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안경93,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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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누스3-93(검은안경)
계속 모임이 진행되었는데도....그이후에...나는 박강영선배랑 마주치지 않았다.
아니, 나와 박강영선배는....서로의 존재를 무시하는것처럼.....서로가 없는것처럼...
그렇게 움직였다. 처음과 마찬가지로....여전히 박강영선배는 사람들에 둘러싸여
있었고, 나는 구석진 조용한곳에서....처음과 마찬가지로 조용히 앉아있었다.
몇몇만이 나에게 가볍게 목인사를했고, 나는 그에 답했을뿐.....나머지는, 대철이와
민수가 다 알아서했다. 알게모르게....나의 주위에는 사람이 몰렸고, 시선이 쏠렸지만...
나는.....그 묘한 시선의 따가움을 즐기면서...조용히 조용히 앉아있었다. 모임이 거의
끝날무렵...김수현 선배가 나에게 다가와서....귓속말을 한다.
"...박강영선배가...같이 가제는데.... 뭐라고 할까...????..."
".....선배님 말씀이라면....따라야지요....."
"......알았어.....10분후에.... 입구에서 강선중이 기달릴거야...난..마무리 때문에...."
"..........알았읍니다........."
나는 10여분쯤후에....출입구로 홀을 빠져나왔다. 마치 아무렇지도 않게 나는 나왔지만,
모든게 달라져있었다. 내가 움직이자....알게 모르게 나의 주위에 모여있던 사람들이...
스르르 흩어지듯이 나의 움직임에 따라 길을 열었고....복도에서는.....엄승기와..승철이가
좌우로 도열하듯이 서있어....나에게 90도로 정중하게 인사를 했다. 그리고는....김수현선배
....강선중선배가 나를 자연스럽게 따라 나온다. 나는....출입구를 나오자마자...숨을들이마셨다.
신선하고 차가운 공기를 마시면서.....나는 정신이 나는듯했다. 나는 뒤를 돌아보았다.
"...대철아...???... 팔....괜찮아.....????...."
"...네...???..으응....괘 괜찬아......"
"....괜찬긴....내가옆에서 들었는데...뼈 부러지는 소리 나던데...."
그때였다. 나의 앞에....스르르르...검은 그랜져 승용차가...멈추어선다. 문이 열리면서.....
박강영선배의 얼굴이 내밀어진다.
"....야...!!!.....타......"
그러자, 김수현선배가 잽싸게 차문을 연다. 차안의 모습이 좀 재미있었다. 운전사는....
검은양복을 입은....사내였고....저 안쪽에....이쁘게 생긴 여학생이 앉아있었다.
박강영선배는....가운데로 비켜앉으면서...나에게 손짓을 하고있었다.
내가 뒤를 돌아보자....김수현선배가 나를 보고 웃으면서.....
"....민수와 대철이는 걱정하지마....대철이는 내가 병원에 데려가볼꺼구...
민수는...내가 책임지고...집에다 데려다 줄께......"
"...아 안돼...나 나는....절대로 태진이 따라갈꺼야....."
".......나...나두.. 내가 병원에 무엇하러가......"
"............민수야...그리고 대철아....김수현선배 말 들어...알았지...???.."
".................................그..그럼....너는 누가...지켜.....???.."
".........비리비리한놈들.....알써...내가 책임지지....."
강선중선배의 떠듬거리는 말이 들리는것과 동시에...말은 느리고..덩치는 아둔하게
생겼는데.... 행동은 왜 이렇게 빠른지....어느새 앞문을 열고 조수석에 털썩...주저
앉는다. 얼마나 키가큰지....머리가....차 천정에 닿다 못해...고개를 약간 꺽었고...
앉자 마자....차가 크게 출렁거린다. 민수와 대철이..가...멍하니 나를 쳐다보았고...
그런 그들을 김수현선배가 손으로 이끌어낸다. 나는 고개를 끄떡이고는...천천히
차에 올라탔다. 차가 부드럽게 달리기 시작한다. 뒷자리에 셋이나 앉았는데에도
오히려..편안했다. 자리가 편안한것일까...???..마음이 편안한것일까....????...
박강영선배가 조용히 입을 연다.
".....수고했어......"
"....저는 한게 없읍니다. 가만히 서있었을 뿐입니다."
"...알어....하지만, 제일 힘든일이고...제일어려운 일이지...."
"...나좀 소개시켜줘......."
"...응..???...그렇지...태진아 인사해라....여기 삼광여고 2년 김미진이다..."
"...호호호....잘부탁해요......오늘...정말 멋졌어요....호호호...."
"....네.....감사합니다....."
"...후후후.....정말멋졌다. 내가 질투가 날정도로...." 꿇어...." 크크큭..."
"...오빠...나는 말이야... 태진이가 꿇어 할때...얼마나 멋졌는지...
오줌을 다지렸어............"
"....그래...???...그런데..태진이 너...도대체..어떻게 했길레......
대륙의 김규민이가 그렇게 꼼짝을 못하냐.........참..!!!!.."
"...오빠..??....내가 보니까....오줌도 질질싸던데....사내새끼가....그런데,
태진이를 지키던 애둘중에 하나는 알겠던데...또하나는 누구야...???...
되게.. 빠르던데....."
"...으응...??.. 김민수라고......제법하는놈이지....."
"... 얼마나 빠른지...참....대륙의 창선이하고 규태하면...강북에서는......
날리는 이름인데......그렇게 한방씩에 가냐....???..."
"....이미...꺽였어...???..."
"....???... 오빠 무슨말이야.....????..."
"....이미, 태진이가 나서는..순간...아니...개네들이 태진이를 본순간...이미...
끝났더라고......얼굴을 보니...흐흐흐..그러니 몸이나 제대로 움직이겠어...
