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촌리 설화(金村里 說話) - 72
12월 24일, 오늘이 크리스마스 이브다.
원래 달력에 붉은 글자로 찍혀 있는 공휴일은 12월 25일이지만 크리스마스의 진원지인 서양에서는 전날 저녁을 진짜 명절로 삼고 있다고 한다. 어디서 배운 것이 아니라 그저 라디오에서 얻어들은 상식이다.
벌써 며칠 전부터 라디오를 틀면 크리스마스 캐롤들이 쏟아진다. <징글벨> <화이트 크리스마스> <고요한 밤 거룩한 밤> 같은 노래는 이제 나도 부를 수 있을만큼 지겹게 들었다.
이날 나는 오랜만에 읍내 나들이를 하면서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특별한 크리스마스 이브를 맞게 된다.
읍내로 가게 된 것은 엄마의 심부름이다.
영숙 누나가 엄마의 권유로 이장부인이 계주인 계를 하나 들었고 매월 25일이 곗돈을 붇는 날인데 내일은 회사의 연말결산 때문에 공휴일에도 집에 못 온다고 미리 이야기가 되었던 모양이다.
내가 할 일은 누나에게서 곗돈을 받아오고 겸사겸사로 반찬도 몇가지 전해주는 것이다. 점심을 먹고도 나는 한창 읽던 소설을 마저 읽느라 좀 늦으막히 집을 나섰다. 사실 서두를 필요도 없는 것이다.
금촌리에는 교회나 성당도 없고 아무도 크리스마스를 기억하지 않지만 읍내에는 제과점이나 술집 등에 “축 성탄” 이나 “메리 크리스마스‘ 라는 영어 글씨에 산타클로스 그림이나 여러 색깔의 테이프나 빨강색 파랑색 등으로 명절 분위기를 내고 있었다.
누나는 지난 여름방학에 사무실을 찾았을 때처럼 그 자리에서 서류를 매만지고 있었다. 그때는 반팔의 유니폼이었는데 지금은 초록색의 긴팔 유니폼을 입었다는 차이가 있지만.
“아, 영도야! 어서 온나.”
누나는 반색을 하며 나를 맞아주었다. 반찬과 함께 내가 서울에서 누나를 위해 산 머플러와 머리핀을 건네주고 옆의 빈 의자에 앉자 화제는 나의 서울나들이로 시작되었다.
“니 이번에 서울까지 가서 맹활약을 했다며? 서울 구경도 많이 했나? 어디 어디 가봤노? 빌딩들도 많제? 나도 서울은 꼭 한번 가보고 싶었는데 ······ ”
연달아 터지는 질문에 무엇부터 대답해야 할지 헷갈리지만 우리는 담소를 이어갔다.
한 여인이 서류 같은 것을 들고 사무실로 들어서는 것을 보고 나는 의자에서 일어나 꾸벅 인사를 했다.
내가 앉았던 의자가 바로 그녀의 자리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
“아, 니가 영숙이 동생, 이름이 ······ ?”
“문영도라예.”
“아, 그렇지! 내는 ······ ”
“알아예. 민경자라고 ······ ”
“어머나, 내 이름까지 ······ ”
그녀는 누나와 함께 자취를 하고 있으며 <희망상사>의 경리사원이고 야간여상을 다니는 누나는 그녀의 보조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지난번 사무실에 찾아왔을 때 들어 알고 있었다.
그때 그녀는 “영숙아. 쟈가 그 맛있는 반찬 갖다준 니 동생이가?”라며 먼저 아는 체를 했고 “내 이름은 민경자다. 남자답게 잘 생겼네.”라고 자기 소개까지 했었다. 나이는 누나보다 5~6살은 많아 보이는데 생글생글 잘 웃고 개방적인 성격 같았다.
“우리 영도가 전국학술경진대회라는데 학교 대표로 나와 우리 군에서도 1등, 경상북도에서도 1등, 그래가 서울 결선대회까지 갔다 왔다.”
“그래? 영숙이 닮아가 니도 공부를 디기 잘하는 모양이네.”
“여 앉아라. 내는 상무님한테 보고할 게 남아가 ······ ”
누나는 계속 묻고 나는 적당히 대답하며 우리는 계속 나의 서울 나들이에 대한 이야기의 꽃을 피워 나갔다.
“이제 다 끝났다. 아아, 니는 그냥 앉아 있거라. 내는 바로 나갈 기다.”
다시 사무실로 돌아온 그녀는 유니폼을 평상복으로 갈아입고 핸드백과 코트를 챙기며 우리에게 말했다.
“영숙아, 영도야, 메리 크리스마스!”
“아 참! 언니야말로 진짜 메리 크리스마스! 정말 좋은 시간 보내이소.”
그녀가 나가고 나자 누나는 한마디를 덧붙였다.
