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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이프 온리 (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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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 잘 지냈어?”


“ 응...너는 이제 어느 정도 정리가 다 된 거야?”


“ 응...”


 


꽤나 오랜만이었다.


상훈이 훈련소에서 퇴소하는 날 그곳에서 잠깐 얼굴을 본 게 벌써 초여름이었으니...


그때는 상훈의 부모님과 동반한 자리라서 그냥 가볍게 인사만 나누는 정도였다.


그리고, 2학기가 시작될 무렵에 서울로 이사를 했다는 전화통화만 짧게 했었다.


이제는 제법 관록이 느껴지는 정아의 모습을 대하자,


역시 여자는 결혼을 하면 뭔가가 달라져도 달라진다는 생각부터 들었다.


하지만, 그런 성숙함이 더해지자 더더욱 아름답고 매혹적으로 느껴졌다.


 


“ 서울에는 신랑 빼고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는 거야?”


“ 그렇지...뭐...고향서도 친구가 별로 없었는데....”


 


안 그래도 그 큰 눈을 동그랗게 하고서 쳐다보는 정아의 맑은 눈빛에 대책 없이 빨려 든다.


저절로 빨라지는 호흡과 함께 아랫도리로 쿵~ 하는 듯한 울림이 전해지며 단번에 단단해져 버렸다.


시선 하나에 이렇게 되다니....


민은 흥분과 함께 약간 두려운 느낌마저 들었다.


 


“ 에효~~ 많이 외롭겠다....”


“ 호호호~ 괜찮아..이렇게 좋은 친구가 있으니까....”


“ 하...하..하...”


 


민은 마음이 찔렸다.


자신은 정아가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순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조금 어색하게 웃고 말았다.


 


“ 참~ 얼마 후에 상훈이 면회를 가려고 하는데 같이 가주지 않을래?”


“ 으, 응? 상훈이 면회? 너 혼자? 신랑이 별로 안 좋아할 텐데....”


 


물론 정아의 마음 같아서야 혼자서, 그것도 매주라도 가고 싶겠지만,


남매 사이를 의심해서가 아니라, 젊은 여자를, 더군다나 이렇게 아름다운 여자를,


그 먼 곳까지 쾌히 혼자 보내려고 하는 남편이 과연 얼마나 있을까?


 


“ 응...그래서 너한테 부탁을 하는 거야...”


“ 하...나야 주말에 가는 거라면 상관이 없지만....


  말이야 바른 말이지...나라도 젊은 남자하고 자기 마누라를 같이 안 보내겠다...


  아무리 내가 상훈이하고 친한 선배라고는 하더라도....흠..흠...”


 


말을 해놓고 보니 조금 이상했다.


마치, 자신의 속내를 드러내버린 것만 같은....


민은 어색함에 헛기침을 했다.


 


“ ...으~응~ 그래서 주연이하고 너하고 같이..이렇게 셋이서 가자고 부탁하는 거야...”


“ 주연이?”


“ 응...주연이야...우리 남편도 잘 알거든? 형부, 처제라고 서로 부르기도 하고...


  그리고, 결혼식 때 너를 봐서 네가 주연이하고 결혼할 사이라는 것도 알아...그러니까...”


“ 아....그렇다면야...네 남편도 안심을 하긴 하겠다....”


 


그제서야 이해가 가면서도 실망감이 드는 건 왜일까?


아니, 깨놓고 말하자면 정아도 주연처럼 뭔가 신묘한 꾀를 내서 남편을 설득하고는,


자신과 둘만 가는 걸로 이야기가 나올 줄 기대했던 것이다.


 


“ 그렇게 해줄 수 있겠어?”


“ 그거야...상관없어...그러면 주연이하고 통화부터 해야겠네?”


“ 그건 내가 할게....”


“ 그래...그러든지...”


“ 잠깐만...미안...”


 


전화기를 꺼내 들고서 주연과 통화를 하는 정아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겉옷을 벗어버린 탓에 소매가 없는 원피스로 드러난 가늘고 긴 팔이 너무나 유연했다.


통화를 하느라 살짝 옆으로 고개를 돌려 우아하게 흘러내린 목선이 눈길을 끌었다.


그리고, 그 마지막에서 살짝 올라온 쇄골...


두 뼈 사이에 오목하게 패인 곳이 마치 말라버린 샘 같은 안타까움을 준다.


