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야망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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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아침, 마사키는 세면 도구를 들고 우물가로 갔다.
세수를 하고 있으려니 빨간 옷을 입은 여자가 양동이를 들고 나타났다.
길 저 편에 사는 온리였다.
여자가 먼저 인사를 하였다.
온리는 여러 미군을 상대로 매춘을 하다가 한 미군 병사와 마음이 맞게 되
어 그만을 상대로 함께 지내는 여자이다.
금요일 밤에 미군 병사가 찾 와 월요일 아침에 돌아 간다.
(일요일이니 지금은 남자가 있겠구나.>
온리는 일종의 주부라고도 할 수 있다.
이웃으로서 마사키는 자연스럽게 인사를 나누었다.
펌프가 고장났다고 물을 받아 가도 되냐고 물어 왔다.
마사키는 양동이에 물을 받아 준 뒤 손재주가 좋은 마쯔노를 불렀다.
수리해주려고 마쯔노를 데리고 그녀를 따라 나섰다.
빨간 지붕의 작은 집으로 들어갔다.
먼저 서로 정식 인사를 나누었다.
온리의 이름은 다미코였고 미군 병사는 죠지 중위였다.
조지는 꽤 유창한 일본어를 구사했고 상당히 지적인 외모였다.
두 사람은 결혼할 계획이며 얼마 뒤에 남편이 제대를 하면 함께 미국으로
갈 예정이었다.
펌프의 고장은 사소한 것이어서 마쯔노는 어렵지 않게 고칠 수 있었다.
그 뒤 홍차를 대접받으며 대화를 나누었다.
다미코는 B29의 공습으로 부모를 잃고전쟁 고아였다.
보살펴 줄 마땅한 친척이 없어서 통조림 공장에 다니면서 기숙사 생활을
하였다.
전후 1년이 지난 여름, 자고 있던 다미코를 괴한이 습격했다.
다미코는 죽을 힘을 다해 저항했고 그런 와중에서 남자의 복면이 벗겨졌
다.
공장 주임이었다.
다행히 그날 위기는 넘겼지만 남자는 계속 일을 하고 싶으면 몸을 허락하
라고 끈질기게 괴롭혔다.
결국 다미코는 공장을 그만 두고 친구와 함께 사카마다 기지 근처의 백인
병사 전문 술집에서 일을 시작하였다.
주인은 3일째 되는 날 매춘을 강요했다.
친구는 이미 여러 남자를 경험하였으므로 순순히 주인의 요청에 응했다.
하지만 미군을 상대한 적은 물론이고 일본 남자와도 자 본 적이 없는 다미
코는 거부했다.
그러나 채 한 달이 지나지 않아 퇴근 길에서 흑인 병사 두 명에게 몸을 빼
았겼고 그로부터 친구와 같은 길을 걷어 가게 되었다.
죠지를 알게 되었을 때 다미코는 이미 완전한 창녀였다.
그때까지 그녀는 남자를 받아들이면서 어느 정도의 쾌감만을 느낄 뿐 한
번도 절정감을 맛보지 못하였다.
일본 남자는 여자를 산 경우 여자를 성의 도구로만 보지만 미국인은 하룻
밤의 사랑일지라도 소중하게 대해 준다.
그 중에서도 죠지는 더욱 그녀에게 친절하고 자상하게 대해 주었다.
그날 처음으로 다미코는 즐거운 비명을 질렀고 그 사실을 고백하여 죠지를
감동시켰다.
그래서 아침이 되어도 두 사람은 헤어지지 않았고 다미코는 가게를 그만
두었다.
1년 전의 일이었다.
다미코는 환경에 의해 창녀가 되었던 것뿐이며 미군 변사의 온리가 된 것
도 일본 남자보다 죠지가 더 가까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이미 창녀가 아니라 죠지의 아내였다.
마사키와 미쯔노는 환대를 받고 돌아오면서 설탕 한 자루까지 선물받았다.
다음 날 오전 수업을 받고 점심 시간에 고리의 회사로 전화를 걸었다.
고리는 내일 화사를 쉴 수 있다고 말했다.
약속 장소와 시간을 정하고 전화를 끊었다.
오후에 수업 하나를 더 듣고 역에서 가메다를 만나 함께 집으로 돌아 오고
있었다.