“오늘 애인 만나기로 해가 아까부터 마음이 들떠 있는 것 같더라. 하여튼 크리스마스 이브를 진짜 멋지게 보내겠네.”
몇사람이 더 사무실을 나가고 누나는 곗돈을 나에게 챙겨준 뒤 퇴근준비를 하며 말했다.
“저 언니도 없는데 니 우리 방에서 저녁 묵고 갈래?”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누나가 어떻게 살고 있는지 자취방도 보고 싶었다.
“시장 잠깐 보고 가자. 모처럼 동생 왔으니 ······ ”
시장에서 누나는 고등어 자반 한손, 계란 한줄과 콩나물을 샀다.
바깥 날씨는 바람소리가 쌩쌩 나면서 유난히 추웠다. 라디오에서는 눈이 오지 않아 올해는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보지 못한다고 했다. 사실 함박눈이라도 내리면 날씨는 오히려 포근할텐데 ······
누나의 자취방은 사무실에서 10여분은 걸어야 하는 거리에 있었다. 번화가에서 벗어나자 시골 같은 동네가 나오는데 누나의 방은 본채의 뒤에 따로 지어있었다. 아주 세를 놓기 위해 지은 모양으로 방 한칸에 부엌과 변소도 따로 있는 별채였다.
누나가 외투만 벗고 곧바로 부엌에서 음식을 만드는 동안 나는 방은 둘러보았다. 크기는 우리집 건너방 정도인데 여자들 방이라 그런지 앉은 책상 하나에 조그만 경대가 두 개나 있었고 방안에서 여자의 냄새 같은 향기가 배어 있었다.
겨울철의 우풍을 막기 위해서인지 방문에는 군용담요를 커튼처럼 쳐 놓았고 연탄을 때는데 아랫목은 따뜻해 나는 겉옷을 벗었다.
탁상용 라디오를 켜자 여전히 크리스마스 캐롤이 들렸고 누나의 책꽂이를 보니 <나이팅게일傳>이라는 책이 보여 뒤적거리며 있는데 누나가 밥상을 들고 들어왔다. 개다리 소반에는 김이 모락모락 나며 밥과 반찬들의 냄새가 벌써 군침이 돌게 한다.
“많이 무라. 반찬은 별로 없지만 ······ ”
밥상에는 흰쌀밥과 콩나물국, 고등어 튀김에다 파를 썰어 넣고 새우젓으로 간을 한 계란찜 등이 있었다. 그밖에 오늘 내가 갖다 준 멸치볶음과 가지장아찌등으로 조그만 상이 꽉 찼는데 주 메뉴는 아까 장을 봐온 재료로 만든 것이다.
밥은 윤기가 잘잘 흐르며 꼬돌꼬돌한 것이 반찬 없이도 그냥 넘어갈 것 같다. 그리고 장을 보아 만든 반찬들도 모두 맛이 있었다.
생각해보니 그 전에 나는 영숙 누나가 해준 음식을 한번도 먹어본 적이 없었다. 우리집의 밥과 반찬은 늘 엄마의 몫이었고 엄마가 행상 등으로 집을 비웠을 때는 영자 누나나 영미 누나가 챙겨주지만 영숙 누나는밥상을 챙겨준 적도 없었다. 집안의 잔일에는 흥미도 없어 보이고 여상을 다니며 읍내에 따로 떨어져 있었기에 더욱 그런 것 같다.
“내도 음식 만드는 건 좋아한다. 솜씨는 아직 자신이 없지만 ······ ”
“이래 맛있는데 ······ 우째 어무이가 해준 것보다 더 맛있다.”
나는 누나를 더 추켜세웠다.
“그런데 누부야는 맨날 이래 흰 쌀밥만 묵나?”
반찬들도 맛있지만 방금 해 낸 밥이 입안에 그저 녹는 것 같아 물었다.
“야야, 우리 형편에 순 쌀밥이 가당키나 하나? 니 안 왔으마 이게 내가 묵을 저녁밥이다.”
누나는 아랫목에 묻어두었던 밥주발을 꺼내 뚜껑을 열어 보이기까지 했다. 집에서 먹는 것처럼 보리쌀이 반 이상 섞인 밥이었다.
“고맙심더. 새로 장까지 봐가 이래 흰 쌀밥까지 ······ 소인은 너무 황공하옵니다.”
나는 장난기까지 발동해 과장된 표현으로 다시 고마움을 표시했고 누나는 빙긋 웃었다.
“생각해보이 좁은 방에서 남자캉 단 둘이 이래 겸상을 해보기도 처음이네.”
