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촌리 설화(金村里 說話) - 28
금촌리 설화(金村里 說話) - 28
"이눔의 시키!"
와락 방문이 열리며 들려 온 고함소리에 화들짝 고개를 돌렸던 나는 아예 눈을 질끈 감아 버렸다.
내 머리 위에는 곧 내려 찍을 시퍼런 낫이 보였다. 더구나 그 낫의 임자는 지금 몸을 섞고 있는 여인의 남편인 임판돌이다.
아, 나는 이제 죽을꺼야. 죽지 않더라고 병신이 되겠지. 그렇다면 차라리 죽는게 낳을꺼야. 죽을 때는 얼마나 아플까. 하지만 이건 모두 내 잘못이야. 나는 죽어도 싼 놈이야. 그래도 이렇게 죽는 것은 너무 무섭고 싫어. 이걸 어쩌나. 어쩌면 좋아. ...... 불똥이 튀는 것처럼 토막토막의 생각들이 스쳐 갔다.
"이 대가리 피도 안 마른 놈이 ...... !"
다시 소리가 들렸을 때 나는 아직 죽지 않았다는 것을 알았다.
나도 무엇인가를 해야 한다. 그래서 엉덩이를 들었으나 꿈쩍도 하지 않았다. 죽을 힘을 다 써 보았다. 그러자 밑에서 "아얏!" 이라는 비명이 터져 나왔다.
이런 제기랄, 자지가 빠지지 않는 것이다.
"여보야! 와, 와, 와 이카노? 잠깐! ...... 좀 참아라!"
내가 행동을 취하기 전부터 내 밑에서 여인의 다급한 소리가 터졌다.
"이 화냥년이 뭘 씨부리노? 네년이 이런 꼴 보이고도 살기를 바라나? 이 죽일년아!"
내가 돌아 보았을 때 낫은 다시 그의 머리 위로 올라갔다. 그러나 완전히 내려 치지는 않고 아까 내가 보았던 높이에서 다시 멈추었다.
"잠깐, 우선 내 말 좀 들어보소! 잠깐만 진정하소! 내가 ...... "
"이 쌍년으 가시냐야! 이런 꼴 보고 뭐를 진정하노? 우선 이놈부터 요절내고 ...... "
그때 내 몸이 빙그르르 돌았다. 뒤집기 한판처럼 내가 밑에 깔리고 그녀가 올라간 것이다. 그 바람에 이불도 들춰져 내게는 안 보이지만, 알몸의 그녀 엉덩이도 일부 드러났을 것이다. 그런 상태로 그녀는 남편에게 고개를 돌리며 악을 썼다.
"그라마 내부터 죽여라! 내가 죽일 년 아이가?"
원래 체격이 큰 편인 그녀가 나를 감싸 안으며 위로 올라가니 숨은 막히지만 낫질을 하더라도 그녀가 먼저 다칠 가능성이 높다. 그녀는 자기 몸을 내던져 나의 방패가 되어 준 것이다. 하지만 그를 정면으로 보게 되자 나는 다시 눈을 질끈 감았다. 그가 높이 든 낫은 여전히 나를 겨냥하고 있었다.
"이 쌍년이 ...... 빨리 못 치우나! 우선 저 새끼부터 ...... ! 그라고 니도 황천 보내 줄께!"
"내부터 죽이라! 그래 뿔나마 내부터 죽이란 말이다!"
그녀는 이제 얼굴도 내 얼굴을 덮은 채 말했다. 얼굴까지 감싸니 나는 완전히 그녀의 품속에 숨은 꼴이 되엇다. 그 위급한 순간에도 잠깐의 틈을 찾아 그녀는 엉덩이를 들었다.
"아얏!"
이번에는 내가 비명을 질렀다. 내 몸이 조금 딸려 갔지만 여전히 우리는 몸을 떼지 못했다. 자지와 보지가 그냥 붙어버린 모양이다.
그녀는 다시 몸을 돌렸다. 그러나 아까처럼 180도 회전을 한 것이 아니라 모로 누운 것이다. 그녀는 남편의 얼굴을 향했고 우리는 아직 서로의 팔도 감은 채였다. 내 등판은 그에게 노출된 것이다. 나는 다시 소름이 끼쳤다.
"여보야, 좀 찬찬히 말로 하자! 당신이 지금 화도 나겠지만 이런 알라 때문에 살인했다 카마 웃음꺼리밖에 더 되겠나? 우선 그 낫 내려 놓고 ...... "
그녀는 다급하게 말했지만 내게는 무척 길게 들렸다. 그러나 신기하게도 그렇게 긴 말을 하는 동안 아까부터 들썩거리는 그의 낫이 내 등판을 찍지는 않았다.
"이 화냥년이 뭐라꼬 주절대노? 알라라이 ...... ? ...... 니는 지금 이 새끼랑 붙어 묵고 있잖나?"
그의 언성이 높아졌다. 그러나 더 앙칼진 소리가 그 말을 덮었다.
"니는 안 그랬나? 더구나 친동생하고 붙어 먹은 놈이 ...... "
"뭐라카노, 이 쌍년이 ...... ? 똥 뀐 놈이 성낸다 카드이 이기 참말로 죽을라꼬 환장을 했구나!"
버럭 소리를 지르는 그의 표정은 보이지 않지만 나는 더욱 겁이 났다. 꼼짝없이 현장을 들킨 마당에 남편의 화를 돋구는 그녀의 말투가 원망스럽기까지 했다. 그의 낫질이 어느 곳에 먼저 갈지 모르지만 위험은 더욱 커지고 있다.
"누가 똥 뀐 놈이가? 니는 동생한테 아까지 배게 하고 ...... "
"뭐라꼬 ...... ?"
잠시 말이 끊어졌다. 조금 있다 그의 말이 이어졌지만 계속 우리를 공박하던 거센 소리와 달리 풀이 죽어 있었다.
"민자가 말했나?"
"그래! 혼례식 전날 나한테 울면서 다 털어 놓더라! 지난 일 내가 되돌릴 수는 없지만, 그래도 다음날 닭 잡아가 고무봉지에 피를 담아 첫날밤 잘 치루게 했다. 하지만 그때 수술이 잘못돼가 영 아를 못낳는 것 아이가?"
"아, 불쌍한 민자 ...... !"
풀죽은 소리보다 더 하게 울먹이는 듯한 소리가 났다. 그러나 그는 다시 반격을 시도했다.
"야 이 쌍년아! 니가 지금 대낮에 서방질하며 뻔뻔스레 내 약점 잡았다고 대드는기가? 내가 혀를 깨물고 죽더라도 우선 네년부터 조질끼다."
하는 말로 보아서 그가 다시 낫을 쳐든 것 같았다. 그러나 나와 아직도 몸이 붙어 있는 여인은 또 비장의 무기가 있었다.
"니는 내캉 살면서도 작은 아씨 친정 다니러 왔을 때 또 붙어 뭇잖나? 친동생을 그리 망쳐 놓고도 어찌 그리 철면피고? 그러면서 남만 탓하나?"
"딱 두번 뿐이다. 그것도 한번은 갸가 다시는 죽어도 못하겠다 캐서 ...... "
그는 혼잣말처럼 중얼거리더니 한동안 말이 없었다.
"에이, 씨팔!"
욕설과 함께 바람이 스치는 소리가 났다. 그가 낫을 휘두른 것이다. 나는 모로 누워 있어 그의 행동을 볼 수 없는데 콱! 소리가 나길래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돌렸더니 문설주에 낫을 박아 놓고 방을 나가는 그의 뒷모습이 보였다.
