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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사랑 제제 1.2

내사랑 제제 1부 6-9

♥내사랑 제제♥ 제1부 양초가 왜 여기 들어 있죠? ⑥

1부. 양초가 왜 여기 들어 있죠?(6)

◈욕망으로 가득 차 있을 때 십계명을 암송하는 것은, 삼일 굶
은 고양이가 앞에 있는 생선을 먹지 못할 때 보다 더 어렵다.◈

"아! 저.....정말이......이러시면 안되는데....."

오유리는 선우진의 꿈결 같은 말에 유리창을 깨트리고 선생님
앞에서 고개를 숙이고 있는 초등 학생처럼 내내 고개를 들지 못
했다. 그러다 선우진이 브래지어 끈을 잡아당기고 있다는 것을
느끼는 순간 숨이 멎는 듯한 황홀감이 머리를 후려갈기는 것 같
았다. 한없이 거추장스러워 보이는 원피스를 원망하며 잔뜩 어
깨를 움츠렸다.

"여긴 아무도 없습니다. 숙이가 오려면 삼십 분 정도는 돼야
할겁니다. 더구나 문을 잠그어 놨지 않습니까?"

선우진은 브래지어 끈을 당기고 있던 손을 밑으로 내려 그녀의
엉덩이를 쓰다듬다가 천천히 위로 올렸다. 그리고 옆구리 속으
로 밀어 넣어 풍만한 가슴 위로 얹었다.
"정말 이러면 안돼요."
오유리는 브래지어 위에 와 있는 선우진의 손이 좀 더 억세 지
기를 갈망하면서 가슴을 잔뜩 움츠리고 떨리는 음성으로 몸을
비틀었다.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 사모님."

선우진은 여기까지 왔으니 더 이상 망설일 필요가 없다고 생각
했다. 시간은 금이니까 숙이가 오기 전에 어서 빨리 일을 끝내
고 싶었다. 가슴 위에 얹은 손으로 천천히 오유리를 일으켜 세
웠다. 세상에 있는 모든 동물 중에 인간만이 섹스를 할 때와 장
소를 가리지 않는다고 했던가. 그는 식탁 위에서 섹스를 계획했
다.

"그이가 알게 되면 어떻해요......."

오유리가 다분히 끼가 있는 여자라고 하지만 자신이 결혼 한
여자로서 남편이 있고 딸이 있는 여자라는 신분을 망각하진 않
고 있었다. 다만 언어의 마술사인 선우진의 마술에 걸려 이성을
날을 세우지 못하고 있을 뿐이었다. 선우진이 젖가슴을 움켜쥐
고 일으켜 세워 벽으로 천천히 밀어붙이는 것을 보고 고개를 흔
들며 그의 앞을 빠져나갔다.

"우린 그저 사랑을 할 뿐, 죄를 짓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사람
들은 누구나 사랑을 합니다. 그렇지 않을까요?"

선우진은 다시 오유리 앞으로 가서 장작개비처럼 굳어 있는 남
성을 오유리의 하체 앞으로 밀었다. 얇디얇은 실크 원피스가 휘
어지면서 선우진의 남성에 어이없이 밀려가는 순간이었다.

"안돼요! 도저히 못 하겠어요."

오유리는 선우진의 남성이 꽃잎을 자극하는 순간 남편 얼굴이
떠오르면서 정신이 번쩍 들었다. 한 순간의 쾌락을 위해서 가정
을 버릴 수 만은 없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하하, 역시 사모님은 감성만 풍부하신 줄만 알았더니 이성
을 억제하실 줄도 아는 훌륭하신 분입니다. 제가 사모님을 너무
사랑한 나머지 잠시 이성을 잃었던 모양입니다. 정말 죄송하게
됐습니다."
오유리가 남녀 관계에 대하여 유치원생이라면, 선우진은 대학
생이다. 그는 오유리가 당황할 것을 염두에 두고 최대한으로 오
유리를 칭찬해 주고 멀지 감치 떨어졌다. 그렇다고 포기할 수는
없었다. 그의 사전에 일단 점찍은 여자를 포기 한다는 것은 존
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별 볼일 없는 저 같은 거 한테 그런 생각을 하고 계시다니 고
개를 못 들겠군요."