거기에다 입술을 대고 자신의 혀로 핥으면서 타액으로 가득 채워주고 싶을 정도로....


 


아니, 이건 그냥 핑계일 뿐이고 진실은 범하고 싶다는 욕정이었다.


그 바로 아래 깊게 패인 옷자락 속에 숨은 풍만하면서도 탱탱하게 느껴지는 젖가슴이,


정아가 몸을 흔들며 웃는 순간 벌어진 옷 틈으로 보이자 손을 뻗을 뻔했으니까...


민은 성기가 부르르 떠는 흥분에 침을 꿀꺽 삼키고서는 고개를 돌렸다.


더 이상 바라보고 있다가는 주체를 못할 것만 같았다.


 


“ 다음주 토요일은 어때?”


“ 응...좋아...”


 


정아가 도중에 수화기를 손으로 막고서 물어왔다.


그리고는, 미소를 지으면서 다시 통화를 이어갔다.


저 붉디 붉고 촉촉한 입술 가에 매달린 웃음이 마치 잘 영근 산딸기처럼 보인다.


입술을 겹치고서 그 보드라운 과일을 깨물면 새콤달콤한 과즙이 주르르 쏟아질 것만 같은....


 


“ 고마워....민아...”


“ 아니야...하하하...”


 


통화가 끝나고 다시 베어 무는 저 미소...


가슴이 두근거린다.


하지만, 민이 할 수 있는 건 그냥 마주보고 웃어주는 것뿐이었다.


그래도, 이런 감정을 간만에 느껴보자 아주 신선하고 좋았다.


어느덧 자신은 엄마나 새미 그리고 주연에게 익숙해져 있었던 것이다.


농염하고 끈적한, 그리고 퇴폐적이고 음란한 분위기에...


그래서, 단순히 미모만으로는 설명하기 힘들 정도로,


정아의 작은 행동이나 표정하나에 사정없이 흔들리고 있는지도 몰랐다.


 


“ 미안해...오늘은 그만 가봐야 할 것 같아...그냥 잠깐 쇼핑하러 나온다고 했었거든...”


“ 후후후~ 괜찮아...이렇게 간만에 얼굴을 보고 이야기를 하니까 좋았어...”


“ 응~ 나도...나가자...”


“ 그래...”


 


정아가 미안해하는 얼굴로 말하고서 일어섰다.


너무나 아쉬웠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


그런데, 그때 서서 기다리고 있던 정아가 갑자기 팔짱을 껴왔다.


저번에 안길 때 잠깐 느껴봤던 것처럼 너무나 미끈하게 빠진 여체의 굴곡이 생생하게 전해졌다.


물론, 좀 전에 자신을 정신 없게 만들었던 그 뭉클한 젖가슴의 감촉도...


민은 자신도 모르게 옆에 붙어선 정아의 가슴으로 시선이 쏠려버렸다.


모델을 연상케 할 만큼 여자로서는 상당히 큰 키라 그 새하얀 젖무덤이 바로 눈앞에 다가왔다.


 


“ 흠..흠...가, 가자...”


“ 흐~응~”


“ 왜? 아야~!”


“ 엉큼해~~”


“ 그, 그게....”


“ 호호호~ 아니야...어서 가...”


“ 그, 그래...”


 


자신의 노골적인 실수를 깨닫고서 민이 발걸음을 옮기려 하자,


멀뚱히 버티고 섰던 정아가 갑자기 팔뚝을 꼬집어왔다.


그리고서 던진 한마디...


민은 얼굴이 확 붉어졌다.


하지만, 이번에는 정아가 먼저 끌며 움직였다.


 


“ 조심해서 들어가...”


“ 응...”


 


마음 같아서는 바래다 준다는 핑계를 대고서라도,


더 같이 있고 싶었지만 그래서는 안 된다는 것 정도는 잘 알았다.


새로 이사온 젊은 신혼부부...


더군다나 굉장한 미모를 소유한 새색시...


이 정도면 이미 그 동네에선 항상 관심의 대상일 게 뻔했다.


그런데, 신랑이 아닌 젊은 남자가 동행한 걸 본다면?...


아마, 맛있는 먹이를 발견한 사나운 맹수들처럼,


사람들은 입 방정을 떨면서 갈갈이 찢어놓을 게 분명하니까...


