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약유정 (5)
제5장
PC방을 빠져 나와 나는 곧장 동항역 쪽으로 걸어갔다. 이 터미널은 바로 부근에 있었다. 부지 면적은 크지 않은데 바로 항만에 인접해 있어 일대 버스와 장거리 차량의 최종점 및 시작점이었다. 300 미터 조금 넘는 거리를 걷자니 바로 도착했다. 겉으로 슬쩍 보니 터미널만이 이 일대에서 유일하게 변동이 없는 곳이었다. 이미 퇴색된 금속 입간판, 문 입구의 철 난간은 붉은 녹이 잔뜩 껴 있고 도처에는 던져진 쓰레기 폐물 투성이였다. 모두 기억 속의 모습과 별 다를 바 없었다. 문 앞에 서있으려니 일종의 시공을 건너온 듯한 환각이 들었다. 그토록 오래도록 보수를 하지 않아 심하게 너덜너덜해진 모습이 주변의 고층 빌딩과 차량의 물결과 전혀 어울리지 않고 있었다.
이미 6시가 넘었다. 하늘 색은 이미 어스레해져 있었다. 도로변에서 불어오는 바람 또한 약간 서늘한 기운을 담고 있었다. 터미널 안은 이미 도착한 객차로 가득 정차되어 있었다. 삼삼오오 개별 손님들이 문을 나서고 있었다. 한 청소부가 느릿느릿 쓰레기를 치우고 있었고 문 입구 매표소 계단 아래 한 왜소한 인영이 앉아 구두수선 노점을 지키고 있었다.
나는 살짝 접근해 다가갔다. 어슴푸레한 불빛 아래 철괴리의 신체는 보기에 더욱 왜소해 보였다. 그 못생긴 얼굴은 팔 년 전과 마찬 가지로 별 변화가 없었다. 다만 원래 많지 않았던 머리카락이 더욱 드문드문 해져 있었고 가무잡잡한 얼굴 위에는 몇몇 흉터가 더 나 있을 뿐이었다. 더해서 그 크고 비뚤어진 코, 돌출된 아래턱과 두툼한 입술로 가리지 못하는 이빨, 마치 커다란 원숭이를 빼 닮은 모습이었다. 그의 신상에는 선창의 작업복을 입고 있어 내가 인식하고 있던 때부터 갈아입고 있지 않은 듯한 모습이었다. 원래 남색의 옷감이 이미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변해 거의 흑자색에 가까워져 있었다. 그가 거의 몸에 붙여 가지고 다니는 지팡이는 수선 공구 옆에 놓여 있었다. 지팡이의 몸뚱아리는 몇 년간 사용한 관계로 미끌미끌하게 빛이 나는데 머리 부분은 비교적 새 것이었다. 백색의 아마포로 감싸인 것을 보아 새로 간지가 얼마 되지 않는 모습이었다.
이 시간 이미 무슨 장사거리는 없으므로 철괴리는 서두르지 않고 노점자리를 거두고 있었다. 담배에 불이 붙여지더니 어디선가 담배 연기가 뿜어졌다. 눈을 들어 불시에 길 건너편 아름다운 여성들의 긴 다리와 양 엉덩이를 이동해 지나가니 나의 키 큰 신영이 그의 면전을 가로막고 있었다.
철괴리는 나에 의해 뛸 듯 놀란 것 같았다. 담배 꽁초를 털자 담배 불똥이 그의 다리 위로 떨어졌다. 그는 즉시 입바람을 불었다. 그는 바지를 털더니 고개를 들어 나를 바라봤다. 원래의 분노에 가득 찬 신색이 즉시 웃음에 의해 밀려나갔다. 약간 아첨 섞인 목소리로 말을 했다.
“사장님! 신발 수선하시려고요? 가격을 우대해 드릴 테니 먼저 앉으시죠. “
나는 그와 마주보고 앉은뱅이 의자에 앉았다. 한쪽 발을 들어 그의 공구 위를 밟고는 말했다.
“나 수리할 것이 있긴 한데 하지만 신발은 아냐. “
철괴리는 나의 거동을 본 후 눈 속으로 한 줄기 섬광이 번쩍였다. 당황하지 않고 구두솔을 들고는 내 가죽구두를 살살 닦기 시작했다. 일종의 완만한 리듬을 지키며 말했다.
