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하게 하지마, 그렇지만 심하지 않게도 하지마(7) > 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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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심하게 하지마, 그렇지만 심하지 않게도 하지마(7)

    
   
   7. 인터뷰  PART 1 - 나비가 장자가 된 것인가, 장자가 나비가 된 것인가.
  
  
카메라가 정면과 측면에서 설치되고, 조명도 세워진다.  지영과 윤호의 가슴에는 작은 무선마이크가 꽂혀진
다.  몇 번의 카메라 테스트와 조명 밝기 조절이 끝난 후 사람들은 모두 바깥으로 나가고, 작은 스튜디오에
는 지영과 미희, 그리고 인터뷰를 진행할 여자PD만이 남는다. 
  
[강지영 어머님, 이렇게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윤호 학생도 고마워요.  너무 긴장하실 것
없구요.  그냥 차 마시면서 잡담을 나눈다는 기분으로 가볍게 이야기해주시면 됩니다.  여러번 말씀드렸지
만 방송엔 가명으로 나가실 거구요.  얼굴은 모자이크로 가릴거기 때문에 알아보는 사람은 절대 없을 거에
요.  목소리는 변조할 거구요.  더 궁금하거나 요구하실 것이 있으면 지금 하시죠.]
  
[PD님이 하두 끈질기게 부탁을 하셔서 이렇게 나오기는 했는데 잘 하는 건지 모르겠어요.  남편한테 얘기두
못 했구요..  윤호야, 너 정말 괜찮니?]
[괜찮은데요.]
강지영의 목소리는 약간 떨린다.  윤호는 무덤덤한 표정이다.  카메라와 조명 시설이 신기한지 계속 스튜디
오를 둘러본다.  여자PD의 몸을 위아래로 훑어본다.  여자가 오히려 겸언쩍어 하며 정장 치마의 끝단을 내
려 무릎을 가린다. 
  
[다시 한번 주의사항을 말씀드릴께요.  녹화방송으로 나가는 거니깐 중간에 힘드시거나 고칠 게 있다 싶으
시면 바로 중단해달라고 말씀하세요.  그리고 시선은 가능하면 제 쪽을 보시거나, 아드님 쪽을 보시구요.
카메라는 절대 의식하지 마시고 쳐다도 보지 마세요.  그리고 윤호 학생은 그냥 평소처럼 편하게 하면 돼.]
아직은 16살짜리 얘다.  얘다운 천진난만한 행동이 시청자들에게 어필할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한다. 
   
[나중에 방송을 보시고 혹시 불쾌하실 수도 있어요.  그 점 미리 양해의 말씀을 드릴게요.  저희 프로그램
의 제작 취지가 그렇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습니다.  방송 전에 완성된 편집본을 보내드릴겁니
다.  그렇지만 저희랑 약속을 하고 이 자리에 나오신 거기 때문에 편집본이 마음에 안 드시더라도 그 부분
은 저희가 양보해드릴 수가 없어요.  방송에는 그 편집본으로 나가게 될 겁니다.  스튜디오에는 보시다시피
저와 어머님, 그리고 아드님 셋이서 녹화가 끝날 때까지 있게 될 거에요.  편집은 저를 포함해서 두 명의
스태프만이 관여하기 때문에 비밀은 반드시 지켜드릴 겁니다.  자, 이제 시작해도 될까요?]
카메라 뒤에는 한 남자가 아까부터 앵글을 조정하며 카메라를 잡고 있지만 세 명의 계산에 넣지 않는다. 
  
지영이 긴장하며 고개를 끄덕인다.  무릎보다 약간 낮은 탁자에 놓인 쥬스잔을 들어 가볍게 입술만 축이고
도로 내려놓는다.  소파는 푹신했지만 안락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아까부터 다소 산만하게 구는 윤호
의 손을 잡아 주의를 준다.
[윤호야, 시작한다 잖아.  얌전히 굴어.]
  
여자PD는 엷은 미소를 지으며 지영이 아들을 단속하는 걸 기다려 준다.  여태껏 봐온 여느 모자간과 다르지
않다.  이들이 그런 관계라는 걸 상상도 할 수가 없다.  시청자도 처음엔 아마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  그
러나, 인터뷰가 진행되고 속속들이 밝혀지고 나면 경악을 하겠지.  그리고, 시청률은 대박일 거다.  재방,
삼방을 해도 모자를 지 모른다.  주요 일간지, 잡지사로부터 인터뷰가 쇄도하고 우리 케이블 방송국은 대
박나는 거지.  그럼 나는 이 삼류 방송국을 일류로 만드는 일등공신이 되는 거다.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하나, 두울, 스탠바이~  큐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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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시청자 여러분.  우리 시대의 바람직한 가족 관계 진행을 맡고 있는 김미영 인사드리
겠습니다.  날씨가 무척 덥죠?  우리 어머님들, 자녀분들 개학이 얼마 남지 않았죠?  방학 숙제 챙겨 주
시느라 스트레스가 이만저만 아니실 거 같습니다.  오늘의 주제도 조금 무거울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이제 갓 사춘기에 접어든 아들, 딸이 있으신 어머님, 아버님께서는 지금부터 놓치지 않고 끝까지 보시는
게 좋겠죠?]
미영은 30대 초반이나 중반 정도로 보인다.  카메라를 보며 말을 하는게 아주 능숙하다.  말투가 활달하
고 친근감이 있다. 
  
[오늘은 5회에 걸쳐 다루고 있는 가정내의 성문제 그 두 번째 시간으로, 예고에서 보셨다시피 주제는 근
친상간입니다.  저희 프로그램 방영 시간이 낮시간이라 지금 주로 점심 설거지를 끝내신 어머님들께서 보
고 계실 텐데요.  낯뜨겁다고 채널을 딴데로 돌려버리시지 말고 끝까지 채널 고정해주시기 바랍니다.]
  
[네, 지금 스튜디오에 어머님 한 분과 그 친 아드님이 나와 계신데요.  두 분께 간단히 자기 소개좀 부탁
드려보도록 하겠습니다.  어머님, 그리고, 학생 안녕하세요?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어머, 어머님은 든
든하시겠어요.  아드님이 아주 씩씩하고 똑똑해 보이네요.]
  
미영의 뻔한 칭찬을 들으며 지영은 떨리는 가슴을 진정시키느라 주먹을 꼬옥 쥔다.  미영의 말이 조금 빠
른 편이라 어느 순간에 끼어들어 말을 해야 할지 감을 잡기 어렵다.  윤호가 옆에서 실수를 하지나 않을
지 부담스럽다. 
[아, 안녕하세요.  저는 강지영이라구 해요.  올해 나이는 만으로 서른 아홉이구요.]
  
미영이 사전인터뷰한 수첩에는 올해 40세로 적혀 있다.  한 살이라도 적게 말하려는 얄팍한 마음, 뻔히 들
여다 보인다.  미영도 다르지는 않다.  나중에 실수할 지 몰라 수첩의 숫자를 지우고 39로 고쳐 적는다.
[직업은 그, 그냥 집에서 살림하구 있어요.  남편은 건설회사 부장이구요.  얘는 제 아들..]
  
[아, 예!  아드님 소개는 아드님께 직접 들어볼까요?]
미영은 자꾸만 카메라 쪽을 힐끔거리는 지영에게 눈으로 주의를 준다.  그리고, 얼른 윤호에게 시선을 돌려
말을 하라는 신호를 준다.
  
[음, 저는 최윤호라구 합니다.  16살이구, ㅇㅇ중학교 3학년입니다.]
아까만 해도 덤덤하더니 막상 녹화가 시작되니 목소리가 약간 떨린다.  아직은 어린애다.
  
[네, 강지영 어머님!  여기 윤호 학생이 친아들이 맞으신가요?]
[네, 맞습니다.]
[시청자 여러분, 이걸 봐주십시오.  제가 증거물로 동사무소에서 떼온 호적등본입니다.  여기 분명히 아버
지, 최명철 님.  어머니, 강지영 님.  아들 최윤호 군의 이름과 주민번호가 찍혀 있습니다.]
카메라를 향해 한동안 들어보인후 탁자 위에 올려 놓고 다시 지영을 향해 묻는다.
  
[그러니까 어머님은 여기 친아들인 윤호학생과 성관계를 하고 계신거죠?]
미영의 얼굴엔 별다른 변화가 없다.  무미건조한 표정과 익숙한 말투로 지영을 향해 묻는다. 
 
지영은 눈동자를 아래로 떨구며 대답을 못한다.  미영과 눈을 마주 보지 못한다.  윤호는 옆에서 지영과 미
영을 번갈아 본다.  쥬스는 벌써 절반 이상이나 마셨다.
  
