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면신협(16)
<벽력뇌강궁(霹靂雷 宮)>
천년제일화가(千年第一火家)!
그것은 호북성(湖北省)의 북서단(北西端), 뇌룡강(雷龍崗)이라는 곳에 자
리하고 있었다.
뇌룡강(雷龍崗)!
비록 강(崗: 산, 구릉)이라고 했으나 그곳은 차라리 광야였다. 수십 리에
걸쳐 낮은 구릉들이 꼬리에 꼬리를 문 황막한 광야! 벽력뇌강궁은 바로 그
뇌룡강 위에 거대한 모습으로 벌려 있었다.
뇌룡강 일대는 화산지대였다. 그렇게 크지는 않으나 십여 개의 화산들이
항시 시커먼 연기를 토해내고 있었다.
화기(火氣)가 아주 강한 대지(大地).....
벽력일족(霹靂一族)이 그곳에 자리를 잡은 이유는 그 때문이었다.
일경 무렵,
어슴푸레한 어둠이 서서히 뇌룡강 일대를 뒤덮고 있었다.
화룡봉(火龍峯), 뇌룡강의 북동쪽에 자리한 그리 크지 않은 화산 위로도
서서히 어둠이 덮여오고 있었다.
화룡강의 정상.
스.....읏!
산풍에 옷깃을 펄럭이며 삼인(三人)이 표표히 서 있었다. 하나같이 특이
한 모습의 일남이녀(一男二女).
두 여인 중 한 여인은 전신에서 은은히 먹울을 뿌려 놓은 듯한 검은 강기
가 배어 흐르고 있었다.
그 여인은 이십대 후반으로 보이는데 기이하게도 눈빛만은 너댓 살 소녀
의 그것이었다.
다른 한 여인은 흡사 풀(草)을 연상케 하는 녹색의 머리카락을 지니고 있
었다.
일 장이 넘는 머리카락, 그것들은 하나하나가 흡사 살아 있는 뱀같이 움
직이고 있었다.
독종독인(毒宗毒人) 나요미(羅妖美)!
북망서시(北邙西施) 음교혜(陰嬌蕙)!
이것이 여인들의 이름이었다. 물론 그녀들과 함께 있는 사내는 용사추였
다.
".....!"
용사추는 뒷짐을 진 채 화룡봉 아래를 내려다 보고 있었다. 그곳에는 하
나의 거대한 장원이 어둠 속에 웅크리고 있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벽력뇌강궁! 그것이 바로 벽력뇌강궁이었다. 환우를 통틀어 가장 무섭다
는 벽력화기(霹靂火器)의 원산지.
어둠 속에 웅크리고 있는 벽력뇌강궁의 모습은 흡사 거대한 맹수가 도사
리고 있는 듯이 보였다.
문득 북망서시 음교혜는 눈을 흘기며 용사추에게 말했다.
"당신이란 사람은...도대체 얼마나 사람 속을 말리려는 거예요?"
그녀는 입술을 삐죽거렸다.
"무얼 믿고 저 불귀신들이 우글거리는 불구덩이로 뛰어들려는 거예요?"
음교혜가 눈을 흘겼다. 그러면서도 그녀는 자기 옆에 서 있는 나요미를
째려 보았다.
"저 백치계집이 벽력뇌강궁의 불귀신에게서 당신을 지켜줄 수 있을 거라
고 믿으시는 거예요?"
음교혜의 눈에서 불꽃이 튀었다. 그녀는 강짜를 부리고 있었다.
당당한 귀왕대탑의 여주인, 게다가 다정관음 옥수교에게만 양보하는 경외
의 지혜를 지닌, 사도제일(邪道第一)의 모사꾼인 그녀가 아닌가?
남편인 용사추를 혼자서 독점해도 시원치 않을 판인데 들리는 소문으로
그녀의 잘난 남편은 여기저기에다가 마구 정을 뿌려 축첩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도 모자라서 이제는 어디서 인간같지도 않은 독종(毒宗)의 백치계집
마저 끼고 나타난 것이 아닌가?
그녀는 은근히 부아가 치밀어 오르고 있었다. 남편을 만난 것이 두 달여
만이었다. 생각 같아선 염치불구하고 연하인 남편에게 아양도 떨어 보고 싶
고, 그 거친 기술에 자지러들고도 싶었다.
그런데, 웬 덜 떨어진 시커먼 계집이 졸래졸래 남편 뒤를 따라 다니고 있
는 것이 아닌가? 더욱 가관인 것은, 그 시커먼 계집이 자기 남편을 부르는
호칭이었다.
"아빠..... 아빠!"
나요미는 말을 배우는 어린 아이같이 쉴 새 없이 그렇게 재잘대며 강아지
같이 용사추의 뒤를 졸졸 따라 다니고 있었다.
"나야 뭐 교혜를 믿을 뿐이지!"
용사추는 싱긋 웃었다. 그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띄우며 음교혜의 통통한
엉덩이를 톡톡 두드렸다.
"우리 드센 마나님께서 벌써 벽력뇌강궁 주위에 귀모(鬼母)조사님과 일천
명의 귀왕전사들을 집결시켜 둔 것을 내가 알지.....!"
"흥! 누가 당신을 지킬라고 그런 짓을 한 줄 아세요?"
음교혜는 앵토라진 표정을 지었다. 그러면서도 그녀는 남편이 자신의 정
성을 알아준 것에 대해 내심 흐뭇해 하고 있었다.
그녀는 옥수교만큼이나 치밀한 여인이었다.
백마성에서 용사추를 도우라는 옥수교의 명이 떨어진 것이 사흘 전이었
고, 그 즉시 음교혜는 귀왕대탑의 주력을 벽력뇌강궁의 주위로 이동시켰다.
