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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사랑을위하여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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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한 사람

하루에가 이사 간 날은 일요일이었다.
처음으로 히데오는 앞으로 하루에와 함께 살 청년을 보았다.
용역센터에서 짐꾼 둘을 사서 데리고 왔다. 이삿짐은 그 사람들을 시켜 나를 모양이다. 언뜻 봐도 좋은 환경에서 자랐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역시 하루에는 남다른 데가 있어.’
히데오는 감탄한다.
자유분방한 생활을 하면서도 결혼 상대만은 착실하게 잘 선택하였다. 나쁜 남자들의 꾀임에 빠지지도 않는다. 본질적으로 영리한 것이다.
지금까지 하루에는 상당히 많은 수의 남자들과 성적쾌락을 추구해 왔을 것이다.
하루에와 관계를 맺은 남자들은, 관능적이고 매력이 넘치는 하루에의 몸을 소유했다는 도취감에 빠졌을 것이다.
그러나 히데오를 포함한 남자들의 그러한 ‘소유의식’은 터무니없는 자만심에 불과한 건지도 모른다.
남자들은 결코 하루에를 ‘소유’한 것이 아니다. 일시적인 쾌락의 상대로서 선택되어져 장난감 노릇을 했을 뿐인 것이다.
비록 하루에의 몸에 의해 기쁨을 얻었다고는 할 수 있지만, 그것은 한 순간으로 지나가고 소유한 것은 아니기 대문이다.
극단적인 표현을 쓰자면, 부딪쳐서 결합하고는 헤어진 것뿐이다.
어쩌면 ‘소유’의 주체는 하루에일지도 모른다. 하루에는 남자 때문에 상처를 받거나 매달릴 타입의 여자가 아니다. 스스로 쾌락의 대상을 고르고, 마음껏 즐긴 뒤에 미련 없이 새로운 대상을 찾아 나선다. 그리고 이제 그녀는 자기의 매력에 어울리는 경제력이 있는 남자와 결혼을 하려 한다.
‘그래, 하루에는 전형적인 현대식 사고방식을 지닌 여자야.’
히데오는 그렇게 결론을 내렸다.
청년의 이름은 다하라라고 한다.
다하라가 용역회사에서 온 남자들에게 지시하기 위해서 잠시 자리를 옮겼을 때,
“굉장히 멋진 청년인데!”
하고 히데오가 칭찬했다.
하루에는 진심으로 기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나에게는 좀 과분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으세요?”
하고 묻는다.
“아니야, 잘 어울리는 한 쌍인걸.”
실제로 그런 느낌이 들었다.
모델로 삼아도 좋을 정도로 진짜 잘 어울리는 신혼커플이 될 것이다.
“나는 이제 너를 설득할 구실마저 잃어 버린 느낌이야.”
이것은 거짓말이다.
하루에가 이내,
“싫어요?”
하고 말하면서 히데오의 팔을 꼬집는다.
“앞으로도 만나주셔야 해요.”
이미 새로 이사가는 맨션 전화번호는 알고 있다.
“저렇게 좋은 사람이 생겼으니까 이제 나 같은 유부남한텐 흥미가 없지?”
“아뇨, 많이 있어요.”
“아부라도 그렇게 말하니까 고맙군.”
“앞으로 내 방에서 살 스즈꼬랑 내일 같이 올게요.”
하루에는 이사를 가지만 방은 계속 빌려둔다.
히데오는 하루에의 그러한 부탁을 허락했다.
이윽고 짐들이 트럭으로 전부 옮겨지고, 하루에와 다하라는 히데오에게 작별 인사를 했다.
잠시 후 두 사람은 다하라의 승용차에 탄 뒤 트럭에 앞서 출발했다.
“어때요? 섭섭해요?”
다에꼬가 묻는다.
“아니야. 그보다 이번에는 어떤 애가 올는지 그게 궁금해.”
“하루엔 앞으로 동거하다가 결혼할 텐데, 앞으로도 당신하고 만나는 건가요?”
“그렇게 하자고 말하더군.”
“안돼요. 나도 몰래 숨어서 만나는 건 반대예요. 특히 그 쪽 집에서 만나는 건 위험해요. 발각되면 큰일이지요.”
“그런 직은 안 해. 안심하고 있어도 된다구. 여자란 알 수 없는 데가 많아. 어쩌면 하루에도 그 청년에게 몰두하게 되어서 다른 남자들은 모두 잊어 버릴지도 모르지.”
“아뇨, 하루에는 그럴 여자가 아니예요. 그 여잔 절대 한 남자만을 지켜갈 타입이 아니예요.”
“그래 그럴지도 모르지.”
이런 대화를 나누고 있는데 현관 벨이 울린다. 방문객은 하루에가 이 집에 이사 온 날 찾아왔던 가베다. 분명히 아내가 있는 사람이다.
하루에가 이사한 사실을 모르는 채 방문한 것이다.
‘호오, 이 남자한테는 결혼한다는 말도 안했구나.’
그렇게 생각하면서 히데오는 하루에가 이사한 사실을 전해주었다.
