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 떠밀려 상경했는데...(6)
넓은 마당을 가진 단독 주택….
마당에 있는 나무들을 본 석두의 입이 벌어졌고 손에 닿는 나무 하나 하나를 만져 보았다.
[ 대…대단합니다. 이 나무 한 그루 한 그루가 다 분재 같아요! ]
[ 호호…그래요? ]
약간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나무들을 보는 석두를 웃음 머금고 보는 그녀였다.
들어 오라는 말에 등산화도 신었고 또 여자 혼자 있는 집안에 들어가기도 뭣해서
마당 한 켠에 있는 의자에 앉아 여기가 편하다고 하자 다시 미소를 지으며 집안으로 들어 간다.
잠시… 정원의 나무며 바위들을 거듭 살펴 보고 있자
문소리가 나면서 건물주가 나오는데….
평소와 다른… 부드러운 옷이 몸매를 감싼 모습으로 차를 들고 오는 모습이 보인다.
‘아~! ‘
여성스러우면서도 고혹적인 자태….
석두가 정신을 차리고 차를 받을 순간 약간 고개를 숙인 그녀의 희디흰 젖가슴의 윗부분이 보였다.
보기만 해도 눈이 부실 것 같은 모습…
얼른 고개를 돌린 석두는 얼굴을 약간 붉힌 채로 그녀가 따라 주는 차에 입을 대었다.
[ 차 맛이 어때요? ]
[ 네? 조…좋습니다! 시…실은 제가 차 맛을 잘 몰라서…. ]
[ 후훗… 자주 마시면 괜찮을 거에요! ]
그녀의 모습을 보다가 다시 얼굴을 돌린 석두는 찻잔을 만지작거리며 홀짝인다.
[ 이 정원의 나무들… 다 남편이 키운 것들이에요! ]
[ 네에~~! ]
그녀의 남편은 능력이 있다는 것은 들었지만 이렇게 다정다감도 할 줄이야…
[ 그 비닐 하우스 집…. 딸하고는 친해요? ]
[ 네? 아…네! 그냥 편안해서 누님으로 삼고 있죠. ]
[ 그래요? 하긴….가만 보면 두 사람… 닮은 점이 제법 있는 것 같아요.
아무래도 장사장님이 그 여자분한테 편안함을 느끼는 게 그런 이유가 있지 않나 싶네요! ]
[ 그…그런가요? 전 잘 모르겠는데… 아무튼…서울 올라 와서 보니 좀 서구적이고…
참. 저 번에 한 번 보셨죠? 김과장이라고… ]
[ 네. 그 브랜드 본사 과장이라던? ]
[ 네…암튼 그런 인상을 가진 여자들은 어찌 정이 안 가더군요.
그에 반해 지숙 누님은 옆집 누님같이 편안함이 느껴졌습니다 ]
[ 그럴 수 있죠. 며칠 전에 우연히 그 여자분하고 어디 가는 것 같던데? ]
[ 보셨어요? 누님이 답답하다 해서 바람 좀 쐬어 준다고요…이제 괜찮을 거에요. ]
그러자 그녀도 입에 차를 머금고 말없이 정원을 바라보다 입을 연다.
[ 그 누님이 부럽네요. 답답할 때 바람도 쐬어 줄 동생이 있어서…. ]
그렇게 말하는 그녀의 표정이 약간은 가을을 타는 듯도 하다.
석두는 괜히 말했나 싶으면서 그녀의 입장을 대충 알고 있는지라 엉겁결에 말했다.
[ 사…사모님도 답답하실 때면 말씀하세요. 제가 모실 테니까요! ]
[ 호호…그런 이야기가 아닌데… 내 조카도 여기 자주 와요! ]
[ 그…그렇습니까? ]
그녀가 그런 말을 하니 정말 궁금해지기도 하는 석두였다.
이모를 닮은 조카라면….
그렇지만 어디 이모를 닮은 조카가 그리 흔한가…
앞에 앉아 있던 건물주의 옷이 가을 바람에 흔들리자 약간 추위를 느끼는 듯 해
석두는 일어서며 아쉬운 듯 집을 나섰고 그런 그의 등을 가만히 바라 보는 건물주였다.
가을이 깊어가자 낙엽이 하나 둘씩 떨어진다.
그 동안 몇 번 만났던 혜영도 이제는 배가 불러 회사를 그만두었고
석두가 오랜만에 큰 집에 가니 휴일이라 그런지 중건씨와 혜영이 와 있었다.
[ 벌써 배가 많이 부르네? ]
[ 응! 이상하지? ]
[ 이상하긴 뭐가 이상해? 임신하면 다 그렇지 뭐… ]
예전에 그녀를 안고 잠들었던 것이 까마득한 옛날 같다.
[ 아직도 애인 없어? ]
[ 얘가…! 중간에 나 쫄딱 망한 거 알잖아! 그런데 애인 사귈 틈이 어디 있겠어? ]
[ 피~~! 능력 없다는 말은 죽어도 안해요! ]
입을 샐쭉거리는 혜영의 귀여운 모습에 석두는 할 말이 없다.
