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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천제황2

제 2 장 鐵의 女人

"....."
표리천영, 그는 아름답게 하늘을 물들이고 있는 노을을 바라보고 있었다. 초원
에는 양떼들이 한가롭게 움직이고 있었다.
[이제 곧 있으면 어두워질테니 양떼를 몰고 돌아가야겠다.]
표리천영은 돌아갈 생각을 했다. 헌데, 그때였다. 휘이익----! 쿵!
"으윽...! "
홀연 하나의 인영이 날아오더니 이내 그의 전면에 사정없이 나뒹구는 것이 아닌
가?
"....! "
표리천영은 흠칫했다. 인영, 실로 처참한 모습이었다. 누군가에게 심한 내상을
입은 듯 안색이 백지장처럼 창백했고 연신 입에서 선혈을 토해 내었고, 의복은
곳곳이 찢겨지고 핏물이 어려져 있었다. 그런데, 아아! 뜻밖에도 상대는 여인
(女人)이었다. 이십 대 초의 여인... 아름다운 미모를 지니고 있었고 몸매 역시
늘씬했다. 더욱이, 오오...! 일신에 풍기는 기도는 가히 일대종사(一代宗師)를
능가하는 위엄과 성스러움이 어려 있지 않은가? 실로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
었다. 여인의 몸으로 이같은 범접할 수 없는 기도를 지니고 있다니... 하지만,
지금 여인은 참담했다. 온몸이 완전 피투성인 것이었다. 그러나, 찢겨진 옷자
락 사이로 언뜻언뜻 비추어지는 살결은 유리알처럼 투명했고 미끈한 탄력을 느
끼게 했다. 이때, 표리천영은 망설이지 않고 즉시 여인을 부축했다.
"여보세요... "
"....! "
여인은 흠칫하며 자신을 부축하는 소년을 바라보았다. 그런 그녀의 눈 속에 언
뜻 경악의 이채가 스쳤다.
[이런 촌구석에 이 같이 뛰어난 기재가 있었다니...!]
여인은 놀랍게도 한 눈에 표리천영의 뛰어남을 알아 본 것이었다. 허나 그것도
잠시, 여인은 초조한 빛을 띠우며 즉시 입을 열었다.
"나는 야화대모(夜花大母) 냉약빈(冷若賓)이라 한다. 나를 은밀히 숨겨 줄 수 없
겠느...우욱!"
여인은 시커먼 독혈을 토해내었다.
아아!
---야화대모(夜花大母) 냉약빈(冷若賓)!
바로 그녀였다니.. 밤(夜)의 여왕(女王)이라 불리우는 여인, 그녀는 밤의 세계
에서는 가히 신화적인 여인이었다. <야화문(夜花門)> 밤을 지배하는 여인들의
세력이었다. 천하의 모든 기루(妓樓)와 기녀(妓女)들을 관장하는 세력으로 그
방대함은 오히려 개방을 능가하는 것이었다. 천하의 모든 정보(情報)가 야화문
에 존재하고 있을 정도였다. 비록 비천한 여인들로 구성되어 있는 야화문이었으
나 천하의 그 누구도 무시하지 못한다. 천하의 정보를 지니고 있는 야화문을
건드린다는 것은 자칫 멸문의 화를 자초하는 것이기에... 야화문의 문주! 그녀
가 바로 야화대모 냉약빈이었다. 헌데, 감히 그 누가 그녀에게 이토록 엄중한
중상을 입혔단 말인가? 더욱이, 야화대모 냉약빈의 무공은 실로 놀라운 것이 아
니던가? 이미 무림천하의 적수가 없을 정도이거늘...
---천하십대고수(天下十代高手)!
그 반열에 끼여 있는 가공할 고수가 아니던가? 구파일방(九派一幇)의 장문인들
조차 그녀에게 한 수 양보할 정도로 대단한 여인인 것이었다. 그런 그녀가 이
런 벽지에 중상을 입고 나타난 것이었으니 정녕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허나, 표리천영은 몰랐다. 야화대모 냉약빈이 무림에 얼마나 엄청난 비중을 차
지하고 있는 여인인지를... 다만!
[대단한 누님인 듯하구나. 이런 중상에도 눈 하나 깜짝이지 않다니...!]
표리천영은 내심 감탄할 뿐이었다. 아울러, 그는 초조한 그녀의 표정을 읽었다.
[분명 누군가에게 쫓기고 계시는 것이 분명하다. 그렇다면...]
