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글]쫑아-5
제 목 : 길고 긴 4월에 3 <제14회>
제7장. 길고 긴 4월에
그러나 쫑아는 물속에서 대형수건을 펼쳐 은밀한 부분과 젖가슴
을 가리고 있었기 때문에 그녀의 길게 뻗은 다리를 보는 것으로
그는 만족해야 했다.
"알거 다 아는 사인데, 뭘 그렇게 가리구 난리냐."
H는 그렇게 말하고는 한손을 물속에 넣어서 대형수건을 젖히려구
하자 쫑아는 양손으로 수건을 꽈악 틀어쥐었다.
"안돼!"
그러자 H는 간절히 말했다.
"딱 한번만 보여주면 안되겠어."
"절대 안돼."
"그럼, 언제 보여 줄거야?"
"절대로 그런 일은 없을거야."
"결혼하고나서도 그럴거야?"
"그때는 괜찮아. 그때까지 참어, 형."
"그렇게 되면 나만 억울하잖아. 내꺼는 다 보면서 니꺼를 안보여
주는건 불공평해."
그러자 쫑아는 초생달모양의 한쪽눈썹을 치켜 올리면서 말했다.
"그래서 내가 미워?"
"아니... 그런 것은 아니지만..."
쫑아는 왼쪽 입가에 한가닥 가늘게 주름을 만들면서 빙글거렸다.
"역시 형은 귀여워!"
"그러구 보니까 뭔가 좀 이상해. 내가 너보구 말을 놓자구 한적이
있어?"
"아아니."
"그런데, 왜 늘 말을 놓는거야?"
"그게 싫어?"
"그런건 아니지만..."
"친한 사람끼리 존대하면 불편하잖아. 더구나 우리는 사랑하는 사
이라서 누구보다도 가장 가까워야할 사인데도 꼭 존대해야 하겠어."
조리있게 또박또박 말하는 그녀의 화장을 지운 메마른 입술이 무
척 매력적이라구 H는 엉뚱한 생각을 하고 있었다.
"들어와서 같이 해."
갑작스러운 쫑아의 놀라운 제안에 H는 주춤했다. 왠지 벌거벗은
여자와 같이 욕조속에서 나뒹군다는게 영 내키지가 않았다.
그러나 그런 거부감은 순간적인 것에 지나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
에 그는 욕조속으로 들어갔다. 그는 벌린 자신의 다리사이로 그녀
를 앉히우고, 그녀의 등뒤로 주저앉아 잔디처럼 털이 돋아있는 그
녀의 겨드랑이사이로 팔을 넣어서 탄력적인 젖가슴을 양손에 모아
잡았다. 손아귀에 들어있는 두 개의 젖가슴은 비누칠을 해서 매끄
러웠다.
쫑아는 편안하게 H의 가슴에 등을 기대었다. 그러는 그녀의 목덜
미와 가녀린 어깨에 그는 키스를 퍼부었다. 여전히 그녀의 젖가슴
을 움켜쥐고서.
그의 그것이 부풀어 올랐다. 저절로 그의 한손은 작게 숲이 우거
진 그녀의 다리사이로 이동했다. 얼마간 그는 물속에서 매만지다가
치솟아있는 자신의 그것을 잡아 그녀의 출입구를 찾아서 밀어넣었
다. 침입해 들어가는 느낌이 짜릿하게 그의 척추를 타고 올라가서
뇌세포들을 흥분시켰다. 재빠르게 흥분은 고조되고 있었다. 쫑아는
엉덩이를 들어올렸다 내렸다하여 H의 남성이 그녀 안으로 들락날
락거리게 했다.
그리고 열번도 안되어 욕조안에 채워져있는 물의 출렁거림으로
인하여 그만 발기된 것이 빠져 버렸다. 잔뜩 흥분된 H는 서둘러
다시 삽입시켰다.
그러나 이번에는 쫑아가 거부했다. 그래도 억지로 삽입하려구 하
자 그녀는 그의 팔뚝과 허벅지를 무자비하게 꼬집었다.
"알았어, 알았어, 그만할게."
H는 더이상 견디지 못하고 포기했다.
이윽고 욕조에서 나온 두사람은 각자 몸에 비누칠을 하고나서 샤
워기로 씻어냈다. H의 등뒤로 다가간 쫑아는 그의 등을 닦아주었
다. 그는 그녀의 부드러운 손놀림을 의식하면서 어떤 묘한 느낌에
사로 잡혔다.
그리고 욕실을 나가서 침대로 들어갈 때까지 쫑아는 최대한 자기
몸을 보여주기 싫었다. 그래서 H가 앞서서 걷게 하고 그의 등뒤에
둘러붙듯이 하여 걸어갔다.
