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쥬앙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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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쥬앙 6
부끄러운 고백
나는 될 수 있는 대로 조용히 좁은 복도로 숨어 들어갔다. 나는 헌 슬리퍼를 신고 있었다. 나무
로 된 칸막이 벽에 가까이 다가가서 사람의 목소리가 가장 잘 들리는 위치를 발견했다. 캐퓨친
수도회 수사는 참회를 하는 사람만 기도실에 남고, 차례가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은
성당 안에 있도록 조치를 취해 두었다. 그렇게 때문에 참회를 하는 사람들은 특별히 작은 소리로
말할 필요가 없었다. 그래서 내부에서 주고 받는 말소리는 아주 분명하게 들려왔다. 나는 고해실
안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를 듣고 그 안에 농사꾼 한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참회는 오래 전
부터 이미 시작되어 있었던 것 같았다. 왜냐하면 캐퓨친 수사가 이런 말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었
다.
허허, 자네 얘길 듣고 보니, 자네는 항상 변소 안에서 자네의 물건을 장난삼아 가지고 논다는
말이로군. 왜 그런 짓을 하는 거지? 몇 분 동안이나 그 짓을 하고 있나? 그리고 종종 그런 짓을
하고 있는가?
글쎄요, 1주일에 보통 두어 번은 허는구먼요. 하지만 때로는 날마다 허는 때도 있구먼요. 기분
이 좋아질 때까지요. 우리 같은 농사꾼은 도저히 그 짓을 않고는 살 수가 없구만요. 아무튼 뭐라
고 말할 수 없을 정도로 기분이 좋구만요.
그럼, 여자하고는 어떤가? 한 번도 그런 짓을 해본 일이 없는가?
딱 한 번밖에 없었구만요. 상대방은 할망구였지만서두
그걸 나한테 들려주게, 조금도 숨기지 말고.
어느 날 마른 풀을 쟁여 두는 지붕 밑에 있는 헛간에 로잘리 할머니하고 같이 있었지요. 그런
데 방정맞게도 그녀석이 발딱발딱 일어서지 않겠어요. 그래서 저는 이런 말을 했지요, 로잘리 아
주머니, 아주머니는 오래 전부터 벌써 사내 생각이 끊어졌는가요? 라구요. 그러니까 할머니는 저
한테 이렇게 대답하더군요. 요놈의 난봉쟁이 녀석 같으니! 당치도 않은 소린 하지도 마라. 그런
짓을 어떻게 할 수가 있단 말이냐. 적어도 40년 동안을 수절한 몸이다. 그리고 난 벌써 사내 같은
건 조금도 가지고 싶지 않구나. 아무튼 나는 이제 60 고개에 접어 들었으니까 말이다. 그래서
저는 이렇게 맞받아 대꾸해 줬지요. 이봐요. 로잘리 아주머니. 나는 말이오. 딱 한 번만 발가벗은
여자의 몸뚱이를 보고 싶었어요. 어디 한 번 옷좀 벗어봐요. 그러자 의외로 로잘리 아주머니가
여긴 마음이 안놓이는구나. 마가 붙을지도 모르니까 말이다. 하고 말하길레 저는 이렇게 말했지
요. 요놈의 할망구야. 네가 알몸이 돼 봤자 별로 마가 붙지도 않을거야. 그리고 나서 저는 아무
도 올라오지 못하도록 사닥다리를 치워 버렸지요. 그러고 난 다음 저는 제 물건을 꺼내어 로잘리
아주머니한테 조심스럽게 내보였지요. 할머니는 그걸 찬찬히 지켜보고 있다가 이렇게 말하더군요.
우리집 큰 녀석의 것보다 훨씬 더 크구나. 그래서 할머니에게 저는 이렇게 말해줬지요. 로잘리
아줌마, 이렇게 된 이상에는 아줌마 것도 보여 줘야지. 하지만 할망구가 아무래도 보여주려고 안
하잖아요. 그래 할 수 없이 반강제로 치마를 머리 위까지 걷어올리고는 조심스럽게 그 곳을 바라
보려고하니까 말입니다 .
그래서 그 다음에는 어떻게 됐나? 도대체 어떻게 됐느냐? 빨리 말해봐.
할머니의 아랫배 쪽의 갈라진 금이 굉장히 크더군요. 철 지난 자두같은 색깔이었는데, 그 위에
잿빛 털이 더부룩하게 나 있더구만요.
그런 말은 묻지 않았네. 자네가 어떻게 했느냐구?
갈라진 금 속에 제 소시지를 밀어 넣었지요. 불알이 있는 데까지요. 불알은 안으로 집어넣을 수
가 없잖아요. 내 그것이 그 안으로 들어가니까 로잘리 할머니는 앞뒤로 움직이면서 큰 소리로 이
렇게 말하더구만요. 내 엉덩이 밑에 손을 받쳐라. 이 바보같은 녀석아.! 손을 받치거든 나처럼 하
는거야. 그래서 저희들 두 사람은 다 같이 몸을 움직였읍니다만, 정말이지 호흡이 잘 맞았지요.
저는 완전히 몸이 화끈화끈 달아오르기 시작했고, 로잘리 할머니는 로잘리 할머니대로 . 신부
님 앞이니까 하는 말씀입니다만, 정말이지 기운 좋게 몸을 이리 뒤척, 저리 뒤척 요분질을 하더
니, 대여섯번은 색을 쓰고 말았지요. 이런 말을 하긴 뭣하지만, 저는 한 번밖에 못 쌌어요. 그러자
그때 로잘리 할머니가 이렇게 소리치기 시작하더구만요. 바보같은 놈, 꽉 끌어안아. 더, 더, 아,
아, 된다! 그래서 저는 역시 또 싸고 말았지요. 그런데 말입니다. 그때 가축 우리에 있던 계집애
가 우리들이 하는 소리를 듣고 모조리 지껄이는 바람에 로잘리 할머니는 마침내 주인집에서 쫒겨
나고 말았지요. 그래서 저는 젊은 계집애의 궁둥이를 쫒아다닐 기분이 안 납디다요.
