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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촌리 설화(金村里 說話) - 67부




금촌리 설화(금촌리 설화) 67부





 

 

내일이 한가위다.

한가위는 경상도에서 일년 중 가장 큰 명절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때를 즈음해 고향을 찾아온다.


우리 집에도 아버지가 어제 느지막하게 도착했고 영숙 누나도 아침결에 돌아왔다.


방에 둘러앉아 송편을 빚고 부엌에서는 전 부치는 소리가 나고, 오랜만에 명절 기분이 난다.


작년의 추석 무렵에는 서울띠기가 떠나서 나를 슬프게 했지만 올해는 그런 이별도 없다. 하기야 영자 누나가 집을 떠났지만 벌써 한달도 넘게 지난 일이고 출가외인이니 누나도 자기 집에서 명절을 쇠야 할 것이다.




저녁밥상에는 아버지와 엄마, 영숙 영미 누나등 5명이 둘러앉으니 좀 사람 사는 집 같아 보인다.

식사를 마치고 나는 아버지를 따라 할아버지를 뵈러 갔다.


할아버지는 큰 수술을 한 후에 건강을 거의 되찾은 것 같고 새할머니도 화색이 돌아보였다. 나는 그것이 요즘 할아버지가 빠구리를 제대로 해주어 그런 것 같다고 속으로 생각하며 다행이다 싶었다.


다시 집에 돌아와 건너방으로 왔더니 영숙 누나와 영미 누나가 마주 앉아 이야기중이다. 표정들을 보니 그저 일상적인 것이 아니라 꽤 심각한 대화인 것 같다.




“ ······ 그러니 다른 데 눈 돌리거나 괜한 생각 말고 고등학교 드가는 데만 힘쓰란 말이다. 지금 네 성적으로는 어쩌면 읍내 여고도 힘들 끼다.”

“공부 못해서만은 아니잖나? 언니도 학비 못 대준다고 해서 야간 여상 다니는데 내는 그런 재주도 없고 ······ 그러이 일찍 공장이나 드가서 돈도 벌고 우리 집도 도우겠다는 기다.”


“야야, 몇 번이나 같은 말 되풀이하게 하노? 공부는 다 때가 있는 기다. 공장은 니가 여고를 졸업하거나 대학을 나와서도 갈 수 있는 기지만 공장을 다니다 다시 공부를 하기는 어렵단 말이다.”




“체, 여고나 대학까지 나왔으마 뭐하러 공장띠기를 하노? 하지만 학비도 못 대주는 형편인데 자꾸 학교만 가라카마 뭐 하노?”

“그것도 내가 아까 말했잖나? 지금 내가 받는 월급으로도 니 입학금이나 학비는 내가 책임진다고 ······ 그러니 괜히 마음 들떠가 공장 찾지 말고 니도 이제 졸업반이니 착실히 입시 준비나 하란 말이다.”


“갸들은 국민 학교만 나와서도 돈만 잘 벌어 제 앞가림 다 하고 부모님 용돈도 준다 카더라. 나도 시골 여고나 나와 빌빌대기보다는 도시의 큰 공장에 가는 기 훨씬 내 앞길도 트일 것 같단 말이다.”




오가는 대화는 몇 마디만 들어도 뻔하게 알 수 있다. 영숙 누나는 동생에게 공부를 더 열심히 해서 꼭 고등학교에 진학하라는데 영미 누나는 중학교만 졸업하면 바로 공장에 들어가겠다고 고집하는 것이다.

영미 누나는 그전부터 입버릇처럼 공장에 가겠다고 말해왔고 같은 또래로 공장에 다니는 친구들을 부러워했다. 명절에 그녀들이 고향에 돌아오면 꼭 그 집에서 함께 밤을 보내며 경험담을 듣기도 했다.


그 경험담이란 공장에서 하는 일과 관련된 것 뿐 아니라 부모 곁을 떠나 자유롭게 하는 연애 이야기도 포함된 것이다.




자매의 대화는 결론을 보지 못한 채 오늘도 영미 누나는 공장띠기들과 함께 밤을 보낸다고 집을 나섰다.

“참, 쟈는 저 나이에 우째 그리 철이 없을꼬?”


“철이 없기보다는 심통쟁이라 더 그렇제.”


나는 영숙 누나의 말에 맞장구를 쳐주었다. 내가 보기에도 영숙 누나의 말이 백번 옳고 영미 누나의 생각이 틀려 보였다.


“영도야, 여 앉아 봐라.”


그 말에 나는 방금 전까지 영미 누나가 앉았던 자리에 엉덩이를 내렸다.




“니는 장래 희망이 뭐고?”

“장래 희망 ······ ?”


“앞으로 어떤 사람이 되고 싶나 말이다.”


“아아, 그거 ······ ”


나는 잠시 머뭇거렸다. 이런 대화는 며칠 전에 꼽추할매와도 나눈 적이 있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나는 오늘도 “그저 농사를 짓던가 아버지처럼 공사판이나 고깃배를 타거나 ······ ”라고 말했을지 모른다. 하지만 지금은 다른 말을 할 수 있었다.




“으음. 학교 선생, 그것도 대학교수가 되거나 큰 회사 사장, 아니면 군에 드가서 별을 단 장군이나 ······ 그래 남들도 좀 우러러보는 사람이 되고 싶다.”

“아이고, 우리 영도 꿈도 야무지다!”


누나는 활짝 웃으며 한 손을 들어 내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니는 이번에 석차도 한등 더 올랐다며 ······ 니야말로 정말 일찍 철이 들었네. 니는 꼭 니 희망대로 그런 사람이 될 끼다.”


내가 생각해도 내 말이 좀 허황되어 보였지만 누나는 영미 누나와의 씁쓸한 대화 때문에도 좀 더 기분이 좋은 모양이다.