집 근처에서 장바구니를 들고 있는 다미코와 마주쳤다.
인사를 나누었다.
헤어지려는데 다미코는,
<저녁에 놀러오지 않겠어요?>
뜻밖의 말을 했다.
<남편도 안 계신데.>
<친구가 올 거예요. 그녀의 이야기를 들으면 재미있어 할 것 같아서. 나와
는 다른 경험을 한 사람이죠.>
<그럼 짬깐 들를죠.>
가메다가 그의 허리를 꾹 찔렀다.
따라 가고 싶어하는 눈치였다.
미제 술이나 과자를 가난한 학생들이 맛볼 기회는 드물었다.
(어차피 저쪽도 친구가 온다고 햇으니까.)
게다가 가메다와 다미코는 서로 안면이 있었다.
<이 사람을 데려가도 될까요?>
<그러세요.>
저녁을 먹고 마사키는 가메다를 데리고 다미코의 집으로 갔다.
내일 고리와 하나가 될 예정이므로 학교에서 미찌에가 자기 아파트로 가자
는 걸 거절하고 왔다.
더구나 다미코는 남의 아내였다.
야심은 전혀 의식하지조차 않았다.
다미코는 위스키와 술안주를 준비해 놓고 기다리고 있었다.
다미코는 친구를 두 사람에게 소개했다.
친구의 이름은 나미에로 통조림 공장에서 함께 일하던 동료로 비슷한 시기
에 그만두었다고 했다.
연락이 끊겼다가 얼마 전에 우연히 백화점에서 만난 뒤로 다시 교류를 갖
기 시작한 것이었다.
다미코는 귀한 전기 냉장고에서 얼음을 내와 하이볼을 만들었다.
우선 화제는 다미코와 죠지의 생활에서부터 시작되었다.
다미코가 전에 한 번 유산을 한 적이 있다는 말을 꺼내자 자연스럽게 이야
기는 다미코와 죠지의 성생활로 옮겨졌다.
가메다가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실례지만 한 가지 물어도 될까요?>
<네.>
<그는 어느 정도죠?>
<뭐가요?>
<그거요. 우린 말만 들었지 실제로 본 적은 없으니까. 그렇죠? 마사키 선
배.>
<응.>
<그는 보통이예요.>
<미국 남자들 중에서 그렇다는 말이죠?>
<네.>
<그런데 부인인 정말 일본 남자와는 한 번도 경험이 없나요?>
<네.>
<흥미가 전혀 없나요?>
<그렇지는 않아요. 솔직히 말하면 미국으로 가기 전에 한 번쯤 경험해 보
고 싶은 마음도 있어요. 하지만 상대도 없고 죠지에게 미안해요. 아마 평생
일본 남자는 모르게 되겠죠.>
나미에가 끼어들었다.
<그 보통이란 게 어느 정도야?>
테이블 위에 하이볼을 만든 탄산수병이 있었다.
다미코는 그 중간을 잡고,
<이 정도. 크기도, 긁기도.>
그렇게 말했다.
나미에는 비명에 가까운 소리를 질렀다.
<정말 그런 걸 받아들일 수 있단 말이야?>
<여자의 몸은 상대에게 맞출 수 있게끔 만들어져 있잖아.>
가메다는 열등감에 대항 의식을 드러냈다.
<하지만 미국 남자는 단단하지 않고 흐무흐물 하다던데, 그는 어때요?>
친하지 않는 보통 여자에게 이런 노골적인 질문을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가메다에게는 역시 다미코가 전에 매춘을 했었다는 의식이 강하게 자리 잡
고 있었다.
<글쎄요, 그 점은 난 비교할 자격이 없어요. 일본 남자를 모르니까.>
마사키는 가메다를 잘못 데려왔나 싶어 곤혹스러웠다.
화제를 다른 방향으로 돌리기로 했다.
<나미에 씨.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었다고 들었는데 그 이야기를 말씀해
주시겠어요?>
나미에는 친근한 눈길로 가메달르 응시하고 있었다.
(이 사람은 가메다의 미국인에 대한 대항심을 좋아하고 있구나. 다미코의
현 상황을 선망하면서 시기하고 있을 것이다.)
나미에의 눈을 보며 마사키는 그렇게 생각했다.
나미에는 마사키에게 눈을 돌리며 미소를 지은 뒤 끄덕였다.
