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프 온리 (20)
20)
“ 점심은 당연히 아직일 테고, 아침이나 먹긴 했어? 이렇게 일찍 온 걸 보면...”
“ 응...오빠..당연하지...난 굶고는 절대로 못살아~~ 헤헤헤~~”
주연이 방긋방긋 웃음을 지으면서 쾌활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리고, 여전히 조용히 듣고만 있는 동생 새미....
그 모습이 자꾸만 신경이 쓰이는 건 당연했다.
“ 그나저나 어떻게 된 거야? 둘이 같이 오다니...”
“ 흐~~으~응~ 오빠는 과연 누가 더 반가웠을까? 나? 새미?”
“ 그, 그거야...당연히 둘 다 반가웠지....”
“ 호오~~~ 역시...달라...특별해...”
“ 뭐, 뭐가?”
딱히 기분이 나쁘다거나 그런 것 같아 보이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초롱초롱하게 빛나는 주연의 눈이 호기심으로 가득 차,
뭔가를 찾는 것 같은 느낌이 들자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저 크고도 맑은 눈빛이 마음 속 깊은 곳까지 완전히 파고드는 것만 같다.
하지만, 그게 무척 예쁘면서도 두근거리게 만드는 것 또한 어쩔 수가 없었다.
“ 보통 이럴 때는 빈말이라도 애인을 먼저 띄워주는데......”
“ 그, 그건...”
“ 호호호~ 아니야...오빠~ 장난이야...나도 두 사람 사이가 다정한 게 참 보기가 좋아...
그냥...오빠가 당황하는 걸 보고 싶었거든? 킥킥~~ 오빠 그거 알아?
오빠가 당황해서 얼굴이 빨개지면 정말 예쁘고 귀여운 거...안아주고 싶어져...아아~ 오빠~~”
“ 주, 주연아~~....하...하...”
그러고는 다시 다가앉더니 덥석 자신을 안아버리는 주연에,
안심이 되면서도 동생의 눈치를 또 살피게 된다.
그 크고 뭉클한 젖가슴 사이에 눌린 뺨으로,
너무나 따스하고 부드러운 기분 좋은 촉감과 함께 향긋한 주연의 체향이 맡아졌다.
그러자, 자신도 모르게 또다시 딱딱해져 버리는 성기...
체육복바지를 입은 탓에 그걸 숨길 재간이 없었다.
고개를 약간 숙이고 외면하려 애를 쓰는 동생의 눈길이 언뜻 그리로 향하는 게 느껴졌다.
게다가, 머리 위에서 주연의 시선 또한...
참...묘한 기분이었다.
그것도 굉장히 흥분이 되는...
결국 이 방에는 이제 내 여자가 되어버린 엄마를 포함해서,
자신과 육체관계를 가진 세 여자가 모두 그 체취를 남기는 것이다.
뭐랄까...딱히 구체적인 어떤 생각을 하는 건 아니지만,
알 수 없는 끈적하고도 음란한 무엇인가가 성기를 더욱더 단단하게 만들고 있었다.
“ 자...이젠 정말로 이야기를 한번 해봐...
기껏해야 개강을 한지 얼마라고...? 더군다나 둘이 같이?”
민은 약간 아쉬움을 느끼면서 주연의 품을 빠져 나왔다.
“ 으, 응....뭐...서로 집에다 핑계를 대고 덕을 본 거지...”
“ 서로? 어떻게?”
“ 호호호~ 나야 새미 핑계를 대고,
남자친구 면회를 가는데 여자 혼자 보내기가 그래서 같이 간다고 했고....
새미는 오빠를 만나러 가는 날, 혼자만 보내기가 뭐해서 같이 따라온다고 그랬지...킥킥킥....”
“ 뭐?”
“ 호호호~ 그래서 난 새미 덕에 집에 의심을 안 받고 오빠를 이렇게 만나는 거고...