아직도 살을 섞고 있는 우리를 경악케 하고 떠난 임판돌은 금촌리의 몇 안되는 타성바지중 한사람이다.
나이가 좀 든 사람들은 이미 40살이 넘은 그를 그저 "판돌이"나 "임가" 라고 불렀고, 같은 연배는 "꺽정이"라는 별명을 잘 썼다. 그 별명은 "임꺽정" 이라고 옛날 유명한 도둑 괴수의 이름에서 유래한 것이라는데 실제로 그는 힘이 장사인데다 인상도 험악했다. 한쪽 다리를 약간 절지만 볏섬을 두개씩도 번쩍 들고 팔씨름은 당할 사람이 없었다. 또 수염이 거의 얼굴을 덮고 가슴에도 털이 나 있어 여인들은 뒤에서 "소도둑" 이라는 별명을 부르기도 했다.
그의 아내도 나이는 비슷한 40대 초반인데 더러는 "상주띠기" 라는 택호를 불러주지만 대개는 그저 "임가띠기" 라고 했다. 이런 호칭은 몇대 째 머슴살이로 이어온 그를 업신여기고 얕보는데서 나온 것이다
그의 증조부가 머슴살이로 금촌리에 발을 디딘 후 할아버지와 아버지에 이어 임판돌도 장가를 들기 전까지는 지금 송윤초가 지키고 있는 홍종구네 40간짜리 기와집에서 머슴으로 일했었다고 한다.
대낮에 빠구리를 하다 남편에게 발각된 것부터가 그렇지만, 하필이면 도둑 괴수 같은 임판돌이 낫을 들고 있다는데서 나는 더욱 공포에 질려 온몸에 소름이 돋았었다.
지난 겨울이다. 눈이 가득 쌓이고 매서운 날씨에 먹이가 떨어졌는지 노루 한마리가 마을까지 내려왔다. 너나 없이 사람들이 몽둥이며 쟁기등을 들고 나와 도망칠 길을 막고 몰이를 벌였지만 노루도 날렵해 쉽게 잡히지 않았다.
그러던 중 임판돌이 "얏!" 하는 기합소리와 함께 비스듬히 튀어 오르며 낫을 휘둘렀다. 공중에 뜬 노루를 건드린 것 같기도 하지만 노루는 사뿐히 땅을 밟고 몇걸음을 더 뛰었다. 그러나 그것이 마지막 동작이었다. 임판돌의 낫질에 노루의 앞다리 하나가 몽땅 잘려나간 것이다.
그런 그의 낫 밑에서 먹잇감이 되었으니 얼마나 절망적인 상황인가. 나는 노루만큼 날렵하지도 못하고 이 방구석에는 움치고 뛸 데도 없었다. 하지만 아직 나는 살아 있다.
그의 누이동생 민자는 내가 얼굴도 이름도 몰랐지만, 하여튼 그 남매가 얽힌 지난 날이 내게는 하늘에서 내려온 동앗줄처럼 목슴을 부지해 준 셈이다. 아직도 벌떡벌떡 뛰는 놀란 가슴을 달래는데 밖에서 그의 소리가 들렸다.
"성주 어무이! 오늘 일은 보도 듣도 못한걸로 하소! 입을 벙끗만 해도 여러사람 죽는 꼴 보게 될끼라요."
"암만! 내가 우찌 입을 놀리겠능겨? 내사 죽을 때까지 입을 봉할끼라. ...... 명호 아부지도 마음 좀 진정하소."
벌벌 떠는 소리로 말하는 여인은 이 집의 주인인 나의 새할머니다. 사실 새할머니도 무서웠을 것이다. 임판돌이 실제로 낫을 휘둘렀다면 먼저 당할 사람은 나와 자기 마누라겠지만, 그 다음 표적은 새할머니일 수도 있었다. 바로 우리의 빠구리를 주선한 장본인이기 때문이다.
"아이고마, 내사 간 떨어질번 했다. 명호 아부지 기세 보이 참말로 여럿 살인 나는줄 알았다."
그의 발소리가 멀어지자 새할머니가 아직도 떨리는 소리로 중얼거리며 방문을 열다 "에그머니나!" 라고 비명을 지르며 황급히 방문을 닫았다.
새할머니가 본 것은 남편에게 발각된 뒤에도 여전히 알몸으로 뒤엉켜 있는 우리였다.
"화도띠기 일로 좀 들어오소!"
임가띠기가 새할머니를 다급하게 불렀다. 그러나 방문 손잡이를 잡는 소리가 들렸지만 막상 문을 열지는 못한다.
"내사 남새스러버가 ...... 우선 옷들이나 챙겨 입으마 ...... "
"그런기 아이다. 싸게 와서 좀 도와 주소!"
임판돌이 방을 나간 직후부터 임가띠기와 나는 붙어 있는 몸을 떼려고 거의 몸부림을 쳤다. 그러나 마치 덫에 걸린 짐승의 발처럼 자지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녀도 나도 움직일수록 자기뿐 아니라 상대에게도 통증만 주는 것이다.
"야가 안 떨어진다. 이걸 우째야 하노?"
임가띠기가 눕고 내가 몸을 포갠 채의 자세에서 그녀는 이불을 들추었다. 이런 꼴을 보이는 것은 남이 보는 앞에서 빠구리하던 것과도 상황이 달라 더욱 창피했다. 하지만 남편에게 현장을 잡힌 것 처럼 이것 역시 비상사태다.
"아이구야! 세상에 이런 일도 있구나? 말로만 들었는데 참말로 ...... "
새할머니는 우리가 붙어 있는 상태를 보고 비로서 이해가 된 모양이다. 고개를 비스듬히 해서 맞붙어 있는 우리 몸을 이리저리 살펴 보고서 말했다.
"영도야, 니가 좀 용을 써봐라."
내가 엉덩이를 들썩이려 하자 임가띠기가 황급히 막았다.
"그카지 마라! 아까부터 해봐도 그건 안되잖나."
사실 그렇다. 남편이 들이닥치기 직전까지 그녀는 헉헉거렸고, 질퍽거리는 보지 속에서 자지도 맹렬히 들락거렸건만 어째서 갑자기 이렇게 변해버렸을까? 그때의 내 느낌으로는 날카로운 톱니가 마주해서 자지를 결박한 것 같았다. 그 힘이 너무 세어 피도 못 통해서일까, 자지는 더욱 부풀어 오른 것 같고 움직이지 않아도 통증이 더 심해졌다.
"손이라도 넣어서 우찌 좀 해봐 주소. 내 손은 안 들어간다."
"그럼 좀 모로 누워 봐라."
우리는 또 90도 회전을 했는데 그 정도 움직임에도 둘이 똑같이 통증 때문에 신음소리를 냈다.
새할머니가 우리의 맞붙은 두덩 틈새나 가랭이 쪽으로 손을 집어 넣어 자지를 쓰다듬고 보지도 찔러보며 더듬었지만 해결책은 찾지 못했다.
"아이고, 이래 꽉 차가 내 손도 안 들어간다. 양물이 좀 줄어들어야 할낀데 ...... "
"뭐를 줄여예?"
물에 빠진 사람이 지푸라기라고 잡는다는 격으로 나는 새할머니가 무슨 비방이라도 내는가 싶어 물었다.
"야 이 자슥아! 니 좆을 죽이라는기다. 몸도 쪼매한게 우째 이래 좆만 키워갖고 ...... 내가 참말로 괴물을 만나 이래 욕을 본다. 우째 해서라도 그 좆을 좀 줄이봐라!"
