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 향 -제 14부 - (홀로서기)
깊이 둘러쓴 모자에 마스크 그리고 선글라스까지 낀 여자의 움직임 수상했다.
여자는 마치 심장이 멈춘 거처럼 동그랗게 눈을 뜨며 나를 바라봤다.
“당신 누구야..누군데..남의 집에 숨어들어가려 한거야..?”
여전히 우악스럽게 막힌 손에 여자는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지 으읍헀다.
“놔줄 테니까 소리 지르지 마..”
나는 위협을 하며 여자를 놓아주었다. 여자는 비명 대신 참았던 손을 토해냈다.
“당신 누구야?”
“그럼 당신은 누구세요..”
“난 이집에 사는데…”
“이집에 산다고요?”
“응…”
“난 당신을 본 적이 없어요..”
“오늘부터 이 집에 살건데…”
여자는 나를 위아래위로 훑어봤다.
“당신이..민수씨 맞죠?”
“맞아요..”
“어제 애비는 왜 안들어온거지 아니?”
어머니의 목소리가 들렸다.
“일이 있었겠죠....?”
“무슨일?”
“글쎄요…저도 물어봐도 모르는 일이라고 해서..
“잘한다…그게 안사람 되는 사람이 할 애기니? 이렇네 애비가 집에 안 들어오고, 뱅뱅 헛돌지?”
눈가에 찌푸리는 모습 때문에 고운 얼굴이 망가지고 있었다.
“언제 들아왔니?”
“조금 전에요..”
“ 넌 남의 애기를 엿듣는게 취미니?”
“네?”
“들어왔으면 기척을 해야지..”
“엿들은게 아니라…이모께서 말씀 중이시라..”
“말대답하지 마라..”
어머니는 단칼에 내 말을 잘랐다.
“죄송합니다..”
“이리 와서 앉아라..”
“네..”
효진은 불구경하듯 소파에 꼼짝 않고 앉아 내가 앉는 걸 지켜보고 있었다.
“어머니..거기는…저희부부가 지내는 공간이잖아요....”
“이층사용하면 됐잖니..그리고..내가 어련히 알아서 하겠니..”
“네…어머니..”
아무래도 거기가 나도 나겠다 싶었다.
“네…그렇게 하겠습니다.”
“그리고 책상은 창고에 쓰던게 있으니 깨끗하게 닦아서 쓰면 되고..”
나를 쏘아붙이던 어머니는 밭쥐어미는 아닌 모양이다. 책상을 주는 것을 보면,,,
“난 신경이 쓰이며 날카로오니 시끄러운 소리 안나게 행동하고..”
“네..”
“학교 마치면 제시간에 귀가하도록 하고…”
“네..”
여기선 니가 할수 있는건 니 스스로 해결을 해야 해..”
“네..명심하겠습니다..”
“뭐 하고 싶은 말 있니?”
“없습니다..”
“됐다..그럼 창고에 가보거라.”
“네…”
“아가~”
내가 막 창고로 가렸는데, 부엌에서 형수가 나왔다.
“창고에 가서 애 좀 도와 줘라..넌 그 차림새가 뭐니..허벅지는 다 들어내는 옷을 입고 다니고..”
“이게 편해서요..”
“아무리 편하더라도..몸가짐이 단정해야지..쯧.쯧…”
나와 형수 그리고 아줌마가 창고로 내려갔다. 나는 먼지가 형편없이 올라앉는 책상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닦는 것만 하루는 걸리겠네요..”
형수가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아줌마, 걸레 좀 갖다 주실래요?”
“그래..”
아줌마가 창고에서 나가고, 그래서 나와 형수 단둘만 남게 되자 분위기가 갑자기 어색해졌다.
“마음에 드세요?”
“뭐가 말입니까?”
“이 책상.”
“뭐..그냥 쓸만하네요..”
“저도 맘에 안 드네요..”
형수는 내 마음을 읽었는지 씩 웃으며 말했다.
“어제 오셨죠?”
“네..아까는 정말 죄송했습니다.”
“아니에요..그럴 수도 있죠..뭐..힘.들.거.예요..”
“네?”
“힘들거라구요.. 여긴…”
“여기 있게 해주신 것 만으로 감사합니다..저는..”
“원래 착한 거예요..아니면 착한 척하는거예요..?”
형수의 물음에 나는 도전적으로 형수를 쳐다봤다.
“어느 쪽인 것 같습니까?”
“글쎄요…”
“옆쪽 입니다..”
“네?”
“표정이 잔뜩 굳어있으시길래..”
“호호…고마워요..가만에 웃어네요..”
“그래요..?”
“우리집에 나하고 똑 같은 사람이 있다니 좋네요?”
“똑 같은 사람이요?..”
