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벤트참여]어느 여름날의 햇살 1
오랫동안 활동을 하지않고 있었더니 드디어 저를 더 이상 가족이 아니라고 내 밀어 버리네요, 그 동안의 편안한 휴식이 한없는 후회로 남는다는.....
이제부터라도 다시 분발해야 겠는데 이미 없어져 버린 지난 글들을 다시 올리자니 얼굴이 달아오르고 그렇다고 새로운 글을 쓰자니 능력이 뒷받침이 안되고......
그래서 이번 이벤트를 기회로 삼아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고자 말도 안되는 글을 억지로 만들어 봅니다.
부디 욕하는이만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어느 여름날의 햇살 1
이 글은 말도안되는 상황을 재미삼아 만들어낸 글입니다.
혹시 이 글을 보고 따라하거나 하는 사람이 없기를 바랍니다.
1978년 여름
이 글의 역사적 배경은 없습니다.
때와 장소: 1978년 네이버3고의 여름방학
주인공 : 한 강호 (엄마의 사고로 실의에 빠진 아버지를 따라 네이버3고로 전학을 온 멋지고 똑똑한 고2 남자,)
조연: 연화 ( 네이버3고의 수학선생인 희연의 딸, 전학온 강호를 좋아하나 엄마인 희연과 강호의 아버지인 기주의 사랑, 결혼에 괴로워 하는 고2 여학생)
한기주: 강호의 아버지.
마희연: 연화의 엄마
교장 선생님
그외
아버지와 나를 태운 군 작전차량은 어딘지도 모르는 시골길을 세시간이나 달려서야 어느 작은 학교운동장엘 들어서게 되었다.
교사는 3층건물 이었지만 그리 크게 느껴지지는 않았고 운동장 또한 너무작아서 나를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함께온 군인들이 서둘러 싣고온 살림들을 학교와 붙어있는 사택인듯한 건물로 옮기고 있었고 아버지는 어디로 가셨는지 보이질 않는다.
아직은 방학중이라 학생들은 보이지 않았고 몇몇 어린 아이들만이 그 작은 운동장을 뛰어다니며 놀고 있었다.
유난히 더웠던 여름이었다.
지난봄
사고로 어머니가 돌아가시자 충격으로 거의 폐인이 되다싶이한 아버지를 동료들의 끈질긴 설득과 회유로 간신히 이곳 시골 고등학교에 자리를 마련하게 된 것이었다.
유달리 사이가 좋으셨던 두분이었기에 주위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지만 그런 고통도 시간이 지나자 차츰 차츰 현실에 익숙하게 되고 지친 아버지도 마지못한듯 받아들인 고등학교 교련 선생님.
시골이라 공기도 좋고 사람들이 아직 순박하고 인심이 좋아서 학생은 처음이라 약간 꺼려하는 아버지에게 학생들의 말썽도 없을터이니 크게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며 어렵게 얻어낸 성낙의 기회를 잃지않으려 애를 쓰는 김 중령님.
그간의 일들이 8월의 뜨거운 열기를 온몸으로 받아 축축 늘어진 감나무 잎만큼이나 많이 작은 영상으로 스쳐간다.
한시간쯤이나 지나니 이리저리 바쁘게 다니던 군인들이 다시 운동장에 모여 아버지를 기다리고 있었고 나는 그 작은 사택을 들러보고 있었다.
다른 사람들은 보이지 않았다.
사람은 살고 있는듯 했는데, 아마 방학이라 모두 여행이라도 갔나보다.
나와 아버지가 살 집인듯 한 곳으로 들어가보니 서울에서 쓰던 우리들의 살림들이 곳곳에 놓여져 말끔히 청소까지 되어 있었다.
방은 두칸이었는데 그리 작지는 않았다.
무었보다 거실이 넓어 꽤 괜찮구나... 하고 생각했었다.
우리집을 가운데로 양쪽으로 한 집씩 있는 구조였고 크기는 조금씩 다른듯 해 보였다.
그렇게 나와 아버지는 이곳 네이버3 고등학교 사택에서의 생활이 시작 되었다.
이사를 오고 몇일간은 아버지를 찾아오는 사람들때문에 꽤 많이 바쁜 나날이었다.
현역 군인의 신분이었기에 가까이 있는 부대에서도 아버지를 찾아오고 또 아버지도 그곳을 다녀오기도 했고, 학교 선생님들도 매일 당직때문에 들러서는 찾아와 서로 인사를 나누었다.
천천히 알게된 것이었지만 학교는 한 학년에 세 학급씩 총 여섯학급밖에 되지않았고 학생수도 모두 300명 남짓 되는것 같았다.