<좋아요. 하지만 이 사람이 꺼낸 문제부터 해결해야죠.>
<비교할 방법이 없어.>
다미코는 고개를 흔들었다.
<그럼 당신들 중 한 쪽의 그것을 다미코에게 검사받아 봐요. 그러면 비교
가 되죠.>
<그럴 수는 없어.>
다미코가 이내 부정했다.
<다미코는 매력적이니까 보여 줘도 기분이 나쁠 리 없을 걸?>
나미에는 그렇게 말하고 가메다에게,
<어때요?>
라고 물었다.
<좋습니다. 만일 부인이 그러시겠다면.>
마사키는 가메다의 어깨를 두드렸다.
<너, 비싼 위스키를 마시니까 술기운이 빨리 도나 보구나.>
<아직 취하지 않았어.>
나미에가 재차 요구하자 다미코는 고개를 저었다.
<가메다 씨완 오늘 처음 얘기는 나누는 거고, 마사키 씨라면 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좋아. 마사키 선배가 일본 남아를 대표해서 테스트를 받아요.>
<바보같이. 부인은 예의로 그렇게 말한 거야. 본심이 아니라구.>
<그건 아니예요.>
다미코의 목소리에 탄력이 붙었다.
그를 보는 눈에 색기가 배어 나왔다.
<난 그 동안 마사키 씨를 보고 가슴이 설레였어요.>
그러자 가메다는 기성을 지르며 마사키의 팔을 흔들었다.
<영관이잖아요? 그런 말을 들은 이상 실행에 옮기지 않으면 실례예요.>
나미에가 말했다.
<다미코는 미국에 가시 전에 일본 남자의 따뜻한 살결을 느끼고 싶은 거
예요. 당신이 오기 전에 그것을 위해 협력해 달라고 그랬어요.>
다미코는 얼굴을 붉혔다.
<그런 말을 내가 언제? 협력해 달라고 부탁하진 않았어요. 그냥 그런 생각
이 있다고만 해지. 아! 얼굴이 뜨거워지네요. 식히고 오겠어요.>
다미코는 재빨리 붉어진 두 뺨을 손으로 덮고 부엌으로 달려 갔다.
가메다가 마사키를 찔렀다.
<쫓아 가요. 분명히 기다리고 있을 거야.>
나미에도 거들었다.
<그녀는 당신에게 로맨틱한 애정을 갖고 있어요. 그 증거로 저 사람은 당
신을 찍은 사진도 가지고 있어요. 그러니 오늘밤에 잘 해줘요.>
가메다는 계속 마사키를 종용했다.
<네가 가길 기다리고 있어. 어서 가 봐. 날 위해서라도.>
나미에와 단둘이 있고 싶다는 뜻이었다.
나미에도,
<그래요 가 봐요. 분명히 당신에게 할 말이 있을 거예요.>
가메다에게 동조하였다.
작은 집이라 부엌은 바로 옆에 있었다.
거기까지 충분히 들릴 것이다.
그러나 다미코는 돌아오지 않았다.
두 사람의 말대로 그를 기다리고 있는 것인지 모른다.
<그럼 가 보죠. 위스키 때문에 속이 안 좋은 것인 지도 모르니까.>
마사키는 일어났다.
<금방 돌아오지 않아도 돼요. 그렇죠 가메다 씨?>
<그래요. 한참 있는 편이 좋아요. 이 쪽은 이 쪽 대로 할 말이 있으니까.>
마사키는 부엌으로 갔다.
다미코는 의자에 앉아 있었다.
<기분이 안 좋으세요?>
옆에 앉아 어깨에 손을 얹었다.
다미코는 그 손 위에 자신의 손을 올려 놓았다.
<좀 숨 쉬기가 불편했어요.>
<술이 약하시군요.>
<그렇지는 않아요.>
다미코는 일어서며,
<오늘 목욕했어요?>
<아뇨.>
<목욕물을 데워 놨어요. 술을 마시기 전에 씻을 지도 몰라서.>
<그럼 그럴까요?>
<그러세요.>
<물이 딱 알맞을 거예요.>
다미코의 볼은 아직도 붉었다.
젖은 눈으로 응시하면서 얼굴을 가까이 가져왔다.