이미, 평소의 그들이 아니지....그에 비해 눈빛을 보니....대철이와......
민수는....여유가 있더라고...흐흐흐 쥐를 앞에둔 고양이의 눈빛이라고나
할까....?????...."
".....그...그랬어.....????...."
"....태진아......????...."
"........네....????........"
"........대륙의 이선민이는....우리할아버지의 라이벌조직의 아들이야...."
"...................................................."
".....할아버지 밑에있다가....배신을 하고 떠난.....흐흐흐...."
"...................................................."
"......걱정하지마라.......네가 원하지 않는한... 너를 이세계로 끌어들일마음은
없어..... 그렇지만, 적어도 네가 가진것은 쓸줄을 알아야지................
흐흐흐...이선민이가...오늘...개처럼 짖으면서 한 말...한 행동........
모두를 카메라에 담았지.....아니...그일이 끝나자 마자...할아버지한테...
전화가 왔더라........ 나는 이제부터...할아버지일에 신경을 써야돼....
물론, 대학도 가고.........현재 학교에 남아있는 모든것은....이제.......
다 네것이다. 죽을 쓰든....밥을쓰든....지금 이시간부터...네 꼴리는...
해라. 사실, 이차도...나는 오늘 처음타보는거야.....할아버지가....
내게 보내주신것이지......저 운전기사....할아버지의 심복이였지...
물론, 이제부터는 내말을 따르겠지만, 그리고....만약에...네가........
원한다면......언제든 내게로 와라.........."
".........그 그건......................"
"..아무말도 하지마라....지금은.......지금은 학생이니까....하지만, 언제든...
네가 원할때...그때가 언제든...내게로 와라....강요는 안겠지만, 나는
너를 기다릴것이다. 태진아...???..세상은 말이야.......세상에 있는....
많은 사람들은 말이야....자기 뜻대로...살수있는사람은 없어.......
주어진길에...그렇게 살아갈뿐이지...최선을 다해서.....그러다 뒤돌아보면...
어느새 원하지 않는길로 들어서있지....원하지 않는 행동을 하면서....
원하지 않는 모습을 가지고...후회와 자학을 하면서..."
"..............................................."
차가 천천히 멈추어선다. 강선중선배가 잽싸게 내리면서...차문을 열어준다.
".....태진아....????...."
"...........네......????......"
"..............나.............많이 외롭고........힘들다..........."
"..............................................................."
"......너를 내 동생삼아....옆에두고싶지만, 내가 가야할길...너도 알잖아...."
"..........................네.................."
"...........나...나는...........이길이 싫어......하지만, 너와 같이라면........"
"................................................."
"......기다리마.................."
".........................................................."
"........나간다.....................이제, 집으로 가죠...."
".......네...도련님......"
나와 강선중선배는 떠나는 차를 바라보았다. 나는 보았다. 스르르 차문이
닫히면서....박강영선배가....검은 썬그라스를 끼는것을....밤인데.......
지금은 새벽 두시...캄캄한 밤인데..............웬지...마음이 어두워졌다.
나는 집문앞에서 한참을 하늘을 바라보고있었다. 내가 막 집문을 열려는순간,
"....어이..... 어이.....????...."
".......................................?????......."
"....씨발놈들이...길을 전세냈나...???...왜이렇게..길을 막고서있는거야...???..."
나는 어이가 없었다. 그건 강선중 선배도 마찬가지였다.
"........뭐라고....????..."
"...뭐라고...???...이제는 길을막고 시비까지 거네.... 이새끼는 이거뭐야...???...
덩치크다고...사람 무시하는거야.....????....."
이 이제보니.......강성중선배의 얼굴이 무시무시하게 변해간다. 그러자...그얼굴을
껄렁거리면서 올려다보던...사내가...흠짓변한다.
"...이...이 씨발.....뭐 뭘봐....야...야..???...다 다 나와....."
그러자 골목 좌우에서.....제법 덩치큰 사내들이...대여섯명씩..우르르 몰려나온다.
순간이였다. 갑자기 우르르 나에게 달려든다. 그러자 강선중선배가 날래게 내앞을
막아서면서..........무시무시했다. 달려들던...대여섯명의 덩치가 순간적으로...공중에
내던져졌고....그중에 한명은 강선중선배의 손에 잡혀...땅으로 메다 꽂히고있었다.
"..이...이....씨 씨 씹새들이........씹새들이......"
무섭게 부릅뜬 강선중선배의 두눈이 시뻘겋게 변해갔다. 대여섯명이 순간적으로...
메다꽂힌 탓인지....나머지 사내들이 주춤주춤하다가 다시 모두 달려든다. 하지만,
마찬가지였다. 다시...대여섯명의 사내가 메다꽂혔다. 그 그런데..갑자기 누군가의
입에서....부르짖는 신음과도 같은소리가 들려왔다.
"...저 저거 혹시, 부 불곰....불곰 아니야....???..."
"...부...불곰.......서...선문의 ...부 불곰......"
"....흐이야....이 씹새들....나를 알면서도....덤빈다 이거지....."
"..야...야이야....어..어떻게 해.....어 어떻게 해...이 이런말없었잖아......"
"....야..오 오늘은 안되겠다.....너..너 운좋은줄 알아....."
사내들은 모두 도망갔다. 강성중선배는 씩씩대고있었다. 언뜻보인얼굴들은 상당히
앳되어보이는 얼굴들이였는데...왜???..나를......
"...저 저새끼들...부 분명히 대륙에서 보낸애들 일꺼야...이 이새끼를..그냥..."
"...선배....그냥 덮으세요......."
"....아녀...그래선 안된다니까...??..저런건 확실히 밟아야된다니까...???..."