“이분 사장님께서 무엇을 수리 하시려는지는 모르지만 이 절룸발이는 이미 늙어서 신발 수리 외에 기타 물건은 할 줄 모릅니다. “
나는 몸을 접근 시키며 양 눈으로 그의 그 탁한 삼각 눈을 노려보며 놓지를 않았다. 그 품에 갈무리 하고 있는 아주 오래된 사진을 그의 눈 앞에 내놓으며 무거운 음성으로 말했다.
“이걸 잘 살펴봐. 그런 후 여기에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 이야기 해줘. 그들은 현재 어디에 살고 있지? “
철괴리의 시선이 사진 위로 이동했다. 처음 보고는 별로 아랑곳 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잠시 몇 번을 더 보더니 갑자기 약간 긴장한 채 사진 한 곳에 시선을 고정했다. 그는 그 얼마 남지 않은 머리카락을 한 머리로 더욱 자세히 보려는 듯 접근하여 이동하는 것이었다. 그는 한 편으로는 한 쌍의 골절이 기이하게 큰 손으로 사진 속의 인물을 어루만지면서 다른 한 편으로는 일종의 기괴한 눈빛으로 나를 훑어보았다. 한참을 바라보다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
“절룸발이는 이렇게 늙도록 아내를 맞은 적이 없습니다. 이 수려한 아낙과 어린아이는 절룸발이 집안의 사람이 아닙니다. 제가 누구인지 어떻게 알겠습니까? “
그의 그렇듯 교활하고 무뢰한 눈빛은 나로 하여금 이름 모를 화가 치밀게 만들었다. 손을 뻗어 사진을 되빼앗았다. 철괴리의 반응은 예상 밖으로 빨랐다. 조금도 비장애인보다 느리지 않았다. 훌쩍 뛰며 신체를 후퇴했다. 동시에 왼 손으로 지팡이를 휘두르며 반격을 준비했다. 나의 출수가 더욱 빠를 줄 누가 알았겠는가? 배를 수축하며 앉은뱅이 의자 위로 뛰어 올랐다. 본래 장대다리인 왼발이 마치 번개 같이 빠르게, 말이 떨어지기 전에 행동이 보다 빠르니, 맹렬하게 철괴리의 유일하게 완전한 다리 위를 걷어찼다. 그는 즉시 평형을 잃고 바닥에 쓰러졌다. 나는 그가 회복하기를 기다리지 않고 몸을 날려 앞으로 다가가 왼발로 그를 밟으며 오른 발에 힘을 주어 그의 지팡이를 날려 버렸다.
이 몇 번의 동작이 발생한 것은 불과 수 초 이내였다. 원래부터 억세고 드센 철괴리로서도 나의 다리 밑에 밟히면서 이미 완전히 반항할 능력을 잃어버렸다. 내가 왼발에 약간의 힘을 가하자 철괴리는 바로 돼지 멱을 따는 소리를 내질렀다. 내가 입을 닥치라고 외쳤지만 그는 반대로 미친 듯이 가면 갈수록 커다랗게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처절한 비명이 이 휑뎅그렁한 장소에서 귀를 찢는 듯이 울려 퍼져갔다.
비록 이 시간 문 입구는 이미 사람이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몇몇 택시를 기다리던 손님들이 소리를 듣고 고개를 돌리는가 하면 그 청소부도 손 안의 일을 멈추고 이쪽을 바라보았다. 나는 예상 밖의 일이 파생되는 것은 싫었으므로 그를 잡아 일으키고 노점 옆에 수리를 위해 놓아 둔 여자용 하이힐의 머리 부분을 이용하여 철괴리의 입을 틀어 막았다. 그 하이힐은 비록 크지는 않았지만 철괴리의 입을 틀어 막는 데는 충분하고도 남았다. 즉시 철괴리의 괴성은 나갈 수 없었고 다만 무슨 말을 시도하려는 듯 웁웁 거리기만 했다.
