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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란 헌터의 꿈(키라 히카루 작)

음란 헌터의 꿈입니다
검색해보니 1장부터해서 없는게 많더군요. 제1장부터 계속 이어서 올립니다.


제1장 「야수가 숨어있는 저택」

플렛홈에 내려서니, 인심좋게 시원한 바람이 두사람을 반겨주었다. 주변의 공기에는 짙은 수목의 향기가 배어났다. 그리고 여기저기에서 새가 지저귀는 소리가 들려온다.

「아-, 기분 좋아」

 신선한 공기를 뱃속 가득히 들이키며, 사이나가 들뜬 목소리로 말한다.
 강한 햇살의 샤워를 받아, 등을 덮은 긴 흑발은 보석같이 빛을 발하며, 찰랑찰랑 바람에 흩날리고 있다. 그 아름다운 머리칼과 함께 나비가 같이 놀기나 하듯 춤춘다.

「여기에 와서 다행인 것 같아」

「정말이야. 방금 도착했지만, 벌써 기분이 다른걸」

 후지시마 사이나는 눈부신 듯 실눈을 뜨고, 주변의 자연을 감상하고 있다.
 타카유키는 실눈을 뜬 사이나의 그 표정이 참을수 없을 정도로 맘에 들었다.
 검고 아름답게 아치를 그린 눈썹이 그때만은 살짝 찡그려졌고, 까만 눈동자가 자리잡아, 언제나 시원스럽던 눈주변도 주름이 생겨보였다. 더우기 입술은 약간 벌려져 흰 이가 보인다. 그야말로 성숙하고 섹시한 표정으로 변했던 것이다.

 둘은 도쿄에서 신간선을 타고와서 아타미에 내렸다.거기에서 기차를 갈아타기 위해 기다리고 있을 때, 습하고 피부를 끈끈하게 하는 불쾌스런 더위에 진절머리가 났지만, 지금은 언제 그랬냐는듯 믿지못할 정도로 상쾌하게 느껴졌다.
그 역은 레이코우다이역이라고 한다.

 아타미에서 이즈반도 쪽이 아니라, 산을 통과하는 미시마 방면으로 향한 작은 열차의 4번째 역이었다. 양질의 온천이 넘치고, 스루가완과 미시마 시내를 한눈에 볼수 있는 그곳은, 옛날부터 최고급 별장지로서 알려져 있다.
 사회적 신분을 위해 레이코우다이에 보육원을 가지길 원하는 법인은 많지만, 오너는 대대로 이어진 자산가뿐이라서 파는 건물은 거의 나와있지 않다.

「여기서 어느 정도 걸어야 하는거지?」

「5분정도. 잠깐 런치타임을 갖도록 해. 마사토의 어머니, 요리솜씨가 대단하다는거 알고 있었어? 아, 또 배가 고파지는걸」

「뭐. 조금전에 먹었으면서」

 사이나가 웃는다.
늦잠을 자는 바람에 아침식사를 못했다는 타카유키는 신간선을 타고오면서 2인분인 샌드위치를 한입에 먹어치웠던 것이다.
 중학교까지 본격적으로 수영을 한 것만으로 오츠카 타카유키는 키가 꽤 큰 편이고, 어깨도 넓다. 하지만 그만큼 식욕도 대단했다. 인상은 나쁘지는 않다. 얼핏 보기엔 남자든 여자든 모두 좋아할만한 타잎이다.

 레이코우다이의 역전에는 썰렁한 상점이 4,5채 있을뿐. 택시 운전수도 무료한지 차밖에서 담소를 나누고 있다. 토산품점을 살짝 쳐다보며, 두사람은 낮은 경사의 언덕을 걷기 시작했다.
 타카유키가 그녀의 손을 잡았다. 사이나는 조금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타카유키를 바라보더니, 손을 바꿔 잡았다.

(아아, 사이나. 이렇게나 예쁠줄이야)

 여름방학의 마지막을 사이나와 함께 보낸다는 행복에, 타카유키의 가슴은 터질것만 같았다.
오늘밤은 아타미의 호텔에서 보내게 될 예정이다. 하세베 마사토의 양친이 소유한 별장에서는 저녁식사까지만 할 예정이고, 그후는 호텔에서 두사람만의 시간을 보내게 될것이다. 물론 사이나는 이미 버진을 바칠 것을 약속해 주었다.

