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약유정 (73)
제73장
추적추적거리는 물소리에 꿈속에서 깨어났다. 눈을 떠보니 커다란 침대 위로 박달나무 헤드가 보였다. 중간에 면이 원형인 큰 거울이 꾸며져 있고 사방으로 팔각의 모서리로 된 긴 거울이 장식되어 있었다. 각 거울의 면 속으로 흐트러진 하얀 침대 시트와 아울러 나의 노출되어 있는 신체를 포함해 커다란 침상 위 정경이 비쳐지고 있었다. 또한 양 다리 사이 그 보통사람과는 다른 튼튼하고 커다란 양물이 거울 속에 다양한 각도를 통해 드러나 보여 방탕하기 그지없는 의미를 내비치고 있었다. 어젯밤 나는 지나치게 급했었다. 다만 매여의 그 절묘한 옥 같은 육체를 갖는데 급급해 근본적으로 머리 맡에 있는 정취를 증가시키는 장치에 대해 주의를 기울이지 못했던 것이다. 보아하니 매여와 양소붕 간의 부부생활은 그녀의 싸늘한 겉모습으로 표현되는 그러한 평범함과는 같지 않은 듯 했다.
고개를 돌려보니 자신 왼쪽 편 침상 위는 텅 비어 있었다. 사람의 그림자도 보이지 않았다. 이 침대는 족히 3미터 이상은 되어 보였다. 자신의 집 그 침대와 비교해도 조금도 손색이 없었다. 침대는 모두 박달나무를 이용해 제조되어 있었다. 네 모퉁이에는 각각 암홍색의 원기둥이 프레임을 받치고 있었다. 침대 머리의 박달나무 헤드 위에는 수공으로 도안이 새겨져 있었다. 대설 속에 활짝 핀 한 겨울의 매화 한 그루를 묘사해 놓고 있었다. 매화의 꽃잎은 주홍색을 이용해 에나멜로 칠해져 있었다. 꽃잎 테두리는 금선을 이용해 덧쓰여져 있어 뚜렷하게 화려하고 고아했다.
몸 아래 깔린 백색의 침대 시트는 도처에 주름이 져 있었다. 마치 일찍이 누구인가 위에서 유희를 즐긴 모양이었다. 연두색의 쓰촨(四川)지방 특산인 채색비단으로 만들어진 슈진(蜀錦) 베게는 침대 머리맡에 대충 던져져 있었다. 베게 상면에는 은실로 세밀하게 원앙이 물에서 노니는 도안이 수놓아져 있었다. 나는 베게 하나를 뒤집었다. 아랫쪽에는 언제 감추었는지 모를 순흑색의 실크 팬티가 숨겨져 있었다. 팬티 가장자리는 정교하게 레이스가 치장되어 있었다. 스타일이 장중하고 또한 단아한 것이 마치 그것의 여주인과 같았다. 끄트머리 침상 기둥 위에는 흑색의 무엇인가가 걸려 있었다. 집어 들어 보니 원래 흑색의 실크 주름무늬 브라였다. 양 어깨에 걸치는 디자인이 대단히 보수적이었다. 브래지어의 용량은 대략 C컵 같았다. 비록 평소에 겉보기로는 눈에 두드러져 보이지 않았지만 이 얇은 브래지어가 받치고 있는 안쪽 그 포만한 젖의 촉감이 얼마나 좋은지를 나는 알고 있었다.
나는 기분 좋게 흡족한 기지개를 폈다. 전신을 마치 다리미로 다린 듯한 쾌적함이 느껴졌다. 오른 손 쪽의 벽모서리에 스타일이 소박하고 옛스러운 홍목 화장대가 놓여 있었다. 위에는 청동 황금으로 된 화장 거울이 설치되어 있었다. 타원형의 화장 거울 속에 비친 자신의 신체에는 하나 또 하나 견실하게 솟아 나있는 근육 위로 아주 많은 할킨 자국이 뚜렷이 있었다. 특히 자신의 드넓기가 거석과 같은 등 부위 좌우로 각 다섯 줄기의 보기만 해도 마음이 아픈 혈흔이 윗부분에 남아 있었다. 그것은 여인의 정서가 급격히 격동한 상태 아래 그녀의 길고 뾰족한 손톱을 이용해 남겨 놓은 것이 분명했다. 이것으로 보아 당시 내가 그 여인에게 준 쾌감과 자극이 얼마나 대단했는지를 잘 알 수 있었다.
하지만 내 마음 속 승리자의 여유와 만족을 충만하게 하는 것은 바로 자신이 어젯밤 일장 지극히 중요한 정복을 완성했기 때문이었다. 또한 나에게 정복을 당한 여인은 바로 내가 이미 오랫동안 앙모 해왔던 매여였다.
침상에서 일어나 양 발을 바닥에 내려 놓자 무엇인가 밟힌 듯 느낌이 매끈매끈한 것이 축축했다. 고개를 내려 바라보니 자줏빛 해당화색 같은 홍목 바닥 위에 열 몇 개의 콘돔이 뿔뿔이 흩어져 있었다. 이들 천연고무 제품 가득 사용한 흔적이 있었다. 하나 하나 모두 팔뚝 크기만큼 늘어져 구겨져 있었다. 창을 통해 들어오는 햇빛이 그 위를 내리쬐고 있어 음란하고 색정스러운 맛이 충만했다.
이들 콘돔 가운데 세 개가 끄트머리가 높이 부풀어 있는 것이 안쪽에는 풀죽 같은 하얀색 액체가 가득 차있었다. 그 액체의 색상은 이미 하얀색에서 누르스름한 빛을 띠고 있었다. 한 줄기 생계란 같은 냄새가 실내를 맴돌고 있어 어젯밤 내가 이들 콘돔 안에 세 번 발사를 한 것을 아주 분명히 알려주고 있었다. 아주 많은 시간 이들 콘돔들은 내 거대한 음경의 마찰을 감당하지 못하고 임무를 완성하기 이전에 늘어져 벗겨져버려 전장 밖으로 내던져진 것이었다.
어젯밤 그 황당하고 또 열락이 충만한 대전투를 회상하자 나의 입가에 저절로 한 줄기 웃음기가 떠오르지 않을 수 없었다.
우리 어젯밤 몇 번을 한 거지? 내 기억으로는 확실치가 않았다. 나의 천부적으로 타고난 특이한 굵고 긴 양물 때문에 이들 콘돔의 사이즈로는 완전한 보호를 할 수 없었다. 게다가 매여의 그 좁은 마치 처녀 같은 꿀단지가 나의 광열스럽고 또한 맹렬한 박음질에 더욱 더 수축해 들어가 천연고무로 되어 있는 전투복이 고속의 피스톤 운동 중에 극히 빠르게 소모된 것이었다. 반 시간도 지나지 않아 중용할 수 없게 된 것이었다. 그리고 매여의 세심하고 확고한 요구 아래 나는 다만 다시 한 번 그녀의 체내에서 물러나 새로 콘돔을 갈아 끼고 다시 전투에 임할 수 밖에 없었다. 설령 그렇더라도 나 역시 격정 중에 세 번이나 자신의 정화를 매여의 체내에 쌌던 것이다. 아니, 콘돔 안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약간 쓴웃음을 지으며 하반신의 양물을 바라봤다. 어젯밤의 광기를 겪은 후 이 자식은 간신히 얌전하게 불알 위에 조용히 엎어져 늘어져 있었다. 하지만 그 물건은 설령 쉬고 있을 때도 그 크기가 보통사람이 발기 했을 때 보다 아주 컸다. 그 놈은 마치 머리가 큰 벌레처럼 사타구니 사이에 누워 있었다. 거무잡잡하니 커다란 몸통 위로는 백색의 분비물이 가득 묻어 있었다. 그 분비물 가운데 얼마가 매여의 질 속에서 나온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그것들은 모두 어젯밤 격정적인 환락의 산증인이었다.
