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시절의 추억 5-6
5. 탄약고의 정사
전방에 움직이는 물체를 발견한 김상병이 갑자기 외쳤다.
"손들어... 움직이지마... 암구호? 암구호는? 암구호를 대란 말이야.....! "
"저예요..마지리 식당 미스김이예요...."
근무지에서 가볍게 졸고 있던 나는 이 느닷없는 상황에 화들짝 눈을 뜨고 전방을 응시했다. 암구호도 없이 우두커니 앞에 서있는 여자는 다름아닌 긴자꾸와 백이었다.
"너무 수고가 많으시네요, 자 이것 좀 드셔 볼래요..."
그러자 미스백이 보자기를 푸는데 그 속에는 튀김 닭 한 마리와 포켓용 나폴레옹 한 병이 나왔다. 지루한 야간 근무시간에 이게 웬 횡재인가 할 정도로 반가웠다.
"아 그런데 어쩌지 미처 돈을 준비하지 못했는데...."
"괜찮아요....미스백이 해결했어요. 반지는 미스백 손에 있구요, 미스백이 자꾸 최하사님 생각난다 그래서 겸사겸사 왔어요."
"아 미안해서...어쩌지...제대할 땐 꼭 갚지 .미스김.."
내 생각이 나서 왔다는 미스김의 말이 뒤통수를 때렸다. 도대체 아무 일도 없이 그저 조용히 몇 잔 술을 나누고 박카스 한 병 얻어먹은 것밖에는 특별한 기억도 없을 접대부가 왜 내 생각을 한다는 것이란 말인가. 그러나 그런 나의 생각은 곧 사라졌다. 나도 영문모르게 그녀를 생각하지 않았던가. 말없이 술을 따르던 그녀의 모습을 몇 번이나 떠올리며 도리질을 하지 않았던가. 특별히 아름다웠던 그녀의 몸매와 홍조 띠던 그녀의 수줍은 듯한 얼굴이 갑자기 떠올랐다. 그리고 지금 이 야심한 야 전의 시간에 그녀는 지금 내 앞에 와 있다. 이 갑작스런 방문을 나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희미한 달빛이 그녀의 긴 머리를 반짝 빛내고 있었다.
"김상병님 한잔 하시죠..."
"아 안되는데..근무 중에..하기사 요즘은 순찰도 없긴 하다만.."
"뭐 어때요.간첩이 오는것도 아니고 철책도 아니고. 탄약고에서 야 술 한 잔 하기야 예사 아닌가요? 그러지 말고 한잔 하세요. "
"분대장님 어쩌면 좋겠습니까? "
"그래 조금만 마셔 내가 잘 지킬테니까..."
"아이 그러지 말고 최하사님도 같이 한잔하세요..."
그렇게 또 한밤의 술판이 벌어졌다. 특유의 향기를 지닌 나폴레옹을 단숨에 비워 버렸다.
"김상병님...오늘은 서비스 해드리고 싶은데 어때 생각 없으세요? "
"............"
근무지에 찾아온 긴자꾸는 아주 결심을 하고 온 것 같았다.
"최하사님 미스백이 말하는데 최하사님처럼 따스한 분위기의 남자는 처음이래요. 고향의 오빠처럼 포근하게 느껴졌다고 어제 하루종일 편지를 쓰더라구요. 말을 닫고 살아서 그렇지 얼마나 착한 애인지 몰라요. 잘 대해 주세요..김상병님 그럼 저를 따라 오세요."