그건 대단히 큰 죄가 되는 거야. 또 마음속에 생각나는 게 있는가?
저는 말입니다요, 일년 내내 로잘리 할머니 생각만 하고 있지요. 어느 날 하녀들이 밥을 먹으며
나가고 없는 사이에 외양간에 있었을 때의 일입니다요. 암소가 암내가 난 걸 알고 있었으니까요.
그런데 저는 아, 암소의 거기를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아 글쎄, 암소의 바로 거기가 로잘리 할머
니하고 똑같지 않겠어요. 그래서 저는 순간적으로 암소의 것에 집어넣고 싶은 생각이 나더군요.
그런데 말씀입니다, 역시 그 놈의 집승은 어처구니 없게도 로잘리 할머니처럼 가만히 있질 않더
군요. 하지만 꽉 눌러대고는 꼬리를 쳐들어 올려 주었지요. 그래서 간신히 일이 순조롭게되어 암
소의 거기에 제 물건을 쑥 집어넣었지요. 그 기분이란 이루 말할 수 없이 좋더군요. 으로잘리를
상대로 해서 할 때보다도 훨씬 더 좋더군요. 다만 암소란 놈이, 이런 말 하기는 뭣하지만, 저한테
오줌을 내깔기더군요. 그 바람에 불알이고 바지고 흠뻑 젖어버리고 말았지요. 이젠 암소를 상대로
해서 하고 싶은 마음이 나지 않게 된 것은 대강 이런 곡절이 있었기 때문이지요.
허허, 그거참, 하지만 어째서 그런 짓을 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지?
언젠가 저희집 양치기 놈이 염소를 상대로 해서 한 번 했기 때문이지요. 그리고 하녀 튜시 년
은 언젠가 가축우리 안에서 넓적다리 사이에 큼직한 단지를 끼고서 땅바닥에 누워 있더군요. 그
렇게 하고 있으면 배가 아주 좋은 기분이 된다는구만요. 그런 말을 옆집 마님한테 하니까, 그 마
님도 똑같은 짓을 시험해 봤다는구만요.
참회의 그 다음 얘기는 별로 재미가 없었다. 나는 숨어있던곳에서 나와, 방금 참회를 한 사나이
는 도대체 어떤 작자일까 하고, 그 낯짝이나 봐 두려고 성당으로 달려갔다. 그 사나이는 다름아닌
언젠가 연못가에서 얼빠진 모습으로 성적인 매력이 넘치는 하녀들의 조롱의 대상이 되었던 그 바
보같은 머슴이라는 걸 알고 나는 깜짝 놀랐다. 그 머슴은 남자로서는 마지막 고해자였다. 다음은
어머니가 참회하러 들어가려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머니 옆에는 마르그리트 부인과 사내들이
바람기를 돋구어 주는 카트가 무릎을 꿇고 앉아 있었고, 그 뒤에도 하녀들이 다 같이 앉아서 기
다리고 있었다.
베르트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나는 이상하게 생각했다. 관리인의 아내는 해산할 날이 다가와
있어서 참회하러 가는 건 면제받고 있었다. 나의 어머니의 참회는 대단히 천진난만한 것이었지만,
흥미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었다. 어머니는 평소에 범한 죄를 하나하나 참회하고 나서 이런 말을
했다.
신부님, 저에게는 또 한 가지 소원이 있습니다. 저의 주인은 오래 전부터 저에게 어떤 것을 요
구하고 있습니다. 결혼식을 올린 그날 밤부터 주인은 저를 홀랑 옷을 벗겨 놓고 이따금 그런 짓
을 되풀이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항상 제 나체 모습을 보고 싶어하면서, 어느 신부님이 쓰신
옛날 책을 저에게 보여주었습니다. 그 책 속에는 특히 이런 말이 씌어 있었습니다. 부부는 실오
라기 하나도 걸치지 않은 발가벗은 알몸으로 육체적 행위를 하지 않으면 안된다. 즉 남자의 체액
이 가장 친밀하게 여자의 체액과 한데 섞이기 위함이다. 저는 요즘 이 문제에 대해서 양심상의
의심이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고, 이 의심은 해가 지날수록 더 심하게 일어납니다.
그 책은 중세에 쓰인 것입니다. 그 당시에는 내복을 입는 습관은 일반적으로 알려 있지는 않았
지요. 오직 상류계급에 속한 사람들만이 내복을 입고 있었던 것입니다. 하층 계급에 속한 사람들
은 부부가 같이 자는 침대에서는 내복을 입지 않은 채 잠을 잤었고, 그러한 풍습을 완고하게 지
키고 있는 지방이 지금도 있어요. 예를 들면 이 지방의 농사꾼 여인네들은 지금도 거의 다 그렇
게 하고 잠을 잡니다만, 그것은 주로 빈대 때문입니다. 교회에서는 그와 같은 풍습에 호의를 갖고
있지는 않습니다만, 그러나 성급히 금지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런 문제에 대해서 여쭈어 보고 저도 이젠 그 점에 대해서는 안심을 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저희 주인은 항상 저에게 제가 부끄러워하는 몇 가지의 자세를 취하게 합니다. 최근에 있었던 일
입니다만, 저는 네 발로 기어다니지 않으면 안되었습니다. 그리고 주인은 등 뒤에서 제 모습을 지
켜보고 있었습니다. 발가벗은 채 방안을 어슬렁거리고 다닐 때마다 주인은 저를 스틱으로 쿡쿡
찌르면서 앞으로 갓! 하고 소리치거나, 제자리 섯! 하고 명령하거나, 마치 체조라도 하듯이 오
른쪽 배를 밑으로! 라고 하거나 왼쪽 배를 밑으로 라고 명령을 내리는 것 입니다.