<나미에의 말이 사실이예요.>
<네?>
<키스해 줘요?>
얼굴이 더욱 가까워 졌다.
마사키는 두 팔로 그녀의 어깨를 안았다.
다미코 쪽에서 입술을 부딪쳤다.
혀가 이내 마사키의 입 안으로 들어 왔다.
다미코도 그의 등으로 팔을 둘렀다.
잠시 뒤 입술이 떨어졌다.
<고마워요.>
다미코는 고개를 숙여서 감사 표시를 했다.
(키스하고 인사를 받긴 처음이군.)
방에서 가메다가 학생 운동에 대해 열변을 토하는 소리가 들려 왔다.
마치 자신이 핵심적인 리더인 양 말하고 있었다.
가메다다운 허풍이었다.
다미코는 바닥에 무릎을 꿇고 마사키의 바지에 손을 댔다.
<내가 벗겨 주고 싶어요.>
벨트와 버튼을 풀었다.
아주 자연스럽고 능숙한 솜씨였다.
마사키는 와이 셔츠를 벗었고 다미코는 바지를 내렸다.
한쪽 유리문을 열자 곧 욕실이었다.
둥근 나무 욕조에 더운 물이 담겨져 있었다.
마사키는 문을 닫고 러닝과 팬티를 벗었다.
그리고 욕조에 몸을 담구었다.
탕에서 나와 몸을 씻기 시작하자 마자 유리문이 열렸다.
가메다였다.
<물이 아주 좋아. 너도 들어 올래?>
<난, 나중에 나미에와 함께 목욕하기로 했죠.>
<그거 잘 됐구나.>
예감 대로 가메다와 나미에는 마음이 맞은 모양이었다.
<부인이 선배 등을 밀어주겠다는데 어때요? 나한테 물어보고 오래요.>
<곤란한데.>
<부인이 먼저 그랬어요. OK했다고 그러겠어요.>
<그러지 마.>
가메다는 문을 닫고 나갔다.
곧 유리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유리 너머로 다미코라는 걸 알 수 있었다.
가메다가 자기 마음 대로 말 해 버렸을 것이다.
대답을 하자 브래지어에 핫 팬티 차림의 다미코가 들어 왔다.
<등 만이라고 씻어 드릴게요. 이번이 아니면 일본 남자의 등을 씻어줄 기
회가 없을 테니까요.>
<그럼 부탁해요.>
다미코는 그의 등 뒤로 갔다.
타월에 비누를 칠해 씻기 시작했다.
마사키는 두 손을 무릎 위에 올려 놓았다.
앞은 완전히 노출된 상태라 다미코가 고개만 내밀면 어깨 너머로 볼 수 있
을 것이다.
(볼 지도 모르겠군. 비교될 건 뻔하다. 실망하겠지.)
그러나 마음과는 달리 웬일인지 그것이 서서히 깨어나기 시작했다.
다미코의 그의 어깨에 더운 물을 끼얹었다.
<다 됐어요.>
<고마워요.>
그러자 다미코는 그의 어깨를 안으며 자신의 가슴을 눌러 왔다.
어깨 너머로 얼굴을 내밀어 뺨과 뺨이 밀착되었다.
잠시 뒤 다미코는 얼굴을 떼고 일어나 먼저 욕실을 나갔다.
마사키는 그러는 동안 다미코가 자신의 그것에 손을 뻗을까 말까 망설이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마사키가 앞을 마저 씻고 방으로 돌아가자 다미코는 원피스를 다시 차려
입고 앉아 있었다.
곧이어 가메다와 나미에가 함께 욕실로 향했다.
다미코가 다가 앉았다.
<나미에는 공장에서 일할 때부터 남자를 좋아했어요. 핸드백 속에 언제나
예방품이 있었죠.>
<놀랍군요.>
<남자들 중에는 여자 생각은 안 하고 예방을 준비하지 않은 사람이 있다
죠?>
<응.>
<그래서 본인이 갖고 다니는 거예요.>
<그럼 오늘도 갖고 있겠군요?>
<그럴 거예요.>
<나미에 씨는 지금 뭘 하는데요?>
<나이 많은 남자의 세컨드예요.>
다미코는 왼손을 그의 무릎에 올려 놓고 오른손으로 그의 어깨를 안았다.
이어서 입맞춤이 시작되었다.