"..그러시면...박강영선배한테...말하시고....기달리세요...아직은, 박강영선배의
일이니까요....."
"..허긴 그랴.....박강영이라면 믿을만하지...."
"....수고하셨구요...늦었는데....자고 가세요....."
"..아...안돼....자 잠은 집에서 자야 돼...아 안그러면...쪼 쫒겨나....거 걱정하지말어...
아까...수현이가...택시비 줬어......걸어도 한시간도 안걸려...."
"..편하신대로 하세요...."
"..나는 이게 편해........나 간다...."
험상궂은 얼굴이...저 작은 두눈이 웃으니까???...아기와 같이 느껴진다. 귀엽게도 보이고...
한얼굴이..저런 상호..극단적인 모습을 가지고있다니.........."
야누스3-94(검은안경)
나는 편안한 마음으로...집에들어와서 샤워를 시작했다. 차가운 물줄기...따뜻한 물줄기....
모두가 좋았다. 나는 따스한 물로 비누칠을 하면서 그 온기를 즐겼고, 차가운물로......
온몸을 씻어내면서....정신을 맑게...육체를 시원하게했다. 나는거실에서 밖을 바라보았다.
어두운 문앞......조금전에 있었던일을 떠올렸다. 누구일까??? 누구였을까???하지만,
분명한것은...이선민이 보낸사람은 아니라는것이였다. 이선민이가 사람을 보냈으면,
그런 어설픈애들을 보내지는 않았을것이다. 적어도....대철이와 민수...를 충분히...
상대해낼 애들을 보냈을것이다. 아까 그애들은 강선중선배를 보고....기절하듯이...
놀랬었다. 적어도 이선민이는...그정도 수준은 아닌것이다. 누구였을까???? 하지만,
후후후...그정도의 애들이라면...뭐...이상하게도 마음이 편안해진다. 졸립다. 밖에...
어렴풋이...누군가의 그림자가보인다. 덩치가 큰것을 보니...후후후후 우직하기는...
안그래도 되는데....나는 내방으로...들어왔다. 생각보다 많이 피곤하다. 나는..그렇게
편안히 잠이 들었다. 갑작스런 자명종소리에 잠이 깨었다. 기분이좋다. 어제의 일들이
생각이난다. 일어난 일들이 전부 맞는것일까????....나는 천천히 일어났다.
밖에서 인기척이 들린다. 누구일까???....태아..???...아니 엄마일것이다. 나는 문을열고
1층...부엌을 바라보았다. 엄마였다. 엄마가 앞치마를 두르고...무엇인가 간을 보다가...
나를 보시면서..환히 웃는다. 엄마...천사같은 우리엄마...엄마의 환한 미소에....나는...
봄눈녹듯이 녹아들었다. 나는 1층으로 내려가서...뒤에서...엄마를 살짝 끌어앉았다.
좋았다. 엄마의 따스한 체온이...그리고 알싸한 살냄새가....나는 두손을 들어...엄마의
젖가슴부분에...살짝 손을 얹었다. 그리고는 부드럽게....두손을 움직였다. 뭉클한 감촉이...
손끝에서 느껴오는...부드러운...감촉이....풍만한 감촉이...좋았다. 엄마가 몸을 움직인다.
"....예....예는...누 누가 보면 어쩌려고....???..."
"...보긴 누가 본다고그래요....또 보면 어때....???..."
"...어 엄마..지 지금...얼른 밥해야돼......."
"..아 알았어요...잠깐만요....정말로 잠깐만, 편안해서 그래요....."
엄마가 고개를 돌려 나를 잠시바라본다. 그러더니...그냥, 고개를 돌려...하던일을 마져하신다.
나는 편안한 마음으로.......손의 감촉을 즐겼다. 웬지 마음이 편안해진다. 어제의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간다. 꿈만같은 일들이였다. 어쨌든, 오늘 학교에 가보면 알게되겠지,
나는 엄마의 몸에서 손을 뗀다음에....욕실로 들어가서 세수를 했다. 그리고 나와서..밥을 먹기
시작했다. 그러자 엄마가 내앞에 앉아 반찬을 발라준다. 생각해보면...이 모든일이...일어난게...
채 3개월이 안걸린것같다. 3개월전에 비하면...지금의 나는....묘한 생각에...나는....발로 살짝,
엄마의 다리를 쳤다. 그러자...엄마가 나를 가만히 쳐다보신다. 나는 모르는척하다가..엄마의
고개가 다시 숙여지자...다시 톡하고 발로찼다. 그러자...엄마가 다시 나를 본다. 한참이나...
나는 모르는척 다시 톡하고....다리를 쳤다. 그러자 엄마가......
"....오늘은 자신있는가보지....????...."
"...네...?????......."
"...이렇게 엄마를 건드리는건.....자신있어서 그런것 아니야....???...."
엄마의 차분한 두눈이 나를 바라본다. 점차로 엄마의 두눈이 일렁거리기 시작한다. 나는
아차, 싶었다.
"..아...아니에요...저 정말이에요...???...."
".......얼른 밥먹어.....엄마도 얼른 설거지해놓고...할아버지한테 가봐야돼....."
".....가게로 안가시고요....???..."
"....으음...........할아버지가..... 또 안좋아지셨어........."
"....... 그 래 요...???...."
나는 밥을 다먹고 이빨을 딱고나서....가방을 들고 집을 나섰다. 엄마가 설거지하다..고개를..
돌리고는...나를 향해 살포시 미소를 짓는다. 엄마의 조용한 미소...엄마는 저미소를 지을때가
제일 이쁘다. 나는 얼른 집을 나섰다. 정류장에서...버스를 기달리면서..나는묘한 생각이
들었다. 마녀는???... 강선중 선배는...???.. 왜 안나타나는거지...???..하긴 내가 너무 일찍
나온탓도있다. 버스를 타니....역시 몇몇의 사람들만 보일뿐...버스는 텅텅비어있었다.