내가 처음으로 매여의 신체에 진입했을 때 그야말로 행복감에 몸을 치떨었다. 그 처녀에 조금도 뒤지지 않는 좁은 질의 쪼임에 나는 거의 바로 쌀 뻔 했던 것이다. 그리고 매여는 얼굴을 옆으로 돌리고 나를 보지 않으려 했다. 그녀의 신체는 나의 강경하고 무지막지한 진입에 무력한 저항을 했지만 그녀의 표정과 태도는 여전히 그렇게 냉랭했다. 마치 정결한 수녀가 한 건장한 야수의 침범을 당한 것 같이 조금도 나의 바라는 바와 반응에 배합하지 않으려 했다.
하지만 나의 깊은 삽입에 이어 나의 강력한 좆질 아울러 나의 그 타고난 특이한 양물 그리고 인내력이 작용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그녀의 가냘프고 유약한 겉모습과는 어쨌든 상관없이 매여의 신체는 확실히 농숙했다. 그녀는 여인으로서 욕망을 희구하는 최대의 시기에 놓여 있었다. 그리고 남편이 일이 터진 후 이 매혹적인 육체는 이미 반년이나 오래 비어 있었다. 그녀는 지나칠 정도의 지혜와 사회 능력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신체 감각상의 본능을 차단시킬 수는 없었다.
나의 풍부하고 다양한 또 힘이 있는 좆질 아래 그녀의 오랫동안 비어 있던 육체는 마침내 반응을 하기 시작했다. 비록 그녀의 얼굴은 여전히 그렇게 싸늘한 모습이었지만 끊임없이 수축하는 질벽 아울러 안쪽의 분비되어 나오는 대량의 밀액은 그녀를 팔아 넘기고 있었다. 나의 굵고 튼튼하고 커다란 양물의 도발과 좆질이 그녀의 극도로 민감한 체질을 아주 빠르게 고조에 달하도록 만들었다. 그리고 후에 점점 더 걷잡을 수 없도록 만들었다. 그녀의 고조는 빠르고 또한 맹렬했다. 그리고 게다가 매번 고조가 끝난 후 쉴 틈도 없이 계속 또 다른 고조가 기어 올라왔다.
내가 처음으로 크게 부르짖으며 정액을 새로 간 콘돔 안에 힘차게 쏴 넣었을 때 매여의 그 장엄한 얼굴이 마침내 억제하기 어려운 봄날의 조수를 드러냈다. 그리고 나는 이 좋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그녀의 향그러운 입술을 뒤덮으며 자신의 혀를 밀어 넣고 방자하게 휘저었다. 실신 상태에 처한 매여는 조금의 저항력도 없었다. 그녀는 어쩔 수 없음에 받아들이며 자신 원래의 뜻을 저버리고 영합해서 나의 키스를 받아들이는 것이었다. 그 순간 나는 그녀가 이미 유부녀로서의 자중을 포기했음을 확신했다.
하지만 생각치도 못하게 내가 다시 발동을 걸어 재차 그녀의 체내로 진입했을 때 예상 밖의 강렬한 저항을 마주했다. 육체 상의 열락이 그녀로 하여금 정신을 한층 더 맑게 해 준 것 같았다. 그녀는 다시 원래의 싸늘함을 회복했다. 일개 모친과 유부녀의 신분으로 나를 거절하기 시작했다. 시시콜콜 나에게 그녀에 대한 야심과 탐욕을 포기하라고 타일렀다. 비록 그녀의 옥 같은 얼굴은 여전히 장엄하고 고귀했지만 그녀의 붓기가 가시지 않은 보지 둔덕 그리고 분비물이 가득 묻어있는 꿀단지는 조금도 설득력이 없었다. 그리고 도화와 같은 홍조가 떠올라 있는 피부는 더욱더 엄숙한 설교를 상쇄하고 있었다.
그녀의 말과 본심이 다른 언행에 나는 염증을 느꼈다. 이 여인은 정말 너무 위선적이었다. 어쩌면 평소 자신을 너무 꽉 싸매고 있어서일까? 혹은 자신이 평소 건립해 세워놓은 그 완미한 표상에 너무 신경을 써서 그런 것일까? 매여는 늘 내심이 드러날 때면 위축이 되어 뒷걸음을 치는 것이었다. 그리고 내가 보건대 적나라하게 상대하고 있는 남녀 면전에서 조차 진실한 요구를 하는 자신의 내심을 감추는 것은 일종의 가소로운 행위였다. 그리고 이 일절의 것은 다만 나의 정복 욕구를 격발할 뿐이었다.
그리하여 나는 그녀의 장황한 말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미약하지만 완강한 저항을 무시하고 다시 그녀의 백자와 같은 섬세하고 약한 육체를 침상 위에 놓아둔 채 자신의 비할 바 없이 거대하고 거칠고 긴 양물을 무지막지하게 또 거침없이 그녀의 체내로 찔러 넣은 것이었다. 나의 패기가 그녀의 위선을 돌파했다. 나의 강한 억제에 그녀는 위축됐다. 나의 자신감에 그녀의 자중이 정복됐다. 매여는 비록 극력으로 억제했지만 다시 한 번 나의 거대한 음경 아래 함락되는 것을 피할 수 없었다. 게다가 한 번 한 번 더욱 깊이 함락되어 육욕의 바다 속으로 빠져 들기에 이른 것이었다.
이렇게 되자 한밤 내내 우리는 “거절 – 뒤얽힘 – 다시 거절 – 다시 뒤얽힘 – 삽입당함 - 저항 포기 – 용합 시작 – 고조에 이르다 – 거절 “ 이러한 과정을 반복했다. 매 한 번 정점에 달한 후 만나는 저항은 더욱 격렬하게 변해 있었다. 하지만 최종적으로 나의 무지막지하게 강경한 삽입 후 매여의 육체는 다시 더 열렬하게 나에 영합하는 것이었다. 이후 두 사람은 다시 앞서의 과정을 반복했다.
이날 밤 나는 거의 그 오카모토 한 통을 다 썼다. 비록 절대다수는 모두 심한 사용으로 인해 버린 것이지만 매여는 시종 내가 천연고무 제품을 착용해야 비로서 진입할 수 있게 하는 것을 견지했다. 마치 그 한 겹 얇디 얇은 피막이 그녀에게 안위를 안겨다 주는 것 같았다. 마치 내가 콘돔을 끼고 저지르는 행위는 받아 들일 수 있다는 듯 했다. 비록 나는 그녀와 살과 살이 긴밀히 결합하는 것을 아주 원했지만 줄곧 그녀의 봉목 속 미망 중에는 여전히 그 맑고 투명한 기운이 잔류하고 있어 최종적으로 그녀의 요구를 따를 수 밖에 없었다.
동쪽 하늘에 막 희뿌연 여명의 빛이 비출 때 나는 비로서 미친듯이 신음을 내지르며 마지막 콘돔 속으로 최후의 한 줄기 농후한 정액을 사출했다. 우리 두 사람은 모두 파김치가 되어 대충대충 서로를 끌어 안은 채 꿈 속으로 빠져 들었다.