 


“ 다음주에 보자...그전에 다시 통화하고...”


“ 응...네가 귀찮을 정도로 많이 전화할거야~~ 호호호~~”


“ 하하하~ 그래..얼마든지...”


“ 고마워~ 정말....대신에...아까처럼 종종 몰래 훔쳐보는 건 봐줄게...킥킥~~”


“ 헉~!!”


 


탁~


부웅~~


정아의 마지막 말을 끝으로 떠나는 택시를 멍하니 바라보다가 웃음을 지었다.


끝이 조금 머쓱하긴 했지만 약간은 두근거리는 이 느낌이 정말로 좋았던 것이다.


 


 


 


“ 정말 그냥 바로 갈래?”


“ 응...오빠...”


 


상훈의 면회를 갔다가 세 사람은 일단 함께 서울로 올라왔다.


그리고서, 주연은 다시 바로 귀향을 하려는 것이었다.


물론, 출발하기 하루 전에 미리 올라와서 민의 방에서 묵기는 했지만,


이렇게 선 걸음에 그냥 보내려니 마음이 너무나 안쓰러웠다.


아니, 어쩌면 혼자 있기 싫은 민 자신의 욕심인지도 모른다.


이틀간을 그렇게나 탐해놓고도...


 


“ 호호호~ 그렇게나 마음이 아프면 빨리 졸업해서 들여앉혀....”


“ 하하하...안 그래도 그러든지 해야지..이거야...”


“ 웅~~ 고마워~ 오빠~ 그 말을 들으니까 기운이 부쩍 나는 걸? 헤헤헤~~”


 


주연의 활짝 핀 웃음을 보자 마음이 조금 편안해지는 것 같았다.


 


“ 도착하면 전화하고...알았지?”


“ 응..오빠~ 사랑해...언니도 조심해서 들어가...”


“ 그래...너무 고생했어..주연아...”


“ 아이~참~ 우리 사이에 그게 무슨 고생이야...언니도? 나 갈게...”


“ 그래...어서 타...”


“ 응...”


 


언제나 당당하게만 보이던 주연의 뒷모습이 오늘따라 유난히 왜소해 보이는 걸 보면,


농담이 아니라 빨리 자리를 잡고 결혼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문득 드는 민이었다.


 


“ 너도 그만 들어가야지?”


“ 으, 응....민아...우리 술이나 한잔 할래?”


“ 술? 신랑이 기다릴 텐데....?”


“ 아니야...괜찮아...조금 늦는다고 했어...


  원래 야유회 때문에 자기는 못 가는 대신, 돌아오면 너희한테 저녁을 대접한다고 했었는데...


  몰라...아무래도 눈치가 보여서 먼저 못 빠져 나오고 뒤풀이까지 남아있어야 할 거 같다나?


  주연이가 저렇게 바로 갈 줄은 정말 몰랐어...


  어쨌던 너희랑 저녁을 같이 하면서 술을 한잔 한다고 했으니까...괜찮아...”


“ 그래? 그렇다면야 나는 좋지...”


 


사람의 마음이란 게 이렇게나 간사한 모양이었다.


아니, 자신만이 그런 건가?


방금 주연을 보내면서 그렇게 애잔해 놓고는 금새 이렇게 즐거워진다니...


팔짱을 껴오는 정아의 향긋한 내음이 기분을 들뜨게 만들었다.


 


 


“ 기분은 괜찮아?”


“ 으, 응? 기분? 왜? 넌 나하고 있으니까 재미없어?”


 


술을 조금 급하게 마시는 것 같더니 약간은 취해 보이는 정아에게 물었다.


 


“ 아니...내 말은 상훈이를 봤을 때야 반갑고 좋았겠지만...”


“ 응...그거야.......휴~~ 그냥 우리 다섯이 같이 살았으면 좋겠어...그때처럼...


  그러면 정말로 너무 재미있을 텐데...”


 


그때?


자신의 방에 다섯이서 함께 자던 날?


민의 가슴은 갑자기 쿵덕거리기 시작했다.


서로가 뻔히 보면서도 모른 척, 그 광란의 현장을 만들었던....


지금 정아의 말은 굉장히 야릇하면서도 어떻게 보면 꽤나 위험한 의미를 품고 있었다.


 


“ 후후후~ 신랑은 어디다 팔아먹고 다섯이야? 여섯이면 몰라도....”


