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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씨앗뿌리는 계절 (제1화)


                    
 1. 만남, 임신, 만남  그리고 결혼..
  
아내 주희와는 2년 전 주유소 알바를 하면서 알게 됐다.  당시 주희는 18살의 여고 2년생이었다.  구김살

없고 명랑해서 호감을 갖고 있었는데 워낙에 여자에 숙맥이었고 내성적이던 나는 낯설게만 대할 뿐 농담 한

마디 걸어보질 못했다.  그런데 주희가 내게 먼저 다가왔다.
 [상준 오빠, 나한테 화난거 있어요?]
큰 눈을 더욱 크게 뜨며 정색을 하고 물어보는 바람에 난 당황을 해버려서 변변히 대답도 못하고 쩔쩔 맸다.  어
쨌든 그 한마디에 주희와는 급격히 친해졌다.
         
내가 여자에 숙맥인 건 아마도 고아출신에다가 중, 고등학교를 지내면서 한번도 여자친구를 만들어보지 못한

때문일 것이다. 부모에게서 버려진데다가(성당앞에 버려졌다고 들었다) 공부나 외모나 체격이나 별로 내세울

게 없다는 자괴감에 또래 남자친구도 거의 없다시피하다.  그래서 주희와 첫키스를 한 날, 심각하게 물어보았

다.
 [주희야, 넌 내가 왜 좋으니?]
주희는 잠시 내 얼굴을 빤히 보다가 별로 진지하지 않은 말투로 말했다.
 [글쎄, 그냥 좋은데.  왜 꼭 이유가 있어야 돼?]
  
주희의 말을 듣고 난 그녀가 날라리가 아닌가 심각하게 고민했다.  요즘 발랑 까진 애들 많다고 하더니 주희가

그런가 싶었다.  그래서 첫키스한 지 수 일만에 용케 용기를 내어 내 자취방에서 주희와 첫섹스를 가졌다.  나에

게는 동정을 뗀 날이었다. 그러나 주희도 처녀를 버린 날이 되었다.  전혀 예상 밖이었다. 
 [너, 처음이었어?]
 [응. 왜?]
그 때도 별로 심각하지 않은 말투로 말했다.  난 속으로 아차 싶었다.  주희와 처음 관계하는 동안 미숙하게 굴

어서 주희에게 꿀리지 않을까만 고민했었는데 별별 생각이 다 떠올랐다. 
 [피임..  안 해도 되냐?]
 [피임?  어떻게 하는건데?]
       
갑자기 어지러워졌다.  난 여자들은 모두 약아서 자기에게 손해날 일은 절대로 안한다고 생각해왔었다.  그런

데 이렇게 우연히도 둔하고 무지한 여자를 만나게 됐다니..  행운인가 아닌가..  그러나 다음에 든 생각은 책임

감이었다.  주희는 아파하며 눈을 찡그리고 있었다.  주희를 안아주면서 처음으로 소중한 내 것을 갖게 되었다

는 느낌이 들었다.
 [주희야, 너 학교 졸업하면 나랑 결혼할래?]
 [결혼?  글쎄..]
난 불안해졌다.  주희가 내게 깊은 호감을 가진 건 아닐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잠깐 호기심에 금방 꺼지

는 불장난을 벌이고 있는 거일지도 몰랐다.  게다가 난 주희보다 5살이나 많았다.  가끔 아저씨라 놀리기도 했

다. 
      
