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언덕 (58) > 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바람언덕 (58)

 

꽤나 야릇하면서도 신선한 자극이었다.


미끌미끌한 보지의 살점을 혀끝으로 더듬다가 단단한 금속고리에 닿는 순간, 마치 낯선 남자가 동참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주었다.


그건 박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성기가 완전히 결합되어 밀착된 두덩이 서로 비벼지자, 그 사이에 낀 이물질이 자신의 존재를 알려온 것이다.


아빠와 재열의 자지를 소현이 앞뒤구멍으로 받아들인 상황에서는, 3명의 남자가 동시에 그녀를 범하고 있는듯한 아주 짜릿한 흥분을 던져주었다.


엄마마저도 소현의 보지피어싱에 매료된 건지 유난히 그곳을 집중적으로 빨아댔다.


욕실에서 씻고 나오자마자 바로 잠이 들었기에 망정이지, 온 식구가 거기에다 집착하는 걸 봤다면 아마 예아마저도 달려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앙~ 사랑해~ 이제야 정말 집에 돌아왔다는 게 실감나~ 너무 그리웠어...”


 


뜨거운 사랑을 듬뿍 받았던 소현이 침실로 들어오자 그의 품에 안겨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


더욱 아름다워지고 생기가 넘치는 모습이 정말로 매혹적이었다.


 


“야~ 예쁘게 골고루 태웠네?”


“헤헤헤~ 괜찮게 보여?”


 


마이애미에서 만난 백인남자랑 둘이 바닷가로 놀러 갔을 때 선텐을 한 거라고 말했다.


갈색의 나신에서는 흔히 나타나는 비키니자국이 없어 그녀가 알몸으로 해변에 누운 그 매혹적인 장면이 눈에 선했다.


그때 유일하게 새하얀 살결이 눈에 들어왔다.


그건 링이 자리한 보지입술의 바깥쪽으로 가느다랗게 선처럼 그어져있었다.


재열은 순간 또다시 자지에 힘이 들어가기 시작했다.


저곳만 타지 않았다는 건 당시에 이미 피어싱을 하고 있었다는 결론이다.


 


“후후후~ 이렇게 색깔이 잘나온 걸 보니까...그 남자가 오일을 발라줬구나?”


“...맞아...”


“쿡쿡~ 아빠만큼이나 꼼꼼한 남자인 모양이네?”


“앙~ 자기야...”


 


처음으로 아빠에게 안겼던 그 여름휴가여행이 떠올랐는지 보지가 움찔하는 게 손끝으로 느껴졌다.


 


“하하하~ 아마 네 허벅지에다 오일을 발라주다가 갑자기 보지를 빨았겠지?”


“응? 어떻게 알았어?”


 


아무도 없는 해변에서 오일을 발라주었다면 섹스야 당연히 추측하겠지만, 그 과정까지 정확하게 집어내자 깜짝 놀란 모양이었다.


재열은 빙긋이 웃으며 보지입술에 달린 링을 어루만졌다.


 


“후후후~ 이것 때문에...나라도 그럴 것 같거든....”


 


가뜩이나 유혹적인 허벅지를 문지르는데 보지에서 금빛으로 반짝이며 시선을 끈다면 타는 듯한 갈증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 목마름을 해소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바로 달콤한 보짓물이다.


남자라면 누구나 본능적으로 그렇게 행동할 거다.


재열의 설명에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 맞아...잠깐만...”


 


그때 소현이 생각났다는 듯이 침대에서 내려가더니 짐을 뒤적거려 뭔가를 들고 왔다.


 


“어? 이건...”


“응...그 남자가 찍어준 거야...”


 


폴라로이드 즉석사진이었다.


황금빛 모래를 배경으로 자리 위에서 길게 엎드린 소현이 뒤돌아보며 미소를 짓고 있었다.


탱탱한 엉덩이 사이로 도톰하게 쪼개진 보지가 얼핏 내비치는 장면이 마치 성인잡지의 표지모델처럼 너무나 매혹적이었다.


그 남자도 아마 그런 느낌에 사진기를 꺼내 들었을 것이다.


그 후로도 음탕하게 여러 포즈를 취하며 찍은 아름다운 모습들이 이어졌다.


그러다가 장면이 확 바뀌었다.