 타카유키과 사이나는 고교 2학년이다.
 다니는 학교는 다르다. 오츠카 타카유키는 동경대 합격의 출신교별 랭킹에는 빠지지 않을 정도로 이름있는 명문사립인 유우세이 학교에 다니고, 후지시마 사이나 역시 귀한 집안의 딸들이 많이 다니기로 이름난 히메사 고교의 학생이었다.

 만난것은 1학년때. 유우세이 고교의 종합전에서 타카유키는 마사토들과 밴드를 만들어 록을 연주해 대호평을 받았는데, 수많은 관객 중에 심장을 얼어붙게 만들 정도의 미소녀가 있다는 것을 재빨리 발견했다. 연주를 마치고 가장 앞줄에 선 그녀에게 다가갔다. 그것이 사이나였다.
 클래식 음악 밖에 흥미가 없었던 사이나는, 친구들에게 억지로 끌려와, 타카유키의 음악을 묵묵히 듣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타카유키의 와일드하고 표현력 풍부한 보컬에 임팩트를 받았던 것 같다. 마지막 공연에 와달라는 타카유키의 권유에 한동안 머뭇거리고 얼굴을 붉혔지만 가겠다고 말했고, 그때부터 둘의 교제는 시작되었다.

 현재 친한 친구인 마사토와 그 모친이 기다리는 별장으로 향하며, 타카유키는 가끔 슬며시 사이나를 훔쳐보고 있다.
 그야말로 숨을 고르기 힘들 정도로 사이나는 아름다웠다. 여느 노는 애들처럼 머리를 염색하거나 화장은 하지 않는다. 그 천연의 미백, 이상적인 발란스로 위치한 눈, 콧대는 화장같은 것이 조금도 필요하지 않았다.
 청초한 미소녀라는 표현이 딱 들어맞는 사이나였지만, 조금전 눈을 가늘게 떴을 때처럼 문뜩 보이는 표정에는 타카유키를 두근거리게 할 정도의 어른스런 색기가 흘렀다. 눈썹이 짙어 정감적이고, 구별이 확실한 쌍꺼풀 아래로, 누가 뭐래도 매력적인 눈동자가 있다.
신장 160, 체중 42kg. 신체는 아직 42kg로 날씬하지만, 타카유키가 보았을때 바스트는 아마 80cm 라 생각될 정도로, 멋진 몸매를 소유하고 있었다.
 잘 어울리는 청초한 하얀 면바지에, 켓즈의 운동화를 신고있다. 하지만 굽이 15센치나 되는 샌들을 신는 소녀들보다 다리가 더 길게 보인다. 작은 힢은 살짝 들어올려져 있어서인지 더욱 더 스타일이 좋아 보인다.
 시원스레 빨간색을 바탕으로한 꽃무늬 노슬립에서, 가늘게 미끌어진 팔이 뻗어있다. 조심스러우면서도 모양좋게 튀어나온 가슴의 융기를 쳐다보자, 타카유키는 더욱더 진정할수 없게 되었다.
지금이라도 당장 근처의 나무그늘에 들어가, 사이나의 아름다운 몸을 안고싶은 충동이 생긴다. 달콤한 과실같은 그 입술에 키스하고 싶었고, 가련한 가슴을 애무하고 싶었다.
 하지만 강경한 사이나였기에, 이런 옥외의 장소에서 패팅하는 것은 분명 싫어할 것이다.

(역시 밤까지 참기로 할까. 이미 지금까지 1년간을 참았지 않은가)

 그렇게 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보니, 괜히 민망한 느낌이 들었다. 결국 호텔에 들어가면 아침까지 둘만 있게 되지않은가.
 그렇게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타카유키는 둥실둥실 구름위에 떠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언제나 좀처럼 보여주지 않는 사이나의 속옷 모습도 충분히 볼수있을 것이고, 좋은 냄새가 나는 피부에 마음껏 얼굴을 묻는 것도 가능한 것이다.
 그리고, 자신을 포함해 아직 아무도 본적도, 닿은적이 없는 사이나의 그곳을, 오늘밤 사랑해 주게 되는 것이다. 그 얼마나 멋진 일인가. 그때야말로 처음으로 사이나는, 진정한 의미로 나의 것이 되는것이다. 하나로 포개져 끝없이 깊고 깊게 연결되며, 영원한 사랑의 증표를 나는 주사하게 되는것이다.