학교에 도착해서...보니...... 생물선생님이 교문을 열고...계셨다. 선생님은 나를 보시더니
엷은 미소를 짓는다.
".......태진군.......어서와요...어제 우리새끼들때문에 고생많았다며...???..."
"........네...???... 아 아닙니다."
"...허허허허....멍청한놈들...하나하나 쥐어주지 않으면 아무것도 못한다니깐..."
"...서 선생님.......!!!!..."
"....잘 부탁해....돌대가리들이.. 밥고래만 커가지고.......어떻케 해....
태진군이...밥은 먹여줘야지......."
".........네...????....."
"...나도 이제 늙어서 몸이 많이 아파.... 내 약값도 힘이 들거든....."
"..................................................."
".............이따....봄세....."
그러고 보니 우리학교는 항상 수위실에 수위가 없었다. 언제나 김수현 선배가있었는데...
교문은 생물선생님이 여는가보다. 조금후 몇몇의 선도부들이 눈에 뜨였다. 나를 보고는...
놀랜듯이...황급히 거수경례를 한다. 나도 같이 거수경례를 해주고는...천천히 교정을 거쳐
교실로 향했다. 이제 앞으로 내가 이학교를 졸업할때까지는....이 선문은...흐흐흐..그리고
서울의 모든고등학교는.....큭큭큭..저절로 웃음이 나왔다. 그 웃음이 걷잡을수없이 커졌다.
나는 그렇게 그렇게 한참을 웃어제꼈다. 내 왜 웃는것인지...좋아서인가..??아마도..나는
눈물이 나도록 웃어제꼈다. 내가 교실 내자리에 앉아...서 책을 마악 펼치려는데..누군가
들어온다. 고개를 들어보니...반장이였다. 반장은 놀랜듯이 나를 보더니...자기자리에...
책을 펴놓고는 나에게 다가온다.
"......어제....잘 됐어.....????..."
"....응......."
"......아...... 아무도 안다쳤지.....????...."
".........응......."
반장은 만족한듯이 자기자리로 돌아갔고, 잠시 나를 쳐다보더니....고개를 책에 파묻고....
공부에 빠져들었다. 물론, 나 역시도 공부에 빠져들어갔다. 조금후, 승철이와 댓명이...
뛰듯이 교실로 들어왔고, 조용히 자기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민수와 대철이가...뛰어
들어왔다. 대철이를 보니...기부스를 하고있었다. 내가 바라보자...대철이는 뒷머리를
긁으면서...."차라리 부러진게..더 빨리 낳는데...."하면서...쑥쓰러운 웃음을 짓는다.
조금후....민수가 나를 툭툭치길레 돌아보니...손짓을 한다. 손길을 따라 교실 복도쪽
창밖을 바라보니....강선중선배가 나를 보며 "히"하며 순박한 웃음을 띠고 바라보고
있다. 내가 마주보고 한번웃자...다시 "히"하고 순박한 웃음을 짓고는...어디론가...
간다. 반안은 조용했지만, 나는 느낄수가 있었다. 나와 민수...그리고..대철이를...
바라보기만 할뿐...그 누구도 말을 걸지 않았다. 그때였다. 창수가 후다닥 뛰어들어왔다.
창수는 뒤통수에 커다란 반창고를 하나붙이고있었다. 창수는 소리소리 지르고
있었다.
" 야이 씨발....야...승철아...너 이새끼...어떻게 된거야...??? 씹새기가...
왜 나를 병원에 버려두고 간거야.....엉..??..그리고 어떤새끼가...
내머리 깐거야......엉...??...누구야...?? 어떤새끼 냐니까...????"
"....창수야.....좀 조용히해....."
"...뭐...??? 아 글쎄....민수야....내머리좀 봐... 아니...잠깐 졸다 일어났더니...
병원이더라고... 그리고 땜통이 되어있었고....아씨...."
"...창수야...??...고생많았다. 그만 자리에 앉아라...."
"...어...태진아...알았어.......근데...승철아 누구냐..??? 내머리 깐놈...."
"....어....그놈...어제 우리한테 잡혀서...똑같이 머리 깨놨어....."
"...어 잘했어.....감히 나 선문의 일진 김창수를 치다니...잘했어...."
창수는 민수의 눈짓에 조용해져갔다. 반은 다시 침묵속으로 빠져들어갔다.
하지만, 승철이를 비롯한 어제 모임에 참석했던 몇몆의 주위에서는..........
알게 모르게...조용한 웅성거림이 들렸다. 승철이와........그리고 특히나 창수...
몇몆의 아이들이 조용히...어제의 일들을 입에 침을 튀기면서...이야기하고있었다.
조용한 적막감속에서의 알수없는 웅성거림과 움직임...묘한 스릴이 있었다.
오늘은 이상하게도 아침 조회종이 늦게 울린다. 거의 30분 가량이나 늦는것같았다.
늦게나마 조회종이 울리고..... 마녀가 들어온다...반장의 구령소리...이에맞춰.....
학교의 스피커에서 마이크소리가 들린다. 마녀는 아무말없이 교단 한쪽에...
의자를 갖다놓고...앉는다. 회색빛 투피스정장에 드러난 긴다리가..나의 시선을
잡아끈다. 스피커가 울려퍼진다.
"...허허허허....나....교장이여...입니다. 제군들....오늘은 좋은날입니다.
나의 가슴속이 뻥하니 뚫리면서 시원한날입니다. 우리 선문재단의
리더인...우리 선문고교가... 이렇게나 큰것은....전부다..나..그러니까...