“누부야는 장래 희망이 뭐고?”

“나 ······ ? 나는 백의의 천사가 될끼다.”
“백의 ······ ?”

“간호부가 되겠단 말이다. 나이팅게일 같은 ······ 니 나이팅게일이 누군지 아나?”


“하모! 영국이 터키하고 크리미아 반도에서 전쟁을 할 때 야전병원에 가서 열심히 부상병을 간호해 줘가 ‘플로렌스의 천사’라는 별명도 붙고, ······ 우리 국어책에도 그 이야기가 나온다.”




“나도 그런 간호부가 되어 병들고 아픈 사람들 따뜻이 보살펴주고 싶단 말이다.”

뒷날 그 호칭은 간호원, 간호사로 바뀌었지만 당시 우리는 그 직업을 간호부라고 칭했다. 간호부! ······ 나도 병원에서나 영화 속에서도 몇 번 보아왔지만 정말 모두 예쁘고 매력적인 여인들이다.


깔끔한 하얀 제복에 머리에도 위로 올라간 하얀 모자를 쓰고 있으며 언제나 친절하고 상냥하다. 이 시골구석에서 낳고 자란 우리 가족 중 한명인 누나가 그런 간호부가 된다는 것은 정말 멋지고 대단한 일이다. 나는 누나가 지금 그 백의의 천사가 된 것처럼 새삼 아름답게 보였다.




“아이, 이제 불 끄고 자자. 나는 불이 켜있으마 잠을 못 잔다.”

요 이불을 두 개 펴 놓았지만 아직 졸음은 오지 않아 책상에서 새 소설을 보고 있던 나는 누나의 말에 옷을 벗고 잠자리에 들었다. 그러나 불을 껐어도 나는 물론 누나도 쉽게 잠이 들지는 못한 것 같이 뒤척이는 소리가 났다.


잠은 오지 않지만 눈을 감은 채 누나를 떠올렸다. 하얀 제복과 모자를 쓴 간호부로 상냥하게 웃음 짓는 누나, ······ 그런데 그 간호부가 옷을 모두 벗었다. 바로 지난 양력설 전날, 이방에서 빠구리했던 그 추억이 떠오른 것이다. 그 때문에 이불 속에서 자지가 벌떡거렸다.




그러나 나는 감히 누나에게 다가갈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 일이 있고나서 누나가 그렇게 후회를 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자.”고 단단히 다짐을 했었기 때문이다.


“영도야, 아직 안 자나?”


누나가 속삭이듯 묻는다.


“응, 하지만 곧 잠들겠지.”


나도 작은 소리로 대답하고 옷 속으로 손을 넣어 자지를 매만졌다.




막 잠이 든 것 같았는데 안방에서 또 들려오는 그 소리에 나는 잠이 달아나 버렸다.

“아! ······ 아흑! ······ 흑! ······ 영자 아배! ······ 흑! ······ 여보! ······ ”


이어서 아버지의 소리도 들렸다.


“으으! ······ 으으! ······ ”


아버지가 사정할 때 내는 소리다. 이제 아버지와 엄마의 빠구리도 끝났으니 다시 조용해질 것이다. 나는 다시 잠을 청했다. 그러나 잠은 오지 않고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




나는 조용히 이불을 걷고 누었던 몸을 굴려 누나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가만히 누나의 한손을 잡고 속삭였다.

“누부야!”


누나도 아직 잠이 들지 않고 있었다. 황급히 내 손을 떼어내고 이불을 턱밑까지 끌어 올린다.


“영도야, 빨리 그냥 자자.”


작은 소리지만 그 목소리가 떨리는 것 같아 오히려 나는 용기를 얻었다.




“누부야, 우리 한번만 더 ······ 응? 한번만 ······ ”

밀쳐진 손으로 다시 누나의 손목을 잡으며 애원하듯 말했다.


“아이, 이러지 마라! 그렇잖아도 이 방에서 니캉 단둘이 자게 돼가 걱정했는데 ······ 우리는 이러마 안 된다.”


소리는 작았지만 그 어조는 단호했다.


“누부야. 지난번 누부야캉 그라고 나서 늘 누부야가 내 마음에서 떠나지 않는다. 누부야는 안 그렇나?”


솔직히 말하자면 그 말은 좀 과장된 것이다. 물론 가끔 영숙 누나가 생각나기는 했지만 특히 영자 누나와 근 열흘간 빠구리를 하는 동안은 누나의 다짐도 있긴 했지만 다른 여인을 떠올릴 겨를이 없었다.




“낸들 니 생각이 안 나겠나? 하지만 그럴수록 이러면 안 되는 기라.”

그 말에 나는 더욱 용기를 얻었다.


“아아, 누부야!”


귀에 바싹 대고 속삭이던 입으로 누나의 입술을 살짝 덮었다. 누나는 도래질을 하거나 나를 떼어내지 않고 그저 가만히 있었다. 내 한 손은 이불 위로 가슴에 얹어 놓았다. 입술을 빨거나 부벼대지 않고 혀끝만 살살 움직여 누나의 입술을 핥았다.




입술이 살짝 열린 것 같다. 그래도 장벽처럼 막고 있는 이빨을 더듬어 갔다. 마침내 이빨 사이도 벌어졌다. 혀를 쏙 집어넣었건만 맞아주는 것이 없다.

세차게 빨아 당겼더니 누나의 혀가 딸려 들어온다. 그 혀에 내 혀를 엉키게 하고 더욱 힘을 주어 빨아 당기니 누나의 침이 내 입안에 고이기 시작한다. 이불 위로 얹은 손에는 오르내리는 가슴의 움직임도 전해 진다.