활강시가 된 오백년전의 천하제일인 귀모(鬼母),
그리고 일천의 귀왕전사들.....
그들은 벽력뇌강궁 전체와 맞서 싸울 수 있을만큼 강력한 전단(戰團)을
구축하고 있었다.
"벽력뇌강궁에 들어가셔서 주의해야 할 대상은 한 명..... 여인이에요!"
음교혜가 말을 이었다. 어느 덧 그녀는 강짜를 집어치운 상태였다. 그녀
의 옥용에는 긴장감마저 떠돌고 있었다.
그것은 이제 그녀가 입에 올리려는 대상이 그 만큼 무서운 인물임을 의미
했다.
"화모(火母)..... 뇌옥정雷玉精)?"
용사추는 음교혜를 바라보며 물었다.
"그래요! 바로 그녀..... 화모 뇌옥정이에요!"
스읏!
음교혜의 눈빛이 강해졌다.
그녀의 눈 아래 보이는 벽력뇌강궁, 그곳에는 가히 환우최강을 겨룰 수
있는 한 명의 무서운 여종사가 있었다.
화모(火母) 뇌옥정(雷玉精)!
바로 이 여인이었다. 달리 벽력화모(霹靂火母)라고 불리는 불의 정령 같
은 여인, 그녀는 사실상 벽력뇌강궁의 정통 후계자였다.
당년 나이 이십 구 세, 그녀는 자신보다 무려 사십이 연상인 벽력대제 화
천륭과 혼인한 상태였다. 그 벽력대제는 배분상 화모 놔옥정의 사숙(師叔)
뻘인 인물이었다.
일종의 불륜(不倫)이라고 할 수 있는 부부관계.....
왜 화모가 벽력대제와 결혼했는지는 아직도 의문으로 남아 있었다.
그녀는 열 일곱 살 때 결혼했다. 결혼한 후, 그녀는 벽력뇌강궁의 일체의
일을 벽력대제에게 맡기고 은둔한 상태였다.
그러나 세인들은 알고 있었다. 화모 뇌옥정! 그녀가 벽력대제 화천륭보다
세 배 이상 무서운 화공(火功)을 지니고 있음을.....
소문에 의하면 뇌옥정은 고금제일의 극양기공인 뇌정열화신강을 완성한
상태라고 한다. 그것이 사실이라면 그녀는 전황(戰皇)에 비견되는 초고수자
였다.
"다른 누구와는 충돌해도 되지만..... 그녀 화모만은 충돌하면 안 돼요!
알겠지요?"
음교혜가 용사추에게 다짐시켰다.
"예! 그러죠. 어느 분의 명이라고 소생이 감히... 어이쿠.....!"
짖궂은 표정을 짓던 용사추가 비명을 질렀다.
음교혜가 째려보며 그의 옆구리를 꼬집은 것이었다.
"꼴도 보기 싫어!"
음교혜는 찬바람이 나도록 고개를 돌렸다. 그러면서도 그녀의 손은 벽력
뇌강궁의 한곳을 가리키고 있었다.
그곳은 한곳 은밀한 계곡이었다.
"저곳은 화왕곡(火王谷)이라고 해요. 천험의 절지인지라 경계가 허술하고
벽력뇌강궁의 중추와 근접한 곳이니 저곳으로 잠입하세요!"
음교혜는 다시 신중하게 말했다.
"음..... 화왕곡(火王谷)이라....."
용사추는 음교혜가 가리키는 절곡을 눈여겨 보았다.
음교혜는 주도면밀하게 말을 이었다.
"당신이 노릴 곳은 열화천각(熱火天閣)이란 곳으로 그 안에는 천년제일화
기인 벽력굉천뢰(霹靂宏天雷)라는 것이 감추어져 있어요!"
"벽력굉천뢰....."
"그것의 위력은 화약 만 근의 폭발력과 맞먹는 거예요. 불사마후를 태워
버릴 수 있는 것은 그것밖에 없어요!"
음교혜가 자신있게 말했다. 그녀는 짧은 시간 동안 거의 완벽하게 벽력뇌
강궁의 내실을 파악한 후였다. 그녀의 말이 이어졌다.
"명심하실 것은..... 사경(四更)까지 돌아오시지 않으면 제가 이 독종과
귀모조사님을 출동시켜 벽력뇌강궁을 공격케 한다는 점이에요! 반드시 사경
안에 돌아오세요!"
"하하! 알겠습니다. 호랑이 마누라님.....!"
"어멋.....!"
음교혜의 입에서 작은 교성이 터졌다.
용사추가 돌연 그녀를 꼬옥 안고 그녀의 입술을 자신의 두툼한 입술로 덮
어버렸기 때문이었다.
(아아.....!)
용사추의 팔 안에서 음교혜는 몸을 떨었다. 그녀는 이미 순진한 처녀가
아니었다. 용장(龍莊)에서 용사추와 열흘 밤을 함께 보내며 그녀는 부부의
쾌락을 맛본 상태였다.
(난..... 몰라.....)
음교혜는 할딱였다. 당장이라도 용사추를 받아들이고 싶은 관능의 본질이
그녀의 내부에서 격렬하게 타올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용사추는 그런 그녀의 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무정하게 몸을 돌
렸다.
"하하..... 다녀오리다!"
야속하게도 그녀의 정인은 이내 그녀를 떼어놓고 저만큼 아래로 쏘아 내
려가고 있었다.
벽력뇌강궁, 화모라는 불꽃의 정령이 기다리고 있는.....
화왕전(火王殿)!