몹시 흐트러져 있는 침대시트, 침대 맡에 마음대로 던져져 있는 팬티와 브래지어 그리고 바닥에 이리저리 흩어져 있는 콘돔들을 보니 나는 저절로 속으로 고개를 가로젓지 않을 수 없었다. 마음 속으로 일편 뜻을 이룬 것에 득의양양했다.
실내를 둘러보니 대략 100평방 이상의 방이었다. 중앙에는 그 박달나무로 된 문양이 상감된 큰 침대가 놓여 있고 나무로 된 바닥을 따라 가구들은 모두 최상급의 홍목으로 제조되어 장중한 암홍색 칠을 한 것이었다. 침실 문을 마주한 쪽에는 정교하고 아름답게 조각이 된 폴딩 도어가 있었다. 발코니를 통해 틈 사이로 광선이 들어와 실내를 밝게 비추고 있었다. 공기 중에는 한 줄기 사람의 마음의 문을 스며드는 냉향이 가득해 그러한 남녀 성액의 냄새가 그렇게 코를 찌르지 않게 하고 있었다.
문양이 상감된 커다란 침대 끄트머리 쪽에 하나의 등받이 없는 걸상이 놓여 있는데 위에는 은실로 수가 놓여진 짙은 자주색 실크 쿠션이 매어져 있었다. 나와 매여의 잠옷과 바지가 그 위에 던져져 놓여 있었다. 다시 지나가면 정밀하게 그려진 법랑 도안의 큰 병풍이 하나 있었다. 병풍의 내용은 “여순양삼희백모단(呂純陽三戱白牡丹) “ 이었다. 화가는 남녀가 도달했을 때의 생명과 익살 맞은 정경을 뛰어나게 표현했을 뿐만 아니라 정교한 도공(刀工)으로 필법이 섬세하고 인물이 생동감이 있었다. 자세는 탐미적인 맛이 풍부해 여순양은 호방하니 세속에 구애받음이 없고 백모단은 매력적인 자태를 표현한 것이 남김없이 드러나 있었다. 명백히 유명한 명가의 손수 그린 작품이었다.
병풍의 뒤는 하나의 드넓은 드레싱 룸이었다. 세 개의 홍목으로 된 커다란 옷장이 정연히 벽모서리에 놓여 있었다. 옷장 발 아래 공간 안에는 매여의 구두가 늘어서 있었다. 이들 구두의 힐은 높은 것도 있고 낮은 것도 있었다. 하지만 모두 스타일이 단아하고 장엄한 유형이었다. 매여의 평소 형상과 아주 부합했다. 드레싱 룸 중간에는 두터운 페르시야 양탄자가 하나 깔려 있었다. 양탄자 위에는 채색무늬 공단 쿠션이 놓여진 홍목으로 만든 등받이 없는 긴 나무 걸상이 놓여 있었다. 양 쪽 협각에는 한 면이 바닥에 닿아 있는 전신 거울이 각각 놓여 있었다. 어둠충충한 공간 내에 담담한 냉향이 있었지만 매여의 얌전하고 고운 신영은 없었다.
나는 약간 의혹에 빠진 채 한 바퀴 휘둘러 보았다. 비로서 이웃한 발코니 좌측의 그 커다란 옷장이 약간 색다른 것을 발견했다. 물소리가 그 안에서 들려오는 것 같았다. 내가 그 옷장 문을 열었을 때 비로서 깨달았다. 원래 안에는 의복이 놓여 있지 않고 이 옷장의 배후는 하나의 암문이었다. 한 장 유리문이 배후의 방을 가로막고 있었다. 김이 가득 서려있는 유리를 보건대 안에는 분명 욕실인 것이었다. 매여의 침실 안에 또 별천지가 있는 것이었다.
유리문 뒤의 물소리가 그쳤다. 내가 매여의 목욕하는 자태를 엿보려 마음 먹었을 때 그 유리문이 이미 열리며 한 줄기 냉향을 실은 습기가 얼굴을 맞이했다.
매여의 길고 호리호리한 몸은 한 장의 백색 목욕가운 안에 감싸여 있었다. V자형의 네크라인으로 우아하고 아름다운 쇄골과 긴 목이 드러나 있었다. 매끄럽고 축축한 옥과 같은 발에 한 쌍의 옅은 자색의 실크 슬리퍼를 신고 걸어 나왔다. 5촌 높이의 뒤축은 그녀로 하여금 얌전하고 고운 몸매를 더욱 우뚝 솟도록 만들어 주었다. 그녀의 그 검은 옥같이 빛나고 매끄러운 머리결은 하얀 수건으로 머리 꼭대기로 싸매고 있어 전신에 우아한 귀부인의 풍격이 충만했다.
비록 머리카락이 하얀 수건으로 꼭 싸매여 있었지만 여전히 한 두 방울 물방울이 귀밑머리를 따라 미끌어져 떨어지고 있었다. 그녀의 하얗고 투명한 피부가 목욕을 마친 상태와 수증기의 작용으로 이 시각 비할 데 없이 아름다운 붉은 노을을 띠고 있었다. 한 점 지분도 바르지 않은 오관은 청아하고 수려했다. 하지만 그녀의 옥 같은 얼굴 위 표정은 지난 날과 다음없이 싸늘하게 자제하고 있었다. 내가 보기에는 어쩌면 평소보다 더 냉담한 것이었다.
매여 얼굴 위 표정을 보자 나는 즉시 약간 좋지 않음을 느꼈다. 과연 그녀는 나를 쳐다보지도 않고 직접 문 밖으로 걸어 나갔다. 그녀의 신상에는 카리스마가 있었다. 나로 하여금 부득이 몸을 옆으로 비켜 그녀를 지나가게 하는 것이었다. 5센티 미터 높이의 옅은 자색 실크 슬리퍼를 신은 발걸음은 우아하고 또 대범스러웠다. 마치 내가 완전히 존재하지 않는 것 같았다. 그 담담한 냉향이 코를 스쳐 지나가며 나로 하여금 참지 못하고 그녀의 향그런 혀의 맛을 회상하도록 만드는 것이었다.
나는 약간 탐닉하듯 그녀의 얌전하고 고운 뒷맵시를 쳐다봤다. 그 양 쪽 복숭아 모양의 하얀 둔부를 목욕가운 아래 어렴풋이 볼 수 있었다. 하지만 그녀의 자태는 조금도 색정의 의미는 없었다. 다만 당신으로 하여금 감격이 충만해 그녀의 완전히 천성적인 미를 감상하도록 만드는 것이었다. 나는 저절로 천천히 그녀의 등 뒤를 따르지 않을 수 없었다. 그녀가 화장대 앞에 이르러 설 때까지 뒤를 밟았다.
그녀의 목욕 가운 속 좁디 좁은 향그런 어깨가 보였다. 한 줄기 물방울이 그녀의 눈처럼 하얀 목덜미를 타고 등 뒤로 미끄러져 떨어져갔다. 나는 마음이 움직이며 다시 한 줄기 유정이 끓어 올라 손을 내밀어 위를 만지려 했다. 이때 매여가 몸을 돌렸다. 그녀와 나는 이렇게 가까웠다. 나의 코를 찌르는 것은 모두 그녀 신상에 뒤섞인 바디클렌저의 체향이었다. 그녀의 눈처럼 새하얗고 수정같이 빛나는 피부는 조금의 흠 조차 없었다. 하지만 그녀 신상의 일종의 무엇이 나로 하여금 감히 경거망동을 하지 못하도록 했다.
