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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나비 6부-알파와 오메가-1


6부-알파와 오메가-1
[기다리세요.....]
하녀인 듯한 노파가 미네를 응접실로 아내하고 커피를 가져오고 나서도 좀처럼 이집 여주인은 나타나지 않는다.
미네는 응접실에 장식되어 있는 접시나 벽에 걸려있는 그림들을 보면서 잠시 후에 나타날 미망인의 모습을 상상해 보았다.
응접실은 넓고 한쪽 구석에 책장이 있다.
그 책장에는 외국어의 두꺼운 책이 꽉 차있다.
미네는 보험관계 일로 이 집을 처음 방문했다.
아는 사람을 통해 보험에 들고싶다는 연락을 받았기 때문이다.
삼십분이나 기다렸지만 부인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내부는 쓸쓸하고 이따금 뒤쪽 숲속 너머에서 들여오는 자동차의 클랙슨 소리가 있을 뿐 새소리 하나 들려오지 않는다.
창밖에는 장미꽃밭이 있어서인지 향기로운 꽃향기가 흘러들어왔다.
그 건너편에 등나무 시렁이 있는데 보라색 꽃송이가 주렁주렁 탐스럽게 달려 있다.
집안이 온통 푸른 잔디밭이다.
이 업계에도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중이어서 잘못하면 선수를 빼앗길지도 모른다.
거절할 수 없는 소개자가 있으면 그쪽에 계약을 빼앗길 수도 있다.
계약서에 도장을 찍기 전까지는 전혀 안심이 안된다.
생각이 여기에 이르자 미네의 마음은 더 조급해진다.
이 집 주인은 이 대에 걸친 부호이며 대학 교수였으나 삼 년 전에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그래서 이집 미망인이 주인이 되었다.
아이도 없이 넓은 저택에서 하녀인 노파와 단 둘이서 살고 있다.
초대 주인은 엠 전기회사 창업주이고 지금은 동생의 가계가 사장직을 이어받고 있다.
물론 회사 주식의 상당량이 그녀에게 상속되어 있어서 이처럼 광대한 저택을 유지하고 있는 것 같다.
이 집의 여주인 미야시따 마리 부인과 미네는 아직 인사를 나눈 적이 없는 전혀 모르는 사이다.
그때 문득 이상하다는 생각에 머리를 들었다.
그러자 이층 베란다가 보인다.
양지바른 베란다에 씸머췌어가 놓여있고 거기에 수영복 차림의 여자가 누워있다.
선글라스를 쓰고 긴 머리가 돋보인다.
거리가 있어서 확실치 않지만 여자는 무릎을 세우고 일광욕을 즐기고 있는 것같이 보인다.
누굴까. 누군가 놀러 온 사람인지도 모른다.
미네는 그런 추측을 하면서 창밖으로 얼굴을 내밀었다.
다시 자리로 돌아가고 싶었지만 그쪽에 마음이 끌려서 시선을 뗄 수가 없었다.
이 층 베란다인 만큼 각도가 있어서 누워있는 여자의 몸은 상반신과 세우고 있는 무릎 근처가 보일 뿐이다.
수영복을 입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어쩌면 가슴에 타월만 덮고 있을 지도 모른다.
얼마간을 더 숨을 죽이고 보고 있으니 여자의 몸이 미세하게 움직이고 있는 것이 보였다.
처음에는 맞사지를 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유방을 문지르던 손이 수영복 어깨 끈을 내려 가슴을 열어놓는다.
오월의 태양이 한껏 풀어헤쳐 놓은 가슴에서 눈부시게 부서지고 있었다.
여자는 계속해서 유방을 문지르면서 한편으로 무릎을 세운 정강이 근처를 미묘하게 움직이기 시작한다.
그는 자신도 모르게 마른침을 꿀꺽 삼킨다.
도대체 저여자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
관능적인 여자의 육체에 그는 파렴치한 상상을 거침없이 해본다.
그러나 설마 훤한 대낮의 눈부신 태양 아래서 그런 부끄러운 짓이 가능할까.
그때 도어 쪽에서 노크소리가 났다.
그래서 그는 허둥지둥 자리에 앉자 그를 안내 해 주던 노파가 들어와서 말한다.
[조금만 더 기다려 주세요.....]
하면서 과일 접시를 그 앞에 내어 놓는다.
[아니 괜찮습니다.....]
[날씨가 참 좋군요.....]
노파는 그에게 미안했던지 그 자리에 서서 세상 얘기를 한다.
미네는 조바심이 났다.
그런 얘기는 그에게 관심이 없었다.
어서 노파가 빨리 나가줬으면 좋겠는데 미네의 마음과는 아랑곳 없이 잔소리만 계속 늘어놓고 있다.
