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YPING] 여인24시 제 2 권 제 1 장
* 사태(?)가 일단락된 듯 하여 제 2 권을 시작합니다.
여인24시
아베 마끼로 / 지음
김영란 / 옮김
1991. 11. 세양기획
제 2 권 떠도는 여인들
■ 차 례 ■
1. 영화 관람
2. 두 번째 일어났던 일
3. 계약된 정사
4. 화녀의 조건
5. 그림자 사냥
6. 호반
7. 야성의 늪
1. 영화 관람
다음 토요일, 아이가와 다이이찌로는 정오에 산죠 가와라에서 루리
꼬를 기다렸다.
루리꼬는 여성하의의 가게를 낼 계획을 세웠다.
개점할 자금도 준비가 되었다.
좋은 가게를 소개해 달라고 아이가와에게 의뢰해 왔다.
종전에 눈독을 들였던 나가오까의 가게는 이미 임대가 끝난 후였다.
아이가와는 도매상을 통하여 교오도와 그 주변의 임대가게를 물색해
달라고 부탁했다.
어제 정보가 들어왔다.
야마시나의 상점가에 알맞은 임대가게가 났다는 것이다.
넓이는 8평. 안쪽과 이층이 주거지로 되어 있다.
여자 혼자서 시작하기에는 알맞은 규모이다.
당장에 아이가와는 루리꼬에게 연락을 취했다.
함께 가게를 보러 가기로 한 것이다. 물론 데이트를 겸하게 될 것이
다.
루리꼬는 청순한 백색과 청색의 원피스를 입고 약속장소에 나타났
다.
원피스는 미니였다.
우아한 다리의 선이 보기 좋게 나타나 있었다.
옷자락에서 보이는 대퇴부 일대는 누구의 눈에도 억세게 보인다.
다리가 길기 때문에 그렇게 느껴질 뿐이다.
어딘지 모르게 색향이 전신을 감돌고 있다.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루리꼬는 찻집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두 사람은 바로 레스토랑에 들어가서 카레라이스로 점심을 먹었다.
문제의 임대가게가 야마나시에 있다는 것을 아이가와는 이야기했다.
야마나시는 오래된 시가지지만 새로이 주택지가 들어서서 근대화된
일대이다.
가게를 낸다는 조건치고는 나쁘지 않을 것이다.
"그래요, 야마나시라……"
루리꼬는 망설이는 표정이었다.
입을 다물고 생각에 잠겨 있다.
"왜 그래? 야마나시면 안되나? 자네 그 일대를 알고 있나?"
"아니야, 그렇지가 않아. 아무 것도 아니야."
루리꼬는 고개를 저으며 웃었다.
별 것은 아닌 것 같았다.
그제사 마음이 놓여서 아이가와는 설명을 마쳤다.
8평의 가게로 권리금은 주택부분까지 합하여 1천만 엔, 개장에 3, 4
백만 엔, 상품 구입에 5, 6백만 엔. 2천만 엔의 자금이면 이럭저럭 개
점이 가능하다.
루리꼬는 납득이 가는 표정이다.
진지한 표정으로 수첩에 메모도 한다.
"그런데 자네가 전문점을 내게 된다면 앞으로도 교제가 계속될 것이
아닌가. 그런데 나는 자네에 관해서 전혀 아는 것이 없다구. 센도마찌
의 스낵바의 루리꼬. 그것밖에 모르잖아. 여러모로 불편해진다구. 자
네에 관해서 좀 더 설명해 주지 않겠나?"
아이가와는 루리꼬의 얼굴을 들여다보았다.
아이가와가 묻자 루리고는 처음엔 고개를 갸우뚱했다.
그러나 앞으로는 수시로 얼굴을 대하게 될 테니까 더욱 그럴테지,
하고 아이가와는 생각했다.
"그렇게 됐나요. 내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요. 성은 야마시다라고
해요. 이름은 루리꼬가 본명. 24세입니다."
웃으며 루리꼬가 꾸벅 절을 했다.
출생은 시마네라고 한다. 고등학교를 마치고 교오도의 섬유메이커에
취직을 했다.
평범한 결혼을 할 생각이 없었다.
손수 무슨 장사라도 해서 부자로 살고 싶었다.
밤에도 스낵바에서 일을 하기로 했다.
지금의 가게까지 오기 전에 3년 동안 세 개의 스낵바를 전전했다는
것이다.
아이가와 다이이찌로와 루리꼬는 곧 점심을 마치고 레스토랑을 나왔
다.
토요일의 가와라마찌는 여전히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다.
남자와 여자는 싫어도 몸을 맞대고 걸어야 했다.
산죠 대교를 건넜다.
산죠에서 하마오쓰행의 전차를 탔다.
전쟁 전의 교오도의 정취를 느끼게 하는 차량이었다.
운전석 옆에 서서 경치를 바라보며 흔들리고 있었다.
루리꼬는 아이가와의 팔을 잡았다.
맑은 하늘이다.
소풍이라도 나선 듯한 기분이었다.
점포를 살펴본 다음 오오쓰에 놀러 가리라고 아이가와는 생각하고
있었다.
15분쯤 지나자 야마나시였다.
지도를 살펴보며 걸었다.
중개업자의 사무실을 먼저 발견했다.
용건을 말했더니 60세 안팎의 주인이 안내해 주었다.
상점가 안쪽에 그들이 찾아가는 가게가 있었다. 출입구가 넓직하고
일단은 적당하다는 생각이 드는 가게였다.
"앞서는 찻집이었는데 잘 되었지요. 그러나 찻집 사정으로 시골로
돌아가 버렸수다. 여자 혼자서 하는 가게였지만……"
설명을 들으면서 내부를 보았다.
바닥의 면적이 무척 넓다. 중앙에다 화려한 진열대를 놓아야지. 벽
은 갖가지 파운데이션이나 란제리로 메꾸도록 하고.
"손님은 왼편에서 들어와서 바른편으로 옮겨가지. 회랑의 원칙이란
게 있단 말이야. 거기에 따라 상품을 진열하자구. 예쁜 장식 등을 달
고 말이야."
아이가와는 설명을 해주었다.
이런 규모로 개점한다면 상품의 매입량만 해도 5, 6백만 엔은 되겠
지. 여자와 즐기면서 단골 가게를 한 집 터놓은 셈이다. 취미인 동시
에 수익을 겸하게 된다.
가게 안쪽에 방 한 칸, 여기에 부엌과 욕실이 있다. 아이가와는 가
구가 없는 방에 여자와 함께 들어서자 이상하게도 섹스의 욕망을 느끼
게 된다.
루리꼬의 몸이 의식되어 참을 수가 없다.
중개인이 방해가 된다.
빨리 사라져 주지나 않을까.
이층으로 올라갔다.
넓직한 방이었다. 어쩐지 자극적이다.
찻집의 여주인이 침실로 사용했는지도 모른다.
"좋은 가게야. 이렇다면 능히 해나갈 수가 있지. 뭣보다도 입지조건
이 좋단 말이야. 중개인의 말로는 이웃에 경쟁점도 없다고 했어."
"그렇구만. 이제는 꿈이 이루어진 거야. 몸을 아끼지 않고 일한 보
람이 있어요."
루리꼬 쪽에서 다가왔다.
얼싸안고는 키스했다.
중개인이 아래에서 기다리고 있다. 안정감은 없지만 그만큼 스릴이
있다.
아이가와는 원피스 위로 루리꼬의 몸을 더듬었다.
허리뼈 쪽에서 하복부로 손을 밀어 넣자 새로운 욕망이 고개를 쳐든
다.
루리꼬도 아이가와의 바지 앞쪽을 탐색하러 왔다.
단단한 것이 만져지자 만족한 표정이다.
그것은 다시 커져갔다.
"저 영감탱이 어디 가지 않나? 천천히 놀 수가 있을텐데."
"그건 말도 안돼요. 후에 천천히 할 수 있는데 뭐. 여기선 안돼요."
낮은 소리로 그들은 속삭였다.
그런데 계단 아래서 큰소리가 들려왔다.
"잠깐 가게에 갔다 올테니 천천히 구경하세요."
한 시 반에 중요한 전화가 걸려올 예정인 것을 잊고 있었노라 하며
10분쯤 후에는 돌아오겠다는 것이었다.
이런 설명을 남기고 중개인은 가게로 돌아갔다.
어쩌면 배려를 해 준 것인지도 모른다.
젊은 부부와 약혼한 사람들도 셋집이나 팔 집을 보러와서 텅 빈 실
내에서 기묘하고도 신선한 욕망을 느낀다는 것을 알고 있을지도 모른
다.
과연 교오도이다.
남녀의 기묘한 움직임을 엿볼 줄 아는 노인이었다.
젊었을 때는 그런 방면에서 한 자리 했을지도 모른다.
마음놓고 아이가와는 루리꼬를 끌어당겼다.
욕망이 더욱 강하게 남성에 집중된다.
루리꼬는 아이가와의 바지 지퍼를 당겨 내린다. 남성을 끌어냈다.
손가락으로 교묘하게 머리 부분을 어루만진다.
"나, 이거 먹을까?"
눈에 윤기가 감돌면서 루리꼬는 물었다.
"고마운데. 그러나 남은 시간이라고는 불과 10분이야. 여러 가지로
놀아볼 시간이 없단 말이야."
"좋아요. 나는 차분한 곳에서 천천히 귀여움을 받을 테니까. 그것은
좋은 가게를 소개해 준 답례로……"
아이가와는 우두커니 선 채 남성만 맡겨놓고 있다.
아이가와의 발치에 루리꼬는 꿇어앉은 자세였다.
남성을 두 손으로 끼고 있다. 볼에 대고 문지르고 있다. 혓바닥을
사용하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남성의 위쪽을 가볍게, 그리고 얼마 후에는 옆으로 옮겨간
다.
이윽고 남성을 위로 쳐든다. 목을 왼편으로 눕히고 혓바닥을 움직인
다. 가장 민감한 부분을 집요하게 혀끝으로 자극해왔다.
아이가와에게서 신음소리가 새어나왔다. 예리한 쾌감이 가중된다.
창은 밝다.
맞은 편의 약국 이층이나 그 옆의 찻집 이층도 보인다.
약국 지붕으로 뒤쪽 정원수가 얼굴을 내밀고 있다.
다다미는 새로 깐 것이다. 방의 벽도 새로 칠을 한 것 같다. 가구
하나 없이 방은 텅 비어 있다.
덕택에 루리꼬의 몸이 더욱 강하게 의식된다. 살풍경하고도 청결한
장소, 거기에서 거행되는 섹스는 더욱 자극적이다.
루리꼬는 남성을 입으로 흡입해 갔다.
머리를 움직이기 시작한다.
목에 닿을 정도로 깊이 흡입하며 입술을 오무린 채 흡착해간다.
혀끝으로 뒤쪽 민감한 장소를 자꾸만 자극해준다.
훌륭했다.
아이가와는 서서 루리꼬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면서 쾌락에 도취되어
있었다.
젊은 나이에 비해서 루리꼬의 기교는 지나칠 정도였다.
지금까지 몇 사람의 남자와 관계를 가졌을까. 산전수전을 다 겪은
중년 사나이에게 안겨서 기쁨에 신음하기도 하고 여러 가지 수법을 익
혀왔을 것이다.
생각이 여기에 미치자 아이가와는 이상할 정도로 격해지는 애정이
가슴에 치밀어 왔다.
루리꼬를 발가벗겨 놓고 쾌락으로 수족을 못 쓸 만큼 문질러대고 싶
은 충동을 느꼈다.
뜻밖의 감정이었다.