 [근데 결혼하면 잘해줄거야?]
벌거벗은 다리를 내 허벅지에 올리며 주희가 나긋하게 말해왔다.  눈이 번쩍 뜨이는 느낌이 들었다.  난 순간적

으로 떠오르는 것들을 모두 주섬주섬 꺼내놓았다. 
 [그럼.  밥, 설거지, 청소, 빨래 내가 다할께.  그리고..]
 [됐어.  그런 건 남자가 하는게 아니지..  오빤 나한테만 잘 해주면 돼..  음..  근데 가끔은 도와줘야 된다?]
난 주희의 알몸을 꼭 끌어안고 고맙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이거 녹음해 놔야 되는데.  오빠 나중에 딴소리 하는거 아니지?  아니다.  증거를 남겨놔야지..]
주희가 머리맡의 옷을 주섬주섬 뒤지더니 핸드폰을 꺼냈다.
 [오빠, 새끼 손가락 걸어.  찍는다?  찰칵!]
 [잠깐! 도장도 찍어야지?]
난 두번째로 단단해진 내 물건을 주희의 허벅지 사이에 끼우는 시늉을 했다. 
 [뭐야?  오빠, 변태!]
주희가 허벅지를 오므리며 얼굴을 붉혔다.  가슴이 쿵쾅거렸다.  주희는 더이상 둔한 여자로 보이지 않았다. 

난 본능에 이끌려 주희의 알몸을 덮어갔다.
 [오빠!  또 할거야?  나중에 하면 안돼?  나 아픈데..]
하지만 나는 주희의 가냘픈 그 목소리에 아랑곳 하지 않았다.  처음으로 주희의 말을 거스른 날이었다. 
  
   
그 이후 주희의 말을 거스르는 날은 점점 많아졌고, 몇 주뒤부터는 주희도 더이상 거부의 말을 하지 않았다.  선

생님도 없이 우리는 같이 배워 나갔다.  신기하게도 진도가 잘 나갔다.  주희는 얼굴을 붉히면서도, 싫은 듯하

면서도 나에게 호응해주었다.
   
 [주희야, 오늘은 옷벗지 말고 해볼까?]
이른 저녁을 먹고 눈빛이 통하자 마자 서로 옷을 벗다가 난 문득 주희에게 제안을 했다.
 [싫어.  덥잖아.]
겨울은 한참 멀리 가고 이른 봄기운에 세상이 덥혀지고 있던 3월 말이었다.  주희가 입은 것은 무릎 정도 오는

청치마에 다소 얇은 분홍색 면티가 전부 였다. 
 
난 허리띠를 풀고 지퍼까지만 내린 상태에서 팬티밖으로 성기를 꺼낸 채 주희에게 다가갔다.
 [엄마야..  오빠!  이상해!]
놀라서 주먹을 살짝 쥔 손으로 입가를 가리면서도 눈길은 내 물건에서 떨어지질 않았다.
 [에이..  이상하긴..]
주희 앞에서만은 난 내성적이고 소극적인 남자가 아니었다.
 [어머! 저거 또 덜렁거린다!]
또라는 말에 내 물건은 힘을 불끈 내며 꼿꼿이 고개를 들었다.
 [어머! 어머!]
난 주희의 입술에 키스하면서 입가를 가리던 그녀의 손을 내려 내 성기를 잡게 했다.  약간 가늘게 떨며 순순히

내려와 내 것을 잡았다.  잠시 키스가 이어지는 동안 내 손도 그녀의 봉긋한 젖가슴을 움켜쥐었다.  이윽고 입

술을 떼면서 주희가 내 귀에 속삭였다.
 [오빠꺼..  좆됐네?]
 
주희는 종종 한 마디의 말만으로 족히 나를 흥분시켰다.  난 성난 황소마냥 숨이 거칠어졌다.  주희를 돌려 세

우고 뒤에서 치마를 걷어올리고 팬티를 내렸다.  주희도 급하게 팬티를 발로 벗겨냈지만 팬티는 하얀 종아리에

걸려 더이상 벗겨지지 않았다.  난 주희의 두 엉덩이 사이를 벌리고 얼굴을 들이댔다.  혀로 침을 질질 바르며

길을 닦았다.
 [엄마야! 아흑..  아아..  오빠아..]
처음엔 놀라 몸을 바르르 떨던 주희의 몸이 차츰 달궈졌다.
 