「……있잖아, 마사토는 모르고 있는거지?」

「응? 뭐를?」

 감미로운 망상에 젖어있었던 탓인지, 첫부분의 말을 듣지 못해 버렸다.

「그러니까, 나랑 타카유키가 오늘, 아타미에 묵게되는 거 말야」

「무, 물론…그녀석에겐 아무말도 안했어. 아마 내가 곧바로 도쿄로 돌아간다고 생각하지 않을까?」

「아, 다행이야. 왜, 괜히 창피하잖아. 우리들이 오늘밤 도대체 무엇을 할까, 그런 눈으로 마사토가 힐끔힐끔 쳐다본다고 생각하면 아무리 맛있는 요리를 해주셔도 식욕이 나지않을것 같아」

 하얀 볼을 살짝 붉힌 사이나는 안도의 숨을 내쉬며 말했다.
 그야말로 사이나답다며 귀엽게 생각되는 한편, 타카유키는 약간 켕기는 기분이 든다. 사실 마사토에게 오늘밤의 예정을 모두 말해버렸기 때문이었다.
 머리좋은 마사토이니까, 설마 사이나 앞에서 그런 천박한 농담을 말하지는 않겠지만--많이 먹어둬. 오늘밤을 위해 정력을 축척하지 않으면 안되니까, 라는 식의 말--별장에 도착하면, 혹시나 모르니 입을 막아두어야 겠다고 생각했다.


그것은 2주일전이었다. 타카유키는 학원의 하기특강에서 돌아오는 길에 마사토의 방에 들려, 마사토가 묻는대로 이번 여행계획에 대해서 이것저것 떠들어 버렸던 것이다. 사이나와 함께 머무는 것이 드디어 결정되어, 기뻐서 어쩔줄 몰랐던 탓이었다.

「사이나 친구들의 별장이 이즈고원에 있데. 사이좋은 4명이 한조로 매년 놀러간다더군. 그래서 첫날만은 사이나와 내가 그곳에 머물기로 했어. 그녀의 친구들도 입을 맞추어 협력해 주기로 했으니, 부모님께는 들킬 염려가 없을 것이고, 이즈에 가는 도중인 아타미 부근의 호텔을 잡을까 생각중이야」

「헤엣, 드디어 염원이 이루어져 사이나와 맺어지는거군. 올해는 최고의 여름방학이 될 것 같은데. 타카유키」

 마사토는 손바닥을 펼치며, 타카유키의 손과 찰싹 소리를 내며 부딛혔다.
타잎은 틀리지만 그도 단정한 외모이다. 얼굴이 약간 까무잡잡한 스포츠맨 타잎의 오츠카 타카유키가 양성이라면 마사토는 말랐고 얼굴빛도 청백이라 어느 한쪽을 말하자면 음성이라는 이미지지만, 가늘게 찢어진 긴 눈이 연령에 어울리지 않게 지적인 인상을 준다.

「어쨌든 잘됐다. 사이나는 지금까지의 여자애들이랑은 전혀 틀리지. 나도 질수 없군」

원래부터 짖궂은 말을 하지않고 감정을 솔직히 표현하지 않는 마사토였지만, 그때만은 의외로 타카유키와 함께 기뻐해 주었다.
그들은 이미 둘다 여자를 알고 있었다.
 난교의 경험까지는 아니지만, 록폰기의 클럽에서 꼬신 여자 둘이랑 러브호텔에 가서, 같은 방에 들어가 양옆에서 섹스한 적도 있다.
 이미 하세베 마사토는 조숙했다. 시부야 레게빠의 마담(이라고해도 23세였다)과도 일정기간 사귄적이 있었다. 학교의 공부, 그리고 밴드활동에는 타카유키가 리드하고 있지만, 놀기에 관해서는 도저히 마사토에게 대항할수 없었다.

「어디보자, 8월 24일이라……아아, 잘됐네. 나도 그날은 레이코우다이에 가 있을거야」

 카렌다에 눈을 돌리던 마사토가 말했다.