제군들과..다 우리 선문재단이 밀어준덕분입니다. 그래서...앞으로
더욱 발전하기위해서.....그러니까. 교사진과 모범적인 학생들의 건의를
본...교장이..또한..재단이사장으로써....생각..검토해본결과....다음과 같이..
알립니다... 뭐냐.... 어 다음은..순서에 의해서 교감...네가 발표혀...
.....으허허허허........."
어제들렸던 교장의 걸걸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웃음소리가 계속 들려왔지만,
우리는 아무도 웃지 않았다. 의아해 하지도 않았다. 그 이유를 모두는 거의다
알고 있었기 때문일것이다. 교감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제군들....본선문의 기강을 바로잡기위해서...그리고 본선문의 이름을...
알리고자...교무진과...재단측이 합의하여 결정한 사항을 발표합니다.
하나, 본 선문의 선도부는 각반에서 2명, 각학년에서 각각 3명씩의
학년담당 간부를 둔다. 그리고 전체 총괄 간부 3명을 임명하며...
대우는....예년과 같이...전학년 장학금과...대학교에 진학할시...
역시, 전액 장학금을 지불한다.
둘, 본 선문의 검도부, 태권도부 그리고 유도부를 신설하며....각부서
담당선생의 추천과 각부서의 주장, 그리고 선도부장의 추천이
있으면, 예외없이....선도부와 똑같은...대우를 한다.
셋, 그리고 이번에...본 선문재단과....상록수 고아원은..자매결연을 맺었음을
알려드립니다. 이는 본 재단이사장님의 사회복지에대한 지대한 관심이
어느 정도임을 알려주는것이며.......(중략)..... 이상입니다.
그리고, 평소와 같이 마녀의 잔소리가 있었다. 그리고 성적이 나왔단다. 우리반
일등은 반장이였고, 2등은 김상현, 그리고 3등은 나 김태진.... 우뢰와 같은 박수가
있었다. 그리고, 우리반은 일학년 전체 4등이란다. 맘에 안든단다. 하지만, 과거에
비해서 조금 오른것이니 전체 기합은 없기로했단다. 그리고 마녀는...우리를 보면서
말했다. 앞으로 우리반은 이제 우리반이 청소할것.... 그렇게 조회가 끝이났고......
점심때에는.....강선중선배가 불러서 유도부에 가보니....모두모여...라면을 끓여놓고
있었다. 산만한 십여명의 덩치속에 파묻혀있는 생물선생님의 노구가 빛이난다.
"...자 자....이제 먹자..........."
생물선생님이 수저를 들자 모두가 수저를 든다. 이라면도 오늘로써 마지막이란다.
내일부터는....학교 정식부서가 되었기에...학교 급식부로부터 마음껏..편안하게 배불리
먹을수있다고했다. 물론, 전에도 알게 모르게 타먹었지만, 그것은 순전히 눈치밥..이제는
눈치안보고 마음껏 먹을수있어 좋단다. 마음껏 먹을수있다는말에 행복해하는 그들을...
보노라니...웬지...아무리 아무리 먹어도 배가 고프더랜다. 그래서 무조건 쳐먹다보니...
덩치가 이래졌고, 살려고 운동했더니.....대가리에 든게 없더랜다. 그게 생물선생님의
말씀, 옆의 동생들도 이제는...재단이 따로 기금을 만들어서...매월 수백을 지원하게끔
만들어서..... 그말을 생물선생님은 담담히 했지만, 나는 보았다. 강선중의 두눈에서...
생물선생님의 노안에서....다른 덩치들의 눈에서...물기가비치며...눈물이 흐르고있음을...
잘한것 같다. 이것은 꼭해야될일.....밥을 다먹고 나오는데...생물선생님이 한마디 하셧다.
"...너희들...대가리에 똥만들었어도 괜찬다. 친구를 잘 만나면....되니까......
대가리가 나뻐...사람을 잘못봐도 괜찬다. 너희는 내가 돌보니까... 내가...
좋은사람 붙여놨으니까....그런데 정말 병신은...좋은친구 놓치는것이다.
친구따라 강남간다는 말이 괜히 생긴줄 아냐...???... 대가리 나쁜놈은...그냥
생각없이...친구만 쫒아가면된다. 그러면...된다. 그러면 너희 인생 피는거다.
친구따라 강남갈생각없으면...지금 여기를 떠나라....그건 내 새끼 아니니까..
내 집에 있을필요없다. 알것냐...???...돌대가리들아....."
그러자 공손히 전부 고개를 숙여..." 알겄읍니다...아버지..." 그러자 "그려..내 새끼들아.."
그렇게....대화가 끝이났다. 나는 선생님과 같이 비닐하우스를 빠져나왔다.
"...저...선 생 님.....???..."
"...태진군...???.... 괜찮아...괜찬아....."
"................????????????????............"
"......오갈때 없는 고아놈들이여.......처음엔....모시던 형님의 힘이되어드릴까하고...
손을 댔었는데....어쩌다보니..너무 정이들어....차마........"
".......저는....???..."
"...괜찮아.....안되겠으면....밥얻어 먹을때에나 소개 시켜주면 돼...어차피....
그렇게 큰놈들이니까..... 정을 많이 그리워하는 애들이여......
그냥 들여다보고...웃어주고....인정해주면 돼.........."
"............................."
".....버리지만 마.............나는 이제 늙었고.....제군은...저놈들과 나이때가 갔으니...
나아갈길만.....진심으로 알려주면돼......거둬주면 더 좋고......되는데로....."
"......................................알겠읍니다. "
그리고, 조용히.......종례후....나는 교정을 나섰다. 핸드폰이 울린다.
계속 모임이 진행되었는데도....그이후에...나는 박강영선배랑 마주치지 않았다.
아니, 나와 박강영선배는....서로의 존재를 무시하는것처럼.....서로가 없는것처럼...