곧바로 침대에 드러누운 두사람은 꼬옥 끌어안고 길게 키스를 나
누었다. 은은하게 휘파람을 불듯이 서로의 입술을 서서히 탐닉했다.
그러자 둘의 가슴속에서는 다시금 욕실에서 일어났던 욕망이 고
개를 쳐들기 시작했다.
얼마후, H가 다리사이로 비집고 들어오려 하자 쫑아는 양다리를
힘껏 붙여서 열어주지 않았다. 그녀는 걱정스런 표정으로 말했다.
"형, 임신하면 어쩔려구 그래. 만약에 또다시 임신하게 되면 그때
는 그냥 낳아 버릴거야."
"까짓거 낳아. 결혼해서 너하구 애기를 책임지면 돼잖아."
"그럴순 없어. 최소한 오년은 더 놀다가 결혼해야 나중에 후회를
안해. 고모도 시집을 너무 일찍 갔다구 요즘 들어서 많이 후회하더
라구."
"콘돔할까?"
쫑아는 고개를 끄덕거렸다.
이미 뜨겁게 달아 올라있던 H는 얼른 지갑에서 동전을 꺼내어 여
관방 벽에 설치되어있는 자판기에 투입해서 콘돔을 뱉어내게 했다.
그는 나온 콘돔을 꺼내들고 포장지를 뜯어냈다. 콘돔에서는 좋은
향기가 나면서 어떤 액체가 묻어 있었다. 그걸 그는 그녀에게 건네
면서,
"쫑아야, 니가 씌워줘."
쫑아는 말없이 잔뜩 성이나서 우뚝 솟아있는 H의 거기에 콘돔을
입혀 주었다. 그는 그녀의 손놀림이 무척이나 간지럽다구 느껴졌다.
곧 두사람은 결합했다.
이제 H는 임신의 불안감을 떨쳐버릴수가 있어서 한결 마음이 가
벼웠고, 무엇보다도 콘돔속이지만 사랑하는 여자의 몸속 깊숙히 시
원하게 정액을 사정할수 있다는 것에 기분이 매우 흡족했다. 그의
아래에서는 쫑아가 콘돔이 벗겨질까봐 자신의 하체로 손을 뻗어서
누르고 있었다. 역시 예측한데로 콘돔을 끼고 하는 행위는 느낌이
별로였다. H는 쫑아의 속살과 자신의 남성이 맞부딪칠 때, 생기던
느낌이 그리웠다.
삼십분쯤후에 두사람은 서로의 몸에서 떨어졌다.
"별로지?"
H는 쫑아에게 물었다.
"응! 별론데."
그녀는 화장지를 뽑아냈다. 그녀는 양다리를 벌리고 묘한 표정을
지으면서 아직도 흘러내리고 있는 자신의 아래를 닦아냈다.
그리고 자기의 분비물로 홍건히 젖어있는 콘돔을 H에게서 벗겨내
주었다.
제 목 : 5월에 학교앞에서..1 <제15회>
제8장. 5월에 학교앞에서
쭈삣거리면서 H는 교문앞에 서있었다.
그러구 보니 빙충맞게 서있는 남자는 자기 혼자뿐이었다. 여자대
학교앞에서, 그것도 이십대중반을 넘어선 자신에게 생각이 미치자
흘끔거리면서 오고가는 여대생들의 시선이 부담스러웠다. 깔깔거리
면서 지나가는 어느 여대생을 보았을 때는 자신이 웃음의 소재일
거라는 생각을 안할수가 없었다.
붉은색깔 장미꽃다발을 한아름 가득히 안고 있었다면 더욱 더 멍청
하게 보였을거라구 자기 멋대로 생각하고 있었다. 하필이면 많고 많
은 꽃들중에 장미꽃다발이어야 한 것은 꽃의 종류를 몇가지밖에 알
지 못하기도 했지만 여자에게 꽃을 선물한다면 장미꽃이 최고라구
은연중에 인식되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H는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시쳇말로 날씨한번 죽여주게 좋았다.
꽃향기를 실고서 솔솔 바람까지 적당하게 불어주고 있었다. 한떼
의 여대생들속에 섞여서 쫑아가 교문을 빠져나오고 있었다. 두사람
은 곧장 학교 근처에 자리잡고 있는 멜로즈에 들어갔다. 환하게 탁
트인 구조로 되어 있어서 보는 이로 하여금 마음까지 가벼워지게
만드는 실내공간이었다.
쇠파이프와 강렬한 원색천으로 이루어진 소파와 탁자. 중앙에는 시
원하게 미니 분수대가 있었고 거리가 내려다 보이는 창가에는 바이
얼린, 악보집이 펼쳐져 있었다. 또한 천정의 여기저기에는 TV가 매
달려 있었고 위성안테나로 잡은 홍콩스타방송이 볼륨은 끊긴채 방영
되고 있었다. 온통 실내를 뒤덮고 있는 것은 최신 팝이었다.
