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인추억 4권 - 5 .친구의 방에서
5.친구의 방에서
언젠가 묘우미가 술에 취해 마사오에게 질문을 한 적이 있다.
<내가 왜 당신을 만나는지 알아?>
마사오가 대답했다.
<내가 묘우미 씨를 원하기 때문이죠. 내 뜻에 응해 주는 묘우미 씨에게 감사하고 있어요.>
그러자 묘우미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야. 틀렸어. 난 당신에게서 욱체적 쾌락을 얻기 위해 만나. 그러니까 만나면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즐기고 싶은 거야. 이런 내 입장을 기억해 주었으면 해. 감정보다는 육체적 욕망이 우선이라는 걸.>
묘우미는 진폭이 큰 여자였다.
어떤 때는 순정적이고 어떨 때는 또 진보적이었다.
극과 극 사이를 오고가며 흔들리고 있다.
일부러 그런 노골적인 표현을 하는 심리의 저변에는 초조함이 자리잡고 있었다.
당신을 사랑하고 있기 때문이 결코 아니라는 선언이나 마찬가지였다.
지금 이 상황에 묘우미의 그 말을 액면 그대로 적용한다면 결국 시루꼬 앞에서라도 즐겨야 한다는 의미가 된다.
마사오는 묘우미가 이불을 살짝 들추면서 그의 왼쪽 자리로 들어오자 몸을 돌려 그녀를 안았다.
방은 아직 환했고 시루꼬는 파자마 차림이긴 하지만 바늘질을 하고 있었다.
묘우미는 저항하지 않고 마사오의 귀에다 입을 대고 속삭였다.
<엎드려.>
<왜요.>
대답도 하지 않고 묘우미는 손으로 마사오의 성기를 더듬어 꼭 움켜쥐었다.
마사오는 이미 흥분된 상태였다.
마사오는 그녀의 의도를 알아차리고 팔을 풀고 엎드렸다.
왼쪽 허리를 조금 들어 묘우미의 손이 배에 깔리지 않도록 했다.
시루꼬는 옆 이불에서 이쪽을 향해 앉아 바느질을 하고 있었다.
마사오가 담배를 입에 물자 색기 어린 눈으로 흘깃 보며 애교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곧 끝나니까 잠깐만 기다리세요.>
<아니에요. 천천히 하십시오.>
묘우미는 그의 팬티를 조심스럽게 벗겨내고 손가락을 미묘하게 움직였다.
시루꼬 앞에서 은밀히 그렇게 한다는 것이 더욱 자극적이었다.
<당신네들 언제까지 계속 만나게 될까?>
<전적으로 묘우미 씨가 결정할 문제죠.>
그러자 묘우미는 마사오 쪽으로 얼굴과 몸을 향하며 말했다.
<이 사람, 지금 아랫도리는 알몸이야.>
도전적인 말이었다.
<어차피 벗을 거라면 빨리 벗는 게 합리적이지.>
시루꼬는 냉정하고 대꾸라곤 한 마디를 덧붙였다.
<꽤 노숙해졌는데?>
그 말 속에는 남자에 관해서는 자기가 선배라는 뜻이 은근히 담겨 있었다.
묘우미 도지지 않았다.
<그건 그래. 이 사람의 이것을 알게 된지도 꽤 오래 전이니까.>
<그렇겠지. 하지만 다른 남자를 꺼려하는 한, 너의 진보에는 한계가 있어.>
바느질감을 차곡차곡 접어 한 쪽으로 밀어놓고 시루꼬는 등을 쭉 펴며 이쪽을 봤다.
<자, 이제 끝났어. 불은 다 끌까, 아니면 꼬마 전구만 켜 둘까?>
묘우미는 서슴없이 대답했다.
<그냥 그대로 두는 게 좋지 않을까? 어두우면 이 사람이 담배 피우는 데불편할 것 같은데.>
시루꼬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평소와는 다른 묘우미의 태도에 신경을 쓰는 게 틀림없었다.
묘우미는 마사오 쪽을 향해 누워 있었기 때문에 시루꼬에게 등을 보이고 있었다.
시루꼬는 마사오에게 고개를 한 번 끄덕였다.