“아니에요…”
형수의 입술 밑에는 조금마한 점이 있었고, 눈동자는 맑고 크게 보였다. 화장 또한 아주 가볍게
“일단 꺼내놓고 닦아겠는디..”
“그렇죠…뭐..”
책상을 혼자 번쩍 들자 두여자가 놀래고 있었다.
“그렇네요..”
형수는 묵묵히 책상을 닦고, 내가 살 이층으로 올라갈때는 그래도 옆에서 거들어 주었다.
방으로 옮긴 후 내가 다시 책상을 한번 더 닦으려는데, 어머니가 올라왔다.
“쓸 만하지?”
“네..”
“그런데 말이죠…”
형수가 입을 열었고, 나는 불안함을 애써 감추며 책상을 닦기 시작했다.
“침대도 필요하지 않을까요?”
“침대라니..”
“이방은 보일러도 안 까라놓아고,,외풍도 심한데 바닥에서 자라구요?”
“침대 필요하니/”
어머니는 나를 쳐다보며 물었다.
“아닙니다..전 침대 쓴 적 없어요..그냥 바닥이 좋습니다.”
“그런데 아가 왜 그렇니? 필요없다고 하잖니?”
“그래도….”
“정 그러면 니가 하나 사 주든가?”
“예?”
“아닙니다…괜찮습니다..”
“할 말이 있으면 나한데 직접 하렴..엉뚱한 사람 붙잡고 험당하지 말고..”
“네…이모..”
“어머니~”
“조용히 하렴..너한데 하는 소리 아니야..알았니..민수야?”
“네”
나는 마음이 전혀 상하지 않은 것처럼 가장하며 열심히 책상을 닭았다. 예상보다 훨씬 만만찮았다.
어머니의 마치 히스테리 환자처럼 하는 행동을 어떻게 감당해야 할지, 이럴 줄 알았으면 처음 이곳에
왔을 때 싹수를 알아보고 자취를 했어야 하는 거였다.
그렇게 잠시동안 어떻게 이 상황을 헤쳐 나아가야 할지 몰랐다. 물론 내방에는 아무도 찾아오지 않았다.
서너시간쯤 혼자서 책을 조용히 보고 있었는데, 방문이 불쑥 열렸다. 효진이였다.
노크 까위는 할 생각도 없었나 보다.
“뭐해?”
보자마자 반말이다. 쪼그만한게 버릇이 하나도 없었다.
“책봐~”
“수석으로 들어가서 한가하게 책도 보네..”
효진의 목소리에 날이 서 있었다. 애도 어머니처럼 똑같이 고약하게 굴려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화가 치밀었지만 꾹꾹 내리눌렀다. 하도 할 짓이 없어서 시비를 붙이러 온게 분명하다.
나는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고 가만히 책상에 앉아 있었다. 대구할 가치도 없는 소리였다.
“난 니가 맘에 안들어?”
“왜?”
“”그냥 싫어…?”
“니 마음에 꼭 들고 싶은 생각 없다..꼬맹아~”
“꼬맹이…?”
나는 희미하게 미소 지으며 되도록 말하려고 헀는데 그게 효진를 더욱 화나게 만든 모양이다.
“꼬맹이..보기보다 건방지네?”
“니 마음에 들기 싫다는게 건방진 거냐?”
“니가 뭔데…얹혀사는 주제에 기어오르는 거야..?”
“기어올라?.. 너 언어를 좀 순화시켜야겠다…”
“어쭈 대답없지..내가 우습다..그거지..촌놈 주제에 수석으로 들어갔다니까 기가 펄펄 살나보네..?”
“너랑 싸워봐자..시간낭비다..그냥 가라..”
“니가 가..어디 주인한데 가라 말아야..”
“뭐가 어째~?
“너하고, 더 이상 애기하고 싶지 않아..이런식으로 말싸움해봐자 시간낭비니까 나 가줄래?
“어라…꼴에 남자라 이거지? 암튼..마음에 안들어..
맞받아 노려보던 효진도 나의 서술에 눌려 고개를 슬그머니 돌릴 정도로 살기가 내 몸에서 피어나왔다.
“니 마음에 들생각없다…어리광 봐주는 것도 한계가 있는 법이야..
“엄마한데 이를거야..
역시 애다. 고작 한다는 말이 “엄마한데 이른다”라는 것이다.
“이른든가..?”
난 효진 하는짓이 우습기 짝이 없어서 픽 웃고 말았다.
“찐짜…너….”
“난 할말 없으니까..계속..뒷통수 보고 애기하든가..
내가 한동안 대꾸도 안하자, 효진은 지혼자 떠뜰어댔다가 지풀에 지쳤는지 내방문을 꽝 닺으며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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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일주일이 지났다.
이른 아침 햇살이 밝아오자 나는 일어나 창가로 갔다. 나의 시선이 향한 곳은 정원에 있는 장미였다.