H와 쫑아는 거리가 내려다 보이는 창가쪽에 앉았다. 그녀는 어깨
에 메고있던 작은 가방을 자기옆 소파에 내려놓았다. 그거에 H는
잠시 시선을 던졌다. 그러다가 그는 시선을 그녀쪽으로 옮기고 물
었다.
"시간표를 가지고 있어?"
쫑아는 되물었다.
"그건 왜?"
"너의 일과를 알고 싶어서."
"내가 적어줄게."
쫑아는 말하고나서 가방에서 연습장을 꺼내어 자기의 수업시간표
를 베꼈다. 그걸 그녀는 부욱 찢어서 H에게 주었다. 받아든 그는
처음부터 끝까지 켰어보고는 꼬깃꼬깃 접어서 호주머니에 쑤셔넣
었다.
갑자기 쫑아는 예쁘게 이맛살을 찡그리면서 기운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나 배고파. 점심도 안먹었단 말야."
"먹고 싶은게 있으면 마음대로 시켜."
H는 호기있게 말했다.
얼마후, 두사람은 삼각형으로 먹기좋게 쪼개져서 나온 샌드위치를
먹었다. 그러면서 서로의 얼굴을 마주보며 미소를 그렸다.
"오늘따라 정말로 이뻐 보이는데!"
H는 말했다. 거기에 덧붙여서 그는 말했다.
"내가 거짓말을 못하는 성격이라는건 잘알지."
"형이 아부를 잘한다는건 잘알고 있어."
쫑아는 슬쩍 되받아치는 것이었다.
"아부가 아냐."
"아부가 아니라구 칠게, 형."
그런 쫑아의 말에 H는 화가난듯 가장해서 약간 목소리를 높였다.
"아니면 아니지 아니라구 치는건 또 뭐냐."
"아니라구 칠게라는 말은 취소, 됐어?"
"진작에 그럴 것이지."
"형, 그런데 오늘은 회사에 안가."
"오늘은 창립기념일이라구 말했잖아. 기념식에 참석도 안하고 이
렇게 너를 만나러 온거야."
쫑아는 말이 없었다. 그렇지만 사랑한다구 그녀의 눈빛이 속삭이
고 있다는 것을 H는 느낄수 있었다. 그는 가슴이 따스해졌다. 저
깊은 가슴속에서 울컥하고 솟구쳐 올라오는 강렬한 무엇이 세상에
서 가장 소중한거라는걸 그는 잘알고 있었다.
때론 그 무엇때문에 고민도 하고 힘겨울 때도 있었지만 그런 우울한
시간조차 그녀로 인하여 발생한 것이기에 그는 더 큰 고통이나 아픔
이 올지라도 그것까지도 사랑할 자신감이 있었다.
어느덧, 거리는 해가 기울면서 아름답게 노을이 졌다.
멜로즈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사람들 소리, 팝송, 사람들의 모
습, 그밖의 모든 사물들이 차츰차츰 사라지면서 덩그러니 H와 쫑
아만이 실내에 존재할 따름이었다. 그렇게 두사람은 느꼈다. 밤이
깊어지게 되면 두사람은 헤어져 각자의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가까운 미래가 둘에게는 참혹한 고문으로 여겨졌다.
"너랑 만나기가 싫어. 만나면 헤어져야 하잖아. 헤어질 때 헤어지
기가 싫어서 나를 미치게 만드는 그게 너무나 힘들어."
H는 쫑아를 만날 때마다 습관처럼 말하곤 했는데, 지금도 어김없
이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그녀는 눈을 빛내면서 자신도 그렇다구
털어놓았다.
H는 쫑아쪽으로 얼굴을 바짝 들이밀고 물었다.
"오늘 같이 지낼래?"
"안돼..."
쫑아는 말했다.
"나도 그러구 싶지만 내일은 아침일찍 수업이 있어."
H는 낙심했다. 자신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었다.
잠시 생각하던 그는 다시금 그녀에게 말을 꺼냈다.
"이 근처에서 자다가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학교에 가면 돼잖아."
쫑아는 말없이 고개를 돌려 창밖을 내다 보았다. 그러한 그녀의
모습이 H의 눈에는 회피하는 것으로 보였다. 그는 거절할거라구
짐작했다. 또 그렇게 생각되자 이제는 헤어지는 것을 마음속으로
순순히 받아 들이고 있었다. 그러자 그의 마음은 가벼워졌다.
이윽고 쫑아는 고개를 돌려 H에게 시선을 주었다.
제 목 : 5월에 학교앞에서..2 <제16회>
제8장. 5월에 학교앞에서
"그렇게 해. 하지만 이 근처에 여관이 없을텐데..."
