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노 소설을 쓰는 여자 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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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노 소설을 쓰는 여자 05 실시간 핫 잇슈▶제자애인
짤려서 5장 한장만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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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제목 : <포르노 소설을 쓰는 여자>-포르노 같지 않은 포르노 (1)
하와는 여명이 거치지 않은 창가에 섰다,
다시 아침이 올 테지.
하와는 젖빛 안개가 고여 있은 골목을 내려다보며 혼자 말로
중얼거렸다. 팔짱을 끼고 있는 손끝에서 타고 있던 담배 재가
활처럼 휘어지면서 재 풀어 긁어져 모뇨룸 바닥에 떨어졌다.
그녀는 그것을 모르고 있었다. 아니 그것을 보았다 하더라도
지금 당장은 걸레로 훔쳐내고 싶은 생각이 없었을 지도 모른
다.
그녀는 한참 동안 골목을 내려다보면서, 낮익은 골목의 풍
경이 조금식 윤곽을 드려 내기 시작했다. 쓰레기 봉지, 전봇
대, 문이 떨어진 냉장고, 가죽 시트가 찢어진 소파, 그리고 보
도 불력을 쳐다보았다. 그 떤 의미를 갖고 보는 것은 아니었
다. 단순한 일상의 한 부분일 분이었다.
그러다 창문을 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조금은 답답했고,
바람이불고 있는 것을 보면서 였다. 창문을 열면 운동장 만한
만한 바람이 방안으로 뛰어 들어 올 것 같았다. 바람은 담배
연기와 커피 냄새에 찌든 방안의 혼탁한 공기를 밖으로 ㅉ아
내고 서늘한 감촉으로 온 몸을 더듬어 줄 것 같았다.
바람은 골목에서 불어오지 않고, 키 작은 지붕을 타고 기어
와서 창문을 향해 수직으로 솟아올랐다.
가끔 창문이 덜커덩거렸다.
"창문을 고쳐야 갰어."
하와는 일주일 전인가, 생활 정보지를 뒤져, 창문의 알루미
늄 샤시를 때어 내고, 나무 창문틀로 바꾸던 날 밤에 느꼈던
기분을 되새김질하며, 이른 새벽의 권태에서 벗어나기 시작했
다.
하와는 권태가 습관처럼 몸에 늘어붙어 있었기 때문에, 권
태로 부터 벗어나는 일은 그렇게 힘들지가 않았다. 그녀는 조
금 전에 자기가 떨어트린 담뱃재를 뭉개 틀이며 침대로 갔다.
열 시까지는 잠을 자 두어야 했다. 그 뒤에 출판사의 정사장
을 만나로 서초동에 가야 하기 때문이다.
정사장의 얼굴을 떠 올리자 몇개월 전의 기억이 바람처럼 불
러 왔다.
"하와씨를 말없이 쳐다보기만 하면, 수선화가 생각납니다. 하
지만 하와씨와 말을 하다 보면, 나도 모르게 파리가 생각납니
다. 파리처럼 끈끈이 발을 가진 파리가 되어 하와씨의 우윳빛
살결 위에 늘어붙고 싶은 생각이 난 단 말입니다. 하하하, 제
말이 너무 노골적인 가요."
아담이 떠나고 정확히 일 년이 되던 날 이었다. 조금씩 이별
이란 실체가 하얀 날개를 벗고, 검은 시멘트 벽 같은 절망으
로 담장을 치기 시작할 때이기도 했다. 정사장이 호프집에서
한 말이었다.
"그래요?"
하와는 그 말을 들었을 때, 소름이 끼치도록 더럽다거나, 정
사장의 유들유들한 얼굴이 살찐 돼지처럼 보이지가 않았다.
정사장과 술을 마시고 있어도 가슴속을 가득 매우고 있는 아
담의 영혼 때문에, 미치도록 쓸쓸했었기 때문이다.
"왜 그럴까요?"
정사장도 취해 있었고, 하와도 취해 있었다. 정사장은 일남
일녀를 둔 다복한 가정의 가장 이었고, 하와는 무작정 사랑하
기 시작해서, 무작정 푸른 영혼을 섞으며 정신없이 쾌락의 나
락을 향해 줄달음 치던 아담이 어느 날 갑자기, 어둠 속의 그
림자처럼 사라져 버린 뒤였다.