[요즘은 찾아오는 손님도 없고 해서 저도 심심해요....옛 날엔 참으로 많은 분들이 찾아왔었죠.....주인나리가 돌아가신 후로는 불이 꺼진 것같아 저까지도 우울하답니다.....]
노파는 초대 주인 시절부터 이 집에서 일한 것 같은 말투였다.
10여분 동안이나 혼자서 얘기를 늘어놓고 있다.
한참을 혼자 지껄이던 노파가 겨우 방을 나가자 미네는 다시 창 밖으로 시선을 돌렸봤지만 이미 여자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다시 10여분 정도가 지나서야 겨우 이집 여주인이 모습을 나타냈다.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를 맞이하던 미네의 표정이 굳어졌다.
새하얀 드레스에 한가닥 한가닥 손질한 듯 한 빛나는 검은머리를 어깨까지 늘어뜨린 모습이 마치 고대 이집트의 여인같았다.
나이는 30세 갓넘은 듯이 보였고 인형처럼 이목구비가 반듯한 것이 꽤나 육감적인 여자로 느껴졌다.
단아한 음성으로 그녀가 말을 꺼냈다.
[많이 기다리셨습니다....편히 하세요.....]
그리고 그의 앞자리에 앉아 다리를 꼬았다.
그녀의 부드러운 피부가 눈부시다.
아까 베란다에서 본 여자같기도 하고 다른 사람같기도 한 것이 그를 당황하게 한다.
[본론부터 얘기하지요.....일행이 3,40명은 될겁니다.....그래서 그분들의 보험을 부탁하고 싶은데요......]
[그런 일이었군요.....]
[자 이래뵈도 단가를 약간 할 줄 안답니다....그 방면에서는 이름도 좀 나있어요.....]
[단가라구요....그럼 다른 분들도 모두 단가를 하시는가요.....?]
[그렇죠.....]
그 유럽 여행은 5월 하순에 있을 예정인데 네덜란드의 암스텔담에서 로마까지의 버스여행이었다.
도중에 라인강을 따라가며 로맨틱 가도를 지나 뭔헨을 거쳐 알프스를 넘고 이탈리아로 들어갈 예정이란다.
[이 계절엔 북쪽에는 사과 꽃이 피고 남쪽으로 내려가면서 민들레꽃이 산과 들을 노랗게 물들입니다. 라인강의 물은 따뜻하고 푸른 버드나무가 강변을 장식하여 여간 로맨틱한 게 아닙니다. 그 노란색 민들레가 이윽고 하얀색으로 바뀌고 알프스의 눈이 녹아 마로니에가 피는 그 경치는 정말 아름다워요......]
여주인의 황홀한 표정은 그 낭만의 세계를 떠돌고 있는 것 같다.
여하튼 40여명의 여행객이라면 보험도 상당한 액수가 되기에 미네에게는 큰 고객임에 틀림없었다.
[꼭 부탁드립니다....]
[저희 회원중에서 꼭 보험을 들자고 하는 분이 있어요.....]
그리고 당신을 소개한 분이 미네씨가 퍽 좋은 분이라고 해서 부른 겁니다......]
[그거 참으로 고마운 말씀이군요....가능한한 모든 서비스를 해드리겠습니다....]
[그럼 다른 분들과 의논하겠습니다....내일이라도 다시 와 주시겠습니까....?]
그렇게 부탁하니 미네로서는 다시 올 수밖에 없었다.
이상한 분위기를 가진 여자였다.
상냥한 표정과 차거운 분위기가 혼합되어 마치 나뭇잎 사이로 비치는 햇빛 속에서 꽃을 보는 것처럼 첫인상이 정확하게 와 닿지를 않는다.
이 부인을 소개해준 사람은 쯔다라고 하는 학생 시절의 친구였다.
그래서 그를 통해 약간의 궁금증을 풀 수 있었다.
[그래 내 처가 그녀가 관장하는 단가 모임에 들어있어....그래서 이번의 유럽 여행도 참가하는 거야 알아두면 여러 가지로 득이 될 것 같아서 소개하는데 다소는 이름이 있는 여자지.....]
[어떤 이름인데.....?]
[단가에 관해선 잘 모르지만 그녀의 죽은 남편이 실은 그 방면의 대가였대 다도니 꽃꽂이 모임에 원조같은 사람이 있듯이 그 방면에서 sry조적인 인물이었나봐 그녀도 그교조의 첫 제자였던 것 같애 아마 노래에도 상당한 실력이 있었던가봐 노래뿐 아니라 색도에도 밝았을지 모르지만 아무튼 본 부인을 밀어내고 그 자리에 들어앉은 것이지....]