다음 날 아침, 마사키는 세면 도구를 들고 우물가로 갔다.
세수를 하고 있으려니 빨간 옷을 입은 여자가 양동이를 들고 나타났다.
길 저 편에 사는 온리였다.
여자가 먼저 인사를 하였다.
온리는 여러 미군을 상대로 매춘을 하다가 한 미군 병사와 마음이 맞게 되
어 그만을 상대로 함께 지내는 여자이다.
금요일 밤에 미군 병사가 찾 와 월요일 아침에 돌아 간다.
(일요일이니 지금은 남자가 있겠구나.>
온리는 일종의 주부라고도 할 수 있다.
이웃으로서 마사키는 자연스럽게 인사를 나누었다.
펌프가 고장났다고 물을 받아 가도 되냐고 물어 왔다.
마사키는 양동이에 물을 받아 준 뒤 손재주가 좋은 마쯔노를 불렀다.
수리해주려고 마쯔노를 데리고 그녀를 따라 나섰다.
빨간 지붕의 작은 집으로 들어갔다.
먼저 서로 정식 인사를 나누었다.
온리의 이름은 다미코였고 미군 병사는 죠지 중위였다.
조지는 꽤 유창한 일본어를 구사했고 상당히 지적인 외모였다.
두 사람은 결혼할 계획이며 얼마 뒤에 남편이 제대를 하면 함께 미국으로
갈 예정이었다.
펌프의 고장은 사소한 것이어서 마쯔노는 어렵지 않게 고칠 수 있었다.
그 뒤 홍차를 대접받으며 대화를 나누었다.
다미코는 B29의 공습으로 부모를 잃고전쟁 고아였다.
보살펴 줄 마땅한 친척이 없어서 통조림 공장에 다니면서 기숙사 생활을
하였다.
전후 1년이 지난 여름, 자고 있던 다미코를 괴한이 습격했다.
다미코는 죽을 힘을 다해 저항했고 그런 와중에서 남자의 복면이 벗겨졌
다.
공장 주임이었다.
다행히 그날 위기는 넘겼지만 남자는 계속 일을 하고 싶으면 몸을 허락하
라고 끈질기게 괴롭혔다.
결국 다미코는 공장을 그만 두고 친구와 함께 사카마다 기지 근처의 백인
병사 전문 술집에서 일을 시작하였다.
주인은 3일째 되는 날 매춘을 강요했다.
친구는 이미 여러 남자를 경험하였으므로 순순히 주인의 요청에 응했다.
하지만 미군을 상대한 적은 물론이고 일본 남자와도 자 본 적이 없는 다미
코는 거부했다.
그러나 채 한 달이 지나지 않아 퇴근 길에서 흑인 병사 두 명에게 몸을 빼
았겼고 그로부터 친구와 같은 길을 걷어 가게 되었다.
죠지를 알게 되었을 때 다미코는 이미 완전한 창녀였다.
그때까지 그녀는 남자를 받아들이면서 어느 정도의 쾌감만을 느낄 뿐 한
번도 절정감을 맛보지 못하였다.
일본 남자는 여자를 산 경우 여자를 성의 도구로만 보지만 미국인은 하룻
밤의 사랑일지라도 소중하게 대해 준다.
그 중에서도 죠지는 더욱 그녀에게 친절하고 자상하게 대해 주었다.
그날 처음으로 다미코는 즐거운 비명을 질렀고 그 사실을 고백하여 죠지를
감동시켰다.
그래서 아침이 되어도 두 사람은 헤어지지 않았고 다미코는 가게를 그만
두었다.
1년 전의 일이었다.
다미코는 환경에 의해 창녀가 되었던 것뿐이며 미군 변사의 온리가 된 것
도 일본 남자보다 죠지가 더 가까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이미 창녀가 아니라 죠지의 아내였다.
마사키와 미쯔노는 환대를 받고 돌아오면서 설탕 한 자루까지 선물받았다.
다음 날 오전 수업을 받고 점심 시간에 고리의 회사로 전화를 걸었다.
고리는 내일 화사를 쉴 수 있다고 말했다.
약속 장소와 시간을 정하고 전화를 끊었다.
오후에 수업 하나를 더 듣고 역에서 가메다를 만나 함께 집으로 돌아 오고
있었다.