[우리 어머님께서 조금 부끄러우신가봐요.  다시 질문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어머님께서는 아드님과 섹
스를 하고 계시죠?]
조심스럽게 물으며 눈으로 재촉한다.  지영이 떨구었던 눈을 들어 쥬스잔에 고정시키고 간신히 대답한다.
[네, 맞아요.]
   
[그렇군요.  어머님, 너무 긴장하실 것 없으세요.  어머님과 아드님을 비난하려고 이 자리에 모신 건 아니
구요.  근친상간의 실태와 문제점, 그리고 해결방법을 함께 고민해 보고 이야기 해보려는 것 뿐이니까요..]
지영이 이 말을 잊지 않고 기억한다면 나중에 편집본을 보게 되었을 때 속았다고 생각할 것이다.  미리 준
비된 기획안과 대본에 따르면 근친상간에 대한 비판과 우려의 목소리가 잔뜩 담기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혹시 오늘 아침에도 아드님과 섹스를 하셨나요?  아니면 어젯밤에 혹시?]
지영은 겨우 들었던 눈동자를 다시 떨구어 바닥에 부친다.  미영으로선 쉽게 말문이 안 여는 출연자가 새삼
스러운 일도 아니다.
[하하..  우리 어머님께서는 부끄러움을 좀 많이 타시네요.  윤호학생이 엄마 대신 좀 말해줄래?]
     
[엄마랑요?  오늘 아침에요?]
발을 흔들어 까부랑대며 윤호의 반응은 성의가 없다.  얌전히 앉아 있기 답답한 모양새다.  하긴 조사한 바
로도 그리 모범생은 아니다.  선생님들의 진술과 학생들, 또래 친구들의 진술이 엇갈리긴 하지만 오랜 취재
경험상 직감으로 느낄 수 있다.  윤호의 눈빛은 결코 선하지 않다. 
  
인내심을 가지고 부드럽고 다정한 표정을 지어 보인다.  처음이 중요하다.  일단 말문이 열리면 그 다음은
일사천리다.
[그래!  오늘 아침!  엄마랑 했니?  어땠어?  누가 더 잘해?  엄마?  윤호?]
  
[당근 제가 더 잘하죠.  오늘 아침에두 엄마가 먼저 쌌는걸요.]
윤호가 미영의 얼굴을 똑바로 바라보며 의기양양해 한다.  역시 어린애라 유도심문에 금방 넘어온다. 
   
[엄마랑 얼마나 자주 하는데?  이틀에 한 번?  사흘에 한 번?]
[아유, 그렇게 자주 안해요.  일주일에 한 번 할까말까 하지..]
지영이 갑자기 끼어든다.  윤호가 대답을 하려는데 못하게 가로막는다. 
  
[무슨 일주일에 한번이야?  매일매일 하면서..  어제두 하구, 그제두 했잖아.  엄마 바보 아냐?]
[얘가?  말 좀 조심해서 해.  이거 사람들이 많이 보는 방송이란 말야.  너 엄마 챙피하게 할거야?  엄마랑
아침에 약속했잖아.]
그렇게 많이 보는 방송은 아니다.  미영은 이 부분은 편집으로 잘라야 겠다는 생각을 하며 다음 질문을 준
비한다.  아들 쪽을 건드리는게 지영의 대답도 쉽게 들을 수 있는 지름길일 것 같다.
  
[어머님, 아드님한테 너무 그러지 마세요.  저 나이땐 왕성하잖아요.  매일매일 그럴 수도 있는거죠 뭐..]
은근히 부추겨본다.  어머니들 맘이야 대개 비슷하다.
[에유, 창피해..  우리 아들이 좀 그래요.  워낙 힘이 좋아나서..  윤호야, 다리 좀 모으고 앉어.]
지영은 두 손으로 붉어진 뺨을 감싸고 어쩔 줄을 몰라한다.  윤호의 무릎을 당기며 자세를 단정히 해주려
애쓴다.  그러나, 윤호의 무릎은 잠시 모아졌다가도 엄마 지영이 고개를 돌리면 금새 헤 벌어진다. 
          
[네, 그러세요?  어머님은 참 좋으시겠네요.]
이 상황에 맞는 말 같지는 않지만 평소 하던 습관대로 진부한 칭찬의 말을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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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드님과 성관계를 가지시기 전에는 가족 간에 어떠셨나요?]
[어땠냐구요?  정확히 뭘 물으시는지, 잘..?]
    
[저, 그러니깐..  남편분하고는 화목하게 지내시는 편이었는지, 아드님은 예전에 어떤 학생이었는지.  그런
걸 여쭙는 거에요.]
[아, 네..  남편하고야 잘 지내죠.  그이가 워낙 착실해요.  한번도 제 속을 썩여 본 적이 없어요.  회사에
서도 잘 하구요.  윤호두 끔찍히 위해요.  윤호야 뭐..]
지영이 말을 끝맺지 않고, 윤호 쪽을 바라본다.  복잡한 심사가 담긴 표정이다. 
   
[네, 아드님은 요..?]
미영이 말을 이으라는 신호를 보내자 지영이 윤호의 손을 잡고 미영 쪽을 보며 다시 이야기하기 한다.
[우리 윤호도 뭐 평범한 아이였어요.  공부도 아주 못하는 편도 아니고, 말썽도 안부리고, 엄마 아빠한테
잘하고 얌전하고..  저는 그런 줄만 알았죠..]
약간 허탈한 심경이 느껴진다.
  
[그런데, 그 사건이 일어난 거군요.]
[사건이요?  아, 네..  맞아요.  저한테는 사건이었죠.  아들한테 완전히 배신당한 느낌이었거든요..]
지영은 그때의 분함이 아직도 생생하다.  분에 못 이겨 잡고 있던 아들의 손등을 긴 손톱으로 할퀸다.  살
짝만 할퀸다.
[아야!  엄마!]
윤호가 얼굴을 찌푸리며 손을 빼내려 한다.  지영이 웃으며 손을 놔주지 않는다.  미영도 같이 웃어준다.
  
[그때 경찰서에 가셔서 많이 놀라고 화도 나셨나봐요?]
[말두 마세요.  그땐 정말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더라구요.  윤호한테 돈 뺏긴 학생 어머니가 얼마나 삿대
질을 하며 욕을 해대는지..  저는 그런 일 생전 처음 당해 봤거든요.]
  
[윤호 학생은 그 때 기분이 어땠어요?  엄마는 기분이 많이 상하셨나본데.]
[쪽팔렸죠 뭐..]
[윤호야, 말 좀 가려서 해.  방송인데 그런 말 쓰면 어떡하니?  사람들이 엄마 흉 봐.]
[뭐 어때서 그래요, 엄마.  쪽팔려서 쪽팔리다구 한건데..]
[하하..  어머님 그냥 두세요.  그 정도는 괜찮아요.  윤호 학생, 지금처럼 편하게 얘기하면 돼.  괜찮아.]
미영은 이 부분도 삐익 소리를 덮고 적당히 잘라야 겠다고 생각한다.  수첩에 표시를 해둔다.
  
[그러니까 그 날부터 아드님과의 관계가 그전과는 달라진 거군요?  경찰서에 갔다오신 이후 구체적으로 어
떤 일이 벌어졌나요?]
지영이 쥬스잔을 들어 한 모금 들이켜 입안에 돌린 다음 꿀꺽 삼킨다.  숨을 한번 고르고 말을 잇는다.
      
[집에 오자마자 제가 너무 화가 나서 애를 잡고 마구 팼어요.  원래 그렇게는 안하는데..]
[원래는 어떻게 하셨는데요?  윤호 학생이 잘못했을 때 특별히 쓰시던 방법이 있나요?]
[집에 회초리 둔 게 있어요.  그걸로 종아리 몇 대 때리거나, 잔소리 몇 마디 하는 거죠.  아유, 남들하고
똑같아요.  저라고 뭐 특별한 게 있겠어요.  제가 아들 서넛 낳아서 키워본 것두 아니구..]
[예, 그러시겠죠.  그래서 어떻게 됐나요?  계속 말씀해주시죠.]
   
[네.  그렇게 한참을 엉덩이고, 등이고 할 것 없이 짚히는대로 마구 손찌검을 하는데 이 녀석이 글쎄 저한
테 대들지 않겠어요?]
[대들었다구요?  어떻게 대들던가요?]
[아이구, 말두 마세요.  지 엄마한테 대들어서 욕하구 때리구..]
[엄마!  내가 언제 욕했다구 그래?  내가 언제 때렸어?]
윤호가 발끈해서 지영의 말끝을 가로챈다.  지영이 난처해 하며 윤호와 미영을 번갈아 본다.
[얘가?  니가 그때 엄마 때렸잖아?  그때 엄마 손목에 멍들었던 거 기억 안나?]
     