그런짓을 하면 안되겠지요. 하지만 당신이 단지 주인께서 하라는 대로 했을 뿐이라면 죄를 범
한 것이 되지는 않습니다.
아아! 저에겐 또 마음에 걸리는 일이 있습니다만, 입에 담기에도 창피스러워서
나의 딸이여, 하느님의 용서를 받지 못할 죄는 없습니다. 마음을 편안히 가지십시오.
주인은 항상 제 뒤에서 하고 싶어 합니다. 게다가 제가 부끄러워 실신할 것 같은 짓을 하는 것
입니다. 요전 날의 일입니다만, 저는 주인이 손가락에 포마드를 바르고 쑥 쑤셔넣는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결국은 . 결국은 . 항문 속으로 말입니다. 저는 일어서려고 했습니다. 주인은 저
를 달래 주었습니다만, 그런데 주인은 말입니다, 그걸, 주인의 물건을 박아 넣은 것이었습니다. 저
는 잘 알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그런 짓을 당해서 아팠습니다만, 왜 그런지 조금 지나니까 저는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그이가 일을 다 끝내자 금세 저는 주인에게 여느 때와 다름없는 자리에 당
했을 때와 똑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 다음의 말은 너무나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기 때문에
내 귀에는 들리지 않았다. ).
그건 죄입니다. 주인을 참회하러 보내시오.
그 뒤의 참회는 재미가 없었다. 이윽고 마르그리트 부인이 들어와 자리에 앉았다. 그녀의 기분
좋은 목소리가 내 귀에 들려오기 시작했다. 내가 알기로는 그녀는 종종 고해를 하지 않고 빠진
사실을 참회했다. 그런데 마르그리트 부인이 망설이면서 나직한 목소리로 이런 말을 덧붙이는 소
리를 듣고 나는 어안이 벙벙해지고 말았다. 즉 그때까지는 육체적인 욕망을 느끼지 못했던 그녀
가 젊은 내가 욕실에 들어가는 걸 보고 사랑의 충동을 느끼고 음탕한 욕망을 가슴 속에 품으면
서, 나의 몸을 만짐으로써 다행히 이 꺼림칙한 욕망을 억제할 수가 있었다는 것이다. 다만, 어느
날 내가 잠을 자고 있었을 때 이불이 흘러내려 떨어졌기 때문에 나의 남성 부분이 드러나고 말았
다. 그녀는 오랫동안 그걸 지켜보고 있다가 드디어 그걸 입에 물고 말았다. 그녀는 고백을 할까말
까 하고 몹시 망설인 끝에 이런 얘기를 했다. 마치 말이 입에서 더 이상은 안나오는 모양이었다.
나는 이상야릇한 감동을 받았다.
당신은 지금까지 남자하고 죄를 지은 일은 없소? 그리고 혼자서 스스로 더럽힌 일은 없소?
저는 아직도 쳐녀예요. 적어도 남성에 대해서는 숫처녀예요. 저는 가끔 거울에 저의 발가벗은
알몸을 비추어 보고 손으로 부끄러운 곳을 만지면서 즐긴 일은 있어요. 어느 날 (하고 말을 꺼내
기 시작하더니, 그녀는 잠시 동안 망설였다. )
나의 딸이여. 용기를 내시오! 참회 청죄 신부에게는 무슨 일이든 숨기면 안 되오.
어느날, 돈쥬앙의 어머니가 저에게 이런 말을 하더군요. 우리 집 하녀 카트는 양초를 많이 쓰
더라. 틀림없이 침대 속에 들어가 소설을 보고 있을 게다. 불일간에 불을 낼것만 같구나. 하는 짓
이 아무래도 마음이 안 놓이는구나. 그러니까 네가 하녀 곁에서 자면서 주의시켜 주지 않겠니?
초를 너무 많이 쓰지 못하게 단속 좀 해 다오. 그런데 바로 그날 밤에 하녀의 방에 불이 켜져 있
는걸 보았기 때문에 저는 돈쥬앙 어머니의 부탁대로 했어요. 저는 문을 활짝 열어놓고 발소리도
내지않고 고양이처럼 살금살금 카트의 방으로 들어갔어요. 하녀는 등을 절반쯤 나 있는 쪽으로
돌리고는 마룻바닥에 앉아 침대에 몸을 구부리고 있었어요. 그녀 앞에 의자가 있었는데, 그 의자
위에 거울을가져다 놓고, 거울 좌우에는 두 자루의 초에 불이 켜져 있었어요. 카트는 슈미즈 차림
을 하고 있었는데, 그 때 거울 속에는 그녀가 두 손에 뭔가 길쭉하고 가느다란, 하얀 것을 쥐고서
짝 벌린 넓적다리 사이로 박았다 뺐다 하는 모습이 똑똑하게 비치고 있었어요. 숨을 크게 헐떡거
리면서 몸 전체를 뒤흔들고 있었어요. 그리고 조용한 방 안에서 무슨 이상야릇한 소리가 나는 듯
했어요. 고양이가 밥을 먹는 소리 같다고나 할까요. 그 소리를 듣는 순간, 저는 온몸에 견딜 수
없는 전율을 느꼈어요. 그런데 바로 그 순간, 그녀가 갑자기 큰 소리로 이런 말을 외치느 소리가
났어요.