뭔가 뜻인 담긴 행동이었다.
그리고 시루꼬는 뜻밖의 행동을 보였다.
일어서더니 양손을 허리로 가져가 단숨에 파자마를 아래로 내리는 게 아닌가.
안에는 팬티도 입지 않았었다.
마사오는 당황하면서도 묘우미에게 당황한 표정을 보이지 않으려고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척했다.
<아직 열한 시 반 도 안 됐군.>
그렇게 중얼거리며 시루꼬는 하반신을 나신으로 만들었다.
마사오의 눈에 비경이 먼저 들어왔다.
시루꼬는 허리를 쭉 펴서 하얀 다리와 검은 수풀을 잠시 과시하고는 이불 속으로 들어가 반듯이 누웠다.
묘우미의 손가락은 계속 마사오의 기둥을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마사오가 담배를 끄고 묘우미 쪽으로 돌아누웠다.
그러자 묘우미가 입술을 가져왔다.
그에 응해 마사오가 조용히 입술을 맞추었다.
묘우미는 눈을 내리 감고 다른 손으로 그의 허리를 안았다.
입술을 뗀 묘우미가 시를 읊듯 속삭였다.
<나는 당신만을 깊이 추구하고, 연구하고, 맛봐.>
상당히 서정적인 언어를 구사했다.
<한 여자를 사랑한다는 남자들이 하는 말 같은데요?>
<여자가 그런 말 하면 안 되나?>
<아니오.>
마사오는 등을 감사고 있는 오른손을 유방으로 가져갔다.
왼손은 베개와 어깨 사이로 얹어 감싸안았다.
브래지어를 풀어 내고 천천히 젖가슴을 어루만졌다.
<좀전의 그 말, 정숙한 여자들이 입 밖으로는 꺼내지 못하고 속으로만 항상 그렇게 생각하겠죠?>
<그렇지 않아요.>
시루꼬의 강경한 반박이었다.
<정숙한 척하는 여자들이 오히려 바람기가 있어요. 속으로는 다른 남자를 시험해 보고 싶어 한다구요. 한 남자에게 계속 매달리다 보면 지겨워지게 돼 있어요.>
묘우미가 낮은 소리로 응수했다.
<난 지겹지 않아.>
<너와 이 사람은 아직 시작한 지 얼마 안 돼서 그래. 한 반 년 정도만 더 지나면 새로운 개성을 찾게될걸. 그게 현대 여성들이니까.>
묘우미는 마사오의 기둥을 엄지와 검지로 링을 만들어 강하게 조이며 대꾸했다.
<나는 그렇게 되지 않아.>
마사오는 눈을 감았다.
지금은 묘우미가 시루꼬와의 논쟁에 휘말려들 때가 아니다.
묘우미에게 상대할 여유를 주지 않음으로써 시루꼬가 스스로 잠잠해지도록 하는 것이 현명하다.
그래서 젖가슴을 만지던 손을 아래로 옮겨갔다.
아직 팬티를 입고 있었다.
마사오의 손은 고무줄을 들추고 수풀을 쓰다듬으며 더욱 아래로 내려갔다.
꽃잎을 열었다.
예상대로 묘우미는 넘치고 있었다.
마사오의 손가락은 따뜻한 애욕의 바다 속으로 빠져들었다.
손가락을 서서히 율동시켰다.
그에 웅해 묘우미의 왼손도 마사오의 기둥을 따라 회전 운동을 시작했다.
묘우미는 더 이상 시루꼬를 상대하지 않았다.
시루꼬도 잠잠해졌다.
마사오는 눈을 감은 채 묘우미를 애무하고 그녀의 애무를 받는 데 전념했다.
묘우미의 허리가 조금씩 들썩이기 시작했다.
입에서 낮은 신음이 새어나왔다.
<두 사람, 벌써 시작한 거야?>
바로 귓전에서 시루꼬의 나직한 목소리가 들렸다.
마사오는 눈을 떴다.
묘우미는 두 번 연이어 마사오를 강하게 조여 신호를 보냈다.
(묘우미는 분명한 대답을 원하는 거야.)
마사오는 고개를 끄덕이고 묘우미의 꽃눈을 가운뎃손가락 끝으로 누르며 시루꼬에게 말했다.