새미는 부모님 모르게 병호에게 면회를 갈 수가 있는 거고...그렇게 된 거야~
누이 좋고 매부 좋고~ 꿩 먹고 알 먹고~ 킥킥~~”
“ 병호?”
“ 응...돌아갈 때..들렀다가 갈 거거든....”
“ 으, 응....그렇구나...”
이건 분명히 주연의 머리에서 나온 걸 거다.
정말 이런 쪽으로는 머리회전이 팍팍 되는 아이니까...
새미는 그걸 거절할 명분이 없었을 테고...
물론, 이렇게라도 집에 눈치를 보지 않고 쉽게 자신을 만나러 온다는 것에는 무척 기뻤겠지만...
그러나, 가는 길에 병호에게 들른다니...
자신도 모르게 동생을 쳐다보자 황급히 눈길을 돌리는 게 보였다.
아릿하게 저려오는 가슴....
아팠다.
그것도 아주 많이...
어떻게 막을 도리가 없다.
지금 상황에서는....
“ 웅~~ 오빠...우리, 점심은 나가서 먹자...먼저 오빠네 학교부터 구경시켜줘...응?”
“ 그래..그러자...옷을 좀 갈아입고...”
지금은 그냥 딴 생각을 말자...
일단은 두 사람과 즐겁게 보내는 거다.
그리고, 아파하는 건 나중이다.
민은 뭐라고 소곤거리는 두 사람의 목소리를 뒤로 하고 주방으로 가서 옷을 갈아입기 시작했다.
다행이 밖으로 나오자 새미도 한결 표정이 밝아졌다.
마침 주중 동안 쌀쌀하던 날씨가 확 풀려서 이젠 정말 봄이라는 걸 느끼게 할 만큼 따사로웠다.
길고 곧게 뻗은 백양로의 좌우로 신록의 푸르름과 더불어 봄 꽃들이 화사하게 피어나있었다.
주말을 맞이해 더욱더 환해진 사람들의 옷차림과 표정들도 봄 내음을 물씬 풍기고 있었다.
축제기간인 5월만큼은 화려하진 않지만,
그래도 겨우 내내 움츠렸던 생명들이 기지개를 펴고 있는 게 생생했다.
물론 자신의 양쪽에서 팔짱을 낀 두 송이의 꽃이 가장 아름다웠다.
뭐...그게 제 눈의 안경일지는 몰라도...
최소한 지나가던 사람들의 눈길을, 특히 남자들의 시선을,
잠시나마 붙드는 걸 보면 꼭 자신만의 상상은 아닌 것 같았다.
문득 언젠가 이런 비슷한 장면이 있었던 것도 같은 생각이 들었다.
아...그래...전에 면회를 왔을 때....
하지만, 그때와는 천양지차였다.
자신의 신분은 물론이고, 세 사람의 관계도 당시에는 상상도 못했던 상황으로 변했다.
생각을 해보면 단지 몇 달 전일 뿐인데도...
마치 강산이 바뀐다는 10년은 흐른 것만 같은 기분이 들만큼 엄청난 격변을 겪은 것이다.
자신에게는 동생과 동생의 친구였을 뿐이었는데...
지금은...
“ 배들 안 고파?”
이제는 자신을 사이에다 두고서 재잘재잘 정신 없이 떠드는 두 사람에게 물었다.
자신에게는 가끔씩 그게 거기에 있었는지조차 잊어버리는 독수리상마저,
그녀들의 감탄을 자아내게 만들고 있는 것이 신기하기까지 하다.
워낙 이어지는 수다에 귀가 조금 멍멍한 점이 있기는 하지만,
소음이 아니라 기분 좋은 맑은 울림이었기에 미소가 지어졌다.
하물며, 각기 다르지만 향긋한 내음하며 뭉클한 젖가슴이 주는 촉감까지...
방에서의 약간 무거웠던 기분은 민도 이미 아까부터 깡그리 잊어버렸다.