아, 아아! 아 좋아, 좋아
그녀는 고개를 수그린채 눈을 감고 완전히 넋을 잃고 있는 듯한 모습이었어요 얼굴 표정은 약간
찡그린 듯도 하고 형용할 수 없는 황홀한 기쁨에 가득 차 있는 듯도 했어요. 그때 제가 그녀의
몸을 건드리자 그녀는 깜짝 놀라며 펄쩍 뛰어 일어나더군요. 그 순간 제 눈에는 초 한자루를 끼
고서, 그게 거의 다 몸속에 들어가 있는 게 보였어요. 그 긴 초 한자루가 몸속으로 그렇게도 쑥
들어가다니, 정말 놀랍고 신기하게 여겨졌어요. 놀라서 어쩔줄을 모르고 있는 저를 보더니, 그녀
는 저에게 이렇게 자기의 행동을 설명해 주더군요.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군대에 들어갔는데, 애인을 생각할 때마다 그이의 그게 생각나서 이러고
있는 거예요.
하고 말예요. 저는 그런 일을 할 수 있다는 걸 알고는 다시 한 번 놀라고 말았어요. 그녀는 이런
말을 덧붙이더군요.
마르그리트 부인, 절대로 이런 얘긴 남한테 하지 말아요. 마님이 아시면 나는 쫓겨나고 마니까
요.
하고 애원하는 것이었어요. 저는 아무말도 않고 그 방을 나왔어요. 하지만 신부님. 저는 그 광경
을 보고 큰 감동과 충격을 받고 말았어요. 그래서 그 뒤로는 저도 역시 그런 짓을 해보지 않고는
견딜 수가 없었어요. 그리고 정말로 곤란하게 되고 말았어요! 가끔 그 짓을 되풀이하지 않으면 안
될정도가 되어버렸어요. 그래요. 저는 더욱 더 타락 해버리고 말았어요. 신부님! 슈미즈를 벗어버
리고 그 하녀가 한 것처럼 여러 가지 자세로 죄가 되는 향락을 즐겨 왔어요.
참회 청문 신부는 마르그리트 부인에게 결혼하라고 권고하고, 죄를 용서해 주었다. 나의 어머니
와 마르그리트 부인이 이런 고백을 한 후에 하녀 카트의 참되가 어떤 것이었는지를 독자 여러분
으로서도 쉽게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또한 그녀가 점점 더 사내가 그리워서 견딜 수 없게
되었다는 것, 그녀와 베르트와의 사이가 보통 관계가 아닌, 한 집안 식구처럼 되어 있다는 것을
알았다. 두 사람은 이따금 같은 침대에서 잠을 자고, 또 거울을 들여다 보면서 엉덩이를 서로 비
교해 볼 정도로 가까운 사이가 되어 있었지만, 그것은 물론 둘이 서로 상대방의 몸을 바라본 후
의 일이었다.
하녀들의 참회는 단순하기 짝이 없는 것이었다. 하녀들은 소원대로 머슴들에게 겁탈을 당하고
있었지만, 하녀들이 얘기하는 솜씨는 세련된 맛이 없었다. 게다가 하녀들은 절대로 사내를 침실에
들여세우지 않았다. 침실에서는 다 같이 벌거벗은 몸으로 마구 뒤섞여 자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
만 그것도 육군의 군사 훈련이 벌어지고 있는 동안에는 그렇게 되지도 않았다. 어느 연대가 이
집 앞으로 지나간 일이 있었다. 병사들은 모두가 숙박 허가증을 소지하고 있었다. 때문에 병사들
은 여기저기에 몇 명씩 묶어서 분숙을 하게 되었다. 그 당시 하녀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처녀시
절이 지난 20대나 30대 까지도 겁탈을 당했던 것이다. 그녀들 중에는 뒤로 당한 여자도 있었는데,
이것은 원래 하녀들에게는 큰 죄를 짓는 것이라고 여겨지고 있었다. 캐퓨친 수도회 신부가
혼자서 하거나 혹은 친구들끼리 손으로 장난을 한 일은 없느냐?
하고 물었다.
그런 구린내 나는 구멍을 만질 줄은 누가 상상이나 했겠어요?
하고 하녀는 대답했다. 그러나 하녀들의 입장에서 보면, 변을 보거나 오줌을 싸고 있는 모습을
서로 보여 준다든지 성교를 하는 대상으로 닭이나 비둘기가 거위를 이용한다든지 해도 별로 나쁜
짓이라고 여겨지지 않고 있었다. 어떤 하녀는 어느 날 그 곳을 개로 하여금 핥게 한 일이 있었다
고 했다. 그러자 개한테 당하지 않았느냐고 캐퓨친 수사가 물었다. 이 하녀는 이렇게 대답하는 것
이었다.
그놈의 연장이 잘 생겼더라면 기꺼이 쑤셔넣게 했겠지만, 섭섭하게도 별로 크지 않아서 그만뒀
지요, 뭐.