 


이미 주연에게서 상훈과 새미를 결혼시킬 계획까지,


정아가 다 알고 있다는 말을 들었기에 편하게 말을 했다.


 


“ 치~ 행여나 그 사람이?”


“ 왜? 신랑이 어떤데?”


“ 뭐..사람이야 좋지..남에게 인상 한번 안 쓰는 사람이니까...나나 식구들한테도 잘 하고....”


“ 그런데...어째...네 말투가 별로인 것 같다?”


“ 으, 응...재미가 없어...그 사람....너무 고지식해서 답답해....”


 


뭐지?


왠지 귀에 익숙한 듯한 이 말들은?


민도 약간 취하는 느낌에 언뜻 생각이 떠오르지를 않았다.


 


“ ...그것도 그냥 그래....”


“ ..그거...?”


 


흐릿하던 정신이 번쩍 들었다.


익숙하던 이유가 떠오른 것이다.


그래서, 넌지시 떠보았다.


 


“ 치~ 모른 척하기는? 섹스 말이야....”


“ 저, 정아야?”


 


비록 좀 떨어진 테이블은 되야 사람이 있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들릴까 신경이 쓰였는지 정아가 몸을 앞으로 숙여오면서 소곤거렸다.


빨개진 얼굴과 도톰한 입술...


그게 갑자기 바짝 다가오자 민은 순간적으로 키스를 할 뻔했다.


아찔했다.


그리고, 성기가 터질 듯이 부풀었다.


 


“ 날...무슨 공주님 대하듯이...조심스럽게 올라와서 하다가...금방 끝내고는 사과를 해...치~~”


“ 하아~~”


 


바로 엄마였다.


엄마가 자신에게 표현한 아버지의 모습...


그래서 귀에 그렇게나 익숙했던 것이다.


그때 엄마는 말했었다.


때문에 정말로 바람이라도 필까 고민을 했다고...


그러다가 과거의 연인을 만나 단번에 불타올랐다.


물론, 엄마와 정아 사이에는 과거의 경험이나 시간적인 면에서도 상당한 차이가 나지만,


그래도 이미 정아는 엄마와 같이 위태위태한 심경을 느끼기 시작하고 있었다.


그건 상훈과의 배덕한 관계나 민 남매의 모습 같은 극단적인 금기의 쾌락을 알아버렸기 때문이 아닐까?


 


“ 정말이야...상훈이도 그렇지만...너희들하고 조금만 더 빨리 알았어도 이 결혼...안 했을 거야...”


“ 정아야...그래도...”


“ 알아..안다고...이제 와서는 물릴 수도 없다는 거...그냥...그런 상상만 가끔 하는 건데...뭐...?”


“ 그, 그래....”


 


미칠 것 같았다.


당장에 화장실로 쫓아가 자위라도 한번 해야 하는 걸까?


상상..이라는 단어가 가뜩이나 엄마의 모습을 연상시키고 있던 정아에게서 튀어나오자 숨이 막혔다.


더 이상의 술은 무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도 그렇고 정아도 마찬가지로...


최소한 둘 중에 하나는 이성이 있어야 하는데,


지금 상태로는 조금만 더 마시면 불에다 기름을 동이 채 붓는 거나 다름없었다.


 


“ 정아야...그만 나가자...”


“ 으, 응? 왜?”


“ 좀 취하는 것 같기도 하고...속도 약간 그런 게 오늘은 더 이상 마시기가 힘들 것 같아서...


  차를 너무 오래 타서 그런가? 우리 시원한 밤공기를 맞으면서 걷자...어때?”


“ 응...그래...그러면...”


 


순순히 고개를 끄덕이는 정아의 모습이 지금까지 본 중에 처음으로 귀엽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눈이 부시게 아름답던 모습들보다 더 가지고 싶게 자극한다.


 


 


“ 저기 좀 앉을까?”


“ 응...”


 


막상 밖으로 나와서는 두 사람 다 묵묵히 팔짱만 끼고 걸었다.


그래도 그다지 답답하다던가 하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뺨을 스치고 지나가는 시원한 가을바람과 함께,


따스하고 부드러운 여체가 전해주는 포근함이 마음을 편하게 했다.


그렇게 한참을 걷다가 아무도 없는 조용한 놀이터의 벤치가 보였다.