 


“후후후~ 정말로 크긴 크구나...”


“응...맞아...턱이 아플 정도였어...”


 


요염한 눈빛으로 그 큰 자지를 핥으며 달콤한 미소와 함께 올려다보고 있었다.


자지기둥을 한 손으로 잡고도 반 가까이나 남을 만큼 대물이었다.


 


“쿡~ 이제는 척 보면 자지크기를 아는가 보네?”


“호호호~ 뭐...대충은...”


 


뒤쪽의 사진들은 포르노였다.


뒤쪽에서 보지를 드나드는 자지가 보짓물과 하얀 거품으로 범벅이 된 거나, 남자 위에 올라탄 소현이 엉덩이를 오르내리며 거의 미쳐가는 듯한 표정 따위였다.


물론 마지막 사진은 얼굴에다 허연 정액을 잔뜩 묻힌 그녀가 너무나 맛있게 자지를 빠는 모습이었다.


 


“그러면 이것도 그 남자가 해준 거야?”


“아니야..그건...”


 


소현은 학기가 끝나고 흔히 ‘캠핑 카’로 불리는 RV를 빌려 혼자서 전국을 돌았다고 한다.


그건 어쩌면 치료법을 찾기 위해 헤매고 다녔던 장인의 흔적을 더듬어보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재열은 그 이야기를 꺼내지는 않았다.


어쨌던 북부 쪽으로 올라간 RV파크에서 프랑스인 부부와 금방 친해졌다.


 


“젊은 사람들?”


“아니야...40대...엄마나 아빠랑 비슷한 또래야...”


“후후후~ 그랬구나...”


 


아마 가족들이 생각나 쉽게 다가갔을 것이다.


그들과 같이 등산을 한 후에 내려와 바비큐파티를 벌였다.


맑고 시원한 밤공기와 함께 와인 한잔이 곁들여진 아주 즐거운 저녁시간이었다.


 


“...잠도 안 오고 그냥 끝내기에는 너무 아쉬웠어...그래서...”


 


소현이 좋은 술을 내놓을 테니 조금만 더 마시면 어떻겠냐고 말하자, 그 부부는 자신들도 왠지 아쉬웠다며 환영해 그들의 차로 자리를 옮겼단다.


그리고 재열이 궁금해했던 본격적인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


 


 


소현이 차에서 술을 챙겨오는 동안 그 프랑스인 부부 - 루이와 미셸 - 는 양초와 술잔 그리고 간단한 안주를 준비해놓았다.


확실히 낭만을 생활의 신조로 여기고 산다는 프랑스인들다웠다.


물론 그녀 또한 이런 달콤한 분위기가 너무나 좋았다.


전 같으면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추억에 우울해질 수도 있었겠지만, 이제는 그럴 이유가 전혀 없었으니 즐거운 저녁을 만끽하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한국식 억양이 약간 섞인 투박한 소현의 영어와 프랑스어 특유의 부드럽게 굴러가는 그들의 발음이 종종 혼선을 불러일으키긴 했지만 그건 문제가 되지 않았다.


좋은 사람들과 어울리며 호감을 느끼고 감정을 공유한다는 게 바로 만국공통어였으니 말이다.


새빨갛게 상기가 되어 약간 몽롱한 눈빛을 한 그녀에 루이가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물어왔다.


 


“소현, 취한 것 같은데 이제 그만할까요?”


“호호~ 아니, 괜찮아요...”


 


소현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취하는 게 아니라 바로 저 남자 때문이었다.


누군가를 떠올리게 만드는 탄탄한 중년의 육체와 부드러운 미소 그리고 귓가를 달콤하게 맴도는 중저음의 목소리가, 아까부터 그녀의 보지를 조금씩 젖게 만들어 이제는 엉덩이에 깔린 치마 뒤쪽이 아예 축축할 정도였던 것이다.


아마 저 사람 혼자였다면 지금껏 여행 중에 만나 사랑을 나누었던 남자들처럼 벌써 품에 안겨있을 게 분명했다.


그때 맞은편에 앉아있던 미셸이 손을 잡아오며 부드럽게 말했다.


 


“침대에 잠시 누워있어요...내가 마실 물을 가져다 줄 테니...”


“고마워요, 미셸....”