H는 너무나 기뻤다.
"그건 나한테 맡겨."
그는 자신있게 말할수가 있었다.
그는 어깨에 작은 가방을 둘러멘 쫑아와 함께 멜로즈를 나왔다.
두사람은 한블럭을 지나다가 멀리 여관 간판을 발견할수 있었다.
둘은 그쪽으로 걸어가다가 분식점이 눈에 들어오자 거기에 들어가
서 일찍 저녁식사를 했다.
두사람이 밖으로 나왔을 때, 어둠이 거리를 뒤덮고 있었다.
H는 앞서서 걷고 쫑아는 약간 뒤쳐져서 낯선 여관으로 들어갔다.
두사람은 딸기여관이 매우 그리웠다. 지금의 여관보다 딸기여관이
훨씬 시설도 좋고, 깨끗하고, 주인 아주머니와 잘아는 관계 때문에
한 번도 숙박계를 써본적이 없기에.
그러나 무엇보다도 가장 큰 이유를 들자면 둘만의 비밀스런, 황홀
한 첫날밤을 보낸 곳이 딸기여관이기 때문이었다. 그곳에서 쫑아는
그의 여자가 되고, H는 그녀의 남자가 됐다는걸 두사람은 결코 잊
을래야 잊을수가 없었다.
<쫑아와 결혼하게 되면 반드시 첫날밤은 우리가 처음으로 묵었던
딸기여관의 그 방에서 지낼거야.>
그렇게 H는 결심까지 하고 있었다.
이제는 익숙해진 행동으로 둘은 벌거벗고 침대에 드러누워 껴안
고 키스를 즐겼다. 달콤한 행위였다.
갑자기 쫑아는 "쪽." 소리가 나게 입술을 떼었다.
"형, 내일 회사는..."
"여기서 자다가 곧바로 출근할거야."
"그렇군!"
"벌써부터 회사를 땡땡이칠까봐 잔소리냐."
"난 성실한 남자가 좋거든."
"임마, 마누라같은 소리는 아껴두었다가 나중에 결혼하고나서나
실컷해. 그래도 늦지 않으니까."
"알았어, 형."
H가 다리를 벌리고 들어오려구 하자 쫑아는 양다리를 바짝 붙였
다.
"형... 나... 그거야..."
H는 물었다.
"그거라니?"
"그거 있잖아... 여자들이 하는거..."
"...!"
"어제부터 시작했어."
"가는 날이 휴업이라더니..."
급속하게 바람이 빠지는 고무풍선처럼 H의 고조되었던 욕구가 순
식간에 쪼그라 들었다.
그는 내뱉듯 말했다.
"잠이나 자자."
그게 미안했던지 쫑아는 부드럽게 말했다.
"안아줘."
H는 살포시 그녀를 감싸 안았다. 눈을 감은채 자신에게 안겨있는
그녀를 보자 아빠품에 안겨서 고이 자고있는 아기가 떠오르는 것
이었다.
갑자기 그는 아직 어린 나이의 쫑아에게 여태껏 몹쓸 짓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해서 미안한 감정이 밀려왔다.
"쫑아야, 사랑해."
그러나 그녀는 아무 것도 모른채 이미 잠들어 있었다. 그는 마치
아빠가 된듯한 기분에 사로잡혀서 잠을 자고있는 그녀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어 주었다.
이윽고 그는 잠을 자기 위해 눈을 감았다.
* * *
얼핏 인기척에 H는 잠에서 깨어났다.
창밖은 밝아 있었다. 언제 일어났는지 쫑아가 서둘러서 옷을 입고
있었다. H는 허리를 일으켜 앉았다. 그제서야 그녀는 그가 잠에서
깨어난 것을 알아챌수 있었다.
쫑아는 마지막으로 작은 가방을 어깨에 둘러메고는,
"형, 나 먼저 갈게."
"나랑 같이 나가."
"늦었단 말야. 그리구 같이 나가다가 학교 친구들 눈에 뜨이기라
도 하면 난 끝장이야."
"한번만 안아보자."
H는 침대에서 내려와 쫑아를 끌어 안았다. 그리곤 가볍게 키스를
나누었다.
"갈게."
쫑아는 등을 보이면서 서둘러 방을 빠져 나갔다.
일순, 여관방에 홀로 있다는 것에 생각이 미치자 H는 쓸쓸한 느
낌을 지울수 없었다. 얼마간 멍청하니 있던 그는 이윽고 욕실로 들
어가서 세수를 했다. 그는 옷을 줏어 입고는 여관을 나섰다. 학교를
향하는 여대생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H는 회사로 출근하기 위해 전철역으로 걸어가면서 면도를 안했다
는 생각이 퍼뜩 들었지만 상관없었다. 매일같이 하는 면도를 하루
쯤 안한다구 지구가 붕괴되지는 않을테니까.