「괜찮다면 함께 낮시간이라도 우리집 별장에 식사하러 와. 아타미랑 가깝고, 설마 너희들도 대낮부터 호텔에 쳐박혀 있지는 않겠지?」

「그건 그렇지만」

「다행히도 우리 아버지는 일이 있어서 오지 못하실거야. 사이나가 예전에 우리 엄마를 만났을때, 서로 이야기가 잘 통했잖아. 너희들이 찾아와 준다면 엄마도 분명 좋아하실꺼야」

모친인 유리코와 마사토 사이에는 혈연관계가 아니다. 마사토의 친모는 그가 초등학교때 백혈병으로 타계하셨고, 유리코는 2년전에 후처로서 하세베 집안에 들어오게 된것이었다.
 대기업 레코드 회사에서 중역비서를 맡고있던 마사토의 아버지에게 첫눈에 반했다는, 이제 서른이 막 된 젊은 새댁으로 타카유키와 같은 친구들 사이에는 그야말로 동경의 대상이었다.
마사토의 부친은 저작권 문제 전문가로 음악업계에는 꽤나 이름이 알려진 변호사이기도 하다. 하세베 집안은 대대로 법률가의 가손으로 마사토 역시 부친과 같은 길을 나아간다는 것은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우리 별장에서 와인이라도 마시고 우아하게 점심이라도 먹이는 것이 좋을꺼야. 아버지와는 달리, 엄마는 와인정도라면 너그럽게 눈감아 주실테니까. 저녁을 대비해 좋은 무드를 만들수도 있을꺼구. 후후훗」

「그렇게 이상하게 웃지마. 마치 중년 색골같잖아」

타카유키는 무심코 쓴웃음을 짓게 되었다.
 그리고 마사토의 호의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단, 너희 어머니에겐 우리들이 호텔에서 머문다는 것은 반드시 비밀로 해 줘야해」

「알고있어. 아무리 우리 엄마라도 그걸 아시게 되면 설교를 늘어놓으시겠지. 더우기 사이나양이 처녀를 잃는다는 것을 아시면 소동일꺼야」

「좋아. 그렇게 하지. 마사토, 후회하지마. 우리들이 어느정도 닭살인지 질릴때까지 보여주지」

「오케이. 좋구말구. 한 여자에게 목 매는건 나로서는 질색이야」

 마사토는 항상 버릇처럼 말하던 그 말을 했다.
 그 말에 어느정도 진심이 베어있긴 해도, 반이상은 허세임을 타카유키도 알고 있었다. 후지시마 사이나 같은 소녀가 눈앞에 나타난다면 마사토 역시, 분명 애인으로 삼을리 틀림없을 것이다.

「헤헤헤. 타카유키 너야말로 각오해 두는 편이 좋을꺼야. 처녀랑 하면 뒷일이 보통이 아니니까. 아무리 사이나가 귀여워도 엉겨붙게 되면 진절머리가 나게 되는 법이야」

이 냉정하고 말뿐인 마사토를 안달나게 만들어 주지. 아아~ 나도 사랑을 하고싶어!라고 외치게 할 정도로 닭살이 돋게 해주마.
 타카유키는 그때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리고 빨리 8월 24일이 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다.

하세베 집안의 별장은 울창한 녹음에 쌓여있었다.
 대지의 넓이가 어느 정도인지는 타카유키로서는 짐작할수도 없었다. 바로 인근에는 멋진 일본식 정원을 갖춘 별장도 있지만, 여기는 광대한 잡목림이 그대로 남아 정원이 되어있다. 마사토의 조부는 별장을 지을때, 이 땅의 부유한 자연을 남기는 방법을 선택했다고 한다.
 건물은 몇년전에 보수공사를 마쳤다. 콘크리트와 대리석을 소재로 이용한 모던한 4룸의 1층짜리 건물이었다.견고한 철책뒤에는 유리코의 빨간 벤츠가 보인다.
 밖에서 인터폰을 누르자 마사토의 대답이 있고, 곧바로 정원문이 열리는 소리가 났다.