집 근처에서 장바구니를 들고 있는 다미코와 마주쳤다.
인사를 나누었다.
헤어지려는데 다미코는,
<저녁에 놀러오지 않겠어요?>
뜻밖의 말을 했다.
<남편도 안 계신데.>
<친구가 올 거예요. 그녀의 이야기를 들으면 재미있어 할 것 같아서. 나와
는 다른 경험을 한 사람이죠.>
<그럼 짬깐 들를죠.>
가메다가 그의 허리를 꾹 찔렀다.
따라 가고 싶어하는 눈치였다.
미제 술이나 과자를 가난한 학생들이 맛볼 기회는 드물었다.
(어차피 저쪽도 친구가 온다고 햇으니까.)
게다가 가메다와 다미코는 서로 안면이 있었다.
<이 사람을 데려가도 될까요?>
<그러세요.>
저녁을 먹고 마사키는 가메다를 데리고 다미코의 집으로 갔다.
내일 고리와 하나가 될 예정이므로 학교에서 미찌에가 자기 아파트로 가자
는 걸 거절하고 왔다.
더구나 다미코는 남의 아내였다.
야심은 전혀 의식하지조차 않았다.
다미코는 위스키와 술안주를 준비해 놓고 기다리고 있었다.
다미코는 친구를 두 사람에게 소개했다.
친구의 이름은 나미에로 통조림 공장에서 함께 일하던 동료로 비슷한 시기
에 그만두었다고 했다.
연락이 끊겼다가 얼마 전에 우연히 백화점에서 만난 뒤로 다시 교류를 갖
기 시작한 것이었다.
다미코는 귀한 전기 냉장고에서 얼음을 내와 하이볼을 만들었다.
우선 화제는 다미코와 죠지의 생활에서부터 시작되었다.
다미코가 전에 한 번 유산을 한 적이 있다는 말을 꺼내자 자연스럽게 이야
기는 다미코와 죠지의 성생활로 옮겨졌다.
가메다가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실례지만 한 가지 물어도 될까요?>
<네.>
<그는 어느 정도죠?>
<뭐가요?>
<그거요. 우린 말만 들었지 실제로 본 적은 없으니까. 그렇죠? 마사키 선
배.>
<응.>
<그는 보통이예요.>
<미국 남자들 중에서 그렇다는 말이죠?>
<네.>
<그런데 부인인 정말 일본 남자와는 한 번도 경험이 없나요?>
<네.>
<흥미가 전혀 없나요?>
<그렇지는 않아요. 솔직히 말하면 미국으로 가기 전에 한 번쯤 경험해 보
고 싶은 마음도 있어요. 하지만 상대도 없고 죠지에게 미안해요. 아마 평생
일본 남자는 모르게 되겠죠.>
나미에가 끼어들었다.
<그 보통이란 게 어느 정도야?>
테이블 위에 하이볼을 만든 탄산수병이 있었다.
다미코는 그 중간을 잡고,
<이 정도. 크기도, 긁기도.>
그렇게 말했다.
나미에는 비명에 가까운 소리를 질렀다.
<정말 그런 걸 받아들일 수 있단 말이야?>
<여자의 몸은 상대에게 맞출 수 있게끔 만들어져 있잖아.>
가메다는 열등감에 대항 의식을 드러냈다.
<하지만 미국 남자는 단단하지 않고 흐무흐물 하다던데, 그는 어때요?>
친하지 않는 보통 여자에게 이런 노골적인 질문을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가메다에게는 역시 다미코가 전에 매춘을 했었다는 의식이 강하게 자리 잡
고 있었다.
<글쎄요, 그 점은 난 비교할 자격이 없어요. 일본 남자를 모르니까.>
마사키는 가메다를 잘못 데려왔나 싶어 곤혹스러웠다.
화제를 다른 방향으로 돌리기로 했다.
<나미에 씨.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었다고 들었는데 그 이야기를 말씀해
주시겠어요?>
나미에는 친근한 눈길로 가메달르 응시하고 있었다.
(이 사람은 가메다의 미국인에 대한 대항심을 좋아하고 있구나. 다미코의
현 상황을 선망하면서 시기하고 있을 것이다.)
나미에의 눈을 보며 마사키는 그렇게 생각했다.