 


“ 어때? 취하지는 않아?”


“ ..크구나...”


“ 으, 응? 뭐라고?”


 


술이 좀 깨자 선듯한 느낌이 들었다.


왠지 정아가 추울 것 같은 기분에 자연스럽게 어깨를 감싸 안았다.


그러자 어깨에다 살며시 머리를 기대어왔다.


그 길고도 부드러운 머리카락에다 뺨을 대고서 물었다.


그런데, 엉뚱한 대답이 튀어나온 것이다.


 


“ ..그거...”


“ 헉~ 이, 이건....”


 


어깨에 기댔던 머리를 들더니 턱짓으로 아래를 가리키는 정아...


무심결에 시선을 내리자 불룩하게 솟아오른 자신의 바지 앞자락이 보였다.


길을 걸으면서 가라앉았던 것 같던 성기가 정아의 어깨를 안는 순간에 다시 부푼 모양이었다.


민은 당황했지만 손으로 가리거나 하지는 않았다.


딱히 술기운이라서가 아니라 왠지 그러기 싫었던 것이다.


 


“ 나 때문에 그런 거 맞지? 아까도...그리고, 전에 낮에 만났을 때도...”


“ ...미안하다고는 안 할게...나도 남자니까...어쩔 수가 없어...네가 너무...흡~~”


 


정말로 놀랐다.


설마 정아가 주연이 같은 이런 행동을 할 줄이야...


비록 사람이 아무도 없는 나무아래의 어두운 벤치라고는 하지만 갑자기 입술을 덮쳐온 것이다.


그것도 한 손을 내려 바지위로 성기를 덥석 거머쥐면서...


 


그렇게나 빨아보고 싶었던 달콤한 입술을 정신 없이 느끼는 동안에,


기둥을 감아 쥔 손이 살며시 움직여 크기와 굵기를 확인하는 양 돌아다녔다.


자기가 겪은 여자들 중에 가장 길다란 손가락이란 걸 이런 방식으로 알게 되다니 조금 웃겼다.


기둥을 완전히 감쌀 정도의 가늘고 긴 손가락이었다.


그리고, 밑으로 내려가서는 구슬 두 개를 한 손아귀에다 넣고서 굴릴 정도였다.


 


“ 정..아야...”


“ 잠깐만...”


 


길고 긴 키스가 끝나고도 귀두를 손바닥으로 덮은 정아의 손이 떨어지지를 않았다.


정아는 주연과 엄마처럼 남자를 압도하는 스타일은 아니었다.


차라리 조심스럽고 섬세한 새미에 가까웠다.


그런데도 이상하게 꼼짝할 수가 없었다.


마치 뱀 앞에 주저앉은 개구리처럼....


그때, 정아가 손을 떼어내고서 핸드백을 열자 그제서야 민은 겨우 몸이 움직이는 걸 느꼈다.


 


“ ..뭐 하는 거야?”


“ 가만 있어봐...많이 젖었어...”


 


정아가 손수건을 꺼내 드는 걸 볼 때까지는 그냥 멍하게 있었다.


그런데, 그걸로 귀두 부근을 문질러오자 깜짝 놀랐다.


젖은 천에 찰싹 달라붙은 민감한 곳이 간질간질 비벼오는 촉감에 몸서리를 쳤다.


자칫하면 닦는 게 문제가 아니라 사정을 할지도 몰랐다.


 


“ 그, 그만해...됐어...”


“ 으, 응...그래?”


 


정아의 손이 떨어지자 겨우 안도를 했다.


정말 망신스러운 일이 벌어질 뻔했던 것이다.


멀뚱멀뚱한 표정으로 손수건을 손에 든 채 바라보고 있는 정아에게 혼란을 느꼈다.


저 얼굴만 봐서는 마치 떡볶이를 먹다가 입가에 묻은 고추장이라도 닦아준 것만 같다.


민은 또다시 여자라는 존재를 알기에는 자신이 너무나 미력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끝없이 빨려 들게 만드는 건지도...


어쨌던, 참으로 어정쩡한 상황이 되었다.


 


“ 하암~~ 졸려...이제 피곤해지네?”


“ 그, 그래?”


 


꾸미는 행동이 아니라 정말로 눈에 졸음기가 보인다.


다시 한번 복잡해지는 머리 속...


어떻게 이 상황에서 잠이 올까?