「왠지 두근두근한걸. 너무 멋진 별장이잖아」

「나도 최근까지 약간 망설였지만 마사토와 아줌마밖에 없으니까, 오늘은 별로 신경이 쓰이지 않아. 약간 특이한 레스토랑에 왔다고 생각하면 될꺼야.」

「그건 유리코 아줌마에게 실례야. 일부러 초대까지 해 주셨잖아.」

 사이나는 한번 본 것 뿐이지만 하세베 유리코의 신봉자가 되었다. 용모는 물론 몸가짐새도 훌륭하다. 성숙한 여성의 매력이 몸에서 넘치고 있다. 더우기 오늘은 프랑스 요리의 풀코스를 유리코 혼자서 준비했다고 들어, 더욱 더 존경의 마음을 품게 되었다.
 정원을 지나 현관에 도착했다.
 문을 열자 처음보는 남자가 「어서오세요」 라며 반겨주었다.

「처음 뵙겠습니다. 그러니까, 타카유키군과 사이나양이죠?」

 어리둥절하는 두사람에게 남자는 친근하게 묻는다.
 20대 후반의 눈매가 날카로운 남자였다. 머리는 빡빡 밀었고, 코뼈가 내려 앉은것이 권투라도 했던것일까?
 푸른 스웨터를 아래위로 입은 몸은 마치 자신의 몸보다 작은 스웨터를 입은듯 꽉 죄어져 보인다. 키는 자신보다 크지 않으나, 근육의 모양이 전혀 틀리다고 타카유키는 생각했다. 마치 전문적인 트래이닝을 받은 육체가 아닌가. 남자가 그렇게 서 있는것 만으로 타카유키는 위압당한 느낌을 받았다.

「난, 유리카씨의 조카입니다. 마침 이 부근에 올일이 있어 들렸지요」

「아, 그러세요……안녕하세요?」

「어서 들어오세요. 마침 식사준비가 다 되었고, 마사토군도 기다리고 있습니다」

 타카유키는 옆에 서있는 사이나의 눈치를 보며, 어떻할지, 어떻게 대처할지 작게 중얼거렸다.
 얼굴도 모르는 남자가 있었기에 사이나가 긴장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자신 또한 그렇다. 가능하다면 잘 알고있는 4명이서만 식사를 즐기고 싶었다.
 타카유키가 신발을 벗어 집안에 들어갔을때, 남자가 갑자기 습격해 왔다.
 왼손의 날카로운 잽이 가슴팍을 찔렀다.

「욱……」

숨이 멈는 듯한 격렬한 통증에, 타카유키는 참지못하고 상체를 굽혔다. 그러자 오른쪽 어퍼컷이 턱을 날렸다.
 절묘한 원투였다. 하반신이 힘이 빠지며 털썩하고 쓰러져 무릎이 마루에 닿았다. 천천히 타카유키는 앞으로 쓰러져갔다.
 한순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사이나는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종이처럼 새하얀 얼굴로 서있을 뿐이었다. 하얀 슬랙스에서 죽 뻗은 다리가 심하게 떨렸다.

「안으로 들어가지, 아가씨」

 남자는 전혀 무표정한 얼굴로, 사이나의 어깨를 감쌌다.

「시……싫어요」

「호오. 말을 할줄은 아는군」

 싫어하는 소녀를 힘으로 끌고가며, 남자는 살짝 입술을 깨물었다.

「놓아줘요!」

「귀여운 목소리군. 좀더 소리를 질러봐」

「타카유키! 아아아, 도와줘, 누군가……」

 사이나는 얼굴을 징그리고, 뒤를 돌아보았다.
 현관앞에 타카유키는 쓰러진 채로였다. 조금씩 머리를 흔들며 괴롭게 신음하고 있다.

「타카유키는 괜찮아. 살살 손 봐준거니까 곧 정신이 돌아올꺼야. 」

 내가 정말로 맘먹고 때리면 턱뼈가 나가버리지. 그 남자는 그렇게 중얼거렸다.

「처리한거야?」

또 한명의 남자가 복도 안쪽에서 모습을 나타냈다.
 굵은 목소리의 중년 남자로, 이 사람은 그레이의 스웨터 모습이었다. 좀 살이 쪘고, 금목걸이와 팔찌를 찬, 어떻게 보면 야쿠자 같은 분위기를 감돌게 한다.

「오홋, 이거 대단하군. 몹시나 아름다운 애가 아닌가. 헤헤헷」

「농염한 색기를 풍기는 유부녀외에, 이렇게 귀여운 보너스까지 생기다니. 우리들의 악운도 여기서 끝나나 봅니다, 다이고씨」

 사이나의 감시역은 복서에게서 중년 남자로 바톤터치되었다.