벽력뇌강궁의 깊은 곳에 자리한 화모 뇌옥정 부부의 침실(寢室)이다.
가장 행복하고 내밀해야 하는 부부만의 비밀스런 장소인 침실...! 그런
데, 지금 그곳에서는 한 가지 천인공노할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아아.....!"
여인의 절정에 달한 교성이 끈끈하게 침실을 메우고 있었다.
커다란 상아의 침상 위.
황촉의 밝은 불빛 아래 한 명의 미소부가 전라로 침상 모서리에 사지가
묶여 있었다.
나이는 서른이 다 되갈까? 오를대로 물이 오른 탱탱한 몸매의 미부인이었
다.
사발을 엎어놓은 듯한 우람한 유방, 적당히 살이 오른 기름진 복부.....
여인은 완숙하게 농염한 동체에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채, 사지를
부끄럽게 활짝 벌린 모습으로 묶여 있었다.
"아아......!"
여인은 큰대자로 몸이 묶인 채 본능의 불길에 헐떡이고 있었다.
그런 그녀의 모습은 탕부나 매츤부의 그것같이 끈적끈적한 것이었다.
하지만, 그녀의 옥용은 그런 탕녀의 인상과는 전혀 판이한 것이었다.
완벽하고 고상한 얼굴의 선, 유달리 기가 드세보이는 눈썹과 눈매를 여인
은 지니고 있었다. 그녀에게는 종사의 풍모가 있었다. 그것은 혈통이 준 고
귀함과, 후천적으로 더해진 기품과 위의로 더욱 빛나고 있었다.
황후가 되어도 부족함이 없어 보이는 귀부인.
그런데, 지금 그녀는 발정난 짐승의 암컷 같은 작태를 보이고 있었다.
활짝 개방된 허벅지 사이의 구릉..... 그 구릉은 무성한 방초로 뒤덮여
있었고, 그 방초 사이에 붉은 빛을 머금은 오묘한 여인의 비궁이 있었다.
지금 그곳은 온통 본능의 수액으로 흥건해져 있었다. 살짝 개방된 보패의
주위로는 분홍빛 이슬이 토해지고 있었다.
무서운 욕화(慾火)가 귀부인의 몸을 태우고 있었다. 그것은 그녀의 본성
에 의한 것이 아니고 한 가지 사악한 미약(媚藥)으로 인해 일어나는 욕화였
다.
"아아...... 제발..... 어서.....!"
귀부인은 몸을 뒤틀어 풍만한 둔부를 쳐들어 올리며 애원을 토했다. 그런
그녀의 발치에는 다섯 명의 사내가 눈을 희번덕거리며 서 있었다.
오 인(五人)! 그 자들의 신태는 하나같이 비범하면서도 음침했다. 그들은
모두가 나한신장인 듯이 육중한 체격을 지닌 거한들이었다.
또한, 그들의 눈에서는 강렬한 뇌기(雷氣)가 일었다. 그것은 그 자들이
절정의 극양기공을 익힌 자들임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오 인 중 특히 한 명은 거구였다. 팔 척 거구의 적포노인.....그 자는 흡
사 뇌신(雷神)이 하강한 듯한 형상을 지니고 있었다. 그 자가 아마도 오 인
의 수뇌인 듯이 보였다.
".....!"
".....!"
적포노인의 등 뒤에 선 사 인의 눈에 불꽃이 튀었다. 사 인은 금방이라도
잡아먹을 듯이 침상 위의 귀부인을 노려보았다.
다만, 적포노인의 눈만은 욕정으로 빈들거리는 중에서도 아주 냉오했다.
그것은 그 자가 고도의 훈련을 걸친 자이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옥정! 오늘 그대에게 봉사할 분들은 뇌왕사천존(雷王四天尊)의 네 분 호
법들이시다!"
적포노인이 음침하게 웃으며 말을 꺼냈다.
그런데, 놀랍지 않은가?
여인의 이름을 일컬어 옥정(玉精)이라고 했던가? 그렇다면 침상위에 묶인
채 몸부림치고 있는 귀부인이 화모(火母) 뇌옥정(雷玉精)이란 말인가?
환우최강의 화공비기를 지닌 여종사, 화모 뇌옥정! 그녀가..... 어찌 이
같은 탕녀로 변했단 말인가? 진정 기이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그 때였다.
"자! 오늘은..... 뇌정열화진결(雷霆熱火眞訣)의 인자결(引字訣)을 노부
에게 말해주어야 하는 날임을 잊지 않았겠지?"
적포노인이 화모 옆으로 다가서서 앉으며 말했다.
-뇌정열화진결(雷霆熱火眞訣)!
그것은 천년최강의 극양기공구결이었다. 적포노인은 화모에게서 그것을
얻으려고 이 같은 짓을 벌이고 있는 것일까?
"바..... 득! 천..... 천하의 모든 사내들에게 몸을 허락하는 한이 있어
도..... 너 화천륭에게만은..... 굴복하지 않겠다!"
화모 뇌옥정,
그녀는 원한의 눈길로 적포노인을 노려보며 헐떡였다.
화천륭(火天隆)!
그렇다! 적포노인은 바로 뇌옥정의 남편인 벽력대제(霹靂大帝) 화천륭이
었다. 십대전신의 일 인으로 광명정대한 정인군자라고 알려진 그가 아닌가?
그런데, 부인인 화모 뇌옥정을..... 그것도 벽력뇌강궁의 고수들인 외간
남자들이 보는 앞에 이같이 발가벗겨 묶어 놓다니..... 그것은 무엇을 의미
하는 것일까?
"흐흣..... 말하지 못하겠단 말이지?"