평생 결말이 나지 않을 대화다.  남녀가 서로 누가 먼저 쫓아다녔다고 우기는 것과 같아 보인다.  미영이
끼어들 차례임을 느낀다.
[윤호 학생, 그 때 엄마한테 왜 그랬어요?  엄마가 미웠어?]
[아니요.  엄마가 왜 미워요.  그때는 그냥 엄마가 너무 무식하게 그러니깐 짜증이 나서..]
[아, 그러니까 무의식 중에 자기도 모르게 손이 나간 거네요?]
[네.  저는 절대 그럴 생각이 아니었거든요?]
다시 유도심문에 걸려든다.  이 부분에 삽입될 멘트가 떠오른다.  가정폭력은 모든 문제의 출발점이다..
괜찮은 것 같다.
     
[엄마는 평소엔 어떤 분이에요?  어디 우리 아들은 어떻게 생각하는 지 말해볼까?]
[우리 엄마야 뭐..  아줌마죠..]
지영이 윤호를 향해 꿀밤을 매길 듯 손을 흔들어 보인다.  윤호가 짐짓 목을 움츠려 보인다.
  
[하하..  이렇게 젊고 아름다우신데 아줌마라뇨.  얼굴도 예쁘시고 몸매도 저보다 더 볼륨있으신데요.]
분위기를 적당히 고무시키기 위한 멘트다.  물론 이 부분은 방송되지 않을거다. 
  
[우리 엄마, 몸매 별루 안 좋아요.  똥배도 나왔는데요?  젖은 좀 큰 편이긴 하지만..]
[유, 윤호야!  말 좀 가려서 해.  엄마가 아주 조마조마 해 죽겠어.]
윤호 이 녀석 말뽄새가 보통이 아니다.  너무 자유롭게 놔주어선 안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편집이 고달파
진다.
  
[다시 어머님께 질문 드릴께요.  그렇게 아드님 행동에 실망을 많이 하셨겠어요?  많이 다투셨구요.]
[실망 많이 했었죠.  그런데 그게 또 싫지가 않더라구요.]
[예?  왜 그러셨을까요?]
[그 뭐랄까..  할 일이 없이 심심해서 빈둥빈둥 거리고 있는데 갑자기 하늘에서 빨랫감이 뚝 떨어진 듯한
느낌이랄까..  아유..  말 해놓고 보니깐 좀 이상하네요..  호호..  PD님은 무슨 말인지 잘 모르시겠죠?]
  
[네, 저기 좀 더 자세히 말씀 좀 해주세요..]
[아들 녀석 이제는 다 키웠구나 했었거든요.  그때까지만 해두 아들하구 부대낄 일이 별루 없었어요.  지
아빠두 일에 바빠서 집을 자주 비웠거든요.  지금도 그렇지만..  사는게 아주 지루했어요..]
   
[아, 참..  남편분하고는 어떠신지 좀 말씀해주세요.  특히 잠자리는 얼마나 자주 하시는지..]
[잠자리요?  안 한지 몇 년 됐어요..  우리 남편이 워낙에 바쁘고 피곤해서..  저두 그렇게 즐기는 편이 아
니라..]
지영의 얼굴에 쓸쓸함이 묻어 난다.  미영의 눈에는 죄책감도 점점 보인다. 
  
[웃기시네?  엄마가 안 즐긴다구?  순 색꼴이면서..]
윤호가 비아냥댄다.  지영이 황급히 윤호의 입을 막는다.
[어, 엄마가 언제?  넌 입다물구 가만히 있어.]
[읍, 읍, 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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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호의 발버둥이 잦아들기를 기다려 미영이 다시 묻는다.
[혹시 남편분한테 신체적으로 문제가 있으신가요?]
[문제요?  아니요.  그런거 전혀 없어요.  그냥 회사일 때문에 바빠서 그렇게 된 것 같아요.  저, 남편하고
아무런 문제 없어요.  오해하지 마세요.]
이 부분도 역시 편집이 필요할 것 같다.  기획안에 따르면 남편과의 섹스 트러블로 인한 욕구불만이 근친상
간을 야기하는 요인 중 하나라고 되어 있다.  
  
[남편분은 아드님과의 관계를 아시나요?  얘기하셨나요?]
[아뇨!  몰라요.  그걸 남편한테 어떻게 얘기해요?]
지영이 말두 안되는 소리를 한다는 투로 미영을 몰아부친다.
  
[음..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보죠.  아까 싫지 않더라구 하셨는데..  뭐가 좋으시던가요?  솔직하게 말씀해
주시면 좋겠는데요.]
미영이 솔직하게라는 부분에 힘을 주어 말한다. 
  
[여기까지 나온 마당에 제가 숨길게 뭐가 있겠어요.  솔직하게 말씀드려야죠.  제 남편 말이 나와서 말인데
..  제 남편 저한테 아주 잘해줘요.  한번도 제가 싫다는 건 해본 적이 없는 사람이에요.  그게 좋아서 결
혼까지 한 거구요.  근데 살아보니까 그게 아니더라구요.  남들은 부부싸움할 일이 없어서 좋겠다고 부러워
하는데 저는 영 재미가 없더라구요.  사람이 늘 민숭맨숭 맹물같고..]
[그래서요?]
  
[그런데, 윤호 이 녀석은 그 날  보니깐 지 아빠 같지 않더라구요.  누굴 닮아서 그런지, 사춘기인지 아주
발딱발딱 대드는데..  호호..  솔직히 말해서 그날 오랫만에 가슴이 두근두근 설레지 뭐에요..  손목에 든
피멍도 무슨 숫처녀 꽃송이 선물 받은 것 같기도 하구..  PD님은 이런거 잘 모르실거에요.]
지영이 또 윤호의 손을 잡고 흐뭇한 미소를 짓는다. 
  
[저, 어머님..  실례지만 혹시 메조키스트라는 말 아세요?]
[아니에요, 저 그런거 아니에요.  저두 대학물 먹었는데 알죠.  그거 맞으면서 흥분하는 사람 말하는거잖아
요.  저는 그런거 아니에요.  맞는게 좋은 사람이 세상에 어딨어요?]
지영은 불쾌한 표정으로 바락바락 성을 낸다. 
  
미영은 좀더 심층적으로 접근해봐야 겠다고 생각한다.  개인의 특별한 성적취향이 근친상간의 원인이 되는
것일까 궁금하다.
[음..  저는 어머님을 비난하려는게 아니에요.  메조키즘도 사람들이 가진 성적 취향의 일부구요.  다만,
어머님께서는 손목에 피멍이 들게 아들에게 맞았는데도 기분이 좋다고 하셨잖아요?  그 부분이 조금..]
  
[맞은 거 아니에요.  우리 아들이 얼마나 착한데요?  지 엄마를 때리는 그런 나쁜 놈은 아니에요.]
아까랑 말이 틀리다.  이 부분도 편집이다.
  
[아, 네.  제 표현이 좀 잘못됐네요.  그러니깐 아들 때문에 손목에 피멍이 드셨는데요.  그게 그날이 마지
막이 아니죠?  며칠 후에 비슷한 일이 또 있었죠?]
[이쑤시개 사건이요?  호호호..  난 그때만 생각하면 지금두 이렇게 웃음이 나..  호호호..]
[엄마!  웃지마.  쪽팔려..]
[호호호..  너두 쪽팔린 건 아는구나?  호호호..]
분위기 좋다.  웃음은 경계심을 풀어준다.  비밀의 문을 여는 열쇠가 되어준다.
  
[그 때 아드님 때문에 허벅지에두 피멍이 드셨었죠?  그 이야기 좀 자세히 해주시겠어요?]
[호호, 아유, 그 날요.  호호..  미안해요.  자꾸 웃음이 나서..  콜록, 콜록..]
미영은 지영에게 쥬스를 권한다.  손을 저어 거절하는 시늉을 하며 지영이 자기의 가슴을 툭툭 친다.  잠시
후에야 진정을 한다.
  
[오후에 뭐 할 일이 있나요?  TV보다가 소파에서 깜빡 낮잠이 들었었거든요.  근데 느낌이 이상한거에요.
허벅지는 따끔거리고, 옆에는 사람 숨소리가 나고..  왜 인기척이 느껴진다구 하잖아요.]
[처음부터 아드님이 옆에 숨어 있는 걸 아셨군요?]
[아유, 진작에 알았죠.  바로 옆에 있는데 그걸 모르겠어요?]
[그런데 모른 척 하셨군요?  왜 그러셨어요?]
[궁금하잖아요?  이 녀석이 무슨 꿍꿍이로 저러나 싶더라구요.  남편은 이런 재미가 없어요.  남자들은 정
말 반성해야돼..  와이프를 무슨 침댓보로만 알아요.  아니면 식순이나 빨래쟁이로 알던가..  자기 필요할

때만 찾구..]
  