나미에는 마사키에게 눈을 돌리며 미소를 지은 뒤 끄덕였다.
<좋아요. 하지만 이 사람이 꺼낸 문제부터 해결해야죠.>
<비교할 방법이 없어.>
다미코는 고개를 흔들었다.
<그럼 당신들 중 한 쪽의 그것을 다미코에게 검사받아 봐요. 그러면 비교
가 되죠.>
<그럴 수는 없어.>
다미코가 이내 부정했다.
<다미코는 매력적이니까 보여 줘도 기분이 나쁠 리 없을 걸?>
나미에는 그렇게 말하고 가메다에게,
<어때요?>
라고 물었다.
<좋습니다. 만일 부인이 그러시겠다면.>
마사키는 가메다의 어깨를 두드렸다.
<너, 비싼 위스키를 마시니까 술기운이 빨리 도나 보구나.>
<아직 취하지 않았어.>
나미에가 재차 요구하자 다미코는 고개를 저었다.
<가메다 씨완 오늘 처음 얘기는 나누는 거고, 마사키 씨라면 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좋아. 마사키 선배가 일본 남아를 대표해서 테스트를 받아요.>
<바보같이. 부인은 예의로 그렇게 말한 거야. 본심이 아니라구.>
<그건 아니예요.>
다미코의 목소리에 탄력이 붙었다.
그를 보는 눈에 색기가 배어 나왔다.
<난 그 동안 마사키 씨를 보고 가슴이 설레였어요.>
그러자 가메다는 기성을 지르며 마사키의 팔을 흔들었다.
<영관이잖아요? 그런 말을 들은 이상 실행에 옮기지 않으면 실례예요.>
나미에가 말했다.
<다미코는 미국에 가시 전에 일본 남자의 따뜻한 살결을 느끼고 싶은 거
예요. 당신이 오기 전에 그것을 위해 협력해 달라고 그랬어요.>
다미코는 얼굴을 붉혔다.
<그런 말을 내가 언제? 협력해 달라고 부탁하진 않았어요. 그냥 그런 생각
이 있다고만 해지. 아! 얼굴이 뜨거워지네요. 식히고 오겠어요.>
다미코는 재빨리 붉어진 두 뺨을 손으로 덮고 부엌으로 달려 갔다.
가메다가 마사키를 찔렀다.
<쫓아 가요. 분명히 기다리고 있을 거야.>
나미에도 거들었다.
<그녀는 당신에게 로맨틱한 애정을 갖고 있어요. 그 증거로 저 사람은 당
신을 찍은 사진도 가지고 있어요. 그러니 오늘밤에 잘 해줘요.>
가메다는 계속 마사키를 종용했다.
<네가 가길 기다리고 있어. 어서 가 봐. 날 위해서라도.>
나미에와 단둘이 있고 싶다는 뜻이었다.
나미에도,
<그래요 가 봐요. 분명히 당신에게 할 말이 있을 거예요.>
가메다에게 동조하였다.
작은 집이라 부엌은 바로 옆에 있었다.
거기까지 충분히 들릴 것이다.
그러나 다미코는 돌아오지 않았다.
두 사람의 말대로 그를 기다리고 있는 것인지 모른다.
<그럼 가 보죠. 위스키 때문에 속이 안 좋은 것인 지도 모르니까.>
마사키는 일어났다.
<금방 돌아오지 않아도 돼요. 그렇죠 가메다 씨?>
<그래요. 한참 있는 편이 좋아요. 이 쪽은 이 쪽 대로 할 말이 있으니까.>
마사키는 부엌으로 갔다.
다미코는 의자에 앉아 있었다.
<기분이 안 좋으세요?>
옆에 앉아 어깨에 손을 얹었다.
다미코는 그 손 위에 자신의 손을 올려 놓았다.
<좀 숨 쉬기가 불편했어요.>
<술이 약하시군요.>
<그렇지는 않아요.>
다미코는 일어서며,
<오늘 목욕했어요?>
<아뇨.>
<목욕물을 데워 놨어요. 술을 마시기 전에 씻을 지도 몰라서.>
<그럼 그럴까요?>
<그러세요.>
<물이 딱 알맞을 거예요.>
다미코의 볼은 아직도 붉었다.
젖은 눈으로 응시하면서 얼굴을 가까이 가져왔다.