벽력대제 화천륭은 비릿한 조소를 터뜨렸다. 그와 함께 그의 손이 불쑥
뇌옥정의 하체로 파고 들었다. 그의 손이 뇌옥정의 내밀한 속살 속에서 교
묘하게 움직였다.
"하..... 윽!"
순간 뇌옥정의 몸이 작살을 맞은 물고기같이 퍼득였다.
"말..... 해!"
화천륭이 사악하게 외치며 손을 움직였다. 그 때마다 뇌옥정의 묶인 몸이
길길이 퍼득였다. 그녀의 일부에서 뜨거운 홍수가 났으나, 뇌옥정은 끝내
입을 열지 않았다.
"그래? 얼마나 견디는가 보도록 하지....."
화천륭은 일어서며 미소를 지었다.
"그대부터....."
화천륭은 뇌정사천존 중 한 명에게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가..... 감사합니다! 궁주!"
그 자의 입이 찢어져라 벌어지고, 그 자는 그대로 뇌옥정을 덮쳤다. 그의
육중한 몸이 뇌옥정을 바스러뜨릴 듯 덮어 눌렀다.
"헉.....!"
뇌옥정의 두 눈이 새하얗게 치떠졌다. 열탕처럼 달아오른 자신의 은밀한
늪지로 미끈덩한 이물질이 거침없이 삽입된 것을 느낀 때문이다.
"흐흐흐! 죽...죽이는군! 이렇게 뜨겁다니...!"
흉칙한 일부를 일거에 밀어넣은 사내는 무서운 기세로 뇌옥정의 육체를
유린하기 시작했다.
"이제는..... 말하겠지?"
화천륭은 사내에게 겁탈당하고 있는 뇌옥정의 턱을 옆으로 돌려쥐며 물었
다. 그녀의 눈으로는 희열과 수치와 분노로 뒤섞인 눈물이 비오듯 흘러내렸
다.
"헉헉!"
그런 그녀의 몸 위에는 뇌왕사천존의 마지막 사내가 황소같이 시근대며
움직이고 있었다. 그 자는 화천륭의 지시대로 동작을 멈추기로 하고 무섭게
질타하기도 했다.
그리고 사내의 허리짓에 따라 뇌옥정의 풍염한 아랫도리는 물결처럼 요동
치며 반응을 보였다. 그러던 어는 순간,
"말..... 말하겠어요!"
뇌옥정이 안타깝게 부르짖었다.
"말....말할 테니 제발 어서 계속하게 해줘요 제발....!"
마침내 본능이 이성을 이긴 것이다. 그녀는 절정 직전에서 사내가 화천륭
의 지시대로 허리질을 멈추며 애를 태우자 드디어 입을 열었다.
곧 그녀의 입에서는 한 가지 심오한 구결이 흘러나왔다. 그것은 뇌정열화
진결의 열 가지 구결 중 아홉 번째 구결이었다.
".....!"
화천륭은 온 정신을 기울여 그녀의 구술(口述)을 들었다.
그리고, 그 구술이 끝나는 순간 뇌옥정 몸에 삽입만 하고 대기하던 사내
가 다시금 무섭게 움직였다.
"아흑! 아아! 죽어! 제발 좀더...하악!"
사내의 짐승같은 행위에 뇌옥정의 풍만한 육체는 가랑잎같이 일렁였다.
그런 그녀의 몸위로 거푸 네 명의 사내가 차례로 올라갔다가 내려왔다. 실
로 언어도단의 윤간이었다.
그리고 마지막 사내가 만족한 표정으로 뇌옥정의 몸에서 빠져나왔을 때
뇌옥정은 반 실신상태에 이르러 사지를 축 늘어뜨렸다. 하지만 그녀의 흠신
젖은 하체는 여전히 만족을 못한 듯 야릇하게 꿈틀대고 있었다.
"후훗! 아직도 만족을 못했단 말이지?"
네명의 상대와 교접을 하고도 뜨거운 몸을 식히지 못한 뇌옥정을 보며 화
천륭은 비릿한 음소를 지었다.
"좋아 그럼 특별히 상을 주지! 벽력진결의 제이진결까지 털어놓은데 대
한....."
그는 자신의 하체를 벗어내렸다. 그리고는 혼몽한 상태인 뇌옥정의 개방
된 하체로 들어갔다. 곧 그자는 사내들의 배설물로 흥건한 아내의 비소에
자신의 흉칙한 일부를 밀어 넣었다.
"흐흣! 너는 정말 대단한 계집이다. 해가 갈수록 여기의 감촉이 더 탄력
있고 차질어지니....."
무참한 윤간의 흔적이 역력한 아내의 육체를 내려다보며 그는 음소를 지
었다. 그의 움직임은 완만했으나 지금까지의 누구보다도 강렬했다. 뇌옥정
의 늘어졌던 몸이 반응하기 시작했다. 탄력을 잃었던 사지가 퍼득이고 그녀
의 눈동자가 불안하게 움직였다.
"흐흐.....!"
그녀의 변화를 주시하며 화천륭은 더욱 깊게 움직였다. 절정이.....두 사
람의 눈앞에 있었다.
그런데, 그 때였다.
고오오.....!
살을 에는 한기가 돌연 뇌옥정의 침실을 엄습했다.
"억!"
"웬..... 놈이냐?"
뇌왕사천존이 대경하여 문쪽으로 홱 돌아섰다.
그런 그들의 눈에.....한 명의 훤칠한 청년이 무서운 눈으로 자신들을 노
며보고 서 있는 것이 눈에 확 들어왔다.
한 자루.....무명천에 싼 장도(長刀)를 든 청년, 그는 바로 용사추였다.