아이가와는 루리꼬의 과거에 질투하고 있었다.
루리꼬를 정상으로 이끌고 간, 지난날의 사나이들의 환영에 질투를
느끼고 있었다.
루리꼬의 애무를 중단시켰다.
그 자리에 쓰러뜨렸다.
엎드리게 하고 뒤에서 걸터 올랐다.
루리꼬는 저항했다.
스커트를 밀어 올렸다. 내의를 끌어 내렸다.
예쁜 엉덩이가 노출되었다. 햇빛을 받아 더욱 아름답다.
그때 아래층의 문이 열렸다.
유감스럽게도 중개인이 돌아온 것이다.
루리꼬는 야마나시의 상점가에 있는 그 점포가 딸린 주택을 빌리기
로 결심했다.
권리금은 1천만 엔이다.
대신 집세는 싸다. 한 달에 7만 엔.
중개인 사무실로 돌아와서 루리꼬는 계약금을 지불했다.
통장을 꺼내서 익숙한 솜씨로 백만 엔이라고 기입했다.
내달 초에 입주할 예정이다.
지금은 중순이므로 이주일간의 준비기간이 있는 셈이다.
"곧 개장을 해야겠어요. 좋은 업자가 있으면 소개해 줘요. 들여놓을
물건도 있어야 할 것이고 이제부터 철저히 연구도 해야지요. 의지하고
있으니까 알아서 해주세요, 아이가와씨."
V산업의 제품은 원칙적으로 매수제이다.
팔리지 않는다고 해서 소매상은 반품을 할 수가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팔리지 않는 제품을 들여놓으면 재고더미만 늘어나는 것이
다.
개점에 앞서 소비자의 최근의 기호를 자세히 알아보고 어떤 계층의
손님이 자신의 가게를 찾을 것인가 사전 조사도 필요한 것이다.
"이주일 동안이면 너무 촉박하지 않을까. 서둘면 실패할 수도 있다
구. 신중을 기하라구."
"알겠어요. 그러나 돌다리만 두들겨대다가는 언제까지나 꿈은 실현
되지 않아요. 차제에 대담하게 날아보아야지. 실패가 생겨도 어떻게
수습도 해나가야지요."
이런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가계약은 일단 끝났다.
두 사람은 중개인 사무실을 나왔다. 해방된 기분이다.
루리꼬는 가슴을 펴고 걸었다.
발걸음도 가볍다. 날아갈 것만 같았다. 아이가와의 팔을 끼지 않았
다면 달리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전차 역으로 다시 돌아왔다.
오오쓰로 놀러가자고 아이가와는 제안했다.
미야꼬 대교의 대안에 멋있는 호텔이 서 있다. 호반에 서 있어서 전
망이 좋다.
옛 절터 부근을 구경한 후 그 호텔로 가고 싶다고 아이가와는 생각
하고 있었다.
"오오쓰 같은 데를 꼭 가야 하나요? 나는 교오도가 좋아요."
루리꼬는 이의를 제기했다.
놀이에는 적극적이면서 뜻밖에도 의사소통이 잘 안 되는 여자였다.
"오오쓰를 좋아하지 않나? 큰 호수를 바라보면 기분이 확 트일텐
데."
"생각하고 싶지 않은 추억이 있단 말이예요. 벌써 몇 해 전의 일이
지만."
"옛날의 애인과 오오쓰에 갔었군. 거기에서 다투다가 헤어졌군, 그
렇지?"
"어쨌든 그렇게 됐어요. 하지만 여름이 아니면 놀 데가 못돼요. 교
오도 시내를 살펴보는 것이 좋지 않아요?"
아이가와는 받아들이기로 했다.
다시 전차편으로 교오도로 돌아왔다.
시가지를 가와라쪽으로 걸었다.
루리꼬는 명승고적이나 사찰 따위에는 흥미가 없는 듯 했다. 교오도
의 아름다운 교외에는 나가 본 일이 없다고 했다.
시가지의 북새통 속의 인파를 헤치며 걸어갔다.
사람들이 많아서 아이가와는 눈이 돌 것만 같았다. 그러나 루리꼬는
발랄하게 걷고 있었다. 중개인 사무소에서 나선 직후와 마찬가지였다.
골목길로 접어들었다.
포르노 영화관의 자극적인 간판이 눈에 띈다.
루리꼬는 그쪽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이봐요. 영화를 보자구요. 보세요, 재미있을 것 같잖아요?"
루리꼬는 아이가와의 팔을 끌었다.
금발의 아가씨가 등장하는 포르노 영화다. 서로 얽혀있는 백인 아가
씨와 흑인 거한. 간판의 그림은 매우 자극적이었다.
"반대는 하지 않겠어. 그러나 들어가기가 쑥스러워서…… 자네는 태
연하군."
"그럼요. 예사지요. 섹스를 더러운 것으로 간주하던 시대는 아니니
까. 특히 남성과 함께 들어갈 때는 더욱 태연해야지요. 무리하게 남성
에게 끌려 들어가는 것으로 눈에 비칠 테니까."
그렇게 생각하는 것일까. 아이가와는 씁쓸히 웃었다.
세상의 변천이란 빠르다.
30대의 사나이가 24세의 아가씨에게 포르노 영화관에 끌려가는 세상
이 되었으니까. 포르노 영화관 앞에서 주저하는 마음이 클수록 인간의
노화는 빨라졌단 말인가.
표를 사서 두 사람은 안으로 들어섰다.
의외로 관객이 많은 듯 했다. 토요일이기 때문인가.
로비의 벤치에 걸터앉은 사나이들이 이글거리는 시선으로 루리꼬를
응시하고 있다. 이어서 싸늘한 눈초리로 아이가와를 쳐다본다.
여자가 생겼으면 지체없이 호텔로 들어갈 것이지 하고 따지는 듯 했
다. 이런데 올 필요가 어디 있어 하는 항의라도 하듯이 쏘아본다.
아이가와는 상당히 으쓱해진 기분이다.
루리꼬는 아름답다. 몸매가 잘 빠져있는데다가 요소 요소가 발달되
어 있다. 이 아름다운여성과 함께 포르노 영화에서 자극을 받는다. 이
얼마나 멋있는 말이냐.
그리고 호텔로 가게 된다.
나쁘지 않은 휴일의 오후가 아닌가? 봉급생활자로서는 분수에 어울
리지 않는 행운의 부류에 속할 것이다.
더욱 루리꼬의 팔을 억세게 잡고 아이가와는 장내로 들어섰다.
거친 숨소리와 여자의 환희의 절규가 들려온다.
마침 섹스를 하는 장면이다.
금발의 여인이 백인 젊은이를 걸터앉아 허리를 흔들고 있었다. 집안
이다. 소파에 두 사람은 누워 있었다.
아이가와는 순간적으로 그 장면을 보았을 뿐이다.
어둠 속에서 비어있는 자리를 찾고 있었다.
손님은 반 이상이 찬 상태였다.
스크린의 여광으로 사람들의 머리가 보인다.
여인들의 머리모양도 몇 개는 보인다. 혼자 들어온 사람은 별로 없
는 듯 했다. 모두가 동행인 남성과 몸을 찰싹 붙이고 있다.
적당한 위치에 나란히 비어있는 자리가 있었다.
그곳을 향해 걸어가려고 했다.
루리꼬는 이미 화면에 열중하고 있었다.
"어머나, 대단해요."
이런 말을 하며 기뻐하고 있었다.
자리를 찾는 일은 아이가와에게 완전히 맡겨 버린 듯 했다.
몹시 편안한 심정인 듯 했다.
루리꼬의 손을 끌고 아이가와는 객석 사이를 들어섰다.
나란히 자리에 앉았다.
화면 속의 두 사람은 앞서의 자세와 달라져 있었다.
금발녀는 소파에 등을 돌리고 있었다. 등받이에 매달려 있었다.
젊은이가 뒤에서 밀어붙이고 있다.
쉴 사이 없이 허리를 움직이고 있다. 두 다리를 버티고 있듯이 벌리
고 있다. 거친 동작이다.
여자도 흔들리고 있다.
여인은 30세 정도였다. 무척 큰 체구이다. 비너스도 엉덩이도 일본
여인의 배는 된다.
젊은이의 체구도 만만치가 않다.
박력은 충만했다.
그러나 예상외로 음탕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화면에 빨려들어 아이가와는 발기하고 있었다.
이렇다 할 자극을 받은 것은 아니다. 몸 자체가 마음대로 반응해 본
것이다.
외국인의 몸은 너무 크다.
특히 여인의 엉덩이와 비너스는 대단하다.
그런 큰 여체가 뒤로 해서 사나이를 받아들이고 있다.
사나이도 근육이 발달되어 있다.
그 두 사람이 열에 들뜬 상태에서 움직이고 있다. 말이나 소의 교미
를 보고 있는 것만 같았다. 박력이 있다.
무척 개방적이며 음탕한 욕망의 개제를 허용하지 않는 상태였다.
아이가와는 옆에 앉은 루리꼬를 엿보았다.
그녀는 놀라는 표정 그대로였다. 웃음을 참는 표정으로 스크린을 응
시하고 있다.
"어때, 참고가 되나?"
루리꼬의 손을 잡으며 아이가와는 물었다.
아이가와의 손을 되잡아 준다. 역시 자극을 받고 있는 듯 했다.
화면의 백인 남녀에 대해 육체적인 열등감은 별로 느끼지 않고 있는
것 같았다.
아이가와는 루리꼬의 무릎에 손을 주었다.
넓적다리의 탄력을 스커트 위로 확인했다.
손을 넓적다리 안쪽으로 돌렸다.
아이가와의 손은 안으로 벌써 넣어져 있었다.
"느껴져요."
루리꼬는 나직히 말하고 두 다리를 모았다.
웃고 있었다.
화면의 남녀는 비명과 신음소리로 마주친다.
남자가 여전히 움직이고 있다. 절정에 이른 듯 하다.
남자가 여자에게 맥빠진 모습으로 몸을 맡긴다. 여자도 큰 소리로
외치더니 축 늘어진다.
화면이 바뀌었다.
조금 전의 그 금발녀가 차를 운전하고 있다.
농촌의 이야기인 듯 하다.
배경은 넓고 넓은 옥수수밭이다.
잠시 숨을 돌리는 듯한 대화소리가 객석에서 들려오고 있었다.
"테크닉 면에서는 별로 참고가 되지 않는군. 무작정 몸만 흔들고 있
을 뿐이니까."
아이가와는 속삭였다.
손으로 루리꼬의 넓적다리 안쪽을 쓰다듬고 있다.
"그러나 대단한 박력이야. 저쪽 사람들은 역시 체력이 다른가봐. 저
런 섹스를 응수하노라면 몸이 망가지고 말거야."
루리꼬는 두 다리를 벌렸다.
아이가와의 손은 자연 안쪽으로 미끄러져 들어갔다.
젖어있느냐고 그는 물어보았다.
대답 대신 루리꼬는 아이가와의 손을 다리로 조여댄다.
얼마동안 아이가와는 손을 움직이고 있었다.
뒷좌석에도 손님이 있다.
아이가와와 루리꼬의 동정을 살펴보고 있는 듯 했다.
남의 시선을 무시하면서 장난을 하는 것도 힘이 든다.
구경거리가 되어서는 안될 말이다.
스크린에 변화가 일어났다.
금발녀가 슈퍼에서 물건을 구입하여 차로 돌아온다.
발차 직전에 후부 좌석에서 별안간 흑인이 몸을 일으킨다.
금발녀의 볼에다 큰 나이프를 들여다댄다.