제7장. 길고 긴 4월에
그러나 쫑아는 물속에서 대형수건을 펼쳐 은밀한 부분과 젖가슴
을 가리고 있었기 때문에 그녀의 길게 뻗은 다리를 보는 것으로
그는 만족해야 했다.
"알거 다 아는 사인데, 뭘 그렇게 가리구 난리냐."
H는 그렇게 말하고는 한손을 물속에 넣어서 대형수건을 젖히려구
하자 쫑아는 양손으로 수건을 꽈악 틀어쥐었다.
"안돼!"
그러자 H는 간절히 말했다.
"딱 한번만 보여주면 안되겠어."
"절대 안돼."
"그럼, 언제 보여 줄거야?"
"절대로 그런 일은 없을거야."
"결혼하고나서도 그럴거야?"
"그때는 괜찮아. 그때까지 참어, 형."
"그렇게 되면 나만 억울하잖아. 내꺼는 다 보면서 니꺼를 안보여
주는건 불공평해."
그러자 쫑아는 초생달모양의 한쪽눈썹을 치켜 올리면서 말했다.
"그래서 내가 미워?"
"아니... 그런 것은 아니지만..."
쫑아는 왼쪽 입가에 한가닥 가늘게 주름을 만들면서 빙글거렸다.
"역시 형은 귀여워!"
"그러구 보니까 뭔가 좀 이상해. 내가 너보구 말을 놓자구 한적이
있어?"
"아아니."
"그런데, 왜 늘 말을 놓는거야?"
"그게 싫어?"
"그런건 아니지만..."
"친한 사람끼리 존대하면 불편하잖아. 더구나 우리는 사랑하는 사
이라서 누구보다도 가장 가까워야할 사인데도 꼭 존대해야 하겠어."
조리있게 또박또박 말하는 그녀의 화장을 지운 메마른 입술이 무
척 매력적이라구 H는 엉뚱한 생각을 하고 있었다.
"들어와서 같이 해."
갑작스러운 쫑아의 놀라운 제안에 H는 주춤했다. 왠지 벌거벗은
여자와 같이 욕조속에서 나뒹군다는게 영 내키지가 않았다.
그러나 그런 거부감은 순간적인 것에 지나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
에 그는 욕조속으로 들어갔다. 그는 벌린 자신의 다리사이로 그녀
를 앉히우고, 그녀의 등뒤로 주저앉아 잔디처럼 털이 돋아있는 그
녀의 겨드랑이사이로 팔을 넣어서 탄력적인 젖가슴을 양손에 모아
잡았다. 손아귀에 들어있는 두 개의 젖가슴은 비누칠을 해서 매끄
러웠다.
쫑아는 편안하게 H의 가슴에 등을 기대었다. 그러는 그녀의 목덜
미와 가녀린 어깨에 그는 키스를 퍼부었다. 여전히 그녀의 젖가슴
을 움켜쥐고서.
그의 그것이 부풀어 올랐다. 저절로 그의 한손은 작게 숲이 우거
진 그녀의 다리사이로 이동했다. 얼마간 그는 물속에서 매만지다가
치솟아있는 자신의 그것을 잡아 그녀의 출입구를 찾아서 밀어넣었
다. 침입해 들어가는 느낌이 짜릿하게 그의 척추를 타고 올라가서
뇌세포들을 흥분시켰다. 재빠르게 흥분은 고조되고 있었다. 쫑아는
엉덩이를 들어올렸다 내렸다하여 H의 남성이 그녀 안으로 들락날
락거리게 했다.
그리고 열번도 안되어 욕조안에 채워져있는 물의 출렁거림으로
인하여 그만 발기된 것이 빠져 버렸다. 잔뜩 흥분된 H는 서둘러
다시 삽입시켰다.
그러나 이번에는 쫑아가 거부했다. 그래도 억지로 삽입하려구 하
자 그녀는 그의 팔뚝과 허벅지를 무자비하게 꼬집었다.
"알았어, 알았어, 그만할게."
H는 더이상 견디지 못하고 포기했다.
이윽고 욕조에서 나온 두사람은 각자 몸에 비누칠을 하고나서 샤
워기로 씻어냈다. H의 등뒤로 다가간 쫑아는 그의 등을 닦아주었
다. 그는 그녀의 부드러운 손놀림을 의식하면서 어떤 묘한 느낌에
사로 잡혔다.
그리고 욕실을 나가서 침대로 들어갈 때까지 쫑아는 최대한 자기
몸을 보여주기 싫었다. 그래서 H가 앞서서 걷게 하고 그의 등뒤에
둘러붙듯이 하여 걸어갔다.
곧바로 침대에 드러누운 두사람은 꼬옥 끌어안고 길게 키스를 나
누었다. 은은하게 휘파람을 불듯이 서로의 입술을 서서히 탐닉했다.