누나는 혼잣말처럼 말했다. 하지만 나는 영숙 누나와는 아니지만 그런 경험이 있다. 청송띠기네 집에 갔을 때 그녀는 “제사 때 쓸 쌀도 조금 넣었다.”며 그래도 보리가 더 많은 밥을 새로 하고 온갖 산나물에 진상품이라는 송이 장아찌까지 내놓았다. 그때 마치 부부가 겸상을 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던 것도 생각나 나는 속으로 빙긋 웃었다.
“단둘이 사는 신랑 각시는 늘 이래 겸상을 해가 묵겠제?”
그 말에 괜히 나는 찔끔했다. 청송띠기와의 식사를 추억했던 것을 들킨 것 같은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니 오늘 여기서 자고 갈래?”
“응? ······ 응.”
나는 단 두마디만 했는데 가슴이 뛰고 얼굴이 달아올랐다. 나를 바라보는 누나도 얼굴이 붉어지는 것 같은데 그 변화를 숨기려는 듯 빙긋 웃어보였다. 그러나 나는 괜히 부끄러운 기분이 들며 시선을 돌렸다.
누나와는 한방에서 둘만 자게 된 작년 양력설 전날과 올해 추석전날 2번씩 모두 4차례의 빠구리를 했다. 하지만 처음 시작할 때 늘 누나는 거부하고 망설였다. 그리고 끝난 후에는 그 일을 후회하고 다시는 그러지 말자고 나에게 다짐을 하기도 했다. 누나 자신은 혼자서 더 많은 고민과 자책을 했을 것이다.
그런데 오늘은 누나가 먼저 말을 꺼냈다. 나에게 먼저 빠구리를 하자고 요구를 한 것이다.
밥을 같이 먹자고 했을 때도 마찬가지다. 누나의 자취방은 한번 보고 싶었지만 누나가 손수 해준 흰쌀밥과 반찬의 맛에만 취해 다른 생각의 여지가 없었다.
누나 역시 나를 위해 밥을 해줄 때까지는 그런 생각이 없었을 것 같다. 그런데 동생이지만 남자를 위해 음식을 장만하고 단칸방에서 겸상을 하고 신랑 각시의 사는 모습을 상상하면서 점점 마음이 바뀌었을 것 같다.
누나가 앞에 없자 나는 좀 더 자유로운 상상을 할 수 있었다. 오늘밤은 안방의 아버지와 엄마에게 소리가 들리지 않을까 하는 신경을 안 써도 된다. 누나와 하니 마니 하는 승강이도 없을 것이다. 이방에서 정말 오붓하고 열정적인 빠구리가 진행될 것이다. 그런 생각들로 가슴은 뛰고 벌써 자지가 벌떡거렸다.
누나가 거울 앞에서 무엇을 바를 때 나는 부엌으로 나와 세수와 양치질을 했다. 우리 둘 다 준비는 완료되었다.
누나는 방문과 부엌으로 통하는 쪽문의 고리를 잠그고 아랫목에 요 이불을 폈다.
가슴이 두근거리는데 적당한 말이 생각나지 않는다. 아니 말이 필요 없을 것 같다.
이불 위로 누나를 끌며 우리는 선 채로 키스했다. 입술과 혀가 엉켜 있는 채 우리는 요 위에 앉았다가 다시 누나를 눕히고 한동안 키스는 이어졌다.
"하아! ······ 우선 옷을 벗자."
누나는 나를 살짝 밀어내고 치마와 내복마저 벗자 브래지어와 팬티만 남았다. 누나는 그 차림으로 이불 속으로 들어가려 한다.
"누부야 잠깐, ······ 그 브라자 마저 벗어도."
"춥다. 우선 이불 덮고 ······ 니는 안 벗나?"
"물론 벗지. 하지만 환한데서 누부야 유방 좀 자세히 보자."
"체, 그래 주무르고 빨고 했으면서 뭘 새삼스레 ······ "
"그래도 밝은데서 제대로 본 적은 한번도 없다. 제발 한번 보여도."
잠시 망설이는 듯 하다가 결국 누나는 선 채로 브래지어를 벗었다. 봉긋 솟은 젖통은 막상 바로 보니 내가 만질 때의 느낌보다 그리 크지는 않았다. 그러나 분홍색 젖꼭지와 그보다 연한 색의 젖무리가 어울려 무척 아름다웠다.
누나가 가슴을 가리며 이불속으로 들어갈 때 나도 옷을 벗으려 했다. 그런데 아무래도 방광을 비우고 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녁밥도 많이 먹은 터에 읍내에 들어와서 한번도 오줌을 누지 않았었다.
방문을 열고 나가니 찬바람이 얼굴을 때린다. 변소까지도 가기 싫어 나는 몇걸음 앞에 있는 울타리에서 오줌을 누고 돌아왔다.
"으으, 차거버라!"
재빨리 옷을 벗고 들어가 누나의 가슴에 손을 얹는데 누나가 몸서리를 쳤다. 잠깐 오줌을 누는 사이에도 추위에 손이 식어버린 것이다.