 


너무나 따스한 그 손길에 소현은 가슴이 찡해져, 자신도 모르게 순간적으로 ‘엄마~’라고 부르며 그녀에게 안겨버릴 뻔했다.


 


‘...그래, 안돼...저렇게 다정한 사람인데....’


 


소현은 그녀의 권유대로 한쪽에 놓인 침대 위로 몸을 뉘며 마음 속으로 중얼거렸다.


엄마를 연상하게 만드는 저 자상한 여자의 가슴에다 상처를 주는 짓은 말아야 했다.


그래도 취한 건 아니라고 여겼던 게 자만이었을까?


미셸이 물을 가져오는 몇 분을 못 참고 그새 잠이 들어버린 모양이었다.


그것도 그 짧은 시간에 꿈까지 꾸었는지 제대로 기억은 나지 않지만 행복한 기분이었다.


의식이 조금씩 돌아오는 비몽사몽간에도, 잠에서 깨어나기 싫을 정도로 뭔가 굉장히 달콤하면서도 짜릿해 아쉬움을 느끼게 만들었다.


 


‘으, 응?’


 


그런데 이상했다.


분명 정신이 또렷해지고 있는데도 그런 느낌이 사라지지 않고 있는 것이었다.


아니, 오히려 더 강해지면서 보지가 짜르르 울려 물이 찔끔 흘러나오기까지 했다.


 


“헛~!”


 


소현은 깜짝 놀라 자신도 모르게 소리를 냈다.


그러자 움찔하면서 떨어지는 입술, 착각이 아니었다.


조금 전까지 자신의 입술에 닿아있던 그 보드랍고도 촉촉한 감촉이 생생했다.


게다가 보지에서 슬며시 멀어져 가는 감미로웠던 손길까지......


그녀는 너무나 안타까워 무심결에 손을 뻗어 붙들었다.


 


“미안해요, 소현....”


 


눈을 뜨자마자 보인 건 루이일 거라는 예상과 달리 미셸이었다.


침대에 누운 소현의 곁에 앉아 상체를 비스듬히 숙인 채 내려다보고 있는 그 얼굴에서 미안함과 당혹스러움이 가득했다.


부드럽게 구비치는 블론드 머리카락 아래로 커다란 연갈색 눈동자가 깊고도 따스하게 빛나고 있었다.


중년의 완숙함이 보이면서도 언뜻언뜻 내비치는 10대 소녀같이 장난스럽고도 순수한 빛깔, 소현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눈물을 글썽이면서 와락 껴안고 말았다.


 


“엄마~ 사랑해요~”


 


갑자기 튀어나온 한국말에 조금 당황스러워하면서도 거기에 담긴 포근한 감정을 느꼈는지, 미셸이 품에 안겨온 소현의 뒤통수를 다정하게 쓰다듬었다.


그리고는 소현이 잡아당기는 대로 보지에다 다시 손을 가져왔다.


 


“미안해요...너무 예뻐서...참을 수가 없었어요...그래서...흐읍~”


 


보지를 부드럽게 만지며 다시 한번 사과하는 미셸의 입술을 소현이 덮쳐버렸다.


사랑하는 사람들에 대한 그리움이 한꺼번에 북받쳐오더니, 몸 구석구석에 숨어있던 아련하고도 달콤한 기억들이 튀어나와 미쳐버리게 만들었다.


교미를 하는 두 마리 뱀처럼 칭칭 휘감긴 혀가 몸서리를 치면서 달짝지근한 타액을 주고받았다.


그리고 팬티 속으로 들어온 너무나 아찔한 손길이 보짓물로 홍수를 지게 했다.


 


“하아~ 미셸~ 보지를 빨아줘요~ 당신 보지를 먹게 해줘요~”


 


입술이 떨어지자마자 소현이 간절하게 외쳤다.


그러자 황홀한 미소를 지은 미셸이 옷을 훌렁훌렁 벗어 던지더니, 소현의 얼굴 위에다 가랑이를 올리고는 아래쪽으로 몸을 숙였다.


소현은 그 순간 끈적한 물기로 반짝이는 빨간 보지에 주렁주렁 매달린 금빛 링들에 감탄했다.


자신처럼 완전히 털을 밀어버려 깨끗하기 짝이 없는 그곳에 끼워진 금속들이 정말 아름다웠던 것이다.