초소에서 둘은 사라졌다. 제법 먼 곳으로 옮긴 둘의 신음소리가 이따금씩 밤공기를 가르며 이쪽으로 날아왔다. 나는 그 신음소 리를 견디기 어려웠다. 옆에서 덩그라니 나를 보며 앉아 있는 이 아름다운 벙어리의 머릿내음이 후각을 자극했다. 나는 철모를 벗고 식스틴을 옆으로 팽개쳤다. 생각없이 그녀를 안았다. 미끈한 그녀의 전신이 내게 휘감겨 왔다. 나는 행진해 들어갔다. 제법 싸늘한 밤바람의 기운을 등허리로 느끼며 나는 슬픈 몸짓을 해대기 시작했다. 그녀에 대한 보상같은 기분이 들었다. 뭇 사내들이 욕찌거리를 잘 견뎌낸 그녀의 인 내에 나는 사내의 대표로서 보상하는듯한 기분을 느꼈다. 털이 없는 그녀의 보지는 미끈한 질감을 주며 나를 빨아들였다. 초소 바닥에 드러누운 그녀는 연신 숨을 몰아쉬며 나를 빨아들이고 있었다. 이것은 그저 육체적 욕망의 분출일 뿐인가. 나는 곰곰히 생각하며 그녀를 파고들었다. 도대체 이상한 것은 내 욕망의 분출이 아니라 그녀의 지난 과거를 위로하는 것이란 사명감이 들고있는 것이었다. 그러면서도 그 행위의 감촉은 기발할 정도의 쾌감으로 오는 것이었다. 그녀의 허연 엉덩이가 몇 차례의 흔들림을 하는가 싶더니 나의 자지를 옥좨어 왔다. 순간 그녀는 차디찬 물을 쏟아내고 있었다. 좃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나의 허벅지에 그녀의 좃물은 슬픈 사연의 눈물처럼 줄줄 흘러내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는 내 가슴에 얼굴을 묻고 울고 있었다.
"분대장님 이제 그만 가시죠...."
김상병의 목소리가 바람을 타고 날아왔다. 한밤 탄약고에서의 정사는 그렇게 시작되었고 우린 그 후로도 몇 차례 그 알 수 없는 육체의 쾌감을 진저리를 치며 경험했다. 몸으로만 말하는 미스백과의 교감은 그녀의 따스한 가슴을 느끼면서 한층 나를 열락의 나락으로 빠져 들게 했다. 언제나 정확하게 내 사정의 순간 일 이초 전쯤 흥건히 물을 쏟아내던 미스백의 보이지 않는 열정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돌연 나를 위한 천사가 갑자기 군생활을 위로하기 위해 찾아왔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그녀와의 향연은 짜릿하고 인상적이었다. 그후 몇차례 계속 반복되었던 탄약고의 뜨거운 밤들은 어느 날 종지부를 찍었다.
6. 그녀의 편지와 이별
그 아득한 쾌락의 골짜기에서 허우적거리던 김상병과 내가 동시에 사단영창으로 이송된 것은 제대를 불과 보름 앞둔날이었다. 그리고 제대날을 다 채울 무렵의 힘겨운 영창생활에서 어느 날 나는 그녀의 편지를 접수했다.