그러자 둘의 가슴속에서는 다시금 욕실에서 일어났던 욕망이 고
개를 쳐들기 시작했다.
얼마후, H가 다리사이로 비집고 들어오려 하자 쫑아는 양다리를
힘껏 붙여서 열어주지 않았다. 그녀는 걱정스런 표정으로 말했다.
"형, 임신하면 어쩔려구 그래. 만약에 또다시 임신하게 되면 그때
는 그냥 낳아 버릴거야."
"까짓거 낳아. 결혼해서 너하구 애기를 책임지면 돼잖아."
"그럴순 없어. 최소한 오년은 더 놀다가 결혼해야 나중에 후회를
안해. 고모도 시집을 너무 일찍 갔다구 요즘 들어서 많이 후회하더
라구."
"콘돔할까?"
쫑아는 고개를 끄덕거렸다.
이미 뜨겁게 달아 올라있던 H는 얼른 지갑에서 동전을 꺼내어 여
관방 벽에 설치되어있는 자판기에 투입해서 콘돔을 뱉어내게 했다.
그는 나온 콘돔을 꺼내들고 포장지를 뜯어냈다. 콘돔에서는 좋은
향기가 나면서 어떤 액체가 묻어 있었다. 그걸 그는 그녀에게 건네
면서,
"쫑아야, 니가 씌워줘."
쫑아는 말없이 잔뜩 성이나서 우뚝 솟아있는 H의 거기에 콘돔을
입혀 주었다. 그는 그녀의 손놀림이 무척이나 간지럽다구 느껴졌다.
곧 두사람은 결합했다.
이제 H는 임신의 불안감을 떨쳐버릴수가 있어서 한결 마음이 가
벼웠고, 무엇보다도 콘돔속이지만 사랑하는 여자의 몸속 깊숙히 시
원하게 정액을 사정할수 있다는 것에 기분이 매우 흡족했다. 그의
아래에서는 쫑아가 콘돔이 벗겨질까봐 자신의 하체로 손을 뻗어서
누르고 있었다. 역시 예측한데로 콘돔을 끼고 하는 행위는 느낌이
별로였다. H는 쫑아의 속살과 자신의 남성이 맞부딪칠 때, 생기던
느낌이 그리웠다.
삼십분쯤후에 두사람은 서로의 몸에서 떨어졌다.
"별로지?"
H는 쫑아에게 물었다.
"응! 별론데."
그녀는 화장지를 뽑아냈다. 그녀는 양다리를 벌리고 묘한 표정을
지으면서 아직도 흘러내리고 있는 자신의 아래를 닦아냈다.
그리고 자기의 분비물로 홍건히 젖어있는 콘돔을 H에게서 벗겨내
주었다.
제 목 : 5월에 학교앞에서..1 <제15회>
제8장. 5월에 학교앞에서
쭈삣거리면서 H는 교문앞에 서있었다.
그러구 보니 빙충맞게 서있는 남자는 자기 혼자뿐이었다. 여자대
학교앞에서, 그것도 이십대중반을 넘어선 자신에게 생각이 미치자
흘끔거리면서 오고가는 여대생들의 시선이 부담스러웠다. 깔깔거리
면서 지나가는 어느 여대생을 보았을 때는 자신이 웃음의 소재일
거라는 생각을 안할수가 없었다.
붉은색깔 장미꽃다발을 한아름 가득히 안고 있었다면 더욱 더 멍청
하게 보였을거라구 자기 멋대로 생각하고 있었다. 하필이면 많고 많
은 꽃들중에 장미꽃다발이어야 한 것은 꽃의 종류를 몇가지밖에 알
지 못하기도 했지만 여자에게 꽃을 선물한다면 장미꽃이 최고라구
은연중에 인식되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H는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시쳇말로 날씨한번 죽여주게 좋았다.
꽃향기를 실고서 솔솔 바람까지 적당하게 불어주고 있었다. 한떼
의 여대생들속에 섞여서 쫑아가 교문을 빠져나오고 있었다. 두사람
은 곧장 학교 근처에 자리잡고 있는 멜로즈에 들어갔다. 환하게 탁
트인 구조로 되어 있어서 보는 이로 하여금 마음까지 가벼워지게
만드는 실내공간이었다.
쇠파이프와 강렬한 원색천으로 이루어진 소파와 탁자. 중앙에는 시
원하게 미니 분수대가 있었고 거리가 내려다 보이는 창가에는 바이
얼린, 악보집이 펼쳐져 있었다. 또한 천정의 여기저기에는 TV가 매
달려 있었고 위성안테나로 잡은 홍콩스타방송이 볼륨은 끊긴채 방영
되고 있었다. 온통 실내를 뒤덮고 있는 것은 최신 팝이었다.