석두는 며칠째 머리 속에서 맴돌던 그것을 확인하러 김사장님 사업지로 가자 한참 굴착공사 중이었다.
[ 어? 장사장이 여기 어쩐 일이야? ]
[ 잘 되어 가세요? ]
[ 응! 다행히 가을이라 비도 오지 않아 지하 공사하기가 쉬워! ]
밑을 내려다 보니 많이 파 내려 갔다.
[ 저 쪽이 장사장한테 주려는 매장 위치야! ]
보니까 대로변에 접해 있어 위치도 좋고 주변 상가 형성도 제법 되어 있다.
[ 위치가 참 좋네요! ]
[ 그래! 그러니까 내가 장사장한테 주려는 거지…. ]
[ 고맙습니다. 그런데… 사장님도 수익을 내셔야 할 텐데… 이렇게 하면 어떨까요? ]
[ 어떻게? ]
[ 제가 120평을 쓸게요. 1층에 40평, 2층에 80평으로 하면 매장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아요! ]
[ 그으래? 그럼 1층이 너무 적지 않아? ]
[ 아뇨. 1,2층에 계단을 만들면 그리 좁지도 않아요. 그리고 사장님도 다른 매장은 비싸게
임대 주실 수 있으니 좋고요! ]
[ 그럼 나도 좋긴 좋지! ]
김사장님도 그 제안이 은근히 맘에 드는 모양이다.
[ 그럼 그렇게 하죠. 근데 건물은 언제 완공되요? ]
[ 아마 내년 여름이 지나야 될 거야. 봄이면 다 서겠지만 인테리어도 해야 하고…. ]
[ 네에~! ]
결정을 하고 나니 마음이 가벼워진다.
지금부터는 적더라도 김사장님한테 보증금은 일부 내야 하기 때문에…
비록 김사장님이 필요 없다고 하더라도 그래야 맘이 편할 것 같아 그것을 준비해야 할 것이다.
벌써 겨울 옷이 입하되고 팔려 나가기 시작했다.
반품과 입하에 정신 없이 움직이니 일요일이 따로 없었고 등산 갈 여유도 없었다.
바쁘게 세 매장을 돌아 보고 나서 돌아 오는데 꽃집이 열려 있다.
‘어? 일요일인데? ‘
[ 일요일에 문 안 여시면서 어쩐 일이우? ]
[ 준이는 친정에 가 있고… 심심해서 그냥 나와 봤어…. 근데 그 동안 왜 안 왔어? ]
[ 우리 매장의 직원 분이… 남편이 온 것 같다고 하던데… ?]
[ 그래서 안 왔구나!… 저 번에 왔다가… 다시 나갔어! ]
[ 아니! 왜요? ]
[ 도박 중독에서 벗어나고 거기에서 뭘 준비하는 게 있는데
조금 뭘 이뤄서 떳떳해지면 들어 오겠대! 근데 그게 몇 달 더 걸리나 봐! ]
[ 그렇구나… 암튼 누님도 행복해지셔야 할텐데…]
[ 그렇게 되겠지….동생은 요즘 무척 바쁜가 봐? ]
[ 네. 요즘 며칠 바빴어요. 이제 조금 여유가 생기네요]
[ 그래? 그럼… 우리 밤에 바람 쐬러 갈까? ]
[ 누님이 데이트 해 주시게요? ]
[ 응! 이러다 동생하고 데이트 하는 게 습관 되는 거 아닌지 몰라! ]
[ 하하…그런 습관이면 나야 좋죠! ]
그녀가 이야기하는 대로 운전을 하여 제법 가자 농원이 어둠 속에서 나타나고
저 아래에는 민가가 몇 채 있어 불빛이 반짝인다.
[ 여기… 삼촌이 관리하는 우리 농원이야. 어릴 때부터 자주 왔었어… ]
[ 네에~! 참 좋은 곳이네요! ]
분재뿐만 아니라 소나무와 향나무, 그리고 은행부터 시작해서 각종 나무들이 있었다.
향나무 내음을 맡으면서 천천히 걷는데 그녀가 옆으로 와 그의 팔짱을 낀다.
[ 그 여자분 조카를 만나지 그랬어? ]
저 번 주의 등산에서 건물주가 이야기 한 것을 기억하고 말하는 것 같았다.
[ 아직은… ]
[ 참 별나다! 동생은… 남자로서 욕구도 없어? 당장 결혼은 하지 않더라도… 애인 있으면 좋잖아! ]
[ 하하… 누님도 그런 말 할 줄 아시우? 근데… 남편이 다시 돌아가서 서운 하겠수? ]
[ 어쩌겠어! 그런 말 그만하자! ]
농원의 울퉁불퉁한 길이라 그런지 걸을 때마다 그녀의 젖가슴이 출렁거리며 닿는다.
좀 더 깊이 들어가니 향나무가 우거진 숲이 나타나고
그 안으로 들어가자 불빛 하나 들어 오지 않는 어둠이 펼쳐진다.
지숙 누님과 같이 그런 곳에 있으니 순간 석두의 가슴이 두근거린다.
