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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터치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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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터치』(21)



도요하타는 자신의 입술을 그녀의 어깨에서 유방의 들판으로 가져가기 전에 그녀의 팔
을 조금 들어올리게 하여, 암내가 나게 했다. 그곳에도 역시 향기가 있었다. 확실한
암내다. 그러나 그렇게 강하지는 않았지만, 그리 유쾌한 것은 아니다.

도요하타는 암내에도 유쾌한 것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느낌이 좋은 암내라는 것이
있다. 그것은 기온이 높아도 습기가 차지않는 고원의 공기와 같은 것이다. 햇볕이 비
치고 있는 곳은 아주 덥지만, 잠깐 그늘에 들어가면 시원해지는 그런 곳과 같은 것이
다.

그러나 사토미의 그 부분은 습도가 높은 곳을 연상시켰다. 예를 들면 아라비아 반도라
든가 쿠웨이트 같은 곳은 정말이지 습도가 높은 곳이라 한다. 일본의 여름은 댈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도요하타는 참기로 했다. 사토미의 호흡이 거칠어지고 있다. 그런 점도 도요하타는 마
음에 들지 않는다. 여자는 좀 더, 섬세하게 숨을 쉬기를 바라고 있기 때문이다.

그녀의 코에 지금 티슈를 갖다 대면 그건 날아가 버릴 것이 틀림없다. 아주 짙은 겨드
랑이 털이 도요하타의 코와 입 주위를 간지럽혔다.


도요하타는 그 혀를 드디어 그 엄청난 감도를 갖고 있다고 그녀가 선언한 유방의 들판
으로 옮겨갔다. 그의 입술은 비교적 짙은 솜털의 감촉을 느끼고 있었다. 피부라기보다
도, 솜털 위를 애무하고 있는 듯했다.

혀는 유방의 경사를 따라 올라가, 젖무리에 도착해 한 호흡을 쉰 다음, 젖무리 위에
마치 골 킥을 받기 전의 럭비 볼처럼 세워져 있는 젖꼭지에 도달하여, 그것을 하늘에
서 낚아채려는 독수리처럼 두 입술로 잡고 끌어 올렸던 것이다.

숨소리가 아주 거칠어졌다. 아랫입술로 퉁기고, 윗입술로 퉁겨 본다. 도요하타의 목에
감겨있는 사토미의 손에 힘이 가해진다.

이번에는 혀를 사용하여, 딱딱해져 있는 젖꼭지를 넘어뜨리듯 움직여 본다. 기세가 강
한 젖꼭지는 좌우 어느 쪽으로 밀고, 돌리고 해보아도 바로 똑바로 서려고 한다. 그것
은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를 그에게 연상시켰다.

사토미의 한쪽 손이 그의 등에서 떨어졌다. 그녀의 오른손만이 도요하타의 어깨와 등
을 잡으려 하고 있다.

그는 입술을 떼고, 이렇게 물었다.

“왼쪽과 오른쪽, 어느 쪽이 민감하지?”

그녀는 숨이 막히는 듯한 목소리로 “오른쪽“이라고 말했다.

지금 도요하타가 입술을 사용하고 있는 것은 심장이 있는 쪽과 반대쪽에 있는 젖꼭지
이다. 그의 손이 주무르고 있는 것은 심장이 있는 쪽 유방이다. 도요하타는 재개했다.


그러자 그때부터 몇 초 지나지 않아 사토미는 몸을 있는 힘껏 뒤로 젖히고, 오른손으
로 도요하타의 어깨 근처를 힘껏 움켜쥐고, 절정에 다다른 괴성을 지르기 시작했다.
영어의 “고”와 “컴”과 비슷한 일본어 감탄사다.

그 말을 냈을 때, 사토미는 레슬링의 브리지 자세처럼 목을 뒤로 젖히고 있었다. 턱이
물결을 쳤고, 입이 소리를 지르고 난 후의 모습처럼 떡 벌어진 채 있었다.

그는 입술로 빨아 당기기도 하고, 혀로 넘어뜨리듯 하면서 눈을 치켜 떠 그런 사토미
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 때 그런 사토미의 입에서 또 예의 그 감탄사가 터져 나왔다.

‘과연, 말한 그대로구나’라고 생각하고 그는 눈을 무심코 옆으로 보내 보았다. 그러
자 그녀의 왼손이 그녀 자신의 하반신으로 뻗쳐져 있는 것 같았다.

‘뭐야, 이거였어?’

그는 갑자기 맥이 풀려 버렸다.