“하아! ······ ”


누나가 도래질을 하며 너무 강하게 나를 밀어내기에 입술을 떼었더니 긴 숨을 내쉬며 헉헉거린다.




잠시 틈을 두었다가 이번에는 한손으로 머릿결을 쓰다듬으며 다시 입술을 덮었다. 벌어진 입안에 내 혀를 집어넣자 바로 내 혀를 빨아주며 그 힘이 점점 강해졌다. 나는 이불을 걷어 제치고 런닝셔츠 밑으로 손을 집어넣었다. 브래지어가 가려 있지만 그 밑으로 손을 넣으니 뭉클하고 젖통이 잡힌다. 한 아홉달 쯤이 지난 동안 지난번보다 훨씬 더 풍만해진 것 같다.

“아이, 이쨔는 만지지 마라. 이래 그냥 키스만 하고 ······ ”


누나는 젖통에 얹은 손을 밀어내려 하면서도 이제는 스스로 내 입술을 찾는다. 손가락 끝으로 젖꼭지를 잡자 내 손을 밀어내기를 포기한 것 같다. 젖꼭지는 금새 딱딱해졌다.




내 손은 팬티 안으로 옮겨졌다. 누나는 또 내 손목을 잡으며 몸을 비틀었지만 내 힘이 더 세고 고무줄로만 막은 팬티는 언제나 침공에 거의 무방비 상태다.

손바닥을 덮으니 무성한 보지털에서 벌써 습기가 느껴진다. 지난번에도 그렇지만 영자 누나보다 두 살이나 아래면서도 젖통의 크기나 보지털의 풍성함은 크게 차이가 난다. 누나들 중 가장 키가 크고 체격이 좋은 것과도 관계가 있는 것 같다.


손가락으로 갈라진 틈을 더듬었다. 이미 그곳은 축축하게 젖어 있었다. 손가락을 더 올려 공알을 쓰다듬자 움찔하며 몸을 비트는데 나를 제지하는 움직임은 전혀 없다.




“누부야, 우리 아주 벗어뿌자.”

나는 더욱 자신감을 갖고 누나의 런닝셔츠를 벗기려 했다.
“아이 참! ······ ”

누나는 두손으로 얼굴을 가렸다가는 떼고 말했다.
“결국은 또 이렇게 ······ 알았다! 니나 벗어라. 나는 내가 할게.”

1초도 안 걸렸을 것 같다. 내가 알몸이 되는데는. 그리고 나는 누나가 스스로 브래지어를 따고 팬티를 내리는 것을 지켜 보았다.




이제는 조급할 것이 없다. 몸을 거의 포개고 한쪽 젖통을 입에 물고 다른 쪽을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벌떡 선 자지는 가랑이 사이를 더듬으며 아직 허벅지를 모으고 있는 보지털의 까칠한 감촉을 즐기고 있다.

젖꼭지를 떠난 입은 귓바퀴를 핥다가 목덜미를 거쳐 겨드랑이로 옮겨졌다. 누나는 겨드랑털도 이원주 선생만큼이나 풍성했다.


“흐윽!”


혀를 살짝 댔을 뿐인데 신음이 터져 나온다. 간지럼을 전혀 타지 않고 세차게 빨아대자 신음은 더욱 커지며 몸을 비튼다.




다시 한번 키스를 하고 다른 쪽 젖꼭지를 입에 물었다. 자지는 보지털의 감촉을 느끼느라 조금씩 엉덩이도 움직였다.

그런데 갑자기 미끄덩 하는 느낌이 오면서 자지가 아늑하고 포근한 동굴 속에 갇힌 것 같았다. 보지 속에 제대로 자리를 잡은 것이다. 내가 손을 대지도 않았고 그곳을 조준한 것도 아니었다.


나도 미처 깨닫지 못한 사이에 누나가 가랑이를 벌리고 무릎을 세우고 엉덩이를 들어 올렸나보다.


“하아! ······ ”


이번에는 내가 신음을 질렀다. 그러나 자지가 완전히 들어가지는 않았다. 엉덩이를 내리자 두덩이 맞닿는 느낌이 오고 보지의 옴찔거림이 전해 왔다.




“흐윽!”

누나가 다시 신음을 내며 나를 안은 팔에 힘을 주는데 나는 서서히 박음질을 시작했다.


“으으! ······ 으으! ······ 윽! ······ 윽! ······ ”


내 움직임에 박자를 맞추듯 누나의 신음소리도 점점 잦아지고 있었다.


“아아! ······ 앗! ······ 잠간! ······ 그만 해라!”


누나의 다급한 소리에 나는 움직임을 멈추었다.




“하아! ······ 하아! ······ 아무래도 소리를 지를 것 같다. 그만 하자.”

“그럼 좀 쉬었다 하자. 또 내가 살살 할게.”


“그래도 안 된다. 우리도 아까 안방에서 나는 소리를 들었잖나? 그러이 그쨔도 들리겠지.”


“이불을 푹 뒤집어쓰자. 그래도 참기 어려우면 이걸로 입을 막을래?”


나는 머리맡의 타올을 집어 들고 보여주었다. 바로 이방에서 영자 누나가 절정을 맞을 때 썼던 방법이다. 누나는 말없이 이불로 우리의 머리를 감쌌다. 그러나 타올을 입에 물지는 않았다.




다시 방아질이 시작되었다. 속도가 조금씩 빨라지면서 보니 누나도 엉덩이를 함께 움직이고 있었다. 신음도 점점 가빠졌다.

“으음! ······ 으음! ······ 음! ······ 음! ······ ”


어느 새 누나의 신음은 짐승의 울음처럼 변질되어 있었다. 입을 타올로 막은 모양이다.