문득, 그는 주위에 널려 있는 돌들을 모으더니, 이내 주위에 여기저기 아무렇게
나 던졌다.
"....! "
냉약빈은 얼떨떨한 표정을 지었다.
[이 아이가 지금 무엇을 하는 것이란 말인가?]
그녀가 의아한 표정으로 보자, 표리천영은 손을 털며 씨익 웃었다.
"이제 염려마세요. 이제 아무도 발견할 수 없을테니.. "
"....!"
냉약빈은 멍한 표정을 띠었다. 허나 곧, 그녀의 안색이 긴장으로인해 굳어졌다.
[큰일이다. 놈이 벌써 쫓아오다니...!]
그녀는 예리한 파공음을 감지한 것이었다. 그녀는 다급히 주위를 둘러 보았으
나 몸을 피할 곳은 그 어디에도 없었다. 그녀는 절망감을 느꼈다.
[아아...끝이다. 나로 인해 저 아이까지..]
비록 처음 본 표리천영이었으나 왠지 모르게 호감이 가는 소년이였던 것이었
다. 그녀는 안타깝게 그를 바라보았다. 헌데, 표리천영! 그는 태연하게 웃고
있지 않은가? 바로 그 순간이었다. 파아...! 오오, 빛의 인간인가? 정녕 인간
으로서 이토록 빠를 수가 없었다. 마치 빛살이 쏘아져 오는 듯한 느낌을 받는
순간, 어느새 일장 전면에 하나의 인영이 처음부터 그 자리에 있었던 것처럼 나
타나 있었다. 이에,
"...!"
표리천영은 입을 딱 벌렸다.
[세상에... 인간이 이처럼 빠를 수 있단 말인가?]
무공이라고는 지법 하나만 알고 있는 그였기에 그것이 가공할 경공술이라는 것
을 알지 못한 것이었다. 반면,
"....! "
냉약빈은 숨을 죽였다. 아울러 그녀의 두 눈에는 무서운 살기가 싸늘한 얼음 줄
기처럼 쏘아져 나왔다. 여차하면 죽음을 각오하고 표리천영만이라도 살릴 생각
이었다. 나타난 인영, 일신이 금빛이었다. 금포(金袍)에 금빛 면구를 쓴 인물이
었다. 헌데, 금포면구인, 그는 무시무시한 벼락빛과도 같은 눈빛으로 주위를 흩
어 보고 있는 것이 아닌가?
"분명 그 계집의 흔적이 이 근처까지 이어졌는데 사라지다니... "
일순,
"....! "
냉약빈은 눈을 크게 떴다.
[이럴 수가...!]
그녀는 도저히 눈앞의 상황을 믿을 수가 없었다. 분명 일 장을 두고 금포면구인
과 마주 보고 있는 상황이거늘, 금포면구인은 전혀 의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이것이 대체...? ]
그녀는 홀린 듯이 표리천영을 바라보았다. 표리천영은 씨익 웃었다.
"제가 염려마시라고 했지 않습니까? "
"....!"
"우리는 저자를 볼 수 있지만 저자는 우리를 보지도 못하고 말소리도 듣지 못할
것입니다. "
"....! "
냉약빈은 경악했다. 그녀는 순간적으로 깨달은 것이었다.
[그렇다면 저 아이가 좀전 주위에 아무렇게나 던진 돌들이 하나의 진세를 이루
었단 말인가?
세상에 이런 신비스런 절진(絶陣)이 있다니...]
그녀는 자신의 눈을 믿을 수가 없었다. 그녀의 눈에는 주위에 변한 것이 전혀
없었다. 다만,주위에 돌조각들이 여기저기 난잡한 배열로 자리하고 있을 뿐...
초원 그대로의 모습이었던 것이다. 헌데, 금포면구인은 자신들이 보이지도 말
소리도 듣지 못하다니... 세상에 이런 신비스런 진(陣)이 있다는 것조차 듣도
보지도 못한 것이었다. 그녀는 새삼 표리천영을 바라보았다.
[이 아이는 대체...]
귀엽게 느꼈던 표리천영이 너무도 신비스럽게 느껴졌다. 그녀로서는 표리천영이
귀곡진서를 완벽하게 터득하고 있다는 것을 알리 만무한 것이었다. 이때,
"흐흐흐...계집 년을 이 곳에서 끝내 놓치다니... 허나, 결코 살아나지 못하리
라."
금포면구인은 섬뜩하게 웃었다.