H와 쫑아는 거리가 내려다 보이는 창가쪽에 앉았다. 그녀는 어깨
에 메고있던 작은 가방을 자기옆 소파에 내려놓았다. 그거에 H는
잠시 시선을 던졌다. 그러다가 그는 시선을 그녀쪽으로 옮기고 물
었다.
"시간표를 가지고 있어?"
쫑아는 되물었다.
"그건 왜?"
"너의 일과를 알고 싶어서."
"내가 적어줄게."
쫑아는 말하고나서 가방에서 연습장을 꺼내어 자기의 수업시간표
를 베꼈다. 그걸 그녀는 부욱 찢어서 H에게 주었다. 받아든 그는
처음부터 끝까지 켰어보고는 꼬깃꼬깃 접어서 호주머니에 쑤셔넣
었다.
갑자기 쫑아는 예쁘게 이맛살을 찡그리면서 기운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나 배고파. 점심도 안먹었단 말야."
"먹고 싶은게 있으면 마음대로 시켜."
H는 호기있게 말했다.
얼마후, 두사람은 삼각형으로 먹기좋게 쪼개져서 나온 샌드위치를
먹었다. 그러면서 서로의 얼굴을 마주보며 미소를 그렸다.
"오늘따라 정말로 이뻐 보이는데!"
H는 말했다. 거기에 덧붙여서 그는 말했다.
"내가 거짓말을 못하는 성격이라는건 잘알지."
"형이 아부를 잘한다는건 잘알고 있어."
쫑아는 슬쩍 되받아치는 것이었다.
"아부가 아냐."
"아부가 아니라구 칠게, 형."
그런 쫑아의 말에 H는 화가난듯 가장해서 약간 목소리를 높였다.
"아니면 아니지 아니라구 치는건 또 뭐냐."
"아니라구 칠게라는 말은 취소, 됐어?"
"진작에 그럴 것이지."
"형, 그런데 오늘은 회사에 안가."
"오늘은 창립기념일이라구 말했잖아. 기념식에 참석도 안하고 이
렇게 너를 만나러 온거야."
쫑아는 말이 없었다. 그렇지만 사랑한다구 그녀의 눈빛이 속삭이
고 있다는 것을 H는 느낄수 있었다. 그는 가슴이 따스해졌다. 저
깊은 가슴속에서 울컥하고 솟구쳐 올라오는 강렬한 무엇이 세상에
서 가장 소중한거라는걸 그는 잘알고 있었다.
때론 그 무엇때문에 고민도 하고 힘겨울 때도 있었지만 그런 우울한
시간조차 그녀로 인하여 발생한 것이기에 그는 더 큰 고통이나 아픔
이 올지라도 그것까지도 사랑할 자신감이 있었다.
어느덧, 거리는 해가 기울면서 아름답게 노을이 졌다.
멜로즈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사람들 소리, 팝송, 사람들의 모
습, 그밖의 모든 사물들이 차츰차츰 사라지면서 덩그러니 H와 쫑
아만이 실내에 존재할 따름이었다. 그렇게 두사람은 느꼈다. 밤이
깊어지게 되면 두사람은 헤어져 각자의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가까운 미래가 둘에게는 참혹한 고문으로 여겨졌다.
"너랑 만나기가 싫어. 만나면 헤어져야 하잖아. 헤어질 때 헤어지
기가 싫어서 나를 미치게 만드는 그게 너무나 힘들어."
H는 쫑아를 만날 때마다 습관처럼 말하곤 했는데, 지금도 어김없
이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그녀는 눈을 빛내면서 자신도 그렇다구
털어놓았다.
H는 쫑아쪽으로 얼굴을 바짝 들이밀고 물었다.
"오늘 같이 지낼래?"
"안돼..."
쫑아는 말했다.
"나도 그러구 싶지만 내일은 아침일찍 수업이 있어."
H는 낙심했다. 자신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었다.
잠시 생각하던 그는 다시금 그녀에게 말을 꺼냈다.
"이 근처에서 자다가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학교에 가면 돼잖아."
쫑아는 말없이 고개를 돌려 창밖을 내다 보았다. 그러한 그녀의
모습이 H의 눈에는 회피하는 것으로 보였다. 그는 거절할거라구
짐작했다. 또 그렇게 생각되자 이제는 헤어지는 것을 마음속으로
순순히 받아 들이고 있었다. 그러자 그의 마음은 가벼워졌다.
이윽고 쫑아는 고개를 돌려 H에게 시선을 주었다.
제 목 : 5월에 학교앞에서..2 <제16회>
제8장. 5월에 학교앞에서
"그렇게 해. 하지만 이 근처에 여관이 없을텐데..."
H는 너무나 기뻤다.