사토미가 절정에 다다랐던 것은 도요하타의 애무에 의해서만이 아니라 강력한 원군이
있었기 때문이었던 것이다. 그 원군은 도요하타와는 관계가 없었다. 그녀가 스스로 파
견한 원군이다.

그 원군이란 그녀의 왼쪽 손가락인 것이다. 그것이 그 여자의 몸안에 숨어 있는 감도
가 높은 부분에 자극을 주었던 것이다.

도요하타는 자신의 손을 뻗어 확인해 보았다. 예상은 적중했다.

그는 그 손을 잡고 치워 보았다. 그리고 다시 한 번 해보기로 했다. 그녀의 몸은 이번
에는 뒤로 젖혀지거나 그러지는 않았다. 단지 그런 낌새만 보일 뿐이다. 절정에 다다
르기에는 아직 거리가 있는 듯 살짝 뒤로 젖혔을 뿐이다.

그는 애무를 중지하고 이렇게 말했다.

“알겠어. 결국 그런 것이었구나. 자신의 도움이 필요한 거였어.
그렇다면 넌 너 혼자서도 절정에 달할 수 있겠구나.”

“그게 안돼요, 나 혼자서는.”
“그럼, 상호협력이라는 건가?”
“그래요.”

“그럼, 내가 둘 다 해주면 좋겠네.”
“물론이죠.”

“난 네가 젖꼭지에 해주는 애무만으로 절정에 다다른다고 생각했어. 실제로 그런 여
자가 있으니까. 그런데 그런 때에 절정에 다다르는 것은 물어보면, 결국 젖꼭지 자체
의 쾌감 때문이 아니라, 그것이 그 작고 민감한 부분에 전달되기 때문이라더군.”

“그래, 실망했나요?”
“별로 실망은 하지 않았지만”

그러나 도요하타는 적잖이 실망했다. 그는 일단 여기까지 왔으니라는 기분으로 애무를
가하는 장소를 옮겨갔다.

그는 애무를 해 주어야 했다. 그래서 형식적으로만 움직여 가며 빨리 끝내려고 했다.
습도가 높은, 그가 싫어하는 냄새가 도요하타의 코에 기세 좋게 확산되고 있다.

게다가 사토미의 그 부분은 시모카끼 취향과는 전혀 다른 종류인 것이었다.

그는 문득 시모카끼를 생각했다.

‘시모카끼였으면, 아무리 돈을 받아도 싫다고 했을 지도 모르겠구나. 아니 우선 가능
해 지지도 않았겠지’

그렇게 생각하면서 자신을 격려해야만 했다.

그러나 격려를 해도 그것을 일어나지 않았기 때문에 사토미의 원조를 받는 수밖에 없
었다. 사토미는 흔쾌히 그 원조를 허락했다.

그러나 도요하타는 사토미의 원조에 대해서도 별로 기대를 할 수 없다는 것을 처음부
터 깨닫게 되었다. 왜냐하면 그녀의 타액이 갖고 있는 성분 중에 스며드는 것이 있었
기 때문이다.

그래서 도요하타는 다른 방법을 통해 하게 하고 싶어졌다. 가령,혀는 사용하지 않게
하는 것이다.

“가볍게, 두 입술만으로” 그는 그렇게 말했다.

그러자 갑자기 스며드는 느낌이 없어졌고, 그 가벼움이 약간 미묘한 감촉이 되어 도요
하타는 서서히 발기가 되었다.

그는 이런 때 상상력에 의존하곤 한다. 지금 자신이 상대하고 있는 것은 음탕한 욕망
을 어떻게 분출해야 하는지 모르는 여대생,그 여대생의 분출구 역할을 해주는 것이 자
신이다. 건강한 몸을 갖고 있기 때문에 언제나 몸부림치며 있다. 몸부림치며 있기 때
문에 천성적으로 욕망에 집착하는 성격이 더욱 그러해 진다.

도요하타는 그 상상력에 도움을 받아 가능해져서 사토미의 몸안으로 밀어 넣었는데,
그녀는 큰비가 내린 후의 강물처럼 흥건해 있었다. 게다가 맑은 물이라고는 말할 수
없는 감촉이 있다. 강물은 토방을 허물어 그 어느 때보다 넓게 강폭을 만들어 놓았다.


도요하타는 그러나 시모카끼와 같이 구조를 문제시하는 남자는 아니다. 그의 전문과목
은 감도인 것이다.