 


 


******************************************************************************************************


 


 


“후후후~ 그래서?”


 


그때의 느낌이 다시 떠오른 건지 보지가 손가락을 꽉 조이고는 ‘파르르~’ 떨었다.


끈적한 물이 흘러내려 소현의 엉덩이 아래쪽까지 적셔놓고 있었다.


 


“으, 응...서로 보지를 한참 빨고 있는데...루이가 다가왔어...”


 


마치 엄마와 아빠에게 사랑을 받을 때처럼 부부가 소현의 앞뒤에서 자지러지게 만들었다.


미국서 많은 남자와 관계를 가지면서 심지어 3명까지 한꺼번에 상대해본 적도 있지만, 낯선 부부에게 그렇게 보지와 항문을 동시에 빨린 건 처음이었다.


가족인 엄마아빠에게 느끼던 편안하고 행복한 느낌과는 그 흥분이 또 달랐단다.


결국 그렇게 세 사람이 얽혀서 밤새 난교를 벌이고는 사흘 밤낮을 같이 붙어있었다.


그 부부는 자국인 프랑스에서는 물론 세계 각지로 여행을 다니며 스와핑 경험도 많았지만, 소현처럼 아름답고 매력적인 상대는 처음이었다고 극찬했다.


그래서 뭔가 추억이 될만한 선물을 하고 싶어했다는 것이다.


 


“하하하~ 그래서 피어싱을 부탁한 거야? 미셸처럼?”


“웅~ 비슷하긴 한데....”


 


딱히 피어싱을 바란 게 아니라 미셸의 보지에 매달린 그것, 즉 소현이 사흘 동안 무수히 빨고 느낀 그 고리들 중에 하나를 기념으로 간직하길 원했다는 것이다.


그러자 루이가 아예 직접 그녀의 보지입술에다 구멍을 뚫어 달아주었다.


 


“에? 위험하지 않아?”


“웅~ 미셸이 한 것도 루이가 직접 해준 거래...사실 나도 무척 겁이 났는데..조금 따끔한 거 빼고는 괜찮았어...귀에 구멍을 뚫는 거랑 비슷했거든...”


 


루이가 미셸에게 해주었다는 말이 사실인지 14K로 만들어진 바늘까지 구비하고 있더라는 것이다.


그걸로 신중하게 뚫은 다음 알코올로 소독을 하기를 몇 번이나 반복하더니, 미셸의 보지에서 링을 하나 빼서는 끼워주었다고 한다.


 


“하기야...내가 봐도 괜찮은 것 같긴 하네....흐음~”


“호호호~ 자기 지금 그걸 생각하고 있지?”


“뭘?”


 


재열이 그 피어싱을 만지작거리며 침음을 토하자 소현이 대뜸 짚어왔다.


 


“엄마나 다른 사람들한테도 달아주려는 생각, 맞지?”


“하...하..하...역시 내 색시가 최고라니까?”


 


이제는 척하면 딱이었다.


소현은 귀신같이 그의 마음을 알아차린 것이다.


재열은 조금 쑥스럽게 웃었다.


사실 다섯 여자의 보지에 나란히 달린 금빛 고리를 상상하며 흥분하고 있었다.


 


“참~! 그런데 넌 무슨 선물을 했어?”


“으, 응...사실은....”


 


딱히 기념이 될만한 걸 가지고 있지 않았던 것이다.


그렇다고 반지를 빼줄 수도 없는 문제고......


그래서 대신에 한가지 약속을 했단다.


 


“저...나중에 꼭...초대하기로 했거든?....”


 


소현이 눈치를 살피며 조심스레 털어놓았다.


재열은 빙그레 웃고는 그녀 위로 몸을 올렸다.


 


“후후후~ 걱정 마, 나도 그런 생각을 했었어...엄마아빠랑 굉장히 잘 어울릴 사람들 같았으니까...”


“앙~ 맞아...엄마도 좋아할 거야...루이만큼 보지를 잘 빠는 남자는 정말 처음이었어...그리고...”


 


이미 단단해져 있던 자지를 쑥 집어넣으며 말하자 소현이 꽉 껴안아오면서 속삭였다.