임가띠기가 성질을 내는데 나도 욱 하고 화가 치밀었다. 그녀도 고통이 계속되니 화가 나겠지만 이게 어찌 내 잘못인가.
"아지매가 물고 안 놓아주이 그런거 아닌교? 너무 꽉 물어가 피도 안 통해서 자꾸 붓고 있는데 낼더러 우짜라고요?"
조금 전까지 씩씩거리며 빠구리를 하던 우리가 여전히 자지 보지가 합쳐 있으면서 서로를 원망하고 비난한다는 것은 정말 울 수도 웃을 수도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우리는 모두 절박한 기분이었다.
"아, 이건 아무래도 옥문이 경끼를 일으키가 굳어버려 그런갑다. 문에 빗장을 건기나 마찬가지지. 그러이 아무래도 명호 엄마가 빗장을 풀어야 한다. 그러자마 우선 마음을 좀 편하게 묵고 ...... "
양물이라는 말을 못 알아들었지만 옥문은 보지를 가리키는 것이라고 짐작했다. 지금 빗장을 채운 것은 분명히 보지니까.
"아니, 지금 밑에서도 불이 나고 울화가 치미는데 마음을 편하게 무라이 ...... ? 화도띠기가 내 지경이 되마 마음 편히 할 수 있겠나?"
임가띠기는 새할머니에게도 역정을 냈다.
"그래도 우야겠노? 너무 놀래가 생긴거이 우선 마음을 가라앉치야지. 냉수라도 묵고, ...... 아, ...... 그쨔 지름이락도 쳐 볼까?"
새할머니는 물그릇과 기름병을 가져 왔다. 임가띠기는 바로 눕고 새할머니가 숫가락으로 떠주는 물을 고분고분히 받아 먹었다. 이어 들기름을 손가락에 뭍혀 보지 틈새에 이리저리 발라 보았지만 전혀 효과가 없었다.
그러는동안 나는 팔을 뻗어 윗몸을 일으켰지만 그것도 조금 오래 되자 팔이 아파왔다.
임가띠기는 눈을 감은 채 심호흡을 했다. 그러자 약간은 쳐졌지만 육중한 젖통이 오르락내리락 했다. 이어서 그녀는 작은 소리로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하늘 천 따지 검을 현 누루 황 집 우 집 주 넓을 홍 거칠 황 ...... "
천자문을 외고 있는 것이다. ...... 그 경황에도 웃음이 나오려 했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니 그런 것이 마음을 진정시키는데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
나도 무엇을 외워 볼까. ...... <혁명공약>을 외워 보는데 얼마 안되어 기억이 막혀 버렸다. 다시 구구단을 외웠다. 그러나 6단째 접어들 때 나는 그만두었다. 도대체 정신집중이 안되고 짜증만 나는 것이다. 그녀도 마찬가지였던 모양이다.
"아, 안되겠다! 정말 사람 환장하겠네!"
눈을 뜬 그녀는 사지를 버둥대다 "악!" 하고 비명을 지르며 동작을 멈추었다. 나도 얼굴을 찡그렸다. 이것도 일종의 일심동체일까, 누구라도 움직이면 둘이 다 고통을 받는 것이다.
"우째라도 좀 해보소! 차라리 서방한테 맞아 죽는기 낫지, 이건 사람 피를 말리고 미쳐 죽이는기다."
임가띠기는 거의 발광할 지경이 되어 새할머니를 윽박질렀다.
"내가 뭘 알아야 손을 쓰제. 의원을 부를까?"
"아니, 이런 꼴을 남한테 내보이란 말이가? 앓느이 즉겠다! ...... 우짜다 이런 욕을 보는지 ......아, 정말 사람 미치게 하네."
그녀는 도래질을 했다. 다행히 머리를 움직이는 것만으로는 내게 통증이 전해지지 않았다.
"그러게 처음부터 그라지 말자 캤잖소? 서방이 지척에 있는 대낮에 일을 벌였으이 ...... 명호 아범 설칠 때는 나도 참말로 시껍했다. 둘을 요정냈으마 그 다음엔 내한테 휘둘렀을꺼 아이가?"
새할머니가 작은 소리지만 임가띠기를 탓하는 투로 말했다. 그러자 곧 임가띠기는 역정을 내며 탓을 되돌렸다.
"아니, 지금 불난 집에 부채질 하나? 또 애초에 불지른게 누군데 ...... 도화띠기가 손자새끼하고 붙어먹지 않았으마 이런 일도 애초에 없었제."
새할머니는 찔끔하는 표정이었으나 곧 반격을 시도했다.
"그래! 그때는 내가 눈이 뒤집어져가 그랬다! 하지만 그걸 봤다고 꼭 그래 남의 목줄을 졸라야 하나? 그래가 내보다 더 험한 꼴 ...... 이기 다 벌받는 ...... "
새할머니는 하던 말을 멈추었다. 말이 너무 심하다고 생각한 모양이다.
"아니, 이 여편네가 터진 입이라꼬 참말로 멋대로 씨부리네. 오야! 내는 서방한테도 들켰고 이래 험한 꼴도 보이는 벌을 받았다. 그래, 당신은 벌 안받았다고 이리 씨부리나? 정 그런 식으로 하마 내사 이 꼴로라도 나가서 외칠끼다."
"이 여자가 참말로 환장했구나. 내도 지은 죄 있으이 벌 받아도 어쩔 수 없지만 겨우 마음 달랜 명호 아범 또 낫들고 설치는 꼴 봐야 되겄나?"
알몸으로 거의 발광직전까지 간 여인과, 돕는다고 나섰으면서도 슬쩍 뼈있는 말을 던지는 여인의 주고받는 말은 또 하나의 희비극이다. 남을 탓할 것이 아니라 이런 때일수록 "내 탓이요." 라고 해야 옳은 것 아닌가. ...... 두 여인의 볼상 사나운 꼴을 보면서 나는 그 경황에서도 혼자 반성을 했다.
그래, 이건 내 잘못이야. ...... 모든 일의 발단이 바로 나에게서 비롯되었기 때문이다. 화근은 하필이면 술이었다. 더구나 어른들처럼 마시지도 않은 술 때문에 ......
사흘 전이다.
그날 동네 아이들 몇명과 나는 꽁꽁 언 논 바닥에서 팽이치기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머리에 짐을 이고 또 손에 보따리를 든 새할머니의 모습이 보였다. 나는 인사만 하고 지나칠 수가 없었다. 보따리를 받아들고 함께 걸었다.
"병원에서 오시는거지예? 할부지는 좀 어떠십니껴?"
"이제는 그냥 혼자 몸을 추스리신다. 또 대구 사는 친정 언니가 봐준다캐서 집안 살림도, 애들도 좀 챙기주고 한 사흘 머물다 다시 올라갈끼다."
할아버지는 한 1년전부터 허리병을 앓으며 농사 일은 물론 바깥 나들이도 잘못해 왔는데 새해 들어 갑자기 통증이 심해져 대구까지 가서 결국 수술을 받았다.
아버지 엄마도 한번씩 문병을 갔다 왔으며 한달쯤은 입원해야 한다는데 새할머니는 6살, 4살인 두딸만 집에 놔둔 채 한 1주일쯤 병원에 머물다 집으로 돌아온 것이다.