천년제일화가(千年第一火家)!
그것은 호북성(湖北省)의 북서단(北西端), 뇌룡강(雷龍崗)이라는 곳에 자
리하고 있었다.
뇌룡강(雷龍崗)!
비록 강(崗: 산, 구릉)이라고 했으나 그곳은 차라리 광야였다. 수십 리에
걸쳐 낮은 구릉들이 꼬리에 꼬리를 문 황막한 광야! 벽력뇌강궁은 바로 그
뇌룡강 위에 거대한 모습으로 벌려 있었다.
뇌룡강 일대는 화산지대였다. 그렇게 크지는 않으나 십여 개의 화산들이
항시 시커먼 연기를 토해내고 있었다.
화기(火氣)가 아주 강한 대지(大地).....
벽력일족(霹靂一族)이 그곳에 자리를 잡은 이유는 그 때문이었다.
일경 무렵,
어슴푸레한 어둠이 서서히 뇌룡강 일대를 뒤덮고 있었다.
화룡봉(火龍峯), 뇌룡강의 북동쪽에 자리한 그리 크지 않은 화산 위로도
서서히 어둠이 덮여오고 있었다.
화룡강의 정상.
스.....읏!
산풍에 옷깃을 펄럭이며 삼인(三人)이 표표히 서 있었다. 하나같이 특이
한 모습의 일남이녀(一男二女).
두 여인 중 한 여인은 전신에서 은은히 먹울을 뿌려 놓은 듯한 검은 강기
가 배어 흐르고 있었다.
그 여인은 이십대 후반으로 보이는데 기이하게도 눈빛만은 너댓 살 소녀
의 그것이었다.
다른 한 여인은 흡사 풀(草)을 연상케 하는 녹색의 머리카락을 지니고 있
었다.
일 장이 넘는 머리카락, 그것들은 하나하나가 흡사 살아 있는 뱀같이 움
직이고 있었다.
독종독인(毒宗毒人) 나요미(羅妖美)!
북망서시(北邙西施) 음교혜(陰嬌蕙)!
이것이 여인들의 이름이었다. 물론 그녀들과 함께 있는 사내는 용사추였
다.
".....!"
용사추는 뒷짐을 진 채 화룡봉 아래를 내려다 보고 있었다. 그곳에는 하
나의 거대한 장원이 어둠 속에 웅크리고 있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벽력뇌강궁! 그것이 바로 벽력뇌강궁이었다. 환우를 통틀어 가장 무섭다
는 벽력화기(霹靂火器)의 원산지.
어둠 속에 웅크리고 있는 벽력뇌강궁의 모습은 흡사 거대한 맹수가 도사
리고 있는 듯이 보였다.
문득 북망서시 음교혜는 눈을 흘기며 용사추에게 말했다.
"당신이란 사람은...도대체 얼마나 사람 속을 말리려는 거예요?"
그녀는 입술을 삐죽거렸다.
"무얼 믿고 저 불귀신들이 우글거리는 불구덩이로 뛰어들려는 거예요?"
음교혜가 눈을 흘겼다. 그러면서도 그녀는 자기 옆에 서 있는 나요미를
째려 보았다.
"저 백치계집이 벽력뇌강궁의 불귀신에게서 당신을 지켜줄 수 있을 거라
고 믿으시는 거예요?"
음교혜의 눈에서 불꽃이 튀었다. 그녀는 강짜를 부리고 있었다.
당당한 귀왕대탑의 여주인, 게다가 다정관음 옥수교에게만 양보하는 경외
의 지혜를 지닌, 사도제일(邪道第一)의 모사꾼인 그녀가 아닌가?
남편인 용사추를 혼자서 독점해도 시원치 않을 판인데 들리는 소문으로
그녀의 잘난 남편은 여기저기에다가 마구 정을 뿌려 축첩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도 모자라서 이제는 어디서 인간같지도 않은 독종(毒宗)의 백치계집
마저 끼고 나타난 것이 아닌가?
그녀는 은근히 부아가 치밀어 오르고 있었다. 남편을 만난 것이 두 달여
만이었다. 생각 같아선 염치불구하고 연하인 남편에게 아양도 떨어 보고 싶
고, 그 거친 기술에 자지러들고도 싶었다.
그런데, 웬 덜 떨어진 시커먼 계집이 졸래졸래 남편 뒤를 따라 다니고 있
는 것이 아닌가? 더욱 가관인 것은, 그 시커먼 계집이 자기 남편을 부르는
호칭이었다.
"아빠..... 아빠!"
나요미는 말을 배우는 어린 아이같이 쉴 새 없이 그렇게 재잘대며 강아지
같이 용사추의 뒤를 졸졸 따라 다니고 있었다.
"나야 뭐 교혜를 믿을 뿐이지!"
용사추는 싱긋 웃었다. 그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띄우며 음교혜의 통통한
엉덩이를 톡톡 두드렸다.
"우리 드센 마나님께서 벌써 벽력뇌강궁 주위에 귀모(鬼母)조사님과 일천
명의 귀왕전사들을 집결시켜 둔 것을 내가 알지.....!"
"흥! 누가 당신을 지킬라고 그런 짓을 한 줄 아세요?"
음교혜는 앵토라진 표정을 지었다. 그러면서도 그녀는 남편이 자신의 정
성을 알아준 것에 대해 내심 흐뭇해 하고 있었다.
그녀는 옥수교만큼이나 치밀한 여인이었다.
백마성에서 용사추를 도우라는 옥수교의 명이 떨어진 것이 사흘 전이었
고, 그 즉시 음교혜는 귀왕대탑의 주력을 벽력뇌강궁의 주위로 이동시켰다.