[아드님하고는 재밌으신가봐요?]
슬쩍 유도심문을 던져본다.  이 여자는 넘어 올까?
[재밌죠.  우리 아들이 엄마를 얼마나 재밌게 해주는데요..  난 정말 아들없이 어떻게 살라나 몰라요..]
지영이 윤호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윤호는 지 엄마를 보며 능글맞게 웃는다.  아이가 웃는게 능글맞다..
  
[어떻게 재밌게 해주나요?  아드님이 잠자리에서 세심하게 잘 해주나보죠?]
[어머!  PD님은 별걸 다 물어보신다.  사람 부끄럽게 시리..  어떻게 그런 걸 말해요?  그런거 말해두 되요
?  이것두 방송에 나가요?]
역시 바로 넘어오지는 않는다.  그러나 빈틈을 보였다. 
[그럼요.  방송에 다 나가죠.  사람들이 많이 궁금해 하는 부분이거든요.  아드님이 얼마나 기술이 좋으시
길래 어머님과 매일 같이 섹스를 할 정도인지 궁금해 하는게 당연하지 않겠어요?]
아들 자랑을 한 번 해보란 얘기다.  어머니라면 누구나 사족을 못 쓰는 부분이지.  입이 근질근질할 거다.
  
[나 이런 말 했다가 이상한 사람 취급당하는 건 아닌가 몰라..  호호..]
말문을 열었다.  방송을 하게될지는 나중 문제다.  일단 녹화를 떠 보자.  이런 내용 따 내기 힘들다.
[아이구, 이상하게 보긴요.  그냥 솔직하게 말씀해주시면 돼요.]
  
[사실 우리 윤호가 잠자리에서 다정하거나 세심한 건 아니에요.  아직 중학생이잖아요.]
지영이 잠시 뜸을 들이며 쥬스잔을 만지작 거린다.  뺨이 발그레 하다.  첫날밤을 회상하는 신혼주부 같다.
[엄만?  나보구 젖두 잘 빨구, 보지두 잘 빤다며?  거짓말 한 거야?]
윤호가 또 끼어들어 버럭 대든다.
[얘는, 엄마말 끝까지 들어.  누가 그렇대?  우리 윤호, 잘 빨어.  엄마가 진심으로 그런 거야.  거짓말 아
냐..]
지영이 윤호의 등을 토닥거린다.  앞에 누가 있는지 잠시 잊은 눈치다.  이 순간은 아들 밖에 안 보일거다.
  
[우리 윤호는 잠자리에선 아주 거칠어요.  평소에두 조금 심하게 굴 때가 있긴 하지만, 잠자리에선 정말 애
가 짐승같아요.  지 엄마구 뭐구 없어요.  저를 아주 쉬운 여자 취급해요.]
[어머나..  그런데 기분 나쁘지 않으세요?  아드님이 조금 버릇없이 구는 거 같은데..]
[우리 윤호가 조금 버릇없긴 해요.  보시기에도 좀 그렇죠?  그래도 아는 사람들 앞에선 안 그래요.  아주
분별이 없진 않아요.]
  
[저는 그게 좋더라구요.  이건 윤호한테두 안한 얘긴데..  호호..  윤호 앞에서 이런 얘기 해두 될까 모르
겠어요.  내가 너무 속을 내보이는 건 싫은데..]
말하기 싫다는 뉘앙스는 아니다.  오히려 말할 기회를 주어서 고맙다는 눈치다.
[윤호한테 나쁜 얘기는 아닌 거 같은데 해보시죠?  윤호도 엄마 속 마음을 알면 더 좋지 않겠어요?]
  
[그럴까요?  이 녀석은 영 종잡을 수가 없어서..  그럼 얘기할게요..  윤호는 잠자리에선 저보다 더 어른
스러워요.  뭐랄까..  얘기하기가 좀 그러네..  제가 남편한테 반한 것 중에 하나가 그거거든요.  제가 남
편이랑 8살 차이가 나요.  좀 많이 나죠?  호호..  친구들이 미쳤다고 난리였어요.  삼촌 뻘하고 결혼한다
구요.  근데 제가 좋은 걸 어떡해요?]
미영은 수첩에 떠오르는 생각을 메모하며 짧은 시간이지만 지영의 심리를 분석해본다. 
   
[그러니깐..  어머님 말씀은 아저씨 같은 남자에게 끌린다는 말씀인가요?]
[아뇨.  그런 얘기는 아닌데..  어렵네..  제가 얘기를 좀 더 할게요.  그런데 결혼하구 보니깐 아까 말씀
드렸다시피 남편은 제 한테 너무 고분고분 한거에요.  그게 영 싫었거든요.  근데 윤호는 아주 정반대에요.
얘가 아주 못됐어요.  엄마가 하란 대로 한 적이 한 번도 없어요.]
[내가 언제?]
윤호가 또 발끈한다.
[아니, 말이 그렇단 말이야.  엄마 말 아직 안 끝났어.  더 들어봐.]
  
[우리 윤호, 잠자리에선 지 엄마한테 하나부터 열까지 명령이에요.  옷두 지 손으로 안 벗겨줘요.  빨랑 벗
어라.  기어 와라.  꿇어 앉아라.  좆 빨아라.  구슬 빨아라.  색 좀 써봐라.  야한 말 좀 해봐라.  그것
밖에 못하냐..  아주 요구하는게 하나 둘이 아니에요.]
윤호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을 한다.  꿈을 꾸듯 몽롱한 눈빛이다.
[어머, 귀찮으시겠어요?]
미영은 이해가 안간다.  그런 거만한 남자는 거들떠도 안본다.  지가 좆달고 나온 거 말구 잘난게 뭐가 있
다고..
  
[귀찮기는요?  전 그게 너무 좋아요.  이해 안되시죠?  호호..  저두 제가 이해가 안되요.  윤호가 하란대
로 하면서 내가 이게 무슨 짓인가 싶을 때도 있어요.  저두 명색이 어른이구 엄만데 그런 생각이 당연히 들
죠..  근데 윤호가 저를 그렇게 이끌어주는게 너무 좋더라구요.  푸근하구..  듬직하구..]
 
[윤호 학생은 엄마한테 왜 그러는거야?  엄마한테 안 미안해?]
[아니요?  왜 미안해요?  엄마가 그러는데, 남자는 잠자리에선 원래 그래야 하는거래요.]
교활한 눈빛으로 미영을 쳐다본다.  순진한 척 하는 걸 모를 리 없다.  약은 녀석..
  
[호호..  제가 그렇게 가르쳤어요.  저 미친 년이죠?  윤호가 한 번은 엄마한테 너무 미안하다구 이제는 안
그런다구 그러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말렸죠.  남자는 원래 거친 게 매력이라구요.  잠자리에선 엄마라구
어려워하지 말구 맘대로 하라구요.]
  
[윤호 학생이 전에는 어머님을 어려워 했나요?  윤호 학생, 그랬어?]
[네.  요즘엔 안 그런데, 우리 엄마 되게 깐깐하고 엄해요.  난 그래서 정말 주워다 기르나 싶었잖아요. 
엄마?  나 진짜 엄마 친아들 맞지?]
윤호가 지영의 품에 안기며 아이처럼 앵앵거린다.  그러면서도 남들이 모를까 싶게 지영의 가슴께를 한손으
로 주물럭거린다.  지영은 별로 말리는 기색이 아니다. 
[그럼!  우리 아들..  엄마가 열달동안 배아파 낳은 아들 맞지..]
  
[아들이 엄마한테 이래라 저래라 하는게 나쁘지 않으셨단 말이죠?]
[네, 전 그게 좋더라구요.  삼촌같구, 아저씨 같구, 아빠 같구..  나이가 문제가 아니라 잠자리에선 다 큰
어른이에요.  ]
  
[윤호 학생도 그런 걸 좋아하는 것 같던가요?]
[그런 것 같아요.  제가 위에서 올라타는 걸 무지 싫어하거든요.  여자한테 깔리는 게 싫대요.  기분나쁘대
요.  그렇지, 아들?]
[응!  난 엄마가 위에서 하는 거 정말 싫어.]
  
[윤호 학생은 여자가 위에서 하는게 왜 싫은데?  힘도 안 들고 좋지 않아?]
[아니요!  씨발, 누가 여자가 감히 남자를 깔고 타요?  그런 년은 내가 가만 안둘거야..]
미영은 속으로 혀를 끌끌 찬다.  역시 가정교육에 문제가 있었군..  이 부분에 멘트를 넣어야지..  조금 심
각한 어조로..
  