그렇기 때문에 동질 감은 없었다. 아니 구태여 동질 감을 찾
으라고 하면, 글을 매개로 한 직업이다. 한쪽은 영혼을 저당
잡혀 글을 써서, 라면을 구하는 편이고, 다른 한 쪽은 그 글에
옷을 입혀 서점에 진열하는 것을 업으로 비후스테이크를 먹고
있는 편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와가 마른 옥수수 수염 같은 미소를
날리며 반문 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담이 차지하고 있는 영역이
너무 넓기 때문이었다.
"바로 그런 미소, 지금 바로 그런 미소가 사람들을 그렇게
만드는 가 봅니다."
수입 맥주를 전문으로 취급하는 호프집은 꽤 넓었다. 그렇기
때문에 실내에서 맥주를 마시는 게 아니고 광장 한 쪽 구석에
앉아 맥주를 마시고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소란스러
웠다. 그 소란스러움 속에 정사장의 음성에는 쇳가루가 들어
있었는지 사각거리는 소리가 났다.
저 소리.
하와는 쇳소리가 나는 정사장의 음성이 무얼 뜻하는 지 알고
있었다. 아담이 그랬다. 처음 만나던 날 젖가슴을 움켜쥐며,
"우리 섹스를 하자"고 말했을 때 그의 음성이 그랬었다. 남자
들은 여자와 섹스를 하고 싶을 때 음성이 그렇게 변한 다는
것을 처음으로 알았었다.
"오늘 집에 안 들어가도 되죠?"
하와가 소새지의 기름기가 묻어 있는 정사장의 손가락을 잡
았다. 가만히 끌어 당겼다. 손가락으로 기름기가 묻어 있는 그
의 손바닥을 간질였다.
"?"
정사장은 하와가 어떤 뜻으로 말을 하고 있는 줄 모르고 있
는 듯 했다. 눈을 동그랗게 뜨고 지금 농담하는 거냐, 아니면
맥주 몇 잔에 꼭지가 돌아 버렸냐? 라고 묻는 것 같았다.
"파리가 되고 싶다는 말이 참 신선해서 그래요?"
하와의 음성에는 한 톨 감정도 섞여 있지 않았다. 마치 음성
을 백지 위에 그려 놓은 듯이, 언어의 뜻만 전달하고 있었다.
카프가의 변신이 생각났다. 어느날 아침에 문득 벌레로 변한,
평범한 셀레리맨의 기분이 이랬을까? 누가 옆에서 감정을 칼
질하는 말 한마디만 하면 맥주잔으로 얼굴을 박살내 놓고 싶
을 정도로 답답했다. 그 답답함은 절박함이기도 했다. 그 절박
한 감정을 옭아매고 있는 사슬을 쥐고 있는 사람은 아담이었
다.
아담은 늘 섹스를 원했다. 그는 마치 시를 쓰고 섹스를 하기
위해 태어난 사람처럼 섹스에 굶주려 했다. 그런 그가 시를
쓰면, 타락과 방종과, 번뇌가 되범벅 되어 있을 것 같은데 아
니러니하게도, 그는 비 오는날 고궁의 연 꽃위에 떨어지는 빗
방울을 보며, 사랑해요, 난 당신을 사랑 한 답니다. 며 속삭일
것 같은 물빛처럼 여린 감성을 소유하고 있었다. 그러나 섹스
를 하고 있을때는 달빛 아래서 두 눈을 노랗게 뜨고 승냥이를
지켜보고 있는 푸른 표범 같았다.
"정말 입니까?"
정사장은 바보처럼 떨고 있는 것 같았다. 하와는 그의 가정
에 대해서 알고 있는 것이 없었다. 그의 부인이 미인이거나,
아니면 그 반대 인 줄도 모르고 있었다. 따라서 그가 외박을
했다가는 얼굴에 손톱 자국이 날지도, 아니면 다른 여자와 질
퍽한 섹스를 나눈 것도 모르고, 아침은 잘 먹었느냐고 걱정을
해 주는 순한 부인을 가졌을 지도 알지 못했다. 중요한 것은
정사장이 원한다면 섹스를 할 수 도 있다는 단순한 사실뿐이
었다.
"후후? 전 혼자 살고 있어요, 방은 혼자 자기엔 너무 넓구
요."
하와의 음성에 조금씩 생기가 돌기 시작했다. 절반은 진실,
절반은 농담이 기분적인 여유를 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 말
의 밑바닥에는 나도 아담처럼 섹스에 굶주리고 있는 것일까?
하는 생각이 또아리를 틀고 앉아 있었다.
"좋아요, 그럼 전화 좀 하고 올 테니, 그만 나가시죠."