그래도 근처에 중학교도 하나가 있었고 조금 떨어진 곳엔 초등학교도 둘이나 있었다.
거의 모든사람들이 농사를 지으며 사는 사람들이었고 그래도 학교가 있는 이곳은 읍내라 그런지 약간의 상가들과 관공서들이 모여있고 제법 큰 시장도 있었다.
5일마다 장이 선다고 했는데 어느정도 안정을 찾고난 후에 아버지는 장날마다 나를 데리고 그곳으로 가곤 했다.
그래도 사람들로 북적 거리는 시장을 가면 아버지의 얼굴도 이젠 많이 편안해져 가고 있음을 느끼곤 했다.
엄마가 있을때에는 누구보다도 친했던 아버지와 나였지만 어머니의 사고 이후로는 마치 친구같았던 사이가 많이 어색해지고 서먹서먹 해져서 가벼운 농담도 할수가 없었는데 이젠 조금씩 예전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그래도 저녂이면 방으로 들어가서 늘 혼자계신다.
가끔 아버지가 계신 방으로 들어가 보면 책상에 가만 히 앉아 책만 보고있다.
그런 모습을 볼때마다 그 커다란 그늘을 어떻게 해야하나, 하는 고민에 휩싸일수밖에 없다.
"똑 똑"
가벼운 노크소리에 이어
"한선생!! 강호야!! "
1호에 사시는 학교 교장 선생님이다.
올해 마흔 둘인 아버지보다 여덟살이나 많은 오십이나 된 아줌만데도 하는 행동은 꼭 어린 초등학생같은 귀여운 여자다.
약간 통통하고 키가작지만 항상 웃는 얼굴이 상대방으로 하여금 기분이 좋게 만드는 사람이다.
"아빠! 애인 오셨는데요?"
요즘 들어서 아버지와 나누는 거의 유일한 농담이다.
"그래?"
보고있던 책을 덮으며 천천히 몸을 일으키는 아버지.
몇개월 사이에 몸도 마음도 많이 상했다.
평생을 군인으로 살아오신 만큼 훌륭한 몸을 항상 유지하고 있었는데 ....
12시가 살짝 넘어있는시간.
요즘 이시간이면 항상 교장선생님이 냉면이나 국수같은 시원한 음식을 해서 같이 먹곤했던 것이다.
오늘은 물국수다.
시원하게 얼음까지 띄워서 커다란 양푼이에 한그릇씩 담아놓았다.
짧은 다리로 특유의 종종걸음을 재게 움직여서 다른 찬가지를 식탁으로 옴겨온다.
"많이 먹거라. 아직 많이 있으니까!"
교장 선생님의 하얀 얼굴을 마주하고 국수를 먹는 내내 예의 그 상큼한 미소가 떠나지를 않는다.
동그란 얼굴가득 환하게 피어있는 미소가 보는이로 하여금 저절로 기분이 좋아지게 만드는는 그런 교장 선생님이다.
“많이 덥죠? 한선생!”
“여름 아닙니까…. 당연히 더워야지요…”
아버지에게 가볍게 말을 걸면서 내 앞으로 다가와 자리를 잡고 앉는다.
작은 몸집에 통통하니 살집이 보기싫지 않은 몸에 유난히 하얗게 보이는 피부가 잠시 다른 상상을 하게 만들었다.
허리를 살짝 숙이며 자리에 앉을때는 풍만한 젖무덤 사이로 깊은 그늘이 살짝 보였다.
아버지는 그런것에는 아예 신경이 없는듯 연신 국수만 입으로 떠 넣고 있다.
“와!! 시원하고 맞있는 데요?”
“그래?”
나의 너스레에 흐뭇한듯 바라보는 선생님.
“참! 몇일있으면 내가 예쁜 여자친구 소개 시켜줄께..”
맜있게 먹는 내가 보기 좋은지 먹는것은 잊은체 나만 바라보다가 갑자기 생각난듯 말을 꺼낸다.
“.......”
어리둥절한 나에게 재미 있는것을 발견한 어린아이마냥 웃으며
“이제 조금있으면 옆에 마선생내가 돌아 오거던, 방학이라 잠시 집에 다녀온다고 딸하고 같이 갔어! 그 마선생 딸이 이제 고 2거던, 물론 아주 예쁘기도 하고,, 후후 아마 우리학교에서는 제일 예쁠걸?”
그 말에 귀가 쫑긋했다.
“왜! 관심있어?”
재미있는듯 연신 싱글 벙글이다.
마 희연
나와 내 아버지를 그 끝없는 수렁 속으로 밀어버린 그녀다.