“어디로 이사했는지 모르나요?”
“모르겠습니다.”
나중에 가서 하루에 명의로 계속 방을 빌리고 있다는 사실과 이사간 곳을 알았다손 치더라도,
“가르쳐주면 안된다고 생각했어요.”
하고 해명하면 된다.
“그래도 우편물 같은 건 당분간 이쪽으로 올 텐데 연락처를 남겨놓지 않았다는 건…..?”
가베는 끈덕지게 물고 늘어진다.
히데오는 이런 타입의 남자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우편물은 보낸 사람한테 다시 반송할 겁니다. 어쨌든 나로서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 다음 날인 월요일 오후에 하루에는 친구인 히로가와 스즈꼬라는 여자를 데리고 왔다.
작은 몸집에 검소한 옷차림, 머리도 짧고 화장도 한듯만듯 하다.
얼굴은 작고 귀여운 편이다. 하루에하고는 완전히 대조적인 인상을 준다.
히데오는 두 사람을 응접실로 데리고 갔다.
‘음, 요즘 여대생은 대체로 학생인지 호스테스인지 구분이 안될 정도야. 그런 여자가 아닐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이 여잔 하루에와 달리 착실해 보이는군.’
소파에 나란히 앉은 모습을 보자 두 사람은 더욱 뚜렷한 대조를 이룬다.
‘이 여잔 어쩌면 처녀일지도 모르겠군.’
여대생이라면 대부분이 스무 살 안팎의 미혼여성들이다.
따라서 겉보기에는 처녀가 많아야 당연한 일이고, 대부분의 부모님들은 자기 딸만은 처녀라고 믿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히데오는 저널리즘에 관계하고 있기 때문에 그러한 상식이 굉장한 착각임을 알고 있다.
현대에는 처녀 대학생이 드물다.
그러므로 히데오가 ‘처녀일지도 모르겠군’ 하고 생각하는 데에는, 말하자면 그만큼 스즈꼬가 현대적인 여대생다움이 없다는 사실이 깔려 있다. 동시에 히데오는,
‘저런 여자가 혼자 있을 때 어떤 행동을 하는지 궁금하군.’
하는 생각을 품는다. 순간 가슴이 터질 것 같은 느낌이 전신을 휩쓸고 지나간다.
“고향은?”
히데오는 집주인으로서가 아니라 이웃으로서 질문을 시작했다.
“쿠슈예요.”
“그럼 부친께선 무슨 일을 하시나요?”
“호오, 그러면 엄격한 교육을 받았겠군요.”
“그렇지도 않아요.”
그러면서 살짝 웃고는,
“보통이지요.”
하고 말한다.
“전공은?”
“국문학이에요.”
또 살짝 웃음을 짓는다.
수줍음이 깃들어 있는 모습이다.
옆에 있던 하루에가,
“아저씨, 맥주나 와인 좀 있어요? 갑자기 마시고 싶어졌어요?”
하고 응석부리는 듯한 목소리로 말한다.
스즈꼬가 깜짝 놀라며,
“아니, 너 그런 무례한 말을….”
하고 작은 목소리로 나무란다.
“괜찮아. 나랑 주인 아저씬 스스럼없는 사인걸. 괜찮죠, 아저씨?”
“그럼! 냉장고에 찬 와인이 있어. 그걸 마시자구.”
히데오는 냉장고에서 와인을 꺼내고 간단히 안주도 곁들인다.
셋이서 건배한다.
“아저씨.”
하루에의 눈은 와인을 입에 댄 순간부터 한결 요염해졌다.
“왜?”
“스즈꼬는 아직 애인이 없어요.”
“호! 왜 그렇지? 이렇게 멋진 여대생이라면 프로포즈를 받은 적도 많을 텐데….”
“아뇨.”
스즈꼬는 고개를 흔들며 말을 잇는다.
“정말 인기가 없어요.”
“그럴 리가 있나요?”
“아뇨, 정말이에요.”
“이 아인 그다지 사교적이지가 못해요. 너무 절제된 생활을 하는 탓이겠지요.”
하루에가 거든다.
“그럼, 누군가 좋아하는 사람도 없나요?”
“없어요.”
“지금까지도?”
“혼자서 짝사랑한 사람은 있었지만, 그뿐인걸요.”
“분명히 남자들은 스즈꼬 양이 너무 성실하니까 접근하지 못하고 있을 거예요.”
“난 하루에하고 달라서 매력이 없는걸요.”
“아니, 하루에에게는 하루에 나름대로의 매력이 있고, 스즈꼬 양에게는 스즈꼬 양 나름대로의 매력이 있어요. 단, 완전히 다른 성격을 지닌 두 사람이 어떻게 친구 사이가 되었는지 그게 궁금하군요.”
“난 내가 가지지 못한 매력을 가지고 있는 하루에를 부러워하고 있어요.”
“아저씨.”
하루에가 상체를 앞으로 기울이며 스즈꼬의 말을 가로막고는 히데오를 부른다.