"아, 미안타."
나는 두손을 비비다 잠시 요 밑에 손바닥을 깔고 다시 비빈 후에 누나의 몸을 어루만졌다. 키스를 하면서 젖통을 만지던 손이 슬슬 내려가 보니 팬티는 아직 입고 있었다. 그 밑으로 손을 넣어보니 까칠한 감촉이 느껴진다. 도끼자국에 가운데 손가락을 훑어보니 아직 물기는 제대로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팬티를 벗기려 하자 누나는 살짝 엉덩이를 들어 주었다. 그 다음에 우리는 아무 말도 나누지 않았다. 새삼스레 무슨 말을 속삭인다는 것이 오히려 꾸미는 것 같다. 우리는 모두 앞으로 어떻게 이 상황이 진전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더구나 오늘은 시작부터 누나의 거부감이나 망설임이 없었다.
내가 누나의 몸을 덮자 무릎을 세우고 가랑이를 한껏 벌려주었다. 자지는 손을 대지 않고도 미끌어지든 제 자리를 잡았다.
"핫! ······ 핫! ······ 흣! ······ 흣! ······ "
방아질이 시작되고 점점 속도가 빨라지자 누나는 박자를 맞추며 소리를 질러댄다. 그것은 내가 처음 듣는 날카로운 소리였다.
"아아! ······ 아아, 영자 아배! ······ 악!" 하며 엄마는 소리를 질러댔고 아버지도 사정할 때는 늘 "으, 으, 으!" 하는 소리를 낸다.
그 소리들은 건너방의 우리에게 큰 자극제가 되었지만 그 때문에 우리가 소리를 내면 똑같이 안방에도 들릴 수 있다는 경각심을 준다. 그래서 참지 못하고 소리가 나올 때도 "음, 음!"과 비슷한 억제된 소리가 나왔었다.
절정을 맞으며 누나의 비명은 더욱 커졌고 울컥 물기가 터져나오더니 엉덩이의 움직임을 멈추었다. 나도 잠시 동작을 멈추고 입을 맞추려하니 숨이 막히는 듯 도래질을 하고 가쁜 숨을 쉰다.
대신 젖꼭지를 입에 물었는데 내 얼굴에 눌려 있으면서도 두 젖통이 빠르게 오르내린다. 보지 속도 옴찔거리며 동작을 멈춘 자지를 압박해 온다.
누나가 먼저 내 입술을 찾았다. 세차게 내 혀를 끌어당기며 한동안 몸을 비틀다 입을 떼고 속삭였다.
"하아, 오늘은 또 다르다. 이런 건 또 처음이다."
"오늘이 크리스마스 이브라 더 그런가보다."
그러나 지금은 거부감 없이 자지를 잡아 끼우더니 앞뒤로 옆으로 엉덩이를 흔들었고 점점 느낌이 오는지 "핫! ······ 핫! ······ " 하는 소리가 나왔다. 방아질을 하고 나도 밑에서 엉덩이를 움직여 주자 그 소리는 더욱 크고 간격이 짧아 졌다. 그러다 자지가 빠지자 그녀는 급히 손으로 잡고 집어넣었다. 그러나 세 번 째 빠지자 조금 짜증이 나는 모양이다.
"아이, 내가 서툴제? 니가 해도."
다시 자세를 바꾸어 자지를 꼽고 나는 움직임을 멈추었다. 아니 자지만은 보지 속에서 벌떡거리며 반응을 기다려 보았다. 과연 보지 속도 답례하듯 옴찔거림이 전해 온다. 그러나 그것으로 성이 안차는지 누나가 먼저 엉덩이를 이리저리 움직였다.
"아이, 답답하다!"
다시 방아질이 시작되고 소리도 커지다가 누나가 덮인 이불을 발로 차버렸다. 지금도 바람소리가 앵앵거리니 밖은 춥겠지만 연탄아궁이를 활짝 열어 아랫목은 뜨끈하고 우리 둘의 열기로 사실 땀이 나고 있었다.
"어머나!"
"아악!"
"아니, 언니가 ······ !"
세가지 비명이 연속적으로 들리며 우리의 클라이막스는 절벽에서 떨어지듯, 아니면 거품이 꺼지듯 그렇게 끝나 버렸다.
방문이 열리는 소리는 분명히 듣지 못했다. 그런데 이불을 걷어 제쳐 드러난 등판에 갑자기 찬 공기가 몰리는 것 같아 고개를 돌리는 순간 "어머나!"라는 비명이 들렸고 소리의 주인공이 커튼처럼 쳐놓은 군용담요를 제치고 서있는 모습이 시야에 들어왔다.