“으윽! ······ 아악! ······ 악! ······ ”


그 울음소리가 점점 다급한 절규로 이어지는데 나도 한껏 방아질의 속도를 높였다. 그런데 갑자기 누나가 엉덩이의 움직임을 멈추었다. 등을 껴안은 손톱이 피부를 뚫고 들어오는 아픔도 느껴졌다. 그리고 울컥! 보지가 물을 토해내는 느낌이 왔다.




“으응! ······ 으응! ······ ”

타올을 입에서 떼어 내 이제는 맑은 소리가 나지만 그것은 울음소리였다. 무릎도 내린 채 그냥 엉덩이를 좌우로 흔들며 한동안 그 울음소리가 이어졌다. 그 소리가 점점 잦아들자 후덥지근한 이불을 걷어냈다. 그렇게 우는 소리를 내면서도 눈물은 나지 않았는데 누나의 얼굴에는 땀이 송글송글 맺혀 있었다.


“하아! ······ 하아! ······ 우짜마 이래 ······ ! 나는 죽는 줄 알았다! 내가 소리 많이 질렀제?”
“아이다. 이불을 덮어가 밖으로는 안 나갔을 기다.”


얼굴의 땀을 닦아주고 자지를 뺐더니 아래도 질펀하게 젖어 있었다.



자지와 보지 주변도 닦고 나서 내가 누운 채 누나를 위로 올라오게 했다. 얼굴의 움직임이 자유로워진 누나는 먼저 내 입술을 찾는다. 혀가 한창 엉키는 중 누나의 풍만한 젖통은 내 가슴을 짓눌러왔고 내 두 손은 역시 풍만한 누나의 엉덩이를 쓰다듬었다.

“이거 쪼매 들어 도.”


여전히 벌떡 서 있는 자지가 눌려 있는 것은 불편했다. 이번에는 내가 손으로 자지를 잡아 조준한 후에 누나의 엉덩이를 눌렀다. 자지는 뽀드득하는 기분으로 들어갔지만 곧 에워싸는 물기를 느낄 수 있었다. 보지가 조금씩 옴찔거린다.




“이제 누부야가 이래 움직여 도.”

나는 누나의 엉치뼈를 들어 올리는 시늉을 했다.


“내가 ······ ?”


누나는 우리가 엉킨 자세를 좌우로 한번씩 훑어 보고는 말했다.


“아이, 내사 그래는 몬한다. 우째 여자가 ······ ”


숫처녀였던 박금순이나 영자 누나는 여성상위라는 것을 신기해하며 움직였건만 누나는 이미 경험이 있으면서도 이런 체위는 처음일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아까 밑에서는 잘 움직이드만, ······ 마찬가지로 이제 누부야가 해주마 되잖나?”

나는 밑에서 엉덩이를 들썩거리며 누나의 동작을 재촉했다. 서너번 누나가 엉덩이를 움직였지만 곧 자지가 빠져버렸다. 이번에는 누나의 손으로 자지를 다시 끼웠다. 그러나 가만히 몸을 포개고만 있었다.


“영도야, 이대로 좀 있자. 아직도 속이 얼얼하다.”


“어디가 얼얼한데 ······ ?”


누나는 아무 대답이 없다.




“응? 어디가 얼얼한데 ······ ?”

다시 묻자 누나가 내 코를 비틀었다.


“그걸 꼭 내 입으로 말해야 하나? 니가 그래 호작질을 해놓고 그게 어딘지 모르겠나?”


“하 하 ······ 그게 호작질이가? 내가 힘들게 해주니까 누부야는 좋아서 막 울어댔으면서도 그걸 호작질이라 카나?”


“내가 언제 울었노? 니, 내 눈물 봤나? 니가 그리 박아대니 아파가 소리가 좀 나왔지.”


누나는 다시 내 볼을 꼬집고 흔들면서 그러나 정겨운 미소를 보냈다.




절정을 맛본 누나는 이제 장난을 치며 여유를 즐기고 있다. 그러나 나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라마 이제 엎드리라. 내는 호작질 한번 더 해야겠다.”


누나는 엎드렸다. 그러나 내가 엉덩이를 쓰다듬으며 좀 들어올리려 하자 자신의 자세를 훑어보더니 덜렁 누어버렸다.


“아무래도 이상하다. 그냥 아까처럼 해도.”


방아질이 시작되며 속도가 빨라지자 누나는 다시 이불을 덮어썼다. 차츰 엉덩이는 박자를 맞추면서 그러나 수건은 입에 물지 않은 채 한껏 낮은 비명을 지르는 중에 나는 사정했다.




“니는 우째 그렇노? 응? 우째 그래 잘 하노? 그저 내 막내 동생이 늘 알라로만 보였는데 우째 이래 하노? 응, 니 언제부터 이걸 했노?”

열정의 시간은 끝나고 나란히 누워 한쪽 젖통을 쓰다듬고 있는데 갑자기 누나가 내 몸을 덮으며 쉬지 않고 질문을 퍼부어 댄다.


“내가 뭘 어쨌는데 ······ ?”


“지난 번에도 그랬지만 오늘 이런 느낌은 또 처음이다. 박아대는 것만 아니라 내 몸 곳곳을 훤히 아는 것처럼 그래 더듬는데 참말로 놀랍다. 응? 니, 누가 가르쳐 줬나? 누구한테 배웠노?”




“히 히 ······ 내는 처음 빠구리가 뭔지도 모르고 당했다. 뒤에 알고보니 내 또래 아들은 다 알고 있었는데 나만 숙맥이었던 기라.”

“그게 언젠데 ······ ? 또 누구하고 ······ ?”


누나의 궁금증이 너무 강렬한 것 같아 나는 처음 내 한약을 달여 가지고 온 서울띠기와 어울리게 되었던 사연을 간략히 들려주었다.