정사장은 벌떡 일어났다. 그는 더 이상 떨고 있는 것 같지가
않았다. 소풍을 앞둔 소년처럼 빙글빙글 웃으며 영수증을 들
고 카운터로 갔다. 그리고 핸드폰의 번호를 누르며 화장실로
들어갔다.
"뭐라고 핑계를 댈까?"
갑자기 친구 부친의 상을 당해서.
아는 작가가 밤새워 고스톱을 치자고 해서.
밤차로 지방을 내려갈 일이 생겨서.
아무래도 좋았다. 다만 약간은 순진하고 어느 정도 교활하기
도 한 평범성은 높이 살 만 했다.
"차는 그냥 두고 가죠?"
정사장이 바쁘게 밖으로 나오며 말했다.
"그게 좋겠죠, 행여 음주 운전하다 사고라도 나서, 여류작가
와 출판사 사장이 한 밤중에 술을 마시고 사고를 내다, 하는
따위의 가쉽거리를 만들고 싶지는 않으니까."
하와는 고개를 끄덕이며 알맞게 응수했다.
"택시를 타고 갑시다."
그 말에 하와는 피식 웃었다. 정사장이 보기보다는 순진한
것 같아서 였다. 차를 놓고 간다면 당연히 택시를 타야 하기
때문이다. 이 서울 하늘에 처음으로 섹스를 나누려는 처지에
시내버스를 타고 갈 사람들은 없기 때문이다.
택시 뒷좌석에 오르자 마자, 먼저 올라 타 있던 정사장이 좌
석을 더듬어 하와의 손을 잡았다.
"벌써 애인 취급 하려는거에요?"
정사장은 땀에 축축이 젖어 있는 정사장의 손을 뿌리치지 않
았다. 아니 오히려 적극적으로 마주 잡아 주었다. 땀이 손바닥
을 타고 관뇌 깊숙히 전해져 왔다. 정사장의 땀이 아닌 아담
의 등줄기에 ㅁ혀 있는 땀으로.
"꿀-꺽"
정사장이 침을 삼키는 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렸다. 택시 운
전사가 룸미러를 통해 정사장을 쳐다 볼 정도로 컸다.
"호호호!"
하와는 정사장이 잡고 있는 손을 빼서 그의 물건을 슬쩍 쥐
었다.
==== 계 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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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제목 : <포르노 소설을 쓰는 여자>-포르노 같지 않은 포르노 (1)
하와는 여명이 거치지 않은 창가에 섰다,
다시 아침이 올 테지.
하와는 젖빛 안개가 고여 있은 골목을 내려다보며 혼자 말로
중얼거렸다. 팔짱을 끼고 있는 손끝에서 타고 있던 담배 재가
활처럼 휘어지면서 재 풀어 긁어져 모뇨룸 바닥에 떨어졌다.
그녀는 그것을 모르고 있었다. 아니 그것을 보았다 하더라도
지금 당장은 걸레로 훔쳐내고 싶은 생각이 없었을 지도 모른
다.
그녀는 한참 동안 골목을 내려다보면서, 낮익은 골목의 풍
경이 조금식 윤곽을 드려 내기 시작했다. 쓰레기 봉지, 전봇
대, 문이 떨어진 냉장고, 가죽 시트가 찢어진 소파, 그리고 보
도 불력을 쳐다보았다. 그 떤 의미를 갖고 보는 것은 아니었
다. 단순한 일상의 한 부분일 분이었다.
그러다 창문을 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조금은 답답했고,
바람이불고 있는 것을 보면서 였다. 창문을 열면 운동장 만한
만한 바람이 방안으로 뛰어 들어 올 것 같았다. 바람은 담배
연기와 커피 냄새에 찌든 방안의 혼탁한 공기를 밖으로 ㅉ아
내고 서늘한 감촉으로 온 몸을 더듬어 줄 것 같았다.
바람은 골목에서 불어오지 않고, 키 작은 지붕을 타고 기어
와서 창문을 향해 수직으로 솟아올랐다.
가끔 창문이 덜커덩거렸다.
"창문을 고쳐야 갰어."
하와는 일주일 전인가, 생활 정보지를 뒤져, 창문의 알루미
늄 샤시를 때어 내고, 나무 창문틀로 바꾸던 날 밤에 느꼈던
기분을 되새김질하며, 이른 새벽의 권태에서 벗어나기 시작했
다.