나는 그 모습이 누군지 분간을 못했다. 하지만 밝은 불 아래서도 귀신을 만난 듯 온몸에 소름이 끼치며 나도 모르게 "아악!" 하는 비명이 나왔다.
그러나 누나는 이 틈입자의 정체를 알았다. 그래서 "아니, 언니가 ······ !" 라고 역시 비명을 지른 것이다.
뒤처리로 우리는 허둥댔다. 몸이야 이미 떨어졌고 요 이불을 먼저 걷을까, 옷을 먼저 챙겨 입을까도 분간이 안갈만큼 당황하는 중 밖에서 소리가 들렸다.
"아, 빨리 좀 해라! 지금 얼어죽겠다."
"알았다. 언니야."
민경자의 다급한 말에 누나는 막 한 다리를 넣으려던 팬티를 팽개치고 바지와 쉐터만으로 알몸을 가렸다.나도 역시 바지와 점퍼만 입고 우리의 겨울내복이며 누나의 브래지어 팬티 등을 뭉쳐 이불속에 넣고 둘둘 말아 한옆으로 밀어놓았다.
"으으, 참말로 춥네! 내 몸이 널어놓은 동태 꼴이다."
방문을 열자 경자가 뛰어 들어오는데 얼굴은 창백하고 이빨이 덜덜거리며 몸을 사시나무 떨듯 떨고 있었다.
"언니야, 오늘 자고 온다 안 캤나?"
그 말은 이 돌발사고의 원인에 대한 의문과 함께 우리가 들킨 것에 대한 변명도 포함되어 있었다.
"모두 깽판이 돼버렸다. 우선 발부터 녹여야겠다. 내 살 같지가 않다."
그녀는 아랫목을 만져보고 우선 양말을 벗으려 했다. 그러나 잘 벗겨지지가 않았다. 그 양말은 부드러운 섬유가 아니었다. 손을 대자 살얼음이 뚝뚝 떨어지는데 양말이 바로 얼음덩어리였다.
“바지도 전부 젖었네. 아니 모두 얼음이네. 와 이래 됐노? 바지도 벗어야겠다.”
“발이 떨어져 나갈 것 같다. 저기 요 좀 가온나. 우선 발부터 아랫목에서 좀 지지고 ······ ”
“그라마 안된다! 이 발로 더운 김 쪼이마 바로 동상에 걸리는 기라. 우선 찬물로 얼음기를 녹혀야 한다.”
“물이 좀 차제. 조금만 참아라.”
“차기는 ······ 내 발이 얼음인데, 오히려 물이 뜨겁다.”
한동안 물에 담겼던 발을 꺼내 일단 물기를 수건으로 닦는데 발은 여전히 핏기 없는 하얀색이다.
“영도야, 니도 이쪽 발을 내처럼 마사지해라.”
간호부가 되고 싶다던 영숙 누나는 학교에서 배운 것인지 동상에 대한 응급처치법도 알고 있었다. 핏기 없는 발은 얼음처럼 차가웠다. 나는 누나가 시키는 대로 그녀의 한쪽 발을 열심히 문질렀다.
“언니야 이 바지도, 어! ······ 내복도 다 얼었네. 우선 이 옷도 갈아입어라. 그런데 어쩌다 이래 됐노? 어디 물웅덩이에 빠졌나?”
“내 발로 드갔다. 살얼음을 깨면서 드가다가 너무 시려서 도저히 못 참고 발길을 돌렸는데 그래도 잠겼던 발은 꽁꽁 얼어버리고 ······ ”
침통한 표정이지만 아직도 그 이유는 이해할 수 없었다. 그녀는 나도 보는 앞에서 바지를 벗고 다시 치마를 입고는 그 속의 내복마저 벗고 요 밑으로 발을 뻗었다.
누나는 잠시 머뭇거리다 거의 울 듯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아까 언니가 본 거 ······ 너무 부끄럽고 미안하다. 하지만 이건 ······ 남들한테 알려 지마 내는 참말로 ······ 그래서 언니가 눈 감아 주마 ······ ”
누나는 눈물을 글썽거리며 더듬거렸지만 말을 끝맺지 못했다.
우선 우리는 너무 적나라하게 모든 것이 노출되었다.
이불을 걷어찬 것. ······ 이건 누나가 한 짓이다. 이불이 우리를 감싸고 있었다면 누가 불쑥 방문을 열었어도 우리는 이불 속에서 장난을 치고 있었다고 둘러댔을지도 모른다. 상대가 못 믿더라도 우겨대거나, 상대는 뻔히 알면서도 속아 넘어가는 체 할 수도 있었다.
환히 불을 켜놓은 채 그 짓을 벌인 것. ······ 이것은 누나와 나의 공동 책임이다. 우리집에서 누나와 빠구리할 때는 항상 어둠 속에서였다. 안방에 불이 꺼진 것을 보고 우리는 불 꺼진 방에서 행동에 돌입했었다. 그러나 이곳은 별채의 밀실이라고 생각했기에 서로의 알몸을 확실히 보면서 즐기려던 생각도 화근이었다.