조용히 하라구. 입을 다문 채 시가지를 빠져나가라구. 흑인의 지시
대로 금발녀는 차를 몰았다.
작은 시가지를 빠져나가자 차는 옥수수밭으로 들어섰다.
흑인은 도중에서 차를 우회전시켰다. 밭 사이로 나 있는 좁은 길로
접어들었다.
느슨한 언덕을 넘는다.
주요도로로부터는 차가 보이지 않게 되었다.
차가 섰다.
흑인이 뒤에서 손을 뻗쳐 금발녀의 비너스부근을 얼싸안았다.
스크린 속에서 금발녀가 비명을 지른다.
흑인의 팔을 물어뜯으려고 한다.
흑인은 웃고 있었다.
후부 좌석에서 몸을 내밀어 여자의 비너스를 두 손으로 움켜잡고 있
다.
여인은 운전석에 있었다.
상체를 비틀며 흑인의 팔에 이빨을 꽂았다.
그러나 직전에 머리털을 잡혀 떨어져 나간다. 흑인은 한 손으로 여
인의 머리채를 잡은 채 한 손으로 붉은 셔츠를 벗겨내기 시작한다.
단추가 멀리 튕겨져 나간다.
간단하게 셔츠가 여자의 상체에서 벗겨져 나간다. 브래지어도 박탈
되었다.
여자의 상체가 노출되었다.
비너스가 흔들린다.
동물적이라고 할만큼 크고 모양 좋은 비너스다.
흑인은 다시 뒤에서 손을 뻗어 금발녀의 비너스를 어루만지기 시작
했다.
여인의 등, 어깨, 목을 쓸어주기 시작했다.
애정이라고는 손톱만큼도 없이 흰 피부의 냄새를 맡고 혓바닥으로
즐기고 있었다.
다시 여인은 검은 팔을 물어뜯으려고 한다.
여인의 등에 얼굴을 묻고 있었으므로 이번에는 물려버렸다.
흑인은 여인의 허리를 안았다.
그대로의 자세로 후부 좌석으로 끌어당긴다.
여자의 몸은 하늘을 향해 뒤집혀지고 운전석을 넘어간다.
비명을 지르며 흑인의 두 다리 사이로 거꾸로 떨어진다.
차의 바닥에 두 손을 짚고 여인은 자신의 몸을 받치고 있었다. 물구
나무를 선 것이다.
이제는 저항 따위는 엄두도 내지 못한다.
여인의 두 다리가 흑인의 팔에 안겨 있는 꼴이다.
스커트가 아래로 내려가고 여인의 하반신이 노출되었다.
팬티스타킹과 스칸티를 신고 있었다.
흑인은 한 손으로 여인을 받치면서 다른 한 손으로 이것들을 벗기기
시작한다.
흰 피부가 순식간에 알몸으로 드러난다.
여인의 하복부가 흑인의 얼굴 바로 앞에 있다.
여인은 발을 허우적대고 있었으나 하의를 발끝으로 벗겨낼 때까지
별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흑인은 여인의 두 다리 사이에 얼굴을 묻었다.
여인의 소중한 부분에는 바림이 들어있다.
혀를 움직이고 있는 흑인의 얼굴이 바림 속으로 들어갔다가 나왔다
가 한다.
허우적거리던 여자의 다리가 조용해졌다.
다리가 굽어들었다.
좌우가 벌어져 있다.
흑인의 얼굴이 옆으로 흔들리기 시작한다.
"쳇. 요긴한 부분에 바림을 넣다니! 이건 너무한데."
아이가와는 루리꼬에게 속삭였다.
바른손은 스커트 안에 밀어 넣고 있었다.
하의 위로 몸의 중심부를 만지작거렸다. 루리꼬는 몸을 찰싹 붙여오
고 있었다.
"그러나 대단해요. 박력이 있다구요. 아이가와씨는 아무 감각도 없
나요?"
아이가와의 바지 앞쪽으로 루리꼬는 손을 뻗어왔다.
딱딱한 것을 손가락으로 만지작거렸다. 지퍼를 내려 꺼내려고 한다.
"이제 됐어, 조금 전에 키스해 주었으니까. 폭발을 하게 될지도 몰
라."
"좋잖아요 폭발해도. 마셔버리지. 마시고 싶어요."
"바보, 뒷좌석에서 보고 있잖아."
그제사 루리꼬는 뒤를 돌아보았다.
지퍼를 내려보자는 동작을 그만두었다.
뒷사람이 몸을 내밀고 동정을 살펴보고 있는 듯 했다.
"나가자구. 가까운 호텔로 가자구."
"응, 그러나 조금만 더 보다가……"
루리꼬는 아직도 영화에 미련을 남기고 있었다.
박력있는 장면이 계속되었다.
흑인은 금발녀의 소중한 부분을 입술과 혓바닥으로 끈기있게 흡입하
고 있었다.
차의 후부좌석에 걸터앉아 여인을 거꾸로 안고 있었다.
여자의 상반신은 청바지를 입은 여인의 두 가랑이 사이에 매달려 있
었다.
여자는 저항하지 않았다.
반대로 하지를 벌려 흑인의 애무를 크게 받아들이려고 하는 듯 했
다.
몸을 비틀며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남자의 폭력에 반발하면서도 쾌락에 빠져드는 여인, 일본 영화에서
도 자주 볼 수 있는 패턴이다.
실제로는 거의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심리적으로 강하게 상대방을 거절하고 있으면 여자 몸은 젖어오는
법은 없다. 애무에도 반응하지 않는다.
강요당하면서도 흥분해 가는 것은 마음속으로 상대방을 받아들이고
있을 때에 한한다.
그러나 인간의 본성은 남자를 거절하면서도 무너져 가는 여자의 모
습을 보고싶어 하는 것이다.
이것은 동서양을 가리지 않고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경향이다.
여자에게 거절만 당하고 있으면 남자는 폭력에 호소하는 길밖에 욕
망을 충당하는 방법이 없어지는 것이다. 그러나 여자를 억압해 놓고
행위만으로 만족을 취해보아도 완전히 여자를 지배한 것으로는 볼 수
가 없다.
여자가 기쁨에 소리를 치지 않으면 거기에 수반되는 환희는 얻을 수
가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강요된 행위가 쾌감으로 결부되는 정상을 인간은 꿈꾸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다.
남자들의 그러한 심리를 충족해주는 방향으로 영화는 발전해간다.
금발녀는 소리를 지르며 몸을 흔들고 있었다.
두 발로 흑인의 머리를 조여대기 시작한다.
쾌감의 절정에 도달했다는 것을 그것으로 나타내고 있다.
흑인은 얼굴을 들었다.
무릎 위로 금발녀를 눕힌다. 여자는 축 늘어져 있었다.
흑인은 섹스행위에 들어가려고 한다. 그러나 차안은 너무 좁다.
흑인은 차의 문을 열고 밖으로 나온다.
여인을 안고 옥수수밭으로 들어간다.
무성한 잎 사이를 헤치며 사람의 눈에 띄지 않는 장소에 도달했다.
여인을 발치 아래에 놓는다.
상반신만 나체인 여인의 의상을 제거한다.
여인은 축 늘어진 채 흙 위에서 얼굴을 아래로 하고 있다.
재빨리 흑인은 옷을 벗었다.
억세게 생긴 번들거리는 나체가 나타난다.
무척이나 큰 사나이다.
부자연스럽게도 남성부분만은 역시 바림이 들어가 있다.
흑인은 금발녀를 엎드리게 했다.
뒤에서 침입했다.
크게 소리를 내며 금발녀는 몸을 뒤틀기 시작했다.
지금은 여자 쪽에서 적극적으로 쾌락을 요구하고 있다.
"이젠 됐어. 나가자구요."
루리꼬가 말했다.
왜 지금까지 루리꼬가 그것을 계속 보고 있었는지 그 까닭을 아이가
와는 알았다.
흑인의 남성을 보고 싶었던 것이다.
조금 전까지 흑인은 옷을 입은 채 음탕한 키스를 계속하고 있었다.
이제사 옷을 벗었다.
그러나 중요한 부분에는 바림이 들어있다.
일본의 남성들보다는 훨씬 크고 길었을 남성을 구경할 기회가 없어
진 것이다.
아이가와의 입장에서는 잘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거대한 남성. 지쳐버릴 것만 같은 지속력. 그런 것을 목격한 후에는
막상 호텔로 들어가면 루리꼬가 실망할지도 모른다.
함께 두 사람은 영화관을 나섰다.
석양이 눈부셨다.
포르노 영화관을 나서서 러브호텔을 찾아간다.
평소의 몇 배나 태양이 눈부시기만 하다.
인파 속을 헤치며 두 사람은 어깨를 맞대며 걸었다.
얼굴을 돌리며 햇살을 피하여 걸었다.
전날과 같은 호텔로 들어갔다.
방안에서 둘이만 남게 되자 얼싸안았다.
선 채 아이가와는 루리꼬의 스커트 속에 손을 넣었다.
좌우의 가랭이가 하나로 되는 곳에 손이 닿았다.
조용히 다정하게 손을 움직였다.
루리꼬의 풀숲은 젖어 있었다. 하의를 통해서도 그것을 느낄 수가
있었다.
가게의 이층과 영화관 등 두 곳에서 루리꼬는 섹스의 흥분에 사로잡
혔던 것이다.
호텔에 들어가기 전부터 몸이 뜨거운 상태에 있었던 것은 당연한 일
일 것이다.
쾌락도가 높아온 듯 했다.
루리꼬는 몸을 비틀며 아이가와의 손바닥에서 피했다.
"어머나. 느껴요. 잠시 만지기만 했는데 이상해지는데……"
루리꼬는 키스를 해왔다.
아이가와의 바지 앞으로 손을 가져왔다.
아이가와의 남성은 아파올 정도로 힘이 충만되어 있었다.
"나도 약간 건드리기만 해도 폭발할 것만 같아. 몇 번이나 흥분했으
니까 말이야."
"폭발하면 좋을 텐데. 그러나 한 번만 하면 싫어요. 최저한 두 번은
해 주어야지……"
"벌써 나이가 있거든. 그렇게 버틸 수 있는지 자신이 없군."
"걱정마세요. 내가 틀림없이 해드릴 테니. 아이가와씨, 아직은 34세
지요? 일단 호텔에 들리면 세 번은 가능한 나이예요."
루리꼬는 이상하게 자신이 있는 듯 했다.
그 자리에서 옷을 벗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완전 나체가 되었다.
큰 엉덩이 아래쪽의 주름을 보이면서 욕실로 사라졌다.
아이가와도 옷을 벗었다. 알몸으로 욕실에 들어섰다.
당당해진 남성을 과시하면서 천천히 몸을 씻었다.
루리꼬는 욕조에 들어가 있었다.
물이 뜨거운 모양이다. 전신이 벌겋게 물들어 있었다.
한숨을 쉬면서 미소를 보내주고 있었다.
"이쪽으로 오세요, 키스해 드릴께. 폭발하면 어때요?"
욕조 가장자리를 루리꼬는 두들긴다.
아이가와는 요구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욕조에 걸터앉아 루리꼬를 마주보게 되었다.
루리꼬는 아이가와의 두 다리 사이로 비집고 들어왔다.
남성을 잡더니 볼에다 문질러댄다.
그리고 깊이 입으로 흡입했다. 머리를 움직이기 시작한다.
손을 남성 아래로 밀어 넣는다.
늘어진 것을 상냥하게 주무른다. 얼마 동안 그렇게 한 후에 거기에
서 뒤쪽 창문으로 통하는 곳을 손가락으로 긁어준다.