“이렇게 있으니까 이 애가 나보다 어리게 보이죠?”
“응, 그렇게 보여.”
“사실은 스즈꼬가 나보다 생일이 더 빨라요.”
“역시 남성편력의 차이 때문에 그렇게 보이는 건가?”
“후후후! 그럴지도 모르겠군요.”
“음….”
“어쨌든 그것만 빼면 모든 면에서 스즈꼬는 나보다 언니인걸요. 아저씨와의 관계…”
거기서 하루에는 잠시 히데오를 쳐다보며 말을 잇는다.
“이미 스즈꼬한테 이야기했어요.”
“나에 관한 것을? 나에 대한 어떤 것을?”
“시치미떼지 말아요.”
하루에는 술잔을 들고서 일어서더니 히데오 옆으로 다가와 소파 끝에 기대앉는다. 그리고는 히데오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아저씨랑 사랑을 나누었던 일들이죠, 뭐.”
스즈꼬는 고개를 숙이고 있다.
“그만해두지. 스즈꼬 양이 난처해 하고 있어.”
“후후후, 괜찮아요. 이미 다 알고 있으니까요. 아저씨의 몸에 대해서도 자세하게 설명해줬다구요.”
“그만둬, 하루에.”
스즈꼬는 얼굴을 감싸며 다급하게 계속 말한다.
“아뇨, 거짓말이에요. 듣지 않았어요!”
“네가 창피해 할 것 없잖아?”
“너, 벌써 취한 거야? 자, 이리로 와서 앉아.”
“아저씨도 곤란해요?”
“어쨌든 자리에 앉아서 얌전하게 마시라구.”
“네, 그러죠.”
하루에는 비교적 얌전하게 원래 자리로 돌아갔다.
스즈꼬가 하루에의 무릎을 찌르면서 무언의 항의를 하고 있다. 그러한 모습이 너무도 깜직하고 귀엽게 느껴진다.
“하루에, 스즈꼬 양한테 말했다는 게 사실이야? 그러나 설마 결혼 상대자한테 말하지 않았겠지?”
“물론이에요. 그 사람한텐 말하지 않았어요.”
“그럼, 스즈꼬 양 이외의 다른 학교 친구들한테는 말했을 수도 있겠군.”
“아뇨.”
고개를 흔든 것은 스즈꼬다.
“저뿐이에요. 다른 사람에게는 말하지 않았을 거예요.”
“정말이에요.”
하루에는 끄덕이며 말을 잇는다.
“그런걸 함부로 퍼뜨릴 바보는 없어요.”
“그래야지.”
“혹시 부인이 눈치채신 건 아닌가요?”
“우리 집사람은 느긋한 성격이고, 게다가 일을 갖고 있기 때문에 그런 것에 대해선 둔감해.”
“말해 버릴까 보다.”
하루에의 눈에 장난스런 빛이 돈다.
“말해도 믿지 않을걸.”
이윽고 스즈꼬가 히데오를 똑바로 쳐다보며,
“그렇게 부인한테 신뢰를 받고 있나요?”
하고 말한다.
“글쎄….”
“그렇다면 부인이 속고 있는 거네요.”
“아니죠. 난 집사람을 속이고 있는 게 아니라 소중히 하고 있는 겁니다.”
실제로는 다에꼬도 알고 있는데 이런 말을 하자니 히데오는 낯간지러운 기분이 든다.
“그런 논리가 어디 있어요? 말도 안돼요.”
“남자의 심리에 대해 잘 모르는 스즈꼬에게는 히데오의 논리가 통하지 않는다. 어쩌면 그것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그러면서도 부인이 바람피우는 것은 인정할 수 없겠지요?”
“물론 인정할 수 없어요. 그러나 어쩌면 그 사람도 나몰래 외도를 하고 있는지도 모르죠, 뭐.”
세 개의 잔에 따른 와인은 금세 비었다. 히데오는 벌써 취한 듯한 기분이다.
하루에는 시계를 보며,
“더 마실까요, 아저씨? 아직 3시밖에 안됐어요.”
하고 말한다.
“낮술인데 마시고 취하면 어쩌려구.”
스즈꼬가 말린다.
“그리고 남편될 사람이 퇴근했을 때 하루에가 취해 있으면 이상하게 여기지 않을까?”
히데오도 걱정스런 어투로 말한다.
“오늘밤엔 회의가 있어서 9시가 넘어야 돌아온대요. 그리고 그 사람한텐 아까 말해두었는걸요. 스즈꼬를 데리고 여기에 와서 인사를 나누게 해야 한다고요. 그런 다음엔 바람 좀 쐬고 오겠다고 했어요. 그러니까 늦어도 괜찮아요.”
“그러나 함께 살기 시작한 지 겨우 하루밖에 지나지 않았으니까 조심해야지.”
“후후후! 상관없어요.”
“그럼, 마실까?”
“부인이 돌아와서 화내지 않을까요?”
“오히려 좋아해, 집사람은 손님이 오는 것을 좋아하니까. 나도 오늘은 이제 일도 없어. 그럼, 본격적으로 마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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