나는 그대로 뒤에서부터 주희의 안으로 찔러갔다. 몸을 밀착시키다보니 자연히 얼굴은 주희의 귓가에 얹어졌

다.  머리카락에서 나는 향기로운 샴푸 냄새를 음미하며 일부러 숨결을 귓볼에 내뿜었다. 주희가 입술을 깨물며 눈을 꼭 감았다.
 [주희야, 주희야, 주희야..]
이름을 부를 때마다 주희가 내 좆을 꼬옥 물어왔다. 이름을 부를 때마다 유독 흥분을 더 크게 느꼈다.
       
나는 주희의 면티를 되는대로 끌어올려 젖가슴을 거칠게 만지고 한 손으로는 클리토리스를 조심스럽게 문질렀

다. 해볼 때마다 힘들어서 진땀이 나는 자세였지만 주희가 가장 잘 느끼는 자세였기에 무리해서 버텼다.  허리

를 움직여 좆질을 할 때마다 주희의 엉덩이가 탱탱 받아쳤다.
 [아아..  오빠아..  와아..  지금..  지금..]
내 물건을 뽑을 듯이 조이며 주희의 몸이 경련을 일으켰다. 난 계속 허리를 움직이며 주희의 격렬한 떨림과 뽀

얀 얼굴에 이는 폭풍을 감상했다.  한동안 몸을 떨더니 주희의 몸이 방바닥으로 푹 스러져갔다. 난 물건을 꽂은

그대로 따라 쓰러졌다. 
          
 [하아..  하아..  힘들다..]
주희가 내쉬는 가쁜 숨과 함께 뱉어진 말들이 흐느적흐느적 내 입술을 간지렀다.  난 두 팔로 몸무게를 지탱하

면서 허리를 작게 움직였다.  폭신폭신한 엉덩이 감촉이 좋았다.
 [오빠, 아직 안했어?  아까 같이 하지..]
 [니가 너무 일찍 해서 그래..  그렇게 좋았어?]
 [몰라..  오빠가 꼭 짐승같이 달려드니깐 그렇지..  옷 다 구겨졌잖아..]
약간 식어 있는 주희의 말에서 여자의 부끄러움을 보았다.  하루하루 부대낄 때마다 주희에게서 발견하는 부끄

러움들이 늘어간다.
 
 [그럼 옷 벗어.  벗으면 돼지.]
여전히 뒤에서 깔고 누운 자세로 내가 먼저 웃옷을 벗었다.  그리고 주희의 면티와 브래지어도 벗겨버렸다.  청

치마가 문제였는데 주희의 안에서 나오기 싫은 마음에 청치마는 머리위로 걷어올렸다.
 [오빠, 정말 못말려..  치마를 이렇게 벗는게 어딨어?]
여전히 부끄러움을 흘리는 주희의 말에 대꾸하지 않고 난 알몸이 된 가슴을 주희의 등에 밀착시켰다.  땀이 배

어 있었고, 땀이 식어가고 있었다.  약간 차가운 기운을 느끼며 난 주희의 몸과 함께 옆으로 비스듬히 몸을 뉘었

다.  목 사이로 팔베개를 해주자 주희가 한쪽에 개어져 있던 이불을 끌어당겨 덮어왔다.  그리고 이불 속에서

나의 한 손을 끌어당겨 젖가슴 위로 올려 놓았다.  그렇게 옆으로 누운 채 난 주희의 뒤에서 서서히 좆질을 해나

갔다.  주희의 숨소리가 점점 잦아들어 갔다.  그러나 내 허리질은 더욱더 빨라졌다.