「말 그대로군. 이 애는 너무 멋지군. 음. 아직도 이런 청초한 미소녀가 있었다고 생각하니 눈물이 앞을 가리는군.」

다이고라는 남자는 사아니의 등을 쓰다듬으며, 그 손톱 끝부터 머리의 이마까지 핥듯이 쳐다보며, 음란한 감탄사를 연발했다.
 나이는 40 전후. 짧게 깍은 머리에는 흰 머리칼도 꽤 보인다. 얼굴이 꽤 크고, 품위없는 동그란 눈을 하고있다. 뺨에는 살이 덕지덕지 붙어 마치 불독을 연상시켰다. 사이나가 정말 마음에 드는지, 그 흉악한 얼굴이 지금은 흐뭇해하는 표정이다.
젊은 복서 쪽은 아직 의식을 차리지 못한 오츠카 타카유키의 상체를 일으켰다. 한쪽 손에는 수갑이 쥐여져있었다.

「다, 당신들, 누구예요? 여기에서 뭘하는 거예요?」

「뭐, 아가씨를 기다리고 있었다고 할까? 거실에 가보면 알거야. 다치기 싫으면 얌전히 있어야 한다는걸 잊지마.」

 사이나는 숨을 죽였다. 지금까지 눈치채지 못했지만, 다이고의 왼손에는 긴 칼이 쥐어져있어, 날카로운 칼끝은 살짝 움직일때마다 차가운 빛을 발하고 있었다.

긴 복도를 따라가 막다른 곳이 거실이다. 20평 남짓한 넓이로, 벽과 마루에는 광이 나도록 잘 닦여진 목재로 펼쳐져있고, 빛이 잘 들어오는 창가에는 주문제작한 것 같은 소파가 놓여져있어, 의외로 평안한 듯한 공간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공포가 그곳을 지배하고 있다.
 하세베 마사토와 모친인 유리코는 뒤로 손이 묶여져, 소파에 앉혀져있다. 맞아서 코피를 흘린 것인지 마사토의 안면에는 핏자국이 남아있었고, 코에는 탈지면으로 막혀있었다.
 지금, 그 곳에는 새로이 오츠카 타카유키가 끌려와, 손이 묶인 채 앉혀졌다. 왼쪽 눈에는 혈관이 끊어져 새빨갛게 보였는데, 그것은 끌려오는 도중에 난폭한 복서의 펀치를 먹었던 탓이다.
 유리코가 걱정스런 눈빛으로 타카유키에게 말을 걸었다. 마사토는 쇼크상태인지 겁먹은 눈으로 딴쪽을 바라보고 있다.

「자아, 이걸로 등장인물은 전부 모였군. 그렇지, 마사토?」

 다이고가 물어보자, 마사토는 타카유키 일행에게 미안한 표정을 짓더니, 푹 고개를 떨구었다.
 아마도 이 남자들은 마사토를 협박해 타카유키 일행이 방문할 것을 전해들은것 같았다.

「드디어 즐거운 파티의 시작이다.」

 복서는 후지시마 사이나를 뒤에서 끌어안았다. 사이나는 앙칼진 비명을 지르며, 몸을 피했다. 사이나만은 손이 묶이지 않고 남자들과 함께 3명 앞에 서 있었다.

「그만둬요! 부탁이니까 그 아이는 건드리지 마세요」

 유리카가 외쳤다.

「돈이라면 줄께요. 만약 그걸로 부족하다면 카드도, 비밀번호도 알려줄께요. 그러니까 그 애만큼은 놓아주세요」

「헤헤헤. 그렇게 애취급하면 안되지. 사이나양도 이미 훌륭한 성인이야. 사모님도 이 성숙한 몸매를 한번 보면 알꺼야」

 복서는 소녀의 가슴을 만졌다.
 사이나의 비명은 더욱 더 커지고, 남자의 음란한 손에서 빠져나오려고 상반신을 직각으로 숙여 앞으로 빠져나가려고 발버둥쳤다.