새할머니를 설명하자면 우선 할아버지의 분가와 재취등 옛날 이야기로 좀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3대 독자였던 상호씨는 부모의 독촉으로 18살 때 4살이나 많은 여인과 결혼해 3남2녀를 낳았다. 위로 두딸은 별탈 없이 자랐으나 첫아들은 3살 때, 둘째아들은 7살 때 각각 병으로 죽고 막내인 광석, 바로 우리 아버지만 남았다. 그리고 조강지처는 더 이상 아기가 들지 않았다.
"아들을 하나라도 더 두어야겠다." 면서 상호씨는 아내가 시퍼렇게 살아 있고 며느리까지 본 처지에 첩을 하나 들였다. 그런데 이 첩은 석녀였던 모양이다. 5~6년을 함께 살았건만 애를 밴적조차 없었다. 그녀가 쫓겨 났는지 스스로 나갔는지는 모르겠지만 상호씨는 결국 첩과 헤어졌다.
상호씨가 첩을 들인 뒤에는 딴방을 쓰며 남편과 일상대화조차 안했었다는 나의 친할머니는 50대에 세상을 떠났다.
1년쯤 뒤 상호씨의 재취 말이 오갈 때 뜻밖에 며느리가 "나보다 나이도 어린 시어머니를 모시고 살 수는 없다." 고 반발했다.
아들도 며느리 편을 들자 상호씨는 분가를 하기로 했다.
당시 우리집은 초가집이지만 집터는 넓은 편이었는데 그 땅을 남과 바꾸고, 변변찮은 농토도 거의 반으로 나누어 할아버지는 지금 임판돌네와 이웃한 곳에 새 집을 짓고 새 아내를 맞았다. 그녀가 바로 내가 새할머니라고 부르는 여인이다.
황도희라는 이름의 새할머니는 할아버지에게 시집올 때 27살이었고 엄마보다 3살이나 적었다. 그녀는 이미 한번 결혼을 했고 남매도 낳았다는데 들리는 말로는 소박을 맞아 혼자 살다 한동안 술집에도 있다가 30년 이상 나이 차이가 나는 할아보지의 후처로 오게 된 것이라고 한다.
비록 후처이긴 하지만 할아버지의 정식 부인이므로 우리가 "할머니" 라고 부르는 것이 바른 호칭이다. 그러나 우선 나이도 우리 엄마보다 젊고 본인도 할머니 소리를 싫어하는 것 같아 어느새 우리 가족 사이에서는 새할머니도 통하게 되었다.
새할머니는 얼굴이 곱상하고 통통했으며 그저 상냥한 여인이었다. 그러나 엄마가 워낙 쌀쌀맞게 대해 할아버지가 분가한 뒤 우리집과는 소원해져 명절이나 아버지가 타지에 나갔다 돌아왔을 때 가끔 얼굴을 맞대는 정도였다.
그런데 재취를 얻은 할아버지는 여전히 아들을 보지 못했다. 후처는 딸만 둘을 낳았을 뿐이다.
게다가 한 1년전부터 할아버지가 허리병으로 기동을 제대로 못하자 농사도 거의 혼자 짓게 되며 곱상했던 얼굴이나 손도 많이 거칠어 졌다. 나는 그런 그녀가 가끔 안스럽게 보이기도 했다.
"어무이!"
대문도 없는 집에 발소리가 나자 방문이 열리더니 이어 두 여자애가 튀어나와 아직 짐을 이고 있는 새할머니의 옷깃에 매달린다. 나보다 나이가 어리지만 고모들인 6살배기 성주와 4살인 영주였다.
나는 보따리를 마루에 놓고 새할머니가 머리에 인 짐을 내려주고 어린 고모들에게 인사를 한 뒤 바로 그 집을 나오려 했다.
"영도야, 그냥 가마 우야노? 잠깐 여 앉아라."
나를 마루에 앉힌 새할머니는 보따리에서 종이봉지 하나를 꺼냈다. 봉지 속에 든 것은 달랑 찐빵 두개였다. 새할머니는 그중 하나를 반으로 나누어 두 딸에게 주고 하나는 내게 건넸다. 두 아이는 손에 든 빵을 한입싹 베어 물고는 똑같이 내 손을 바라본다. 나는 차마 그 빵을 내 입에 넣지 못하고 반으로 잘라 그 애들 손에 쥐어 주었다.
"니 무라! 쟈들도 줬잖나."
"괘않심더. 엄마 없이 있었던 우리 꼬마 고모들이 많이 무야지."
"아, 그럼 우리 이거나 묵자."
약간은 민망한 표정의 새할머니는 머리에 이고 왔던 보따리룰 풀었다. 술 찌끼미가 거의 반자루 쯤 들어 있었다.
"오는 길에 읍내 아는 사람 만나가 좀 얻어 왔다. 돼지도 그동안 잘 못 얻어 먹었을끼니 ...... "
새할머니는 돼지 사료라고 말하면서도 고봉밥은 될만한 양을 양푼에 덜더니 위에 황설탕을 뿌렸다.
찌끼미는 술을 걸르고 난 술밥과 누룩의 찌꺼기로 나도 그 전에 몇번 먹어본 적이 있다. 그냥 먹을 때는 감자나 고구마 찐 것만 못하지만 설탕까지 치면 꽤 괜찮은 군것질감이다.
다만 좀 많이 먹으면 술을 마신 것처럼 취한다는 것이 한가지 흠이다. 그래서 사람이 먹기보다 돼지나 닭 사료로 사용되는데 돼지도 찌끼미를 많이 먹으면 얼굴이 불콰해진 채 네 활개를 뻗고 마치 만취한 사람처럼 유난히 코들 드르렁거리며 잠이 들기도 한다.
그날의 나도 그런 돼지 꼴이 됐다. 네명이 숟갈 하나씩을 들고 양푼에 둘러 앉았는데 어린 고모들은 찐빵 하나씩을 먹어서인지 곧 숟갈을 놓았다. 그러나 나는 들판에서 놀았던터라 좀 출출했고 새할머니가 들려주는 할아버지의 수술이며 큰 병원의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으며 둘이서 그릇 바닥을 완전히 비워 버렸다.
"하하, 영도가 술취했네! 얼굴이 벌겋다."
새할머니가 웃으며 말할 때 나는 얼굴뿐 아니라 온몸이 노곤해 벽에 기댄 채 꾸벅꾸벅 졸고 있었다.
"아주 이쨔 누버가 눈 좀 붙이라. 방이 차니 내는 군불 좀 지펴야겠다."
새할머니는 이미 두 딸이 잠들어 있는 이불 한쪽을 들추어 주었고 나는 그곳에 몸을 눕혔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모르겠다.
하여튼 내가 눈을 떴을 때는 특별한 상황이 벌어져 있었다. 내 바지춤이 벌려져 있고 새할머니가 내 자지를 매만지고 있었다. 언제부터 그랬는지 모르지만 자지는 한껏 성이 나서 끝은 휘어졌고 새할머니 손 안에서 벌떡거리기까지 했다.
"새할무이, 뭐 하능교?"
"어머나!"
아직 잠이 떨 깬 나의 목소리에 새할머니는 몸을 들썩일만큼 놀란 모양이다. 그러나 내 자지를 잡은 손은 놓지 않았다.
"아아, 내사 ...... 이불 잘 덮어 줄라 카다가 ...... 불룩한기 자꾸 꿈틀거려 ...... 뭐가 낐나 하고 ...... "
새할머니는 금방 얼굴이 붉어지며 말을 더듬거렸다. 그때 내가 옷을 챙겨 입고 그 방을 나왔으면 전혀 뒤탈이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아직 잠결에 한껏 탱탱한 자지를 여인의 손길이 주물럭거려 주는 것이 기분 좋아서인지 마치 몸을 내맡긴 것처럼 가만히 있었다.