<나미에의 말이 사실이예요.>
<네?>
<키스해 줘요?>
얼굴이 더욱 가까워 졌다.
마사키는 두 팔로 그녀의 어깨를 안았다.
다미코 쪽에서 입술을 부딪쳤다.
혀가 이내 마사키의 입 안으로 들어 왔다.
다미코도 그의 등으로 팔을 둘렀다.
잠시 뒤 입술이 떨어졌다.
<고마워요.>
다미코는 고개를 숙여서 감사 표시를 했다.
(키스하고 인사를 받긴 처음이군.)
방에서 가메다가 학생 운동에 대해 열변을 토하는 소리가 들려 왔다.
마치 자신이 핵심적인 리더인 양 말하고 있었다.
가메다다운 허풍이었다.
다미코는 바닥에 무릎을 꿇고 마사키의 바지에 손을 댔다.
<내가 벗겨 주고 싶어요.>
벨트와 버튼을 풀었다.
아주 자연스럽고 능숙한 솜씨였다.
마사키는 와이 셔츠를 벗었고 다미코는 바지를 내렸다.
한쪽 유리문을 열자 곧 욕실이었다.
둥근 나무 욕조에 더운 물이 담겨져 있었다.
마사키는 문을 닫고 러닝과 팬티를 벗었다.
그리고 욕조에 몸을 담구었다.
탕에서 나와 몸을 씻기 시작하자 마자 유리문이 열렸다.
가메다였다.
<물이 아주 좋아. 너도 들어 올래?>
<난, 나중에 나미에와 함께 목욕하기로 했죠.>
<그거 잘 됐구나.>
예감 대로 가메다와 나미에는 마음이 맞은 모양이었다.
<부인이 선배 등을 밀어주겠다는데 어때요? 나한테 물어보고 오래요.>
<곤란한데.>
<부인이 먼저 그랬어요. OK했다고 그러겠어요.>
<그러지 마.>
가메다는 문을 닫고 나갔다.
곧 유리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유리 너머로 다미코라는 걸 알 수 있었다.
가메다가 자기 마음 대로 말 해 버렸을 것이다.
대답을 하자 브래지어에 핫 팬티 차림의 다미코가 들어 왔다.
<등 만이라고 씻어 드릴게요. 이번이 아니면 일본 남자의 등을 씻어줄 기
회가 없을 테니까요.>
<그럼 부탁해요.>
다미코는 그의 등 뒤로 갔다.
타월에 비누를 칠해 씻기 시작했다.
마사키는 두 손을 무릎 위에 올려 놓았다.
앞은 완전히 노출된 상태라 다미코가 고개만 내밀면 어깨 너머로 볼 수 있
을 것이다.
(볼 지도 모르겠군. 비교될 건 뻔하다. 실망하겠지.)
그러나 마음과는 달리 웬일인지 그것이 서서히 깨어나기 시작했다.
다미코의 그의 어깨에 더운 물을 끼얹었다.
<다 됐어요.>
<고마워요.>
그러자 다미코는 그의 어깨를 안으며 자신의 가슴을 눌러 왔다.
어깨 너머로 얼굴을 내밀어 뺨과 뺨이 밀착되었다.
잠시 뒤 다미코는 얼굴을 떼고 일어나 먼저 욕실을 나갔다.
마사키는 그러는 동안 다미코가 자신의 그것에 손을 뻗을까 말까 망설이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마사키가 앞을 마저 씻고 방으로 돌아가자 다미코는 원피스를 다시 차려
입고 앉아 있었다.
곧이어 가메다와 나미에가 함께 욕실로 향했다.
다미코가 다가 앉았다.
<나미에는 공장에서 일할 때부터 남자를 좋아했어요. 핸드백 속에 언제나
예방품이 있었죠.>
<놀랍군요.>
<남자들 중에는 여자 생각은 안 하고 예방을 준비하지 않은 사람이 있다
죠?>
<응.>
<그래서 본인이 갖고 다니는 거예요.>
<그럼 오늘도 갖고 있겠군요?>
<그럴 거예요.>
<나미에 씨는 지금 뭘 하는데요?>
<나이 많은 남자의 세컨드예요.>
다미코는 왼손을 그의 무릎에 올려 놓고 오른손으로 그의 어깨를 안았다.
이어서 입맞춤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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