활강시가 된 오백년전의 천하제일인 귀모(鬼母),
그리고 일천의 귀왕전사들.....
그들은 벽력뇌강궁 전체와 맞서 싸울 수 있을만큼 강력한 전단(戰團)을
구축하고 있었다.
"벽력뇌강궁에 들어가셔서 주의해야 할 대상은 한 명..... 여인이에요!"
음교혜가 말을 이었다. 어느 덧 그녀는 강짜를 집어치운 상태였다. 그녀
의 옥용에는 긴장감마저 떠돌고 있었다.
그것은 이제 그녀가 입에 올리려는 대상이 그 만큼 무서운 인물임을 의미
했다.
"화모(火母)..... 뇌옥정雷玉精)?"
용사추는 음교혜를 바라보며 물었다.
"그래요! 바로 그녀..... 화모 뇌옥정이에요!"
스읏!
음교혜의 눈빛이 강해졌다.
그녀의 눈 아래 보이는 벽력뇌강궁, 그곳에는 가히 환우최강을 겨룰 수
있는 한 명의 무서운 여종사가 있었다.
화모(火母) 뇌옥정(雷玉精)!
바로 이 여인이었다. 달리 벽력화모(霹靂火母)라고 불리는 불의 정령 같
은 여인, 그녀는 사실상 벽력뇌강궁의 정통 후계자였다.
당년 나이 이십 구 세, 그녀는 자신보다 무려 사십이 연상인 벽력대제 화
천륭과 혼인한 상태였다. 그 벽력대제는 배분상 화모 놔옥정의 사숙(師叔)
뻘인 인물이었다.
일종의 불륜(不倫)이라고 할 수 있는 부부관계.....
왜 화모가 벽력대제와 결혼했는지는 아직도 의문으로 남아 있었다.
그녀는 열 일곱 살 때 결혼했다. 결혼한 후, 그녀는 벽력뇌강궁의 일체의
일을 벽력대제에게 맡기고 은둔한 상태였다.
그러나 세인들은 알고 있었다. 화모 뇌옥정! 그녀가 벽력대제 화천륭보다
세 배 이상 무서운 화공(火功)을 지니고 있음을.....
소문에 의하면 뇌옥정은 고금제일의 극양기공인 뇌정열화신강을 완성한
상태라고 한다. 그것이 사실이라면 그녀는 전황(戰皇)에 비견되는 초고수자
였다.
"다른 누구와는 충돌해도 되지만..... 그녀 화모만은 충돌하면 안 돼요!
알겠지요?"
음교혜가 용사추에게 다짐시켰다.
"예! 그러죠. 어느 분의 명이라고 소생이 감히... 어이쿠.....!"
짖궂은 표정을 짓던 용사추가 비명을 질렀다.
음교혜가 째려보며 그의 옆구리를 꼬집은 것이었다.
"꼴도 보기 싫어!"
음교혜는 찬바람이 나도록 고개를 돌렸다. 그러면서도 그녀의 손은 벽력
뇌강궁의 한곳을 가리키고 있었다.
그곳은 한곳 은밀한 계곡이었다.
"저곳은 화왕곡(火王谷)이라고 해요. 천험의 절지인지라 경계가 허술하고
벽력뇌강궁의 중추와 근접한 곳이니 저곳으로 잠입하세요!"
음교혜는 다시 신중하게 말했다.
"음..... 화왕곡(火王谷)이라....."
용사추는 음교혜가 가리키는 절곡을 눈여겨 보았다.
음교혜는 주도면밀하게 말을 이었다.
"당신이 노릴 곳은 열화천각(熱火天閣)이란 곳으로 그 안에는 천년제일화
기인 벽력굉천뢰(霹靂宏天雷)라는 것이 감추어져 있어요!"
"벽력굉천뢰....."
"그것의 위력은 화약 만 근의 폭발력과 맞먹는 거예요. 불사마후를 태워
버릴 수 있는 것은 그것밖에 없어요!"
음교혜가 자신있게 말했다. 그녀는 짧은 시간 동안 거의 완벽하게 벽력뇌
강궁의 내실을 파악한 후였다. 그녀의 말이 이어졌다.
"명심하실 것은..... 사경(四更)까지 돌아오시지 않으면 제가 이 독종과
귀모조사님을 출동시켜 벽력뇌강궁을 공격케 한다는 점이에요! 반드시 사경
안에 돌아오세요!"
"하하! 알겠습니다. 호랑이 마누라님.....!"
"어멋.....!"
음교혜의 입에서 작은 교성이 터졌다.
용사추가 돌연 그녀를 꼬옥 안고 그녀의 입술을 자신의 두툼한 입술로 덮
어버렸기 때문이었다.
(아아.....!)
용사추의 팔 안에서 음교혜는 몸을 떨었다. 그녀는 이미 순진한 처녀가
아니었다. 용장(龍莊)에서 용사추와 열흘 밤을 함께 보내며 그녀는 부부의
쾌락을 맛본 상태였다.
(난..... 몰라.....)
음교혜는 할딱였다. 당장이라도 용사추를 받아들이고 싶은 관능의 본질이
그녀의 내부에서 격렬하게 타올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용사추는 그런 그녀의 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무정하게 몸을 돌
렸다.
"하하..... 다녀오리다!"
야속하게도 그녀의 정인은 이내 그녀를 떼어놓고 저만큼 아래로 쏘아 내
려가고 있었다.
벽력뇌강궁, 화모라는 불꽃의 정령이 기다리고 있는.....
화왕전(火王殿)!