여자들은 칭찬과 보석에는 눈이 멀어지는 법이다. 오유리는 이
상황을 벗어나려면 선우숙이 오기 전에 여기를 빠져나가야 한다
고 생각하다가 그 말을 듣는 순간 힘없이 의자에 주저앉았다.
순간 무언가 말할 수 없는 아쉬움이 온 몸을 검은 망토로 덮어
버리는 것 같아 허무하기 짝이 없었다.

"천만예요. 사모님은 아름답습니다. 이런 말씀 드리면 화를 낼
지 모르겠지만, 솔직한 제 심정으로는 변선생님은 정말 횡재 한
셈입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사모님을 부인으로 두고, 밤이면 밤
마다 껴 않을 수 있을 테니 말입니다."

선우진은 노골적으로 하고 싶다는 말을 우회적으로 표현하며
싱크대 앞으로 갔다.
"숙이 오빠도 어서 결혼을 해야 갰어요. 그럼 저 같은 건 눈에
보이지도 않을 거잖아요."
오유리는 만약 지금 선우진이 다른 여자와 결혼을 하겠다고 하
면 눈에 쌍심지를 켜고 반대하고도 남을 기분이면서 말은 다르
게 했다.
"하하하, 사모님 같으신 분 만 있으면 당장 결혼을 했죠. 어때
요 커피?"
선우진은 커피 메이커를 들어 보이며 경쾌하게 말했다.
"전 캔 맥주나 마실래요."
오유리는 가슴 뿌듯한 행복감을 느끼며 캔을 들어 보였다.

"맥주에는 잘 구운 소시지가 좋은데, 잠깐 기다리시지 그래요.
그 대신 커피를 마시면서 시를 이야기 하는게 어떻습니까."
선우진은 오유리를 등지고 서서 주머니에 들어 있는 맥가이버
칼을 꺼냈다. 그리고 커피 메이커를 연결 전선에 흠집을 냈다.
"좋아요. 전 숙이 오빠가 문학 청년인 줄 이제 알았다는 것을
얼마나 후회하고 있는지 몰라요. 처음부터 알았었다면 우린 좀
더 좋은 동지가 되어 있을지도 모르잖아요. 그쵸?"


♥내사랑 제제♥ 제1부 양초가 왜 여기 들어 있죠? ⑦

- 문창현 -
1부. 양초가 왜 여기 들어 있죠?(7)

◈가장 아름다운 사랑은 가장 진부하다. 계관 시인이 내 뱉는
사랑의 언어도, 늙은 청소부가 작부에게 속삭이는 사랑의 고백
과 별로 다를 게 없다. 사랑 그 자체는 오직 본능적인 진실만
요구하기 때문이다.◈

오유리는 꿈을 꾸는 듯한 표정으로 선우진의 뒷모습을 바라보
았다.
"늦었다고 할 때가 가장 빠르다는 말이 있지 않습니까. 앞으로
도 시간이 있을 때마다 자주 시를 논하면 되지 않습니까."
선우진은 건성으로 대답을 하며 마음속으로 하나, 둘을 셌다.
그러다 셋을 헤아리는 순간 커피 메이커의 전원 스위치를 올렸
다.

"어마낫!"

순식간에 정전이 되어 버린 어둠 속에서 오유리의 비명 소리가
날카롭게 퍼져 나갔다.
"젠장, 정전이 되어 버린 모양입니다. 잠깐 만 기다리세요."
선우진은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오유리 옆으로 갔다. 그는 이
미 전선을 까놓을 때부터 정전을 예상했다. 그렇기 때문에 커피
메이커의 전선에서 파란 불꽃이 파드득 띌 때 화재를 염두에 두
고 있었고, 정전이 된 것은 현관 신발장 위에 있는 누전 차단
스위치가 이상 없이 작동한 탓이라고 생각했다.

"다른 집은 말짱한데, 왜 여기만 정전이 된 거죠?"