사토미는 이 행위에 있어서는 결국 그 절정에 달한 소리를 내지는 않았다. 이때도 마
찬가지로 그런 낌새만을 보였을 뿐이다. 아직도 좀 먼 듯한 느낌이다.

그러나 그런 사토미도 그가 심장이 있는 곳과 반대쪽 유방을 주물러 대면서 그 젖꼭지
에 애무를 가하자 겨우 절정에 다다랐다.절정에 다다르게 하는 것에도 어떤 방법이 있
다는 것을 도요하타는 알게 되었다.

그것은 그 민감한 은신처를 무시한 행위일 때는 절대 절정에 다다르지 않는다는 것이
다. 반드시 그 은신처에 들르도록 하면서 헤쳐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도요하타는 바쁘게 들락거리면서 ‘과연, 과연’하고 생각했다.그리고 이제 이쯤이면
되겠구나 하고 생각하고, 자신은 사정을 않고 끝내기로 했다.

“음, 저 어땠어요? 솔직히 말해서”

축 처진 것을 토해낸 후 사토미는 그렇게 말했다.도요하타는 그 때 침대에서 내려와
욕실로 가려는 순간이었다.


『리얼터치』(22)



사토미의 그 부분에 그는 티슈를 대주었다.

“상당했어”

순간적으로 적당한 말을 찾지 못해 그는 그렇게 말했다.

“그렇게 좋지는 않았죠?”
“각자 기호 나름이지. 시모카끼씨 취향은 아닌 것 같아.”
“그 사람은 저 싫어해요. 그 사람 아무런 희망이 없으니까요”
‘건방지구나’

도요하타는 그렇게 생각했다.



‘희망 따위를 말할 수 있는 주제란 말인가’

그러나 도요하타는 “과연, 그렇게 말하니 그렇기도 하군”라고 말했다. 그리고 “난,
전문이 감도니까 아주 좋았다고 말하는 거야.” 그렇게 덧붙이고, 욕실에 들어갔다.

그러자 그는 갑자기 가벼운 구토기를 느껴, 변기 뚜껑을 열고, 물이 고여있는 변기 위
에 토했다. 그러나 소리만 나올 뿐 내용물은 침과 위액과 같은 것 외에는 나오지 않았
다.

그는 버튼을 눌러 물을 내리고, 욕조로 들어갔다. 이 호텔 욕조 바닥에는 미끄럼 방지
고무를 깔지 않아도 될 정도로 톱니 모양으로 되어 있다.

그는 온도를 조절하고 꼭지를 밀어 올렸다. 샤워꼭지에서 물이 쏟아져 내렸다. 어째서
호텔의 온수는 바로 나오는 것일까 하고 그는 생각했다.

왜냐하면, 그의 집에서는 물이 뜨거워지려면 시간이 걸렸기 때문이다. 약 1분 가까이
흘러나오지 않으면 따뜻해지지 않는다. 그렇지만 호텔 물은 바로 뜨거운 게 나온다.

그는 비누칠을 했다. 어쨌든 그 비린내를 불식시켜야만 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서 그는 양치질을 했다. 계속해서 소변을 보기로 했다. 어쩌면 그녀와 같은
여자에게는 트리코모나스(역주 - 인체의 소화기관과 질 등에 기생하는 편모충의 하나.
특히 부인계 질환을 일으킴)가 있어서 그것이 그의 요도에 침투하지 않았다고는 단정
지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빨리 방뇨를 한다. 확실치는 않지만 성병에 전염되지 않았다는 증거의 하나로
서 빠른 방뇨가 이루어질 수 있으면 되는 것이다.그는 사정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방
뇨는 쉬웠다.

다시 버튼을 눌러 물을 내린다. 그리고 손을 씻고, 목욕타월로 닦았다. 그는 목욕타월
로 몸을 닦으면서 욕실에서 나왔다.

“들어갔다 와”
“그러죠. 그런데 도요하타 씨, 내 몸안에 끝내지 않았나요?”
“끝냈어”

“거짓말”
“정말이야. 끝내긴 했지만 어젯밤에 호텔에서 여자한테 너무 진을 빼서 그런지 얼마
나가지 않았던 모양이야.”

“지금 몇 살이죠?”
“나이? 서른 다섯”
“생각보다 많군요. 정말로”

그녀는 알몸으로 뒤도 돌아보지 않고 욕실로 갔다.

그는 속옷을 입기 시작했다. 그녀가 나오기 전에 그는 옷을 다 챙겨 있었다.