[ 나무가 엄청 우거졌네요. 낮에도 어둡겠어요! ]
[ 그래…여긴 낮에도 어두워! ]
보이지 않는 어둠이라 석두는 팔을 빼내어 그녀의 어깨에 두르고 천천히 길을 잡아 걷자
그녀의 부드러운 몸이 그의 팔 안에 감싸여 들어 온다.
[ 이렇게 누님 안고 걸으니 데이트 하는 기분인걸요? ]
[ 그래? 총각한테 그런 말 들으니 기분은 좋은데…? ]
[ 그러슈? 그럼…. 누님이 오늘 내 애인이우! ]
그가 좀 더 그녀를 안은 팔에 힘을 주어 천천히 걷자 그녀의 팔이 그의 등을 감싼다.
어느 듯 제법 안쪽까지 들어간 듯 하자 그녀가 뒤돌아 섰고
어깨에 두른 팔을 내려서는 그의 팔에 팔짱을 끼자 출렁거리는 그녀의 젖가슴이 닿는다.
울퉁불퉁한 길이라 조심하면서 걷고 그녀 역시 조심하며 그의 팔에 매달렸고
어느 듯 나무가 성기게 난 곳에 이르자 그녀가 그를 잡고 한 곳으로 간다.
나무 한 그루가 길게 누워 있어 마치 의자 같아 앉으니 편안하다.
[ 좋지? ]
[ 네! 다음에 애인 생기면 여기 데려 와야겠네! ]
[ 후후…지금은…내가 동생 애인이라며? ]
[ 어디 그게 같수? 마음대로 안아 볼 수도 없는 애인인데…. ]
[ 또 안아 보고 싶어? ]
[ 누님도 생각해 보슈! 이런 장소에, 이런 분위기라면… 누님은 그런 생각 안 들겠수? ]
[ 호호…그런가?! ]
하늘에 촘촘히 나 있는 별이 쏟아질 듯 한데 늦가을이라 조금 바람이 서늘하다.
그녀가 그의 팔짱을 끼고 기대자 석두는 그녀를 보곤 팔을 빼내어 다시 그녀의 어깨를 감싼다.
[ 나…뚱뚱하지? 준이 낳고 나서부터 살이 좀 붙었나 봐! ]
[ 전혀… 누님은 아직도 날씬하고 이뻐요! 처음 볼 때 미혼인 줄 알고 얼마나 가슴이 뛰었는지… ]
[ 미혼이었으면? ]
[ 작업해서 결혼하려 했죠! ]
[ 작업? 호호…이미 늦어 버렸는 걸… 그래도 동생한테 그런 말 들으니 여자로서 기분은 좋다~! ]
한 동안 앉아 있다가 그가 그녀의 손을 잡고 일어서자 그녀도 따라 일어선다.
그가 천천히 농원을 벗어나려 하자 그녀가 그를 잡는다.
[ ? ]
[ 동생… 한 번 안아 볼….래? ]
[ 정말이우? ]
[ 또 안아 보고 싶다며? 저 번에도 안겼는데…]
석두가 그녀를 끌어 당겨 안자 품 속에 그녀의 몸이 들어 온다.
팔 안에 그녀를 가둔 석두의 가슴에 그녀의 부드러운 육체의 굴곡이 닿았고
그는 천천히 그녀의 등을 쓰다듬는다.
그 쓰다듬음에 지숙 누님이 그의 등을 꽉 껴안고 이야기 한다.
[ 저 번에… 한 번 안겨 보니까… 동생 품… 참 따뜻하더라…! ]
석두는 말없이 그녀의 등을 쓰다듬으면서 하얀 이마에 입을 맞추자
그녀의 몸이 부르르 떨리며 곧 팔을 풀어 그의 목을 감으니 두 젖가슴이 그에게 밀착한다.
평소 같으면 어려울 텐데… 두 사람만이 있는 고요한 농원이다 보니 용기가 생기고
들뜬 마음과 어둠 속이라 조금 더 나가면 어떠랴 싶다.
그가 한 손으로 그녀의 머리를 벗겨 주고 뺨을 어루만지자 지숙 누님은 피하지 않고 그의 손길을 받는다.
그런 지숙 누님의 태도에 뺨을 쓰다듬던 그는 손으로 입술을 건드리자
지숙 누님의 몸이 다시 한 차례 떨린다.
그의 입술이 가만히 내려 앉자 어둠 속에서 그녀의 눈이 커지며 피하는 것이 보인다.
그녀의 반응에 키스를 포기하고 다시 머리를 쓰다듬으며 가만히 있자…
이번에는 그녀가 얼굴을 들어 그를 올려다 보는 것이 보이고….
무언의 허락인 줄 알고 입술을 가까이 대자 이번에는 피하지 않고…눈을 감는다.
촉촉하고 부드러운 입술….
그 입술을 석두가 가만히 물자 몸을 가볍게 떨면서 그의 입술을 받는다.
날씨는 조금 쌀쌀했지만 두 입술이 마주친 곳은 따뜻함과 부드러움이 가득했다.
곧 입술이 떨어지자 그녀가 포옹을 풀었고 차로 돌아 갔다.
지숙 누님과의 키스는 어떤 의미로 봐야 할까….
분위기에 젖어 누님이 감상에 빠졌을 것이다.