오유리는 곁으로 다가 오는 선우진을 피해 뒷걸음치며 두려운
목소리로 물었다.
"안심하세요. 커피 메이커가 이상이 있던 모양입니다. 곧 고치
도록 하겠습니다. 가만 있자 양초가 어디 있더라......"
선우진은 어둠 속에서 오유리가 뒷걸음치는 것을 보고 걸음을
멈췄다. 그리고 식탁을 중심으로 더듬으면서 싱크대 앞으로 갔
다.
"여기서 양초 좀 찾아 주시지 않겠습니까?"
선우진은 청바지의 지퍼를 소리나지 않게 내리고 화가 나서 어
쩔 줄 모르고 있는 남성을 팬티 밖으로 꺼내 맑은 공기를 마시
게 했다.
"알았어요. 내일이라도 전기 안전 진단을 받도록 하세요. 자칫
화제라도 나면 어떻하시려구."
오유리는 뜨겁게 불타고 있던 육체가 어느 정도 진정되고 있는
것을 느끼며 더듬더듬 선우진의 옆으로 갔다.

"이쪽을 살펴보세요."

선우진은 오유리 옆으로 가서 남성을 디밀었다.
"네. 그러죠."
오유리는 싱크대를 서랍을 더듬던 손을 옆으로 옮겼다. 무언가
닿는 감촉을 느꼈다. 머릿속에서 차갑고 딱딱한 양초가 선명하
게 그려지는 순간 이었다.
"이게 뭐죠?"
그녀는 양초의 감촉이 이상하다는 생각에 선우진의 남성을 더
듬어 올라갔다. 까칠까칠한 감촉이 전해졌다. 이상도 해라 이게
어디에 매달려 있는 거지. 그녀는 말을 안하고 다시 선우진의
남성을 아래도 더듬어 내렸다. 어둠 속에서 만져보던 남편의 남
성이 희미하게 그려지고 있었다. 똑 같은 촉감 이었다. 틀린게
있다면 좀 더 힘있고, 크고 딱딱하게 굳어 있다는 것이었다.

그럼?

오유리는 심장이 멋는 듯한 충격 속에 선우진의 남성을 움켜잡
았다.
이런, 내가 지금 무얼 잡고 있는 거지......
오유리가 너무 당황한 나머지 어쩔 줄 몰라 하고 있을 때, 선
우진은 고도로 계산한 방법이 착착 맞아 떨어지고 있다는 생각
속에 오유리를 껴 않았다. 두 눈은 이미 어둠속을 어느 정도 읽
고 있었고, 식탁 앞에 있는 의자의 윤곽도 보였다.

"야.....양초가 왜 여기 있죠?"

오유리는 선우진의 두 손이 원피스 자락을 끌어올린다는 것을
느끼면서 너무 당혹스럽고, 황당한 나머지 그렇게 물을 수밖에
없었다.
"양초보다는 더 뜨겁겠죠."
선우진은 모든 여자들은 어둠 속에서 용감해 부끄러움을 상실
한다는 심리를 잘 알고 있었다. 그렇다면 더 이상 망설 일 이유
가 없었다. 원피스 자락을 끌어올리고 대뜸 팬티 속으로 손을
집어넣었다.
이런......
선우진은 이미 축축해 질대로 축축해 진 오유리의 꽃잎에 혀를
차며 괜히 정전 소동을 일으켰다고 후회했다. 그녀의 꽃잎은 부
싯돌의 불꽃 만 봐도 불을 일으킬 정도로 뜨겁게 활짝 열려 있
었기 때문이다.

"수......숙이가 오면 어쩌려구......."

오유리는 한 여자의 아내로서, 사랑하는 딸의 어머니로서의 권
리와 의무보다는 어둠의 힘을 빌어 분출하지 않으면 터져 버릴
것 같은 욕망을 잠재우기로 했다.
"시간은 충분해요."
선우진은 능숙하게 오유리의 팬티를 벗겨 버렸다. 그리고 나서
원피스를 아래에서 위로 끌어 올려 버렸다. 졸지에 바나나 껍질
을 벗겨 놓아 버린 형상이 된 오유리는 선우진이 식탁에 눕히기
전에 털썩 무릎을 끓었다.


♥내사랑 제제♥ 제1부 양초가 왜 여기 들어 있죠? ⑧

- 문창현 -
1부. 양초가 왜 여기 들어 있죠?(8)

◈이성의 힘은 본능을 억제하는 데 있다. 그러나 불붙은 본능
을 억제할 수 있는 이성은 없다. 불붙은 이성을 다스릴수 있는
힘을 가진 것은 오직 죽음 뿐이다.◈

"자......잠깐만요."