“ 응, 고파~ 헤헤~~”
“ 나도 오빠...헤~~”
그제서야 자신들끼리 너무 떠들었다는 걸 깨달았는지 쑥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눈길을 보내오는 두 사람...
순간적으로 그 초롱초롱한 네 개의 눈빛에 눈이 부셔서 현기증마저 들었다.
모든 점이 달랐지만, 단 한 가지 너무나 사랑스럽다는 건 똑같았다.
민은 자신도 모르게 그녀들과 비슷한 미소를 입가에다 달고는 손을 들어 차례로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러자, 지나가던 남자들의 짜릿한 시선이 느껴졌다.
살갗을 찔러오는 느낌...
그건 부러움과 질투였다.
당연히...너무나 유쾌하고 즐거웠다.
“ 하하하...그래...입 운동들을 열심히 하느라 무지 배가 고프겠지...
먹고 싶은 것 없어? 말만 해...학기초라 아직은 용돈에 여유가 있으니까...후후후~”
“ 웅~~ 오빠가 잘 알 테니까...그냥 알아서 맛있는걸 사줘...”
“ 응...나도 오빠...”
“ 하하하하하...그래...”
특히나 뒤에 나온 동생의 대답이 웃겼다.
여전히 귀여운 강아지를 생각나게 하는 모습...
아마 자신이 사이비 교주가 된다면 최고의 열성신도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퍼뜩 들었다.
그러면서, 무조건 믿습니다..를 외치는 동생의 모습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민의 커다란 웃음소리가 짜랑짜랑하게 교정의 푸른 하늘로 울려 퍼졌다.
그리고, 그런 연인의 모습에 덩달아 괜시리 즐거워진 두 여자도 밝게 웃었다.
어느덧 밖이 어둑해지고 있었다.
점심을 먹은 후에 무엇을 하고 싶은지 묻자,
둘은 미리 이야기가 되어있었던지 이대 앞을 가고 싶어했다.
그리고는, 몇 시간 후, 민은 그때 자신이 아무런 생각 없이 고개를 끄덕인 걸 진심으로 후회했다.
그 앞에 옷 가게와 화장품 가게 그리고 액세서리 가게가 그렇게나 많은 줄은 처음 알았다.
더군다나 바로 옆 기차역에 새로 생긴 밀리오레까지....
오죽하면 나중에는 그냥 그 가게에서 원하는 걸 다 사줄 테니,
구경은 그만하자고 소리라도 지르고 싶은 걸 겨우 참아야만 했다.
물론, 자신이 그만큼 돈이 많은 것도 아니고,
그녀들이 즐기는 건 물건을 사는 게 아니라 그런 행위자체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걸 알면서도 도저히 적응이 안됐다.
이런 게 남자와 여자의 차이일까?
자신의 눈으로 언뜻 봐서는 도저히 구분이 안 되는 귀걸이 두 개를 놓고서,
전혀 막힘이 없이 30분간 의견을 교환할 수 있는 두 여자를 보자,
노력하면 나름대로 같이 동참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던 생각을 완전히 접었다.
문득 그런 농담이 떠올랐다.
친구가 머리를 깎은 걸 보고 반응하는 남자와 여자의 차이점이라는...
남자는 ‘ 머리 깎았네?’ 와 ‘ 응...’ ...이거면 두 친구간의 이발에 대한 대화는 끝이다...
하지만, 여자의 경우는...
‘ 어머~ 너 머리 깎았구나? 너무 예쁘다~’
‘ 정말? 난 거울보고 너무, 너무 실망했는데...너무 붕 떠 보이지는 않니?’
‘ 아니야~~! 너무 예뻐~~ 나도 그렇게 깎고 싶어~~ 근데, 난 얼굴이 너무 크잖니...?’