그 뒤로 여전히 지숙 누님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농담을 하면서 그를 대했으며
그 역시 누님 같은 존재로 그녀를 대했다.
바쁜 와중에 다시 김사장님 공사 현장으로 가 보니
이미 지하에 콘크리트를 치기 시작하였다.
[ 여기 또 어쩐 일이야? ]
현장에 있던 김사장님이 다가 온다.
[ 공사가 많이 진척되었네요. 그러고 보면 사장님도 오실장님과 연애만 하는 것이 아니었어요! ]
[ 이 사람이! 나도 할 일은 다 하고 사는 사람이야! ]
[ 대단하세요. 이 건물 다 올라가면 제법 하겠죠? ]
[ 하하… 완공되면… 얼마 정도 될 것 같아? ]
[ 글쎄요. 작은 매장만 보다가 이런 건물을 보니 잘 모르겠어요! ]
[ 저 앞에 있는 건물 있지? ]
[ 네! ]
[ 저거 얼마 정도일 것 같아? ]
[ 글쎄… 한 십억? ]
[ 푸하하…! 세상 물정 모르기는! 저게 67억이야. 67억! ]
[ 으악~! 저 5층 건물이요? ]
[ 그렇다니까! 얼마 전에 67억에 팔렸어! ]
[ 그럼… 사장님 건물은 완공되면 도대체 얼마짜리에요? ]
[ 얼마짜리가 중요한 게 아니야. 대부분 융자 내서 하는 건데…. ]
[ 그래도… 암튼 사장님은 아예 통이 큰 쪽으로만 노시네요! ]
[ 짭짤하기야 장사장 장사가 더 짭짤하지! ]
[ 에게… 구멍가게를 어디다 비교하세요! 아무튼 볼수록 위치가 괜찮은 것 같아요! ]
[ 그래… 자네 내 덕에 땡 잡은 거야!]
[ 하하…그건 그렇죠! ]
[ 온 김에… 이리 와서 술 한잔 하고 가! ]
[ 그럴까요? ]
인부들과 같이 간단히 술을 한잔 걸쳤다.
박사장이 술 한잔 하자는 말에 약속 장소로 가니 박사장과 <?xml:namespace prefix = st1 />김서현 과장이 와 있고
또 다른 여자가 앉아 있었다.
[ 이 쪽은 이 바의 주인이면서 제 선배에요! ]
김서현 과장의 선배라는 그 여자는 웃으며 그에게 자리를 내 주었고 석두는 잔을 받았다.
[ 여기 박사장님은 저한테 선배 되세요. 서현이는 후배 되고… ]
[ 어? 그럼 여기 동창회 장소 아니에요? 잘 못 왔나? ]
[ 하하… 모이고 보니 그렇게 되었군요.]
아주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하는 것을 보니 자주 와 본 것 같았다.
[ 박 선배가 우리 가게를 많이 이용하세요. 박 선배가 사업하면서 선배 아지트가 되었어요! ]
아마 후배라고 사업차 관련된 접대는 여기서 하는 모양이다.
술을 한 두 잔 나누다 박사장이 본론을 꺼낸다.
[ 장사장님 때문에 우리 인지도도 지나고 매출도 제법 증가했어요. 그리고 대리점 문의도 많아지고
오픈 매장도 늘다 보니 일이 부대끼는 것도 많아요. 그렇다고 인원 증가하기도 지금으로서는 어렵고…
여기 서현이가 이야기 하길 매장 관련해서는 장사장님 매장이 모범이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앞으로 우리 대리점 오픈 할 때에 장사장님이 좀 봐 주세요. 물론 비용은 지불 할 테니까요 ]
[ 그럼…대리점 오픈 지원을 해 달란 말씀이네요? ]
[ 그렇죠. 서현이가 다 챙기기도 힘들고… 또한 장사장님한테는 마진 폭을 좀 더 넓혀 드릴게요! ]
[ 마진폭을요? ]
[ 네… 어떻게 생각하면 장사장님 덕분에 우리 회사가 성장해 가는데 이익을 나눠야죠… ]
그렇게만 된다면 동일한 매출을 올리더라도 이익은 증가하는 셈이다.
[ 알겠습니다. 한 번 검토해 보죠 ]
[ 하하…역시 장사장님은 시원하셔! 자…술 마십시다! ]
근데… 술을 마시면서 보니 박사장과 김서현 과장의 사이가 어쩐지 예사롭지 않다.
석두가 먼저 일어나서 나가자 박사장은 다시 앉아 술을 마셨다.
[ 얘. 서현아 뭐하니? 박선배 술 잔이 비었잖아? ]
[ 언니는! 내가 아까 따랐으니 이제 언니가 따라요! ]
[ 호호…싫다! 박선배는 난 관심 없고 너만 좋아하는데 내가 왜 술을 따라 줘야 해? ]
[ 호호…언니. 또 그 소리 한다! ]
[ 선배! 내 말이 맞죠? 선배…서현이 짝사랑했잖아! ]
[ 하하… 맞아! 지금도 내가 서현이 좋아하잖아~! ]
[ 어머! 또 또 그 소리… 언니! 선배가 날 스카우트 하면서도 좋아해서 스카우트 한다더라…]
[ 호호… 네가 선배 회사로 가기 전에도 자주 네 이야기 했어! 그러니 오늘은 네가 선배 애인해라! ]
[ 피~! 애인은 무슨! ]
입을 샐쭉거리는 서현을 보고 박사장이 웃음을 짓는다.