[엄마는 안 그런다는 거지?]
[네!  우리 엄마는 내 말 잘 들어요.  다른 사람한테는 안 그래도 내 말에는 꿈뻑 죽어요.  그래서 난 엄마
가 좋아.  엄마두 그렇지?]
[그럼!  우리 윤호가 어떤 사람인데..  엄마가 윤호 말 잘 들어야지..]
엉덩이가 소파에 깔려 있지 않다면 두드려줄 기세다.  저런 식으로 아이 기를 살려 주는 게 맞는 걸까 회의
가 든다.
  
[우리 엄마는요, 내가 뒤치기 해주면 되게 좋아해요.  머리채 잡아당기면서 씨발년, 씨발년 그러면 아주 미
치겠대요..]
[윤호야, 그런 얘기는 안 해도 돼!] 
[왜?  말 하면 좀 어때서?  씨발년아..]
[윤호야!  사람들 앞에선 엄마한테 그렇게 말하면 안된다구 했지?  집에 있을 때, 잠자리에서만 그러는 거
라구 엄마가 그랬잖아!  죄송해요..  애가 아직 어려서..  이해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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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어색하게 흐르던 침묵을 깨고 미영이 담담한 톤으로 말한다.
[그 이쑤시개 사건 때부터 아들에게 성적인 감정을 가지게 되신 건가요?]
굳은 얼굴로 윤호와 눈싸움을 하던 지영이 표정을 풀며 미영에게로 고개를 돌린다.
[네?  네..  아니..  잘 모르겠어요..  그 때부턴지 아닌지..  아무튼 그 때 기분이 이상했어요.  아들래
미가 금방 싸놓은 정액을 본 건 처음이었으니까요.  그것두 지 엄마 옆에다가..]
  
[윤호 학생은 그 전부터 엄마를 이성으로 생각하고 있었던 거야?  그 때 엄마 몰래 만지면서 자위한 거 맞
지?]
[네!]
윤호가 머리를 긁적인다.  그래도 부끄러운 걸 아주 모르지는 않나보다.
[그때 일, 조금 자세히 얘기해줄래?]
  
[그날은 그냥 엄마한테 장난칠려구 그런거에요.  처음부터 딸딸이 칠려던 건 아니구요.  근데 엄마 허벅지
를 꼬집으니깐 너무 기분이 좋더라구요.  못 참겠더라구요.]
[어머니가 깨어 있는 걸 몰랐니?]
[그게 잘 모르겠더라구요.  깨있는 것 같기도 하구, 아닌 것 같기도 하구..]
  
[나중엔 엄마가 깨어 있는 걸 알게 됐지?  사정하구 나서 말이야.]
[네.]
[그땐 기분이 어땠어?]
[쪽팔렸죠.  기분 더럽고..  사람 완전히 바보만든거 아니에요.]
  
[저 괜히 나중에 그 얘기 했다가 아들한테 엄청 혼났어요.]
[아!  어머님이 직접 얘기를 해주셨나보죠?  그때 깨어계셨다구?]
[네,  제 딴엔 너무 웃기고 그래서 아들한테 말했죠.  그랬더니, 윤호가 노발대발해서는..  얼마나 시달렸
는지 몰라요.  아들이지만 그럴 때는 너무 무서워요.]
  
[네, 그렇지만 결과적으로 그게 계기가 되서 여기까지 오게 되신 거잖아요..]
[아니에요.  그렇지도 않아요.  그 뒤에 또 일이 있었어요..  그렇지, 윤호야?]
[뭐?  시골 간 거?]
[그래! 시골에서..]
  
[두 분이 시골에 놀러 가셨었나 봐요?]
[아니요.  남편이랑 셋이 시골에 제사 지내러 갔었어요.]
[남편분도 계시는데 그 때 또 무슨 일이 일어났나요?]
  
[남자애들 좀 짖궂어요?  근데 우리 윤호는 딴 애들보다 더 심한 거 같애..  어찌나 엄마한테 장난질을 쳐
대는지..]
[에이..  엄마두 좋으면서 괜히 그래..]
눈을 찢으며 웃는다.  지 엄마를 향해 흉물스럽게 입꼬리를 치켜올린다. 
[좋긴 누가 좋대?  그날 엄마가 얼마나 놀랐는지 알아?  엄만 생전 치질 같은 거 없었는데 그때 진짜 치질
걸리는 줄 알았어, 이녀석아!]
윤호의 말대로 싫은 표정이 아니다.  이 여자 복잡한 여자다.  아들에게 맞는 걸 좋아하지만 메조는 아니라
주장하고, 아빠같은 남자가 좋다면서 아들과 그짓거리를 하고, 괴롭힘을 당하는 걸 즐긴다.
  
[혹시, 그날 아드님이랑 항문섹스를..?]
차마 묻기가 민망하다.  그래도 할 일은 해야지..  간호사가 포경수술을 위해 자지에 주사를 놓으면서 사심
을 가질 순 없다.
[네?  항, 뭐요?  어머, PD님은 보기엔 안 그런데 그런 것두 하시나보다?  남자친구께 잘 들어가요?  찢어
진 적 없어요?]
이 불여우 같은 년이..  순진한 척 사람을 놀린다.  흥분하면 안된다..  표정관리를 하자..  엉덩이에 괜
히 열이 오른다.  맵디 매운 무교동 낚지볶음을 먹고 불똥이라도 싼 것 같다.  화끈거린다. 
  
[아유, 농담이에요.  그런건 아니구요.  치질 얘기는 그냥 장난이에요.  그 때 시골 가서 우리 아들 고추를
처음 봤거든요.  어릴 때야 늘상 봤지만 커서 그렇게 여문 건 처음 봤어요.  호호..  누가 만들었는지 아주
잘 생겼더라구요.]
[보기만 했어?  빨기두 했잖아?]
[빨긴 누가 빨어?  니가 못되게 행동을 하니깐 엄마가 벌줄려구 입으루 콱 깨물어 버린거지.]
  
[윤호 학생이 어떤 못된 행동을 했는데요?]
[글쎄, 이 녀석이 엄마 엉덩이에 똥침을 찌르질 않나, 나중에 가슴에 올라앉아서 오줌을 싼다고 위협을 하
지 뭐에요?]
[저런..  그런 일이 있었어요?  윤호 학생은 왜 그랬는데?  이유없이 그러진 않았을 것 같은데?]
사실 이유없이도 충분히 그런 짓을 저지를 놈 같아 보인다.  싹수가 노랗다. 
  
[엄마가 항복을 안 하잖아요?  항복만 했으면 내가 엄마 얼굴에 왜 오줌을 싸요.  엄만 고집이 너무 세. 
그냥 져 주지..  아들을 꼭 이길려구 그래..]
[항복?  항복은 받아서 뭐 하게?  엄마가 항복하면 윤호 학생은 뭐가 좋은데?]
[그냥..  기분 좋잖아요.  엄말 내 맘대로 할 수도 있고, 항복하면 쫄따구가 되는 거니까..]
  
[어머님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아드님 말씀을?]
[아유, 난 몰랐죠?  이 녀석이 장난이 심해서 그러는구나 했지..  그때 알았으면 그냥 항복해줄 걸 그랬네,
호호호..]
[에이..  일부러 져주면 그게 무슨 재미야.  진짜로 싸워서 이겨야 재밌지..]
이 놈도 지 엄마만큼 복잡한 놈이다.  엄마에게 이기고 싶어하면서도 쉽게 이기는 건 싫어하고, 잠자리에선
엄마에게 함부로 굴면서 평소엔 안 그런다니..  그게 가능할까..  집에서 새는 바가지 밖에서 안 샐 수가
있을까..
  
[그래도 엄마한테 쫄따구라는 건 너무 심한 거 같은데?  어머님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전..  전..  글쎄요..  전 괜찮은 것 같은데요..  전 그런게 좋던데..  헤..  내가 너무 이상한가..]
지영이 혀를 내밀며 윤호 쪽을 쳐다본다.  윤호가 고개를 끄덕이며 의기양양해 한다. 
   
이제보니 권위에 순종하며 쾌감을 느끼는 성향이 있는 것 같다.  그래도 아들에게 순종하면서 좋아하다니..
그래 이상하다 이 년아..         
    
                    
............................................................................................
          
              
  
[그러니까 그 때 아드님 성기를 입에 물고 처음으로 펠라치오를 해주신거네요?  정액은 어떻게 처리하셨나
요?  혹시 그냥 삼키신 건 아니죠?]
미영은 자기도 모르게 혀로 입술을 사악 훔친다.  즐기진 않지만 가끔 그 비릿한 액체에 도전하게 될 때가
있다. 
  