‘ 너 진심이야? 내 생각엔 네 얼굴 정도면 괜찮은 것 같은데, 살짝 커트만 하면 잘 어울릴 것 같아.
사실 나도 처음엔 그러려고 했는데, 난 그렇게 깎으면 목이 긴 게 너무 두드러져 보일까 못했어...’
‘ 얘 좀 봐? 난 네 목이 부럽다. 얘, 내 어깨에서 주의를 딴 데로 돌릴 수만 있다면 난 뭐라도 좋아~~~’
‘ 너 농담하니? 내 팔 좀 봐~ 얼마나 짧니? 내 어깨가 너 같았으면 좀 더 맵시 있게 옷을 입을 수가 있었을 텐데....’
그리고는 계속 꼬리를 물고 주제가 확대되면서 끝없이 이어지는 대화...
이게 남자와 여자라는 이야기...
정말로 실감이 났다.
그렇게 마지막 코스로 밀리오레의 모든 층을 샅샅이 훑고서야 끝난 쇼핑은,
두 여자의 손에 들린 각자 미니스커트 한 벌과 쫄티 두 장의 결과를 낳았다.
장장 4시간여에 가까운 강행군 끝에서야,
카페로 가서 차를 마시자는 의견 일치를 보고 들어섰을 때,
완전히 탈진을 해 좀비처럼 흐느적거리는 자신과는 달리,
어둠을 맞이한 뱀파이어처럼 더 생기가 넘치는 두 여자에 민은 두려움마저 느꼈다.
“ 그런데...언제 가려고? 강의가 있을 거 아냐?”
“ 으, 응...상훈이한테 대출하고 노트필기는 책임지라고 했어...킥킥...”
“ 하하하~ 완전히 노예구나....그래서..언제까지?”
“ 응~~ 원래는 월요일에 출발해서 집에는 화요일에 들어갈 생각이었는데....
모르지~~? 오빠가 재밌게만 해주면 아예 눌러앉을지도~~ 호호호~~”
결국엔 병호에게 가서 1박을 하겠다는 소리였다.
그나마 평일에 간다니 다음 날 아침 일찍이면 들어가야 하겠지만....
하지만, 그때의 일이 떠올랐다.
채 6시도 안된 시간에 모텔로 들어가서 새벽까지 쉴새 없이 울려 퍼지던 동생의 신음소리....
“ 오빠...”
“ 응? 왜?”
자신의 어두운 내심이 겉으로 드러나기라도 했던가?
갑자기 나지막하게 말을 해오는 주연에 흠칫했다.
“ 우리...”
“ 으, 응...그래..우리...”
일단 서두를 보니 그런 이야기는 아닌 것 같아 안심이 되었다.
“ 밖에선 그만 놀고, 삼겹살이나 사서 들어가자...응? 편하게...”
“ 그, 그래? 고, 고마워...”
“ 킥~~~”
“ 아, 아니...그, 그게 아니고...”
혹시나 나이트나 소문이 자자한 클럽에라도 가자고 할까 잔뜩 긴장을 했었다.
기진맥진한 자신과는 달리 반짝반짝 후광까지 비치는 것 같은 두 여자였기에...
그리고, 그렇게 사람이 바글바글 부대끼는 곳에 지금의 컨디션으로 간다면?
그건 거의 고문이나 다름이 없었던 것이다.
그러던 차에 주연의 말은 정말 천사의 계시나 마찬가지였다.
찬란하게 빛나는 광명의 빛줄기에 감격스러운 마음으로 무심결에 고맙다고 하고 만 것이었다.
그런데, 말을 해놓고 보니 너무나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 같았다.
깔깔거리는 주연이나 소리를 내지는 않지만 웃음을 참지 못하는 동생을 보니 확실했다.
“ 호호호호~~ 알아...알아..오늘 오빠가 무척 힘들었다는 거...킥킥킥~~”
“ 아....그렇게 표가 났었어?”