석두는 오실장님과 의논해서 매장 운영은 운영대로 하고
석두와 오실장님이 주축이 되어 대리점 오픈 지원을 하기로 했다.
매출이 늘고 박사장이 마진율을 높여 준 때문인지 수익이 쑥쑥 늘어갔다.
저 번 브랜드에서 까 먹은 손실을 이미 보충하고 남을 정도가 되었고 제법 여유 돈도 생기니
마음이 푸근해지면서 브랜드 제품 외의 물건들을 좀 더 보충할 필요성을 느낀 석두는
정보를 이용해 물건을 탐색하고 해당 기업체를 방문하기도 하면서 점점 영역을 확장했다.
그리고 내년에 김사장님 건물에 들어갈 매장은 백화점식으로 만들 생각을 하니
무엇보다 상품을 갖추고 또한 수급이 문제였기에 지금부터라도 신경 써 둬야 할 것이었다.
기업체를 돌아 다니느라 지방을 쏘다닌 석두는 고향에도 들르고
지방 특산물을 구해서 김사장님과 오실장님, 직원들 그리고 박사장에게 건네 주고
또 하나를 가지고 건물 위 층으로 올라갔다.
[ 네! 들어 오세요! ]
그가 들어가 인사를 하자 그녀가 반갑게 맞아 준다.
[ 요즘 좀 안 보이던데… 어디 가셨어요? ]
[ 네! 상품을 좀 더 많이 갖출까 싶어 지방 기업체를 다녀 왔습니다.
그리고 이건 지방 다니면서 가져 온 건데…드세요! ]
그가 건네주자 그녀가 고맙다며 받는다.
[ 근데…이게 뭐에요? ]
[ 네에~! 송이하고, 차를 좋아하시는 것 같아 작설차를 좀 가져 왔습니다. ]
[ 이 귀한 걸… 아무튼 고마워요! ]
그것을 받아 놓은 그녀가 차를 손수 대접하며 이야기 한다.
[ 올해도 얼마 남지 않은 것 같네요. 장사장님 덕분에 우리 건물도 많이 좋아졌어요! ]
[ 저야 말로 사모님에게 감사 드리죠. 좋은 조건으로 매장을 내 주셨잖아요! ]
[ 그러면 다행인 거고… 부모님이 빨리 결혼하라고 성화하지 않으세요? ]
[ 물론 그러시죠. 제 부친이 좀 성격이 급하시거든요! ]
[ 호호… 알만해요! 내년에는 더 잘 되셔야 할 텐데… ]
[ 저 하기 나름이겠죠! ]
[ 그렇겠죠. 날씨가 많이 추워졌죠? ]
[ 네! 이미 겨울 문턱에 들어 섰는 걸요! ]
[ 그런가 봐요…. 다음에 한 번 집에 놀러 와요. 이 작설차 맛을 보게…! ]
[ 네. 알겠습니다! ]
그에게 늘 우호적인 그녀를 보며 어느새 그녀가 자신의 든든한 후원자 같은 느낌이 든다.
밖으로 나온 석두는 따로 챙겨 놓은 송이와 작설차를 들고 꽃집으로 향했다.
[ 지방 잘 다녀 왔어? ]
[ 네. 그리고 이거…. ]
[ 뭐야? ]
[ 송이하고 작설차를 좀 가져 왔어요. ]
[ 송이 이거 무지 비싸다던데…. 잠시만! ]
그녀가 일어서 따뜻한 물에 작설차를 넣어 그에게 건네 주고 그는 그것을 받아 입에 머금는다.
[ 집에서는 빨리 장가가라고 그러지 않으셔? ]
조심스럽게 그녀가 묻는다.
[ 늘 그러시는 걸요! ]
[ 나 같아도 그러겠다! 빨리 늦기 전에 선보고 장가 가! ]
[ 알았수! 송이는 생 것으로 먹는 것이 제일 좋대요! ]
[ 그래! 고마워~~! ]
문을 나서는 그에게 웃음을 띄어 주는 지숙이었는데 약간 벌어진, 도톰한 입술을 보니
저 입술에 키스를 했는지 싶다.
[ 왜? ]
나가다 멈추어 서 바라보는 그를 의아한 듯이 쳐다 보는 지숙 누님이다.
[ 아뇨! 그냥… 누님 입술이 너무 이뻐서! ]
[ 후웃… 임자 있는 입술이니 탐내지 말어~! ]
부끄러워 하면서도 눈웃음을 보내는 지숙 누님을 보니…그녀와 참 많이 가까워진 것 같았다.
11월의 찬 바람이 어느 때보다 춥게 느껴지지만 장사는 잘 되니 다행이었다.
집에 들어 와 씻고 쉬는데 지숙 누님한테서 전화가 왔다.