나는 되도록 세심히 주의를 하면서, 아무한테도 들키지 않고 방으로 되돌아 왔다. 이 집에서 사는
여자들은, 주인이나 하녀 모두가 사내들 때문에 큰 시련을 겪고 있음을 알게 된 것이 큰 수확이
었다. 여자들이 그렇게 심하게 육체적 욕망을 느끼고 있을 줄은 상상도 못했었다. 나는 내 방으로
돌아와서는 이상야릇한 흥분을 억제할 수가 없었다. 긴 시간 동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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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러운 고백
나는 될 수 있는 대로 조용히 좁은 복도로 숨어 들어갔다. 나는 헌 슬리퍼를 신고 있었다. 나무
로 된 칸막이 벽에 가까이 다가가서 사람의 목소리가 가장 잘 들리는 위치를 발견했다. 캐퓨친
수도회 수사는 참회를 하는 사람만 기도실에 남고, 차례가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은
성당 안에 있도록 조치를 취해 두었다. 그렇게 때문에 참회를 하는 사람들은 특별히 작은 소리로
말할 필요가 없었다. 그래서 내부에서 주고 받는 말소리는 아주 분명하게 들려왔다. 나는 고해실
안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를 듣고 그 안에 농사꾼 한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참회는 오래 전
부터 이미 시작되어 있었던 것 같았다. 왜냐하면 캐퓨친 수사가 이런 말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었
다.
허허, 자네 얘길 듣고 보니, 자네는 항상 변소 안에서 자네의 물건을 장난삼아 가지고 논다는
말이로군. 왜 그런 짓을 하는 거지? 몇 분 동안이나 그 짓을 하고 있나? 그리고 종종 그런 짓을
하고 있는가?
글쎄요, 1주일에 보통 두어 번은 허는구먼요. 하지만 때로는 날마다 허는 때도 있구먼요. 기분
이 좋아질 때까지요. 우리 같은 농사꾼은 도저히 그 짓을 않고는 살 수가 없구만요. 아무튼 뭐라
고 말할 수 없을 정도로 기분이 좋구만요.
그럼, 여자하고는 어떤가? 한 번도 그런 짓을 해본 일이 없는가?
딱 한 번밖에 없었구만요. 상대방은 할망구였지만서두
그걸 나한테 들려주게, 조금도 숨기지 말고.
어느 날 마른 풀을 쟁여 두는 지붕 밑에 있는 헛간에 로잘리 할머니하고 같이 있었지요. 그런
데 방정맞게도 그녀석이 발딱발딱 일어서지 않겠어요. 그래서 저는 이런 말을 했지요, 로잘리 아
주머니, 아주머니는 오래 전부터 벌써 사내 생각이 끊어졌는가요? 라구요. 그러니까 할머니는 저
한테 이렇게 대답하더군요. 요놈의 난봉쟁이 녀석 같으니! 당치도 않은 소린 하지도 마라. 그런
짓을 어떻게 할 수가 있단 말이냐. 적어도 40년 동안을 수절한 몸이다. 그리고 난 벌써 사내 같은
건 조금도 가지고 싶지 않구나. 아무튼 나는 이제 60 고개에 접어 들었으니까 말이다. 그래서
저는 이렇게 맞받아 대꾸해 줬지요. 이봐요. 로잘리 아주머니. 나는 말이오. 딱 한 번만 발가벗은
여자의 몸뚱이를 보고 싶었어요. 어디 한 번 옷좀 벗어봐요. 그러자 의외로 로잘리 아주머니가
여긴 마음이 안놓이는구나. 마가 붙을지도 모르니까 말이다. 하고 말하길레 저는 이렇게 말했지
요. 요놈의 할망구야. 네가 알몸이 돼 봤자 별로 마가 붙지도 않을거야. 그리고 나서 저는 아무
도 올라오지 못하도록 사닥다리를 치워 버렸지요. 그러고 난 다음 저는 제 물건을 꺼내어 로잘리
아주머니한테 조심스럽게 내보였지요. 할머니는 그걸 찬찬히 지켜보고 있다가 이렇게 말하더군요.
우리집 큰 녀석의 것보다 훨씬 더 크구나. 그래서 할머니에게 저는 이렇게 말해줬지요. 로잘리
아줌마, 이렇게 된 이상에는 아줌마 것도 보여 줘야지. 하지만 할망구가 아무래도 보여주려고 안
하잖아요. 그래 할 수 없이 반강제로 치마를 머리 위까지 걷어올리고는 조심스럽게 그 곳을 바라
보려고하니까 말입니다 .
그래서 그 다음에는 어떻게 됐나? 도대체 어떻게 됐느냐? 빨리 말해봐.
할머니의 아랫배 쪽의 갈라진 금이 굉장히 크더군요. 철 지난 자두같은 색깔이었는데, 그 위에
잿빛 털이 더부룩하게 나 있더구만요.
그런 말은 묻지 않았네. 자네가 어떻게 했느냐구?
갈라진 금 속에 제 소시지를 밀어 넣었지요. 불알이 있는 데까지요. 불알은 안으로 집어넣을 수
가 없잖아요. 내 그것이 그 안으로 들어가니까 로잘리 할머니는 앞뒤로 움직이면서 큰 소리로 이
렇게 말하더구만요. 내 엉덩이 밑에 손을 받쳐라. 이 바보같은 녀석아.! 손을 받치거든 나처럼 하
는거야. 그래서 저희들 두 사람은 다 같이 몸을 움직였읍니다만, 정말이지 호흡이 잘 맞았지요.
저는 완전히 몸이 화끈화끈 달아오르기 시작했고, 로잘리 할머니는 로잘리 할머니대로 . 신부
님 앞이니까 하는 말씀입니다만, 정말이지 기운 좋게 몸을 이리 뒤척, 저리 뒤척 요분질을 하더
니, 대여섯번은 색을 쓰고 말았지요. 이런 말을 하긴 뭣하지만, 저는 한 번밖에 못 쌌어요. 그러자
그때 로잘리 할머니가 이렇게 소리치기 시작하더구만요. 바보같은 놈, 꽉 끌어안아. 더, 더, 아,
아, 된다! 그래서 저는 역시 또 싸고 말았지요. 그런데 말입니다. 그때 가축 우리에 있던 계집애
가 우리들이 하는 소리를 듣고 모조리 지껄이는 바람에 로잘리 할머니는 마침내 주인집에서 쫒겨
나고 말았지요. 그래서 저는 젊은 계집애의 궁둥이를 쫒아다닐 기분이 안 납디다요.