<그래요. 서로 애무하고 있습니다.>
꽃봉오리는 이미 단단하게 충혈되어 고개를 내밀고 있었다.
<마사오 씨는 흥분한 상태?>
시루꼬는 주저함이 없었다.
<물론이야. 뜨거운 철봉 같아.>
묘우미가 그렇게 대답했다.
<묘우미는 얼마나 젖어 있는 거야?>
이번엔 마사오가 대신 답했다.
<잔으로 퍼 마실 수 있을 정도입니다.>
시루꼬가 묘우미의 어깨를 안고 있는 마사오의 팔을 살짝 꼬집었다.
<그럼 마셔 보세요. 아니, 그 전에 묘우미가 당신 것을 핥는 걸 보고 싶어요. 묘우미가 그렇게 해 준 적 있어요?>
묘우미가 선뜻 가로막고 나섰다.
<없을 리가 없잖아. 난 그걸 좋아해.>
<그럼 해 보시지.>
<능숙치 못하다는 말을 하고 싶은 거겠지?>
<어머, 그런 심술궂은 생각은 없어. 묘우미가 이 사람에게 어느 정도까지 빠져 있는지 그걸 확인하고 싶을 뿐이야.>
<실은 이 사람의 서 있는 걸 보고 싶은 거 아냐?>
<응, 그것도 보고 싶어. 자, 일어나서 해 봐.>
잠시 사이를 두고 묘우미가 마사오의 의향을 물었다.
<괜찮겠어?>
<나는 상관없어요.>
<나도 괜찮아.>
그렇게 말하고는 묘우미가 시루꼬에게 얼굴을 돌렸다.
<그럼 보여 주겠어. 대신 시루꼬는 손대지 마.>
<그건 걱정 마. 난 관찰만 할 테니까.>
놀이를 즐기려는 시루꼬와는 달리 묘우미의 심정은 더 복잡한 듯했다.
그 염두에는 마사오와 시루꼬가 하룻밤 즐겼다는 사실이 있는 게 분명했다.
묘우미는 재차 시루꼬에게 손을 대지 않겠다는 다짐을 받은 뒤 마사오에게 말했다.
<그럼 그렇게 해.>
마사오는 묘우미의 음부에서 손을 빼고 반듯이 누웠다.
위에서 묘우미가 입술을 합했다.
입맞춤을 하고 묘우미는 촉촉한 눈으로 마사오의 눈을 응시하며 마지막으로 동의를 구했다.
<정말 괜찮겠어?>
마사오는 고개를 끄덕였다.
시루꼬는 자기 이불 속에 누워서 이쪽을 향해 턱을 고였다.
약간 빈정대는 눈빛이었다.
묘우미는 상체를 일으키고 마사오의 러닝 셔츠를 벗기기 시작했다.
<이것도 벗어 버려.>
마사오는 금방 알몸이 되었다.
허리 아래는 이불에 덮여 있었다.
묘우미의 손이 그의 가슴을 더듬었다.
<묘우미 씨도 벗어요. 나만 벗으면 불공평해요.>
<그러죠. 시루꼬는 여자니까 그래도 괜찮겠지.>
묘우미는 앉은 채 옷을 다 벗었다.
이미 시루꼬도 하반신을 벗고 있다는 걸 마사오는 알고 있었다.
두 여자가 모두 팬티를 벗고 있는 상황이었다.
묘우미는 상체를 굽혀 마사오의 턱에서부터 핥기 시작했다.
마사오는 그녀의 등을 쓰다듬었다.
얼굴은 천장을 향하고 일부러 시루꼬 쪽은 보지 않았다.
턱에서 목으로, 어깨에서 가슴으로, 때때로 소리까지 내어가며 묘우미의 혀는 점점 아래로 내려갔다.
자연히 묘우미의 몸도 아래로 옮겨졌다.
마사오는 묘우미의 유방을 우켜쥐었다.
젖가슴은 밑으로 향하고 있었지만 탱탱해서 거의 쳐지지 않았다.
시루꼬의 중얼거림이 들렸다.