“시간이 이미 늦었어 넌 네 방으로 돌아가야 해. “
매여가 냉랭히 말했다. 옥 같은 얼굴 위에는 조금도 표정이 없었다. 그녀는 고개를 들어 나를 바라봤다. 그 미려한 봉목으로 담담하게 나를 바라봤다. 마치 우리 어젯밤의 격정은 그녀의 목욕에 따라 물줄기와 함께 깡그리 씻겨내려 간 것 같았다. 조금의 흔적도 없었다.
나는 무엇인가 말하려 했지만 그녀 싸늘한 봉목의 면전에서 말이 나오지 않았다. 그 두 줄기 눈부신 눈빛이 마치 나의 피부를 뚫고 지나갈 수 있을 것 같았다. 나의 내심 생각하는 것은 아주 명확했다. 어찌할 것인지 몰랐다. 나는 자신이 그녀 면전에서 다시 종전으로 돌아간 것을 느꼈다. 그 손발이 얼어버리는 남자 아이의 신상으로 돌아간 것이었다.
나는 입을 벌렸다. 하지만 여전히 말이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약간 풀이 죽어 자신의 고개를 가로저으며 침대 끄트머리로 걸어가 자신의 옷가지를 집어들고 입기 시작했다. 매여는 원래의 자리에 서서 조용히 나를 바라봤다. 나의 적나라한 건장한 몸통과 거대한 양물이 눈 앞에 펼쳐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조금도 안중에 두지 않는 듯 했다. 나는 옷가지들을 이용해 그것들을 다 가린 후 평생토록 결코 잊기 힘든 이 침실을 걸어 나갔다.
실외는 밝았다. 때는 이미 중오였다. 복도 위에 서서 제발이 저리듯 아랫층과 양내진의 방 쪽을 살폈다. 다행히 누군가 움직이는 신영은 없었다. 어린 꾸냥의 주량은 아주 형편 없었다. 분명 아직 깨지 않았을 것이다. 나는 다만 오씨 아줌마를 걱정했다. 그녀는 분명 일찍 일어나 청소를 했을 것이다. 나의 방에 들어 가지나 않았을까? 하지만 매택의 규정에 의하면 주인이 일어나기 전에 들어가 폐를 끼치지는 않는 것이었다.
나는 발끝으로 디디며 천천히 계단 아래로 걸어 내려갔다. 누군가에게 발각되기 전에 자신의 방으로 돌아가려 했다. 내가 막 이층 계단을 내려가 객방 방향으로 걸어가려 할 때 갑자기 반대편 복도에서 문을 닫는 소리가 들려왔다. 내가 머리를 돌려 보니 오씨 아줌마가 대걸레를 들고 서재에서 걸어 나오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고선생, 일어 나셨네요? “
오씨 아줌마는 예의 있게 인사를 했다. 그녀는 내가 계단을 내려오는 것을 분명 못 본 것이었다. 그렇지 않으면 나는 해명하기가 힘든 것이 어째서 자신이 잠옷을 입고 주인 부부 두 사람이 거주하는 삼층에서 내려오냐는 것이었다.
나는 얼굴에 막 깨어난 듯한 권태를 띠우며 자신이 막 객방에서 걸어 나온 것처럼 가장했다. 하품을 하는 한 편으로 말했다.
“안녕, 아줌마. “
“저 배가 좀 고프네요. 아침거리 뭐 좀 먹을 것 있나요? “
나는 그녀가 무엇이라도 물을까 두려워 먼저 말을 꺼내 들었다.
“호호, 아침이야 일찍 차려 놨지요. 선생과 아가씨께서 늦게 일어나실 줄은 생각 못했지요. 제가 다시 끓여 드릴게요. “
오씨 아줌마는 입가로 미미하게 웃는 것이었다. 그녀는 우리가 늦잠을 잔 것을 조소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녀가 의심을 하지 않는 것만으로 좋은 것이었다.
“그럼 부탁 드릴게요. “
나는 아주 예의 있게 감사를 했다. 오씨 아줌마의 손에서 대걸레와 물통을 건네 받아 그녀와 어깨를 나란히 해 일층으로 걸어 내려갔다.
나는 식탁에 앉아 오씨 아줌마가 흰죽을 데우는 것을 기다리며 막 찜통에서 나온 성전빠오를 먹었다. 오래 지나지 않아 양내진도 내려왔다. 그녀는 약간 게슴츠레한 모습으로 긴 머리카락은 머리 뒤로 말꼬리를 해 묶고 있었다. 하얀색 평상복으로 호리호리하고 긴 몸을 가리고 있었고 한 쌍의 흑백이 분명한 커다란 눈동자 속에는 잠기운이 아직 걸려 있었다.
“고암, 안녕. “
양내진은 얼굴 위로 분명 약간 부끄러워 했다. 그녀는 어젯밤의 취태가 생각난 모양이었다.
“안녕, 어젯밤 잘 잤어? “
나는 미소를 띠며 물었다. 사실 나의 관심은 그녀가 밤에 일어나지나 않았나 하는 것이었다. 그녀가 자신과 매여의 그 일을 발견하지나 않았을까 걱정이었다.
하지만 어린 꾸냥은 분명 그렇게 깊은 생각이 없었다. 그녀는 여전히 내가 그녀에게 관심을 갖는 것으로 여기는 것이었다. 작은 얼굴 위로 달디 단 웃음을 띠우며 말했다.
“나 계속 잠에 떨어져 해가 중천에 떠서야 일어났어. 아직도 머리가 조금 어지러워. “
나는 이제서야 마음을 내려 놓으며 급히 정성스럽게 그녀를 위해 의자를 끌어 주었다.
양내진은 예의 있게 감사를 했다. 그녀는 오씨 아줌마에게 우유와 통밀 토스트를 가져오게 하고 다시 달걀 프라이 하나를 추가했다. 그런 후 먹기 시작했다. 그녀는 한 편으로 먹으며 한 편으로 나와 잡담을 했다. 우리 두 사람은 오늘 분명히 심정이 아주 좋았다. 비록 피차간에 모두 상대방이 즐거운 이유가 무엇인지는 몰랐지만 표현되어 나오는 모습은 한 쌍 감정이 점점 깊어가는 어린 연인 같았다.
“부인, 안녕히 주무셨어요? “
오씨 아줌마의 공경스런 말소리가 울려 퍼졌다. 나는 자연히 고개를 들어 바라봤다. 매여가 이미 식당으로 걸어 들어와 있었다.
매여는 상반신에 라운드 네크라인을 한 백색의 얇은 실크 블라우스를 하반신에는 회색의 리넨 와이드 팬츠를 입고 있었다. 적나라하고 매끄러운 옥 같은 발에는 5센티 미터 높이의 옅은 자색 실크 슬리퍼를 신고 있었다. 비록 그녀 신상의 의복들의 재단 스타일은 모두 아주 보수적이엇지만 나는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안쪽의 감미롭고 아름다운 매혹적인 곡선을 상상할 수 있었다.
“매이모, 잘 주무셨어요? “
나는 가장 밝은 웃음을 꺼내 놓으며 맞이했다. 타는 듯 뜨거운 두 눈은 그녀 신상의 아름다움을 쫓느라 바빴다.
매여는 나의 눈빛이 그녀의 신상에 머무르는 것이 약간 불만스러운 듯 했다. 하지만 그녀는 밖으로 표현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나의 인사에 응답을 하지 않았다. 다만 담담히 고개를 끄덕이며 식탁의 주인 상석에 앉았다.