‘동생…뭐 해? ‘
‘일요일 밤에 뭐 할 일이 있겠어요? 그냥 티브이 보고 있어요! ‘
‘그럼…나하고 데이트할래? ‘
‘누님은 총각 데리고 데이트 하는데 재미 들렸수? ‘
‘호호…그런 것 같애! 날씨도 쌀쌀하고… 준이는 요즘 친정에서 살고…. ‘
‘알았수! ‘
얼마 멀지 않은 그녀 아파트 앞으로 가니 그녀가 기다리고 있다가 차를 타는데…
긴 치마를 입고 화장을 곱게 한 그녀의 입술은 립스틱 때문인지 선명하다.
그녀 모습에 석두의 가슴이 왠지 기대감으로 울렁거린다.
[ 어디로 모실까요? ]
[ 동생 가고 싶은 곳으로 가! ]
[ 난 잘 모르는데…. ]
[ 음…. 그럼… 우리...분재 하우스에 갈까? ]
[ 분재 하우스에요? ]
[ 응! 거긴 따뜻하거든! ]
[ 알았어요. 근데… 누님! 오늘 은근히 섹시해 보이면서도 여자 같다?! ]
[ 호호…그래? 언제는 내가 섹시하지 않았고 또 여자 같지 않았어? ]
[ 하하…그런가? ]
차를 몰아 분재 하우스에 가자 그녀가 문을 열고 들어가니 온기가 있어 따뜻하다.
[ 좋지? ]
[ 그렇네요! 밖은 추운데 아늑하고 좋아요! ]
그녀가 커피를 타 오자 따뜻한 느낌이 온 몸을 데워 주는 것 같다.
백열등 아래에 무릎에 턱을 괴고 있는 지숙의 모습이 참…여성스럽게 보인다.
[ 누님. 이리 와요. 나랑 데이트 하면서 거기 있음 어떡해요? ]
그의 말에 눈을 흘기던 지숙 누님이 그의 옆으로 와서 앉자 석두가 잠바를 벗어 그녀에게 덮어 주고
어깨에 팔을 두르자 그녀가 한 번 쳐다 보더니 아무 제지를 않고 가만히 앞만을 본다.
밖에 부는 바람 소리가 매섭다.
[ 동생은… 찬바람이 부니 외롭지 않아? ]
[ 누님은…외롭수? ]
[ 응! 조금…. ]
[ 준이 아빠는 언제 온다는 말이 없고요? ]
[ 말은… 내년 봄이 지나야 온대…. ]
[ 그렇구나…. ]
옆에 앉아 있던 그녀가 조금 망설이는 듯 하더니 그의 팔짱을 끼고 기댄다.
부드러운 몸의 감촉이 닿고 은은한 향수 내음이 난다.
잠시 그렇게 있던 지숙 누님이 일어나더니 백열등을 끄고 다시 앉아 팔짱을 끼니
멀리서 비치는 불빛에 약간의 윤곽만이 남을 뿐 어둠이다.
그녀가 두 팔로 그의 팔을 감싸니 그녀의 두 유방 사이에 그의 팔이 들어가고…
그녀가 더 기대자 석두는 다른 팔로 그녀의 머리 결을 빗겨 준다.
[ 이러고 있으니까… 동생이 동생 같지 않아! 든든하고 참 좋아!]
[ 그래요? ]
[ 응… 그래서 집에는 남자가 있어야 하나 봐…! ]
[ 하하… 그러니까 누님 애인이 이렇게 옆에 있잖수? ]
[ 호호… 그런가?! ]
[ 지금 누님과 난 애인 사이로 데이트 하고 있는 걸 몰랐어요? ]
[ 후훗! 요즘 같아서는… 정말 애인이라도 하나 있었음 좋겠어! ]
외로움을 타는 듯한 지숙이 그에게 밀착하며 뺨을 그의 어깨에 기대 가만히 있자
석두는 손을 뻗어 뺨을 살며시 쓰다듬다가 턱에 닿아 살짝 만졌다.
그녀의 하얀 얼굴의 윤곽과 붉은 입술이 그의 눈에 비친다.
[ 누님… 희미한 불빛인데도… 누님 입술이 참 고운 것 같수… ]
[ 그거…이제 알았어? ]
석두의 입술이 천천히 다가 가자 이번에는 거부하지 않고 가만히 눈을 감는다.
도톰한 입술… 그리고 립스틱의 감촉….
몇 번이나 닿을 듯 말 듯 입술에 대면서 부드러움을 맛본다.
[ 누님… 내 무릎에 앉아요! ]
[ 왜…? ]
[ 지금은 누님이 내 애인이니까! ]
[ 호호… 내가 애인 있었으면 좋겠다고 하니까 나 봐 주는 거야? ]
[ 그게 아니우! 핑계로 누님 한 번 안아 보려고 하는 거지… ]
잠시 망설이던 지숙이 일어나더니 그의 무릎에 앉자 풍만한 엉덩이의 느낌이 허벅지에 와 닿고
물컹한 젖가슴이 닿아 출렁거린다.
[ 누님… 총각 애인 품도 쓸만하죠? ]
그의 입김이 그녀의 귀를 간지럽힌다.