장미꽃 나무에서 사람의 형상이 보였다.
어제 처음 본 형수라서 그런지 나이 또래는 나보다 2~3살 적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시선을 느껴는지 형수는 얼굴을 들어 “어머..도련님 잘 주무셨어요? 하며 인사했다.
“네..형수님도..잘 주무셨어요?”
“네..도련님도 부지런 하시네요…”
“네….버릇이 되서요..”
반쯤 드러나 이가 가지런하게 웃는 표정은 형수는 어제보다는 많이 더 밝아보였다.
“얼른 식사하러 내려 오세요..늦게 내려오면 혼나거든요..”
“네..”
나는 어느새 형수와 식모 아줌마와 많이 친해져 있었다. 아줌마와 형수도 나쁜 사람이 아니지만,
내가 부엌으로 들어가자 의부와 어머니가 식탁에 않아게셨다.
“늦었습니다. 죄송합니다.”
“늦긴..니가 제일 부지런하다.”
“고맙습니다.”
“역시 사내가 하나 더 있었서 그런지 ..든든하구나..한참 잘 먹고 클 나이다..
“네..알겠습니다..큰.아버님..”
“민수가 남철보다 조금 큰가?”
의부는 내 앉은 키를 눈으로 가늠하며 중얼거리고 있었다.
“남철이가 더 크죠. 남철이가 한 뻡은 커요?”
“민수가 더 커보이는데..”
“아니래두요”
어머니의 목소리가 날카로워졌다.
“남철이가 너보다 크니?”
“아가..누가 더크니..”
“재보질 않아서..누가 큰지 모르겠는데요..어머니?”
“안 재본다고 모르니?”
어머니는 형수에게 꼬투리를 잘 잡았다 싶은지 눈을 흘겼다.
“효진이는 뭐하느라 아직 안 내려오는 거야.”
“암튼..민수..너 아직 개강안 했으니..정원 청소좀 해라..니 형이 있으면 같이 하면 되는데..
출장 때문에 그게 안되는 구나..”
“제가 해도 되요..아버님..”
“어허..무슨 그래도 남자가 하는게 되 낳지.”
“네..알겠습니다..그렇치 않아도 정리 좀 해야겠다고 했습니다..”
“그래…지금처럼 열심히 생활하면 넌 아무 문제 없을 거야..”
“네..”
“당신은…”]
어머니가 금속성이 섞이 음성으로 입을 열더니 의부를 노려보았다.
“남철이한데 그런 소리 하지도 않으면서 민수한데는 신경을 많이 쓰시네요..
“남철이야…요즘 출장가서..보이지도 않고..나중에 오면 말할 작정이야..”
의부는 퉁명스럽게 대꾸했고, 나는 못 들을 척 식탁에 놓이 갈비를 쳐다보고 있었다.
“효진한데도 신경 좀 써주세요..요즘 스트레스 많이 바는 것 같아요”
“스트레스 받을 게 뭐가 있다고?”
“민수가 수석으로 들어갔다는 말 때문에 여간 신경이 날카로운 게 아니에요..
아무래도 비교된다고 생각할 거 아니예요”
의부와 어머니는 사교 모임이 있어 나갔고, 효진은 친구들과 약속이 있다면 집을 나가자,
형수와 식모 아줌마 그리고 나만 집에 남겨졌다. 딱히 친구들도 없는 나는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았다.
정원을 정리하는 형수의 종아리를 보았다. 슬리퍼 때문에 보이는 발뛰굼치의 각질이 눈에 거슬리지만,
엉덩이의 곡선이 다 드러난채 팬티자국이 반바지 위에 들러났다.
이제까지 여자와 섹스를 하면서 언제나 저 엉덩이가 치켜들면서 아우성을 쳐다고 봐야 한다.
하지만 형수는 아직도 미지의 여성이다. 어디가 성감대 집중되어 있고, 오르가즘을 오르는 과정
그리고 신음소리는 다를 것이다. 여자가 그게 다 똑같으면 그냥 인형하고 하는 것보다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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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간만에 나이트를 갔습니다. 그리고 거기서 오랜만에 젊은 아가씨를 만나게 되습니다.
시간이 나는대로 경험담에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귀향의 등장인물을 좀 나열해봤습니다.
갈수록 등장인물이 늘어나는 군요..에효..귀향은 30부정도로 끝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제글은 보자마자 여자를 덥치는 씬이 없다는 걸 상기하시기를 바랍니다. 어느정도 서로의 감정이
이어야 조금이라도 사실적으로 쓰게 됩니다. 그리고 이건 야설입니다. 네이버3의 모토처럼 현실과 허구를
구분할 줄 아는 ...암튼 그런겁니다. 2008년도 얼마남지 않았습니다. 회원여러분의 후회남지 않은 한해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아~~ 서른두살도 몇일 안 남아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