“그럼 그 기석 아재 따라온 여자가 니 동정을 따묵은 기네. 술집여자 같은 게 어쩐지 그때도 색기가 넘쳐 보이더라.”


영자 누나처럼 ‘여시년’이라는 표현은 쓰지 않았지만 역시 나의 첫 여인에 대한 질투나 미움이 배어있는 것 같았다.




“그런데 니, 달자 언니하고도 했나?”

잠시 뜸을 들이다 누나가 불쑥 물어왔다.
“그건 와 ······ ?”

이런 추궁에 나는 언제나 곤혹스럽다. 그저 얼버무리고 지나가려는데 이번에도 누나의 관심은 집요했다.


“아무래도 이상하잖나? 제재소로 나를 찾아왔을 때도 그렇고, 나를 취직시켜준 것도 그렇고, 그 뒤에도 나한테 잘해주는 것을 보마 그건 내가 잘 나서가 아니라 모두가 니 때문인 것 같은 기라. 응? 달자캉 했나, 안 했나?”




나는 잠시 머뭇거리다 결국 내용을 간략하게 줄여 털어 놓았다. 황달자를 비롯한 ‘7공주파’의 무리에 끌려가 양조장에서 거의 강간을 당하다시피 하게 된 사연을.

“그런 일이 있었구나!”


누나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또 의문이 생기는 모양이다.


“참, 경미도 ‘7공주파’라는 말을 들었다. 그럼 니 경미하고도 했나?”


나도 이제는 고개만 끄덕였다.



“엄마야!, 그 종실댁 처자까지도 ······ ? 경미도 그래 날라리였나?”

“아니, 경미는 내캉 할 때 숫처녀였다.”


나는 경미를 좀 변호한다는 기분에서 말한 것인데 누나는 더욱 놀란 표정이었다.


“숫처녀까지 ······ 정말 니 발자취가 화려하네. 도대체 몇 명이나 여자를 따 묵었노?”


“그기사 ······ 에이, 그기 다다. 누부야한테 털어 놓은 그기 다다.”


나는 누나의 끝없이 이어지는 관심과 의문을 여기서 마무리하고 싶었다. 더 털어놓아 봤자 누나에게는 더 놀라움만 줄 것이다.


어떻게 엄마며 새할머니, 영자 누나와의 이야기까지 할 수 있겠는가.




그러나 나도 누나에 대한 관심과 의문은 있었다.

“누부야는 언제 누구와 처음 했노?”


초저녁에 나에게 장래희망을 물었을 때 나도 누나에게 똑같은 질문을 한 것처럼 이번에도 나는 같은 질문을 던졌다.


“그기 ······ 나는 언제 누구하고 어떻게 했는지도 그때는 몰랐다.”


씁쓸한 표정으로 말하는 누나를 보며 나는 내숭을 떤다고 생각했다. 나한테는 그렇게 추궁하고 실토를 받아내더니 자기는 딴청을 피우는 것이다.


“아니, 지가 하고도 모르다니 ······ 어디 빠구리를 귀신하고라도 했나?”


“그래. ······ 귀신하고 한 기나 마찬가지지. 나도 모르게 당한 것이니 ······ ”






 

 

 

문영숙은 낮에 읍내의 동광제재소에서 숙식을 하며 경리로 일하고 야간상고를 다니는 생활에 나름대로 점점 적응해 갔다.

그런데 한여름의 무더위가 이어지자 조금 불편한 일이 생겼다. 함석지붕인 사무실은 창문을 모두 열어놓고 사장과 같이 쓰는 선풍기를 틀어놓아도 덥고 땀이 흘렀다.


인부들은 작업이 끝나면 바로 칸막이가 되어있는 펌프 가에서 윗통을 벗고 등목을 하거나 알몸으로 목욕을 하고 퇴근한다. 하지만 영숙은 여자라는 것 때문에 주위가 모두 조용한 한밤중에만 가능했다.




그날도 펌프 물을 받아놓고 막 옷을 벗으려는데 인기척을 느꼈다.

“어머나, 사장님!”


아직 한꺼풀도 옷을 벗지 않았지만 그녀는 놀래며 본능적으로 가슴을 가렸다. 나타난 사람은 제재소 사장인 박영섭이었다.


“아, 미스 문. 목욕 할라꼬? 그라마 밤공기도 쌀쌀한데 저 안채의 욕실에서 하그라. 더운 물도 아직 남았을 기다.”


일제시대에 지어진 이 건물은 안채에 욕실이 있었고 밖에서 장작을 때서 물을 덥히는 물솥도 있었다. 사장이 지켜보는 앞에서 옷을 벗을 수도 없고 사장의 권유대로 그녀는 안채의 욕실로 들어갔다.




펌프 물은 지하수라 온도가 일정해서 겨울에는 약간 따뜻하게, 여름철에는 몸이 시릴만큼 차갑게 느껴진다.

칸막이가 아니라 완전히 밀실인 욕실에서 더운 물로 몸을 씻는 것은 영숙에게 뜻밖의 호강이라고 할만 했다. 오랜만에 기분 좋은 목욕을 하고 나온 그녀에게 또 하나의 보너스가 기다리고 있었다.


사장이 얼음을 탄 유리컵을 그녀에게 건넸다. 그녀도 제재소에서 일하며 몇 번 마셔본 적이 있는 오렌지쥬스였다.


“고맙습니더.”


상쾌한 기분에다 또 달콤하고 시원한 쥬스까지. 그녀는 정말 감사한 마음으로 그것을 마시고 기분 좋게 잠이 들었다.