다른 남자들처럼 아주 큰 자지는 아니지만 대신에 섬세하게 여자를 다루었단다.


그리고 미셸 또한 굉장한 미인에다 뜨거운 여자라며 재열을 들뜨게 만들었다.


그때 문이 벌컥 열렸다.


 


“꺅~~ 소현아~ 앙~ 사랑하는 내 친구~”


“다, 다혜야?”


 


다혜였다.


얼굴이 발갛게 상기된 모습이 퇴근하자마자 헐레벌떡 쫓아온 모양이었다.


소리 높여 비명을 지른 그녀가 옷을 마구 벗어 던지더니 달려들었다.


재열은 이러는 중에 윤지 누나마저 나타날 것 같은 예감에 순간적으로 식은 땀이 흘렀다.


아무래도 오늘은 페이스 조절을 미리 해야 할듯했다.


아무리 체력에 자신이 있다지만 한 사람씩 순차적으로 나타나며 정액을 빼가면 도저히 감당이 안 될 것 같아서였다.


자신의 사랑스러운 여자들은 그만큼이나 뜨겁고도 매혹적이었기 때문이다.


 


 


*********************************************************************************************************


 


 


휴가를 내서 올라왔다 너무나 아쉬워하며 사흘 만에 내려간 아빠 빼고는, 근 일주일 내내 다혜와 윤지 누나가 집으로 와 자면서 환락의 밤을 보냈다.


덕분에 덩달아 신이 난 예아가 밤잠이 없어진 게 후유증으로 남았다.


소현이 장모와 새 아빠에게 인사를 다녀오긴 했지만 모든 사실을 밝힐 기회는 차일피일 미루어지고 있었다.


유 자인에게서 반응이 온 건 그런 들뜬 분위기가 연이어지던 중이었다.


 


“선배님...어쩐 일로 저를....”


 


재열은 앞에 앉은 유 자인을 보면서 시치미를 뚝 떼고 물었다.


학교도서관에 앉아있는 걸 정확히 알고 전화를 걸어와 차를 보낼 정도였으니, 그 동안 뒷조사는 물론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고 있었던 게 분명했다.


 


“으, 응...저번에 너무 고마웠는데..정신 없이 그냥 보낸 게 마음에 걸려서 차라도 한잔 할까 했어...”


“하하하~ 무슨 말씀이세요? 제가 선배님하고 그렇게 자리를 같이 한 것만해도 감지덕지였는데...”


 


이런 게 바로 연기력 대결이라는 걸까?


두 사람은 흉중에다 많은 상념을 숨겨놓은 채 겉으론 아주 태연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러고 보면 타고난 재능이 있다던 지연의 안목이 정말 정확한 모양이었다.


아직 채 수업도 하지 않았는데도, 연기에서는 최고라고 평가되는 그녀에 뒤지지 않을 만큼 소화해내고 있는 걸 보면 말이다.


 


“아니야...그날도 말했지만 재열 씨는 정말로 싹이 보여...내가 지연 씨보다 늦게 발견한 게 아쉬울 만큼 말이야...”


 


확실히 능구렁이였다.


전혀 속내를 드러내지 않고 아주 자연스럽게 재열을 떠보고 있었다.


말꼬리를 슬쩍 흐리면서 진한 아쉬움을 표현해, 지금이라도 말을 갈아타기만 하면 확실히 밀어주겠노라는 뉘앙스를 풍긴다.


이런 경우라면 보통은 감격에 겨워 마음이 크게 흔들릴 것이다.


하지만 그 말을 차근차근 따져보면 직접적으로 약속한 건 아무것도 없었다.


즉, 당하는 사람이 혼자 지레짐작으로 판단하고는 그걸 확신하게 된다.


물론 재열은 이미 방비를 하고 있었기에 거기에 현혹되지는 않았다.


그러면 유 자인이 왜 이러는 걸까?


냉정하게 따져보면 두 가지 가능성이 있었다.


진짜로 재열의 재능을 욕심 내는 경우와 그에게서 뭔가를 얻어낼 목적, 이렇게 말이다.


당연히 후자일 확률이 훨씬 더 컸다.


 


“하하...선배님 그러지 마세요...저 같은 풋내기한테 격려가 되기도 하지만 독이 될 가능성이 더 크니까요...