「그만둬. 사이나를 놔줘!」

 타카유키가 성난 목소리가 울리며, 일어서려고 했다. 한쪽눈은 피로 새빨갛고, 성난 얼굴은 일그러져 홍조를 띈 대단한 형상이었다.
 즉시 다이고가 뛰어가더니, 세게 뺨을 쳤다. 소파에 쓰러진 타카유키의 목에, 정확히 칼날을 갖다대며 무시무시한 목소리로 으름장을 놓았다.

「움직이지마, 꼬마야. 거기에 가만히 있어라. 아니면 여기에도 큰 입을 하나 만들어줄까? 어때? 자신의 피가 벌컥벌컥 넘치는 소리를 들어보고 싶으냐?」

「타카유키. 그, 그 사람이 시키는대로 하는것이 좋아. 정말 죽일꺼야. 아아, 어쩔수가 없단 말이야」

 마사토가 울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그렇다. 도련님은 이미 잘 알고있군.」

 다이고는 빙긋 웃으며 일어났고, 타카유키를 다시 한번 째려보며 노려보았다.타카유키는 움찔거리며 다시 움직일 수 없는 상태가 되었다.
 그리고나서 다이고는 유리코앞에 섰다.팔을 뻗어, 세운 손가락으로 그녀의 가는 턱을 톡톡 노크하듯 쳤다.

「정말로 미인이군요, 사모님」

기품이 있는 미모에 곰곰이 넋을 잃고 바라본다.
여자들이란 각각 남자의 마음을 미치게 할 아름다운 머리카락을 갖고 있다. 사이나의 머리카락은 부드럽고 찰랑찰랑하는 명주에 비한다면, 부인의 그것은 탄력이 있고 한 가닥 한 가닥이 굵었다. 그 볼륨감 있는 머리카락을 다이나믹하게 옆으로 흘린 헤어 스타일이, 하얀 피부의 얼굴에 몹시나 잘 어울렸다.

「이 피부는 물론이고 몸매도 멋지군, 지방도 적당한 것이 마치 사르르 녹을 것 같이 요염하군」

 손이 뒤로 묶인 유부녀는 요염한 블루 실크 브라우스의 가슴팍이 우뚝 솟아보여, 풍만함을 한층더 강조하고 있다. 욕정에 져버린 다이고의 손가락은 쓰윽 가슴의 굴곡을 어루만졌다.

「아, 아……돈이라면……」

「돈따위는 두번째 문제다. 우리들이 가장 갖고 싶었던 것은 부인, 당신이야. 이틀전에 아타미 긴자에서 발견해, 나도 켄도 홀딱 반해버렸지. 특히 나는 여기같은 천국과는 다른 지옥같이 햇빛이 잘 안드는 별장 생활이 길었거든. 당신같이 먹음직스런 여자는 정말 오랫만이었지. 헤헤헷. 꼭 멋진 사이가 되고싶어서 이렇게 침입하게 된 것이지」

뱀과 같이 끈질긴 자신의 집념에 대해 열변을 토하며, 그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그 손에 힘이 들어간다. 유리코의 뺨은 치욕으로 물들었다.

「그랬더니 생각지도 않은, 이렇게 멋진 공주님까지 뛰어들어와 주다니, 즐거운 파티가 될 것같군.」

 켄이라는 젊은 남자가 말한다
 그쪽은 여전히 사이나를 짖궂게 껴안고선 천사 같은 달콤한 향기와 매끈매끈한 피부의 감촉을 즐기고 있다.
소녀는 한층 더 날카로운 비명을 질렀다. 화사한 몸을 격렬히 흔들어 빠져나가려고 하자, 광택이 가득한 긴 머리카락이 눈부신 정도로 흩날린다.
 남자가, 노슬립의 등에 지퍼를 내리기 시작했다.

「싫어……」

「사이나양의 아름다운 누드를 좀 보여줘도 괜찮잖아. 히히히. 더이상 참기 힘들어졌단 말이야. 이봐, 가만히 좀 있어봐」

 선명한 빨간색 화병 무늬가 등에서 나눠져, 순백의 브래지어 벨트가 엿보인다. 그리고 희고 요염한 부드러운 피부가 노출되어, 켄은 더욱 더 욕정이 끓어오르게 되었다.