    

 [응?  오빠아..]
주희는 간혹 내 서툰 움직임에 설풋 들었던 잠이 깰 때마다 엉덩이를 뒤로 살짝살짝 밀며 내 좆질에 호응을 해왔

다.  잠에 겨워 간신히 움직이는 주희의 엉덩이는 마치 내가 아직 사정하지도 않았는데 먼저 느끼고 잠이 들어

버려 미안하다고 말하는 것 같았다.  잠이 깼나 싶어 주희의 얼굴을 돌려 입술에 키스를 하면 어느새 또 잠이 들

어 있었다.  젖꼭지도 같이 잠이 들었다가 손가락으로 집으면 깨어나 다시 단단해지곤 했다. 
 
무방비로 몸을 내주며 잠든 주희의 엉덩이를 범하면서 잠시 그렇게 사정을 참았다.  그러다가 얼핏 잠이 들었나

싶었는데 갑자기 몽정을 하듯 정액이 나에게서 주희에게로 흘러들어가는 걸 느꼈다.  아마도 잠결에 움직인 주

희의 엉덩이질에 자극받아 참지 못하고 쏟아져 나간 것 같았다.  사정후 난 더욱 깊은 잠에 빠져들어갔다.  아

스라히 주희의 힘없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오빠아..  오늘은 콘돔 안 해도 돼?]
 
   
......................................................................................
            
          
 [난 몰라!  나 너같은 딸 키운 적 없어.  대학도 안 가고 놀러다니더니 어디서 이런..]
          

결혼 승낙을 받으러 간 자리에서 주희가 너무 어리니 4, 5년 있다가 생각해보자며 수 시간을 설득하던 주희어

머님은 딸이 임신했다는 말을 어렵게 꺼내자 얼굴이 노래지셨다.  주희의 동생 둘이 양 옆에서 부축하는 걸 보

며 나는 거실 바닥에 납작 엎드려서 죄송하다는 말만 거듭했다.
 [죄송이고, 뭐고.  저거 데리고 내 눈앞에서 사라져요.  데리고 가서 애를 낳고 살던지 말던지 난 몰라.]
  
몇일동안 주희와 짰던 시나리오는 진작에 물거품이었다.  어머님이 어떤 걸 좋아하시고, 어떤 걸 싫어하시고,

아버지 사업 망해서 돌아가신 후에 얼마나 고생해서 자식들을 키워오셨는지 철저하게 교육받았었다.  주희에

게나 동생들에게 어머님은 생명 그자체였다. 
  

 [오빠 잘해야돼.  엄마한테 허락못받으면 우리 끝이다.]
주희는 수없이 겁을 주었다.  난 정말 벼랑에 선 기분이었다.  간신히 대형할인점에 정식채용되긴 했지만 가진

건 월세방에 보증금이 전부라 홀몸으로 15년동안 세 자매를 키워오신 어머님이 허락 안하신다면 주희는 분명

나를 버릴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주희도 그 점을 분명히 말했다.
 
주희 어머님은 노발대발 데리고 나가라는 말씀밖에는 안하셨다. 
 [자네가 고아라고 내가 이러는게 아니야.  부모로서 기대라는게 있는거잖아요..]
여전히 조금의 여지도 안 주시며 어머님의 훈계가 이어졌다.  난 주희를 힐끔거리며 어떻게 해야하나 난감했

다.  주희가 버럭 일어나서 나보고 나가라고 할 것만 같았다.  그러나 주희의 얼굴은 그게 아니었다.  주희가 어

머님의 허리를 껴안더니 울음을 터뜨렸다.  그늘없이 밝기만 하던 주희에게서 처음 본 눈물이었다.
 [엄마!  흑..  나 이 사람없으면 못 살아요.  흑흑..  허락해주세요..  허락해주세요..]
주희의 눈물은 나뿐만 아니라 어머님에게도 충격이었던 것 같았다.  흠칫 놀란 표정을 지으며 어쩔 줄 몰라 하

시는 어머님의 옆에서 두 동생도 울음보를 터뜨렸다.
 [엄마!  허락해줘요..  언니 불쌍하잖아요..  흑흑흑..]
 