그렇게 움직였다. 처음과 마찬가지로....여전히 박강영선배는 사람들에 둘러싸여
있었고, 나는 구석진 조용한곳에서....처음과 마찬가지로 조용히 앉아있었다.
몇몇만이 나에게 가볍게 목인사를했고, 나는 그에 답했을뿐.....나머지는, 대철이와
민수가 다 알아서했다. 알게모르게....나의 주위에는 사람이 몰렸고, 시선이 쏠렸지만...
나는.....그 묘한 시선의 따가움을 즐기면서...조용히 조용히 앉아있었다. 모임이 거의
끝날무렵...김수현 선배가 나에게 다가와서....귓속말을 한다.
"...박강영선배가...같이 가제는데.... 뭐라고 할까...????..."
".....선배님 말씀이라면....따라야지요....."
"......알았어.....10분후에.... 입구에서 강선중이 기달릴거야...난..마무리 때문에...."
"..........알았읍니다........."
나는 10여분쯤후에....출입구로 홀을 빠져나왔다. 마치 아무렇지도 않게 나는 나왔지만,
모든게 달라져있었다. 내가 움직이자....알게 모르게 나의 주위에 모여있던 사람들이...
스르르 흩어지듯이 나의 움직임에 따라 길을 열었고....복도에서는.....엄승기와..승철이가
좌우로 도열하듯이 서있어....나에게 90도로 정중하게 인사를 했다. 그리고는....김수현선배
....강선중선배가 나를 자연스럽게 따라 나온다. 나는....출입구를 나오자마자...숨을들이마셨다.
신선하고 차가운 공기를 마시면서.....나는 정신이 나는듯했다. 나는 뒤를 돌아보았다.
"...대철아...???... 팔....괜찮아.....????...."
"...네...???..으응....괘 괜찬아......"
"....괜찬긴....내가옆에서 들었는데...뼈 부러지는 소리 나던데...."
그때였다. 나의 앞에....스르르르...검은 그랜져 승용차가...멈추어선다. 문이 열리면서.....
박강영선배의 얼굴이 내밀어진다.
"....야...!!!.....타......"
그러자, 김수현선배가 잽싸게 차문을 연다. 차안의 모습이 좀 재미있었다. 운전사는....
검은양복을 입은....사내였고....저 안쪽에....이쁘게 생긴 여학생이 앉아있었다.
박강영선배는....가운데로 비켜앉으면서...나에게 손짓을 하고있었다.
내가 뒤를 돌아보자....김수현선배가 나를 보고 웃으면서.....
"....민수와 대철이는 걱정하지마....대철이는 내가 병원에 데려가볼꺼구...
민수는...내가 책임지고...집에다 데려다 줄께......"
"...아 안돼...나 나는....절대로 태진이 따라갈꺼야....."
".......나...나두.. 내가 병원에 무엇하러가......"
"............민수야...그리고 대철아....김수현선배 말 들어...알았지...???.."
".................................그..그럼....너는 누가...지켜.....???.."
".........비리비리한놈들.....알써...내가 책임지지....."
강선중선배의 떠듬거리는 말이 들리는것과 동시에...말은 느리고..덩치는 아둔하게
생겼는데.... 행동은 왜 이렇게 빠른지....어느새 앞문을 열고 조수석에 털썩...주저
앉는다. 얼마나 키가큰지....머리가....차 천정에 닿다 못해...고개를 약간 꺽었고...
앉자 마자....차가 크게 출렁거린다. 민수와 대철이..가...멍하니 나를 쳐다보았고...
그런 그들을 김수현선배가 손으로 이끌어낸다. 나는 고개를 끄떡이고는...천천히
차에 올라탔다. 차가 부드럽게 달리기 시작한다. 뒷자리에 셋이나 앉았는데에도
오히려..편안했다. 자리가 편안한것일까...???..마음이 편안한것일까....????...
박강영선배가 조용히 입을 연다.
".....수고했어......"
"....저는 한게 없읍니다. 가만히 서있었을 뿐입니다."
"...알어....하지만, 제일 힘든일이고...제일어려운 일이지...."
"...나좀 소개시켜줘......."
"...응..???...그렇지...태진아 인사해라....여기 삼광여고 2년 김미진이다..."
"...호호호....잘부탁해요......오늘...정말 멋졌어요....호호호...."
"....네.....감사합니다....."
"...후후후.....정말멋졌다. 내가 질투가 날정도로...." 꿇어...." 크크큭..."
"...오빠...나는 말이야... 태진이가 꿇어 할때...얼마나 멋졌는지...
오줌을 다지렸어............"
"....그래...???...그런데..태진이 너...도대체..어떻게 했길레......
대륙의 김규민이가 그렇게 꼼짝을 못하냐.........참..!!!!.."
"...오빠..??....내가 보니까....오줌도 질질싸던데....사내새끼가....그런데,
태진이를 지키던 애둘중에 하나는 알겠던데...또하나는 누구야...???...
되게.. 빠르던데....."
"...으응...??.. 김민수라고......제법하는놈이지....."
"... 얼마나 빠른지...참....대륙의 창선이하고 규태하면...강북에서는......
날리는 이름인데......그렇게 한방씩에 가냐....???..."
"....이미...꺽였어...???..."
"....???... 오빠 무슨말이야.....????..."
"....이미, 태진이가 나서는..순간...아니...개네들이 태진이를 본순간...이미...
끝났더라고......얼굴을 보니...흐흐흐..그러니 몸이나 제대로 움직이겠어...
이미, 평소의 그들이 아니지....그에 비해 눈빛을 보니....대철이와......
민수는....여유가 있더라고...흐흐흐 쥐를 앞에둔 고양이의 눈빛이라고나
할까....?????...."