[펠라치오는 무슨?  정액이라뇨?  앞마당에 사람이 왔다갔다 하는데 거기서 어떻게 그런 짓을 해요?  아유,
누가 보면 어쩌라구..]
[엄마 지금은 그런 거 좋아하잖아?  짜릿하다며?]
[지금이야, 그렇지.  엄만 뭐 날 때부터 그런걸 좋아했는지 아니?  지금은 니가 자꾸 그런 거 시키니깐 그
냥 하는거지..]
  
[아드님이 어떤 걸 시키시는 데요?]
[아유..  이런 얘기까지 들으시면 우리 모자를 아주 변태처럼 보실 텐데..  어쩌나?  얘길 해야 되나, 말아
야 되나?]
[그럴 리가 있나요?  진짜 궁금해서 그래요.]
결국은 얘기할 거면서 이렇게 뜸을 들인다.  나잇값하는 노련한 아줌마다.  어리숭해서 아들에게 당한 건
분명 아닌 것 같다.  이 부분은 대본 수정이 필요하겠다.  원래 기획에는 엄마들이 아들 단속을 잘 해야
한다는 내용이 들어 있었다.  아빠들의 감시가 필요하다고 바꿔야 할 판이다.
  
[그럼 제일 약한 걸루 하나만 얘기할게요.]
[하하..  강한 것두 괜찮은데..  좋으실 대로 하세요..]
      
[저번 주, 월요일인가 화요일이었는데..  윤호야 우리가 xx백화점 간게 언제였지?]
[화요일이잖아.]
[맞다, 화요일이었지.  윤호가 갑자기 백화점엘 가자는 거에요.  얘가 지 엄마랑 백화점에서 쇼핑하는 걸
아주 질색하는 애거든요.]
[엄만 옷 고르는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  그러니깐 그러지..]
  
[옷 구경하는 재미루 백화점에 가는건데 오래 걸리긴 뭐가 오래 걸려?  너는 게임하느라 밤두 새잖아?]
[그거하구 그거하구 같나 뭐?]
[그래서 어떻게 됐나요?]
[네, 아, 죄송해요..  그런데 백화점두 늘 가던데 말구 아주 먼데루 가자는 거에요.  그래서 전 직감했죠.
이 녀석이 무슨 꿍꿍이가 있구나..하구요..]
  
[청바지를 입고 나서려는데 그날따라 청바지는 너무 더워 보인다구 치마를 입으라지 뭐에요.  그래서 아들
말대로 치마로 갈아입고 차를 몰고 나섰죠.  근데 차안에서 이 녀석이 너무 얌전한 거에요.]
[평소에는 안 그런가 보죠?]
[그럼요.  손버릇이 아주 못됐어요.  시트가 흠뻑 젖게 만든다니까요.  아들땜에 썬팅두 진하게 다시 했잖
아요..  전 또 그래서 치마를 입구 나오라고 했나 내심 기대했다가 실망만 했지 뭐에요.  호호..]
[그때 나 일부러 참은 거야.  참느라구 나두 혼났어.]
[그랬구나?  이 음흉한 녀석!]
지영이 윤호의 콧등을 살짝 쥐었다 놓는다.
  
[꽤 큰 백화점인데 화요일 낮이라 그런지 조금 한산한 편이더라구요.  그렇다구 아주 사람이 없는 것두 아
니구..  우리는 손잡고 1층부터 쭈욱 둘러보기 시작했죠.  근데 윤호 얘가 평소랑 너무 틀려요.  얘가 영
이상하게 구는 거에요, 들르는 매장마다  엄마 이건 엄마한테 잘 어울리겠어요.  엄마, 그건 좀 비싸요.
나중에 사주세요.  엄마, 이거 예쁘죠.  그러는거에요..]
[글쎄요.  제가 듣기엔 별루 이상할 게 없는데요?]
[더 들어보세요.  이 놈이 꿍꿍이가 있었던 거에요.  나중에 알게 되요.  그렇게 가는 곳마다 엄마, 엄마
소리를 해대니 매장 점원들한테 우리는 모자간이다 하구 광고를 하러 나온 거 같더라구요.  그래서 이
녀석이 왜 그러나, 왜 이렇게 얌전히 구나 궁금했죠.  아주 비싼 걸 사달라구 그러나 싶기도 하구요.  못
이기는 척 사주려고 했죠.  그런데..]
[그런데요?]
  
[한 바퀴 돌구선 아까 지나온 캐주얼 복 매장으로 다시 가자는 거에요.  저야 뭐 구경하는 거 좋아하니까
아들 손 잡고 다시 갔죠.  그런데 이 녀석이 한참을 두리번 거려요.  뭘 찾나 물어도 대답을 않고..  그러
더니 구석진 매장에 절 데리고 가는 거에요.  마침 매장에는 여자 점원 혼자 있더라구요.  25살이나 됐으려
나?  평범한 브랜드 매장인데 들어가니깐 점원은 바로 아는 척을 하죠.  아까 그렇게 요란을 떨고 다녔는
그새 잊을 리 있어요?]
[히히!]
윤호가 그 때 생각을 하는 지 느물느물 웃는다.
  
[점원이 "어머 어머니, 다시 오셨네요?  찬찬히 골라 보세요."  백화점은 그게 좋아요.  한 쪽에 비켜 서서
우리가 구경하는 대로 따라만 다니더라구요.  그런데 이 녀석이 여기서 꿍꿍이를 드러내더라구요..]
[윤호가 어떻게 했길래요?]
[제 귀에 대고 속삭이는거에요.  "엄마?  이 바지 입으면 자지가 불룩 튀어 나와 보이겠다.  그지?"  이렇
게요.]
[어머나!  세상에..  정말요?]
[호호..  이 정도에 놀라시면 얘기 더 못하는데?  호호..  근데 속삭이는 척 하면서 여자 점원한테 들릴 정
도로 소리를 크게 내는 거에요.  아주 크게는 아니구 그 점원한테 들릴 정도로만요.  그리고 저한테 눈을
찡긋하네요?]
[왜 눈을 찡긋했을까요?]
[저두 윤호 지 장단에 맞장구 치라구 그러는 거였죠.  제가 눈치가 좀 빨라요.  호호..]
  
[그래서 어머님두 맞장구 쳐 주셨어요?]
[그랬죠.  재밌잖아요.  제가 그랬죠.  "아들, 니 자지가 얼마나 크다구 그래?  안 보여 걱정마."  물론 그
여자한테 들리게요..  호호..]
[어머, 어머..  그 점원은 뭐라던가요?]
[뭐라긴요?  못 들은 척 하죠.  우리가 속삭이는 척 했으니까 잘못 들었나 싶기도 했겠죠.  근데 볼이 발그
레해 지더라구요.  피부가 참 하얀 아가씨였는데..  윤호야, 너두 그 아가씨 얼굴 빨개지는 거 봤지?]
[응!]
  
[남녀 옷이 같이 나오는 브랜드였는데 윤호가 이번엔 여자 블라우스를 집더니, "엄마, 이거 감이 얇아서 엄
마가 노브라로 입으면 젖꼭지 다 보이겠는데?" 이러는 거에요.  이젠 속삭이는 척두 안했어요.  저두 맞장
쳤죠.  "어디?  좀 얇긴 얇다."  "그지, 엄마?  엄만 젖꼭지가 너무 까매서 이거 입으면 비춰보일거야."
"아들이 자꾸 빨고, 이빨로 깨물고 하니깐 그렇지."  이쯤 되니깐 여자점원이 얼굴이 시뻘개지더라구요.
호호..  아들 장단에 맞춰서 장난질을 치는데 그때 얼마나 가슴이 졸였는지..  여자가 경찰에 신고하면 잡
혀가서 뭐라고 변명을 하나, 혼자 고민까지 했다니까요..]
[에이..  엄마는 괜히 걱정이야.  누가 그런 일로 경찰에 신고를 해?  간첩질한 것두 아니구..]
 
[근데, 정말 신고를 안하더라구요.  왠 미친 것들이 주초부터 와서 재수없게 장난질이구나 했겠죠?  암튼
그 때부턴 그 짓에 맛을 들여서 종업원 혼자만 있는 매장을 눈에 불을 켜고 찾았어요..]
[이번엔 어디로 가셨나요?]
 
[그게 막상 찾으니깐 그런 기회가 또 안나더라구요.  두 명, 세 명 있는 매장은 용기가 안 나구..  7층인가
8층인가까지 다시 올라가보니 가구 매장이 있대요?  거기 침대랑 전시해 놓잖아요.  거긴 아까 안 갔었거든
요.  그래서 먼저 기름칠을 했죠.]
[기름칠이요?]
[아이..  먼저 우리가 엄마, 아들인 걸 광고를 해야 재밌죠..]
[아, 아..  그거요..  그래서요?]
  