나는 이어서 다른 신발 한 짝을 쳐들어 하이힐을 철괴리의 머리로 가져갔다. 그 뒷축은 가느다란 금속으로 되어 있는데 대략 6센티미터 높이였다. 나는 뒤축 끝을 철괴리의 오른쪽 눈거풀에 잇대며 냉랭히 말했다.
“너 다시 나하고 놀아볼거야? 내 이 손에 힘을 주면 네 얼굴에 피구멍이 뚫릴 것 같은데, 너 한 번 해보고 싶어? “
나의 이 몇 마디는 철괴리를 떨게 만들었다. 그의 처음에 보였던 그토록 흉포한 눈빛이 즉시 가라 앉아갔다. 다만 한 쌍의 작은 눈을 씰룩 거리며 눈빛으로 간청하는 듯한 신색을 내비쳤다. 나는 살며시 그의 오른쪽 눈에 대고 있던 팔에 힘을 풀었다.
“내가 뭘 물으면 넌 바로 대답해. 만일 조금이라도 속이거나 조금이라도 거짓이 있으면 한 번 잘 못 말할 때 마다 네 몸에 똑 같은 짓을 할거야. 알아 들었어? 알았으면 눈을 두 번 깜박거려. “
말을 마치고 나는 그의 눈꺼풀이 활동을 할 수 있도록 구두축을 이동 시켰다.
철괴리는 서둘러 두 번 눈을 깜박였다. 마치 내가 마음을 바꾸기라도 할까 두려운 듯 했다. 나는 그의 입을 틀어막고 있던 한 쪽 구두를 빼냈다. 그 구두의 밑창에는 미끄럼 방지를 위한 치골이 있어 그의 입안을 오 분 정도 틀어 막고 있는 사이 입술과 구강 내막이 모두 긁혀서 상처가 나 입 안 가득 피가 나 있었다. 피로 얼룩진 치아가 홍등 아래 약간 흉악하니 공포스러워 마치 상처 입은 야수와 같았다.
그는 몇 번을 기침을 하더니 깊이 숨을 들여 마셨다. 나의 눈빛이 누그러진 것을 보더니 일종의 환심을 사려는 듯한 어투로 말했다.
“사장님! 절룸발이는 정말 사장님께 항복입니다. 무슨 일이라도 제가 말하길 원하시면 바로 말하지요. 하지만 제발 아량을 베푸셔서 관대히 좀 봐주세요. 절룸발이로도 이미 충분히 괴물 같은데 애꾸눈까지 되고 싶지는 않아요. “
나는 사양하지 않고 그에게 일차 사진 속의 인물이 누구인지 말하게 했다. 만일 그가 다시 나에게 애꾸눈을 만들어 달라면 사양치 않겠다고 위협했다.
이번에서야 그는 다시 히죽거리지 않았다. 사진을 보고 또 보더니 일종의 미혹 또는 약간은 경계의 눈빛을 가지고 나를 바라봤다.
“사장님! 더 이상 저를 가지고 놀 필요 없습니다. 절룸발이의 심장이 좋지 않아 자극을 더 받아 들일 수 없습니다. “
“할 말 있으면 똑바로 말해. 뭉그작거리지 말고. 나의 인내심에는 한계가 있어. “
나의 오른 손이 그의 눈에 다시 몇 센티미터 가까이 접근했다.
“정말 날 놀리시는게 아닙니까? “
그의 얼굴색이 엄숙해지기 시작했다. 대답으로 그의 눈꺼풀에 금속의 촉감이 부딪쳐왔다.
그의 양 쪽 삼각형 눈에 기이한 빛살이 떠올랐다. 죽을 듯이 나를 노려보며 한 자 한 자 또박 또박 말을 했다.
“이 사진 속의 여인은 원래 삼항공사 한 직원의 아내입니다. 사진 속의 아이는 그들의 아들이고요. “
이 대답으로는 날 만족시킬 수 없었다. 내게 조금 남아 있는 기억 속에 이미 모호하지만 약간은 느낌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나는 그에게 구체적으로 그들의 이름과 주소 등을 말하라 했다.
철괴리는 이번에는 더 이상 말썽을 피우지 않았다. 매우 빠르게 내게 말했다.