“ 크큭~ 그걸 모르면 장님이게? 완전히 시든 배추 같았는데...그래도 그렇지...고맙다니...호호호~~
오빠한테 고맙다는 소리 듣기가 이렇게 듣기 쉬울 줄 알았으면 진작에 자주 이럴걸....호호호~~”
“ 호호호~~”
결국엔 새미마저 소리를 내가면서 웃었다.
그래...맘껏 웃으렴...이 오빠가 이렇게 망가져도 너희만 즐겁다면야....
민은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들이 즐거워한다는 사실에 조용히 만족하기로 했다.
하지만.....
무지 억울한 게 사실이었다.
그 인고의 시간을 버틴 결과가 결국엔 이런 어릿광대라니...크흑....
“ 아잉~~ 오빠~~ 그렇게 울상을 짓지마...대신에 들어가서는 오빠는 손 하나 꼼짝하지마...
우리가 몽땅 다 할 테니까....응? 알았쮸~~ 우리 아기~~ 킥킥~~”
“ 너~?”
“ 흐흐흐~ 오빠~~아~~ 그거 알아?”
“ 뭐, 뭐가?”
갑자기 음흉한 표정을 지으면서 웃음소리까지 음산하게 흘리는 주연에,
자신을 놀리는 걸 응징하려던 민은 주춤하고 말았다.
왠지 섬뜩한 느낌....
“ 오빠가~ 그렇게 울상을 짓거나~~ 화를 내는 척 인상을 쓰면....”
“ 척? 척이라고?”
“ 호호호~ 몰라~ 내 눈엔 그렇게만 보이는 걸?
하여간에 오빠가 그러면...너무 귀여워서...콱 안아버리고 싶단 말이야....흐흐흐~~”
“ 야~ 야~ 너 설마? 여기서 또?”
“ 쿡쿡쿡~~ 그러니까..그런 표정은 그만 짓고 우리 빨리 가...응?”
“ 그, 그래...그러자...”
아닌 게 아니라 주연의 눈빛이 마치 귀여운 곰 인형을 앞에다 두고 안고 싶어 안달이 난 아이의 것이었다.
더군다나 주연의 성격상 저건 단순한 협박이 아니었다.
언제 돌변해서 행동으로 나올지는...
왠지 자신을 바라보는 동생의 눈빛도 주연을 비슷하게 닮아있는 것 같아서 설득력이 더욱 강했다.
얘들이야 가면 끝이지만, 자신은 달랐다.
만약 주연의 젖가슴에 안겨서 강아지처럼 머리라도 쓰다듬어지는 장면을 아는 누가 보기라도 한다면,
조금은 존경스런 눈길을 받는 복학생 선배님의 위치는 그날로 쫑이고 바로 만만한 팔불출 인증이었다.
민은 등골로 식은 땀이 흐르는 걸 느끼면서 서둘러 일어섰다.
“ 오빠....”
“ 응? 왜?”
밖으로 나와 천천히 길을 걸었다.
집까지 거리가 조금 되기는 했지만 그래도 못 걸을 정도는 아니었다.
추위가 거의 가셨기에 오히려 밤길을 걷기에는 딱 좋았다.
하물며 이렇게 사랑스러운 자신의 여자들이 양쪽에서 따스하고 부드러운 느낌을 전해주고 있는데야...
그때 주연이 조용히 불렀다.
조금 전까지의 그 장난스럽던 음성이 아니라 차분한 목소리였다.
“ 우리 때문에 너무 힘들게 해서 미안해...고마워...그리고 사랑해...오빠...”
“ 하...하...그럴 정도로 힘들지는 않았어...나도 무척 즐거웠으니까...”
“ 오빠...나도...고마워.........”
주연의 진심 어린 마음이 전해져 왔다.
그리고, 바로 동생 새미의 말도 이어졌다.
하지만, 머뭇거리다가 끝내 잇지 못했던 건, 아마도 사랑한다는 말이었을 것이다.