제 스스로 어느 정도 자격이 갖추어졌다 싶으면...귀찮아하셔도 끈질기게 쫓아다니며 선배님의 노하우를 훔칠 거니까..그땐 제대로 부탁 드릴게요...”


“하~~ 정말....”


 


그녀가 길게 내뱉는 탄식에서 이번에는 진심으로 아깝다는 감정이 언뜻 드러나 보였다.


당연히 그럴 게다.


자기주머니에 있던 걸 쓰레긴 줄 알고 휙~ 버렸는데 이제 봤더니 아주 값비싼 보석이었다.


안타깝고 화가 나 미치도록 속이 쓰린 게 인지상정이었다.


차라리 애초부터 남의 것이었으면 미련이라도 덜할 텐데 말이다.


그렇다고 대뜸 ‘넌 원래 내 거야’라고 자신의 권리를 주장할 수도 없었다.


당장은 그런 욕심이 문제가 아니라 재열이 모든 진실을 알게 될까 하는 걱정부터 태산이다.


그렇기에 이런 자리를 만들어 넌지시 떠보고 있는 것이다.


재열은 그런 복잡하고도 이기적인 그녀의 심리가 뻔히 보여 속으로 비웃으면서도 겉으로는 모른 척 선수를 쳤다.


너무 긴장한 저 물고기가 지레 겁을 먹고 미끼를 물기도 전에 포기를 해버리면 안되니까 말이다.


 


“참~ 선배님 죄송해요...”


“뭐...가?”


 


유 자인이 꽤나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지연에게 그런 짓을 하고도 당당할 만큼 아주 냉혹한 여자라지만 재열 앞에서는 찔리는 게 있을 수 밖에 없었다.


자신이 버렸던 핏덩이에게도 그럴 수가 있다면 아마 그건 살인도 서슴지 않을 정도이리라.


 


“저번에 제가 쓸데없는 이야기를 드린 것 같아서요...왜 저희 엄마랑 친구니 했던...하하하~”


“꿀꺽~ 그..게 왜?”


 


이순간만큼은 그녀도 긴장감을 감출 수는 없었나 보았다.


목으로 침이 넘어가는 게 선명하게 보였으니 말이다.


재열은 그녀를 손바닥에다 놓은 채 가지고 노는 기분이 너무나 통쾌했다.


아니, 그 정도가 아니라 자지가 벌떡 선데다가 사정을 하는 양 아찔한 쾌감마저 느껴졌다.


 


“쿡쿡~ 엄마한테 그 이야기를 했더니..아주 기겁을 하더라고요....


사실은 대학을 다니면서 먼 발치로 몇 번 본 게 다니까 남들한테 절대 그러지 말라고....


선배님은 그때부터 미인으로 교내에서 정말 유명했다고 하던데요? 하하하~”


“아~ 그랬구나...어쩐지 기억에 없더라니...전에...정...혜....”


“하하~ 정 혜린 여사죠....”


“아...맞아...그랬지...”


 


정말로 연기 하나는 가증스러울 만큼 뛰어났다.


하기야 그렇게 따지자면 그 역시 마찬가지지만 말이다.


어쨌던 재열은 일단 그녀를 안심시켰다.


그의 부모가 아들에게는 모든 비밀을 완벽하게 숨겼다고 여길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완전히 방심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유 자인이 섣불리 잠자는 불씨를 들쑤시지는 않을 것 같았다.


이로써 그녀에게 접근할 여지를 남겨둔데다가 엄마아빠가 개입될 위험은 많이 감소되었다.


 


“그런데...재열 씨...”


“네? 선배님...”


 


그녀에게서 여유가 느껴지며 상대를 주눅들게 만드는 본래의 도도하고 오만한 분위기가 다시 뿜어져 나왔다.


하지만 그게 재열에게마저 통할 리는 없었다.


그 실체를 알고 있으니 말이다.


 


“지연 씨...어떻게 생각해?”


“그게 무슨 뜻이죠?”


“아, 아니...이상한 오해는 말고...”


 


이전까지가 리허설이라면 이제부터는 진짜로 연기력을 발휘할 본 무대였다.


재열은 그녀를 만나게 됐을 때 자신이 가져야 할 모습들에 대해 수없이 연구하고 연습했던 대로 해나갔다.