".....그...그랬어.....????...."
"....태진아......????...."
"........네....????........"
"........대륙의 이선민이는....우리할아버지의 라이벌조직의 아들이야...."
"...................................................."
".....할아버지 밑에있다가....배신을 하고 떠난.....흐흐흐...."
"...................................................."
"......걱정하지마라.......네가 원하지 않는한... 너를 이세계로 끌어들일마음은
없어..... 그렇지만, 적어도 네가 가진것은 쓸줄을 알아야지................
흐흐흐...이선민이가...오늘...개처럼 짖으면서 한 말...한 행동........
모두를 카메라에 담았지.....아니...그일이 끝나자 마자...할아버지한테...
전화가 왔더라........ 나는 이제부터...할아버지일에 신경을 써야돼....
물론, 대학도 가고.........현재 학교에 남아있는 모든것은....이제.......
다 네것이다. 죽을 쓰든....밥을쓰든....지금 이시간부터...네 꼴리는...
해라. 사실, 이차도...나는 오늘 처음타보는거야.....할아버지가....
내게 보내주신것이지......저 운전기사....할아버지의 심복이였지...
물론, 이제부터는 내말을 따르겠지만, 그리고....만약에...네가........
원한다면......언제든 내게로 와라.........."
".........그 그건......................"
"..아무말도 하지마라....지금은.......지금은 학생이니까....하지만, 언제든...
네가 원할때...그때가 언제든...내게로 와라....강요는 안겠지만, 나는
너를 기다릴것이다. 태진아...???..세상은 말이야.......세상에 있는....
많은 사람들은 말이야....자기 뜻대로...살수있는사람은 없어.......
주어진길에...그렇게 살아갈뿐이지...최선을 다해서.....그러다 뒤돌아보면...
어느새 원하지 않는길로 들어서있지....원하지 않는 행동을 하면서....
원하지 않는 모습을 가지고...후회와 자학을 하면서..."
"..............................................."
차가 천천히 멈추어선다. 강선중선배가 잽싸게 내리면서...차문을 열어준다.
".....태진아....????...."
"...........네......????......"
"..............나.............많이 외롭고........힘들다..........."
"..............................................................."
"......너를 내 동생삼아....옆에두고싶지만, 내가 가야할길...너도 알잖아...."
"..........................네.................."
"...........나...나는...........이길이 싫어......하지만, 너와 같이라면........"
"................................................."
"......기다리마.................."
".........................................................."
"........나간다.....................이제, 집으로 가죠...."
".......네...도련님......"
나와 강선중선배는 떠나는 차를 바라보았다. 나는 보았다. 스르르 차문이
닫히면서....박강영선배가....검은 썬그라스를 끼는것을....밤인데.......
지금은 새벽 두시...캄캄한 밤인데..............웬지...마음이 어두워졌다.
나는 집문앞에서 한참을 하늘을 바라보고있었다. 내가 막 집문을 열려는순간,
"....어이..... 어이.....????...."
".......................................?????......."
"....씨발놈들이...길을 전세냈나...???...왜이렇게..길을 막고서있는거야...???..."
나는 어이가 없었다. 그건 강선중 선배도 마찬가지였다.
"........뭐라고....????..."
"...뭐라고...???...이제는 길을막고 시비까지 거네.... 이새끼는 이거뭐야...???...
덩치크다고...사람 무시하는거야.....????....."
이 이제보니.......강성중선배의 얼굴이 무시무시하게 변해간다. 그러자...그얼굴을
껄렁거리면서 올려다보던...사내가...흠짓변한다.
"...이...이 씨발.....뭐 뭘봐....야...야..???...다 다 나와....."
그러자 골목 좌우에서.....제법 덩치큰 사내들이...대여섯명씩..우르르 몰려나온다.
순간이였다. 갑자기 우르르 나에게 달려든다. 그러자 강선중선배가 날래게 내앞을
막아서면서..........무시무시했다. 달려들던...대여섯명의 덩치가 순간적으로...공중에
내던져졌고....그중에 한명은 강선중선배의 손에 잡혀...땅으로 메다 꽂히고있었다.
"..이...이....씨 씨 씹새들이........씹새들이......"
무섭게 부릅뜬 강선중선배의 두눈이 시뻘겋게 변해갔다. 대여섯명이 순간적으로...
메다꽂힌 탓인지....나머지 사내들이 주춤주춤하다가 다시 모두 달려든다. 하지만,
마찬가지였다. 다시...대여섯명의 사내가 메다꽂혔다. 그 그런데..갑자기 누군가의
입에서....부르짖는 신음과도 같은소리가 들려왔다.
"...저 저거 혹시, 부 불곰....불곰 아니야....???..."
"...부...불곰.......서...선문의 ...부 불곰......"
"....흐이야....이 씹새들....나를 알면서도....덤빈다 이거지....."
"..야...야이야....어..어떻게 해.....어 어떻게 해...이 이런말없었잖아......"
"....야..오 오늘은 안되겠다.....너..너 운좋은줄 알아....."
사내들은 모두 도망갔다. 강성중선배는 씩씩대고있었다. 언뜻보인얼굴들은 상당히
앳되어보이는 얼굴들이였는데...왜???..나를......
"...저 저새끼들...부 분명히 대륙에서 보낸애들 일꺼야...이 이새끼를..그냥..."
"...선배....그냥 덮으세요......."
"....아녀...그래선 안된다니까...??..저런건 확실히 밟아야된다니까...???..."
"..그러시면...박강영선배한테...말하시고....기달리세요...아직은, 박강영선배의
일이니까요....."
"..허긴 그랴.....박강영이라면 믿을만하지...."
"....수고하셨구요...늦었는데....자고 가세요....."