「아아, 죽이는군. 속옷이 살짝 보이는 것만으로 그놈이 꿈틀꿈틀 하는걸」

 꽉 껴안으면서 사납게 발기하는 그놈을 소녀에게 문질러 비비고있다.
 아직 처녀인 사이나 있어서는 꽤나 심한 쇼크일 것이다.
 그리고 애인인 타카유키의 쇼크를 받았는지, 분노한 듯 「 그만둬!」「사이나를 놓아줘!」라며 피를 토할 것 같이 절규하며 소파위에서 몸부림친다.
 마침내 유리코가 일어섰다.
 늠름한 그 표정에는, 세사람의 고등학생을 어떻하든지 자신이 지키지 않으면 안된다는 비장한 결의가 엿보였다. 사이나를 구하는것은 물론이고, 타카유키가 언제 무모한 행동을 할지 걱정이 되어서였다.

「사이나양을 놓아줘요! 제발……제발, 날 대신해서라도……」
「물론 사모님도 벗어줘야지. 이쪽도 두명이고, 그쪽도 두명. 머리수가 맞잖아. 그렇지? 켄.」

「헤헤헤. 성숙한 유부녀와 순진한 여학생이 상대가 된다면, 꿈만 같은 최상의 조화로 즐길수 있겠죠」

「당신들은 내가 목적이었잖아요. 그렇다면 저를 마음대로 하면 되잖아요. 그녀는 아직 고등학생이예요. 제발 놓아주세요. 부탁이예요! 그녀의 인생을 엉망으로 만들지 마세요」

 부드럽고 우아한 얼굴이지만, 유우코는 겁먹지 않고 남자들에게 호소했다.
 다이고와 켄은 둘다, 의외라는 표정의 엷은 웃음을 띄면서 서로를 바라보고 있다.어쩌면 부인이 그렇게 말할 것을 미리 예견했는지도 모른다.

「당신 혼자서 우리 두사람의 상대를 하겠다는 것인가? 큭큭큭. 그것이 얼마나 무시무시한건지 알고는 있는건가, 부인」

「잘 생각하는 편이 좋을꺼야. 우리들과 아침까지 함께 허리를 놀리고나면 두번다시 평범한 유부녀로는 돌아가지 못할꺼야」

 남자들의 눈은 농후한 색기를 감돌게 하는 부인의 신체를 흘끔흘끔 핥고있다.
 역시 유리코는 그말에 입이 들어가 버린다.
 여기저기서 흐느끼는 소리가 들린다. 눈앞에서 모친을 조롱당하는 것에 참지못한 마사토가 흐느껴 울고, 오늘밤 맺어질 약속이였던 애인들도, 끝없는 공포와 아무것도 할수없다는 무력감에 고통스러웠던 것이다.

「좋아요. 각오는 되어 있으니까요」

 유리코는 얼굴을 들어, 짙은 눈동자로 남자들을 노려보았다. 우아한 목을 끄덕이자 어깨까지의 긴 흑발이 흔들렸고, 그렇게 하기를 승낙했다.

「어쩔수 없군. 아가씨는 우선 쉬도록 해주지」

「그러나, 수갑으로 이 아름다운 손을 다치게 하는건 가엽잖아요. 그렇죠? 다이고씨」

「아아, 그건 너에게 맡기지」

 그렇게 말하자, 켄은 기쁜듯한 얼굴로 좋아했다.
 사이나는 이미 서둘러 등뒤의 지퍼를 올리고 있었다. 야수같은 남자에게 속옷을 보이게되어, 죽고 싶을만큼 불쾌했었다
 한숨 돌리는 것도 순간이었고, 곧바로 밧줄이 몸을 파고들었다. 「수갑보다도 이쪽이 덜 아프고, 피부에도 훨씬 더 나을꺼야 」라고 말했다. 아마도 SM의 취미가 있을 듯한 켄이었다. 사이나는 몹시 기분나쁜 불쾌감에 가는 어깨를 떨고있었다.

「그렇다면 옷을 벗어볼까, 부인」

 다이고가, 유우코의 수갑을 풀었다.

「기껏해야 조금 괴로운 것 뿐이야. 히히히. 아가씨를 구할지 어떨지는 당신의 색기에 달려있으니까 열심히 해보라구」

 유부녀의 수치를 괜히 부채질하듯 음탕하게 속삭이자, 유리코는 「아아」하며 비탄에 빠진 한숨을 쉬었다.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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