“이 여인의 성은 백(白), 이름은 리원(莉媛)이라 합니다. 사진속 아이는 석두(石斗)라고 합니다. 제가 아는 것은 그 것 뿐입니다. 더 이상은 없습니다. “
그는 한 편으로 말하며 한 편으로는 나를 바라봤다. 마치 나의 반응 속에서 무엇인가를 찾아 내려는 것 같았다. 나의 얼굴은 마치 대리석 같이 아무 표정이 없었다. 이 두 이름은 나로서는 말하자면 아주 낯설었다. 그리고 나는 자기 성이 고씨라는 것을 제외하고는 유일한 단서라고는 바로 이 사진 속의 두 사람 뿐이었다.
“그들은 현재 어디에 살지? 주소는 몰라? “
나는 계속 추문했다. 철괴리는 마치 약간 실망한 것 같았다. 아주 빠르게 내게 그가 알고 있는 것을 털어 놓았다. 그의 말에 의하면 그 여자는 아직 이 지역에 살고 있었다. 매우 공교로운 것은 그녀의 집이 내가 오후에 머물렀던 그 복우중심 안이라는 것이었다. 그것을 제외하고는 철괴리에게서 더 이상의 것을 제공받지는 못했다.
나는 철괴리를 누르고 있던 발을 늦추며 지팡이를 그에게 돌려 주고 모택동 주석 5장을 그에게 던져 주었다. 그는 돈을 주으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다만 원래의 자리에 앉아 일종의 웃는 듯 아닌 듯한 눈빛으로 내가 몸을 돌려 떠나간 방향을 멍청히 바라보는 것이었다.
길을 걷는데 야색이 이미 접근해 있었다. 아침부터 저녁 8시까지 이 토지를 밟고 다니며 아무 것도 먹지 않은 것이었다. 설령 내가 건장한 것이 황소와 같더라도 뱃속에서 꼬르륵 소리가 나며 기진맥진해지는 것을 피할 길이 없었다. 나는 큰 길을 걸으며 몇몇 호텔과 여관을 찾았다. 하지만 공안은 어느 곳이나 숙박을 할 때 신분증을 등기할 것을 요구하고 있었다. 나는 카운터 앞에서 의심을 사기 전에 총총히 떠나야만 했다.
홀로 휘황찬란한 네온사인 가득한 거리를 걸으며 각양각색의 사람 사이를 뚫고 지나가자니 부지불각중에 나는 사람의 물결이 비교적 없는 작은 길로 들어서고 있었다. 삼삼오오 연인들이 나무그늘 아래로 천천히 걷다 걸음을 멈추고 포옹을 하고 더욱 대담하게 도로변에서 직접 각종 동작을 하기도 한다. 방금 마주했던 그 남녀는 서로 팔짱을 끼고 안고 있을 뿐만 아니라 비틀거리며 걷다가 그 남자의 오른 손이 매우 빠르게 여인의 팬티 속으로 들어가기도 한 것이었다.
그 남자는 호리호리하니 키가 큰데 셔츠와 흑색 양복바지를 입고 있었고 두발은 조금 길었다. 여자는 후면을 통해 보니 몸매는 비교적 괜찮았다. 가느다란 허리에 풍만한 둔부, 양 다리는 날씬했다. 어슬한 불빛아래 어렴풋이 짧은 치마를 입고 있는 것이 보이는데 하얀 허벅지가 불빛 아래 환히 드러난 것이 사람을 유혹 할 만 했다. 남자가 무엇인가를 이야기 한 듯 하자 신변의 여자가 일진 은방울이 굴러가는 듯한 웃음을 터뜨렸다. 불시에 작은 주먹으로 남자를 가볍게 두들기는데 남자의 그녀 엉덩이 사이로 잠입한 손이 가면 갈수록 힘있게 유동을 치는 것이었다. 들어 올려진 분홍색 팬티 아래 양 편의 하얀 둔육이 흔들거렸다.
모퉁이를 돌 때 전면의 불빛이 갑자기 밝아졌다. 나는 비로서 한 익숙한 곳으로 돌아 온 것을 알아차렸다. 한 줄로 배열된 가로수 끝으로 ‘행복가원’ 이라는 네 개의 큰 글자가 뚜렷이 들어왔다. 원래 이 곳은 내가 중오 무렵 있었던 단지의 한쪽 방향이었다.