<좋은 장면이군.>
그 말에 상관하지 않고 묘우미의 얼굴은 점점 더 밑으로 향했고 그만큼 이불이 벗겨졌다.
이윽고 혀가 마사오의 배꼽 주위를 맴돌기 시작했다.
마사오의 손은 막 묘우미의 유방을 떠나 어깨를 쓰다듬고 있었다.
묘우미는 천천히 이불을 벗기고 상체를 일으켰다.
그리고 천장을 향해 우뚝 서 있는 마사오의 성기를 내려다보았다.
시루꼬도 그것을 보고 있다는 것을 묘우미는 의식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시루꼬의 시선을 전혀 상관하지 않고 곧바로 오른손으로 잡으며 얼굴을 숙였다.
이어 왼손도 보태 두 손으로 감싸쥐었다.
먼저 뺨을 비벼댔다.
마사오는 시루꼬를 보았다.
마사오의 중심에 쏠리는 시루꼬의 눈빛에서 희미하나마 초조해 하는 기색
을 느낄 수 있었다.
드디어 묘우미의 혀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잘록한 부분을 따라 희롱했다.
마사오는 신음을 내어 쾌감을 분명하게 표현했다.
이어 묘우미가 위에서 입 안에 성기를 넣고 얼굴은 고정시킨 채 빨아대기 시작했다.
시루꼬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벌거벗은 하반신은 이불 속에 둔 채 상체를 돌려 얼굴을 묘우미의 얼굴에 갖다댔다.
<맛이 어때?>
묘우미가 한 번 강하게 빤 뒤에 성기를 토해냈다.
<근사해. 입술에서부터 쾌감이 느껴져. 좋아하지 않으면 이런 기분은 못 느낄 거라고 생각해.>
곧장 다시 입 안에 넣은 묘우미는 이번에는 얼굴을 상하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검붉은 기둥과 묘우미의 하얀 손가락 그리고 붉은 입술이 함께 어울러진 가운데 그 색채의 대조가 더욱 두드러져 보였다.
<맛있겠는데?>
시루꼬의 목소리였다.
묘우미는 계속 움직이며 고개만 끄덕였다.
<혼자만 먹다니, 좀 인색하다고 생각지 않아?>
묘우미가 입을 뗐다.
양손으로 마사오를 감싸고 빠져 나온 빨간 부분을 엄지로 간지럽혔다.
<나에겐 이 것 하나밖에 없으니까 인색할 수밖에.>
그렇게 말하고 묘우미는 양손으로 감싼 채 양쪽 엄지로 기둥 끝의 좁은 문인 영구를 벌렸다.
그리고 혀를 갖다댔다.
<아니, 그런 방법까지 알고 있다니! 다시 봐야겠는 걸.>
시루꼬의 놀라움 섞인 비아냥에 묘우미는 대꾸하지 않고 영구를 핥았다.
그리고 새어나오는 투명한 물방울을 빨아 마셨다.
이윽고 묘우미가 반짝이는 눈으로 시루꼬를 보았다.
<시루꼬도 키스하고 싶어?>
<그건 그래. 하지만 빌려주지 않겠지?>
묘우미는 시루꼬의 물음에 대답하지 않고 다시 마사오를 입 안에 삼켰다.
이번에는 이로 살짝 깨물더니 안에서 혀를 휘돌렸다.
잠시 후에 천천히 얼굴을 들고 너그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이 사람이 괜찮다면 나도 좋아. 이 사람에게 물어 봐.>
묘우미는 양손으로 부드럽게 기둥 전체를 쓰다듬기 시작했다.
시루꼬가 몸을 이불에서 빼내고 얼굴을 마사오의 얼굴에 가까이댔다.
<저, 잠깐 인사만 시켜 줘요.>
<아니, 사양하겠습니다. 묘우미 씨만으로도 충분합니다.>
<묘우미는 괜찮다고 했어요.>
<나는 그렇기 않아요.>
<그래요? 그럼 포기하죠. 내가 어리석었군요. 아니, 저도 알고 있었어요.
참가할 수 없는 놀이에 그냥 한 번 손을 뻗어 본 거 뿐이예요.>
시루꼬는 이불로 돌아가 반듯이 눕더니 이불을 머리까지 뒤집어썼다.