"전 이제 갑니다. 최하사님과의 교감은 참으로 행복했습니다. 전 분명 말을 잘한 소녀였을 것 같은데 아직도 전 입을 열 수 없는 벙어리입니다. 말을 하지 못하고부터 저를 가지신 분은 최하사님뿐이었습니다. 전 불행하게도 두 가지의 설움을 버리지 못한 채 살아 왔습니다. 하나는 벙어리였고 다른 하나는 체모가 그곳에 없다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이상하게도 병적으로 강한 육체적 욕망 때문에 잠 못드는 밤이 많았답니다. 그것은 제 정신의 힘이 약해지면서 되살아난 육욕임에 틀림이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털이 없다는 이유와 벙어리라는 까닭으로 고독감을 버릴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님을 만났고 알 수 없는 끌림에 탄약고까지 찾게 된 것입니다. 저 때문에 고생하시는 님의 모습이 떠올라 견딜 수가 없습니다. 저는 님을 처음 본 순간부터 잠을 이룰 수가 없었어요. 그건 마치 거부할 수 없는 운명 같은 것이었다고나 할까요. 제가 받은 따뜻함의 절반 이상은 님을 통한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저 때문에 자칫 삶을 거르칠지도 모르는 님을 생각하다 못해 결심을 했습니다. 편지를 받으실 때쯤이면 이제 원대 복귀하시고 정상적인 전역을 하시게 될 것입니다. 제가 오늘 새롭게 안 두 가지 사실은 다음과 같은 것입니다. 그 하나가 저의 아버지는 3군단장으로 일한다는 사실이고, 다른 하나는 제가 17세때 깡패들에게 집단으로 윤간 당한 후 실어증을 앓게 되었다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그 때 저는 집을 나왔고 그로부터 2년의 세월을 전 정신이 나간 상태로 살았습니다. 그리고 거의 원초적 경지의 바보같은 상황에서 살았던 그 내막을 오늘에야 조금 깨닫게 되었어요. 헌병대를 통해 저를 찾던 아버지를 만나고 전 결심했어요. 이미 버린 저의 심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영창에서 고생하시는 최하사님을 위해 전 아버지의 말씀을 따르기로 한 것입니다. 실어증과 황폐한 저의 정신을 치료하기 위해 전 이제 미국으로 갑니다. 물론 최하사님의 원대복귀를 선행 조건으로 하고 말입니다. 님과의 탄약고 추억은 저의 정상회복의 시간을 한결 당겨줄테지요. 이제 다시 님을 만나는 일은 어려울 거라 생각됩니다. 제가 다시 태어나는 날 님을 수소문 해보고 싶을지 그렇지 않을지는 지금의 저로서는 장담할 수가 없네요. 어쨌든 님은 마음과 육체로서 저를 한동안 행복하게 해 주었던 처음의 남자였답니다. 그럼 안녕..... "
그녀의 편지를 받은 그날 오후 나는 원대복귀하여 전역 절차를 밟았고 전역병 대기소에서 조그만 포장의 선물을 받았다. 그것은 그녀의 사진으로 장식된 목걸이와 술집에서 맡겼던 반지가 들어 있었다.
전방에 움직이는 물체를 발견한 김상병이 갑자기 외쳤다.
"손들어... 움직이지마... 암구호? 암구호는? 암구호를 대란 말이야.....! "
"저예요..마지리 식당 미스김이예요...."
근무지에서 가볍게 졸고 있던 나는 이 느닷없는 상황에 화들짝 눈을 뜨고 전방을 응시했다. 암구호도 없이 우두커니 앞에 서있는 여자는 다름아닌 긴자꾸와 백이었다.
"너무 수고가 많으시네요, 자 이것 좀 드셔 볼래요..."
그러자 미스백이 보자기를 푸는데 그 속에는 튀김 닭 한 마리와 포켓용 나폴레옹 한 병이 나왔다. 지루한 야간 근무시간에 이게 웬 횡재인가 할 정도로 반가웠다.
"아 그런데 어쩌지 미처 돈을 준비하지 못했는데...."
"괜찮아요....미스백이 해결했어요. 반지는 미스백 손에 있구요, 미스백이 자꾸 최하사님 생각난다 그래서 겸사겸사 왔어요."
"아 미안해서...어쩌지...제대할 땐 꼭 갚지 .미스김.."
내 생각이 나서 왔다는 미스김의 말이 뒤통수를 때렸다. 도대체 아무 일도 없이 그저 조용히 몇 잔 술을 나누고 박카스 한 병 얻어먹은 것밖에는 특별한 기억도 없을 접대부가 왜 내 생각을 한다는 것이란 말인가. 그러나 그런 나의 생각은 곧 사라졌다. 나도 영문모르게 그녀를 생각하지 않았던가. 말없이 술을 따르던 그녀의 모습을 몇 번이나 떠올리며 도리질을 하지 않았던가. 특별히 아름다웠던 그녀의 몸매와 홍조 띠던 그녀의 수줍은 듯한 얼굴이 갑자기 떠올랐다. 그리고 지금 이 야심한 야 전의 시간에 그녀는 지금 내 앞에 와 있다. 이 갑작스런 방문을 나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희미한 달빛이 그녀의 긴 머리를 반짝 빛내고 있었다.