지금은 화가 난 듯 민감하고 딱딱하게 구는 연기가 필요했다.


그러자 유 자인이 꽤나 당황해 했다.


그걸 지켜보면서 야릇한 기분이 들었다.


설마 저 여자에게도 모성애란 게 남아있단 말인가? 아니다, 절대 그럴 리가 없다.


왠지 자신에게는 약한 모습을 자꾸 보이는 게 굉장히 거슬렸다.


 


“재열 씨가 지연 씨를 진심으로 믿고 따른다는 건 잘 알아....”


“그보다 더 우선인 건...제가 사랑하는 여자라는 거죠...”


“그, 그래...물론...사..랑하는 것도 맞고....”


 


뭘까? 유 자인이 그 말에 뭔가 마음에 안 든다는 듯이 이맛살을 살짝 찌푸리는 건.......


재열에게 이미 아름다운 아내가 있다는 사실은 잘 알고 있으니 며느리 감을 대하는 심정은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질투일까? 늘 자신과 비교가 되는 대상이기에?


 


“그런데요?”


“음...내 말은...재열 씨가 앞으로 해나갈 일에 대해서야....사실 지연 씨도 큰 배경이긴 하겠지만.....”


 


노골적인 유혹은 아니었다.


하지만 조목조목 자신과 지연을 비교하면서, 누가 더 큰 힘이 될 건지를 고려해보라는 뜻을 넌지시 비추었다.


그게 재열에 대한 집착인지 지연에 대한 경쟁심인지는 몰라도, 아무리 그에게서 큰 재능을 발견했다손 치더라도 솔직히 비정상적인 반응이었다.


결국엔 유 자인 또한 감정에 휩쓸리는 평범한 인간에 불과하다는 증거이기도 했다.


 


“...선배님의 말씀...정말 큰 호의로 하신 거라고 믿을게요...하지만...못 들은 걸로 하겠습니다...”


“재, 재열 씨...잠깐...”


 


정색을 하고 벌떡 일어서자 그녀가 화들짝 놀라 몸을 일으키며 팔을 붙들었다.


이런 상대는 처음이었을 거다.


물론 그녀가 지금껏 상대해온 사람들 중에는 더 오만하고 뻣뻣한 경우도 있었을 테지만, 그들은 그만한 힘을 가진 위치에 있는 존재였다.


하지만 정말 아무것도 아닌 녀석이 이렇게 나오리라고는 상상도 못했음에 분명했다.


그녀의 성격상 평상시라면 이런 건방짐에 따귀라도 날렸을지 모르지만, 문제는 균형이 이미 한쪽으로 기울어진 상태라는 점이었다.


원래부터 자기 것이기에 되찾고 싶지만 우격다짐으로 가져오기도 힘든 상대였다.


때문에 더 애가 타고 조바심이 난다.


재열은 예상하고 준비했던 여러 모습 중에서 가장 효과적인 밀고 당기기를 하고 있었다.


 


“그렇게 화만 내지 말고...이건 그냥 기분으로 그럴 게 아니라 냉정하게 현실을 생각해야 해...장래 문제니까 말이야...자~ 자~ 제발 좀 앉아봐..”


“네....”


 


간절하게 매달리는 그녀에 조금, 아주 조금 마음이 흔들릴뻔했다.


저 여자에게도 저렇게 약한 모습이 있었나 싶으면서 한 순간 마음이 찡했던 것이다.


하지만 곧바로 정신을 차렸다.


 


“그러니까...내 말은 재열 씨가 지연 씨를 배신하라는 게 아니야....”


 


유 자인은 차근차근 설득을 해나갔다.


둘 사이를 갈라놓으려는 게 아니라, 지금처럼 좋은 관계를 계속 유지하면서 더 빠르게 성공한다면 결국에는 지연도 모든 걸 이해하고 기뻐할 거라는 논리였다.


 


“흔히 말하듯이 성공을 위해 사랑을 버리라는 게 아니야..둘 다 가져..그러면 되잖아? 안 그래?”


 


재열은 순간적으로 소리를 지를뻔했다.


세상의 모든 사람이 그런 말을 해도 그녀만은 자격이 없었다.


어디서 감히 그런 이야기를 입에다 담는단 말인가!


 


“...그건 그렇긴 하죠...”