아니 그녀때문이 아니라 그 시작은 나로인한 것이었지만 .......모르겠다,
아뭍은 그녀는 수학을 가르키고 있고. 남편은 사고로 잃었다고 한다.
지금 나와는 동갑인 딸이 하나있고, 이곳에서 서로 의지하며 생활하고 있다.
이 무덥고 후덥지근한 날씨가 한참 짜증이 날 8월 하순, 방학도 거의 끝나갈 무렵 우리와 같은 지붕을 써며 살게될 마 희연 선생 모녀가 돌아왔다.
나는 아버지와 같이 사택옆에 있는 부러진 평행봉을 수리하며 이 찌는듯한 무더위를 원망스럽게 바라보고 있는데 뿌연 먼지와 함께 택시가 학교로 들어오더니 곧장 사택으로 들어온다.
차소리에 교장선생님이 먼저알고 그 짧은다리를 쟤게놀려 뛰듯 다가가니 연노랑 원피스가 너무나 잘 어울리는 마치 나비인듯 착각하게 만드는 두사람이 누가 먼저랄것도 없이 튀어나오더니 한마리는 빠르게 교장선생님 에게로 날아가 안긴다.
“선생님!!”
마치 멀리보낸 손녀를 만난 할머니처럼 대견스러워 하는 교장 선생님과 뒤이어 천천히 두사람에게로 다가서는 중년의 아릿따운 여자......
“교장 선생님!! 그동안 적적 하지 않으셨어요?”
그 뒤로 택시기사가 트렁크에서 약간의 짐을 내려놓는 것이 보인다.
그들 두 모녀의 등장으로 잠시 손에서 일을 접어둔 우리 부자들의 눈길은 이제 막 날아든 두마리의 나비 같은 여자들의 자태에 눈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어이구 내새끼!! 재미있게 놀다왔어?”
인사를 하는 마희연 선생에게 눈길로 인사를 받고는 자신만큼이나 큰 연화를 꼭 껴안으며 얼굴을 부벼댄다.
그렇게 아름답고 기품이 전신에서 자연스럽게 흘러넘치는 중년의 마희연 선생과 그녀의 딸 연화다.
교장선생의 말에 따르면 아직 전교 일등을 놓쳐본적이 없으며 간혹 가르치는 선생까지도 당혹스러워 할 때가 많다는 수재라고 했다.
천천히 그들에게 다가가는 우리 두 부자는 왜 이렇게 그들에게로 끌려가듯 다가가고 있는지도 느끼지 못할만큼 그들에게 빠져 있었던 것이다.
딸을 부둥켜안고 있는 교장선생의 뒤로 다가서는 우리를 발견한 마희연 선생의 얼굴에 잠시 경계의 빛이 떠올랐다가 다시 두사람의 재회를 흐뭇하게 바라본다.
그때 연화도 그들에게로 다가가고 있는 우리를 발견한 모양이다.
그래도 안고있는 교장선생에게서 떨어지지는 않고서 교장선생의 귀에대고 우리들의 존재에 대해서 묻는다.
“누구에요?”
“응? “
그리고는 살짤 고개를 돌려 우리들을 보고는 다시 얼굴가득 그 특유의 환한 웃음을 지으며
“아!! 아직 연화는 잘 모르겠네. 우리 학교에 새로오신 교련 선생님이셔, 그리고 그 아들,”
그러면서 눈길로 나와 아버지를 가까이 오라는 시늉을 한다.
그때서야 교장선생의 품에서 떨어져 나오는 연화는 이제 자신의 엄마를 바라보며 그 곁으로 다가가 서서는 교장 선생님을 바라보고 서 있다.
이젠 교장선생을 사이에 두고 마주한 두 가족
조금전의 그 반가움들이 무거운 더위속으로 빠져가 버리고 이젠 서먹함에 얼굴 표정들이 굳어져 있었다.
그 서먹함을 없애 보려는듯 더 환한 웃음으로 아버지와 나를 보고는
“한선생님!! 어서 오세요. 제가 말했던 마선생님하고 그 딸 연화!”
“어? 그럼 나하고 같네? 그지 엄마!”
연화의 해맑은 얼굴로 마선생을 향해 묻는 말이었으나 대답은 없고 상큼하게 웃으며 연화를 바라볼 뿐이다.
“아!! 예,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마선생님, 저는 한 기주라고 합니다, 앞으로 잘 부탁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이놈은 제 아들입니다, 이제 2학년이지요.”
그렇게 우리들의 첫 만남은 그 뜨거운 8월의 끝자락에서 알수없는 감정으로 진탕된 가슴으로 이루어 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