[ 응! 그런데 나이 많은 내가 동생 무릎에 이러고 있으니 좀 부끄럽다! ]
[ 부끄럽긴… 여긴 우리 둘 밖에 없어요!]
그가 등을 감싸 안아 당기자 그에게로 더 가깝게 되었고 그의 입술이 찾아 들자
지숙 역시 부드럽게 그의 입술을 받아 준다.
키스를 하던 지숙이 그의 어깨에 둘러 있던 팔을 올려 그의 목을 감는다.
[ 나…이렇게 있으니 정말 애인하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 ]
[ 같은 것이 아니라 애인하고 있는 거죠! ]
[ 그럼…지금은 동생이 내 애인이야? ]
자그마하고 촉촉한 목소리가 그의 귓가에 맴돌자 간지러우면서도 흥분이 된다.
[ 그럼요. ]
그의 손이 등을 타고 쓰다듬자 지숙의 몸이 그의 가슴에 더 안겨 들었다.
그녀의 엉덩이가 조금 허벅지에서 삐긋하여 불편한 자세로 되자
석두는 허리를 더듬고 있다 그녀의 엉덩이를 잡아 당기고는 손을 그대로 두니
지숙 누님의… 풍만한 둔부의 부드러움과 탄력이 손 안에 느껴진다.
[ 어머~! 어딜 만져? ]
[ 만지긴 누가 만져요? 누님 안고 있느라 잡고 있는 거지… ]
그렇지만 손안에 가득 들어 오는 물컹한 탄력에 천천히 움직이며 그녀 둔부를 쓰다듬는다.
[ 아~이~! 동생은~~! ]
굳이 그의 손을 거부하지 않는 지숙 누님이 몸을 비틀면서 그에게 더 밀착하는데…
오히려 그것이 그의 손놀림을 더 수월하게 만들어 주었고 그에게 밀착해서는 그의 뺨에 자신의 빰을 대니
그녀의 온전한 향기가 그에게 전해져 온다.
[ 나…. 참 오랜만에 남자 품에 안겨 있는 거다?! ]
그녀의 목소리가 젖어 있다.
그의 반대쪽의 뺨을 어루만져 주자 부끄러워 하는 그녀 얼굴이 약간 들리고…
바로 앞에 그녀의 입술이 있어…. 가까이 대니 지숙 누님도 조금은 적극적으로 그의 입술을 받는다.
그녀 입술을 두 입술로 간지럽게 물어 빨다가 혀로 입술을 핥자 그녀의 몸이 부르르 떨렸고
도톰한 입술을 헤집고 들어가 입술 안쪽을 핥으며 등허리를 쓰다듬다 둔부를 주무르자
그녀도 입술을 벌려 혀를 내밀어서는 그의 입술을 핥는다.
적막한 분재 하우스의 어둠과 바깥의 바람이 두 사람의 키스를 더욱 더 뜨겁게 만든다.
곧 두 혀가 만나 엉켜 들었고 서로의 혀를 애가 타듯이 핥으면서 끈적한 타액을 교환하자
뜻밖의 그녀 뜨거움에 석두도 흥분이 되며 그녀 입술을 핥는다.
[ 나… 정말… 동생 애인 할까 부다…! ]
소곤대는 듯한 그녀 말에 석두는 그녀의 얼굴과 입술을 쓰다듬으며 귀에 속삭인다.
[ 우린 지금 애인으로 이렇게 키스하고 있는 거에요! ]
그의 말에 지숙의 팔이 더욱 더 그의 목을 끌어 안았고 석두는 가슴에 닿는 젖가슴의 감촉에
등과 둔부를 쓰다듬던 손을 돌려 천천히 가장자리부터 시작하여 젖가슴을 잡아 갔다.
[ 하아~! ]
지숙 누님의 입에서 뜨거운 신음이 흘러 나오면서 그의 입술을 빨아 들인다.
물컹한 감촉을 감상하던 그의 손이 둥글게 쓰다듬다가 쥐었다 놓아 보았다 한다.
두 손으로 젖가슴을 잡아 주무르자 얼마 뒤 그녀가 그의 손을 떼어 내고는 말한다.
[ 이런 말 하면 좀 부끄럽지만… 나….있지….?]
[ 네… ]
[ 나… 사실… 저 번에 동생한테 안기고 나서…. ]
[ 네… ]
[ 동생한테서 나는 남자 냄새가 많이 생각 났었어! ]
그 말을 하고 난 지숙이 부끄러움에 그의 어깨에 얼굴을 묻자 석두가 머리를 쓰다듬는다.
[ … 나한테서 냄새가 나요? ]
그러자 지숙이 아까보다 더 자그마한 목소리를 낸다.
[ 응! 그것도 아주 짙고 강한 남자 냄새가! ]
[ 누님도…. 참 좋은 여자 향내가 나요~! 이렇게 안고 있어서 너무 좋아요! ]
오늘… 갑작스럽게 그녀와 너무 가까워졌다.
그녀의 몸을 어루만지고 그녀 역시 그의 가슴을 쓰다듬으며 좀 더 있다가… 일어났다.
분재 하우스 문을 나서기 전 아쉬움에 그가 키스를 하자 그녀는 그의 목을 감으며 받아 준다.