난 주희에게 미안했고, 두 동생들에게는 고마움에 가슴이 벅찼다.  눈물이 글썽하며 흘러내리려는 걸 간신히

참았다.  듬직하게 보여야할 것만 같았다.  나중에 화장실에서 혼자 울어야지.  눈물도 저축이 된다면..
 [장모님!  제게 맡겨 주십시요!  잘할 자신 있습니다!]
생각 끝에 나온 말은 아니었다.  그러나 뒷날 주희어머님은 이 순간을 얘기하실 때마다 장모님 소리에 무너졌다

고 한탄 비슷하게 농담을 하신다.  생전 처음 들어본 그 말이 그렇게 좋더라는 것이다.  주희가 첫째 딸이 아니

라 둘째나 셋째였다면 택도 없었을 거라고 하시곤 한다.  그래서 그 뒤로 난 일부러 어머님이라고 부르기 보다

는 장모님이라고 불러드리는 편이다.
  
 [에고..  나도 모르겠다..]
주희어머님의 어려운 그 한 마디는 저녁 식사 시간을 훨씬 넘긴 때에야 흘러나왔다.
 [엄마!  고마워, 엄마!  엄마, 우리 앞으로 잘 할께..  엄마, 고마워!]
주희는 어머님, 장모님의 품에 안겨 얼굴을 환하게 꽃피웠다.  난 새삼 주희의 사랑에 가슴이 저미는 걸 느끼며
다시 바닥에 넙죽 엎드렸다.
 [언니!  잘 됐다!  형부!  축하해요!]
이제 여중2년생이라는 막내 강희가 귀여운 목소리로 나에게 말했다.
 [얘는?  형부 소리가 그렇게 쉽게 나오니?]
여고 1학년인 둘째 윤희와 장모님이 이구동성으로 막내를 타박했다. 
  
그렇게 시작됐다.  그 날, 주희 나이는 20살, 내 나이 25살..  그리고, 우리 아이의 나이는 2달이었다.
   
      
...................................................................................................
            
             
 [아무래도 안되겠다.  최서방, 자네 싫어도 할 수 없어.  당분간 들어와 살도록 해.]
작은 내 월세방을 어떻게든 신혼방으로 꾸며주시려 이리저리 셈을 굴리시던 장모님이 굳은 얼굴로 말씀하셨

다. 
 [엄마..  방이 세 개뿐이잖아.  동생들은 어쩌구?]
주희가 내 눈치를 보며 동생들 핑계를 댔다.  주희야 원래 살던 곳인데다가 편한 아파트에서 몸을 풀고 싶을 것

이었다.  나는 별로 싫은 생각은 들지 않았다.  어차피 주희의 몸이 점점 무거워지는데 신혼기분을 낼 일도 없

을 것 같았다.
 [월세 싸게 주시면 들어가 살겠습니다.]
 [호호호..  월세?  그건 생각 안해봤는데..]
주희와 장모님이 내 말에 안심했는지 마주 보며 웃었다.  아마도 둘이서 얼마간 의논하고 걱정했던 모양이었

다. 
 
사실 난 실없는 말을 잘 하는 편은 아니었다.  그런데 주희나 장모님 앞에서는 가끔 농담도 하게 된다.  아직 처

제들 앞에선 쭈볏거리지만 살다보면 나아지겠구나 하는 생각에 내성적인 성격에 대한 불안감은 떨쳐버리게 되

었다.
          
임신 첫 세 달은 맹물도 조심해야된다길래(장모님 표현이다) 주희의 배가 나오기 전에 치르려던 결혼식은 결국

다섯 달째인 8월 한 여름에 치루게 되었다.  신랑하객은 당연히 썰렁할 것이었지만 아파트 부속 상가 건물에서

10여년동안 미용실을 운영하시면서 쌓아놓으신 장모님의 인맥으로 안면있는 남자하객은 모두 내 쪽으로 보내

졌다.  다행히 남들처럼 찍어내듯 씨끌벅적 똑같은 결혼식을 감사한 마음으로 치르고 어찌어찌 신혼여행지인

제주도의 호텔까지 오게 됐다.  어떻게 오게 됐는지도 모를 정도로 얼떨떨하기만 했다.
 [오빠, 오늘 완전히 넋 나간 사람같더라..]
 [응?  뭐?  내가?]
잘 도착했다는 안부전화를 장모님께 드리고, 처제들의 따발총 수다에 잠시 시달린 후에 침대에 누워 몸을 서로

기댔다. 
  