"김상병님 한잔 하시죠..."
"아 안되는데..근무 중에..하기사 요즘은 순찰도 없긴 하다만.."
"뭐 어때요.간첩이 오는것도 아니고 철책도 아니고. 탄약고에서 야 술 한 잔 하기야 예사 아닌가요? 그러지 말고 한잔 하세요. "
"분대장님 어쩌면 좋겠습니까? "
"그래 조금만 마셔 내가 잘 지킬테니까..."
"아이 그러지 말고 최하사님도 같이 한잔하세요..."
그렇게 또 한밤의 술판이 벌어졌다. 특유의 향기를 지닌 나폴레옹을 단숨에 비워 버렸다.
"김상병님...오늘은 서비스 해드리고 싶은데 어때 생각 없으세요? "
"............"
근무지에 찾아온 긴자꾸는 아주 결심을 하고 온 것 같았다.
"최하사님 미스백이 말하는데 최하사님처럼 따스한 분위기의 남자는 처음이래요. 고향의 오빠처럼 포근하게 느껴졌다고 어제 하루종일 편지를 쓰더라구요. 말을 닫고 살아서 그렇지 얼마나 착한 애인지 몰라요. 잘 대해 주세요..김상병님 그럼 저를 따라 오세요."
초소에서 둘은 사라졌다. 제법 먼 곳으로 옮긴 둘의 신음소리가 이따금씩 밤공기를 가르며 이쪽으로 날아왔다. 나는 그 신음소 리를 견디기 어려웠다. 옆에서 덩그라니 나를 보며 앉아 있는 이 아름다운 벙어리의 머릿내음이 후각을 자극했다. 나는 철모를 벗고 식스틴을 옆으로 팽개쳤다. 생각없이 그녀를 안았다. 미끈한 그녀의 전신이 내게 휘감겨 왔다. 나는 행진해 들어갔다. 제법 싸늘한 밤바람의 기운을 등허리로 느끼며 나는 슬픈 몸짓을 해대기 시작했다. 그녀에 대한 보상같은 기분이 들었다. 뭇 사내들이 욕찌거리를 잘 견뎌낸 그녀의 인 내에 나는 사내의 대표로서 보상하는듯한 기분을 느꼈다. 털이 없는 그녀의 보지는 미끈한 질감을 주며 나를 빨아들였다. 초소 바닥에 드러누운 그녀는 연신 숨을 몰아쉬며 나를 빨아들이고 있었다. 이것은 그저 육체적 욕망의 분출일 뿐인가. 나는 곰곰히 생각하며 그녀를 파고들었다. 도대체 이상한 것은 내 욕망의 분출이 아니라 그녀의 지난 과거를 위로하는 것이란 사명감이 들고있는 것이었다. 그러면서도 그 행위의 감촉은 기발할 정도의 쾌감으로 오는 것이었다. 그녀의 허연 엉덩이가 몇 차례의 흔들림을 하는가 싶더니 나의 자지를 옥좨어 왔다. 순간 그녀는 차디찬 물을 쏟아내고 있었다. 좃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나의 허벅지에 그녀의 좃물은 슬픈 사연의 눈물처럼 줄줄 흘러내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는 내 가슴에 얼굴을 묻고 울고 있었다.
"분대장님 이제 그만 가시죠...."
김상병의 목소리가 바람을 타고 날아왔다. 한밤 탄약고에서의 정사는 그렇게 시작되었고 우린 그 후로도 몇 차례 그 알 수 없는 육체의 쾌감을 진저리를 치며 경험했다. 몸으로만 말하는 미스백과의 교감은 그녀의 따스한 가슴을 느끼면서 한층 나를 열락의 나락으로 빠져 들게 했다. 언제나 정확하게 내 사정의 순간 일 이초 전쯤 흥건히 물을 쏟아내던 미스백의 보이지 않는 열정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돌연 나를 위한 천사가 갑자기 군생활을 위로하기 위해 찾아왔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그녀와의 향연은 짜릿하고 인상적이었다. 그후 몇차례 계속 반복되었던 탄약고의 뜨거운 밤들은 어느 날 종지부를 찍었다.