이런 행동도 도요하타는 평소 잘 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욕실에서 나온 여자에게 상처
를 줄 수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빨리 여자와 헤어지고 싶다는 걸로 보
일 수도 있고, 또 이미 할 건 다했으니 나중에는 어떻게 되는 상관없다는 식으로 보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다른 때라면 도요하타는 겨우 팬티 정도만을 입고, 배스 타월 등으로 몸을
덥고, 담배 따위를 피며 여자가 옷을 입기를 기다렸다가, 자신도 옷을 입었던 것이다.


그렇지만 지금 도요하타는 사토미에 대해서 매정하고 무자비한 기분이었다. 그리고 그
런 자신을 나무라는 또 하나의 자신에 대해 ‘괜찮잖아, 저런 여자. 어떻게 하란 거야
’라고 되받아 쳤다.

사토미가 나왔다.

“정말로 그랬어요? 조금도 없었던 것 같아요.”
“그럴지도 모르지. 어쨌든, 어젯밤 엄청났었으니까. 마지막엔 공포가 되더라구.”

사토미는 웃었다. 사토미는 도요하타가 옷을 다 입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별로 마음에
두지 않는 듯, 속옷을 입기 시작했다.

사토미의 수풀은 아주 짙다. 밀도라기 보다는 길이가 길다.

그녀는 옷을 다 입고 나서, 거울을 보더니 “어머, 빗을 안 가져왔네?”라고 말했다.

도요하타는 자신의 빗을 사토미가 쓰는 것이 좀 찜찜했지만, 빌려주기로 했다. ‘이
빗은 돌아가서 씻어야 되겠군’하고 그는 생각했다.

도요하타가 갖고 다니는 빗은 버튼을 누르면 튀어나오는 칼처럼,빗이 집에서 나오는
식으로 되어 있는 것이다. 빗은 쇠로 만들어져 있다.

그러니까 도요하타는 버튼을 눌러 빗을 나오게 해서 건네주었던 것이다.

“혹시 누구 없어요. 내게 또 용돈을 줄 사람?”
“찾아보지.”
“그럼, 그런 사람 있으면 전화해줘요.”

사토미는 빗질을 하고 나서 침대 옆에 있는 테이블로 가, 테이블 위에 있는 메모 첩에
붙어 있는 볼펜으로 자신의 전화번호를 적어 도요하타에게 건넸다. 반듯하고 예쁜 글
씨다.

그는 그것을 윗도리 속주머니에 넣었다. 필시 전화를 할 일은 없을 거라는 생각을 하
면서.

이치에는 이날은 좀 빨리 온 도요하타보다도 더 빨리 와 그가 방으로 들어가자 느닷없
이 옆에서 “으악”하고 소리를 질러 그를 놀라게 했다.

도요하타는 좀 놀랐다. 그는 그것보다도 그녀가 이날은 양장차림으로 있는 것에 신기
함을 느꼈다.

처음에는 다른 여자인가 하고 생각했을 정도다. 그 다른 여자가 이치에에 버금갈 정도
로 매력적이었기 때문에 ‘이 여자도 괜찮네’라고 그는 생각했었는데, 그것이 이치에
라는 것을 알았을 때는 ‘역시 틀려, 이 여자는’하고, 그 매력에 대해서 재확인을 하
였다.

이치에는 얼마 전에 만났을 때보다도, 약간 더 요염해 보였다.

원래 요염한 여자다. 그 여자의 제막식을 도요하타가 해주었던 것이다. 그 때는 그녀
의 그 하얀 얼굴은 약간 불그스름했는데, 그 불그스름한 빛이 더욱 짙어진 것처럼 도
요하타에게는 비쳐졌던 것이다.

게다가 약간 눈이 부어있었다. 그 때문에 양쪽 눈이 짝짝이로 보인다. 그 짝짝이 느낌
이 그녀를 그 때보다 더욱 요염하게 보이게 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많이 예뻐졌구나. 그때도 예쁘다고 생각했지만, 오늘은 더 예쁜데.”
“덕분에……다른 사람한테도 그런 말을 들어요.”
“다른 사람들도 알고 있니?”

그녀는 고개를 옆으로 흔들었다.

“엄만 아직도 내가 처녀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열심히 돈이 있을 법한 남자를 갖다
붙이려 하고 있죠. 기분 좋던데요.”

이치에는 그렇게 말하고 또 혀끝을 살짝 내밀어 보였다.이치에는 연두색에 빨간 꽃병
을 곁들인 소매가 없는 원피스를 입고 있었다. 포동포동한 두 팔이 그곳에서 뻗쳐져
있다. 그리고 그 두 팔에는 자세히 들여다보니 어렴풋하게 솜털이 나 있었다.