그 남녀 또한 전면에서 멀지 않은 곳에 멈춰 섰다. 두 사람은 함께 살을 맞대기 시작했다. 상호간에 애무와 키스를 시작하는데 밝은 가로등 아래서 여인의 혀 끝에서 타액이 빛나는 모습까지 환히 볼 수 있었다. 그러니 두 사람의 얼굴은 더 말할 필요도 없었다. 그 여인은 잔꽃 무늬 치마를 입고 금색 샌들을 신고 있었다. 어깨까지 드리운 단발에 희고 깨끗하고 수려한 모습 바로 ‘편의점 서시’ 요영 누나가 아닌가? 하지만 이 시각 그녀를 뜨겁게 안고 있는 그 남자, 마른 몸매에 키가 크고, 유행에 맞게 쫙 빼입고, 귀밑머리가 긴, 그것은 분명 요영 누나의 남편 장씨가 아니었다.
두 사람은 뜨겁게 몇 번을 키스하고 몇 마디 말을 나눈 후 남자는 다른 쪽 길을 향하여 걸어갔다. 떠나기 전 요영 누나의 탱탱한 엉덩이를 찰싹 두들기는 것을 잊지 않아 요영누나의 나무래는 듯한 즉각적인 발길질을 야기했다. 요영 누나는 원래의 자리에서 멍하니 서있었다. 얼굴 위로 일종의 내심에서 튀어나오는 유쾌하고 즐거운 웃음이 피어 올랐다. 한 손을 뒤로 해 머리결을 쓸어 올리며 약간 몸을 옆쪽으로 돌리는데 내 눈과 마주쳤다. 그녀는 잠시 몇 초간 멍해 있다가 즉시 아주 자연스럽게 나에게 인사를 했다. 눈빛 속이 매력적임을 감출 길이 없었다.
나는 앞을 향해 내 가슴 한가운데가 그녀의 가슴 앞 양 봉우리와 거의 닿을 때까지 걸어갔다. 그녀의 눈을 바라보며 눈쌀을 찌푸리며 말했다.
“요영 누나! 혼자 여기 있는거야? 장씨는? “
요영 누나는 고개를 마주해 나를 바라봤다. 한 쌍의 초롱초롱한 살구 같은 둥그런 눈 속에 조금의 어색함도 없었다. 결백한 치아를 드러내며 웃으며 말했다.
“그 이가 오늘 저녁 가게 당번이야. 가게 안에서 잘거야. 나 혼자 집에 있어. “
그런 후 그녀는 내가 가방을 들고 있는 모습을 보더니 내게 찾는 사람을 찾았냐고, 어째서 이렇게 늦었는데 아직 길에 있냐고 묻는 것이었다. 나는 간단히 그녀에게 새로 주소를 찾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간이 너무 늦어 찾아 가기에는 안 좋을 것 같았다고. 중간의 이런 저런 사정은 그냥 넘어갔다. 내가 머무를 마땅한 곳을 찾지 못한 것을 알게 된 잠시 후 요영 누나의 눈빛이 별안간 빛나더니 나의 팔을 잡아 끌며 그녀의 집에서 일박을 하러 가자는 것이었다.
비록 이 건의는 내게 너무나 매력적인 것이었지만 나와 그녀는 단지 알게 된지 반나절 뿐이었다. 편의점 바닥에서 손가락으로 친밀한 접촉을 한 것을 제외하고는 두 사람 모두 낯선 사람이었다. 이러한 요청은 나와 그녀에게 있어 너무나 상식 밖이지 않은가? 설마 그녀는 내가 그녀를 어찌 할 것이 두렵지도 않단 말인가? 아니면 그녀는 내가 무슨 짓을 하기를 바란단 말인가?
하지만 어째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직감이 이 여인은 악의가 없다는 것을 이야기해 주고 있었다.
그렇지 않으면 나는 또 어디로 갈 수 있단 말인가? 어찌 되었든 길에서 노숙하는 것 보다 나쁠 것은 없는 것이었다.
- 계 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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