"파천혈왕인(破天血王印)에 격중되고 살아남을 수는 것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다. "
오오!
---파천혈왕인(破天血王印)!
그것은 이미 아득한 세월속에 절전된 끔찍한 마공(魔功)이 아닌가? 일단 격중되
면 전신의 피(血)가 말라 버리고 끝내는 내장이 한 줌의 가루로 변하고야마
는... 한 마디로 역천(逆天)의 마공이었다.
"흐흐... 더욱이 그 계집은 극락환혼산(極樂歡魂散)에 중독되었으니...절대 살아
날 수 없다."
금포면구인은 음산하게 웃었다.
"아쉽긴 하군. 그 계집의 속맛을 맛보지 못하게 되었으니... "
이어, 파아... 금포면구인은 다시금 빛살처럼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다. 실로
눈깜짝할 사이였다.
"....! "
표리천영은 그가 사라진 곳을 바라보며 전신을 떨었다.
[무...서운 자다! 절진 속에 있는데도 숨막히는 살기(殺氣)가 느껴지다니...
저자는 분명 악마(惡魔)이리라!]
그때,
"으음... "
냉약빈은 긴장이 풀리는 듯 고통스러운 신음을 흘리며 휘청했다. 표리천영은
흠칫하며 즉시 부축했다.
"괜찮으시겠습니까? "
냉약빈의 안색은 핏기를 찾아 볼 수 없었다.
"괜...찮다. "
"....! "
"놈의 파천혈왕인이 아무리 지독한 마공이라하나 결코 나 냉약빈을 죽일 수는
없다. "
"....! "
"놈의 암수에 걸리지만 않았어도 이렇게 당하지 않았을 것이다. "
그녀는 분한 듯 빠드득 이를 갈았다. 허나,
"우욱...! "
그녀는 다시금 시꺼먼 독혈을 토해내었다.
"괜찮으십니까? "
표리천영은 걱정스러운 듯 말했다. 냉약빈은 그런 그를 응시했다.
[이 아이...정말 호감이 가는 아이다. 나의 모든 것을 주어도 아깝지 않을...! ]
문득, 그녀는 어떤 결심을 한 듯 말했다.
"이곳에 잠시 몸을 은신해 있을 만한 곳이 없겠느냐? "
표리천영은 말했다.
"한 곳이 있습니다. "
"....! "
"이곳에서 서남쪽으로 오십 장쯤 가면 하나의 계곡이 있습니다. 그곳에 덩쿨로
가려진 동굴이 있습니다. 아무도 모르는 곳이지요. "
"....! "
냉약빈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어, 그녀는 표리천영을 부드럽게 응시했다.
"네 이름이 무엇이냐?"
"천영...표리천영이라 합니다. "
"표리천영...좋은 이름이구나. 너에게 한가지 부탁을 해도 되겠느냐? "
"말씀하십시오. 누님."
표리천영은 망설이지 않고 말했다.
일순,
[누님...!]
냉약빈은 왠지 가슴이 찡했다. 비정한 무림에서만 살아온 철(鐵)의 여인, 정
(情)! 냉약빈은 표리천영에게 잃고 있던 애뜻한 감정이 이는 것을 어쩌지 못했
다.
[이 아이...그래 나는 이 아이에게 모든 것을 주겠다.]
이어, 그녀는 부드럽게 말했다.
"천영, 내일 새벽에 이 누나를 찾아 오겠느냐? "
표리천영은 의아했으나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단, 그 누구에게도 나의 애기를 해서는 안된다."
"명심하겠습니다."
"그럼 내일 보도록 하자."
냉약빈은 말을 마치곤 이내 신형을 날렸다. 비록 중상을 입은 상태였으나 그녀
의 신형은 눈부시도록 빨랐다. 눈깜짝할 순간 그녀의 모습은 서남쪽으로 사라져
버린 것이었다.
"아...! "
표리천영은 놀란 듯 탄성을 토했다.
[저분 누님은 정말 놀라운 무공을 지니고 계시구나. 그래...누님에게 무공을 가
르쳐 달라고 해야겠다.]
그는 들뜬 심정이었다. 유일하게 알고 있는 지법 투명회선천강지의 신비를 알
고 있는 그는 무공에 강한 호기심을 갖고 있었던 것이었다. 초원! 어느새 땅거
미가 밀려 들고 있었다.



[2421] 제목 : [와룡강] 마천제황 제 3 장
올린이 : kinggold(김준형 ) 96/12/10 14:57 읽음 :2068 관련자료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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