잠에서 깨었을 때 그녀는 늦잠을 잔 것을 알았다. 또 머리가 깨질 듯 두통이 밀려오고 아래가 따끔거렸다. 팬티를 내려 보니 약간의 피와 분비물과 아직 덜 마른 끈적한 액체로 얼룩이 져있었다.

멘스를 시작한 이래 그녀는 가끔 생리불순을 겪고 성숙해가는 여인들이 흔히 그렇듯 냉이라는 것도 가끔 비칠 때가 있었다. 이날은 더구나 늦잠을 잤기에 그녀는 아침도 거른 채 곧바로 사무실로 나갔다.


다행히 피는 더 나오지 않았고 따끔거리는 것도 차츰 진정이 되었다.




며칠 후 그녀가 또 목욕을 하려는데 사장이 나타났다. 그리고 똑같은 절차가 반복되었다.

한 여름철이지만 욕실에서 더운 물로 목욕하는 것은 정말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사장이 그녀를 기다리며 건네준 오렌지쥬스도 달콤하고 시원했다. 역시 기분 좋게 그녀는 잠이 들었다.


그런데 다음날 아침에 그녀는 그전과 비슷한 경험을 했다. 역시 늦잠을 잤고 두통이 밀려오고 아래는 따끔거렸다. 팬티를 내려보니 핏자국은 없었지만 얼룩이 져 있었다.




다시 이틀 후 그녀는 사장의 권유대로 안채의 욕실에서 목욕을 했다. 한가지 다른 것은 사장이 건네준 쥬스컵을 그 앞에서 마시지 않고 별채로 가면서 모퉁이에서 쏟아버린 것이다.

불을 껐지만 잠은 쉽게 오지 않았다. 그리고 꽤 오랜 시간이 지나자 방의 문고리에 칼날 같은 것이 건들이며 살짝 들리는 소리가 나고 이어 방문이 열렸다.


그리고 살금살금 들어온 사람은 바로 사장이었다. 혹시나 했는데 그녀의 짐작이 맞았다. 그녀는 벌떡 일어나 불을 켰다.




“어 어! ······ 니 잠 안들었나?”

도둑이 제발 저린 것 이상으로 사장은 깜짝 놀라며 당황해 했다.


“사장님, 저한테 무슨 짓을 할라꼬 이 밤중에 ······ ?”


“아아, 그기 ······ 니가 잘 자나, ······ 또 이쨔서 무슨 소리가 나는 것 같아서 ······ ”


당황한 사장이 더듬거리는데 그녀는 차갑게 쏘아부쳤다.



“사장님이 저한테 무슨 짓을 했는지 다 알아예. 수면제로 나를 잠재워 놓고, ······ 우찌 사람이 그런 짓을 할 수 있습니까? 지금 깊은 밤이니 빨리 이방에서 나가이소!”



그는 머뭇거리다 그녀에게 다가왔다.

“미스 문, 니가 다 안다 카이 나도 다 고백할게. 내는 니를 너무 사랑한다. 진작 고백할까 하다가도 니가 우째 나올지 몰라가 ····· 그래, 니도 다 알았으니 우리 서로 사랑하자.”


그는 그녀를 끌어안고 입을 맞추려 했다.



“이거 노이소! 나는 싫어예! 이카지 마이소!”


그녀는 필사적으로 그의 손아귀에서 벗어나려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키스는 못했지만 그는 그녀를 자빠트렸다. 잠옷을 걷어 올리고는 팬티부터 벗기려 했다.


“아악! 싫다니까요! 이카지 마이소! 아악! ····· ”


발버둥을 치며 그 손길을 벗어나려고 기를 쓰는데 그는 수면제 말고도 또 다른 무기가 있었다.




“소리 좀 죽이라. 안채까지 다 들리겠다.”

“그러이 이거 놓고 빨리 나가란 말입니더.”


“큰 소리 지르지 말라니까. 사모님이 잠을 깨마 니나 내나 다 망신 아이가? 물론 니가 이 집에서 일도 못하게 될 기고······ ”


그녀는 갑자기 맥이 풀렸다. 고등학교를 다니고 싶은 집념에 어머니의 반대와 타박에도 불구하고 겨우 이런 일자리를 구했는데 이 집에서 쫓겨나면 그 후가 어떻게 될지는 알 수 없고 일단은 막막하다. 하지만 이 대머리 사장에게 맨 정신으로 몸을 대준다는 것도 정말 죽기보다 싫은 일이다.




“미스 문. 내 말 좀 차분히 들어봐라. 니가 아도 참하고 착실하고 일도 잘해내고, ······ 내는 마음에 꼭 들었다. 그래가 니를 사랑하게까지 됐고 ······ 그러이 니도 내 사랑을 받아주마 아무도 모르게 우리만의 비밀로, 그라고 니 월급도 올려 줄게.”

그는 이제 폭력을 쓰지 않고 말로 설득을 하려했다. 계속 그녀를 꼬시려고 감언이설을 늘어놓지만 그 말이 하나도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사랑이니 비밀이니 월급인상 같은 것도 전혀 관심이 없었다.


그녀는 그 위급한 상황 속에서 갈등을 혼자 정리하려 했다. 그래도 학교는 다녀야 해. 어떻든 고등학교는 졸업해야 돼. 늘 내가 다짐해왔던, 이런 시골을 떠나고 훌륭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어떤 어려움도 참고 이겨내야 해. ······ 결국 그날 밤도 사장은 욕정을 채울 수 있었다.




겉으로 영숙의 생활은 월급이 겨우 10% 올랐다는 것 외에 아무 변화가 없었다. 그러나 아무도 모르게 일주일에 한번쯤은 사장의 정부 노릇을 해야 했다. 그런데 그 마저도 ‘아무도 모르게’는 아니었다.