하와는 권태가 습관처럼 몸에 늘어붙어 있었기 때문에, 권
태로 부터 벗어나는 일은 그렇게 힘들지가 않았다. 그녀는 조
금 전에 자기가 떨어트린 담뱃재를 뭉개 틀이며 침대로 갔다.
열 시까지는 잠을 자 두어야 했다. 그 뒤에 출판사의 정사장
을 만나로 서초동에 가야 하기 때문이다.
정사장의 얼굴을 떠 올리자 몇개월 전의 기억이 바람처럼 불
러 왔다.
"하와씨를 말없이 쳐다보기만 하면, 수선화가 생각납니다. 하
지만 하와씨와 말을 하다 보면, 나도 모르게 파리가 생각납니
다. 파리처럼 끈끈이 발을 가진 파리가 되어 하와씨의 우윳빛
살결 위에 늘어붙고 싶은 생각이 난 단 말입니다. 하하하, 제
말이 너무 노골적인 가요."
아담이 떠나고 정확히 일 년이 되던 날 이었다. 조금씩 이별
이란 실체가 하얀 날개를 벗고, 검은 시멘트 벽 같은 절망으
로 담장을 치기 시작할 때이기도 했다. 정사장이 호프집에서
한 말이었다.
"그래요?"
하와는 그 말을 들었을 때, 소름이 끼치도록 더럽다거나, 정
사장의 유들유들한 얼굴이 살찐 돼지처럼 보이지가 않았다.
정사장과 술을 마시고 있어도 가슴속을 가득 매우고 있는 아
담의 영혼 때문에, 미치도록 쓸쓸했었기 때문이다.
"왜 그럴까요?"
정사장도 취해 있었고, 하와도 취해 있었다. 정사장은 일남
일녀를 둔 다복한 가정의 가장 이었고, 하와는 무작정 사랑하
기 시작해서, 무작정 푸른 영혼을 섞으며 정신없이 쾌락의 나
락을 향해 줄달음 치던 아담이 어느 날 갑자기, 어둠 속의 그
림자처럼 사라져 버린 뒤였다.
그렇기 때문에 동질 감은 없었다. 아니 구태여 동질 감을 찾
으라고 하면, 글을 매개로 한 직업이다. 한쪽은 영혼을 저당
잡혀 글을 써서, 라면을 구하는 편이고, 다른 한 쪽은 그 글에
옷을 입혀 서점에 진열하는 것을 업으로 비후스테이크를 먹고
있는 편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와가 마른 옥수수 수염 같은 미소를
날리며 반문 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담이 차지하고 있는 영역이
너무 넓기 때문이었다.
"바로 그런 미소, 지금 바로 그런 미소가 사람들을 그렇게
만드는 가 봅니다."
수입 맥주를 전문으로 취급하는 호프집은 꽤 넓었다. 그렇기
때문에 실내에서 맥주를 마시는 게 아니고 광장 한 쪽 구석에
앉아 맥주를 마시고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소란스러
웠다. 그 소란스러움 속에 정사장의 음성에는 쇳가루가 들어
있었는지 사각거리는 소리가 났다.
저 소리.
하와는 쇳소리가 나는 정사장의 음성이 무얼 뜻하는 지 알고
있었다. 아담이 그랬다. 처음 만나던 날 젖가슴을 움켜쥐며,
"우리 섹스를 하자"고 말했을 때 그의 음성이 그랬었다. 남자
들은 여자와 섹스를 하고 싶을 때 음성이 그렇게 변한 다는
것을 처음으로 알았었다.
"오늘 집에 안 들어가도 되죠?"
하와가 소새지의 기름기가 묻어 있는 정사장의 손가락을 잡
았다. 가만히 끌어 당겼다. 손가락으로 기름기가 묻어 있는 그
의 손바닥을 간질였다.
"?"
정사장은 하와가 어떤 뜻으로 말을 하고 있는 줄 모르고 있
는 듯 했다. 눈을 동그랗게 뜨고 지금 농담하는 거냐, 아니면
맥주 몇 잔에 꼭지가 돌아 버렸냐? 라고 묻는 것 같았다.
"파리가 되고 싶다는 말이 참 신선해서 그래요?"
하와의 음성에는 한 톨 감정도 섞여 있지 않았다. 마치 음성
을 백지 위에 그려 놓은 듯이, 언어의 뜻만 전달하고 있었다.