오유리는 더 이상 여류 시인을 꿈꾸는 문학도가 아니었다. 학
부형들로부터 존망 받는 사모님도 아니고, 섹스에 굶주린 한 여
자에 불과했다.
"헙!"
선우진은 오유리의 용광로 같은 입안에 남성이 빨려 들어간 순
간 그녀에 대한 환상이 어이없이 무너져 버리는 기분이 들었다.
이렇게 쉬운 여자 인 줄 알았다면 굳이 시집을 구입할 필요가
없었고, 그녀의 환심을 사기 위해 되지도 않은 시 나부렁이 따
위를 암송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에서 였다. 그러나 오랫동안 꿈
꾸어 왔던 욕망이 분출되는 순간이었기 때문에 그 동안의 노력
은 잊어버리기로 했다. 그 대신 그녀가 좀 더 애무하기 쉽도록
그녀의 머리카락을 움켜쥐고 남성을 한껏 디밀었다.

"좋아요, 너무 좋아. 어쩌면 이렇게 능름할 수가, 어쩜 이렇게
자랑스러울 수가."
오유리는 흐느끼면서 선우진의 남성을 목구멍까지 빨아 들였다
가 쓰다듬고 애무하고 핥다가 스스로 나중에는 온 몸을 부르르
떨었다.
"오늘은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
선우진은 오유리가 너무나 격렬하게 남성을 애무하는 통에 통
증을 느끼고 그녀를 식탁 위에 눕혔다.
"악!"
오유리는 선우진의 거대한 남성이 꽃잎을 관통하는 순간, 그의
어깨를 껴 않으며 용수철처럼 상체를 튕겼다. 그것도 잠깐 선우
진의 남성이 빠른 속도로 용솟음치기 시작하자 잡고 있던 어깨
를 스르르 놓으며 만세를 불렀다.

선우진은 몇 번이나 오르가즘에 도달한 오유리를 식탁에 그대
로 놓아둔 체 현관 앞으로 갔다. 생각 같아서는 집게처럼 남성
을 조여주는 오류이와 좀 더 즐기고 싶었으나 시간이 없었다.
휴대하고 다니는 만년필형 손전등을 꺼내 신발장 위에 붙어 있
는 누전 차단 스위치를 찰칵 소리가 나도록 올렸다.

"어머머!"

오유리는 꽃잎에 전해지는 얼얼한 통증을 기분 좋게 받아들이
고 있다가 봇물처럼 쏟아지는 불빛에 얼른 일어나면서 목까지
치켜 올라가 있던 원피스 자락을 끌어 내렸다. 선우진이 싱긋이
웃는 얼굴로 주방으로 오는 게 보였다. 얼굴이 화끈거려서 주방
으로 들어오는 선우진을 마주 쳐다 볼 수가 없었다.

"자 맥주 한 잔 하시죠?"

선우진은 오유리가 옷매무새를 다듬는 앞으로 가서 이마에 가볍
게 키스를 해 주었다.
"어떻게 된 거예요. 조금 전 까지만 해도 정전이더니?"
오유리는 마치 선우진의 여자나 되는 것처럼 정겹게 물었다.
하긴 선우진의 남성을 애무하고, 그의 남성을 거침없이 받아 드
린 후 였으니까, 선우진이 타인으로 보이지 않는 것은 당연했다.
"나도 모르겠어. 그냥 불이 들어왔을 뿐야. 그게 중요한 건 아
니잖어. 우리 멋진 만남을 위해 축배를 들자구......"
선우진은 자연스럽게 여섯 살 연상의 오유리에게 말을 텄다.
그 뿐만 아니라 원피스 위로 돌기되어 있는 젖꼭지를 비틀어 주
는 내밀스러운 친절도 잊지 않았다.

"어떻게 된 거예요, 조금 전에 불이 나간 것 같더니......"