언젠가 묘우미가 술에 취해 마사오에게 질문을 한 적이 있다.
<내가 왜 당신을 만나는지 알아?>
마사오가 대답했다.
<내가 묘우미 씨를 원하기 때문이죠. 내 뜻에 응해 주는 묘우미 씨에게 감사하고 있어요.>
그러자 묘우미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야. 틀렸어. 난 당신에게서 욱체적 쾌락을 얻기 위해 만나. 그러니까 만나면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즐기고 싶은 거야. 이런 내 입장을 기억해 주었으면 해. 감정보다는 육체적 욕망이 우선이라는 걸.>
묘우미는 진폭이 큰 여자였다.
어떤 때는 순정적이고 어떨 때는 또 진보적이었다.
극과 극 사이를 오고가며 흔들리고 있다.
일부러 그런 노골적인 표현을 하는 심리의 저변에는 초조함이 자리잡고 있었다.
당신을 사랑하고 있기 때문이 결코 아니라는 선언이나 마찬가지였다.
지금 이 상황에 묘우미의 그 말을 액면 그대로 적용한다면 결국 시루꼬 앞에서라도 즐겨야 한다는 의미가 된다.
마사오는 묘우미가 이불을 살짝 들추면서 그의 왼쪽 자리로 들어오자 몸을 돌려 그녀를 안았다.
방은 아직 환했고 시루꼬는 파자마 차림이긴 하지만 바늘질을 하고 있었다.
묘우미는 저항하지 않고 마사오의 귀에다 입을 대고 속삭였다.
<엎드려.>
<왜요.>
대답도 하지 않고 묘우미는 손으로 마사오의 성기를 더듬어 꼭 움켜쥐었다.
마사오는 이미 흥분된 상태였다.
마사오는 그녀의 의도를 알아차리고 팔을 풀고 엎드렸다.
왼쪽 허리를 조금 들어 묘우미의 손이 배에 깔리지 않도록 했다.
시루꼬는 옆 이불에서 이쪽을 향해 앉아 바느질을 하고 있었다.
마사오가 담배를 입에 물자 색기 어린 눈으로 흘깃 보며 애교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곧 끝나니까 잠깐만 기다리세요.>
<아니에요. 천천히 하십시오.>
묘우미는 그의 팬티를 조심스럽게 벗겨내고 손가락을 미묘하게 움직였다.
시루꼬 앞에서 은밀히 그렇게 한다는 것이 더욱 자극적이었다.
<당신네들 언제까지 계속 만나게 될까?>
<전적으로 묘우미 씨가 결정할 문제죠.>
그러자 묘우미는 마사오 쪽으로 얼굴과 몸을 향하며 말했다.
<이 사람, 지금 아랫도리는 알몸이야.>
도전적인 말이었다.
<어차피 벗을 거라면 빨리 벗는 게 합리적이지.>
시루꼬는 냉정하고 대꾸라곤 한 마디를 덧붙였다.
<꽤 노숙해졌는데?>
그 말 속에는 남자에 관해서는 자기가 선배라는 뜻이 은근히 담겨 있었다.
묘우미 도지지 않았다.
<그건 그래. 이 사람의 이것을 알게 된지도 꽤 오래 전이니까.>
<그렇겠지. 하지만 다른 남자를 꺼려하는 한, 너의 진보에는 한계가 있어.>
바느질감을 차곡차곡 접어 한 쪽으로 밀어놓고 시루꼬는 등을 쭉 펴며 이쪽을 봤다.
<자, 이제 끝났어. 불은 다 끌까, 아니면 꼬마 전구만 켜 둘까?>
묘우미는 서슴없이 대답했다.
<그냥 그대로 두는 게 좋지 않을까? 어두우면 이 사람이 담배 피우는 데불편할 것 같은데.>
시루꼬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평소와는 다른 묘우미의 태도에 신경을 쓰는 게 틀림없었다.
묘우미는 마사오 쪽을 향해 누워 있었기 때문에 시루꼬에게 등을 보이고 있었다.
시루꼬는 마사오에게 고개를 한 번 끄덕였다.
뭔가 뜻인 담긴 행동이었다.