너무나 내뱉고 싶었을...
민은 주연 몰래 동생의 손을 꼭 쥐어주면서 잘 안다는 눈빛을 보냈다.
참으로 즐겁고 따스한 봄날의 저녁 한때였다.
“ 호호호~ 어때? 이젠 기분이 풀렸어?”
“ 하하하~ 내가 언제 풀릴 기분이나 있었어?”
“ 흐응~~ 뭐~ 어쨌던...이런 서비스를 받는데야 안 풀리면 안되지...안 그래? 오빠?”
“ 으, 응...그거야...하...하...”
씻고 갈아입을 반바지들을 줬는데도,
주연은 오늘 고생한 것에 대한 서비스라면서,
동생을 함께 끌어들여 샀던 미니스커트를 입을 걸 고집했다.
뭐..덕분에 민의 눈은 아주 호강을 하고 있었다.
방바닥에 주저앉아 양반다리를 한 주연뿐만이 아니라,
옆으로 다리를 가지런히 모은 동생마저도 언뜻 팬티의 끝자락이 비칠 정도였다.
그러니, 그 미끈하게 빠진 다리는 물론 새하얀 허벅지는 말할 필요도 없었다.
처음에 몇 번 숨겨보려 애를 썼던 발기도 취기가 오르자 모르겠다 싶었다.
결국엔 그게 주연이 어떻게 보느냐가 문제였지만,
이미 주연과는 동생만이 아니라 엄마까지 등장시켜서 유희를 즐기지 않았던가?
그리고, 그건 현실이 되어버렸고...
오히려 억지로 숨기려 하는 게 주연에게 이상하게 보일 것도 같았다.
“ 솔직히 말해봐~ 오빠~ 기분 좋지? 우리가 이렇게 야하게 입고 있으니까...”
“ 당연하지...하하하~~ 자~ 건배~”
약간은 미묘하고 복잡한 감정들이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각자의 기저에 흐르고 있었지만 즐거운 건 분명한 사실이었다.
그래서 주연의 말에 선선히 대답했다.
잔을 부딪쳐오는 동생의 눈빛도 이젠 꽤나 도전적으로 보였다.
그리고는, 옆으로 모았던 다리를 슬며시 주연처럼 양반다리로 바꾸었다.
마치 치마 밑을 봐달라는 것처럼....
잘못 봤을까?
치마가 펄럭일 때 얼핏 팬티의 중앙이 습기로 짙어진 것 같던 게...
아마 착각이 아닐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을 2주 만에 만났으니 그렇게 젖는 게 어쩌면 당연한 반응이었다.
주연이 그런 상태라는 건 이미 눈으로 확인을 했었다.
자신이 안아주기를 바라고 팬티를 적신 아름다운 두 여자...
그곳의 은밀하고도 진한 냄새가 맡아지는 것만 같아 발기는 가라앉긴커녕 더욱 기승을 부렸다.
“ 후후후~ 오빠~~”
“ 응? 왜?”
“ 그 동안에...무척 외롭긴 외로웠나 봐?”
“ 으, 응? 그게 무슨 말이야?”
잔을 내려놓은 주연이 묘하게 웃으면서 말했다.
둥글게 휜 눈가와 입술로 강렬한 색기가 흘러 민을 들뜨게 만드는 그 모습....
왠지 방안이 후끈 달아오르는 것만 같았다.
“ 쿠쿡~ 아침에도 그러더니..지금도....부러질 것 같아...오빠~앙~~”
“ 헛~! 주, 주연아~?”
“ 히히히~ 뭘 그렇게 놀라고 그래? 이미 다 봤는데? 안 그래? 새미야?”
“ 주, 주연아?”
이번엔 갑자기 새미에게로 화살이 날아가자 동생 역시 당황해서 어쩔 줄을 몰라 했다.
“ 호호호~ 너도 아침에 봤잖아?