이에 용기를 얻었는지 새할머니는 아예 한손을 더 얹어 우뚝 선 자지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우리 영도를 그저 알라로만 봤는데 우찌 이리 우람하고 튼실노? 이건 느그 할배를 닮았는갑다."
"할부지 자지가 커요?"
이것 또한 내 잘못이다. 말대꾸를 하지 말았어야 했다. 그리고 그 방을 그냥 나왔어야 했다. 그러나 나는 그저 누운 채 속으로빙긋 웃으며 물었다. 내 자지를 보고는 "문광석 아들 아니랄까바서 ...... " 라던 병호 엄마와 우리 엄마의 말이 떠 올랐는데 이제 할아버지까지 등장하는 것이다.
"하모! 내사 그리 크고 단단한 것도, 그 나이에 그리 힘좋고 오래 끄는 것도 처음 봤다."
"남자 자지들을 많이 봤능겨?"
"응 ...... ?"
새할머니는 놀란 듯 눈을 크게 뜨고 얼굴은 더욱 붉어졌다. 우뚝 선 자지를 잡고 있지 않았으면 결코 입에 담을 수 없는 말, 더구나 손자 앞에서 할 수 없는 말이 튀어나온 것에 자신도 당황한 모양이다.
"내는 그전에 ...... 시집을 갔었는기라. 그러이 서방캉 ...... 그리 되고, 아기도 낳고 ...... 또 혼자 살 때도 교제하던 남자가 있어가 ...... "
마치 과거를 고백하듯 더듬거리는데 새할머니의 지난날은 내게 관심거리도 아니고 간여할 바도 아니다. 그러나 호기심은 여전히 남아 있었다.
"그런데 우리 할부지가 제일 커요?"
새할머니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얼굴은 더욱 붉어진 듯 한데 입가에 살짝 미소가 스쳐가는 듯 했다.
"큰 것만이 아이다. 다른 여자들도 그러더만 그건 크기보다 뜨겁고 오래 끌어야 한다는데 느그 할배는 참말로, ...... 여자를 환장하게 하제. ...... 내사 그 양반 만나가 처음으로 그런걸 알았는기라."
미소가 잠시 스쳤던 새할머니의 표정이 어두어 졌다.
"그런데 허리병 도지고 나서는 그것도 몬하고 ...... 내사 그저 팔잔갑다 하고 지냈는데 ...... 그마 니껄 보고 ...... "
새할머니는 자지에서 손을 놓고 고개를 돌렸다. 나는 바지를 제대로 챙겨 입고 일어섰다. 분위기는 좀 어색했지만 나는 인사를 하고 집에 가려 했다. 그런데 새할머니의 얼굴에 눈물이 한줄기 흐르고 있었다. 나는 괜히 가슴이 뭉클했다.
"할무이, 와, 어디 ...... ?"
"아, 아, 아이다! 내가 잠깐 딴 생각 하느라꼬 ...... 자, 집에 가그라."
새할머니는 당황해 하며 얼른 눈물을 훔치고 살짝 웃기까지 했다. 나는 그 모습이 너무 애처롭게 보였다. 빠구리와 관련된 이야기들을 들어서 그런지 바지 속에는 여전히 자지가 탱탱해 있었다.
"새할무이, 내가 ...... ? ...... 우리락도 한번 할까요?"
"뭐라꼬 ...... ?"
새할머니는 눈을 크게 떴다. 그리고는 곧 나를 외면했다. 그러나 눈물을 흘리며 제 색깔을 찾았던 얼굴이 붉어진 것은 옆으로도 보였다.
"니가 ...... ? ...... 니가 할 수 있나?"
나는 가만히 고개만 끄덕였다.
"아아, 영도야! 아아, ...... 내사 모른다. ...... 내사 몰라. ...... "
새할머니는 서 있는 내 엉덩이를 감싸며 바지 앞섶에 얼굴을 부벼댔다. 이어 새할머니가 혁대를 끄르며 바지를 내리자 자지가 툭 튀어나왔다. 새할머니는 나를 휘감은 채 뒤로 누워 버렸다. 나는 볼기짝만 들어낸 채 몸을 포갠 자세가 되었다.
이제는 나도 무슨 행동을 해야 한다. 치마를 들추며 한손을 고쟁이 속으로 집어 넣었다. 수북한 털 중간은 벌써 물끼가 그득했고 손가락 하나가 쑥 들어갔다. 나는 새할머니의 치마속 내복을 벗기려 했다. 새할머니가 엉덩이를 들어 주어 무릎께까지 내려 졌는데 갑자기 내 손을 잡으며 말했다.
"여서는 안되겠다. 저 방으로 가자. 아까 군불도 때가 뜨실끼다."
우리는 다시 옷을 추스렸다. 그리고 잠들어 있는 어린 고모들을 놔둔 채 건너방으로 장소를 옮겼다.
일단 건너방으로 오자 새할머니의 행동은 거침이 없었다. 치마와 고쟁이를 벗어 방바닥에 던지고 나도 얼른 바지와 내복과 팬티를 벗고 우리는 이미 펴 있는 이불 속으로 들어갔다. 새할머니는 곧바로 내 자지를 잡아끌고는 자기 몸속에 집어 넣었다.
"아아! ...... "
1년쯤 빠구리를 굶으면 이렇게 되는 걸까, 새할머니는 두팔과 두다리로 내 몸을 옭죄고 얼굴을 부비고 몸을 뒤흔들면서 신음을 질렀다. 그 열기에 휩쓸려 나도 곧 방아질을 시작했다.
"아, 잠깐! ...... 우리 이거 다 벗어뿌자."
새할머니가 먼저 저고리와 내복을 벗어 제꼈다. 브래지어를 하지 않아 곧 젖통이 드러났다. 애를 여럿 낳았다지만 별로 쳐지지 않았고 다만 젖꼭지가 좀 컸다. 나는 그 젖꼭지를 입에 물고 다시 방아질을 시작했다.
"아, 쪼매 ...... 쪼매만 천천히 ...... 쪼매 있다가 ...... "
새할머니는 두발로 내 엉덩이를 짓눌러 꿀렁거리지 못하게 하고는 헉! 헉! 거리다 밑에서 엉덩이를 들고 좌우로 흔들었다. 얼마 전 꼽추 할매와 할 때처럼 빠구리를 오래 끌고 싶어서인 것 같았다. 그러나 나는 웬만큼 오래 할 자신이 있었고 자지도 더 큰 자극을 조르고 있었다. 천천히, 그래서 거의 뺏다가 깊숙히 넣기를 몇번 하다 속도가 빨라지기 시작했다.
"으! ...... 으! ...... 으! ...... 으, 으, 으!"
마치 방아질에 박자를 맞추듯 으! 소리가 튀어 나오며 간격도 빨라졌다. 그러나 곧 소리와 성량이 바뀌었다.
"아앙! ...... 아앙! ...... 앙! ...... 앙, 앙, 앙! ...... "
새할머니는 마치 어린아이가 울듯 그냥 울음소리를 내더니 거의 울부짖다시피 했다, 그런데 그 소리가 그치며 팔과 다리로 내 몸을 옥죄었던 포승도 풀렸다. 잠시동안은 숨소리도 나지 않은 것 같았다. 새할머니가 기절한 것은 아닐까 걱정이 될 정도였다.
"새할무이, 괘않십니꺼?"
"응? ...... 아아 ...... "
새할머니는 잠에서 갓 깨어난 사람처럼 눈이 풀어진 모습으로 중얼거렸다.