아아, 아까 느그들 그거 ······ ? 걱정 마라. 사람 사는 세상, 온갖 일이 다 있제. 우리 고향에도 그런 집이 있었다. 그쨔는 오빠하고 누이동생이지만. ······ 괜한 걱정은 막살해라. 내는 그런 거 알아도 남한테 말 전질한 적은 없다.”
“고맙다! 언니야.”
누나는 경자의 손을 잡으며 감동한 표정으로 눈물울 글썽거렸다.
뜻밖에 그녀가 대범하게 나오는데는 나도 감동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경자가 또 다른 남매상간의 이야기까지 들먹이는 것이 조금 께름직했다.
“언니, 우찌 된기고? 아까 그리 행복한 표정으로 나가더니 몇시간만에 ······ ”
일단 급한 불을 껐다는 안도감인지 누나는 경자의 사연을 듣고 그녀를 위로하고 싶은 모양이다.
“나도 내 신세가 이리 될 줄 몰랐다. 그런데 그 새끼가 지 맘대로 이별을 선언한 기라.”
“어머나! 명수오빠가 ······ ? 와 ······ ?”
“그런 거 지금 말할 기분이 아니다. 하아, 지금 내 꼬라지가 ······ 지금 내 신세가 ······ ”
잠시 입을 다물고 있는에 눈물이 맺히는 것 같더니 그대로 흘러 내렸다. 그녀는 훔칠 생각도 않고 고개를 돌려 나에게 말했다.
“니, 참 ····· 이름이 뭐제?”
“영도, 문영도라예.”
“그래? 영도야 가서 술 좀 사 온나.”
“언니, 지금도 입에서 술 냄새가 펑펑 난다. 오늘은 일단 몸 녹히면서 푹 자라.”
“지금 이 기분으로 잠이 오겠나? 어디 의지할 데도 없고 하소연할 데도 없다. 지금은 술만이 나를 뽀담고 또 재워줄 끼다.”
경자는 자신의 핸드백을 열더니 만원짜리 몇장을 뿌리듯 내 앞에 던졌다.
“자, 가서 소주 서너병 하고, 참 영숙이 니는 소주 못마시제. 느그는 크리스마스 케익 하나 사서 같이 무라. 아까 보니 제과점에 케익이 잔득 진열돼 있고 사가는 사람도 많더라. 하필이면 남들은 모두 찡까찡까하는 이 좋은 날에 내 신세는 이래 되다니 ······ ”
“서너병이라니 ······ ? 지금도 취했는데 그래 마시마 죽는다. 영도야 한병, 꼭 한병만 사 온나. 그라고 언니가 먹겠다면 몰라도 우리는 크리스마스 케익 같은 거 필요없다.”
“아이다! 내 말대로 서너병 사 온나. 케익도 꼭 사 온나. 술 마시다 죽으마 그것도 좋지. 이 추운 날, 저수지에 빠져 죽는 것보다는 술취해가 죽는 기 호강이제. 빨리 사 온나.”
바깥 바람은 더욱 거세어진 것 같다. 나는 팬티나 내복도 없이 달랑 점퍼와 바지 두가지만 입었기에 더욱 추웠다. 한 10분쯤은 걸어 읍내의 제과점에서 크리스마스 케익을 하나 샀다. 거리에도 제과점 안에도 쌍쌍의 남녀가 유난히 많아 보이고 케익도 앞에 두사람이나 사는 것을 기다려 살만큼 잘 팔리고 있었다. 소주는 내 생각에도 경자가 이미 취한 것 같아 누나의 말대로 한병만 샀다.
경자는 소주를 연거푸 두잔을 마셨다.
“언니야, 그리 깡술만 마시지 말고 안주도 무라.”
누나의 말에 김치 한쪽을 집어먹은 그녀는 또 소주 두잔을 연거푸 비웠다. 나는 차라리 경자가 빨리 술에 취해 이 어색하고 답답한 자리가 빨리 끝났으면 하는 생각도 들었다.
“언니, 오늘 정말 우찌 된 기고? 명수 오빠하고 싸운 기가?”
“싸움 ······ ? 차라리 사랑싸움이라도 했다면 ······ 그 새끼하고 가끔 투닥거렸지만 그건 언젠가 풀어지니까. 그런데 오늘은 그 새끼가 대뜸 헤어지자 카는 기라. 지는 회사도 그만 두고 곧 다른 여자와 결혼할 기라고 ······ ”
“아니, 그럼 다른 여자도 있으면서 언니를 그리 농락한기가?”