“엄마, 오늘 너무 늦게 나왔네. 설마 엄마도 늦잠을 잔 거야? “
양내진의 천진난만한 얼굴 모습에 나는 남몰래 마음 속으로 웃었다.
하지만 그녀의 이 질문에 매여는 난감하지 않을 수 없었다. 설마 그녀가 면전의 귀여운 딸에게 이야기를 해줄 수 있을까? 자신 밤새도록 남자의 육체와 환락의 밤을 지냈다고. 더욱 심한 것은 그 남자는 또 자기 딸의 남자친구였다. 현재 한 옆에서 그러한 야만스럽고 또 육욕적인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엄마 어제 너무 많이 마셨나봐. 그 홍주가 필경 연차가 오래된 거야. “
매여는 교묘한 말을 사용해 숨기는 것이었다.
“맞아, 술을 조금 마셨어야 하는데. 어제 우리 세 사람 모두 너무 취했어. 결과적으로 전부 늦게 일어났잖아. “
양내진은 조금도 의심없이 남의 말에 맞장구를 치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녀가 우리 세 사람이 함께 취했다고 말했을 때 매여와 나는 약속이나 한 듯 고개를 돌려 상대방을 바라봤다. 나의 눈 속에는 감격과 애모가 충만했다. 매여의 봉목 속 신색은 아주 복잡했다.
오씨 아줌마가 매여의 아침 식사를 차려왔다. 우유가 두유로 바뀐 것을 제외하고 매여와 딸의 식단은 거의 비슷했다. 그녀는 조금 조금 두유를 마셨다. 몇 방울의 두유가 조심하지 않아 입술 위에 묻었다. 두유는 누르스름한 백색을 띠고 있어 그녀의 하얗고 투명한 피부 위에서 특히 눈에 두드러졌다. 보고 있으려니 마치 남자 신상의 모종의 액체와 같았다. 나는 저절로 자신의 양물을 매여의 얇은 입술에 집어 넣는 광경을 상상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아울러 하얗고 탁한 종자를 그 장엄한 옥 같은 얼굴의 화면에 온통 흩뿌리는 모습을 떠올렸다. 그것은 너무나 마음속으로 갈망하던 일막의 그림이었다.
“엇! 고암, 너 엄마를 빤히 쳐다보고 뭐하는 거야? “
양내진의 호기심 서린 목소리가 나를 음란한 생각 속에서 깨어나게 했다. 원래 자신 넋을 잃고 매여를 쳐다보며 빠져 있었던 것이다. 심지어 조금도 시기심이 없는 양내진 조차 발견을 한 것이었다.
“진아, 매이모 오늘 특별히 아름답다고 느껴지지 않아? “
나는 아주 진정성 있게 말을 했다. 표정은 자연스러운 것이 마치 손아랫사람이 장배를 찬미하는 듯 했다.
과연 양내진은 결코 의심하지 않았다. 그녀의 얼굴 위에는 당연하다는 듯한 모습이었다. 득의해 하며 말했다.
“그거야 당연, 엄마 젊었을 때 본시의 유명한 대미녀 였잖아. 그렇지 않았다면 어찌 나 같은 이런 미모의 딸이 나왔겠어? “
“엄마, 엄마 보기에도 내 말이 맞지? “
그녀는 공을 매여를 향해 돌리며 입으로는 달게 말했다.
딸의 천진난만하기 그지없는 모습에 매여는 자연히 생긋 교태롭게 웃었다. 그녀는 사랑이 충만해 양내진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작은 소리로 말했다.
“맞아. 우리 진아야말로 청출어람 중의 어람이지. 분명 엄마보다 더 아름다워. “
매여의 한 마디 말에는 두 가지 뜻이 있었다. 마치 은은히 나를 향해 무엇을 표시하는 것 같았다. 또한 조금도 흔적을 남기지 않았다. 나는 눈 앞의 두 송이 봄의 난초와 가을 국화를 바라봤다. 각자 출중한 미인이어서 하나를 선택하라면 고뇌에 빠지지 않을 수 없었다.
양내진은 그렇게 깊이 생각치 않고 기회를 빌어 모친의 품 안으로 뛰어들었다. 모녀간의 격의 없는 이야기를 시작하며 조금도 현장에 내가 있는 것은 개의치 않았다.
“엇! 엄마, 오늘 조금 다르네. “
양내진의 무심코 내뱉은 한 마디에 우리 두 사람의 마음은 모두 흠칫했다.
매여는 쾌속하게 나를 한 번 흘기더니 천연덕스러운 얼굴 모습으로 물었다.
“뭐가? 엄마가 어디가 달라? “
“응, 엄마 기색이 이전보다 훨씬 좋아졌어. 더욱 아름다워 보여. “
양내진은 무심한 한 마디로 일의 진상을 폭로했다.
확실히 남자의 입장에서도 오늘 문을 들어서는 매여의 변화를 알아 볼 수 있었다. 그 목욕 후의 옥 같은 얼굴에는 화장기가 하나도 없었다. 여전히 지난날과 같이 청아하고 수려하고 탈속스러웠다. 하지만 원래 병자와 같이 창백했던 피부가 다소간 혈색이 돌고 있는데다 일종의 보석과 같이 온유한 광채를 지니고 비단같이 부드럽고 매끈한 흑발과 배합되어 있었다. 면전의 매여는 마치 몇 살 젊어진 것처럼 모처럼만의 생기 있는 활력을 내비치고 있었다.
“그래? 홍주와 숙면의 공로인가? “
매여는 입으로는 딸에게 대응을 하며 한 편으로는 틈을 노려 나를 힐끗 흘겼다. 그녀의 눈빛 속은 약간 성을 내고 있었고 또한 약간의 원망을 담고 있었다.
하지만 내 마음 속은 마치 꿀을 먹은 듯 달콤했다. 마음 속으로 생각하길 당신 이 일절의 것은 나의 공로야. 분명 어젯밤 우리의 결합이 매여의 오랫동안 공허했던 신체로 하여금 남자의 위로를 받은 것이었다. 나의 타고난 특이한 양물과 지구력이 매여에게 한 번 또 한 번 고조를 가져다 주어 매여의 마음 밑바닥에 침전되어 있던 각종 부정적인 면의 정서를 씻어내 버린 것이었다. 그녀의 신체부터 심령까지 모두 극도로 풀어질 수 있게 이완시킨 것이었다. 그래서 그녀의 오늘 얼굴색이 현란하고 다채로운 것이 마치 소부와 같은 것이었다. 사실이 증명하는 것이 한 건장하고 힘 있는 남자는 여인의 가장 좋은 보양품이었다. 홍주와 무슨 숙면의 관계는 크지 않은 것이었다.
“그런가? 그런데 왜 나도 술을 마시고 충분히 잤는데 효과가 없지? “
양내진은 믿는 듯 아닌 듯 답을 했다.
그녀의 회답에 나는 거의 밥을 뿜을 뻔 했다. 나는 속으로 생각을 했다. 아가씨! 당신이 이 효과를 원한다면 방법은 아주 간단해. 다만 자신이 실제로는 몸을 뺄 도리가 없는 것이 마음이 온통 당신 엄마의 신상에 가 있기 때문이야.
매여는 크게 난감해하며 급히 기타의 말로 얼버무렸다. 양내진이 다시 무슨 난감한 질문을 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 매여는 아주 주동적으로 기타 방향으로 말을 이어갔다. 동시에 식사를 하는 속도를 빨리했다.