오빠 게 완전히 커져서~ 건들건들~~ 깔깔깔~~
우리보고 반갑다고 인사를...킥킥킥~~”
“ 주, 주연이 너~?”
“ 읍~ 읍~”
민이 보다 못해서 손으로 입을 막자 주연이 버둥거렸다.
“ 아잉~~ 오빠는? 뭐 어때? 어린애도 아니고?”
“ 너? 우리끼리도 아니고...새미도 있는데....”
“ 오빠...난 괜찮아...그러지마...주연이 무안하게...”
“ 새, 새미야?”
“ 치~~ 봐~~ 새미도 애가 아니라니까? 헹~”
참으로 난감했다.
각자라면 아무런 문제도 없는, 아니, 오히려 굉장히 즐기고 있을 대화이지만....
이렇게 한자리에 앉으니....
그런데, 동생이 저렇게까지 나오는데야 더 이상은 주연을 말리기도 그랬다.
주연의 말처럼 자신은 여동생을 데리고 가서 남자친구와 모텔 방에 넣어주기까지 하지 않았던가?
물론 주연이 알고 있는 건 거기까지였지만 말이다.
그리고, 자신이야 이미 엄마와 새미를 성적인 대상으로 여기고 있다는 건 다 밝혀진 것이고...
“ 어때? 새미야...오빠가 지금도 이렇게 돼있는 게 불편해? 말해봐...솔직히...”
“ 아, 아니야...난 괜찮으니까 편하게 이야기해...”
주연이 다시 한번 동생에게 물어서 민이 말리지 못하게 못을 박아버렸다.
“ 호호호~ 그래..사실...술을 먹을 땐 이런 이야기가 제일 재미있잖아? 맞지?”
“ 으, 응....그래...”
약간은 어색하게 대답하는 새미...
하지만, 얼굴이 갑자기 더 발개지는 모습을 보면 분명히 흥분을 하고 있었다.
이 야릇한 상황과 분위기는 민에게도 역시,
당황스러운 마음과는 별개로 진득한 흥분을 던져주고 있었다.
“ 어땠어?”
“ 뭐...가?”
어느 사이에 자신은 제3자가 되어서 두 사람의 대화를 듣고 있었다.
그런데, 묘하게도 그게 굉장히 자극적이었다.
자신의 두 여자가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니...
그것도 한 쪽은 그 사실을 전혀 모르는 상황에서...
“ 오빠 거...말이야...”
“ ..그, 그게 뭐?”
이 당황스러운 상황에도 자신에 비해서 오히려 더 평정을 유지하는 것 같던 새미가 갑자기 흔들렸다.
그나마...자지라고 대놓고 표현을 안 한 게 다행이랄까?
아직은 많이 취하지 않은 덕분이었을 거다.
더 취했더라면 어땠을지는...
하지만, 그러면서도 주연이 그러는 걸 보고 싶었다.
그리고 동생의 대처도...
이 모든 게 지금 민에게는 굉장한 흥분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 아이~ 참? 그게 뭐라니? 그냥 딱 봤을 때 든 생각이 있었을 거 아냐?
얘는 오빠가 있다고 자꾸 말을 돌리기는? 내가 궁금해서 묻잖아?”
“ 아, 아니..그, 그게..그러니까...”
동생의 페이스가 확실히 무너졌다.
아까와는 달리 민은 말리거나 그러지를 않고 일부러 모른 척을 했다.
상황이 점점 더 흥미롭게 변하는 것이 자극적으로 느껴졌기 때문이다.
“ 그냥...오빠는 여기에 없다고 생각하고 말해봐...어땠어?”
“ 아...난...그, 그냥...잘...모르겠어...별다른 생각이 없어서...”
조금은 실망스러운 전개였다.
하지만, 그냥 이대로 쉽게 물러설 주연이 아니었다.
그리고, 역시나....