"새할무이가 위로 올라 오실랍니까?"
"응? ...... 어어 ...... ?"
이제는 잠이 완전히 깬 것인가, 눈을 번쩍 뜨더니 나를 정면으로 쏘아보았다. 다시 눈을 감는 동안 얼굴이 붉어지기 시작했다.
"아아, 내가 이거 무슨 짓을 한기고? ...... 내가 참말로 눈이 뒤집어지고 정신이 나갔구나! ...... 영도야, 이제 그마 옷입자."
돌변한 새할머니의 표정과 말을 나는 이해할 수가 없었다. 조금 전까지 앙,앙! 어린애 울음소리를 내며 그토록 열광하더니 갑자기 그만두자니 ...... 더욱이 내 자지는 지금도 보지에 꼽혀 있었다.
"내가 잠시 미쳐 돌아가뿌따. 이제 정신을 찾았는데 우찌 또 그짓을 하노? 영도야, 그마 하자."
붉어진 얼굴에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새할머니는 엎어져 있는 나를 밀어내려 했다.
"할무이, 나는 아직 안 끝났어예."
볼멘 소리가 나올만큼 나는 심통이 났다. 잠깐 잠이 든 손자의 자지를 꺼내 맘껏 희롱하고, 빠구리까지 하면서 실컷 좋아하더니 자기가 만족했다고 싹 안면을 바꾸는 것에 밸이 꼴렸다. 나는 여전히 탱탱한 채 보지 속에 들어있는 자지를 서서히 박아댔다.
"아이, 영도야! ...... 하지 마라! 이제 그마 해라!"
새할머니는 거의 울상이 되어 애원하듯 말했다. 그럴수록 나는 더 화가 났으며 발딱 선 자지 역시 끝장을 보지 않고는 그만둘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었다. 나는 방아질을 더욱 빨리 했다.
"정 그라마 빨리 끝내라."
새할머니는 두팔을 내린 채 외면을 하고는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병상의 영감도 그렇지만, ...... 영도, 느그 아버지 어무이 얼굴을 우찌 보겠노?"
나는 자지를 뺐다. 그러나 모든 행동을 멈춘 것은 아니다. 거칠게 거의 명령조로 말했다.
"엎드리소!"
"뭐 ...... ? 와 ...... ?"
"새할무이가 내 얼굴도 보기 싫고 안아주지도 않잖아요? 그라마 차라리 얼굴 안보고 ...... "
"아이 참, 그래도 ...... "
얼굴이 더욱 붉어지며 새할머니는 망설이고 있었다.
"빨리 끝내라면서요?"
"아이 참 ...... "
눈을 한번 질끈 감았다 뜬 새할머니는 엎드리며 엉덩이를 높게 들었다. 얼굴과 손은 볕에 그을렸건만 엉덩이는 눈부시달만큼 희었다. 다시 자지를 꼽은 나는 맹렬히 박아 댔다.
속도가 점점 빨라지자 바닥에 얼굴을 박은 새할머니에게서 음! 음! 이라는 신음이 나왔다. 아까 바로 누웠을 때의 으! 으! 하고 박자를 맞추던 것과는 달리 이를 악물고 그 사이로 나오는 소리 같았다. 나는 더욱 찌르기를 빨리 했고 물끼가 넘치는지 찌걱! 찌걱! 하는 소리도 크게 들렸다.
"하악! ...... 하아, 하아 ...... !"
고개를 들고 가쁜 숨을 털어낸 새할머니의 입에서 그예 "앙! 앙! 앙! ...... " 이라는 울음소리가 터져 나올 때 나는 승리자가 된 기분까지 들어 마지막 한방울까지 깊숙히 사정했다.
그런데 사정이 끝나자 아직 자지를 꼽은 채로 마치 감정이 곤두박질 치듯 허망함과 후회가 밀려 왔다.
내 몸에 원래 잔인한 피가 흐르는 것일까. ...... 새할머니가 왜 나를 거부하고 망설이는가, 그 이유를 알면서도 나는 고집을 부려 결국 빠구리를 마쳤다. 비로소 나는 그 허망함 속에서 나의 잔인한 행동을 뉘우치고 있었다.
비록 친할머니는 아니지만 할아버지의 정식 부인이므로 나와는 2촌간인 할머니다.
나쁜 잠버릇 때문에 엄마와 생각지도 않았던 빠구리를 한 것도 영 개운치 않은 일인데 할머니와 빠구리를 한 것은 더 나쁜 일이다. 더구나 새할머니가 "그만 하자." 고 애원하다시피 했는데 나는 거의 강제로 그 보지 속에 정액을 퍼부었다.
처음 내가 새할머니에게 빠구리를 제의한 것은 갑자기 애처롭게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것은 어쩌면 나 자신조차 속이는 핑계일지 모른다.
더구나 요즘의 나는 빠구리에 굶주렸다거나 그리 아쉬울 것도 없는 형편이었다. 당장 금촌리에서만도 얼굴만 보이면 빠구리 하자고 몸을 벌려줄 여인들이 여럿 있었다. 내리, 율곡리, 읍내에까지 범위를 넓히면 상대는 더욱 많았다.
그런데 왜 싫다는 할머니에게 거의 강제로 하다시피 그랬을까. 후회와 뉘우침으로 기분이 엉망이었다.
새할머니는 벗어 놓은 속옷으로 정액이 흘러 내리는 보지를 닦고는 내 자지와 불알을 꼼꼼히 닦아주었다. 그러나 표정은 어두웠고 자신은 알몸인 채 내 바지를 입혀주고 혁대를 채워주며 끝내 울음을 터뜨렸다.
"영도야, 미안하다! 내가 잠시 미쳐가 정말 못된 짓을 했다!"
눈물을 흘리며 울먹이는 새할머니를 보며 나는 다시 아까 우리가 빠구리를 하기 직전처럼 안스러운 기분이 들었다.
"아이라예, 새할무이. 내가 잘못했심더. 아까 하지 마라 캤을 때 그마 해야 되는긴데 ...... "
"아이다! 니 잘못은 없다! 손주캉 이런 내가 미친년이지. ...... 아, 느그 아버지 어무이 낯을 어찌 보노?"
새할머니는 돌아서서 옷을 차려 입으면서도 몇차례나 땅이 꺼질 듯 한숨을 쉬며 눈물을 훔쳤다. 새할머니가 더욱 애처롭게 보였지만 딱히 위로할 길도 없어 내 마음은 더우 울적했다.
"영도야, 할매가 참말로 잘못했다만 오늘 일은 니나 내나 누구한테도 절대로 말하마 안된데이. 내 말 알겠제?"
내가 못 미더웠는지 새할머니가 다짐할 때 나는 "걱정 마이소."라며 고개도 끄덕여 보였다.
그러나 우리가 아무리 약속을 지킨들 완전한 비밀은 될 수 없었다.
이튿날 새할머니가 우리집엘 들렸다. 나는 찔끔했는데 새할머니는 엄마와 할아버지 병세며 두고간 두딸의 이야기등을 했다. 그리고 가면서 나에게 눈을 찡끗했다. 잠시 후 나가보니 담벼락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영도야, 큰 사달이 났으이 우야마 좋노? ...... 니가 할매를 좀 도와줘야겠다."
새할머니의 겁에 질린 표정에 나도 가슴이 덜컹했다. 그러나 사정을 듣자 별것 아니라는 생각에 마음이 놓였다. 새할머니의 말은 "옆집의 임가띠기가 우리의 빠구리 하는 것을 보고 자기도 영도와 한번 하게 해달란다." 는 것이다.