그건 대단히 큰 죄가 되는 거야. 또 마음속에 생각나는 게 있는가?
저는 말입니다요, 일년 내내 로잘리 할머니 생각만 하고 있지요. 어느 날 하녀들이 밥을 먹으며
나가고 없는 사이에 외양간에 있었을 때의 일입니다요. 암소가 암내가 난 걸 알고 있었으니까요.
그런데 저는 아, 암소의 거기를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아 글쎄, 암소의 바로 거기가 로잘리 할머
니하고 똑같지 않겠어요. 그래서 저는 순간적으로 암소의 것에 집어넣고 싶은 생각이 나더군요.
그런데 말씀입니다, 역시 그 놈의 집승은 어처구니 없게도 로잘리 할머니처럼 가만히 있질 않더
군요. 하지만 꽉 눌러대고는 꼬리를 쳐들어 올려 주었지요. 그래서 간신히 일이 순조롭게되어 암
소의 거기에 제 물건을 쑥 집어넣었지요. 그 기분이란 이루 말할 수 없이 좋더군요. 으로잘리를
상대로 해서 할 때보다도 훨씬 더 좋더군요. 다만 암소란 놈이, 이런 말 하기는 뭣하지만, 저한테
오줌을 내깔기더군요. 그 바람에 불알이고 바지고 흠뻑 젖어버리고 말았지요. 이젠 암소를 상대로
해서 하고 싶은 마음이 나지 않게 된 것은 대강 이런 곡절이 있었기 때문이지요.
허허, 그거참, 하지만 어째서 그런 짓을 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지?
언젠가 저희집 양치기 놈이 염소를 상대로 해서 한 번 했기 때문이지요. 그리고 하녀 튜시 년
은 언젠가 가축우리 안에서 넓적다리 사이에 큼직한 단지를 끼고서 땅바닥에 누워 있더군요. 그
렇게 하고 있으면 배가 아주 좋은 기분이 된다는구만요. 그런 말을 옆집 마님한테 하니까, 그 마
님도 똑같은 짓을 시험해 봤다는구만요.
참회의 그 다음 얘기는 별로 재미가 없었다. 나는 숨어있던곳에서 나와, 방금 참회를 한 사나이
는 도대체 어떤 작자일까 하고, 그 낯짝이나 봐 두려고 성당으로 달려갔다. 그 사나이는 다름아닌
언젠가 연못가에서 얼빠진 모습으로 성적인 매력이 넘치는 하녀들의 조롱의 대상이 되었던 그 바
보같은 머슴이라는 걸 알고 나는 깜짝 놀랐다. 그 머슴은 남자로서는 마지막 고해자였다. 다음은
어머니가 참회하러 들어가려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머니 옆에는 마르그리트 부인과 사내들이
바람기를 돋구어 주는 카트가 무릎을 꿇고 앉아 있었고, 그 뒤에도 하녀들이 다 같이 앉아서 기
다리고 있었다.
베르트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나는 이상하게 생각했다. 관리인의 아내는 해산할 날이 다가와
있어서 참회하러 가는 건 면제받고 있었다. 나의 어머니의 참회는 대단히 천진난만한 것이었지만,
흥미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었다. 어머니는 평소에 범한 죄를 하나하나 참회하고 나서 이런 말을
했다.
신부님, 저에게는 또 한 가지 소원이 있습니다. 저의 주인은 오래 전부터 저에게 어떤 것을 요
구하고 있습니다. 결혼식을 올린 그날 밤부터 주인은 저를 홀랑 옷을 벗겨 놓고 이따금 그런 짓
을 되풀이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항상 제 나체 모습을 보고 싶어하면서, 어느 신부님이 쓰신
옛날 책을 저에게 보여주었습니다. 그 책 속에는 특히 이런 말이 씌어 있었습니다. 부부는 실오
라기 하나도 걸치지 않은 발가벗은 알몸으로 육체적 행위를 하지 않으면 안된다. 즉 남자의 체액
이 가장 친밀하게 여자의 체액과 한데 섞이기 위함이다. 저는 요즘 이 문제에 대해서 양심상의
의심이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고, 이 의심은 해가 지날수록 더 심하게 일어납니다.
그 책은 중세에 쓰인 것입니다. 그 당시에는 내복을 입는 습관은 일반적으로 알려 있지는 않았
지요. 오직 상류계급에 속한 사람들만이 내복을 입고 있었던 것입니다. 하층 계급에 속한 사람들
은 부부가 같이 자는 침대에서는 내복을 입지 않은 채 잠을 잤었고, 그러한 풍습을 완고하게 지
키고 있는 지방이 지금도 있어요. 예를 들면 이 지방의 농사꾼 여인네들은 지금도 거의 다 그렇
게 하고 잠을 잡니다만, 그것은 주로 빈대 때문입니다. 교회에서는 그와 같은 풍습에 호의를 갖고
있지는 않습니다만, 그러나 성급히 금지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런 문제에 대해서 여쭈어 보고 저도 이젠 그 점에 대해서는 안심을 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저희 주인은 항상 저에게 제가 부끄러워하는 몇 가지의 자세를 취하게 합니다. 최근에 있었던 일
입니다만, 저는 네 발로 기어다니지 않으면 안되었습니다. 그리고 주인은 등 뒤에서 제 모습을 지
켜보고 있었습니다. 발가벗은 채 방안을 어슬렁거리고 다닐 때마다 주인은 저를 스틱으로 쿡쿡
찌르면서 앞으로 갓! 하고 소리치거나, 제자리 섯! 하고 명령하거나, 마치 체조라도 하듯이 오
른쪽 배를 밑으로! 라고 하거나 왼쪽 배를 밑으로 라고 명령을 내리는 것 입니다.