6. 그녀의 편지와 이별
그 아득한 쾌락의 골짜기에서 허우적거리던 김상병과 내가 동시에 사단영창으로 이송된 것은 제대를 불과 보름 앞둔날이었다. 그리고 제대날을 다 채울 무렵의 힘겨운 영창생활에서 어느 날 나는 그녀의 편지를 접수했다.
"전 이제 갑니다. 최하사님과의 교감은 참으로 행복했습니다. 전 분명 말을 잘한 소녀였을 것 같은데 아직도 전 입을 열 수 없는 벙어리입니다. 말을 하지 못하고부터 저를 가지신 분은 최하사님뿐이었습니다. 전 불행하게도 두 가지의 설움을 버리지 못한 채 살아 왔습니다. 하나는 벙어리였고 다른 하나는 체모가 그곳에 없다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이상하게도 병적으로 강한 육체적 욕망 때문에 잠 못드는 밤이 많았답니다. 그것은 제 정신의 힘이 약해지면서 되살아난 육욕임에 틀림이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털이 없다는 이유와 벙어리라는 까닭으로 고독감을 버릴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님을 만났고 알 수 없는 끌림에 탄약고까지 찾게 된 것입니다. 저 때문에 고생하시는 님의 모습이 떠올라 견딜 수가 없습니다. 저는 님을 처음 본 순간부터 잠을 이룰 수가 없었어요. 그건 마치 거부할 수 없는 운명 같은 것이었다고나 할까요. 제가 받은 따뜻함의 절반 이상은 님을 통한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저 때문에 자칫 삶을 거르칠지도 모르는 님을 생각하다 못해 결심을 했습니다. 편지를 받으실 때쯤이면 이제 원대 복귀하시고 정상적인 전역을 하시게 될 것입니다. 제가 오늘 새롭게 안 두 가지 사실은 다음과 같은 것입니다. 그 하나가 저의 아버지는 3군단장으로 일한다는 사실이고, 다른 하나는 제가 17세때 깡패들에게 집단으로 윤간 당한 후 실어증을 앓게 되었다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그 때 저는 집을 나왔고 그로부터 2년의 세월을 전 정신이 나간 상태로 살았습니다. 그리고 거의 원초적 경지의 바보같은 상황에서 살았던 그 내막을 오늘에야 조금 깨닫게 되었어요. 헌병대를 통해 저를 찾던 아버지를 만나고 전 결심했어요. 이미 버린 저의 심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영창에서 고생하시는 최하사님을 위해 전 아버지의 말씀을 따르기로 한 것입니다. 실어증과 황폐한 저의 정신을 치료하기 위해 전 이제 미국으로 갑니다. 물론 최하사님의 원대복귀를 선행 조건으로 하고 말입니다. 님과의 탄약고 추억은 저의 정상회복의 시간을 한결 당겨줄테지요. 이제 다시 님을 만나는 일은 어려울 거라 생각됩니다. 제가 다시 태어나는 날 님을 수소문 해보고 싶을지 그렇지 않을지는 지금의 저로서는 장담할 수가 없네요. 어쨌든 님은 마음과 육체로서 저를 한동안 행복하게 해 주었던 처음의 남자였답니다. 그럼 안녕..... "
그녀의 편지를 받은 그날 오후 나는 원대복귀하여 전역 절차를 밟았고 전역병 대기소에서 조그만 포장의 선물을 받았다. 그것은 그녀의 사진으로 장식된 목걸이와 술집에서 맡겼던 반지가 들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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