그들 두 사람의 식사량은 많지 않았다. 내가 흰죽 한 사발을 다 먹자 조찬 또한 끝났다. 우리는 거실로 이동해 앉았다. 오씨 아줌마가 뜨거운 커피를 가져왔다. 우리는 각자 밀크와 설탕을 넣었다. 매여는 조금도 첨가를 하지 않았다. 마치 그 짙은 블랙커피가 그녀에게 잘 맞는 듯 했다.
오씨 아줌마는 커피 서비스를 끝낸 후 되돌아 갈 것을 표시하며 말했다.
“부인, 저는 그럼 올라가 방을 치울게요. “
매여는 개의치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오씨 아줌마가 막 몇 걸음을 떼었을 때 그녀는 갑자기 무엇이 생각난듯 조건반사적으로 나한상에서 일어나며 급히 오씨 아줌마를 불렀다.
“앗! 기다려요. 아줌마! “
오씨 아줌마는 계단 입구에서 걸음을 멈추고 어리둥절해서는 고개를 돌려 바라봤다. 매여는 줄곧 행동이 침착하고 차분했다. 방금과 같은 이렇게 급한 모습은 정말 보기 드물었다. 오씨 아줌마와 양내진이 모두 얼굴 가득 의아해 하는 것이 당연했다.
매여는 말하려다 멈추더니 한참을 주저하더니 비로서 입을 열었다.
“아줌마 먼저 진아 방부터 정리하세요. 내 방은 내가 직접 정리를 할 테니까. “
오씨 아줌마야 당연히 이런 기쁜 일을 거절할 리가 없었다. 그녀는 평소와 같이 고개를 끄덕인 후 계단을 올라갔다. 하지만 그녀의 평범한 오관 아래 매여의 언행에 호기심을 느낄지 않을지는 아무도 모르는 것이었다. 매여의 오늘 행동거지는 실제 평상시와 너무 다른 것이었다.
“모처럼 오늘 날이 좋아. 나도 활동을 좀 해야지. “
매여는 다시 앉으며 제발이 저려서는 보충해 설명을 했다.
양내진은 중요히 여기지 않았지만 나는 명약관화 뻔히 알고 있었다. 매여가 오씨 아줌마를 그녀의 방에 들어가지 못하게 하는 것은 충분한 이유가 있었다. 이 시각 그녀의 침실 안에는 도처에 남녀 성교의 흔적이 즐비하기 때문이었다. 그 커다란 침대에 분비물이 잔뜩 묻어있는 침대시트를 포함해 공기 중에는 남자 정액 냄새가 자욱했다. 그 열 몇 개의 조용히 바닥에 떨어져 있는 사용한 흔적이 있는 콘돔은 더 말할 것도 없었다.
남편이 감옥에 수감되어 있는 한 양가집 부인, 동시에 또 세가대족 출신의 고결한 여성, 더욱이 이십대 한 청춘 소녀의 모친, 그런 그녀의 침실에서 뜻밖에 이러한 사용한 흔적이 뚜렷한 것들이 출현한다. 혹은 하얗고 탁한 액체가 가득한 천연고무 제품, 그것은 그야말로 매여라는 사람의 형상을 뒤집어 놓을 수 있는 것이었다. 만일 이러한 것들을 오씨 아줌마가 본다고 한다면 매여는 금후 몸 둘 바를 모르게 되는 것이었다.
생각이 이에 이르자 나는 입가에 저절로 한 자락 음흉한 웃음을 노출했다. 아무 생각 없이 고개를 드는데 매여의 그 봉목이 혹독하게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그녀의 양 쪽 빨간 얇은 입술이 단단히 오무려져 있었다. 마치 나에게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는 것 같았다. 너 웃음이 나와? 이 모든게 다 너 때문에 초래된 일이야.
그렇지만 나는 조금도 넘어가지 않고 여전히 그런 도발적인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봤다. 매여는 나의 눈빛을 더 받지 못했다. 그녀의 마음 속에는 또 자기 침실 속 그 “증거” 들이 걱정스러워 좌불안석하며 급히 핑계를 찾아 우리 두 사람을 남겨두고 계단을 오르는 것이었다.
아래 층에는 다만 나와 양내진 두 사람만이 남았다. 나는 여전히 매여의 귀여운 매우 난처해하는 모습을 기억하며 웃음을 걸고 있었다. 내 얼굴의 웃음에 양내진은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했다.
“여보세요? 뭔데 실없이 웃고 그래? “
양내진은 나의 어깨를 밀며 물었다.
“아무 것도 아냐. 다만 오늘 날씨가 너무 좋아 기분이 좋아 그래. “
나는 그녀에게 웃는 얼굴을 보이며 입으로는 모호하게 회답했다.
“뭔가 이상해. 너랑 우리 엄마랑 똑같아. 귀신에 홀렸나? “
양내진은 퉁명스레 나를 쏘아보며 입을 삐죽이며 말했다.
이어지는 며칠간 나의 예측 밖으로 매여는 뜻밖에도 다시 원래의 상태를 회복했다. 비록 나는 마음 깊은 곳으로부터 그녀와 옛정을 되살리고 싶어 하는 것이지만 그녀로부터의 피드백은 언제나 거절이었다. 비록 그 하룻밤 나는 자신의 패기를 이용해 그녀 신체상의 틈을 하나 연 것이고 나아가 최대한의 남성적인 용맹스러움과 부드러움을 그녀의 체내에 주입해 그녀 체내에 오랫동안 억눌려있던 여성의 요구와 매력을 끄집어 내는데 성공한 것이었다. 하지만 이 일절 모든 것은 그 날 밤에만 머무른 것이었다. 매여는 아주 빠르게 다시 그 지혜와 예의로 포장된 싸늘함을 이용해 포장 속으로 되돌아갔다. 이전의 충동은 마치 깨끗이 버려진 콘돔과 같이 그림자 조차 없이 사라졌다.
남자는 인내심이 있어야 해. 나는 암암리에 자신이게 이렇게 말을 했다. 이것은 일방적인 생각에 지나지 않았다. 나는 이 비바람에 흔들리는 시각 매여가 우리 사이의 밀당을 독한 마음으로 끊지 못하리라고 믿었다. 사실은 내게 틀렸다고 증명했다. 비록 우리는 한 집에 같이 있었지만 고개를 숙이든 들든 만나는 것을 피할 수 없었다. 하지만 매여는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잘 아는 것 처럼 나와 단독으로 한 곳에 머무르지를 않았다. 양내진이 집 안에 있으면 그녀는 분명 이유를 찾아 딸의 신변에 머물러 나에게 조금의 기회도 주지 않으려 했다. 어쩌면 내가 충동적으로 전횡을 한 모습이 그녀에게 너무 깊은 인상을 주었는지도 몰랐다. 하지만 실제 나의 내심도 그날 밤의 행동에 대해 후회를 했다. 비록 나의 강세가 나로 하여금 그녀의 몸을 갖도록 했지만 이것도 내가 그녀의 면전의 최후의 한 겹 위장을 찢은 것이었다. 매여는 내가 단순히 단지 그녀의 몸을 가지려 한 것인지 그녀가 생각하는 것 보다 더 요구할 것인지를 알지 못했다.