키스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아이가와는 신음했다. 간지러움과 함께 견딜 수 없는 쾌감이 증폭해
간다.
아이가와는 루리꼬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루리고는 남성을 쳐들어 뒤쪽 민감한 곳을 혀끝으로 자극해왔다.
아이가와는 힘을 다하여 참았다.
역시 아직 끝나버리기에는 아깝다고 생각이 들었다.
"기다려 줘. 아직 끝내고 싶지는 않단 말이야."
말로 애무를 중단시켰다.
두 사람 모두가 헐떡이고 있었다.
루리꼬는 아이가와의 털이 숭숭한 다리에 매달려 볼을 부비고 있었
다.
욕조에서 루리꼬는 일어섰다.
10분 이상이나 그녀는 더운물에 잠겨 있었다. 그리고 구부린 채 키
스를 퍼부어 왔다.
물이 더웠던 것만 같았다. 균형이 잡힌 나신이 붉게 물들어 있었다.
타월로 얼굴을 닦으면서 바닥에 주저앉았다.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나른해진 손으로 타월과 비누를 잡는다. 몸에 천천히 비누칠을 한
다.
아이가와는 탕에 들어갔다.
쾌락의 여운을 즐기면서 말을 걸었다.
"내가 등을 밀어주지. 잠시만 기다려."
루리꼬는 돌아보며 웃었다.
타월로 팔다리를 천천히 문지르기 시작한다. 아이가와의 제안을 받
아들일 생각인 듯 하다.
몸이 따뜻해졌다.
아이가와는 밖으로 나가서 루리꼬의 등뒤로 돌았다.
흰 등에도 비누를 문질러댔다. 옆구리에서 엉덩이까지 문질러 주었
다.
"이봐요. 터키탕에 간 일이 있나요?"
루리꼬는 나즉히 물었다.
프라스틱의 깔개에 엉덩이를 얹고 두 무릎을 끌어안고 있었다.
"있지. 1년에 한 두 번이지만."
"전신에 비누칠을 하고서는 몸을 문질러대고 있지요. 어쩐지 흥미가
있어요."
"그렇다면 한 번 해볼까. 그런데 에어매트가 없어서 어떻게 한다
지?"
아이가와는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욕실의 타월을 바닥에 깔기로 했다. 그리고 욕실 밖의 타월까지 들
고 왔다.
바닥에 깔았다.
루리꼬는 웃으면서 그 위에 엎드린다.
아이가와는 루리꼬의 몸에 비누칠을 하기 시작했다.
터키탕에서 사용하는 듯한 좋은 품질의 샴푸는 없다.
가능하면 거품을 일게 하여 루리꼬의 피부를 덮도록 했다. 넓은 거
품의 막이 루리꼬의 나체를 감쌌다.
뒤에서 아이가와는 덮쳐갔다.
루리꼬의 등과 아이가와의 가슴, 엉덩이와 하복부가 밀착되었다.
천천히 아이가와는 몸을 움직였다.
두 사람의 몸이 서로를 문질러댔다.
루리꼬는 머리만을 쳐들어 아아 하고 감탄했다.
행복한 웃음이었다.
"어때? 이러면 되겠나? 어쨌든 오늘 처음으로 개점했으니까……"
"기분 좋아요. 넋을 잃을 것만 같고…… 남자들이 터키탕에 가고 싶
어하는 심정을 알겠어요."
털이 닿는 감촉이 견딜 수 없을 정도라고 했다.
루리꼬는 다리에 힘을 주고 있었다.
몸과 몸을 밀착시키며 문질러댄다. 간단한 것 같지만 실제로 해보니
생각보다는 어렵다.
루리꼬의 몸을 옆으로 눕힌다.
걸터앉아서 루리꼬의 아랫배에다 아이가와는 남성부분으로 문질러댄
다.
남성의 아랫부분의 불룩한 부분과 그 아랫쪽이 닿는다.
여자의 아랫배는 부드럽기만 하다. 거기를 아래에서 위로 매끄럽게
마찰해 주었다.
루리꼬는 감미로운 목소리를 냈다.
황홀한 지경인 듯 했다. 아이가와 쪽에서도 남성의 후면 쪽이 자극
되어 몸이 이상해지기 시작한다.
좌우로 눕혀가며 마찰을 계속했다.
다시 그녀를 엎드리게 했다. 다시 한 번 겹쳐진 몸으로 문질러대기
시작했다.
남성이 엉덩이에 부딪치고 있었다.
두 사람 모두가 비누방울 투성이다. 등에 가슴을 붙이고 몸을 부벼
대고 있었다. 미끈미끈한 피부와 피부가 서로의 쾌감을 높여주고 있었
다.
아이가와는 움직이면서 이 놀이의 쾌감에 취해 있었다.
아이가와의 남성에도 쾌감은 있었다. 몸을 움직일 때마다 남성이 루
리꼬의 엉덩이와 마찰을 한다. 엉덩이와 언덕 사이에서 미끄러져 언덕
에 부딪치기도 한다.
계속 움직이고 있었으므로 아이가와는 피로를 느꼈다.
잠시 쉬기로 했다.
루리꼬의 등에 가슴팍을 밀착시켰다.
두 손으로 루리꼬의 비너스를 만져갔다.
"간지러워요."
루리꼬는 상반신을 비틀어댄다.
엉덩이를 들어올린다.
단단한 언덕이 남성에 접촉해온다.
"아주 기분이 좋아요. 터키탕이란 남성의 젖은 몸을 여성이 문질러
주기도 하고 풀숲으로 문질러주기도 하잖아요. 나도 그렇게 해주었으
면……"
"바보같은 소리. 풀숲은 어떻게 되었건 비너스 같은 것은 남자에게
는 없어."
"대신 있잖아요. 보세요!"
루리꼬는 엉덩이에 힘을 주었다. 아이가와의 남성은 마침 그녀의 엉
덩이가 합쳐진 위치에 와 있었다.
양쪽에서 협공을 당하고 있는 꼴이다.
"이것으로 문질러댄단 말이지. 알겠어."
아이가와는 흥미를 느꼈다.
일어나서 남성에다 충분히 비누칠을 했다.
루리꼬는 아직도 타월 위에 누워있다. 아이가와는 다가가서 남성에
손을 받쳤다. 목덜미에서 등을 남성으로 문질러댄다.
아래에서 위로 남성 끝으로 밀어 올린다.
루리꼬는 웃음을 참고 있다.
몸을 비튼다.
간지러움과 쾌감의 양쪽을 견디고 있는 것이다.
아이가와는 루리꼬를 옆으로 눕혔다.
옆구리에서 겨드랑에 걸쳐 밀어 올려준다. 자신도 쾌감을 느낄 수
있도록 부드럽게 문질러 주었다.
아악! 하고 루리꼬는 낮게 신음했다.
이상한 느낌이야 하고 덧붙였다.
"이상해요. 간지럽기도 하고 부드러운 듯, 그러나 딱딱한 듯…… 이
히히……"
"좋은지 아닌지 분명히 말해."
"모르겠어요. 그러나 느껴진다구. 흥분해버렸어."
아이가와는 몸을 틀었다.
허리 언저리를 간질러 주면 가장 크게 반응을 보인다.
"계속해주어요. 더 오래. 이대로 나는……"
쾌감의 정상에 치달을 것만 같다는 말을 그녀는 우물거렸다.
루리꼬의 몸이 떨리기 시작하고 그녀는 엎드린 채 손가락을 움직이
고 있었다. 스스로 자신의 몸에다 쾌락을 보내고 있었다.
"루리꼬, 자신이 하지 않아도 내가 충분히 키스해 줄텐데."
"이대로 놔두라구요. 그런데 허리 뒤를 좀 더 만져줘요. 좀 더 아래
쪽을."
루리꼬의 목소리는 흐려져가기만 했다.
점차 숨소리가 거칠어져 간다.
남성 상징의 끝으로 아이가와는 루리꼬의 허리 뒤쪽과 엉덩이를 문
질러 주었다.
루리꼬는 환성을 질렀다.
여전히 손가락을 이용하고 있었다.
엉덩이가 떨리기 시작했다.
그녀는 쾌락의 정상에 오르고 말았다.
그리고 터키탕 놀이는 끝났다.
아이가와와 루리꼬는 비누를 씻어내고 욕실에서 나왔다.
아이가와는 알몸 그대로 침대에 누웠다.
루리꼬도 알몸이다.
냉장고에서 캔맥주 두 개를 들고 왔다. 싸늘한 것을 마시고 잠시 휴
식을 취했다.
루리꼬도 함께 옆에 누웠다.
"아주 재미있었어요. 남자분이 터키탕에 가고 싶어하는 심리를 알게
되었어요."
루리꼬는 만족한 듯이 천장을 쳐다보며 말했다.
몸의 열이 내렸다.
아이가와는 다시 욕망을 느꼈다.
루리꼬의 소중한 곳에 손을 대 보았다. 욕망의 상징이 나타나 있었
다.
아이가와는 손을 다시 내렸다.
뒤쪽의 작은 창을 더듬어 보았다. 그곳을 가볍게 마사지했다.
그 창으로 남성을 맞아들이기를 루리꼬는 좋아한다. 그러나 상식적
인 장소로 맞아들이는 것과 이편 중에서 어느 편이 쾌락이 큰 것일까.
"그런데 어떻게 이쪽으로 섹스하는 방법을 익혔나. 지나치게 놀아나
서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기분이 내키지 않아서 배웠나?"
뒤쪽의 작은 창을 매만지면서 아이가와는 루리꼬의 얼굴을 들여다
보았다.
욕망의 상징인 과즙을 손가락 끝으로 작은 창에다 발랐다. 그 창으
로 침입하기 위한 준비였다.
루리꼬는 황홀한 표정이다.
두 다리를 꺽고 다리를 세우고 있었다.
아이가와의 손가락이 움직이기 쉽도록 하기 위해서다.
"그런 것과는 달라요. 지난날의 그이에게 버진을 주고 싶었거든요.
그때는 이미 처녀가 아니어서……"
"창문을 원했나?"
"호기심이 많았어요. 그래서 한 번 해 보겠다고 했어요. 시험해 봤
더니 그쪽은 처녀였다고 했지 뭐야."
루리꼬는 소리를 내며 웃었다.
이상하게 체념이라도 한 듯한 웃음소리였다.
생각이 난다는 뜻인가.
아이가와는 묘한 감정에 사로잡혔다. 가벼운 자극이 욕망을 가중시
켰다.
루리꼬를 걸터앉았다.
손가락으로 작은 창의 위치를 확인했다. 남성을 그곳으로 대고 체중
을 실었다.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실패해 버렸다.
"이상한데. 지난번에는 잘 되던데……"
다시 한 번 시도해 보았다.
역시 제대로 되지 않는다. 몸의 위치에 차이가 있는지도 모른다.
여러 번 실패했다.
간신히 뜻대로 되는 듯 했다.
아는 집을 들어가듯이 아이가와는 거침없이 들어갔다. 실패한 것이
거짓말처럼 느껴졌다.
루리꼬는 환성을 질렀다.
무엇인가를 중얼거리며 매달려왔다.
아이가와는 움직이기 시작했다.
쾌락이 순조롭다.
그러나 조여드는 감각이 아무래도 빈약하다.
아이가와는 움직임을 중지하고 결합부분을 살폈다.
아이가와는 맥이 빠졌다.
그의 남성은 통상적인 장소에 미끄러져 들어가 있었다. 작은 창을
거절당한 남성은 그쪽을 택한 것이다.
다시 해볼까 하고 그는 생각했다.
그러나 루리꼬가 매달린 채 놓아주지를 않았다.