그런짓을 하면 안되겠지요. 하지만 당신이 단지 주인께서 하라는 대로 했을 뿐이라면 죄를 범
한 것이 되지는 않습니다.
아아! 저에겐 또 마음에 걸리는 일이 있습니다만, 입에 담기에도 창피스러워서
나의 딸이여, 하느님의 용서를 받지 못할 죄는 없습니다. 마음을 편안히 가지십시오.
주인은 항상 제 뒤에서 하고 싶어 합니다. 게다가 제가 부끄러워 실신할 것 같은 짓을 하는 것
입니다. 요전 날의 일입니다만, 저는 주인이 손가락에 포마드를 바르고 쑥 쑤셔넣는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결국은 . 결국은 . 항문 속으로 말입니다. 저는 일어서려고 했습니다. 주인은 저
를 달래 주었습니다만, 그런데 주인은 말입니다, 그걸, 주인의 물건을 박아 넣은 것이었습니다. 저
는 잘 알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그런 짓을 당해서 아팠습니다만, 왜 그런지 조금 지나니까 저는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그이가 일을 다 끝내자 금세 저는 주인에게 여느 때와 다름없는 자리에 당
했을 때와 똑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 다음의 말은 너무나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기 때문에
내 귀에는 들리지 않았다. ).
그건 죄입니다. 주인을 참회하러 보내시오.
그 뒤의 참회는 재미가 없었다. 이윽고 마르그리트 부인이 들어와 자리에 앉았다. 그녀의 기분
좋은 목소리가 내 귀에 들려오기 시작했다. 내가 알기로는 그녀는 종종 고해를 하지 않고 빠진
사실을 참회했다. 그런데 마르그리트 부인이 망설이면서 나직한 목소리로 이런 말을 덧붙이는 소
리를 듣고 나는 어안이 벙벙해지고 말았다. 즉 그때까지는 육체적인 욕망을 느끼지 못했던 그녀
가 젊은 내가 욕실에 들어가는 걸 보고 사랑의 충동을 느끼고 음탕한 욕망을 가슴 속에 품으면
서, 나의 몸을 만짐으로써 다행히 이 꺼림칙한 욕망을 억제할 수가 있었다는 것이다. 다만, 어느
날 내가 잠을 자고 있었을 때 이불이 흘러내려 떨어졌기 때문에 나의 남성 부분이 드러나고 말았
다. 그녀는 오랫동안 그걸 지켜보고 있다가 드디어 그걸 입에 물고 말았다. 그녀는 고백을 할까말
까 하고 몹시 망설인 끝에 이런 얘기를 했다. 마치 말이 입에서 더 이상은 안나오는 모양이었다.
나는 이상야릇한 감동을 받았다.
당신은 지금까지 남자하고 죄를 지은 일은 없소? 그리고 혼자서 스스로 더럽힌 일은 없소?
저는 아직도 쳐녀예요. 적어도 남성에 대해서는 숫처녀예요. 저는 가끔 거울에 저의 발가벗은
알몸을 비추어 보고 손으로 부끄러운 곳을 만지면서 즐긴 일은 있어요. 어느 날 (하고 말을 꺼내
기 시작하더니, 그녀는 잠시 동안 망설였다. )
나의 딸이여. 용기를 내시오! 참회 청죄 신부에게는 무슨 일이든 숨기면 안 되오.
어느날, 돈쥬앙의 어머니가 저에게 이런 말을 하더군요. 우리 집 하녀 카트는 양초를 많이 쓰
더라. 틀림없이 침대 속에 들어가 소설을 보고 있을 게다. 불일간에 불을 낼것만 같구나. 하는 짓
이 아무래도 마음이 안 놓이는구나. 그러니까 네가 하녀 곁에서 자면서 주의시켜 주지 않겠니?
초를 너무 많이 쓰지 못하게 단속 좀 해 다오. 그런데 바로 그날 밤에 하녀의 방에 불이 켜져 있
는걸 보았기 때문에 저는 돈쥬앙 어머니의 부탁대로 했어요. 저는 문을 활짝 열어놓고 발소리도
내지않고 고양이처럼 살금살금 카트의 방으로 들어갔어요. 하녀는 등을 절반쯤 나 있는 쪽으로
돌리고는 마룻바닥에 앉아 침대에 몸을 구부리고 있었어요. 그녀 앞에 의자가 있었는데, 그 의자
위에 거울을가져다 놓고, 거울 좌우에는 두 자루의 초에 불이 켜져 있었어요. 카트는 슈미즈 차림
을 하고 있었는데, 그 때 거울 속에는 그녀가 두 손에 뭔가 길쭉하고 가느다란, 하얀 것을 쥐고서
짝 벌린 넓적다리 사이로 박았다 뺐다 하는 모습이 똑똑하게 비치고 있었어요. 숨을 크게 헐떡거
리면서 몸 전체를 뒤흔들고 있었어요. 그리고 조용한 방 안에서 무슨 이상야릇한 소리가 나는 듯
했어요. 고양이가 밥을 먹는 소리 같다고나 할까요. 그 소리를 듣는 순간, 저는 온몸에 견딜 수
없는 전율을 느꼈어요. 그런데 바로 그 순간, 그녀가 갑자기 큰 소리로 이런 말을 외치느 소리가
났어요.