차임벨 소리에 선우진이 문을 열어 주었을 때 문 안으로 들어
선 선우숙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응, 잠깐 정전이 되었어나 봐."
"그래요. 옆집 언니는?"
선우숙은 오빠의 얼굴이 빨갛게 상기되어 있다는 것을 눈치채
고 걱정스럽게 물었다.
"어서와, 난 쭉 여기 앉아 있었어."
오유리는 헝클어진 머리카락을 추수리고 있다가 선우숙이 묻지
도 않는 말에 대답을 했다. 그러면서 왠지 아래가 허전하다는
것을 느꼈다. 아니 허전할 정도가 아니었다. 원피스 자락이 축축
이 젖어 있는 것 같은 느낌도 들었다. 팬티를 안 입고 있었기
때문이다.

으엑! 저게 뭐야?

선우진이 먼저 오유리의 팬티를 발견했다. 그녀의 푸른색 팬티
는 싱크대 앞에 함부로 버려진 체로 방치되어 있었다.
"소세지 이리 주고, 거실에 있는 술 잔 좀 가져올래."
선우진은 번개 같이 팬티 앞으로 가서 치질 걸린 사람처럼 엉
덩이를 비틀며, 그것을 한 발로 감추고, 다른 발가락으로는 뭉쳐
발 밑 속으로 밀어 넣었다.
"술잔은 싱크대에도 있잖아요. 어머머 벌써 술을 마시고 있었
잖우?"
선우숙이 기가 막히다 는 표정으로 물었다. 맥주 안주는 소세
지, 그것도 굵고 구운 소세지가 좋다고 해서 겨울 바람 속을 뚫
고 갔다 왔더니, 그새 맥주를 먹고 있었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짓이었다. 오늘만큼은 단단히 따져야 겠다는 생각으로 도끼눈을
뜨고 선우진을 쳐다보았다.
"아, 그건 ..... 그건 이따 설명해 줄 테니 빨리 커....컵 좀 가져
올래. 크리스털로 된 컵 말야......"
선우진이 당황해서 어쩔 줄 몰라 하고 있을 때 오유리는 잃어
버린 팬티를 찾아서 부지런히 서성거렸다.


♥내사랑 제제♥ 제1부 양초가 왜 여기 들어 있죠? ⑨

- 문창현 -
1부. 양초가 왜 여기 들어 있죠?(9)

◈잘못된 사랑 뒤에는 반듯이 대가 가 따른다. 그러나 그 대가
가 아무리 고통스럽다고 하더라도 쉽게 잊어 버린다. 사랑의 밀
도가 진하면 진할수록 그 망각의 속도는 더 빠르다.◈

"도대체 들 왜 들 그래, 나 없는 동안 무슨 짓을 한 거야!"

선우숙이 아무리 호랑이 같은 오빠 밑에서 기를 펴지 못하고
사는 처지 라지만, 알 건 다 알 수 있는 나이였다. 오유리가 빨
갛게 상기된 얼굴로 똥 마려운 강아지 마냥 주방 안을 서성거리
는 것이나, 선우진이 싱크대 앞에서 이유 없이 크리스털 컵을
가져오라는 것이 전혀 무관하지는 않다고 생각했다. 더구나 조
금 전에 밖에서 봤을 때는 이 집 만 정전이 되어 있었다. 그렇
다면 불을 꺼 놓고 둘이 무슨 짓을 했는지 대충 짐작이 가고도
남았다.

"아.....아무것도 아냐. 갑자기 목이 말라서......"

오유리는 아무래도 팬티가 싱크대 밑으로 기어 들어간 모양이
라고 생각했다. 선우진이 벗겨서 획 집어던진다는 것이 그 밑으
로 들어갔거나, 자신이 선우진의 남성을 탐하는 사이에 그 밑으
로 밀려들어 갔지 않는 이상, 좋지도 않은 팬티가 날개를 달고
이 집밖으로 날아 갔을 리는 없다고 생각했다.

"언니,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어요?"

선우숙은 장래 드라마 작가를 꿈꾸는 여자 였다. 그녀는 바람
기가 다분한 오빠와, 약간 끼가 있는 여자 오유리가 무슨 일인
가 벌인 것이 틀림없다는 생각에 다그치듯 물었다.

"으.....응 목이 말라서, 아참 맥주를 마시면 되겠구나."