[그렇군 그래서 부인이 젊군.....]
미네는 그제사 그 부인의 내력을 알게 되었다.
역시 예비지식을 가지고 접근하는 편이 말이 통하기 쉽다.
이튼날 그녀에게 전화로 약속을 하고 미네는 다시 찾아갔다.
그날도 노파가 나와서 그를 응접실로 안내했다.
들어서면서 어제 본 베란다 쪽에 관심이 갔다.
노파가 나가자 자연히 창문쪽으로 고개를 돌리니 베란다 위에 그녀가 서있었다.
긴 머리에 하얀 드레스 그리고 선글라스를 쓰고 있었다.
시선이 마주친 것같아 허둥지둥 머리를 숙이자 여자 쪽에서도 가볍게 인사를 보낸다.
급히 자리로 돌아가려 하자 그녀가 손짓하며 부른다.
무슨 일일까....
미네는 주저하면서 창 밖으로 얼굴을 내밀자 또 다시 손짓을 한다.
밖으로 나오라는 것이다.
큰 디딤돌 위에 슬리퍼가 얌전하게 놓여 있었다.
그곳에서 뜰로 쉽게 내려가도록 연결되어 있었다.
미네는 유리도어를 열고 뜰로 내려갔다.
잔디가 깔린 뜰을 지나 베란다 아래로 내려가니 위로 올라가는 나선형 하얀 계단이 있었다.
위에서 마리 부인이 올라오라는 신호를 한다.
응접실 보다 자신의 거실이나 베란다에서 얘기하려는 모양이었다.
미네가 올라간 베란다 위에는 하얀 테이블 주위에 섬머 췌어가 놓여 있고 그 안쪽으로 그녀의 침실이 보인다.
큰 유리창 안쪽으로 침대가 보였다.
상당히 넓은 방이며 연보라색의 크로스 벽지로 벽면 전체를 장식하였고 레이스 커튼이 쳐있어 더욱 분위기를 돋보이게 하였다.
잠시 고개를 돌린 사이 부인은 이미 베란다에서 커튼이 걸린 침실 쪽으로 들어가는 중이었다.
커튼을 사이에 두고 보이는 그녀의 모습이 아련하다.
어찌된 일일까 하고 베란다의 의자에 앉으려 하는데 레이스 커튼 저쪽에서 여자가 옷을 갈아입기 시작한 것이다.
그는 안중에도 없다는 듯 오히려 그에게 보이려는 듯 그녀는 선 채로 하얀 드레스의 어깨끈을 내리고 드레스를 발치로 흘러내리게 한다.
드레스 밑에는 수영복을 입었을 뿐이다.
그 수영복 차림으로 그녀는 다시 베란다로 나타났다.
그 순간 미네는 그 미끈한 반나의 여체에 정신이 팔려 가슴을 두근거리며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
[날씨가 좋죠......? 일광욕을 하려구 해요. 함께 있어주겠어요....?]
자연스레 말을 하면서 미네를 의자에 앉히고 지신은 그의 앞쪽 의자에 앉자 다리를 꼬았다.
가까이에서 보는 부인의 하얀 피부는 상아빛으로 윤이 난다.
오히려 눈부신 5월의 태양이 부담스러울 정도였다.
부드러운 어깨 풍만한 가슴 목에서 가슴에 걸쳐 흐르는 관능미에 미네는 눈을 둘 곳을 몰랐다.
그뿐아니었다.
잘록한 허리에 굴곡이 깊은 엉덩이 그리고 연분홍색 수영복 아래로 쭉 뻗은 다리가 탄력있게 보인다.
군살없는 아랫배와 마져보고 싶을 정도로 빛나는 피부 때문에 그는 잠시 입이 열리지 않았다.
그러나 부인은 태연한 자세로 말한다.
[다소 무료했어요....얘기 상대라도 돼 주세요...혼자서 일광욕을 하고 있자니 심심해서요.....]
그러게 말하며 차를 딸라준다.
미네는 차를 마시면서 겨우 두근거리던 가슴이 안정되는 것 같았다.
[주인 어른의 얘기를 들었습니다. 노래 방면에선 아주 훌륭한 분이었더군요.....]
[글쎄요....대학 교수였고 여러 신문에 기고를 많이 했으니까요.....]
그의 말을 무심하게 받으며 매니큐어를 칠한 손가락이 넓적다리 근처를 계속 쓰다듬고 있다.
그러다가 다른 한손이 갑자기 가슴 속으로 들어가서 유방을 주무르기 시작했다.
세상에 얘기를 하면서 그녀의 손은 무의식적으로 유방을 주무를기 시작 했다.
미네는 점점 눈 둘 곳을 몰라 쩔쩔매다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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