자정도 넘은 한밤중에 세차게 방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영숙은 화들짝 잠이 깼다.


“누구세요?”


“나 성호다. 빨리 이 문 열어라!”


성호는 몇 번 얼굴고 마주쳤던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는 사장의 큰 아들이다.




“와 그라는데요?”

그녀는 문을 열 생각도 않고 겁에 질린 소리로 물었다.


“니한테 긴히 할 말이 있다! 빨리 문 열어라!”
“무슨 일인지 몰라도 지금 한밤중이니 내일 하이소.”

상대방이 너무 당당하고 강압적으로 나오지만 그렇다고 한밤중에 덜컥 문을 열어줄 수는 없었다.



“무슨 일인지 모른다고 ······ ? 어제밤 이 방에서 우리 아버지 나오는 것 봤다. 아들로서 그 일을 따져봐야겠다!”

 

그녀는 가슴이 덜컥했다. 여전히 밖의 불청객은 당당하고 목소리가 컸다. 그냥 방문을 사이에 두고 말다툼만 하다가는 안채에서 알지도 모른다. 그리고 일단 그녀 자신에게 약점이 있었다. 결국 그녀는 방문을 열었다.

겁에 질려있는 그녀에게 성호는 일단 따귀부터 올려 부쳤다.


“이 못된 가시나! 쪼맨한게 벌써부터 꼬리를 쳐가 남의 가정을 파탄낼락 하고 ······ ”



그 말 자체가 너무 어이가 없었지만 그녀는 항변이나 대꾸를 하지 못했다. 이미 상황은 인적이 없는 곳에서 만난 강도나 다름없었다. 이치로 잘잘못을 따질 정황이 아닌 것이다.



“니도 우리 어무이 성질은 알제? 한번만 더 아버지가 바람을 피마 간통죄로 고소하겠다고 벌써부터 벼르고 있다. 내가 그걸 알았으니 니도 콩밥 먹고 망신 좀 당해볼래?”

오들오들 떨며 그녀는 용서를 빌었다. 그러나 그것은 힘센 포식자 앞에서 마지막 비명을 지르는 것과 다를 바 없었다.
결국 그녀는 또한번의 타협처럼 그 아들에게도 몸을 내놓았다.



되돌아 보면 문영숙은 빈곤한 생활에서도 공부를 더 한다는 집념으로 당돌하게 운명에 맞섰지만 세상 물정에는 너무 어두어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것이었다.

사장의 음흉한 짓을 알았을 때 바로 가족이나 경찰에라도 그 사실을 알렸으면 그녀는 그 시궁창을 벗어날 수 있었을 것이다. 그 아들이 행패를 부렸을 때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세상사에 숙맥인 그녀가 걸릴 수밖에 없는 인생의 덫이었다.
그런 그녀의 인간적 약점은 황달자를 만났을 때도 그대로 드러난다.




“니 그 사장새끼하고 요즘도 하나?”

이미 중학교 때부터 교내의 이름난 왈패인 달자가 동생과 함께 와서 단도직입적으로 그렇게 물을 때 영숙은 당장 창피하고 소문이 더 퍼질 수 있다는 것이 두려워 자살이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었다.


달자가 그녀와 한편으로 도우려 한다는 것을 알았지만 그래도 사장을 고발한다는 것은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우선 소문이 나고 더 많은 사람이 안다는 것이 두려웠고, 약점을 잡혀서 그랬다고 하나 나중의 관계는 그녀가 스스로 옷을 벗고 가랑이를 벌린 것이다. 그런 상대에게 쇠고랑을 채운다는 짓도 그녀는 안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절충안으로 달자가 짜낸 것이 거짓 임신의 연극이었다.

“그런 걸 내가 우찌 합니까?”
“야야, 소설이나 영화에서 그런 장면 못봤나? 여자가 임신하면 우선 입덧이라고 구역질이 나고, 그러이 그 새끼 앞에서 몇 번 웩웩거리다 부모님도 다 알게 됐다고 공갈을 치는 기다.”

영숙은 일단 연기를 잘 해낸 셈이지만 한번 위기가 왔다. 박영섭이 이미 정관수술을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의 아들과도 관계를 했다는 말에 오히려 퇴직금을 두배로 받아냈다.






 

 

 

“그때를 생각하면 참말로 끔찍하고 내가 너무 어리숙했다는 생각도 들지만 결국 영도, 니 때문에 이래 일이 잘 풀린 거 아이가? 월급도 제재소 때보다는 절반 이상이나 더 받고 일도 잘한다고 칭찬을 받으며 하니 정말 요즘은 살맛이 난다.”

누나가 여전히 알몸인 나를 쓰다듬으며 미소를 지었지만 나는 누나의 살맛난다는 지금보다 끔찍했다는 지난 날이 자꾸 생각나 잠시 화가 나고 우울한 기분에 빠져 있었다.


첫째 원인은 가난 탓이다. 영자 누나가 그렇게 시집을 간 것이나 아직 채 피어나기도 전에 영숙 누나의 순결이 그렇게 짓밟인 것이나.




“그런데 영도야. 회사 생활이 다 좋은데 황상무라고 달자 오빠가 가끔 추근거리는 게 좀 짜증날 때도 있다. 나 혼자만 야근을 시키면서 이상한 농담도 하고 슬쩍 엉덩이를 건드리기도 하고 ······ ”

누나의 그 걱정이 나를 오히려 우울함에서 벗어나게 했다. 나는 벌써 그 녀석의 마누라인 오현숙과 세차례나 빠구리를 한 사이가 아닌가.


“또 그런 징조가 있으마 ‘상무님이 이러는 건 감독자 간음 미수가 됩니다.’ 라고 한마디 해줘라. 글마도 뜨끔할 기다.”