(<2. 두 번째 일어났던 일>에서 계속...)
여인24시
아베 마끼로 / 지음
김영란 / 옮김
1991. 11. 세양기획
제 2 권 떠도는 여인들
■ 차 례 ■
1. 영화 관람
2. 두 번째 일어났던 일
3. 계약된 정사
4. 화녀의 조건
5. 그림자 사냥
6. 호반
7. 야성의 늪
1. 영화 관람
다음 토요일, 아이가와 다이이찌로는 정오에 산죠 가와라에서 루리
꼬를 기다렸다.
루리꼬는 여성하의의 가게를 낼 계획을 세웠다.
개점할 자금도 준비가 되었다.
좋은 가게를 소개해 달라고 아이가와에게 의뢰해 왔다.
종전에 눈독을 들였던 나가오까의 가게는 이미 임대가 끝난 후였다.
아이가와는 도매상을 통하여 교오도와 그 주변의 임대가게를 물색해
달라고 부탁했다.
어제 정보가 들어왔다.
야마시나의 상점가에 알맞은 임대가게가 났다는 것이다.
넓이는 8평. 안쪽과 이층이 주거지로 되어 있다.
여자 혼자서 시작하기에는 알맞은 규모이다.
당장에 아이가와는 루리꼬에게 연락을 취했다.
함께 가게를 보러 가기로 한 것이다. 물론 데이트를 겸하게 될 것이
다.
루리꼬는 청순한 백색과 청색의 원피스를 입고 약속장소에 나타났
다.
원피스는 미니였다.
우아한 다리의 선이 보기 좋게 나타나 있었다.
옷자락에서 보이는 대퇴부 일대는 누구의 눈에도 억세게 보인다.
다리가 길기 때문에 그렇게 느껴질 뿐이다.
어딘지 모르게 색향이 전신을 감돌고 있다.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루리꼬는 찻집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두 사람은 바로 레스토랑에 들어가서 카레라이스로 점심을 먹었다.
문제의 임대가게가 야마나시에 있다는 것을 아이가와는 이야기했다.
야마나시는 오래된 시가지지만 새로이 주택지가 들어서서 근대화된
일대이다.
가게를 낸다는 조건치고는 나쁘지 않을 것이다.
"그래요, 야마나시라……"
루리꼬는 망설이는 표정이었다.
입을 다물고 생각에 잠겨 있다.
"왜 그래? 야마나시면 안되나? 자네 그 일대를 알고 있나?"
"아니야, 그렇지가 않아. 아무 것도 아니야."
루리꼬는 고개를 저으며 웃었다.
별 것은 아닌 것 같았다.
그제사 마음이 놓여서 아이가와는 설명을 마쳤다.
8평의 가게로 권리금은 주택부분까지 합하여 1천만 엔, 개장에 3, 4
백만 엔, 상품 구입에 5, 6백만 엔. 2천만 엔의 자금이면 이럭저럭 개
점이 가능하다.
루리꼬는 납득이 가는 표정이다.
진지한 표정으로 수첩에 메모도 한다.
"그런데 자네가 전문점을 내게 된다면 앞으로도 교제가 계속될 것이
아닌가. 그런데 나는 자네에 관해서 전혀 아는 것이 없다구. 센도마찌
의 스낵바의 루리꼬. 그것밖에 모르잖아. 여러모로 불편해진다구. 자
네에 관해서 좀 더 설명해 주지 않겠나?"
아이가와는 루리꼬의 얼굴을 들여다보았다.
아이가와가 묻자 루리고는 처음엔 고개를 갸우뚱했다.
그러나 앞으로는 수시로 얼굴을 대하게 될 테니까 더욱 그럴테지,
하고 아이가와는 생각했다.
"그렇게 됐나요. 내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요. 성은 야마시다라고
해요. 이름은 루리꼬가 본명. 24세입니다."
웃으며 루리꼬가 꾸벅 절을 했다.
출생은 시마네라고 한다. 고등학교를 마치고 교오도의 섬유메이커에
취직을 했다.
평범한 결혼을 할 생각이 없었다.
손수 무슨 장사라도 해서 부자로 살고 싶었다.
밤에도 스낵바에서 일을 하기로 했다.
지금의 가게까지 오기 전에 3년 동안 세 개의 스낵바를 전전했다는
것이다.
아이가와 다이이찌로와 루리꼬는 곧 점심을 마치고 레스토랑을 나왔
다.
토요일의 가와라마찌는 여전히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다.
남자와 여자는 싫어도 몸을 맞대고 걸어야 했다.
산죠 대교를 건넜다.
산죠에서 하마오쓰행의 전차를 탔다.
전쟁 전의 교오도의 정취를 느끼게 하는 차량이었다.
운전석 옆에 서서 경치를 바라보며 흔들리고 있었다.
루리꼬는 아이가와의 팔을 잡았다.
맑은 하늘이다.
소풍이라도 나선 듯한 기분이었다.
점포를 살펴본 다음 오오쓰에 놀러 가리라고 아이가와는 생각하고
있었다.
15분쯤 지나자 야마나시였다.
지도를 살펴보며 걸었다.
중개업자의 사무실을 먼저 발견했다.
용건을 말했더니 60세 안팎의 주인이 안내해 주었다.
상점가 안쪽에 그들이 찾아가는 가게가 있었다. 출입구가 넓직하고
일단은 적당하다는 생각이 드는 가게였다.
"앞서는 찻집이었는데 잘 되었지요. 그러나 찻집 사정으로 시골로
돌아가 버렸수다. 여자 혼자서 하는 가게였지만……"
설명을 들으면서 내부를 보았다.
바닥의 면적이 무척 넓다. 중앙에다 화려한 진열대를 놓아야지. 벽
은 갖가지 파운데이션이나 란제리로 메꾸도록 하고.
"손님은 왼편에서 들어와서 바른편으로 옮겨가지. 회랑의 원칙이란
게 있단 말이야. 거기에 따라 상품을 진열하자구. 예쁜 장식 등을 달
고 말이야."
아이가와는 설명을 해주었다.
이런 규모로 개점한다면 상품의 매입량만 해도 5, 6백만 엔은 되겠
지. 여자와 즐기면서 단골 가게를 한 집 터놓은 셈이다. 취미인 동시
에 수익을 겸하게 된다.
가게 안쪽에 방 한 칸, 여기에 부엌과 욕실이 있다. 아이가와는 가
구가 없는 방에 여자와 함께 들어서자 이상하게도 섹스의 욕망을 느끼
게 된다.
루리꼬의 몸이 의식되어 참을 수가 없다.
중개인이 방해가 된다.
빨리 사라져 주지나 않을까.
이층으로 올라갔다.
넓직한 방이었다. 어쩐지 자극적이다.
찻집의 여주인이 침실로 사용했는지도 모른다.
"좋은 가게야. 이렇다면 능히 해나갈 수가 있지. 뭣보다도 입지조건
이 좋단 말이야. 중개인의 말로는 이웃에 경쟁점도 없다고 했어."
"그렇구만. 이제는 꿈이 이루어진 거야. 몸을 아끼지 않고 일한 보
람이 있어요."
루리꼬 쪽에서 다가왔다.
얼싸안고는 키스했다.
중개인이 아래에서 기다리고 있다. 안정감은 없지만 그만큼 스릴이
있다.
아이가와는 원피스 위로 루리꼬의 몸을 더듬었다.
허리뼈 쪽에서 하복부로 손을 밀어 넣자 새로운 욕망이 고개를 쳐든
다.
루리꼬도 아이가와의 바지 앞쪽을 탐색하러 왔다.
단단한 것이 만져지자 만족한 표정이다.
그것은 다시 커져갔다.
"저 영감탱이 어디 가지 않나? 천천히 놀 수가 있을텐데."
"그건 말도 안돼요. 후에 천천히 할 수 있는데 뭐. 여기선 안돼요."
낮은 소리로 그들은 속삭였다.
그런데 계단 아래서 큰소리가 들려왔다.
"잠깐 가게에 갔다 올테니 천천히 구경하세요."
한 시 반에 중요한 전화가 걸려올 예정인 것을 잊고 있었노라 하며
10분쯤 후에는 돌아오겠다는 것이었다.
이런 설명을 남기고 중개인은 가게로 돌아갔다.
어쩌면 배려를 해 준 것인지도 모른다.
젊은 부부와 약혼한 사람들도 셋집이나 팔 집을 보러와서 텅 빈 실
내에서 기묘하고도 신선한 욕망을 느낀다는 것을 알고 있을지도 모른
다.
과연 교오도이다.
남녀의 기묘한 움직임을 엿볼 줄 아는 노인이었다.
젊었을 때는 그런 방면에서 한 자리 했을지도 모른다.
마음놓고 아이가와는 루리꼬를 끌어당겼다.
욕망이 더욱 강하게 남성에 집중된다.
루리꼬는 아이가와의 바지 지퍼를 당겨 내린다. 남성을 끌어냈다.
손가락으로 교묘하게 머리 부분을 어루만진다.
"나, 이거 먹을까?"
눈에 윤기가 감돌면서 루리꼬는 물었다.
"고마운데. 그러나 남은 시간이라고는 불과 10분이야. 여러 가지로
놀아볼 시간이 없단 말이야."
"좋아요. 나는 차분한 곳에서 천천히 귀여움을 받을 테니까. 그것은
좋은 가게를 소개해 준 답례로……"
아이가와는 우두커니 선 채 남성만 맡겨놓고 있다.
아이가와의 발치에 루리꼬는 꿇어앉은 자세였다.
남성을 두 손으로 끼고 있다. 볼에 대고 문지르고 있다. 혓바닥을
사용하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남성의 위쪽을 가볍게, 그리고 얼마 후에는 옆으로 옮겨간
다.
이윽고 남성을 위로 쳐든다. 목을 왼편으로 눕히고 혓바닥을 움직인
다. 가장 민감한 부분을 집요하게 혀끝으로 자극해왔다.
아이가와에게서 신음소리가 새어나왔다. 예리한 쾌감이 가중된다.
창은 밝다.
맞은 편의 약국 이층이나 그 옆의 찻집 이층도 보인다.
약국 지붕으로 뒤쪽 정원수가 얼굴을 내밀고 있다.
다다미는 새로 깐 것이다. 방의 벽도 새로 칠을 한 것 같다. 가구
하나 없이 방은 텅 비어 있다.
덕택에 루리꼬의 몸이 더욱 강하게 의식된다. 살풍경하고도 청결한
장소, 거기에서 거행되는 섹스는 더욱 자극적이다.
루리꼬는 남성을 입으로 흡입해 갔다.
머리를 움직이기 시작한다.
목에 닿을 정도로 깊이 흡입하며 입술을 오무린 채 흡착해간다.
혀끝으로 뒤쪽 민감한 장소를 자꾸만 자극해준다.
훌륭했다.
아이가와는 서서 루리꼬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면서 쾌락에 도취되어
있었다.
젊은 나이에 비해서 루리꼬의 기교는 지나칠 정도였다.
지금까지 몇 사람의 남자와 관계를 가졌을까. 산전수전을 다 겪은
중년 사나이에게 안겨서 기쁨에 신음하기도 하고 여러 가지 수법을 익
혀왔을 것이다.
생각이 여기에 미치자 아이가와는 이상할 정도로 격해지는 애정이
가슴에 치밀어 왔다.
루리꼬를 발가벗겨 놓고 쾌락으로 수족을 못 쓸 만큼 문질러대고 싶
은 충동을 느꼈다.
뜻밖의 감정이었다.
아이가와는 루리꼬의 과거에 질투하고 있었다.