벽력뇌강궁의 깊은 곳에 자리한 화모 뇌옥정 부부의 침실(寢室)이다.
가장 행복하고 내밀해야 하는 부부만의 비밀스런 장소인 침실...! 그런
데, 지금 그곳에서는 한 가지 천인공노할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아아.....!"
여인의 절정에 달한 교성이 끈끈하게 침실을 메우고 있었다.
커다란 상아의 침상 위.
황촉의 밝은 불빛 아래 한 명의 미소부가 전라로 침상 모서리에 사지가
묶여 있었다.
나이는 서른이 다 되갈까? 오를대로 물이 오른 탱탱한 몸매의 미부인이었
다.
사발을 엎어놓은 듯한 우람한 유방, 적당히 살이 오른 기름진 복부.....
여인은 완숙하게 농염한 동체에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채, 사지를
부끄럽게 활짝 벌린 모습으로 묶여 있었다.
"아아......!"
여인은 큰대자로 몸이 묶인 채 본능의 불길에 헐떡이고 있었다.
그런 그녀의 모습은 탕부나 매츤부의 그것같이 끈적끈적한 것이었다.
하지만, 그녀의 옥용은 그런 탕녀의 인상과는 전혀 판이한 것이었다.
완벽하고 고상한 얼굴의 선, 유달리 기가 드세보이는 눈썹과 눈매를 여인
은 지니고 있었다. 그녀에게는 종사의 풍모가 있었다. 그것은 혈통이 준 고
귀함과, 후천적으로 더해진 기품과 위의로 더욱 빛나고 있었다.
황후가 되어도 부족함이 없어 보이는 귀부인.
그런데, 지금 그녀는 발정난 짐승의 암컷 같은 작태를 보이고 있었다.
활짝 개방된 허벅지 사이의 구릉..... 그 구릉은 무성한 방초로 뒤덮여
있었고, 그 방초 사이에 붉은 빛을 머금은 오묘한 여인의 비궁이 있었다.
지금 그곳은 온통 본능의 수액으로 흥건해져 있었다. 살짝 개방된 보패의
주위로는 분홍빛 이슬이 토해지고 있었다.
무서운 욕화(慾火)가 귀부인의 몸을 태우고 있었다. 그것은 그녀의 본성
에 의한 것이 아니고 한 가지 사악한 미약(媚藥)으로 인해 일어나는 욕화였
다.
"아아...... 제발..... 어서.....!"
귀부인은 몸을 뒤틀어 풍만한 둔부를 쳐들어 올리며 애원을 토했다. 그런
그녀의 발치에는 다섯 명의 사내가 눈을 희번덕거리며 서 있었다.
오 인(五人)! 그 자들의 신태는 하나같이 비범하면서도 음침했다. 그들은
모두가 나한신장인 듯이 육중한 체격을 지닌 거한들이었다.
또한, 그들의 눈에서는 강렬한 뇌기(雷氣)가 일었다. 그것은 그 자들이
절정의 극양기공을 익힌 자들임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오 인 중 특히 한 명은 거구였다. 팔 척 거구의 적포노인.....그 자는 흡
사 뇌신(雷神)이 하강한 듯한 형상을 지니고 있었다. 그 자가 아마도 오 인
의 수뇌인 듯이 보였다.
".....!"
".....!"
적포노인의 등 뒤에 선 사 인의 눈에 불꽃이 튀었다. 사 인은 금방이라도
잡아먹을 듯이 침상 위의 귀부인을 노려보았다.
다만, 적포노인의 눈만은 욕정으로 빈들거리는 중에서도 아주 냉오했다.
그것은 그 자가 고도의 훈련을 걸친 자이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옥정! 오늘 그대에게 봉사할 분들은 뇌왕사천존(雷王四天尊)의 네 분 호
법들이시다!"
적포노인이 음침하게 웃으며 말을 꺼냈다.
그런데, 놀랍지 않은가?
여인의 이름을 일컬어 옥정(玉精)이라고 했던가? 그렇다면 침상위에 묶인
채 몸부림치고 있는 귀부인이 화모(火母) 뇌옥정(雷玉精)이란 말인가?
환우최강의 화공비기를 지닌 여종사, 화모 뇌옥정! 그녀가..... 어찌 이
같은 탕녀로 변했단 말인가? 진정 기이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그 때였다.
"자! 오늘은..... 뇌정열화진결(雷霆熱火眞訣)의 인자결(引字訣)을 노부
에게 말해주어야 하는 날임을 잊지 않았겠지?"
적포노인이 화모 옆으로 다가서서 앉으며 말했다.
-뇌정열화진결(雷霆熱火眞訣)!
그것은 천년최강의 극양기공구결이었다. 적포노인은 화모에게서 그것을
얻으려고 이 같은 짓을 벌이고 있는 것일까?
"바..... 득! 천..... 천하의 모든 사내들에게 몸을 허락하는 한이 있어
도..... 너 화천륭에게만은..... 굴복하지 않겠다!"
화모 뇌옥정,
그녀는 원한의 눈길로 적포노인을 노려보며 헐떡였다.
화천륭(火天隆)!
그렇다! 적포노인은 바로 뇌옥정의 남편인 벽력대제(霹靂大帝) 화천륭이
었다. 십대전신의 일 인으로 광명정대한 정인군자라고 알려진 그가 아닌가?
그런데, 부인인 화모 뇌옥정을..... 그것도 벽력뇌강궁의 고수들인 외간
남자들이 보는 앞에 이같이 발가벗겨 묶어 놓다니..... 그것은 무엇을 의미
하는 것일까?
"흐흣..... 말하지 못하겠단 말이지?"