“사연을 들어보니 꼭 그런 건 아니더라. 명수씨가 즈그 아버지 위독하다고 한달동안 휴직했잖나. 그런데 그 아버지가 죽기 전에 꼭 외아들 장가가는 것을 봐야겠다고 한다는 기라.”
“그럼 바로 언니하고 결혼식 올리면 되잖나? 둘 다 그리 오래 사귀었고 명수 오빠가 작년에 프러포즈도 했다 캐잖나?”
“이 병신 새끼는 또 고집불통 지 애비한테 꺾인 기라. 결혼까지 약속하고 사귀는 여자가 있다 캐도 이미 부모끼리 약속한 동네 가시나하고 꼭 해야 한다는 말에 항복을 했다는 기다.”
“그렇게 줏대 없고 쉽게 변하는 남자는 헤어지는 게 다행일 수도 있다.”
“나도 그래 생각할라 캤다. 하지만 나는 뭐고? 닭 쫒던 개 지붕쳐다보듯 ······ 또 지난 세월이 너무 억울하잖나. 오늘 세어보니 그새끼하고 사귄지 꼭 2년 4개월 12일이다. 순결도 바치고 맨날 불러내마 대주고 ······ 아, 사랑에 속고 돈에 울고, 한 많은 내 청춘아!”
아픈 사연을 털어놓으면서도 그녀는 웃어보이려 했지만 표정이 일그러지며 눈물이 주르르 흘렀다.
“돈에 울다니 ······ 돈도 떼었나?”
“돈 ······ ? 그 새끼 고향갈 때 즈그 아버지 주라고 보약도 챙겨주고, 옷도 사준 적 있지. 하지만 금마도 내한테 옷이나 구두를 사줬으니 그건 삐까삐까다.”
“그라마 돈을 떼인 건 아니네.”
“그래도 유행가 가사에 그런 게 있잖나? 사랑에 속고 돈에 울고 ······ ”
경자는 곡조까지 넣어 한 소절을 부르다 소주병을 기울였다. 그러나 병은 완전히 비어있었다.
“술 떨어졌다. 한병 더 가 온나.”
“그기 다다. 언니 술 많이 마셔서 내가 한병만 사오라 캤다.”
“뭐라꼬? ······ 내가 서너병 사오라 캤잖나? 느그들까지 나를 이래 무시하나? 빨리 가서 더 사 온나.”
“언니야, 지금 시간도 밤 12시가 넘었다. 어디 가서 술을 사겠노?”
“오늘은 크리스마스 이브라 통행금지도 없다. 니, ······ 참 이름이 뭐라캤제?”
“영도, 문영도요.”
“그래, 영도야. 날씨가 춥지만 제발 내 소원 좀 들어줘라. 나는 지금 술 없이는 미쳐버릴 기다.”
누가 한 말인지는 모르지만 나는 음주와 관련된 금언(金言) 하나를 나는 알고 있다.
“처음에는 사람이 술을 마시지만 지나치면 술이 술을 마시고 더 심하면 술이 사람을 마신다.” --- 이날 나는 술이 사람을 마시는 것을 내 눈으로 똑똑히 보았다.
경자는 소주잔을 연거푸 비우며 한 말을 또 하고 훌쩍거리다 또 깔깔 웃기도 하고 헤어진 애인을 욕하다 그리움을 표시하기도 하고 점점 더 통제불능의 상태로 치닫고 있었다. 새로 사온 소주 한병을 비우고 다시 새 병을 딸 때는 딸꼭질까지 했다.
“그 새끼가 한달 휴직했다가 어제 출근해 ······ (딸꼭!) ······ 오늘 저녁 만나자 캐서 나는 당연히 ······ (딸꼭!) ······ 작년에도 재작년에도 크리스마스 이브에 ······ (딸꼭!) ······ 그런데 그 새끼, 헤어지자 카면서 이별기념으로 마지막 밤을 ······(딸꼭!) ······ 파렴치한 개새끼, 내가 지 노리 ······ (딸꼭!) ······ 내사 뛰쳐나와가 혼자 술 마시 ····· (딸꼭!) ······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 저수지에 드가 ······ (딸꼭!) ······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이 나도 이별파티 ······ (딸꼭!) ······ 마지막으로 맛 한번 더 보고 좆을 싹둑 ······ (딸꼭!) ······ 장가는 물론 어떤 여자하고도 다시는 ······ (딸꼭!) ······ 그런데 그 짓도 못하고 지금 나 혼자 ······ (딸꼭) ······ ”
그녀의 횡설수설은 딸꼭질 때문에 더욱 알아듣기 힘들었다.
“언니, 슬픈 이야기 자꾸 되새기마 뭐하노? 정말 너무 취했다. 푹 자고나면 마음이 좀 풀릴 기다.”