그는 그런 이치에의 몸을 껴안고, 키스를 했다. 두 사람은 그 때, 아직 식탁에 앉지
않았던 것이다.

이치에는 능숙하게 움직이는 혀를 그의 혀에 감아 왔지만, 이내 얼굴을 돌리고, 도요
하타의 가슴을 밀어내더니 “여기 사장님이 올 거잖아요.”라고 말했다.

그 목소리에는 흥분을 나타내는 숨소리가 섞여 있다. 이미 그 얼굴은 빨개졌다. 두 사
람은 식탁을 사이에 두고 마주 앉았다. 차가 나왔다. 그것에 이어 이번에는 회와 일본
술이 날라져 왔다.

이날 그는 이치에의 요청에 의해 일식으로 주문을 했던 것이다. 넙치, 발구지, 낙지,
광어 같은 회가 담겨 있다. 낙지는 데친 것이 아니라 날 것이다. 넙치는 초장을 찍어
먹는다.

“와아, 맛있어. 이 집 회는 우리들이 자주 가는 요정에서 먹는 것보다 훨씬 맛있어요
. 당연하겠지만, 요정에서 나오는 회는 대개 사다 먹는 것이니까요. 한 군데 직접 만
드는 데가 있는데, 거긴 제외하고요.”

그런 얘기를 이치에는 했다.

그리고 자신이 기거하고 있는 데는 어떤 유명한 정치가의 애인이 된 기생이 있다는 것
을 살며시 도요하타에게 가르쳐 주었다.

도요하타는 ‘옳거니’하고 속으로 탄성을 질렀다.

그의 내부에는 주간지 기사를 취급하는 자유기고가로서의 근성이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 그 정치가는 보수당이다. 그 중에서도 타카파로 알려져 있다.

도요하타는 우익에 대해서도, 좌익에 대해서도 일종의공포심 비슷한 감정을 갖고 있다
. 일본인의 피 속에는 파쇼에 끌려가기 쉬운 요소가 있다고 그는 생각하고 있다.

두 사람은 일본술을 따라 마시기 시작했다.

“실은 식사는 나중에 하는 게 좋지만, 아직 오늘까지는 먼저 하지. 다음에 만날 때는
식사 전에 하자구.”

이치에는 뭐가 우스운지 배를 잡고 웃었다.

“도요하타씨는 마치 지금부터 운동이라도 하러 가는 것 같네요. 재밌어요. 난 가슴이
두근두근거리는데. 요전과 마찬가지로 제가 먼저 이불 속에 들어가 있을 게요.”

“오늘도 난 비닐 보자기와 올리브유를 갖고 왔어.”
“아이, 그거 차가워서 싫어요.”
“하지만, 오늘까지는 아직 기저귀를 차는 게 좋지 않을까.”

이치에는 또 웃었다.

그런 이치에를 그는 꼭 껴안아주었다. 키스를 하자 혀가 미묘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치에는 일어서서 옆방으로 갔다.그는 “들어와요”라는 이치에의 목소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치에는 아무래도 일단 욕실로 가서 몸을 씻고 오는 것 같다.문을 여닫는 소리가 그
의 귀에 들려왔다. 이윽고, 이치에가 “이제 됐어요”라고 말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는 문을 열고 들어갔다. 그리고 그곳에서 옷을 벗기로 했다.

요전과 마찬가지로 희끄무레한 촉광의 전기스탠드가 베갯맡에 놓여져 있다. 만약을 위
해 그런 것들을 멀리 치워놓았다. 도요하타는 접혀 있는 비닐보자기를 이치에 쪽으로
내밀었다.

이치에는 홑이불 위로 고개를 내밀고 있다. 발그레해진 그 얼굴은 미인이라기보다도,
천진난만하다는 느낌을 준다. 이치에는 그 보자기를 두 손으로 자신의 허리 밑에 깔기
위해 몸을 움직이고 있다.

그는 올리브유의 병뚜껑을 열어 이불 옆에 조금 떨어뜨려 놓았다.

“그럼”

그는 알몸이 되어 먼저 이치에가 덮고 있는 홑이불을 젖혔다.

이치에는 “싫어”라고 말하고, 그 홑이불을 다시 덮으려고 했지만, 이내 단념한 듯
눈을 감았다. 그녀의 얼굴에 있었던 웃음이 완전히 사라지고, 그 얼굴은 앞으로 엄습
해 올 어떤 자극을 참아내는 듯한 느낌으로 변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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