“ 쳇~~! 자꾸 그런단 말이지?
좋아~~ 아주 쉽게 대답할 수 있게 해줄게...병호 거하고 비교해서는 어땠어?”
“ 어머~ 너?”
“ 윽~!!”
이번에는 민도 너무나 당황을 했다.
그런데...
“ 그건 딱 봐도 알 거 아냐?
오빠 자지가 병호 자지보다 크다 작다, 아니면 굵다 가늘다...
하다 못해...색깔이 더 검다거나...더 단단한 것 같다든지....”
역시나 결국에 터지고 말았다.
그나마 주연이 아직 별로 취하지 않은 것 같아 다행이라고 생각했던 자신의 착각이었다.
깜박했었다.
주연은 맨 정신으로도 이보다 더 황당한 짓을 할 수 있는 아이란 걸....
“ 치이~ 그래도 끝까지 대답을 안 해? 좋아~~ 내가 먼저 말할게...”
이건 또 무슨 소리인가?
먼저 말한다니?
주연이 민을 흘깃 보더니 입을 열었다.
“ 사실 오빠 자지는 상훈이 거보다 더 좋아...
크기는 비슷한데..굵기는 더 굵고 훨씬 더 단단해...특히나 머리가 아주 커...
자~ 됐지? 이젠 너도 말할 수가 있겠지? 어서~~”
“ ...그....그게....”
주연을 말리려다가 주연이 보내오는 눈빛에 멈추고 말았다.
자신을 믿어달라는 그 호소....
상훈과의 과거까지 꺼내면서 이러는 게 단순히 재미로만 그러는 것 같지는 않았다.
혹시나...자신과 나누었던 그 유희를 정말로?
민은 갑자기 가슴이 마구 뛰었다.
“ 오빠...괜찮지? 이런 이야기를 가지고 마음에 두지는 않을 거지? 응?”
“ 그, 그래....”
주연의 도움을 요청하는 듯한 말에 무심결에 고개를 끄덕이고 말았다.
지금까지 주연이 자신에게 해가 되는 일을 한 적도, 그리고 할 이유도 없었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아니, 그것보다는 자신이 기대하는 뭔가를 꼭 해주길 응원했다.
“ 자...이젠 말해봐...오빠도 괜찮다니까...솔직하게....괜히 꾸미지는 말고...”
“ ...........”
“ 안 들려..조금 더 크게 말해봐....”
고개를 푹 숙이고 목덜미까지 빨개진 동생이 뭐라고 웅얼거렸다.
그건 부끄러움이 아니었을 것이다.
이미 모든 걸 나눈 사이인데 노골적인 이야기를 한다고 해서 저렇게까지 부끄러울 이유는 없다.
아마, 미안함이었을 것이다.
둘이 있을 때도 가급적이면 언급을 하지 않으려 했던,
그리고, 며칠 후면 또다시 몸을 섞게 될 자신의 또 다른 남자의 존재에 대한....
“ ..오빠 자지가 더 좋아...크고 단단하고 굵어...병호 자지보다 훨씬 더...”
“ 헉~!! 새, 새미야...”
갑자기 고개를 바짝 쳐든 동생이 무슨 결심이라도 한 것처럼 아주 또렷하게 말했다.
그것도 애매하고 야릇한 표현을 써서...
듣기에 따라서는 단순히 눈으로 본 게 아니라 직접 경험을 해봤다는 뉘앙스가 아주 강한...
“ 호호호~ 그러면 그렇지~ 역시 우리 오빠 자지가 최고구나~~? 자~ 건배~~”
“ 으, 응...”
“ 얼른 오빠도 들어~~”
“ 그, 그래...”
이미 자신의 성기를 두고 자지라고 대놓고 부르는 대화가 오간다는 것쯤은 문제가 아니었다.
주연은 정말로 기분이 좋다는 듯이 잔을 높이 들었다.
과연 무슨 생각으로 저러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