“지금 이 심정으로 잠이 오나? 술도 이제 ······ (딸꼭!) ······ 하지만 복장을 터질라 카고 ······ (딸꼭!) ····· 어럴 땐 어떤 놈이든 좆맛이라도 ······ 어, 딸꼭질이 멈췄네.”
누나와 나도 경자가 딸꼭질을 멈춘 것은 반가웠다. 그런데 그녀의 시선이 나를 향했다. 한참 나를 째려보다가 입을 열었다.
“아, 그 생각을 해서 그런갑다. 그래, 니라도 해도!”
“뭐를요?”
누나도 눈을 동그랗게 떴지만 나도 의미를 몰라 물었다.
“느그들 아까 했던 거 ······ 나도 지금 그 짓이라도 해야 마음을 좀 추스르겠다.”
“언니, 그게 무슨 말이고?”
“내 말을 못 알아듣나? 영숙이 니는 그래 소리 지르고 쟈는 엉덩방아를 ······ ”
“언니야, 그건 못본 체 해주기로, 다시는 말 안하기로 했잖나?”
누나는 수치감과 공포감이 한꺼번에 몰려오는 듯 아주 일그러진 표정이 됐다. 나도 어렴풋이 그녀가 말하는 의미가 다가왔다. 지금 나한테 빠구리를 해달라는 것일까.
“그걸 하고 싶은 건 언니 마음이니 마음대로 해라. 명수 오빠를 다시 만나든지 길거리에서 누굴 꼬시든지 ······ ”
“영숙아, 그게 말이 되나? 그 새끼는 날 배반하고 떠난 놈이고 이 한밤중에 어떤 새끼가 잡히겠노? 그런데 니 동생은 지금 이 방에, 내 바로 옆에 있잖나?”
경자의 말은 노골적이며 직선적이다.
“알라라이 ······ ? ······ 니는 쟈하고 벌써 했잖나? 나도 쟈를 처음 볼 때 그저 어리게 봤다. 그런데 우리 고향 옆집, 내가 오래 짝사랑했던 오빠하고 인상이 그리 닮은 기라. 그래서, 히 히 ······ 좀 더 크마 잡아묵고 싶다 카는 생각까지 했었다.”
“잡아 묵다니 ······ ? 우리 영도가 낚시에 걸린 붕어새끼가?”
“히 히 ······ 내가 씹어 묵는다 캤나? 아까 느그들 한 것처럼 내도 ······ 그런데 아까 보니 몇 년 기다릴 필요도 없는 기라.”
“내사 아무한테도 말은 안 한다카이. 하지만 내가 본 것은 사실이잖나? 내가 일부러 훔쳐본 것도 아니고, 그래서 내 몸도 자꾸 달아오르는 게 내 잘못만은 아니잖나?”
누나와 경자의 논란에 나는 끼어들지 않았지만 나 역시 곤혹스러웠다. 경자는 횡설수설하면서도 계속 누나의 아킬레스건(腱)을 공격하고 있다. 우리의 적나라한 빠구리장면을 봤다는 무기로.
의식적으로 그런다면 그녀는 교활한 싸움꾼이다. 무의식적이라면, ······ 그녀는 천부적인 싸움꾼이다.
“아무리 언니라도 내 눈앞에서 우째 그런 말을 하노? 내가 동생캉 그런 건 잘못이지만 혀를 깨물고 죽어도 언니 말은 못들어 준다.”
“참말로 니 생각이 그렇나?”
“그래!”
누나는 똑바로 경자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 표정은 당당하다기보다 단호한 의지를 담은 것이라고 하는 것이 더 올바를 것 같다.
경자는 일어섰다. 휘청거렸지만 다시 자세를 바로 잡고 외투를 꺼내 입더니 방문을 열었다.
“언니, 어디 갈라고 ······ ?”
“저수지.”
그녀는 짤막하게 말했다.
“그쨔는 와 ······ ?”
“다시 빠질라고. 발도 웬만큼 녹았고 이제는 걸어 드가는 게 아니라 건너편 벼랑에서 풍덩 빠질 기다. 춥기야 하겠지만 순간 아니겠나?”
누나의 힘이 원래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지만 씨름선수가 상대를 메치듯 경자를 주저 앉혔다. 경자는 힘으로는 굴복했지만 입은 살아 있었다.
“느그는 그래 하면서 ······ 내는 사랑에 속고 돈에 울고 ······ ”
“돈은 안 떼었다 캐잖나?”
누나는 공격할 재료가 없는지 그 말을 물고 늘어졌다.
“그래. 하지만 유행가 가사는 그렇잖나. 내사 사랑에 속고 이래 마음이 찢어지는데 느그들 마저 그러이 우짜겠노. 지금은 저수지밖에 갈 데가 없다.”
누나는 악을 썼다.
“오야, 그래 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