[잠깐동안 서로 "엄마", "아들" 아주 귀에 못이 박히게 불러대구선 드디어 시작했죠.  그 곳 점원은 저랑
비슷하게 보이는 아줌마였어요.  우리가 모자간인 걸 알더니 그 여자두 딸 하나, 아들 하나라면서 반가와
하더라구요.  윤호보고는 착하다고 칭찬하구요.  속으로 얼마나 우스운지..  호호..]
[거기선 또 어떻게 하셨나요?]
[거기서두 윤호가 먼저 시작했어요.]
  
  "엄마, 이번엔 다리가 튼튼한 걸루 사.  저번에 쓰던건 너무 약했어."
  "아들이 침대에서 너무 요란을 떠니까 그렇지."
  "호호..  아드님이 다 크신 것 같은데, 아직도 침대에서 방방 뛰고 장난치시나봐요?  우리 아이들도
   가끔 그래요."
 
  "아유, 우리 아들은 그러지는 않아요.  호호.."
  "엄마가 씹할 때 요란을 떨어서 그런거지.  난 그냥 얌전히 좆질만 하잖아.."
  
미영은 눈앞에 불똥이 튄 것 같다.  귀가 번쩍 트인다.
[네?  뭐, 뭐라구요?  윤호가 뭐라구 했다구요?]
[아유..  PD님 듣기에두 거북하시죠?  쟤가 그런 말을 써요.  저는 하지 말라구 말리는데..]
[아, 네..  흠흠..  그, 그래서요?]
[저두 창피하긴 한데 한편으로는 가슴이 설레고 짜릿하기도 하고..]
  
  "엄마가 언제 요란을 떨었니?  엄마 보지가 얼마나 조신한데.."
  "뻥치지마, 그런게 어딨어?  엄마 보지가 뭐가 조신해.  아들 좆을 꽉꽉 물구 물을 질질 싸면서..]
  
[아유, 아유..  낯뜨거워라.  오해 마세요.  저 원래 그런 말 몰랐어요.  다 아들이 가르쳐 준거에요.]
[에이, 엄만 순 거짓말..  나 그런 말 가르쳐 준 적 없는데?]
[어머, 어머.  얘 그렇게 말하면 안돼지.  그럼 엄마만 이상한 돼잖아?]
[그, 그래서..  그 점원 아줌마는 반응이 어떻던가요?]
[얼굴이 이번엔 아주 흙빛이에요.  심장마비로 쓰러지지나 않나 걱정될 정도더라구요.  미안한 생각에 의자
라도 하나 사줄까 하는 마음이 들대요..]
   
  "호호호..  아드님하구 참 가까우신가봐요.  두 분이 농담두 참 재밌게 하시네요..  호호호.."
   
[아줌마라 그런지 금방 표정을 침착하게 바꾸데요.  재미가 없더라구요.  그래서 아들이랑 손잡고 다시 밑
에 층으로 내려왔죠.  다시 한 바퀴 돌아볼까 하는데 아들이 손을 잡아끌어요.  아까 처음에 갔던 그 매장
에 그 젊은 여자 점원이 아직도 혼자 있는 거에요.  거길 또 가자는 거에요.  다른델 찾기도 어려울 것 같
고 아까는 좀 약하게 한 것 같아서 다시 거기로 같죠.]
[그 여자 점원이 기분 나빠하지 않던가요?]
[정말 그 백화점은 교육이 잘 돼 있더라구요.  다시는 갈 일이 없겠지만..  싫은 표정은 좀 보이는데 그래
도 방긋 웃으면서 반기는 척 하더라구요.]
  
  "어머, 어머니, 또 오셨어요?  아직도 아드님 옷을 못 고르셨나봐요?"
   
[이번엔 매장에 들어서기전에 아들하고 작전을 짰죠.  서로 의견이 안 맞아서 싸운 척 한 거에요.  둘 다
얼굴을 잔뜩 찡그리고 진열된 옷을 거칠게 들었다 놨다 했죠.  서로 스치며 밀치며 티나게 화난 척을 했
어요.  그 점원은 단박에 우리가 신경전을 벌이는 구나 하구 알아본 모양이에요.  여간 조심하지 않더라구
요.]
         
  "아들, 이건 어때?"
  "아, 네.  이 상품은 이번 여름에 가장 많이 팔린 제품으로서.."
  "씨팔..  촌스러.."
  "촌스럽긴 뭐가 촌스러 엄마가 골라주는 건데 한 번 입어보는 시늉은 해야지?"
  "촌스럽다니깐, 씨팔년..  졸라 귀찮게 그러네.."
  
[네?  뭐, 뭐라구요?]
미영이 졸다가 깬 사람처럼 화들짝 놀란다.
[좀 심했죠?  우리 아들이 좀 심하게 할 때가 있어요.  그 점원도 너무한다는 표정으로 우리 아들을 보더라
구요.]
  
  "어휴, 저 쌍놈의 새끼..  아가씨, 아가씨가 좀 이해해요."
  "네, 아, 네..  아드님하고 싸우셨나봐요?  좋게 좋게 푸세요.  제가 올 여름 히트상품 좋은 거 하나
   골라 드릴게요.  몇 장 안 남은 거거든요."
  "누나, 그 년한테 너무 그러지 말아요.  괜히 사줄 것두 아니면서 생색내는거에요."
  "네?  손님?"
 
[정말 심하다!  어떻게 엄마한테..]
[아유..  전 괜찮아요..  윤호가 항상 그러는 것두 아니구..  가끔 그런 소리 들으면 얼마나 흥분되는지 몰
라요.  근데 윤호 너, 그렇다구 엄마 만만하게 보면 안돼?]
[왜 안돼는데, 썅년아?]
윤호가 지영의 볼을 톡톡 치며 장난임을 확연히 알 수 있는 어조로 말한다.  지영도 아는지 싱긋 웃기만 한
다.  이 부분은 전부 편집이다.  집에 가서 그이랑 둘이만 봐야지..
   
  "너, 이 새끼.  엄마한테 왜 꼬장이야?  뭐가 불만이야?"
  
[젊은 여자 점원은 중간에서 어떻게든 싸움을 말리겠다고 연신 웃으며 진땀을 흘리고 있었어요.  우리는 속
으로 웃음이 터지는 걸 참느라 얼마나 배가 아팠는지..  호호호..]
  
  "씨팔..  엄만 왜 내 좆물 안 먹구 그냥 뱉어 버려?  누구네 엄마는 아들 좆물은 회춘약이라구 꼭
  입에 다 싸게 하구 다 마셔준다는데..  오늘 아침에두 그냥 뱉어버렸잖아?"
  "니가 니 좆물 한 번 마셔봐.  맛이 어떤가?  보지 대주는 것두 감지덕지지 어딜 맛없는 좆물까지
  마시라구 그래?  염치가 있어라, 이 자식아.."
  
[엄마, 근데 내 좆물 정말 맛없어?]
[아니.  그때는 그냥 지어서 말한 거지..  우리 윤호 정액이 얼마나 맛있다구?  그 불쌍한 점원은 손으로
입을 막고 어쩔 줄을 모르더라구요.  그 때 얼마나 거기가 짜릿하던지..  아유, 그땐 정말 윤호 껄 넣지도
않았는데 싸는 줄 알았지 뭐야..]
 
  "아가씨, 아가씨가 한 번 말 좀 해봐요.  내가 엄마가 돼 가지구, 아들 좆물까지 받아 먹어야 겠어?"
  "좆같은 년..  아들 좆은 먹으면서 좆물은 왜 안돼?"
  "소, 손님, 저, 저는.."
  
[그 상황에서 무슨 말을 하겠어요?  소금만 있으면 우리한테 뿌려버리고 싶겠지.  그런데 그 아가씨가 많이
착한 것 같더라구..  우리가 제대로 골라 잡은 거죠 뭐..]
 
  "아, 아드님하고는..  그러시면 아, 안 될 것 같은데요.."
  "그러다니?  뭘 그래?  아가씨, 말을 좀 똑똑히 해봐요.  사람이 말을 알아먹게 해야지."
  "아, 예, 그러니까..  그게, 저..  저.."
  
  "엄마, 왜 착한 누나는 괴롭히구 그래?  가만 둬.  안 살 거면 그냥 집에나 가자니까.."
  "이 새끼 말하는 것좀 봐..  이 누나만 착하구, 니 엄마는 안 착하니?"
  "씨발..  니가 말하는 것좀 봐라.  착하다는 말이 나오나..  입에 걸레를 물구 다니면서, 씨발년.."
  "두, 두 분..  싸, 싸우지 마세요.."
 