 


“ 그만 가자...나를 재워줄 게 아니면....”


“ 으, 응.....”


“ 킥킥킥~~ 아웅~ 귀여워~ 우리 민이~~”


“ 흐읍~~”


 


진담인지 농담인지...알쏭달쏭한 말을 던진 정아가 일어서자 민도 엉겁결에 주춤거리고 섰다.


그러자, 갑자기 깔깔거리면서 두 팔로 목을 안고는 다시 키스를 해왔다.


달짝지근한 알코올 냄새와 함께 말캉거리는 혀가 들어와 감기더니 강하게 빨아들였다.


뭉클하게 눌러오는 젖가슴의 탄력이 생고무같이 느껴졌다.


그리고, 여전히 몸부림을 치고 있는 성기를 비벼오는 폭신한 아랫배...


민은 자신도 모르게 저절로 정아의 가느다란 허리를 감았던 한 손을,


밑으로 미끄러뜨려서는 볼록하게 튀어 오른 살덩어리를 쓰다듬었다.


그런데 그때...


 


“ 떽~ 어디 누나의 엉덩이를 함부로 더듬어?”


“ ...야...너....”


“ 호호호~ 안 되겠다...더 보고 있으면 널 내 호주머니에 넣어 가버릴 것 같아...어서 가자...”


“ 으, 응....”


 


정아의 입술과 몸이 떨어지면서 민의 손을 떼어냈다.


그 다음에 터져 나온 호통...


순간적으로 가슴이 덜컥했었다.


하지만 이어지는 말에 장난인 걸 알았다.


혼이 쏙 빠지는 기분이다.


사람을 들었다 놨다 정신을 없게 만들고 있었다.


엉덩이를 더듬던 손을 잡아 떼어내고도 계속 쥐고 있던 정아가 크게 웃으면서 팔을 당겼다.


 


“ 잘 들어가...민아...”


“ 응...정말 안 바래다줘도 되겠어? 솔직히 걱정이 많이 되는데...”


“ 괜찮아...집에 가는 택시 안에서 내가 너한테 계속 전화를 할게...”


“ 그래...그렇게 해...”


 


택시를 기다리면서 일부러 모범을 찾았다.


바래다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지만....그 정도가 최선이었다.


 


“ 내가 매일 전화할게.....꼭 받아..민이 너, 알았지?”


“ 으, 응....”


“ 먼저 간다...가면서 통화해...”


“ 응...”


 


모범택시에 태우면서도 기사가 보라는 듯이 일부러 번호를 적었다.


그렇게 정아를 출발시키고서 민도 곧 택시를 잡아탔다.


 


 


“ 안 잤어?”


“ 응...네 전화를 기다렸어...”


 


택시 안에서의 통화는 정아가 집 앞에 도착을 하면서 끊어졌다.


들어가서 나중에 다시 하겠다는 정아의 마지막 말을 남기고서...


그런 다음에 민은 방으로 돌아와 씻으면서도 일부러 전화를 곁에다 두었다.


그렇게 기다리던 전화가 거의 2시간이 지나서야 온 것이다.


중간에 몇 번이나 전화기로 손이 가는 걸 참았다.


혹시라도 정아가 놔둔 전화기를 남편이 대신 받는 상황은 언제라도 생길 수 있는 일이었다.


 


“ 미안해...씻고 나와서 바로 하려고 했는데 그 사람이 와있더라?”


“ 아...그럴 거라고 생각은 했었어...”


“ 으, 응...좀 전에야 겨우 잠들었어...”


“ 그랬구나...”


 


두 사람의 통화는 새벽에 이를 때까지 이어졌다.


특별한 이야기도 없었다.


그냥 생각이 나는 대로 아무거나 떠드는데도 시간이 가는 줄을 몰랐다.


 


 


 


“ 우리 만날까....?”


“ .....응...그래....정아야...”


 


그날 이후로 매일 밤마다 전화가 이어졌다.


물론 조금 이를 때도 있고, 어떤 때는 새벽녘일 때도 있었다.


배터리가 떨어질 만큼 길 때도 있고, 짧게 밤 인사만 나누고 끝난 적도 있었지만,


단 하루도 건너뛰지 않은 2주일이었다.


억지로라도 잠깐 시간을 내서 낮에 만나려고 하면 못 만날 이유는 없었다.