"싫어예!"
나는 한마디로 거절했다. 새할머니가 다시 한번 사정했지만 내 마음을 돌리지 않았다.
"아, 우짜마 좋노 ...... ?"
새할머니가 걱정스런 얼굴로 돌아갔지만 나는 싹 잘라 거절하기를 잘했다고 생각했다.
나는 우선 빠구리를 하다 남에게 들키면 꼭 그 여인과도 하게 되는 일이 신기하게까지 느껴졌다.
서울띠기와 재실에서 하다 꼽추 할매에게, 병호 엄마와 하다 효석 아재 아지매에게, 박금지와 하다 그 언니인 금순에게, 또 달자네 집에서 엉켰다가 그 올케와도 결국 빠구리를 하게 된 것이다. 되돌아 보면 또 그 상대들이 모두 나쁘지 않았다. 오히려 그렇게 들킨 것이 행운이라고까지 할만 했다.
그런데도 새할머니의 부탁을 야멸차게 거절한 것은 우선 임가띠기가 싫었기 때문이다. 인상부터가 남편인 "꺽정이"와 닮아 못생긴데다 디룩디룩 살이 쪘고 아랫입술이 튀어나온 것이 평소에도 심통께나 있어 보인다. 실제로 내가 더 어릴 때 동네 아이들과 노는데 자기네 배추밭을 밟았다고 온갖 욕설을 해대며 화를 내는 바람에 정나미가 떨어져 그후 얼굴이 마주쳐도 인사도 안하고 지나친다.
그런 여인이 내게 빠구리를 해달라고 ...... ? 어림없다! ...... 안 해준다고 어디 소문이라도 낸다면 내가 전에 꼽추 할매에게 공갈을 쳤듯이 어른인 자신이 더 망신을 당할 것이다. ...... 나는 그런 식으로 생각해 버렸다.
그런데 이튿날 점심을 먹고 났을 때 새할머니가 다시 찾아왔다.
"니 우리집에 좀 가자!"
손목을 잡아 끄는데 어쩔 수 없어 새할머니네 안방에 마주 앉게 되었다. 말을 듣고 보니 새할머니의 입장이 무척 절박했다.
새할머니는 우선 지금 임가띠기의 신세를 많이 지고 있는 셈이다. 할아버지의 갑작스런 입원으로 새할머니마저 집을 비우게 되자 임가띠기가 두딸의 보살핌이며 지금 키우고 있는 돼지와 닭의 먹이 주는 일까지 모두 챙겨 주는 실정이다. 그런데 내가 자기와 빠구리하자는 것을 거절하자 새할머니를 "더 이상 못 도와주겠다." 고 심통을 부린다는 것이다.
"내사 니캉 그리 된 것도 마음이 괴로븐데 이래 번질 줄 몰랐다. 아, 우야마 좋겠노? ...... 집안 일 대충 만지고 오늘 대구로 올라갈라 캤는데 이래도 저래도 몬하고 그저 마음이 막막하다."
울먹이며 말하는 새할머니의 딱한 사정을 나도 더 이상 외면할 수가 없어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
"힘들어도 후딱 해 줘삐라. 딱 한번이라고는 내가 못박아 놨다."
새할머니가 내 의사를 전달하고 데려온 임가띠기가 건너방의 아랫목에 주인인양 버티고 앉아 있었다. 어른이라 내가 먼저 꾸벅 인사를 했다. 그녀는 표정 변화도 없이 고개만 까닥했다. 그 거만한 자세부터가 기분이 나빴다.
"자, 벗어 봐라!"
"예 ...... ?"
"느그 할매한테 이야기 안들었나? ...... 그라마 옷도 벗어야 될꺼 아이가?"
마치 나를 노예나 돈을 주고 산 놈 정도로 생각하는 것 같았다.
"아지매는 안 벗는겨?"
"뭐라꼬 ...... ?"
그녀는 인상을 쓰며 내 아래 위를 훑어 본다. 하지만 나는 멍청한 척 그냥 서 있었다.
"그라마 같이 벗자."
인상을 써 봤자 통하지 않는 것을 깨닫고 그녀가 한발 물러선 셈이다. 저고리를 벗고 내복을 위로 제끼자 젖통이 튀어 나왔다. 당시의 농촌 여인들중에는 유별나게 살이 찐 그녀는 젖통도 밥사발만한 것이 양쪽으로 조금 쳐져 있었다. 이어 치마를 내리는데 아랫배도 불룩 뒤어 나온 것이 배꼽 밑으로는 가로로 깊은 주름이 잡혀 있었다.
그녀가 먼저 옷을 벗어 제끼는데 가만 있을 수만은 없어 나도 아랫도리를 벗었다. 내가 그녀의 벗은 몸을 훔쳐 보듯 그녀도 힐끗 내 자지쪽에 시선이 쏠렸다.
"에게 ...... ! 그날은 안 그렇더이 ...... ?"
혼잣말처럼 중얼거리는 그녀는 좀 실망한 표정이었다. 그때 자지는 완전히 풀이 죽어 있었다. 나는 자지가 계속 죽어 있기를 바랬다. 벗은 여인 앞에서 그런 경험은 없지만 자지가 서지 않으면 아무리 여인이 보지를 벌리고 있어도 빠구리가 안될 것 같았다.
"위는 안 벗나?"
"안 벗어도 되잖아예?"
기분 같아서는 "자지만 꼽아주면 되잖아요." 라고 직설적으로 말하고 싶기도 했지만 차마 그러지는 못했다.
"내는 벌써 다 벗었다. 또 느그 할매캉 할 때는 다 벗었잖나?"
새할머니와 내가 빠구리하는 것을 봤다는 그 협박성 말에 부아가 치밀었지만 일일히 승강이 하기도 싫어 나도 윗도리를 벗었다.
"일로 들어온나."
이불을 제끼는데 그녀는 벌써 가랭이를 잔뜩 벌리고 있었다. 남편 얼굴의 수염처럼 그녀의 보지털도 무성했다. 나는 아직도 자지가 죽어있는 채로 그녀의 몸 위에 엎드렸다.
"아이고, 이래가야 어디 바로 하긌나?"
그녀는 벌써 감촉으로 알았나보다. 두손으로 내 몸을 들더니 자지를 만지작거렸다. 그녀는 대가리를 손가락 끝으로 살살 부벼대고 자지 밑둥을 손바닥으로 쓸어가다가 기둥을 쥐었다 폈다 하는데 투박한 손모양과는 달리 그녀의 손놀림은 부드럽기 그지 없었다. 그리고 내 자지는 정말 염치도 없이 바람을 넣는 풍선처럼 금방 부풀어 올랐다.
"아따, 대단타! 몸집은 요런데 우째 이건 명호 아범보다도 크노?"
손바닥으로 훑어가며 크기를 가늠한 그녀는 이제 만족한 모양이다. 나를 꽉 끌어 안으며 말했다.
"내사 정말 이 몸 시들기 전에 젊은 남자 한번 품고 싶었다. 그런데 겉은 알라가 이런 대물을 가졌으이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대빵이다. 오늘 그 맛 좀 보자."
그녀는 내 자지를 잡아 까실까실한 보지털에 몇번 문지르더니 구멍에 집어 넣었다.
자지가 벌떡 섰어도 정말 흥이 나지 않은 빠구리였다. 그 앙갚음처럼 나는 자지를 급히 박아댔다. 그런데 그녀는 꺼벅 죽는 반응을 보였다.