 


하지만 재열은 인정하는 척 말했다.


왜냐하면 지금 그녀가 하는 이야기 또한 예상했던 시나리오 중에 들어있었기 때문이다.


아니, 안 그러면 그런 쪽으로 유도하려 했었다.


그래야만 그가 원하는 진정한 복수의 장면이 나오니까 말이다.


 


“하지만...따로 구분하면서도 성공할 자신은 없어요...하나에만 모든 걸 쏟아 부어도 부족할 거라는 생각입니다...”


“...그래...맞아...그게 진짜 배우지....”


 


유 자인이 허탈한 표정으로 힘없이 말했다.


차마 그걸 부정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그런 만큼 더 안타깝겠지만.......


물론 재열은 여기서 그녀를 포기시킬 생각은 아니었다.


너무나 간절하고 애타게 만들었으니 진짜 미끼를 던져줄 때였다.


 


“전...욕심이 많아요...비록 지금은 미래가 불투명하지만..그래도 성공과 사랑 이 모두를 한꺼번에 거머쥘 겁니다...”


“누구나 그렇지....그게 사람의 마음이니까...”


 


약간은 자조적으로 들렸다.


그녀는 그러지 못했으니 그럴 것이다.


재열은 그녀의 눈을 똑바로 응시하면서 말했다.


 


“묻고 싶어요, 선배님...”


“뭘?”


“선배님은 말씀하셨습니다...지연 누나보다 더 확실하게 성공을 보장해주겠다고...”


“그렇지만 재열 씨는...그럴 수 없다고....”


“제가 방금 말했죠? 전 욕심이 아주 많아서 두 가지 다 원한다고....”


“그건....자, 잠깐?”


 


유 자인의 눈이 커졌다.


 


“나머지도 보장해주실수 있나요? 지연 누나보다 더 큰 걸 주겠다고?”


“헉~!!!”


“제게 그럴 가치가 있다고 생각될 때 다시 말씀해주세요....그러면 저도 다시 생각하겠습니다...그럼...”


“재, 재열 씨!!”


 


꾸벅 인사를 하고서 미련 없이 돌아 나왔다.


지금부터가 첫걸음이었다.


조금 전 아들이 엄마에게 자신의 여자가 되어달라고 말한 것이다.


아마 벼락을 맞은 느낌일 거다.


그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다.


그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유 자인이 그런 약속을 하게 만들 작정이었다.


물론 그렇더라도 자신이 적당히 연인이 되어주는 척하면서 일단 끌어들이고 나면, 나중에는 재열도 어쩔 수가 없을 거라고 그녀는 안이한 판단을 할 거다.


하지만 그의 계획은 달랐다.


속아주는 시늉을 하다가 결정적일 때 정말로 그녀를 범해버릴 생각이었다.


그 여자가 세상에다 뿌려두었던 업보가 아들에게 몸을 바치는 패륜으로 돌아와, 죽음보다 더 심한 고통을 느끼도록 말이다.

 

 

=================================================================================================

 

 

음..자정이 지나버렸군요...

오늘은 아마 종무식을 하느라 오후쯤이면 일찌감치 퇴근을 할 테니...잘하면 저녁에 한 편을 더 올릴 수도 있을 것 같은...^^



추천81 비추천 25
관련글
  • 어느 대리점의 여사장
  • 후배의 아빠
  • 지난 여름 8월 경포대에서
  • 방음이 더럽게 안되는 아파트에 살때
  • 체코에서 엘프랑
  • 5년전 쯤 일
  • 미국에 유학온 여자애
  • 알바를 좋아하는 남자 하편
  • 야썰 키스방 갔다온 썰
  • 알바를 좋아하는 남자 상편
  • 실시간 핫 잇슈
  • 굶주린 그녀 - 단편
  • 고모와의 아름다운 기억 5 (퍼온야설)
  • 모녀 강간 - 단편
  • 단둘이 외숙모와
  • 아줌마사장 수발든썰 - 하편
  • 그녀들의 섹슈얼 판타지
  • 엄마와 커텐 2
  • 아버지와 나 1
  • 와이프의 3섬 이야기. - 2부
  • 명기인 그 여고생과의 황홀한 ... - 하편
  • Copyright © www.webstoryboard.com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