어쨌든 양내진의 정황은 날이 갈수록 좋아졌다. 그녀는 이미 휴가를 취소하고 다시 일의 직책으로 되돌아가기 시작했다. 젊은이는 이러한 것이다. 상처에서 아주 빠르게 회복되는 것이다. 아무튼 그녀는 다시 그 정력 넘치는 모습을 회복했다. 그러나 매여는 여전히 나날이 창백해져 갔다. 마치 그 날 아침의 생기 충만한 피부는 다만 우연히 햇빛에 반사되었을 뿐인 것 같았다. 그 청아하고 수려하니 탈속한 봉목 아래 눈언저리는 점점 어두워져 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요즈음 그녀는 잠을 잘 못 자는 것 같았다. 원인이 나 때문인 것인가? 나는 감히 긍정하지 못했다.
어느 날 오후 오씨 아줌마가 전해준 말에 의해 나는 다시 서재의 그 홍목 문 앞에 있었다. 나의 마음은 약간 혼란했다. 약간 불안했다. 안에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지 모를 일이었다. 하지만 뇌 속으로 매여의 맑고 수려한 옥 같은 얼굴이 떠올랐다. 자연히 다시 일진 상상을 자극하는 것이었다. 재삼 사색을 하다 나는 깊이 숨을 한 모금 들여 마시고는 문을 열었다.
중오의 햇빛이 창 모서리를 뚫고 서재 안을 비치고 있었다. 반은 어둡고 반은 밝은 속에 고요한 맛이 있었다. 구석에 있는 청동 야수의 입 속에서 한 줄기 옅은 연기가 흩어지고 있었다. 한 줄기 냉랭한 유향이 코를 찔러 왔다. 이 향인지 사향인지 꽃향기는 아닌 그러한 농후한 향기는 아니었다. 하지만 나는 또 그 존재를 등한시 하기가 어려웠다. 이 향은 마치 심신을 안정하는 효과가 있는 듯 나로 하여금 저절로 정신을 들도록 만들었다.
“고암, 앉아. “
매여의 싸늘한 목소리가 옆에서 울려왔다. 나는 이제서야 비로서 서거 옆 옆문에서 걸어 나오는 그녀를 발견했다. 손에는 길고 가는 형태의 선홍색 쓰촨 특산인 채색 비단 도안의 보자기를 들고 있었다.
매여는 그 나한상으로 걸어가 앉았다. 나는 그녀가 고개를 들어 나를 보려는 의사가 없는 것을 보고 약간 멋쩍게 맞은편 그 산지목 의자 위에 앉았다.
그리고 매여가 그 때 수중의 그 보자기를 풀고 안에서 온통 새까만 기물을 꺼냈다. 그 기물은 길이는 약 3척 6촌 전후로 넓이는 6촌 정도의 불규칙한 긴 사다리 형이었다. 몸체는 한쪽에 비해 다른 한 쪽은 좀 넓었다. 양 쪽 머리부위는 몇 촌 정도 파여 들어간 형태였다. 그 윤곽은 약간 마치 양 손을 꼭 붙인 인형 몸의 옆 같았다. 기물의 형상과 무게로 보아 분명 목질이 분명했다. 그것의 신상에는 일곱 줄의 빛나는 가늘고 긴 현선이 있었다. 비교적 넓은 머리 부위 아래쪽으로 일곱 선의 은줄이 달려 있었다. 이것은 분명 악기였다. 비록 나는 그것의 이름은 모르지만 악기는 현선과 은줄을 제외하고는 전신이 시커먼 것이 무광이었다. 하지만 어렴풋이 장중하고 소박하니 예스런 맛이 있었다. 마치 길고 지루한 세월을 겪은 것 같았다.
매여는 오늘 길고 긴 고한복식의 단의를 입고 있었다. 청색 모시 재질의 옷섶이 그녀의 얌전하고 고운 몸매를 엄밀히 가리고 있었다. 월백색의 허리띠 하나가 날렵하기 그지없는 허리가지를 묶고 있었다. 같은 색의 목둘레선은 아주 위쪽에 있어 단지 눈처럼 하얗고 긴 목덜미만이 밖으로 노출되어 있었다. 단의의 치맛자락은 아주 널찍했다. 그녀의 책상다리를 하고 있는 양 다리를 완전히 감싸고 있어 근본적으로 그 길고 하얀 아름다운 다리를 엿볼 수 없게 하고 있었다.
나는 매여가 그 악기를 약간 조작하는 것을 보았다. 그런 후 자신의 무릎 위에 걸쳤다. 약간 넓은 그 머리 부분을 오른쪽 무릎에 기댔다. 그리고 뾰족한 머리 부분을 가볍게 나한상에 놓았다. 그 한 떨기 은줄이 그녀의 오른 무릎 쪽 아래로 드리워졌다. 매여의 눈빛이 밑으로 악기 위로 떨어졌다. 그녀는 섬세한 손으로 가볍게 길고 긴 현선을 털어냈다. 그 표정과 태도는 마치 한 소녀가 자신의 청춘 동체를 닦는 듯 했다. 희열과 마음에 들어하는 감상이 충만했다.
일성 맑고 그윽하고 또한 유장한 음조가 울려 나왔다. 이 소리는 듣기 좋은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귀로 들으면 아주 잊기 어려운 것이었다. 그런 후 또 세는 소리가 연이어졌다. 매여의 가는 손가락이 가볍게 움직이는대로 몇 가지 악기의 음색이 테스트 되어졌다.
그녀의 그 비단같이 매끄러운 어깨까지 늘어져 있던 흑발은 자수를 놓은 머리띠를 이용해 뒤로 묶인 채 윤이 나고 깨끗한 옥과 같은 수려한 이마를 드러내고 있어 그 얼굴의 작음과 수려함을 더욱 뚜렷하게 해주었다. 미미하게 고개를 숙이고 있는 까닭에 그녀의 길고 짙은 눈썹은 뚜렷이 온유해 보였다. 길고 긴 속눈썹은 아래를 향해 맑고 투명한 눈동자를 가리고 있었다. 양 쪽 새빨간 얇은 입술은 단단히 오무리고 입가는 미미하게 위로 들어 올려져 있는 것이 마치 모든 몸과 마음을 손 안의 악기에 투입하고 있는 것 같았다.
음악 소리가 멈췄다. 그녀는 가볍게 고개를 들고 입으로 유유자적하게 말했다.
“이것은 고금인데 고금의 이름은 중화(中和)야. 칠성공월(七星拱月), 오덕삼색(五德三色). 봉소임악(鳳沼臨岳), 천인합일(天人合一). “
나의 얼굴이 의아한 빛을 띠며 입을 열어 물으려는 것을 보고 매여는 가볍게 손을 흔들며 말했다.
“말할 필요 없어. 정신을 집중하고 조용히 들어. “
그녀의 일거일동은 아주 우아하고 아름다웠다. 하지만 또 의심할 여지 없는 마력을 갖고 있었다. 나는 다만 산지목 의자에 단정히 앉아 눈조차 깜박이지 않고 그녀가 연주를 시작하는 것을 바라봤다.
그녀는 양 어깨를 미미하게 드리우고 양 쪽 가늘고 긴 팔을 가볍게 금 위에 내려 놓았다. 그녀의 앉아 있는 허리는 아주 곧았다. 다만 팔꿈치의 이동에 기대어 금현을 탔다. 어깨는 시종 그대로 유지하며 미동도 하지 않았다. 길고 긴 청색 소매가 안쪽으로 한 겹 접어지며 비취 팔찌를 차고 있는 눈처럼 하얀 손목을 노출했다. 수선화 같은 새하얂고 가느다란 열 손가락이 그 일곱 가닥의 현 위에 떨어져 내렸다.