"아이구야! ...... 아항! ...... 아이구야! ...... 아항 ...... ! ...... "
두가지 소리가 번갈아 나오며 그녀는 나를 꼭 끼어 안았다. 나는 빨리 끝내고 싶어 더욱 속도를 빨리 했다.
"아구! ...... 하앙! ...... 아구! ...... 하앙! ...... "
그녀의 반응도 빨라지며 나도 사정할 기미를 느꼈다. 그런데 갑자기 방문이 왈칵 열리며 그녀의 남편 임판돌이 뛰어든 것이다.
뒤에 들은 것이지만 임가띠기와 내가 뒤엉켜 한창 열을 올릴 때 새할머니는 마당에서 서성이고 있었다. 혹 누가 오더라도 말썽이 안되게 망을 본다는 생각이었다는데 그게 오히려 화근이 되었다.
"우리 명호 에미 안 왔습니꺼?"
"아, 그기 ...... 응, 그기 ...... ?"
담도 없는 이웃인 임판돌이 뭇는데 당황한 새할머니는 얼굴이 흙빛이 되어 더듬거렸다. "모른다." 던지 "왔다 갔다." 고 했으면 그냥 넘어갈 수도 있었을텐데 이상한 반응에 임판돌은 두리번거리다 건너방의 댓돌 위에 시선이 꽃혔다.
"저기 신발이 있네!"
"아, 그쨔는 안되는데 ...... "
어쩔줄 몰라하는 새할머니를 무시하고 그는 방문 앞에서 잠시 귀를 귀울이고 창호지에 구멍을 뚫어 안을 엿보았다. 그리고는 마당의 낫을 집어들고 뛰어든 것이다.
그렇게 날뛰던 임판돌의 위기를 일단 넘겼건만 그녀와 나는 엉킨 몸을 풀지 못한 채 또 하나의 곤욕을 치루는 중이다. 이런 마당에 임가띠기와 새할머니가 티격태격하니 나는 더욱 짜증이 났다.
이때 또 방문이 왈칵 열렸다.
"어무이, 뭐 하노?"
딸들이 낮잠에서 깬 모양으로 성주 뒤에는 영주도 보였다.
"아, 느그는 이쨔 들어오마 안된다."
새할머니는 또 한번 당황해 하며 방문을 막아 딸들의 시선을 가리면서 급히 방을 나갔다. 둘만 남게 되자 나는 임가띠기의 앞가슴에 완전히 몸을 엎었다. 너무 오랫동안 팔을 버티고 있었기 때문이다. 유난히 큰 젖통의 뭉클한 감촉이 있었지만 감흥은 전혀 없었다.
"어 ...... !"
그녀는 눈을 껌벅거리더니 말했다.
"니, 이 젖 좀 빨아봐라."
"와요?"
"야 이 자슥아! 어른이 말하마 시키는대로 하마 되지, 와 토를 다노? ...... 니는 마냥 이래가 있는기 좋나?"
그녀가 역정을 내는 바람에 나는 움츠러 들었다. 하기야 서방질 하다 들킨 마당에도 낫을 든 남편에게 욕을 하며 달려드는 그녀의 성깔을 내가 이겨내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래도 자지를 꼽은 채 욕까지 들어가며 젖을 빨아준다는 것이 억울하기도 했다.
"이쨔도 주물러라!"
이제는 고분고분 그녀의 한쪽 젖통을 주물렀다. 아까 빠구리를 할 때도 그녀의 젖에는 손도 입도 안댔는데 남편에게 들키고 자지까지 안 빠지는 처지에서 이런 짓은 황당하기까지 했다.
그런데 그녀의 손이 우리가 붙어 있는 두덩에 끼어 들더니 손가락 하나가 꼼지락거린다. 자기 공알을 매만지는 것이다. 나는 어이가 없었다.
하지만 그런 경황중에도 자지가 벌떡거리는 것 같았다. 아니다. 분명 보지 속이 먼저 옴찔거렸다. 그리고 무엇인가 느슨해 졌다.
톱니가 맛물려 있듯 조여왔던 보지가 결박을 푼 것 같았다. 나는 엉덩이를 살짝 들어 보았다.
거짓말 같이 자지가 쏙 빠졌다.
"하아 ...... !"
나는 한숨을 쉬며 무릎을 꿇고 앉았다. 방금 전까지 내 자지를 옥죄었던 보지는 무성한 털 중간에 구멍이 뻥 뚤려 있는데 충혈이 되었었기 때문인지 유난히 그 주위가 벌겋게 보였다.
"후우 ...... !"
그녀도 숨을 내쉬며 다리를 뻣더니 이어 기지개를 켜듯 두 팔도 위로 올렸다. 보지털처럼 겨드랑이에도 털이 무성했다.
"아이고, 살았다!"
그녀의 감탄사처럼 나도 악몽에서 풀려난 기분이었다.
"니 뭐하노?"
"집에 갈라꼬요."
팬티를 입고 바지 가랭이에 한다리를 집어 넣는데 그녀가 물을 때 나는 간단히 대답하며 하던 동작을 계속했다. 그녀의 얼굴을 다시 보기조차 싫었다.
"야야. 우리 아직 안 끝났잖나?"
"뭐라꼬요?"
그녀는 우리가 얼굴을 마주한 이후 저음으로, 약간은 어색한 읏음을 지으며 말했다.
"느그 할매랑 딱 한번이라고 약정했지만 이건 한번이 아니잖나? 마저 해야지."
나는 어처구니가 없었다. 남편에게 들켜 그 서슬퍼런 낫 밑에서 소름이 끼쳤고, 몸이 붙어버려 그 곤욕을 치루고서도 "한번의 빠구리" 를 다 찾아 먹겠다는 그 집착이 무섭기까지 했다.
"난 못합니더. 집에 갈끼라예."
"야야, 그건 약속을 어기는기다. 갚을 돈을 못준다는기나 마찬가지다. 그라마 내는 니한테나 보증 선 느그 할매한테락도 언제나 조를 수가 있는기다."
"꺽정이 아재는요?"
"히히 ...... "
그녀는 웃기까지 하며 말을 이었다.
"20년을 넘게 살아 왔는데 그 남정네를 모르겠나. 벌써 술집에 쳐박혀 있을끼고 아예 외박을 하거나 고주망태가 되어 한밤중에 올끼다. 지금 집에 가봤자 내가 뭐 하겠노?"
나는 아직도 완전히 악몽에서 풀려난 것이 아니었다. 자지는 죽어 있었지만 그녀의 손놀림으로 다시 벌떡 섰고 그녀의 보지 속에 들어갔다.
보지 속은 질퍽하고 따뜻했다. 하지만 언제 또 덫처럼 자지를 꽉 물고 안 놓아 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자지를 쑥 빼 보았다. 걸리는 것이 없이 잘 빠졌다. 나는 다시 조심스레 자지를 집어 넣었다가 쑥 빼냈다. 여전히 잘 빠졌다. 그런데 보지가 아니라 그녀의 손이 자지를 꽉 잡았다.
"와 지꾸 도망치노? 팍팍 좀 박아 봐라!"
몸을 사리는 것은 시간만 더 오래 끈다는 생각도 들었다. 나는 임판돌이 낫을 휘두르는 것 같은 기분으로 자지를 박아댔고 그녀는 아까처럼 소리를 질러댔다. 찍 찍 정액이 몇번 튀어 나가고 나서 나는 재빨리 자지를 뺐다.
빠구리를 알고 난 뒤에, 달자네한테 강간을 당했을 때보다 더하게, 정말 개 같은 빠구리를 하고 나는 풀려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