오유리는 더듬거리며 의자에 앉아 캔 맥주를 집어들었다. 미쳐
닦아 내지 않은 선우진의 정액이 주책 없이 흘러내리고 있는 것
을 느끼고 나서 였다.
어떻하지, 뒤에서 보면 다 보일 건데....난 몰라......
평소 그렇게 즐겨 입는 실크 원피스가 이처럼 낭패하게 느껴진
적은 없었다. 차라리 바지를 입고 있었거나, 모직 스커트를 입고
있었다면 표시가 덜 날텐데, 라고 백번이나 더 후회를 했으나
소용없는 노릇이었다.
하느님이 벌을 주시는 거야. 맞어 그렇지 않다면 이런 일을 당
할 리가 없어.
오유리는 갈증 들린 사람처럼 캔맥주를 드리키면서 어떻하든
이 의기에서 벗어나야겠다고 머리를 굴렸으나 뾰죽한 방법이 떠
오르지 않았다.

"선우숙. 방금 이 오빠가 뭐라고 했어. 설마 손님까지 와 계신
데 이 오빠에게 반항하는 거는 아니겠지."

다급해진 사람은 선우진도 마찬가지 였다. 그는 동생이 오유리
의 팬티를 보는 순간, 그 동안 보여 주었던 위엄이나, 가장으로
서의 체면은 깡그리 말살되어 버린 다는 절박함 끝에 목소리를
높였다.
"알았어요. 언니 정말 아무일 없었던 거죠?"
선우숙은 심문을 하는 표정으로 오유리를 쳐다보았다. 오유리
는 대답을 하지 못하고 고개만 끄덕이며 선우진에게 구원의 눈
빛을 보냈다.
"자!"
선우진은 선우숙이 거실로 향하는 순간 번개같이 주저앉아 팬
티를 움켜쥐었다. 막 오유리에게 던지려는 순간 선우숙이 고개
를 돌렸다.
"왜 그래요?"
"아......아침해가 밝았다. 동창이 떠오르느냐......."
선우진은 얼른 팬티를 뒤로 감추고 허리를 쭉 편 체 혀가 굴러
가는 데로 내 뱉었다. 두 손을 벌려 팬티를 받으려는 오유리는
기공사 처럼 양팔을 쭉 뻗으며 고개를 양옆으로 흔들었다.

선우숙은 별꼴이라는 얼굴로 다시 고개를 돌리고 거실로 갔다.
선우진은 다시 팬티를 오유리에게 던져 주고 거실로 갔다. 오유
리는 원피스 자락을 걷어올릴 사이도 없이 팬티에 양 발을 끼고
쓱 치켜올렸다. 그 위로 원피스 자락을 내리고 엉덩이 부분을
만져 보았다. 끈적끈적한 액체가 손가락에 그대로 묻어 나왔다.
이를 어째?
원피스 자락을 앞으로 돌려보니 지도를 그려 놓은 듯 선명하
게 정액 묻은 자국이 드러났다.
많이도 쌌네. 이를 어째, 응. 나 어쩌면 좋아.
다행인 것은 거실로 나간 선우진이 앞뒤가 맞지 않는 말을 지
껄이며 선우숙을 잡고 있다는 거 였다.
에라- 모르겠다.
오유리는 원피스 자락에 맥주를 부어 버렸다. 그리고 나서 캔
을 바닥에 버렸다.

"어마낫! 이를 어째."

"또, 왜......왜 그러는 거예요?"
선우숙이 오유리의 비명 소리에 주방으로 뛰어 왔다. 오유리가
원피스 자락을 털며 어쩔 줄 몰라 하고 있는게 보였다.
"저런, 맥주를 엎질렀군요."
선우숙은 화장지 통에서 화장지를 뚤뚤 말아서 오유리 앞으로
갔다. 이상도 하지, 맥주를 쏟았으면 앞에는 맥주 자국이 있어야
하는데 엉덩이 부분까지 축축이 젖어 있었다.
"괘....괜찮아. 내가 할게?"
오유리는 선우숙에게서 화장지 뭉치를 빼앗았다.
"쯔......쯔. 어쩌다가 피 같은 술을......"
선우진은 팔짱을 낀 자세로 점잖게 웃었다. 그런 선우진을 쳐
다보는 오유리의 눈빛이 반짝 빛나고 있었다. 그녀는 합법적으
로 선우진의 끈적끈적한 정액을 기분 좋게 닦아 내며 언제 하느
님을 찾았냐는 얼굴로 고혹적인 미소를 보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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