"그건 나한테 맡겨."
그는 자신있게 말할수가 있었다.
그는 어깨에 작은 가방을 둘러멘 쫑아와 함께 멜로즈를 나왔다.
두사람은 한블럭을 지나다가 멀리 여관 간판을 발견할수 있었다.
둘은 그쪽으로 걸어가다가 분식점이 눈에 들어오자 거기에 들어가
서 일찍 저녁식사를 했다.
두사람이 밖으로 나왔을 때, 어둠이 거리를 뒤덮고 있었다.
H는 앞서서 걷고 쫑아는 약간 뒤쳐져서 낯선 여관으로 들어갔다.
두사람은 딸기여관이 매우 그리웠다. 지금의 여관보다 딸기여관이
훨씬 시설도 좋고, 깨끗하고, 주인 아주머니와 잘아는 관계 때문에
한 번도 숙박계를 써본적이 없기에.
그러나 무엇보다도 가장 큰 이유를 들자면 둘만의 비밀스런, 황홀
한 첫날밤을 보낸 곳이 딸기여관이기 때문이었다. 그곳에서 쫑아는
그의 여자가 되고, H는 그녀의 남자가 됐다는걸 두사람은 결코 잊
을래야 잊을수가 없었다.
<쫑아와 결혼하게 되면 반드시 첫날밤은 우리가 처음으로 묵었던
딸기여관의 그 방에서 지낼거야.>
그렇게 H는 결심까지 하고 있었다.
이제는 익숙해진 행동으로 둘은 벌거벗고 침대에 드러누워 껴안
고 키스를 즐겼다. 달콤한 행위였다.
갑자기 쫑아는 "쪽." 소리가 나게 입술을 떼었다.
"형, 내일 회사는..."
"여기서 자다가 곧바로 출근할거야."
"그렇군!"
"벌써부터 회사를 땡땡이칠까봐 잔소리냐."
"난 성실한 남자가 좋거든."
"임마, 마누라같은 소리는 아껴두었다가 나중에 결혼하고나서나
실컷해. 그래도 늦지 않으니까."
"알았어, 형."
H가 다리를 벌리고 들어오려구 하자 쫑아는 양다리를 바짝 붙였
다.
"형... 나... 그거야..."
H는 물었다.
"그거라니?"
"그거 있잖아... 여자들이 하는거..."
"...!"
"어제부터 시작했어."
"가는 날이 휴업이라더니..."
급속하게 바람이 빠지는 고무풍선처럼 H의 고조되었던 욕구가 순
식간에 쪼그라 들었다.
그는 내뱉듯 말했다.
"잠이나 자자."
그게 미안했던지 쫑아는 부드럽게 말했다.
"안아줘."
H는 살포시 그녀를 감싸 안았다. 눈을 감은채 자신에게 안겨있는
그녀를 보자 아빠품에 안겨서 고이 자고있는 아기가 떠오르는 것
이었다.
갑자기 그는 아직 어린 나이의 쫑아에게 여태껏 몹쓸 짓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해서 미안한 감정이 밀려왔다.
"쫑아야, 사랑해."
그러나 그녀는 아무 것도 모른채 이미 잠들어 있었다. 그는 마치
아빠가 된듯한 기분에 사로잡혀서 잠을 자고있는 그녀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어 주었다.
이윽고 그는 잠을 자기 위해 눈을 감았다.
* * *
얼핏 인기척에 H는 잠에서 깨어났다.
창밖은 밝아 있었다. 언제 일어났는지 쫑아가 서둘러서 옷을 입고
있었다. H는 허리를 일으켜 앉았다. 그제서야 그녀는 그가 잠에서
깨어난 것을 알아챌수 있었다.
쫑아는 마지막으로 작은 가방을 어깨에 둘러메고는,
"형, 나 먼저 갈게."
"나랑 같이 나가."
"늦었단 말야. 그리구 같이 나가다가 학교 친구들 눈에 뜨이기라
도 하면 난 끝장이야."
"한번만 안아보자."
H는 침대에서 내려와 쫑아를 끌어 안았다. 그리곤 가볍게 키스를
나누었다.
"갈게."
쫑아는 등을 보이면서 서둘러 방을 빠져 나갔다.
일순, 여관방에 홀로 있다는 것에 생각이 미치자 H는 쓸쓸한 느
낌을 지울수 없었다. 얼마간 멍청하니 있던 그는 이윽고 욕실로 들
어가서 세수를 했다. 그는 옷을 줏어 입고는 여관을 나섰다. 학교를
향하는 여대생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H는 회사로 출근하기 위해 전철역으로 걸어가면서 면도를 안했다
는 생각이 퍼뜩 들었지만 상관없었다. 매일같이 하는 면도를 하루
쯤 안한다구 지구가 붕괴되지는 않을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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