그리고 시루꼬는 뜻밖의 행동을 보였다.
일어서더니 양손을 허리로 가져가 단숨에 파자마를 아래로 내리는 게 아닌가.
안에는 팬티도 입지 않았었다.
마사오는 당황하면서도 묘우미에게 당황한 표정을 보이지 않으려고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척했다.
<아직 열한 시 반 도 안 됐군.>
그렇게 중얼거리며 시루꼬는 하반신을 나신으로 만들었다.
마사오의 눈에 비경이 먼저 들어왔다.
시루꼬는 허리를 쭉 펴서 하얀 다리와 검은 수풀을 잠시 과시하고는 이불 속으로 들어가 반듯이 누웠다.
묘우미의 손가락은 계속 마사오의 기둥을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마사오가 담배를 끄고 묘우미 쪽으로 돌아누웠다.
그러자 묘우미가 입술을 가져왔다.
그에 응해 마사오가 조용히 입술을 맞추었다.
묘우미는 눈을 내리 감고 다른 손으로 그의 허리를 안았다.
입술을 뗀 묘우미가 시를 읊듯 속삭였다.
<나는 당신만을 깊이 추구하고, 연구하고, 맛봐.>
상당히 서정적인 언어를 구사했다.
<한 여자를 사랑한다는 남자들이 하는 말 같은데요?>
<여자가 그런 말 하면 안 되나?>
<아니오.>
마사오는 등을 감사고 있는 오른손을 유방으로 가져갔다.
왼손은 베개와 어깨 사이로 얹어 감싸안았다.
브래지어를 풀어 내고 천천히 젖가슴을 어루만졌다.
<좀전의 그 말, 정숙한 여자들이 입 밖으로는 꺼내지 못하고 속으로만 항상 그렇게 생각하겠죠?>
<그렇지 않아요.>
시루꼬의 강경한 반박이었다.
<정숙한 척하는 여자들이 오히려 바람기가 있어요. 속으로는 다른 남자를 시험해 보고 싶어 한다구요. 한 남자에게 계속 매달리다 보면 지겨워지게 돼 있어요.>
묘우미가 낮은 소리로 응수했다.
<난 지겹지 않아.>
<너와 이 사람은 아직 시작한 지 얼마 안 돼서 그래. 한 반 년 정도만 더 지나면 새로운 개성을 찾게될걸. 그게 현대 여성들이니까.>
묘우미는 마사오의 기둥을 엄지와 검지로 링을 만들어 강하게 조이며 대꾸했다.
<나는 그렇게 되지 않아.>
마사오는 눈을 감았다.
지금은 묘우미가 시루꼬와의 논쟁에 휘말려들 때가 아니다.
묘우미에게 상대할 여유를 주지 않음으로써 시루꼬가 스스로 잠잠해지도록 하는 것이 현명하다.
그래서 젖가슴을 만지던 손을 아래로 옮겨갔다.
아직 팬티를 입고 있었다.
마사오의 손은 고무줄을 들추고 수풀을 쓰다듬으며 더욱 아래로 내려갔다.
꽃잎을 열었다.
예상대로 묘우미는 넘치고 있었다.
마사오의 손가락은 따뜻한 애욕의 바다 속으로 빠져들었다.
손가락을 서서히 율동시켰다.
그에 웅해 묘우미의 왼손도 마사오의 기둥을 따라 회전 운동을 시작했다.
묘우미는 더 이상 시루꼬를 상대하지 않았다.
시루꼬도 잠잠해졌다.
마사오는 눈을 감은 채 묘우미를 애무하고 그녀의 애무를 받는 데 전념했다.
묘우미의 허리가 조금씩 들썩이기 시작했다.
입에서 낮은 신음이 새어나왔다.
<두 사람, 벌써 시작한 거야?>
바로 귓전에서 시루꼬의 나직한 목소리가 들렸다.
마사오는 눈을 떴다.
묘우미는 두 번 연이어 마사오를 강하게 조여 신호를 보냈다.
(묘우미는 분명한 대답을 원하는 거야.)
마사오는 고개를 끄덕이고 묘우미의 꽃눈을 가운뎃손가락 끝으로 누르며 시루꼬에게 말했다.