아, 아아! 아 좋아, 좋아
그녀는 고개를 수그린채 눈을 감고 완전히 넋을 잃고 있는 듯한 모습이었어요 얼굴 표정은 약간
찡그린 듯도 하고 형용할 수 없는 황홀한 기쁨에 가득 차 있는 듯도 했어요. 그때 제가 그녀의
몸을 건드리자 그녀는 깜짝 놀라며 펄쩍 뛰어 일어나더군요. 그 순간 제 눈에는 초 한자루를 끼
고서, 그게 거의 다 몸속에 들어가 있는 게 보였어요. 그 긴 초 한자루가 몸속으로 그렇게도 쑥
들어가다니, 정말 놀랍고 신기하게 여겨졌어요. 놀라서 어쩔줄을 모르고 있는 저를 보더니, 그녀
는 저에게 이렇게 자기의 행동을 설명해 주더군요.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군대에 들어갔는데, 애인을 생각할 때마다 그이의 그게 생각나서 이러고
있는 거예요.
하고 말예요. 저는 그런 일을 할 수 있다는 걸 알고는 다시 한 번 놀라고 말았어요. 그녀는 이런
말을 덧붙이더군요.
마르그리트 부인, 절대로 이런 얘긴 남한테 하지 말아요. 마님이 아시면 나는 쫓겨나고 마니까
요.
하고 애원하는 것이었어요. 저는 아무말도 않고 그 방을 나왔어요. 하지만 신부님. 저는 그 광경
을 보고 큰 감동과 충격을 받고 말았어요. 그래서 그 뒤로는 저도 역시 그런 짓을 해보지 않고는
견딜 수가 없었어요. 그리고 정말로 곤란하게 되고 말았어요! 가끔 그 짓을 되풀이하지 않으면 안
될정도가 되어버렸어요. 그래요. 저는 더욱 더 타락 해버리고 말았어요. 신부님! 슈미즈를 벗어버
리고 그 하녀가 한 것처럼 여러 가지 자세로 죄가 되는 향락을 즐겨 왔어요.
참회 청문 신부는 마르그리트 부인에게 결혼하라고 권고하고, 죄를 용서해 주었다. 나의 어머니
와 마르그리트 부인이 이런 고백을 한 후에 하녀 카트의 참되가 어떤 것이었는지를 독자 여러분
으로서도 쉽게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또한 그녀가 점점 더 사내가 그리워서 견딜 수 없게
되었다는 것, 그녀와 베르트와의 사이가 보통 관계가 아닌, 한 집안 식구처럼 되어 있다는 것을
알았다. 두 사람은 이따금 같은 침대에서 잠을 자고, 또 거울을 들여다 보면서 엉덩이를 서로 비
교해 볼 정도로 가까운 사이가 되어 있었지만, 그것은 물론 둘이 서로 상대방의 몸을 바라본 후
의 일이었다.
하녀들의 참회는 단순하기 짝이 없는 것이었다. 하녀들은 소원대로 머슴들에게 겁탈을 당하고
있었지만, 하녀들이 얘기하는 솜씨는 세련된 맛이 없었다. 게다가 하녀들은 절대로 사내를 침실에
들여세우지 않았다. 침실에서는 다 같이 벌거벗은 몸으로 마구 뒤섞여 자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
만 그것도 육군의 군사 훈련이 벌어지고 있는 동안에는 그렇게 되지도 않았다. 어느 연대가 이
집 앞으로 지나간 일이 있었다. 병사들은 모두가 숙박 허가증을 소지하고 있었다. 때문에 병사들
은 여기저기에 몇 명씩 묶어서 분숙을 하게 되었다. 그 당시 하녀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처녀시
절이 지난 20대나 30대 까지도 겁탈을 당했던 것이다. 그녀들 중에는 뒤로 당한 여자도 있었는데,
이것은 원래 하녀들에게는 큰 죄를 짓는 것이라고 여겨지고 있었다. 캐퓨친 수도회 신부가
혼자서 하거나 혹은 친구들끼리 손으로 장난을 한 일은 없느냐?
하고 물었다.
그런 구린내 나는 구멍을 만질 줄은 누가 상상이나 했겠어요?
하고 하녀는 대답했다. 그러나 하녀들의 입장에서 보면, 변을 보거나 오줌을 싸고 있는 모습을
서로 보여 준다든지 성교를 하는 대상으로 닭이나 비둘기가 거위를 이용한다든지 해도 별로 나쁜
짓이라고 여겨지지 않고 있었다. 어떤 하녀는 어느 날 그 곳을 개로 하여금 핥게 한 일이 있었다
고 했다. 그러자 개한테 당하지 않았느냐고 캐퓨친 수사가 물었다. 이 하녀는 이렇게 대답하는 것
이었다.
그놈의 연장이 잘 생겼더라면 기꺼이 쑤셔넣게 했겠지만, 섭섭하게도 별로 크지 않아서 그만뒀
지요, 뭐.
나는 되도록 세심히 주의를 하면서, 아무한테도 들키지 않고 방으로 되돌아 왔다. 이 집에서 사는
여자들은, 주인이나 하녀 모두가 사내들 때문에 큰 시련을 겪고 있음을 알게 된 것이 큰 수확이
었다. 여자들이 그렇게 심하게 육체적 욕망을 느끼고 있을 줄은 상상도 못했었다. 나는 내 방으로
돌아와서는 이상야릇한 흥분을 억제할 수가 없었다. 긴 시간 동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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