내가 세밀히 보니 그녀의 열 손가락 위에는 모두 손톱이 남아 있었다. 왼손 손톱은 대략 4센티 전후로 짧고 오른 손은 6센티 이상이었다. 모든 손톱은 길고 가는 타원형으로 손질이 되어 있었다. 비록 어떠한 매니큐어도 칠해져 있지 않았지만 천연의 옥석 같은 광택이 빛났다. 그녀의 하얀 거의 투명한 가는 손가락 위에 붙어 어렴풋하게 손가락 살점의 분홍의 광택을 볼 수 있었다.
그녀는 왼손은 가볍게 들어 천천히 내려 놓았다. 무릎을 들어 올렸다. 무명지와 명지를 이용했다. 오른 손은 혹은 칠하듯 혹은 두드리듯 혹은 걸듯 혹은 쑤시는 듯 혹은 뽑아내듯 변화가 다양했다. 좋은 것이 너무 많아 미처 다 볼 수 없음이니 그 가늘고 세밀한 옥 같은 손가락이 마치 열 명의 자태가 곱고 요염한 선녀 같았다. 이 스타일이 옛스럽고 소박한 고금의 신상 위를 내달리듯 춤을 추며 우아하고 아름다운 또한 극히 매력적인 자태를 늘어놓고 있었다. 하나의 느릿한 악곡 소리가 고금의 현 아래 드러나고 있었다.
그 노랫소리는 처음에는 보잘 것이 없었다. 다만 진귀한 문물로써 이따금 드러날 뿐이었다. 점점 졸졸 흐르는 실개천이 강물이 되는 듯 했다. 부지불각 중에 망망대해가 되어 있었다. 하지만 또 조금도 파도가 밀어 닥치는 것을 볼 수 없었다. 다만 유창하게 광활하게 펼쳐져 있었다. 그리고 시원한 바람이 솔솔 불어 들어오기 시작했다. 다만 온몸이 시원스럽게 가뿐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몸이 어느 방향으로 가는 것인지 모르게 바람에 휘날리는 연처럼 마음대로 떠다니는 것 같았다. 눈길이 닿는 데까지 멀리 바라보니 모르는 사이 몸이 만장 구름 위에 떠 있었다. 그리고 앞서의 망망대해는 이미 식별할 수 없었다. 다만 유유하니 짙푸른 색만이 남아 있었다.
고금의 음이 멈췄다. 나는 전혀 느끼지 못했다. 여전히 상념 속에 잠겨 있었다. 이 곡은 단정하니 사악함이 없었다. 자연스럽고 담백했다. 나로 하여금 순전히 살육과 정벌, 인연과 욕념 그리고 외계의 각종 근심을 잊게 만들었다.
한참이 흘렀다. 나는 마침내 고개를 들어 바라봤다. 매여의 그 맑고 투명한 비칠 것만 같은 봉목이 나를 응시하고 있었다. 그녀의 눈 속은 온화하고 평화로웠다. 완전히 무였다. 마치 그날 밤 우리 사이의 일이 발생하지 않았던 것 같았다. 나는 이 며칠간 계속 자신을 괴롭히던 욕망이 하나도 남지않고 완전히 없어진 것 같음을 느꼈다. 다만 기쁘고 만족스러운 생기가 차올랐다. 마음 속으로 그녀를 향해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나의 입가 또한 과연 치켜 올라갔다. 매여는 여전히 나에게 담담한 웃는 얼굴이었다. 그녀는 가벼운 소리로 말했다.
“고암, 내가 방금 연주한 이 곡은 ‘망기(忘機)’ 라고 해. 곡명은 하나의 우화에서 발원된 것이야. 너 알아? “
나는 고개를 가로 저었다. 입은 열지 않았다. 다만 넋이 나간 듯 그녀의 옥 같은 얼굴을 바라보았다.
매여는 나의 생각을 잘 아는 것 같았다. 그녀는 가볍게 무릎 위 고금을 밀었다. 가녀린 손가락으로 탁자 위에서 한 권의 얇은 서책을 들었다. 몸을 앞으로 조금 기울이더니 나의 수중에 건넸다.
나는 손을 내밀어 건네받아 뒤적여 읽으려 했다. 매여가 또 말했다.
“급하지 않아. 너 돌아가서 천천히 봐. “
나는 눈빛을 거두고 그녀를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몸을 일으켜 서재를 걸어 나왔다. 나는 매여가 다음으로 무엇을 생각하는지를 몰랐다. 나는 다만 그날 밤의 그 분위기로 되돌아감은 이미 가능하지 않음을 알았다. 매여는 완전히 이미 원래의 그녀 자신을 회복했다.
객방으로 돌아온 후 나는 침상에 누워 등불의 힘을 빌어 그 책자를 뒤적였다. 이것은 책을 묶은 실이 책 밖으로 드러나 보이는 선장본이었다. 누런 색을 띤 겉표지에는 번체 글자로 “열자(列子)” 라고 쓰여 있었다. 포장에서부터 책장까지 보아하니 아주 연대가 오래된 물건이었다. 책 속에는 가늘고 긴 우아한 책갈피가 꽂혀 있었다. 책갈피는 단향목을 이용해 한 그루 가냘픈 한 겨울의 매화를 조각해 놓고 있었다. 나는 매화 형상의 책갈피를 떼내어 표식을 해두었던 그 페이지를 펼쳤다.
그곳에는 일편 고문이 있었다. 편명은 “호구조자(好鷗鳥子; 갈매기를 좋아하는 아들)”, 글은 다음과 같이 쓰여져 있었다.
“해상지인유호구자(海上之人有好漚鳥者)
매단지해상종구조유(每旦之海上從漚鳥遊)
구조지지자백주이부지(漚鳥之至者百住而不止)
기부왈(其父曰)
오문구조개종여유(吾聞漚鳥皆從汝遊)
여취래오완지(汝取來吾玩之)
명일지해상(明日之海上)
조구무이불하야(漚鳥舞而不下也)”
문어문에 대해서 나로 말하자면 약간 이해하기가 힘들었다. 하지만 매여는 이 점을 고려한 것으로 짐작되는 것이 책 안에 메모를 꽂아 놓았다. 메모 위에는 그녀 특유의 서체로 구어체 문장이 쓰여 있었다. 이 문자의 내용은 이해할만 했다. 다만 보고난 후 마음 속은 여전히 일편 망연한 것이었다.
-계속-
다행히 열자의 책이 번역되어 국내에 나와있어 호구조자의 내용을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아마도 매여의 메모에는 이 정도 풀어 놓은 글이 적혀 있었겠지요…
“바닷가 사람들 중에 갈매기를 좋아하는 아이가 있었다. 매일 바다에서 갈매기와 어울려 사이좋게 놀았다. 몇 백 마리인지 그 수를 헤아릴 수가 없었다. 하루는 아이의 아버지가 말했다. ‘내가 들으니 갈매기들이 너와 사이좋게 논다고 하는데 내일 아침 바닷가에 나가면 한 마리만 잡아오너라. 내가 데리고 놀게. ‘, 다음날 바다를 나가보니 갈매기들은 공중에서만 빙빙 돌 뿐 내려와 앉지를 않는 것이었다. “
소설의 본문에는 없지만 원래 열자의 원문에는 다음과 같은 문장들이 더 남아 있습니다.
고왈(故曰)
지언거언지위무위(至言去言至爲無爲)
제지지소지, 즉천의(齊智之所知則淺矣)
고로 말하기를,
지극히 선한 말은 말이 없고, 지극한 행위는 하는 일이 없다
세속적인 지혜로 인식되어진 지식은, 아주 천박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