루리꼬를 정상으로 이끌고 간, 지난날의 사나이들의 환영에 질투를
느끼고 있었다.
루리꼬의 애무를 중단시켰다.
그 자리에 쓰러뜨렸다.
엎드리게 하고 뒤에서 걸터 올랐다.
루리꼬는 저항했다.
스커트를 밀어 올렸다. 내의를 끌어 내렸다.
예쁜 엉덩이가 노출되었다. 햇빛을 받아 더욱 아름답다.
그때 아래층의 문이 열렸다.
유감스럽게도 중개인이 돌아온 것이다.
루리꼬는 야마나시의 상점가에 있는 그 점포가 딸린 주택을 빌리기
로 결심했다.
권리금은 1천만 엔이다.
대신 집세는 싸다. 한 달에 7만 엔.
중개인 사무실로 돌아와서 루리꼬는 계약금을 지불했다.
통장을 꺼내서 익숙한 솜씨로 백만 엔이라고 기입했다.
내달 초에 입주할 예정이다.
지금은 중순이므로 이주일간의 준비기간이 있는 셈이다.
"곧 개장을 해야겠어요. 좋은 업자가 있으면 소개해 줘요. 들여놓을
물건도 있어야 할 것이고 이제부터 철저히 연구도 해야지요. 의지하고
있으니까 알아서 해주세요, 아이가와씨."
V산업의 제품은 원칙적으로 매수제이다.
팔리지 않는다고 해서 소매상은 반품을 할 수가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팔리지 않는 제품을 들여놓으면 재고더미만 늘어나는 것이
다.
개점에 앞서 소비자의 최근의 기호를 자세히 알아보고 어떤 계층의
손님이 자신의 가게를 찾을 것인가 사전 조사도 필요한 것이다.
"이주일 동안이면 너무 촉박하지 않을까. 서둘면 실패할 수도 있다
구. 신중을 기하라구."
"알겠어요. 그러나 돌다리만 두들겨대다가는 언제까지나 꿈은 실현
되지 않아요. 차제에 대담하게 날아보아야지. 실패가 생겨도 어떻게
수습도 해나가야지요."
이런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가계약은 일단 끝났다.
두 사람은 중개인 사무실을 나왔다. 해방된 기분이다.
루리꼬는 가슴을 펴고 걸었다.
발걸음도 가볍다. 날아갈 것만 같았다. 아이가와의 팔을 끼지 않았
다면 달리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전차 역으로 다시 돌아왔다.
오오쓰로 놀러가자고 아이가와는 제안했다.
미야꼬 대교의 대안에 멋있는 호텔이 서 있다. 호반에 서 있어서 전
망이 좋다.
옛 절터 부근을 구경한 후 그 호텔로 가고 싶다고 아이가와는 생각
하고 있었다.
"오오쓰 같은 데를 꼭 가야 하나요? 나는 교오도가 좋아요."
루리꼬는 이의를 제기했다.
놀이에는 적극적이면서 뜻밖에도 의사소통이 잘 안 되는 여자였다.
"오오쓰를 좋아하지 않나? 큰 호수를 바라보면 기분이 확 트일텐
데."
"생각하고 싶지 않은 추억이 있단 말이예요. 벌써 몇 해 전의 일이
지만."
"옛날의 애인과 오오쓰에 갔었군. 거기에서 다투다가 헤어졌군, 그
렇지?"
"어쨌든 그렇게 됐어요. 하지만 여름이 아니면 놀 데가 못돼요. 교
오도 시내를 살펴보는 것이 좋지 않아요?"
아이가와는 받아들이기로 했다.
다시 전차편으로 교오도로 돌아왔다.
시가지를 가와라쪽으로 걸었다.
루리꼬는 명승고적이나 사찰 따위에는 흥미가 없는 듯 했다. 교오도
의 아름다운 교외에는 나가 본 일이 없다고 했다.
시가지의 북새통 속의 인파를 헤치며 걸어갔다.
사람들이 많아서 아이가와는 눈이 돌 것만 같았다. 그러나 루리꼬는
발랄하게 걷고 있었다. 중개인 사무소에서 나선 직후와 마찬가지였다.
골목길로 접어들었다.
포르노 영화관의 자극적인 간판이 눈에 띈다.
루리꼬는 그쪽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이봐요. 영화를 보자구요. 보세요, 재미있을 것 같잖아요?"
루리꼬는 아이가와의 팔을 끌었다.
금발의 아가씨가 등장하는 포르노 영화다. 서로 얽혀있는 백인 아가
씨와 흑인 거한. 간판의 그림은 매우 자극적이었다.
"반대는 하지 않겠어. 그러나 들어가기가 쑥스러워서…… 자네는 태
연하군."
"그럼요. 예사지요. 섹스를 더러운 것으로 간주하던 시대는 아니니
까. 특히 남성과 함께 들어갈 때는 더욱 태연해야지요. 무리하게 남성
에게 끌려 들어가는 것으로 눈에 비칠 테니까."
그렇게 생각하는 것일까. 아이가와는 씁쓸히 웃었다.
세상의 변천이란 빠르다.
30대의 사나이가 24세의 아가씨에게 포르노 영화관에 끌려가는 세상
이 되었으니까. 포르노 영화관 앞에서 주저하는 마음이 클수록 인간의
노화는 빨라졌단 말인가.
표를 사서 두 사람은 안으로 들어섰다.
의외로 관객이 많은 듯 했다. 토요일이기 때문인가.
로비의 벤치에 걸터앉은 사나이들이 이글거리는 시선으로 루리꼬를
응시하고 있다. 이어서 싸늘한 눈초리로 아이가와를 쳐다본다.
여자가 생겼으면 지체없이 호텔로 들어갈 것이지 하고 따지는 듯 했
다. 이런데 올 필요가 어디 있어 하는 항의라도 하듯이 쏘아본다.
아이가와는 상당히 으쓱해진 기분이다.
루리꼬는 아름답다. 몸매가 잘 빠져있는데다가 요소 요소가 발달되
어 있다. 이 아름다운여성과 함께 포르노 영화에서 자극을 받는다. 이
얼마나 멋있는 말이냐.
그리고 호텔로 가게 된다.
나쁘지 않은 휴일의 오후가 아닌가? 봉급생활자로서는 분수에 어울
리지 않는 행운의 부류에 속할 것이다.
더욱 루리꼬의 팔을 억세게 잡고 아이가와는 장내로 들어섰다.
거친 숨소리와 여자의 환희의 절규가 들려온다.
마침 섹스를 하는 장면이다.
금발의 여인이 백인 젊은이를 걸터앉아 허리를 흔들고 있었다. 집안
이다. 소파에 두 사람은 누워 있었다.
아이가와는 순간적으로 그 장면을 보았을 뿐이다.
어둠 속에서 비어있는 자리를 찾고 있었다.
손님은 반 이상이 찬 상태였다.
스크린의 여광으로 사람들의 머리가 보인다.
여인들의 머리모양도 몇 개는 보인다. 혼자 들어온 사람은 별로 없
는 듯 했다. 모두가 동행인 남성과 몸을 찰싹 붙이고 있다.
적당한 위치에 나란히 비어있는 자리가 있었다.
그곳을 향해 걸어가려고 했다.
루리꼬는 이미 화면에 열중하고 있었다.
"어머나, 대단해요."
이런 말을 하며 기뻐하고 있었다.
자리를 찾는 일은 아이가와에게 완전히 맡겨 버린 듯 했다.
몹시 편안한 심정인 듯 했다.
루리꼬의 손을 끌고 아이가와는 객석 사이를 들어섰다.
나란히 자리에 앉았다.
화면 속의 두 사람은 앞서의 자세와 달라져 있었다.
금발녀는 소파에 등을 돌리고 있었다. 등받이에 매달려 있었다.
젊은이가 뒤에서 밀어붙이고 있다.
쉴 사이 없이 허리를 움직이고 있다. 두 다리를 버티고 있듯이 벌리
고 있다. 거친 동작이다.
여자도 흔들리고 있다.
여인은 30세 정도였다. 무척 큰 체구이다. 비너스도 엉덩이도 일본
여인의 배는 된다.
젊은이의 체구도 만만치가 않다.
박력은 충만했다.
그러나 예상외로 음탕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화면에 빨려들어 아이가와는 발기하고 있었다.
이렇다 할 자극을 받은 것은 아니다. 몸 자체가 마음대로 반응해 본
것이다.
외국인의 몸은 너무 크다.
특히 여인의 엉덩이와 비너스는 대단하다.
그런 큰 여체가 뒤로 해서 사나이를 받아들이고 있다.
사나이도 근육이 발달되어 있다.
그 두 사람이 열에 들뜬 상태에서 움직이고 있다. 말이나 소의 교미
를 보고 있는 것만 같았다. 박력이 있다.
무척 개방적이며 음탕한 욕망의 개제를 허용하지 않는 상태였다.
아이가와는 옆에 앉은 루리꼬를 엿보았다.
그녀는 놀라는 표정 그대로였다. 웃음을 참는 표정으로 스크린을 응
시하고 있다.
"어때, 참고가 되나?"
루리꼬의 손을 잡으며 아이가와는 물었다.
아이가와의 손을 되잡아 준다. 역시 자극을 받고 있는 듯 했다.
화면의 백인 남녀에 대해 육체적인 열등감은 별로 느끼지 않고 있는
것 같았다.
아이가와는 루리꼬의 무릎에 손을 주었다.
넓적다리의 탄력을 스커트 위로 확인했다.
손을 넓적다리 안쪽으로 돌렸다.
아이가와의 손은 안으로 벌써 넣어져 있었다.
"느껴져요."
루리꼬는 나직히 말하고 두 다리를 모았다.
웃고 있었다.
화면의 남녀는 비명과 신음소리로 마주친다.
남자가 여전히 움직이고 있다. 절정에 이른 듯 하다.
남자가 여자에게 맥빠진 모습으로 몸을 맡긴다. 여자도 큰 소리로
외치더니 축 늘어진다.
화면이 바뀌었다.
조금 전의 그 금발녀가 차를 운전하고 있다.
농촌의 이야기인 듯 하다.
배경은 넓고 넓은 옥수수밭이다.
잠시 숨을 돌리는 듯한 대화소리가 객석에서 들려오고 있었다.
"테크닉 면에서는 별로 참고가 되지 않는군. 무작정 몸만 흔들고 있
을 뿐이니까."
아이가와는 속삭였다.
손으로 루리꼬의 넓적다리 안쪽을 쓰다듬고 있다.
"그러나 대단한 박력이야. 저쪽 사람들은 역시 체력이 다른가봐. 저
런 섹스를 응수하노라면 몸이 망가지고 말거야."
루리꼬는 두 다리를 벌렸다.
아이가와의 손은 자연 안쪽으로 미끄러져 들어갔다.
젖어있느냐고 그는 물어보았다.
대답 대신 루리꼬는 아이가와의 손을 다리로 조여댄다.
얼마동안 아이가와는 손을 움직이고 있었다.
뒷좌석에도 손님이 있다.
아이가와와 루리꼬의 동정을 살펴보고 있는 듯 했다.
남의 시선을 무시하면서 장난을 하는 것도 힘이 든다.
구경거리가 되어서는 안될 말이다.
스크린에 변화가 일어났다.
금발녀가 슈퍼에서 물건을 구입하여 차로 돌아온다.
발차 직전에 후부 좌석에서 별안간 흑인이 몸을 일으킨다.
금발녀의 볼에다 큰 나이프를 들여다댄다.
조용히 하라구. 입을 다문 채 시가지를 빠져나가라구. 흑인의 지시
대로 금발녀는 차를 몰았다.