 [그렇게 보여?]
 [아니.  내가 그렇다는게 아니구.  내 친구들이 그러더라구..]
 [친구들이 뭐라는데?]
 [신랑이 신부한테 완전히 뿅갔데..  평생 바람은 안 피울 것 같다는데?]
하객으로와서 그런 얘기를 했을 것 같지는 않았다.  주희의 마음일 것이다.  배가 불러오면서 주희는 약간씩 짜

증이 늘었고, 살쪄보이냐고 자주 묻곤 했다.
 [내 얼굴에 바람피우면 대한민국 남자들 다 바람둥이겠다.]
나름 아내를 안심시킬 말을 짜내고는 주희의 입술에 살짝 뽀뽀해 주었다.
 
 [그렇게 말하면 안돼지, 오빠.  그럼 내가 옥동자랑 결혼했다는 거잖아.  세상 끝날 때까지 김주희만을 사랑하

겠  습니다.    그렇게 말해야지.  오늘 주례 선생님 앞에서 서약할 때처럼 말이야..]
주희가 마빡이 흉내를 내어 나를 웃기면서도 사뭇 진지하게 말했다.
 [그럼 여기서 무릎 꿇고 다시 서약할까?  나는 김주희를 신부로 맞아..]
나는 침대곁에 무릎을 꿇으며 다소 장난스럽게 서약을 외웠다.
 [아이..  그렇게 장난으로 하면 안돼지.  됐네요..  이리 올라오시죠, 서방님..]
      
난 주희의 손에 이끌려 침대위로 다시 올라앉았다.  그리고 주희의 배에 귀를 대고 살짝 누웠다.
 [무슨 소리 들려?]
 [음.. 아니..  안 들리는데..]
 [근데, 오빠..  아까 결혼식할 때 나 좀 느낌이 묘하더라..]
머리카락을 쓰다듬는 주희의 손길을 느끼며 나는 여전히 혹시라도 아이가 발길질을 하는 순간을 놓칠세라 주희

의 말은 건성으로 들었다.
 [왜?  무슨 생각했길래?  난 실수할까봐 딴 생각은 전혀 안 나던데..]
  
 [오빠랑 나랑 둘만 결혼하는게 아니라, 뱃속에 있는 아기까지 우리 셋이 결혼하는거구나..  그런 생각이 들

  더라구..]
     
 [응?  무슨 소리야..]
나는 아내가 하는 말을 금방 이해하지 못했다.
    
 
 [오빠, 우리 아기말야..  아들일까, 딸일까..?]

     

 

 

  <드리는 말씀>

어찌하다 또 글을 올리게 됐습니다.

  

완결못지은 글이 마음에 안 걸리는 건 아니지만, 원래 완결까지 생각하고 시작하지는 않았는지라 

앞으로도 완결될 가능성은 별로 없을 것 같습니다.

무책임하다 욕하셔도 할 수 없습니다.  적당히 욕하면서 스트레스 푸시는 것도 건강에 좋죠.

       

굳이 왜 그 따위냐 물으신다면 지나간 글들을 다시 보고 이어쓴다함은 이미 봐버린 야동은 다시

봐도 기립현상에 도움이 안되는 경우가 많더라..라는 점과 관련이 있다 할까..

    

이번 글도 뭔가에 끌(꼴?)려 시작했지만 개인사정상 자주 올리기 힘들고,

완결도 또한 가능성이 영 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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