[ 나….오늘, 애인으로서 괜찮은 거야? ]
[ 그럼요! 매일 누님하고 데이트 하러 여기 와야겠네! ]
[ 피~! 누가 또 온대? ]
눈을 흘기며 돌아서는 그녀의 모습이 참으로 사랑스러워 보였다.
지숙 누님과의 데이트로 한층 더 그녀와 가까워진 석두는 전보다 더 그녀에게 잘 대했고
그녀 역시 늘 웃으며 그를 맞아 주는데…어떤 때는 동생으로, 어떤 때는 남자로 대해 준다.
석두는 좀 더 그녀와 가까이 하려 하는데… 지숙 누님은 자신을 만져 주는 것은 허용하되…
그 이상은 나가려 하지 않는다.
그가 허벅지를 만져도 젖가슴을 만져도 이제는 그를 하나의 남자로서 받아 들이는 그녀…
그렇지만 더 앞으로 나가면…. 준이 아빠가 돌아 왔을 때 그에게 돌아갈 자신이 없을 거라 한다.
아침부터 김사장님이 사무실에 와 커피를 마시고 자신의 방에서 연신 담배를 뿜어 대자
석두는 문을 열고 들어갔다.
[ 무슨 일 있으세요? 아침부터 담배를 피워 대시니…! ]
[ 일은 무슨 일! 근데…. 시멘트 값 오른 거 알아? ]
[ 시멘트 값? 모르죠 ]
[ 올랐어! ]
[ 그런데요? ]
[ 이 자식들이 말이야! 시멘트 값이 올랐으니 공사비를 올려 달라고 해서 말야! ]
[ 그렇구나! 처음 계약한 것이 있을 것 아녜요? ]
[ 자재 값이 많이 오르면 감안해 주기로 했거든. 근데 설마 그게 적용될 줄이야! ]
[ 걱정 되시겠어요? ]
[ 걱정은 무슨! 그냥 속상해서 그러지. 나, 고향에 좀 다녀 와야겠어! ]
[ 그래요? ]
[ 응! 시내에 가지고 있는 조그마한 땅 있지? 그거라도 팔아야지! ]
[ 그 땅은 노른자위인데… ]
[ 그래도 어쩔 수 없지. 은행에서 당겨 쓸 것은 이미 다 썼고… 다녀 올게! ]
일어선 김사장님이 문을 나서자 석두는 거침없이 나가던 김사장님도 저런 어려움이 닥치는 구나
싶으면서 자신 역시 언제 역경이 닥칠지 모르기 때문에 늘 대비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때문인지 오실장님의 안색도 편해 보이지 않았다.
[ 잘 될까요? ]
[ 잘 되겠죠. 어릴 때부터 김사장님을 봐 왔는데… 한 마디로 역전 노장이세요! ]
[ 그러면 다행인데…. ]
이미 그와 정이 들대로 들어 마치 남편을 걱정하는 듯 하다.
시간은 빠르게 흘러 간다.
나무 잎은 다 떨어지고 길 가에는 앙상한 나뭇가지만 남은 가로수가 겨울을 말해 준다.
얼마 있지 않으면 크리스마스이고 석두는 연말 대목을 맞이하여 바쁘기 그지 없다가
비교적 한가한 월요일에 본 매장에서 서성이는데 오랜만에 건물주의 얼굴이 보인다.
[ 바쁘시죠? ]
[ 아! 네… 연말이라 조금… 오늘은 월요일이라서 그냥 그렇네요! ]
[ 바쁘면 좋죠. ]
그런데 그녀의 모습을 보니 평소와 조금 다른 모습이다.
[ 어디…가십니까? ]
[ 네… 언니하고 제주도에 놀러 좀 다녀 오려고 해요! ]
[ 네에~! 잘 다녀 오십시오! ]
[ 그래요. 연말 잘 보내고 새해 복되게 맞이 하세요! ]
[ 사모님도 복 많이 받으십시오! ]
외투를 걸친 그녀가 차에 오르면서 그를 보고 미소를 짓자 석두는 머리를 숙여 인사한다.
어슬렁거리며 꽃집으로 가니 지숙 누님이 꽃꽂이를 하고 있었다.
[ 요즘은 어떠세요? ]
[ 연말이라 좀 되긴 하는데…. 오늘은 한가해? ]
[ 월요일이잖아요! 그러고 보니…또 한 해가 흘러 갔네요! ]
[ 호호… 동생은 마음이 급한가 봐? ]
[ 급하기보단…. 하는 일 없이 일년을 보내니까 그렇죠!]
[ 어머! 서울 올라 와서 일년 만에 매장을 세 개나 차려 놓고 한 일이 없다니! ]
[ 아직 멀었죠… 그나 저나… 누님! 오늘 시간 되슈? ]
[ 시간? 무슨 시간? ]
[ 나하고 데이트할 시간! ]
그 말에 지숙 누님이 얼굴을 발갛게 물들인다.
[ 동생은…. ]
그가 돌아가자 지숙은 생각을 하다 배달 나갔다 들어 온 직원에게 매장 좀 보라 하곤
가까이 있는 집으로 가서 옷을 갈아 입고 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