카프가의 변신이 생각났다. 어느날 아침에 문득 벌레로 변한,
평범한 셀레리맨의 기분이 이랬을까? 누가 옆에서 감정을 칼
질하는 말 한마디만 하면 맥주잔으로 얼굴을 박살내 놓고 싶
을 정도로 답답했다. 그 답답함은 절박함이기도 했다. 그 절박
한 감정을 옭아매고 있는 사슬을 쥐고 있는 사람은 아담이었
다.
아담은 늘 섹스를 원했다. 그는 마치 시를 쓰고 섹스를 하기
위해 태어난 사람처럼 섹스에 굶주려 했다. 그런 그가 시를
쓰면, 타락과 방종과, 번뇌가 되범벅 되어 있을 것 같은데 아
니러니하게도, 그는 비 오는날 고궁의 연 꽃위에 떨어지는 빗
방울을 보며, 사랑해요, 난 당신을 사랑 한 답니다. 며 속삭일
것 같은 물빛처럼 여린 감성을 소유하고 있었다. 그러나 섹스
를 하고 있을때는 달빛 아래서 두 눈을 노랗게 뜨고 승냥이를
지켜보고 있는 푸른 표범 같았다.
"정말 입니까?"
정사장은 바보처럼 떨고 있는 것 같았다. 하와는 그의 가정
에 대해서 알고 있는 것이 없었다. 그의 부인이 미인이거나,
아니면 그 반대 인 줄도 모르고 있었다. 따라서 그가 외박을
했다가는 얼굴에 손톱 자국이 날지도, 아니면 다른 여자와 질
퍽한 섹스를 나눈 것도 모르고, 아침은 잘 먹었느냐고 걱정을
해 주는 순한 부인을 가졌을 지도 알지 못했다. 중요한 것은
정사장이 원한다면 섹스를 할 수 도 있다는 단순한 사실뿐이
었다.
"후후? 전 혼자 살고 있어요, 방은 혼자 자기엔 너무 넓구
요."
하와의 음성에 조금씩 생기가 돌기 시작했다. 절반은 진실,
절반은 농담이 기분적인 여유를 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 말
의 밑바닥에는 나도 아담처럼 섹스에 굶주리고 있는 것일까?
하는 생각이 또아리를 틀고 앉아 있었다.
"좋아요, 그럼 전화 좀 하고 올 테니, 그만 나가시죠."
정사장은 벌떡 일어났다. 그는 더 이상 떨고 있는 것 같지가
않았다. 소풍을 앞둔 소년처럼 빙글빙글 웃으며 영수증을 들
고 카운터로 갔다. 그리고 핸드폰의 번호를 누르며 화장실로
들어갔다.
"뭐라고 핑계를 댈까?"
갑자기 친구 부친의 상을 당해서.
아는 작가가 밤새워 고스톱을 치자고 해서.
밤차로 지방을 내려갈 일이 생겨서.
아무래도 좋았다. 다만 약간은 순진하고 어느 정도 교활하기
도 한 평범성은 높이 살 만 했다.
"차는 그냥 두고 가죠?"
정사장이 바쁘게 밖으로 나오며 말했다.
"그게 좋겠죠, 행여 음주 운전하다 사고라도 나서, 여류작가
와 출판사 사장이 한 밤중에 술을 마시고 사고를 내다, 하는
따위의 가쉽거리를 만들고 싶지는 않으니까."
하와는 고개를 끄덕이며 알맞게 응수했다.
"택시를 타고 갑시다."
그 말에 하와는 피식 웃었다. 정사장이 보기보다는 순진한
것 같아서 였다. 차를 놓고 간다면 당연히 택시를 타야 하기
때문이다. 이 서울 하늘에 처음으로 섹스를 나누려는 처지에
시내버스를 타고 갈 사람들은 없기 때문이다.
택시 뒷좌석에 오르자 마자, 먼저 올라 타 있던 정사장이 좌
석을 더듬어 하와의 손을 잡았다.
"벌써 애인 취급 하려는거에요?"
정사장은 땀에 축축이 젖어 있는 정사장의 손을 뿌리치지 않
았다. 아니 오히려 적극적으로 마주 잡아 주었다. 땀이 손바닥
을 타고 관뇌 깊숙히 전해져 왔다. 정사장의 땀이 아닌 아담
의 등줄기에 ㅁ혀 있는 땀으로.
"꿀-꺽"
정사장이 침을 삼키는 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렸다. 택시 운
전사가 룸미러를 통해 정사장을 쳐다 볼 정도로 컸다.
"호호호!"
하와는 정사장이 잡고 있는 손을 빼서 그의 물건을 슬쩍 쥐
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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