[그 아가씨 딴에는 저 때문에 우리가 더 싸우게 됐다고 미안했나봐요.  정말 중간에서 안간힘을 쓰더라구
요.  아들, 그 때 우리가 많이 심했지?]
[히히..  좀 심하긴 했지.  그래두 재밌었잖아.]
[호호..  맞아..  엄마두 좀 즐겼어..  호호..]
 
  "이 놈의 자식이..  누가 후레자식 아니랄까봐 말하는 거 하군.."
  "누가 후레 자식이야?  그럼 엄마, 니 이름이 후레냐?  니 이름은.."
  
[저런!  윤호가 어머님 이름을 말했나요?]
미영의 얼굴에 긴장의 빛이 떠오른다.  아까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혀를 끌끌 차더니 이제는 아주 이
야기에 푹 빠진 것 같다.
[저두 그때 가슴이 철렁 했어요.  얘가 도가 지나쳐서 지 엄마 본명을 말하는 구나 싶었죠.]
  
  "니 이름은 미희잖아, 씨발년아..  니 이름두 까먹었냐?"
  "하, 학생.  말이 너무 심하잖아.  아무리 그래두 엄마한테 욕을 하면 돼니?"
  
[그 점원이 더이상 못참겠나 보더라구요.  하긴 중학생 밖에 안된 녀석이 말끝마다 지 엄마한테 욕질인데
누가 이쁘게 보겠어요?]
[엄마는 이쁘게 보잖아?]
[가끔 안 이쁠 때두 있네요.]
[에?  정말?  언제?]
[글쎄?  암튼 그 점원이 얼굴에 정색을 하구 윤호한테 막 야단을 치는 거에요.]
  
  "학생, 어느 학교 몇 학년이야?  학교에서 그렇게 배웠어?  엄마한테 그렇게 하라고 누가 그러디?  엄
  마, 아버지가 학생 키우느라고 얼마나 고생하시는 지 알아?"
  
[그 점원이 말하는데 저는 눈물이 갑자기 핑 돌더라구요.  아가씨가 참 심성이 고와서..]
 
  "네, 누나..  잘못 했습니다."
 
[윤호가 순순히 그러던가요?]
미영이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묻는다.
[그러더라구요.  저는 그 아가씨한테 윤호가 대들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윤호가 그렇게 고분고분 잘못 했다
구 그러더라구요.  그래서 저는 인제 놀이 끝이구나 생각했죠.  근데 그게 아니었어요..]
 
  "누나, 저두 왠만하면 안 그러는데요.  오늘은 너무 화가 나서 그랬어요.  누나가 한번만 좀 봐주세요.
   누나 앞이라 미희 저 년이 저러는 거에요.  남들 앞에선 꼭 저렇게 착한 엄마인 척 해요."
  "하, 학생, 또!"
  "누나, 제 얘기 좀 들어보세요.  그러면 누나도 이해가 되실거에요."
  "너 또, 무슨 얘기를 하려구?  그냥 집에 가.  엄마가 니 좆물 다 마셔줄께."
  "어, 어머니..  어머니두 그러시면 안돼죠.."
  
  "아이구, 내가 주책이죠?  아가씨가 이해를 좀 해줘요.  나두 원래 안 이래요.  이 녀석이 아침부터
   신경을 박박 긁어서 그래."
  "누나, 아니에요.  미희 저 년이 지금 내숭 떠는 거에요.  얼마나 내숭쟁이인데요."
  "학생!  학생 얘기는 내가 들어주겠는데, 학생 엄마를 자꾸 그렇게 부르면 내가 불편해."
  "에이, 누나.  오늘만 좀 봐주시라니깐요.  저두 어디 가서 이런 얘기 못해요.  어디 가서 제가 엄마
  보구 씨발년, 썅년 하구 욕을 하겠어요?  저두 안 그래요."
    
  "안 그러긴, 개새끼..  뻑하면 지 엄마한테 욕질이면서 개보지, 갈보보지 그러면서.  중학생 새끼가
  갈보라는 말은 또 어떻게 알아가주구."
  "아들이 개새끼니까 엄마 보지는 개보지 맞지, 씨발년아.  내 말이 틀려?"
  "아휴..  두 분 정말 그만 하세요!"
  "저 년이 지 친구한테는 얼마나 지 보지 자랑하는 지 몰라요.  그러구는 또 얼마나 내숭을 떠는데요."
      
[윤호랑 저는 주먹다짐이라두 할 것 처럼 마주 보고 으르렁 거렸거든요.  그랬더니 불쌍한 그 처녀는 우리
사이에 끼어들어서 어떻게든 말려보려구 그러는데..  정말..]
[저기..  그냥 여쭙는 건데..  이게 정말 제일 약한 거 맞나요?]
[왜요?  그러게 제가 말 안 한다구 했잖아요..]
  
  
............................................................................................
                   
                   
[그런데, 혹시 미희라는 이름은 그냥 지어내신 건가요?  아니면 아는 분 이름인가요?]
[엄마 친구 이름이요.]
[아주 친하신가봐요?  윤호가 엄마친구 이름까지 아는 걸 보니?]
 
[어?  윤호, 너, 그냥 아무 이름이나 댄 거 아니었어?  선경이 엄마 생각하구 그 이름 댄 거야?]
[응!  선경이네 엄마 이름이 김미희잖아.  난 그 아줌마 생각나서 그 이름으로 말한 건데?]
[이상하네요.  제 언니 이름이랑두 똑같네요..  그냥 우연인가?]
  
[어머!  이거 미희가 하두 권해서 출연하게 된 건데, 그럼 PD님이 미희 동생이셨어요?]
[네?  아, 그건 나중에 얘기하도록 하구요.  그럼 아드님과 첫 성관계를 가지게 된 게 언제 였지요?]
  
[그건 남편 친가에서 제사를 지내고, 친정에 들르러 간 날이었어요.  남편이 워낙 자상해서 제사를 지내
고 나면 꼭 제 친정에 들러서 어른들한테 인사드리고 하룻밤 자고 오거든요.]
[그러시군요.  그럼 친정에 간 그 날, 일이 벌어진 거네요?]
[네, 그렇죠.]
 
[그 때 어떤 마음이셨어요?]
[그렇게까지 될 준 몰랐죠.  시댁에서 윤호 고추를 물어버린거야 장난이었구요.  그때만 해두 아무 이상한
감정은 아니었거든요.]
 
[윤호는?  윤호 학생은 어땠어요?  엄마랑 성관계를 가지고 싶다는 생각을 언제부터 한 것 같아?]
[저두 그럴 생각은 없었는데요?  전 그냥 엄마한테 항복 받구 싶은 마음 밖에 없었어요.]
 
[그렇군요.  두 분 마음이 그랬다면 어째서 그런 일이 벌어졌을까요?  어머님께 다시 여쭈어 보겠습니다.
그러니깐 아들의 성기를 직접 보고 입에 물기 까지 했는데도 성적 욕구는 일어나지 않았다는 거죠?  역시
아들이라는 거부감이 그랬을까요?]
[어머!  거부감이라뇨?  전 윤호한테 거부감 같은 거 없어요.]
[아, 네.  그 부분은 제가 실수를 했군요.  그 말은 취소하도록 하겠습니다.]
    
[사실 저두 잘 모르겠어요.  어떡하다가 여기까지 오게 됐는지.  어쩌면 그 때 정말 PD님 말씀대로 윤호한
테 성적인 욕망이 있었는지도 모르죠.  그러니깐 윤호랑 이런 사이가 된 거 아니겠어요.  근데 정말 솔직
히 말해서 이렇게 될 걸 알고 그 때 그랬던 건 아니에요.  때로는 모르는 길에 들어서서 모르는 곳에 다다
를 수도 있는 거 아니겠어요?  저두 그랬다고 생각해요.] 
  
[그렇군요.  솔직한 말씀 고맙습니다.  그러면 윤호 학생의 말을 끝으로 들어볼까요?  윤호학생?]
윤호가 보이지 않는다.  지영의 바로 옆에 앉았었는데, 그 자리에 없다.  마치 블랙홀이 삼킨 듯 윤호의 자
리엔 암흑 뿐이다. 
 
윤호야?  얘가 또 어디를 갔어? 
   
   
윤호야? 
  
  
윤호야? 
     
 
    
윤호...
   
   
 
 
 
  
윤호...
 
 
 
 
 
   
 
[윤호...  엄마?  윤호 엄마?  이 사람이 잠이 아주 깊이 들었네?] 

[눈 좀 떠봐.  아침 일찍 먹구 당신 친정가기로 했잖아.  아이구, 이 사람..  인제 정신이 좀 들어?]

[당신 어머님한텐 좀전에 내가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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