하지만, 두 사람은 서로 그런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다.


물론, 당연히 그날 밤 공원에서 있었던 일 역시 마찬가지로 언급한 적이 없었다.


그럼에도 서로의 목소리 너머에 깔린 그리움을 느꼈다.


그러다가 드디어 오늘 밤...정아가 먼저 내뱉고야 말았다.


 


“ 내일....시간 있어?”


“ 몇 시...어디?”


 


길게 묻지도 않았다.


말을 끌다가는 그 사이에 차곡차곡 쌓였던 그리움이 한번에 와르르 쏟아져나올 것만 같아서였다.


 


“ 잘자...”


“ 으응...그래..내일 봐..정아야...”


“ ...민아....”


“ 으, 응?”


“ 아, 아니야....끊을게...”


“ 그래...”


 


뭔가 말을 할듯하다 만 정아...


그게 무엇이었는지가 대충 짐작이 갔다.


어쩌면, 오늘 밤을 하얗게 지새울지도 모른다.


그래도 좋았다.


밤시간의 통화를 생각해서 매일 낮에 틈틈이 엄마나 새미 그리고 주연에게,


전화를 해두고는 했던 자신의 가증스러움은 너무나 잘 안다.


미안하지 않다면 사람이 아닐 것이다.


민은 그런 죄책감이 들 때마다 그녀들에게 정말 몇 배로 잘해주겠다는 핑계를 대곤 했다.


하지만, 상훈만은....그냥 떠올리지 않으려...생각이 나더라도 애써 무시를 하는 방법 밖에는 없었다.


 


 


“ 왔니?”


“ ..그래...오래 기다렸어?”


“ 아니야...나도 금방 왔어...”


“ 우리 너무 오랜만이지?”


“ 으, 응...”


 


참으로 이상한 일이었다.


전화로는 그렇게 끊임없이 잘만 떠들었는데....


너무 가슴이 벅차서일까?


단 몇 마디를, 그것도 굉장히 어색하게 나누고는 그 다음 말이 생각이 안 나다니...


아니면, 마음 속에서 뭔가를 예감하고는 이런저런 생각이 지나치게 많아진 탓일까?


여전히 아름다운, 아니 약간의 어두운 분위기가 섞여서,


정아의 빨아들이는 듯한 그 흡입력은 더욱더 강하게 느껴졌다.


 


“ 좀 마른 것 같아...너...”


“ 으, 응? 아닌데....”


“ 휴~ 제대로 잠이나 잔 거야?”


“ 많이 이상해?”


“ 아니야...그건..그냥 조금 피곤해 보여서...이리로...아니..내가 그리로 갈게...”


“ 응...”


 


민이 자리를 옮겨 정아의 옆으로 바짝 붙어 앉았다.


손을 내려 정아의 무릎 위에 놓인 그 가느다란 손가락에다 깍지를 끼었다.


그러자, 정아가 손가락을 구부려 꼭 쥐고는 머리를 기대어왔다.


향긋한 냄새...그리고 감겨오는 듯한 낭창낭창한 손가락....


부드러운 여체가 따스한 온기를 전해주자,


민은 눈자위가 뻑뻑해지면서 졸음이 살살 밀려드는 느낌이 들었다.


이층 창가자리인 터라 창 밖으로 한적한 오후의 거리가 내려다보였다.


 


“ 우리 이렇게 한숨 잘까?”


“ 잠?”


“ 그래...너도 많이 피곤해 보이고...나도 조금은 그래...


  그리고, 이렇게 너하고 붙어있으니까 너무 포근해...이대로 잠들고 싶을 만큼...”


“ 으, 응...그렇게 해...나도...너무 좋아...네 냄새도...이 단단한 어깨도...”


“ 그러면....우리 딱 5분만 자자...”


“ 응...”


 


두 사람은 그렇게 손 깍지를 끼고서는 서로에게 다정히 기대어 창 밖을 향한 채 눈을 감았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이상했던지 종업원이 조심스럽게 몇 번을 왔다 가면서도 깨울 생각을 못했다.


그건 창 밖으로 조금씩 황혼이 깔리기 시작하자,


붉게 물든 두 사람의 잠든 모습이 너무나 평화롭고 아름다워서,


깨우는 순간에 이 멋진 한 폭의 그림을 망쳐버리게 될 것만 불안감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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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간만에 해보는 일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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