작은 시가지를 빠져나가자 차는 옥수수밭으로 들어섰다.
흑인은 도중에서 차를 우회전시켰다. 밭 사이로 나 있는 좁은 길로
접어들었다.
느슨한 언덕을 넘는다.
주요도로로부터는 차가 보이지 않게 되었다.
차가 섰다.
흑인이 뒤에서 손을 뻗쳐 금발녀의 비너스부근을 얼싸안았다.
스크린 속에서 금발녀가 비명을 지른다.
흑인의 팔을 물어뜯으려고 한다.
흑인은 웃고 있었다.
후부 좌석에서 몸을 내밀어 여자의 비너스를 두 손으로 움켜잡고 있
다.
여인은 운전석에 있었다.
상체를 비틀며 흑인의 팔에 이빨을 꽂았다.
그러나 직전에 머리털을 잡혀 떨어져 나간다. 흑인은 한 손으로 여
인의 머리채를 잡은 채 한 손으로 붉은 셔츠를 벗겨내기 시작한다.
단추가 멀리 튕겨져 나간다.
간단하게 셔츠가 여자의 상체에서 벗겨져 나간다. 브래지어도 박탈
되었다.
여자의 상체가 노출되었다.
비너스가 흔들린다.
동물적이라고 할만큼 크고 모양 좋은 비너스다.
흑인은 다시 뒤에서 손을 뻗어 금발녀의 비너스를 어루만지기 시작
했다.
여인의 등, 어깨, 목을 쓸어주기 시작했다.
애정이라고는 손톱만큼도 없이 흰 피부의 냄새를 맡고 혓바닥으로
즐기고 있었다.
다시 여인은 검은 팔을 물어뜯으려고 한다.
여인의 등에 얼굴을 묻고 있었으므로 이번에는 물려버렸다.
흑인은 여인의 허리를 안았다.
그대로의 자세로 후부 좌석으로 끌어당긴다.
여자의 몸은 하늘을 향해 뒤집혀지고 운전석을 넘어간다.
비명을 지르며 흑인의 두 다리 사이로 거꾸로 떨어진다.
차의 바닥에 두 손을 짚고 여인은 자신의 몸을 받치고 있었다. 물구
나무를 선 것이다.
이제는 저항 따위는 엄두도 내지 못한다.
여인의 두 다리가 흑인의 팔에 안겨 있는 꼴이다.
스커트가 아래로 내려가고 여인의 하반신이 노출되었다.
팬티스타킹과 스칸티를 신고 있었다.
흑인은 한 손으로 여인을 받치면서 다른 한 손으로 이것들을 벗기기
시작한다.
흰 피부가 순식간에 알몸으로 드러난다.
여인의 하복부가 흑인의 얼굴 바로 앞에 있다.
여인은 발을 허우적대고 있었으나 하의를 발끝으로 벗겨낼 때까지
별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흑인은 여인의 두 다리 사이에 얼굴을 묻었다.
여인의 소중한 부분에는 바림이 들어있다.
혀를 움직이고 있는 흑인의 얼굴이 바림 속으로 들어갔다가 나왔다
가 한다.
허우적거리던 여자의 다리가 조용해졌다.
다리가 굽어들었다.
좌우가 벌어져 있다.
흑인의 얼굴이 옆으로 흔들리기 시작한다.
"쳇. 요긴한 부분에 바림을 넣다니! 이건 너무한데."
아이가와는 루리꼬에게 속삭였다.
바른손은 스커트 안에 밀어 넣고 있었다.
하의 위로 몸의 중심부를 만지작거렸다. 루리꼬는 몸을 찰싹 붙여오
고 있었다.
"그러나 대단해요. 박력이 있다구요. 아이가와씨는 아무 감각도 없
나요?"
아이가와의 바지 앞쪽으로 루리꼬는 손을 뻗어왔다.
딱딱한 것을 손가락으로 만지작거렸다. 지퍼를 내려 꺼내려고 한다.
"이제 됐어, 조금 전에 키스해 주었으니까. 폭발을 하게 될지도 몰
라."
"좋잖아요 폭발해도. 마셔버리지. 마시고 싶어요."
"바보, 뒷좌석에서 보고 있잖아."
그제사 루리꼬는 뒤를 돌아보았다.
지퍼를 내려보자는 동작을 그만두었다.
뒷사람이 몸을 내밀고 동정을 살펴보고 있는 듯 했다.
"나가자구. 가까운 호텔로 가자구."
"응, 그러나 조금만 더 보다가……"
루리꼬는 아직도 영화에 미련을 남기고 있었다.
박력있는 장면이 계속되었다.
흑인은 금발녀의 소중한 부분을 입술과 혓바닥으로 끈기있게 흡입하
고 있었다.
차의 후부좌석에 걸터앉아 여인을 거꾸로 안고 있었다.
여자의 상반신은 청바지를 입은 여인의 두 가랑이 사이에 매달려 있
었다.
여자는 저항하지 않았다.
반대로 하지를 벌려 흑인의 애무를 크게 받아들이려고 하는 듯 했
다.
몸을 비틀며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남자의 폭력에 반발하면서도 쾌락에 빠져드는 여인, 일본 영화에서
도 자주 볼 수 있는 패턴이다.
실제로는 거의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심리적으로 강하게 상대방을 거절하고 있으면 여자 몸은 젖어오는
법은 없다. 애무에도 반응하지 않는다.
강요당하면서도 흥분해 가는 것은 마음속으로 상대방을 받아들이고
있을 때에 한한다.
그러나 인간의 본성은 남자를 거절하면서도 무너져 가는 여자의 모
습을 보고싶어 하는 것이다.
이것은 동서양을 가리지 않고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경향이다.
여자에게 거절만 당하고 있으면 남자는 폭력에 호소하는 길밖에 욕
망을 충당하는 방법이 없어지는 것이다. 그러나 여자를 억압해 놓고
행위만으로 만족을 취해보아도 완전히 여자를 지배한 것으로는 볼 수
가 없다.
여자가 기쁨에 소리를 치지 않으면 거기에 수반되는 환희는 얻을 수
가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강요된 행위가 쾌감으로 결부되는 정상을 인간은 꿈꾸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다.
남자들의 그러한 심리를 충족해주는 방향으로 영화는 발전해간다.
금발녀는 소리를 지르며 몸을 흔들고 있었다.
두 발로 흑인의 머리를 조여대기 시작한다.
쾌감의 절정에 도달했다는 것을 그것으로 나타내고 있다.
흑인은 얼굴을 들었다.
무릎 위로 금발녀를 눕힌다. 여자는 축 늘어져 있었다.
흑인은 섹스행위에 들어가려고 한다. 그러나 차안은 너무 좁다.
흑인은 차의 문을 열고 밖으로 나온다.
여인을 안고 옥수수밭으로 들어간다.
무성한 잎 사이를 헤치며 사람의 눈에 띄지 않는 장소에 도달했다.
여인을 발치 아래에 놓는다.
상반신만 나체인 여인의 의상을 제거한다.
여인은 축 늘어진 채 흙 위에서 얼굴을 아래로 하고 있다.
재빨리 흑인은 옷을 벗었다.
억세게 생긴 번들거리는 나체가 나타난다.
무척이나 큰 사나이다.
부자연스럽게도 남성부분만은 역시 바림이 들어가 있다.
흑인은 금발녀를 엎드리게 했다.
뒤에서 침입했다.
크게 소리를 내며 금발녀는 몸을 뒤틀기 시작했다.
지금은 여자 쪽에서 적극적으로 쾌락을 요구하고 있다.
"이젠 됐어. 나가자구요."
루리꼬가 말했다.
왜 지금까지 루리꼬가 그것을 계속 보고 있었는지 그 까닭을 아이가
와는 알았다.
흑인의 남성을 보고 싶었던 것이다.
조금 전까지 흑인은 옷을 입은 채 음탕한 키스를 계속하고 있었다.
이제사 옷을 벗었다.
그러나 중요한 부분에는 바림이 들어있다.
일본의 남성들보다는 훨씬 크고 길었을 남성을 구경할 기회가 없어
진 것이다.
아이가와의 입장에서는 잘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거대한 남성. 지쳐버릴 것만 같은 지속력. 그런 것을 목격한 후에는
막상 호텔로 들어가면 루리꼬가 실망할지도 모른다.
함께 두 사람은 영화관을 나섰다.
석양이 눈부셨다.
포르노 영화관을 나서서 러브호텔을 찾아간다.
평소의 몇 배나 태양이 눈부시기만 하다.
인파 속을 헤치며 두 사람은 어깨를 맞대며 걸었다.
얼굴을 돌리며 햇살을 피하여 걸었다.
전날과 같은 호텔로 들어갔다.
방안에서 둘이만 남게 되자 얼싸안았다.
선 채 아이가와는 루리꼬의 스커트 속에 손을 넣었다.
좌우의 가랭이가 하나로 되는 곳에 손이 닿았다.
조용히 다정하게 손을 움직였다.
루리꼬의 풀숲은 젖어 있었다. 하의를 통해서도 그것을 느낄 수가
있었다.
가게의 이층과 영화관 등 두 곳에서 루리꼬는 섹스의 흥분에 사로잡
혔던 것이다.
호텔에 들어가기 전부터 몸이 뜨거운 상태에 있었던 것은 당연한 일
일 것이다.
쾌락도가 높아온 듯 했다.
루리꼬는 몸을 비틀며 아이가와의 손바닥에서 피했다.
"어머나. 느껴요. 잠시 만지기만 했는데 이상해지는데……"
루리꼬는 키스를 해왔다.
아이가와의 바지 앞으로 손을 가져왔다.
아이가와의 남성은 아파올 정도로 힘이 충만되어 있었다.
"나도 약간 건드리기만 해도 폭발할 것만 같아. 몇 번이나 흥분했으
니까 말이야."
"폭발하면 좋을 텐데. 그러나 한 번만 하면 싫어요. 최저한 두 번은
해 주어야지……"
"벌써 나이가 있거든. 그렇게 버틸 수 있는지 자신이 없군."
"걱정마세요. 내가 틀림없이 해드릴 테니. 아이가와씨, 아직은 34세
지요? 일단 호텔에 들리면 세 번은 가능한 나이예요."
루리꼬는 이상하게 자신이 있는 듯 했다.
그 자리에서 옷을 벗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완전 나체가 되었다.
큰 엉덩이 아래쪽의 주름을 보이면서 욕실로 사라졌다.
아이가와도 옷을 벗었다. 알몸으로 욕실에 들어섰다.
당당해진 남성을 과시하면서 천천히 몸을 씻었다.
루리꼬는 욕조에 들어가 있었다.
물이 뜨거운 모양이다. 전신이 벌겋게 물들어 있었다.
한숨을 쉬면서 미소를 보내주고 있었다.
"이쪽으로 오세요, 키스해 드릴께. 폭발하면 어때요?"
욕조 가장자리를 루리꼬는 두들긴다.
아이가와는 요구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욕조에 걸터앉아 루리꼬를 마주보게 되었다.
루리꼬는 아이가와의 두 다리 사이로 비집고 들어왔다.
남성을 잡더니 볼에다 문질러댄다.
그리고 깊이 입으로 흡입했다. 머리를 움직이기 시작한다.
손을 남성 아래로 밀어 넣는다.
늘어진 것을 상냥하게 주무른다. 얼마 동안 그렇게 한 후에 거기에
서 뒤쪽 창문으로 통하는 곳을 손가락으로 긁어준다.
키스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아이가와는 신음했다. 간지러움과 함께 견딜 수 없는 쾌감이 증폭해
간다.