“감독자 간음 ······ ? 그기 무슨 말인데 ······ ?”


“지금 황상무라는 사람처럼 월급을 주거나 관리하는 직책에 있는 사람이 여자를 따묵었을 때 받는 벌이다. 특히 미성년자한테 그러마 강간죄나 같은 처벌을 받는다.”


나는 영숙 누나의 문제로 황달자와 상의하다 그녀가 들려준 말을 기억하고 조언을 해주었다.




우리는 다시 옷을 주워입지 않고 그냥 알몸인 채 잠이 들었다.

내가 잠이 깬 것은 일단 누나 때문이라고 해야겠다. 꿈이 자세히 기억이 안 나지만 무척 감미롭고 아늑한 기분이었다. 나는 훨훨 어딘가를 날아 다니다 풀밭 같은 곳에 살폿이 내려 앉았다. 그곳에서 나는 누구를 기다려야 했다. 저쪽에서 누군가 나를 향해 역시 훨훨 날아온다. 여인인 것 같긴 한데 그 얼굴은 알 수 없었다. 우리는 서로가 반가워하며 끓어 안았다. 그러나 여전히 그녀가 누구인지는 알 수 없었다.




잠이 깨어서도 나는 아직 몽롱한 기분 속에 그녀가 누구인가를 기억해내려 했다. 그런데 그 생각마저 날아가 버렸다. 자지에서 이상한 감촉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영숙 누나의 한 손이 내 자지를 잡고 있었다. 아니, 잡았다기보다는 조심스럽게 쓰다듬고 있었다. 하지만 자지는 벌써 한껏 부풀어 그 부드러운 손길에도 벌떡거린다.


나도 옆으로 누운 누나의 젖통을 주무르며 젖꼭지를 입에 물었다.




“어머나, 영도야! 잠이 깼나?”

누나가 자지에 얹었던 손으로 내 머리를 감싸며 말한다.


“그래. 누부야 때문에 ······ 아까처럼 해도.”


나는 누나의 손을 다시 자지로 이끌었다.


“아이, 그러지 마라. 창피하다.”


누나는 자지를 잡지 않은 채 손을 빼려고 힘을 준다.




“창피하기는 ······ ? 이기 누부야 몸속까지 들어갔던 긴데 ······ ”

“아이, 그래도 ······ ”


마지못한 듯 누나는 자리를 움켜쥔다.


“좀 꽉꽉 주무르거나 이래 좀 흔들어 주던가 ······ ”


“아이 참!”


부끄럼을 타면서도 자지를 꽉 잡은 채 엄지손가락으로 귀두를 쓰다듬어 본다.




“아따, 우째 이래 크고 단단하노! 다른 여자들도 이걸로 해주마 나처럼 깜빡 죽나?”

“어 ······ ? 누부야도 내캉 하면서 깜빡 죽었댔나?”


“어머나! 내가 말을 ······ ”


누나는 황급히 자지에서 손을 떼고 두손으로 얼굴을 가린다. 나는 그 손을 들어낸 뒤 키스를 하고나서 말했다.


“누부야, 한번 더 깜빡 죽어봐라!”




명절은 언제나 즐겁다. 성묘를 마치고 아침을 먹은 뒤 영숙, 영미 누나와 함께 명절음식을 몇몇집에 돌려주고 우리도 음식을 받거나 그 집에서 얻어 먹으며 동네를 돌았다. 집으로 오는 길에 혹부리 아지매 집이 가까워지자 불쑥 생각이 났다.

꼭 1년 전인 이날, 청송띠기와 처음 빠구리를 한 것이다. 며칠 전에도 다시 빠구리를 했지만 그저 얼굴이나 한번 보자는 기분이었다.


“아, 영도 아이가!”


나는 벌컥 겁부터 났다. 살짝 마당으로 얼굴을 내미는 순간 그녀의 남편인 문영구와 마주친 것이다.




군복차림인 그는 마루에 앉아 신발을 신고 있었다. 워카라고도 하는 군화는 신발끈이 길어 한번 신는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 워카가 아니었다면 그가 벌써 집을 나서 마주치지 않을 수도 있었을텐데 이제는 어쩔 수 없다.

“아, 안녕 하 ······ 십니까?”


나는 좀 더듬거리며 인사했다. 마을에서 함께 자라고 항렬도 같으면 어른이 되어도 반말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렇게 장가도 갔고 군복까지 입었다는 것 때문에 그에게는 처음으로 존댓말이 나왔다. 어쩌면 그의 마누라와 몰래 빠구리를 한 것이 켕긴 점도 있겠지만.




“니도 잘 있었나?”

그는 싱긋 웃으며 방에 대고 소리쳤다.“


“여보, 일로 나와 봐라! 영도 왔다.”


“영도 데련 왔능겨?”


곧 방문을 열고 나온 청송띠기도 나와 남편의 뒷꼭지를 번갈아 보며 좀 긴장했거나 어색한 표정이다.




“저거 하나 가 온나.”

그는 열린 방의 한쪽을 손가락으로 가리켰고 그녀가 들고 나온 것은 건빵 한봉지였다.


“자, 이거 갖다 무라. 부대에서 그래도 아껴가 가 온기다.”


나는 갑자기 얼굴이 달아오르며 머뭇거리다 결국 그것을 받았다.


“니가 그래 우리 정규 엄마를 잘 도와준다며 ······ ? 내는 며칠 후 귀대하지만 앞으로도 잘 부탁한데이.”


그는 또한번 싱긋 웃으며 말했다. 무엇을 ······? 짐을 잘 들어주라는 것인지, 빠구리를 해주라는 것인지 그도 나도 잘 모르는 일이지만 건빵까지 한 봉지 얻었다는 것이 그에게 왠지 미안한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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