벽력대제 화천륭은 비릿한 조소를 터뜨렸다. 그와 함께 그의 손이 불쑥
뇌옥정의 하체로 파고 들었다. 그의 손이 뇌옥정의 내밀한 속살 속에서 교
묘하게 움직였다.
"하..... 윽!"
순간 뇌옥정의 몸이 작살을 맞은 물고기같이 퍼득였다.
"말..... 해!"
화천륭이 사악하게 외치며 손을 움직였다. 그 때마다 뇌옥정의 묶인 몸이
길길이 퍼득였다. 그녀의 일부에서 뜨거운 홍수가 났으나, 뇌옥정은 끝내
입을 열지 않았다.
"그래? 얼마나 견디는가 보도록 하지....."
화천륭은 일어서며 미소를 지었다.
"그대부터....."
화천륭은 뇌정사천존 중 한 명에게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가..... 감사합니다! 궁주!"
그 자의 입이 찢어져라 벌어지고, 그 자는 그대로 뇌옥정을 덮쳤다. 그의
육중한 몸이 뇌옥정을 바스러뜨릴 듯 덮어 눌렀다.
"헉.....!"
뇌옥정의 두 눈이 새하얗게 치떠졌다. 열탕처럼 달아오른 자신의 은밀한
늪지로 미끈덩한 이물질이 거침없이 삽입된 것을 느낀 때문이다.
"흐흐흐! 죽...죽이는군! 이렇게 뜨겁다니...!"
흉칙한 일부를 일거에 밀어넣은 사내는 무서운 기세로 뇌옥정의 육체를
유린하기 시작했다.
"이제는..... 말하겠지?"
화천륭은 사내에게 겁탈당하고 있는 뇌옥정의 턱을 옆으로 돌려쥐며 물었
다. 그녀의 눈으로는 희열과 수치와 분노로 뒤섞인 눈물이 비오듯 흘러내렸
다.
"헉헉!"
그런 그녀의 몸 위에는 뇌왕사천존의 마지막 사내가 황소같이 시근대며
움직이고 있었다. 그 자는 화천륭의 지시대로 동작을 멈추기로 하고 무섭게
질타하기도 했다.
그리고 사내의 허리짓에 따라 뇌옥정의 풍염한 아랫도리는 물결처럼 요동
치며 반응을 보였다. 그러던 어는 순간,
"말..... 말하겠어요!"
뇌옥정이 안타깝게 부르짖었다.
"말....말할 테니 제발 어서 계속하게 해줘요 제발....!"
마침내 본능이 이성을 이긴 것이다. 그녀는 절정 직전에서 사내가 화천륭
의 지시대로 허리질을 멈추며 애를 태우자 드디어 입을 열었다.
곧 그녀의 입에서는 한 가지 심오한 구결이 흘러나왔다. 그것은 뇌정열화
진결의 열 가지 구결 중 아홉 번째 구결이었다.
".....!"
화천륭은 온 정신을 기울여 그녀의 구술(口述)을 들었다.
그리고, 그 구술이 끝나는 순간 뇌옥정 몸에 삽입만 하고 대기하던 사내
가 다시금 무섭게 움직였다.
"아흑! 아아! 죽어! 제발 좀더...하악!"
사내의 짐승같은 행위에 뇌옥정의 풍만한 육체는 가랑잎같이 일렁였다.
그런 그녀의 몸위로 거푸 네 명의 사내가 차례로 올라갔다가 내려왔다. 실
로 언어도단의 윤간이었다.
그리고 마지막 사내가 만족한 표정으로 뇌옥정의 몸에서 빠져나왔을 때
뇌옥정은 반 실신상태에 이르러 사지를 축 늘어뜨렸다. 하지만 그녀의 흠신
젖은 하체는 여전히 만족을 못한 듯 야릇하게 꿈틀대고 있었다.
"후훗! 아직도 만족을 못했단 말이지?"
네명의 상대와 교접을 하고도 뜨거운 몸을 식히지 못한 뇌옥정을 보며 화
천륭은 비릿한 음소를 지었다.
"좋아 그럼 특별히 상을 주지! 벽력진결의 제이진결까지 털어놓은데 대
한....."
그는 자신의 하체를 벗어내렸다. 그리고는 혼몽한 상태인 뇌옥정의 개방
된 하체로 들어갔다. 곧 그자는 사내들의 배설물로 흥건한 아내의 비소에
자신의 흉칙한 일부를 밀어 넣었다.
"흐흣! 너는 정말 대단한 계집이다. 해가 갈수록 여기의 감촉이 더 탄력
있고 차질어지니....."
무참한 윤간의 흔적이 역력한 아내의 육체를 내려다보며 그는 음소를 지
었다. 그의 움직임은 완만했으나 지금까지의 누구보다도 강렬했다. 뇌옥정
의 늘어졌던 몸이 반응하기 시작했다. 탄력을 잃었던 사지가 퍼득이고 그녀
의 눈동자가 불안하게 움직였다.
"흐흐.....!"
그녀의 변화를 주시하며 화천륭은 더욱 깊게 움직였다. 절정이.....두 사
람의 눈앞에 있었다.
그런데, 그 때였다.
고오오.....!
살을 에는 한기가 돌연 뇌옥정의 침실을 엄습했다.
"억!"
"웬..... 놈이냐?"
뇌왕사천존이 대경하여 문쪽으로 홱 돌아섰다.
그런 그들의 눈에.....한 명의 훤칠한 청년이 무서운 눈으로 자신들을 노
며보고 서 있는 것이 눈에 확 들어왔다.
한 자루.....무명천에 싼 장도(長刀)를 든 청년, 그는 바로 용사추였다.
추천62 비추천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