<그래요. 서로 애무하고 있습니다.>
꽃봉오리는 이미 단단하게 충혈되어 고개를 내밀고 있었다.
<마사오 씨는 흥분한 상태?>
시루꼬는 주저함이 없었다.
<물론이야. 뜨거운 철봉 같아.>
묘우미가 그렇게 대답했다.
<묘우미는 얼마나 젖어 있는 거야?>
이번엔 마사오가 대신 답했다.
<잔으로 퍼 마실 수 있을 정도입니다.>
시루꼬가 묘우미의 어깨를 안고 있는 마사오의 팔을 살짝 꼬집었다.
<그럼 마셔 보세요. 아니, 그 전에 묘우미가 당신 것을 핥는 걸 보고 싶어요. 묘우미가 그렇게 해 준 적 있어요?>
묘우미가 선뜻 가로막고 나섰다.
<없을 리가 없잖아. 난 그걸 좋아해.>
<그럼 해 보시지.>
<능숙치 못하다는 말을 하고 싶은 거겠지?>
<어머, 그런 심술궂은 생각은 없어. 묘우미가 이 사람에게 어느 정도까지 빠져 있는지 그걸 확인하고 싶을 뿐이야.>
<실은 이 사람의 서 있는 걸 보고 싶은 거 아냐?>
<응, 그것도 보고 싶어. 자, 일어나서 해 봐.>
잠시 사이를 두고 묘우미가 마사오의 의향을 물었다.
<괜찮겠어?>
<나는 상관없어요.>
<나도 괜찮아.>
그렇게 말하고는 묘우미가 시루꼬에게 얼굴을 돌렸다.
<그럼 보여 주겠어. 대신 시루꼬는 손대지 마.>
<그건 걱정 마. 난 관찰만 할 테니까.>
놀이를 즐기려는 시루꼬와는 달리 묘우미의 심정은 더 복잡한 듯했다.
그 염두에는 마사오와 시루꼬가 하룻밤 즐겼다는 사실이 있는 게 분명했다.
묘우미는 재차 시루꼬에게 손을 대지 않겠다는 다짐을 받은 뒤 마사오에게 말했다.
<그럼 그렇게 해.>
마사오는 묘우미의 음부에서 손을 빼고 반듯이 누웠다.
위에서 묘우미가 입술을 합했다.
입맞춤을 하고 묘우미는 촉촉한 눈으로 마사오의 눈을 응시하며 마지막으로 동의를 구했다.
<정말 괜찮겠어?>
마사오는 고개를 끄덕였다.
시루꼬는 자기 이불 속에 누워서 이쪽을 향해 턱을 고였다.
약간 빈정대는 눈빛이었다.
묘우미는 상체를 일으키고 마사오의 러닝 셔츠를 벗기기 시작했다.
<이것도 벗어 버려.>
마사오는 금방 알몸이 되었다.
허리 아래는 이불에 덮여 있었다.
묘우미의 손이 그의 가슴을 더듬었다.
<묘우미 씨도 벗어요. 나만 벗으면 불공평해요.>
<그러죠. 시루꼬는 여자니까 그래도 괜찮겠지.>
묘우미는 앉은 채 옷을 다 벗었다.
이미 시루꼬도 하반신을 벗고 있다는 걸 마사오는 알고 있었다.
두 여자가 모두 팬티를 벗고 있는 상황이었다.
묘우미는 상체를 굽혀 마사오의 턱에서부터 핥기 시작했다.
마사오는 그녀의 등을 쓰다듬었다.
얼굴은 천장을 향하고 일부러 시루꼬 쪽은 보지 않았다.
턱에서 목으로, 어깨에서 가슴으로, 때때로 소리까지 내어가며 묘우미의 혀는 점점 아래로 내려갔다.
자연히 묘우미의 몸도 아래로 옮겨졌다.
마사오는 묘우미의 유방을 우켜쥐었다.
젖가슴은 밑으로 향하고 있었지만 탱탱해서 거의 쳐지지 않았다.
시루꼬의 중얼거림이 들렸다.
<좋은 장면이군.>
그 말에 상관하지 않고 묘우미의 얼굴은 점점 더 밑으로 향했고 그만큼 이불이 벗겨졌다.
