.
히데오는 그녀의 어깨를 안고서 낮게 말했다.
“불러보세요.”
노리꼬는 끄덕이며,
“저…… 아가씨……”
하고 조심스럽게 부른다.
대답이 없다. 기누꼬는 이불 속에 파고 들어가 머리카락만 내놓고 있다.
그런 모습의 기누꼬를 더욱 당겨 안으며 마사오는 노리꼬를 쳐다본다.
“소용없어요, 부인. 기누꼬는 나에게 마누라가 있다는 사실은 조금 전에 알게 됐지요. 내가 고백했거든요. 하지만 기누꼬는 나와 헤어지지 않을 거라구요.”
“정말인가요, 기누꼬 씨?”
사찌꼬가 묻는다.
“확실히 말해두라구, 기누꼬.”
하며 마사오는 기누꼬의 얼굴을 가리고 있는 이불을 끌어내렸다.
두 사람의 발가벗은 어깨 부분까지 드러났다.
기누꼬는 마사오에게 착 달라붙어 있다.
“나와 헤어질 생각이야?”
마사오가 자신만만한 목소리로 묻는다.
기누꼬는 격하고 고개를 가로 저었다.
“그럼, 이 세 사람 앞에서 확실하게 보여주자구!”
“그런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도 말아요. 자, 둘 다 일어나요!”
사찌꼬가 외쳤다.
“싫은데.”
하며 마사오는 빙긋 웃더니,
“아직 하고 있는 중이란 말야. 이봐 기누꼬, 어서 시작하자구.”
하고 더욱 능글맞게 말한다.
히데오는 노리꼬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고는 한 발짝 앞으로 나섰다.
“그런 비상식적인 소린 집어치우고 이제 그만 일어나 주시지 그래.”
“뭐, 뭐라고 그랬어 당신? 우리 사이를 방해하겠다는 건가?”
“그래, 우린 이 여자를 데리러 온거라구.”
“그렇다면 끝날 때까지 좀 기다리는 게 어때? 지금 어떤 상태인지 보여줄까?”
갑자기 마사오는 이불을 확 젖힌다.
남자와 여자의 완전한 나체 모습이 드러났다.
기누꼬는 마사오의 그것을 꼭 쥐고 있다.
“이걸 보라구. 이렇게 이 여자는 나를 놓아주지 않는다구.”
히데오의 등 뒤에 있던 노리꼬가 그의 등에 얼굴을 묻는다.
“이런! 내 앞에서 감히 이러고 있다니……!”
사찌꼬가 상체를 움직이더니 기누꼬의 손을 마사오의 몸에서 떼어내려고 한다.
싸움이 붙어 버린 꼴이다.
마사오는 자만심이 그득한 웃음을 흘리면서 히데오에게,
“어때? 이 두 사람 모두 이제는 내가 없으면 살아갈 수 없다는 걸 알겠지?”
하고 말한다. 그리고는 기누꼬를 쳐다보며,
“이봐, 이제 시작하자구.”
하고 부추긴다.
“보는 것이 싫다면 다들 나가요! 여기는 빌린 방이니까.”
기누꼬가 드디어 말문이 열린 듯 소리쳤다.
순간 사찌꼬는 기누꼬의 머리채를 비틀기 시작했다.
기누꼬는 비명을 지르면서도 꼭 쥔 마사오를 놓으려 하지 않는다.
히데오는 두 여자의 싸움을 지켜보았다.
사찌꼬가 기누꼬의 얼굴을 쥐어박으며,
“이 도둑년아! 놓으란 말야! 나쁜 년! 그건 내 거라 구!”
하고 소리친다.
“헤헤헤!”
마사오는 만족스러운 듯 웃어댄다.
아무래도 두 여자가 다투고 있는 것이 즐거운 모양이다. 문득 마사오는 히데오의 등 위에 있는 노리꼬에게,
“어때요? 거기 언니도 와서 거들고 싶지 않나요?”
하고 말한다.
그러면서 사찌꼬의 무릎 사이에 손을 집어 넣는다.
사찌꼬는 거기에 상관하지 않고 계속 기누꼬를 때리고 있다.
그래도 기누꼬는 마사오의 것을 놓으려 하지 않는다.
결국 사찌꼬는 힘에 부치는지 울상이 되어 히데오를 뒤돌아본다.
“아저씨, 부탁이에요. 이 여자를 데리고 나가줘요. 이렇게 끈질기다니!”
“알았어요.”
히데오는 기누꼬의 알몸이 있는 이불자락 쪽으로 다가갔다.
마사오의 얼굴이 험악해졌다.
“이봐, 이상한 행동을 하면 그냥 안놔 둘 거야. 그러니까 이 여자한테 손대지 마!”
그런 말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히데오는 재빠르게 기누꼬의 팔꿈치를 잡고서 쑥 끌어낸다.
드디어 기누꼬의 손이 마사오의 몸에서 떨어졌다.
“여보!”
하고 외치면서 사찌꼬는 마사오에게 안긴다.
히데오에게 끌려나온 기누꼬가 다시 마사오에게 되돌아가는 것을 막기 위한 행동이다.
“이것 놔, 사찌꼬!”
마사오가 난폭하게 소리치며 몸을 비튼다.
“싫어요, 싫어!”
사찌꼬는 더욱 달라붙으며 소리친다.
히데오는 기누꼬의 풍만한 몸을 방구석으로 나른 후에,
“자, 옷 입어.”
하고 말하며 벗어 던져져 옆 쪽으로 둘둘 말려 있는 옷을 무릎 위에 놓아준다.
노리꼬가 다가왔다.
“아가씨! 당신은 속고 있는 거예요. 자, 얼른 입어요.”
그러나 기누꼬는 양손으로 머리를 감싸쥐고는 몇 번이고 고개를 흔들어댄다.
“놔! 알았으니까 놓으라구!”
마사오는 사찌꼬를 뿌리치려 버둥거린다.
“싫어요, 싫어! 어젯밤에도 오늘 아침에도 나한테는 해주지 않았잖아!”
순간 기누꼬가,
“싫어요!”
하고 큰소리로 외치며 일어서더니 서로 엉겨 붙어 있는 마사오와 사찌꼬가 있는 곳으로 달려든다.
“오늘 밤은 나하고 있을 거예요!”
마사오는 사찌꼬에게 잡힌 채로 양팔을 벌려 기누꼬를 안는다.
“알고 있으니까. 걱정할 거 없어. 이런 상태로 돌아가게 하지 않아.”
다시 세 명의 싸움이 시작되고, 그런 가운데 사찌꼬는 옷을 벗기 시작한다.
“아! 이건 지옥이야!”
그렇게 외치면서 노리꼬가 방을 뛰쳐나간다.
히데오는 그 뒤를 쫓아나갔다.
“그래! 당신들은 돌아가라구!”
뒤에서 마사오가 외치는 소리가 들려온다. 계단에서 히데오는 노리꼬의 팔을 잡아 세우고는,
“이대로 당신 시누이를 두고 돌아가는 겁니까?”
하고 말했다.
“그러나 나로서는 손을 쓸 수가 없는걸요.”
“어떻게 해서라도 데리고 가야 하지 않을까요?”
“저렇게 미쳐 있는 줄은 생각도 못했다구요.”
“자, 강제라도 끌고 갑시다. 그 수밖에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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