아이가와는 루리꼬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루리고는 남성을 쳐들어 뒤쪽 민감한 곳을 혀끝으로 자극해왔다.
아이가와는 힘을 다하여 참았다.
역시 아직 끝나버리기에는 아깝다고 생각이 들었다.
"기다려 줘. 아직 끝내고 싶지는 않단 말이야."
말로 애무를 중단시켰다.
두 사람 모두가 헐떡이고 있었다.
루리꼬는 아이가와의 털이 숭숭한 다리에 매달려 볼을 부비고 있었
다.
욕조에서 루리꼬는 일어섰다.
10분 이상이나 그녀는 더운물에 잠겨 있었다. 그리고 구부린 채 키
스를 퍼부어 왔다.
물이 더웠던 것만 같았다. 균형이 잡힌 나신이 붉게 물들어 있었다.
타월로 얼굴을 닦으면서 바닥에 주저앉았다.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나른해진 손으로 타월과 비누를 잡는다. 몸에 천천히 비누칠을 한
다.
아이가와는 탕에 들어갔다.
쾌락의 여운을 즐기면서 말을 걸었다.
"내가 등을 밀어주지. 잠시만 기다려."
루리꼬는 돌아보며 웃었다.
타월로 팔다리를 천천히 문지르기 시작한다. 아이가와의 제안을 받
아들일 생각인 듯 하다.
몸이 따뜻해졌다.
아이가와는 밖으로 나가서 루리꼬의 등뒤로 돌았다.
흰 등에도 비누를 문질러댔다. 옆구리에서 엉덩이까지 문질러 주었
다.
"이봐요. 터키탕에 간 일이 있나요?"
루리꼬는 나즉히 물었다.
프라스틱의 깔개에 엉덩이를 얹고 두 무릎을 끌어안고 있었다.
"있지. 1년에 한 두 번이지만."
"전신에 비누칠을 하고서는 몸을 문질러대고 있지요. 어쩐지 흥미가
있어요."
"그렇다면 한 번 해볼까. 그런데 에어매트가 없어서 어떻게 한다
지?"
아이가와는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욕실의 타월을 바닥에 깔기로 했다. 그리고 욕실 밖의 타월까지 들
고 왔다.
바닥에 깔았다.
루리꼬는 웃으면서 그 위에 엎드린다.
아이가와는 루리꼬의 몸에 비누칠을 하기 시작했다.
터키탕에서 사용하는 듯한 좋은 품질의 샴푸는 없다.
가능하면 거품을 일게 하여 루리꼬의 피부를 덮도록 했다. 넓은 거
품의 막이 루리꼬의 나체를 감쌌다.
뒤에서 아이가와는 덮쳐갔다.
루리꼬의 등과 아이가와의 가슴, 엉덩이와 하복부가 밀착되었다.
천천히 아이가와는 몸을 움직였다.
두 사람의 몸이 서로를 문질러댔다.
루리꼬는 머리만을 쳐들어 아아 하고 감탄했다.
행복한 웃음이었다.
"어때? 이러면 되겠나? 어쨌든 오늘 처음으로 개점했으니까……"
"기분 좋아요. 넋을 잃을 것만 같고…… 남자들이 터키탕에 가고 싶
어하는 심정을 알겠어요."
털이 닿는 감촉이 견딜 수 없을 정도라고 했다.
루리꼬는 다리에 힘을 주고 있었다.
몸과 몸을 밀착시키며 문질러댄다. 간단한 것 같지만 실제로 해보니
생각보다는 어렵다.
루리꼬의 몸을 옆으로 눕힌다.
걸터앉아서 루리꼬의 아랫배에다 아이가와는 남성부분으로 문질러댄
다.
남성의 아랫부분의 불룩한 부분과 그 아랫쪽이 닿는다.
여자의 아랫배는 부드럽기만 하다. 거기를 아래에서 위로 매끄럽게
마찰해 주었다.
루리꼬는 감미로운 목소리를 냈다.
황홀한 지경인 듯 했다. 아이가와 쪽에서도 남성의 후면 쪽이 자극
되어 몸이 이상해지기 시작한다.
좌우로 눕혀가며 마찰을 계속했다.
다시 그녀를 엎드리게 했다. 다시 한 번 겹쳐진 몸으로 문질러대기
시작했다.
남성이 엉덩이에 부딪치고 있었다.
두 사람 모두가 비누방울 투성이다. 등에 가슴을 붙이고 몸을 부벼
대고 있었다. 미끈미끈한 피부와 피부가 서로의 쾌감을 높여주고 있었
다.
아이가와는 움직이면서 이 놀이의 쾌감에 취해 있었다.
아이가와의 남성에도 쾌감은 있었다. 몸을 움직일 때마다 남성이 루
리꼬의 엉덩이와 마찰을 한다. 엉덩이와 언덕 사이에서 미끄러져 언덕
에 부딪치기도 한다.
계속 움직이고 있었으므로 아이가와는 피로를 느꼈다.
잠시 쉬기로 했다.
루리꼬의 등에 가슴팍을 밀착시켰다.
두 손으로 루리꼬의 비너스를 만져갔다.
"간지러워요."
루리꼬는 상반신을 비틀어댄다.
엉덩이를 들어올린다.
단단한 언덕이 남성에 접촉해온다.
"아주 기분이 좋아요. 터키탕이란 남성의 젖은 몸을 여성이 문질러
주기도 하고 풀숲으로 문질러주기도 하잖아요. 나도 그렇게 해주었으
면……"
"바보같은 소리. 풀숲은 어떻게 되었건 비너스 같은 것은 남자에게
는 없어."
"대신 있잖아요. 보세요!"
루리꼬는 엉덩이에 힘을 주었다. 아이가와의 남성은 마침 그녀의 엉
덩이가 합쳐진 위치에 와 있었다.
양쪽에서 협공을 당하고 있는 꼴이다.
"이것으로 문질러댄단 말이지. 알겠어."
아이가와는 흥미를 느꼈다.
일어나서 남성에다 충분히 비누칠을 했다.
루리꼬는 아직도 타월 위에 누워있다. 아이가와는 다가가서 남성에
손을 받쳤다. 목덜미에서 등을 남성으로 문질러댄다.
아래에서 위로 남성 끝으로 밀어 올린다.
루리꼬는 웃음을 참고 있다.
몸을 비튼다.
간지러움과 쾌감의 양쪽을 견디고 있는 것이다.
아이가와는 루리꼬를 옆으로 눕혔다.
옆구리에서 겨드랑에 걸쳐 밀어 올려준다. 자신도 쾌감을 느낄 수
있도록 부드럽게 문질러 주었다.
아악! 하고 루리꼬는 낮게 신음했다.
이상한 느낌이야 하고 덧붙였다.
"이상해요. 간지럽기도 하고 부드러운 듯, 그러나 딱딱한 듯…… 이
히히……"
"좋은지 아닌지 분명히 말해."
"모르겠어요. 그러나 느껴진다구. 흥분해버렸어."
아이가와는 몸을 틀었다.
허리 언저리를 간질러 주면 가장 크게 반응을 보인다.
"계속해주어요. 더 오래. 이대로 나는……"
쾌감의 정상에 치달을 것만 같다는 말을 그녀는 우물거렸다.
루리꼬의 몸이 떨리기 시작하고 그녀는 엎드린 채 손가락을 움직이
고 있었다. 스스로 자신의 몸에다 쾌락을 보내고 있었다.
"루리꼬, 자신이 하지 않아도 내가 충분히 키스해 줄텐데."
"이대로 놔두라구요. 그런데 허리 뒤를 좀 더 만져줘요. 좀 더 아래
쪽을."
루리꼬의 목소리는 흐려져가기만 했다.
점차 숨소리가 거칠어져 간다.
남성 상징의 끝으로 아이가와는 루리꼬의 허리 뒤쪽과 엉덩이를 문
질러 주었다.
루리꼬는 환성을 질렀다.
여전히 손가락을 이용하고 있었다.
엉덩이가 떨리기 시작했다.
그녀는 쾌락의 정상에 오르고 말았다.
그리고 터키탕 놀이는 끝났다.
아이가와와 루리꼬는 비누를 씻어내고 욕실에서 나왔다.
아이가와는 알몸 그대로 침대에 누웠다.
루리꼬도 알몸이다.
냉장고에서 캔맥주 두 개를 들고 왔다. 싸늘한 것을 마시고 잠시 휴
식을 취했다.
루리꼬도 함께 옆에 누웠다.
"아주 재미있었어요. 남자분이 터키탕에 가고 싶어하는 심리를 알게
되었어요."
루리꼬는 만족한 듯이 천장을 쳐다보며 말했다.
몸의 열이 내렸다.
아이가와는 다시 욕망을 느꼈다.
루리꼬의 소중한 곳에 손을 대 보았다. 욕망의 상징이 나타나 있었
다.
아이가와는 손을 다시 내렸다.
뒤쪽의 작은 창을 더듬어 보았다. 그곳을 가볍게 마사지했다.
그 창으로 남성을 맞아들이기를 루리꼬는 좋아한다. 그러나 상식적
인 장소로 맞아들이는 것과 이편 중에서 어느 편이 쾌락이 큰 것일까.
"그런데 어떻게 이쪽으로 섹스하는 방법을 익혔나. 지나치게 놀아나
서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기분이 내키지 않아서 배웠나?"
뒤쪽의 작은 창을 매만지면서 아이가와는 루리꼬의 얼굴을 들여다
보았다.
욕망의 상징인 과즙을 손가락 끝으로 작은 창에다 발랐다. 그 창으
로 침입하기 위한 준비였다.
루리꼬는 황홀한 표정이다.
두 다리를 꺽고 다리를 세우고 있었다.
아이가와의 손가락이 움직이기 쉽도록 하기 위해서다.
"그런 것과는 달라요. 지난날의 그이에게 버진을 주고 싶었거든요.
그때는 이미 처녀가 아니어서……"
"창문을 원했나?"
"호기심이 많았어요. 그래서 한 번 해 보겠다고 했어요. 시험해 봤
더니 그쪽은 처녀였다고 했지 뭐야."
루리꼬는 소리를 내며 웃었다.
이상하게 체념이라도 한 듯한 웃음소리였다.
생각이 난다는 뜻인가.
아이가와는 묘한 감정에 사로잡혔다. 가벼운 자극이 욕망을 가중시
켰다.
루리꼬를 걸터앉았다.
손가락으로 작은 창의 위치를 확인했다. 남성을 그곳으로 대고 체중
을 실었다.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실패해 버렸다.
"이상한데. 지난번에는 잘 되던데……"
다시 한 번 시도해 보았다.
역시 제대로 되지 않는다. 몸의 위치에 차이가 있는지도 모른다.
여러 번 실패했다.
간신히 뜻대로 되는 듯 했다.
아는 집을 들어가듯이 아이가와는 거침없이 들어갔다. 실패한 것이
거짓말처럼 느껴졌다.
루리꼬는 환성을 질렀다.
무엇인가를 중얼거리며 매달려왔다.
아이가와는 움직이기 시작했다.
쾌락이 순조롭다.
그러나 조여드는 감각이 아무래도 빈약하다.
아이가와는 움직임을 중지하고 결합부분을 살폈다.
아이가와는 맥이 빠졌다.
그의 남성은 통상적인 장소에 미끄러져 들어가 있었다. 작은 창을
거절당한 남성은 그쪽을 택한 것이다.
다시 해볼까 하고 그는 생각했다.
그러나 루리꼬가 매달린 채 놓아주지를 않았다.
(<2. 두 번째 일어났던 일>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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