이윽고 혀가 마사오의 배꼽 주위를 맴돌기 시작했다.
마사오의 손은 막 묘우미의 유방을 떠나 어깨를 쓰다듬고 있었다.
묘우미는 천천히 이불을 벗기고 상체를 일으켰다.
그리고 천장을 향해 우뚝 서 있는 마사오의 성기를 내려다보았다.
시루꼬도 그것을 보고 있다는 것을 묘우미는 의식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시루꼬의 시선을 전혀 상관하지 않고 곧바로 오른손으로 잡으며 얼굴을 숙였다.
이어 왼손도 보태 두 손으로 감싸쥐었다.
먼저 뺨을 비벼댔다.
마사오는 시루꼬를 보았다.
마사오의 중심에 쏠리는 시루꼬의 눈빛에서 희미하나마 초조해 하는 기색
을 느낄 수 있었다.
드디어 묘우미의 혀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잘록한 부분을 따라 희롱했다.
마사오는 신음을 내어 쾌감을 분명하게 표현했다.
이어 묘우미가 위에서 입 안에 성기를 넣고 얼굴은 고정시킨 채 빨아대기 시작했다.
시루꼬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벌거벗은 하반신은 이불 속에 둔 채 상체를 돌려 얼굴을 묘우미의 얼굴에 갖다댔다.
<맛이 어때?>
묘우미가 한 번 강하게 빤 뒤에 성기를 토해냈다.
<근사해. 입술에서부터 쾌감이 느껴져. 좋아하지 않으면 이런 기분은 못 느낄 거라고 생각해.>
곧장 다시 입 안에 넣은 묘우미는 이번에는 얼굴을 상하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검붉은 기둥과 묘우미의 하얀 손가락 그리고 붉은 입술이 함께 어울러진 가운데 그 색채의 대조가 더욱 두드러져 보였다.
<맛있겠는데?>
시루꼬의 목소리였다.
묘우미는 계속 움직이며 고개만 끄덕였다.
<혼자만 먹다니, 좀 인색하다고 생각지 않아?>
묘우미가 입을 뗐다.
양손으로 마사오를 감싸고 빠져 나온 빨간 부분을 엄지로 간지럽혔다.
<나에겐 이 것 하나밖에 없으니까 인색할 수밖에.>
그렇게 말하고 묘우미는 양손으로 감싼 채 양쪽 엄지로 기둥 끝의 좁은 문인 영구를 벌렸다.
그리고 혀를 갖다댔다.
<아니, 그런 방법까지 알고 있다니! 다시 봐야겠는 걸.>
시루꼬의 놀라움 섞인 비아냥에 묘우미는 대꾸하지 않고 영구를 핥았다.
그리고 새어나오는 투명한 물방울을 빨아 마셨다.
이윽고 묘우미가 반짝이는 눈으로 시루꼬를 보았다.
<시루꼬도 키스하고 싶어?>
<그건 그래. 하지만 빌려주지 않겠지?>
묘우미는 시루꼬의 물음에 대답하지 않고 다시 마사오를 입 안에 삼켰다.
이번에는 이로 살짝 깨물더니 안에서 혀를 휘돌렸다.
잠시 후에 천천히 얼굴을 들고 너그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이 사람이 괜찮다면 나도 좋아. 이 사람에게 물어 봐.>
묘우미는 양손으로 부드럽게 기둥 전체를 쓰다듬기 시작했다.
시루꼬가 몸을 이불에서 빼내고 얼굴을 마사오의 얼굴에 가까이댔다.
<저, 잠깐 인사만 시켜 줘요.>
<아니, 사양하겠습니다. 묘우미 씨만으로도 충분합니다.>
<묘우미는 괜찮다고 했어요.>
<나는 그렇기 않아요.>
<그래요? 그럼 포기하죠. 내가 어리석었군요. 아니, 저도 알고 있었어요.
참가할 수 없는 놀이에 그냥 한 번 손을 뻗어 본 거 뿐이예요.>
시루꼬는 이불로 돌아가 반듯이 눕더니 이불을 머리까지 뒤집어썼다.
추천117 비추천 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