"..아...안돼....자 잠은 집에서 자야 돼...아 안그러면...쪼 쫒겨나....거 걱정하지말어...
아까...수현이가...택시비 줬어......걸어도 한시간도 안걸려...."
"..편하신대로 하세요...."
"..나는 이게 편해........나 간다...."
험상궂은 얼굴이...저 작은 두눈이 웃으니까???...아기와 같이 느껴진다. 귀엽게도 보이고...
한얼굴이..저런 상호..극단적인 모습을 가지고있다니.........."
야누스3-94(검은안경)
나는 편안한 마음으로...집에들어와서 샤워를 시작했다. 차가운 물줄기...따뜻한 물줄기....
모두가 좋았다. 나는 따스한 물로 비누칠을 하면서 그 온기를 즐겼고, 차가운물로......
온몸을 씻어내면서....정신을 맑게...육체를 시원하게했다. 나는거실에서 밖을 바라보았다.
어두운 문앞......조금전에 있었던일을 떠올렸다. 누구일까??? 누구였을까???하지만,
분명한것은...이선민이 보낸사람은 아니라는것이였다. 이선민이가 사람을 보냈으면,
그런 어설픈애들을 보내지는 않았을것이다. 적어도....대철이와 민수...를 충분히...
상대해낼 애들을 보냈을것이다. 아까 그애들은 강선중선배를 보고....기절하듯이...
놀랬었다. 적어도 이선민이는...그정도 수준은 아닌것이다. 누구였을까???? 하지만,
후후후...그정도의 애들이라면...뭐...이상하게도 마음이 편안해진다. 졸립다. 밖에...
어렴풋이...누군가의 그림자가보인다. 덩치가 큰것을 보니...후후후후 우직하기는...
안그래도 되는데....나는 내방으로...들어왔다. 생각보다 많이 피곤하다. 나는..그렇게
편안히 잠이 들었다. 갑작스런 자명종소리에 잠이 깨었다. 기분이좋다. 어제의 일들이
생각이난다. 일어난 일들이 전부 맞는것일까????....나는 천천히 일어났다.
밖에서 인기척이 들린다. 누구일까???....태아..???...아니 엄마일것이다. 나는 문을열고
1층...부엌을 바라보았다. 엄마였다. 엄마가 앞치마를 두르고...무엇인가 간을 보다가...
나를 보시면서..환히 웃는다. 엄마...천사같은 우리엄마...엄마의 환한 미소에....나는...
봄눈녹듯이 녹아들었다. 나는 1층으로 내려가서...뒤에서...엄마를 살짝 끌어앉았다.
좋았다. 엄마의 따스한 체온이...그리고 알싸한 살냄새가....나는 두손을 들어...엄마의
젖가슴부분에...살짝 손을 얹었다. 그리고는 부드럽게....두손을 움직였다. 뭉클한 감촉이...
손끝에서 느껴오는...부드러운...감촉이....풍만한 감촉이...좋았다. 엄마가 몸을 움직인다.
"....예....예는...누 누가 보면 어쩌려고....???..."
"...보긴 누가 본다고그래요....또 보면 어때....???..."
"...어 엄마..지 지금...얼른 밥해야돼......."
"..아 알았어요...잠깐만요....정말로 잠깐만, 편안해서 그래요....."
엄마가 고개를 돌려 나를 잠시바라본다. 그러더니...그냥, 고개를 돌려...하던일을 마져하신다.
나는 편안한 마음으로.......손의 감촉을 즐겼다. 웬지 마음이 편안해진다. 어제의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간다. 꿈만같은 일들이였다. 어쨌든, 오늘 학교에 가보면 알게되겠지,
나는 엄마의 몸에서 손을 뗀다음에....욕실로 들어가서 세수를 했다. 그리고 나와서..밥을 먹기
시작했다. 그러자 엄마가 내앞에 앉아 반찬을 발라준다. 생각해보면...이 모든일이...일어난게...
채 3개월이 안걸린것같다. 3개월전에 비하면...지금의 나는....묘한 생각에...나는....발로 살짝,
엄마의 다리를 쳤다. 그러자...엄마가 나를 가만히 쳐다보신다. 나는 모르는척하다가..엄마의
고개가 다시 숙여지자...다시 톡하고 발로찼다. 그러자...엄마가 다시 나를 본다. 한참이나...
나는 모르는척 다시 톡하고....다리를 쳤다. 그러자 엄마가......
"....오늘은 자신있는가보지....????...."
"...네...?????......."
"...이렇게 엄마를 건드리는건.....자신있어서 그런것 아니야....???...."
엄마의 차분한 두눈이 나를 바라본다. 점차로 엄마의 두눈이 일렁거리기 시작한다. 나는
아차, 싶었다.
"..아...아니에요...저 정말이에요...???...."
".......얼른 밥먹어.....엄마도 얼른 설거지해놓고...할아버지한테 가봐야돼....."
".....가게로 안가시고요....???..."
"....으음...........할아버지가..... 또 안좋아지셨어........."
"....... 그 래 요...???...."
나는 밥을 다먹고 이빨을 딱고나서....가방을 들고 집을 나섰다. 엄마가 설거지하다..고개를..
돌리고는...나를 향해 살포시 미소를 짓는다. 엄마의 조용한 미소...엄마는 저미소를 지을때가
제일 이쁘다. 나는 얼른 집을 나섰다. 정류장에서...버스를 기달리면서..나는묘한 생각이
들었다. 마녀는???... 강선중 선배는...???.. 왜 안나타나는거지...???..하긴 내가 너무 일찍
나온탓도있다. 버스를 타니....역시 몇몇의 사람들만 보일뿐...버스는 텅텅비어있었다.
학교에 도착해서...보니...... 생물선생님이 교문을 열고...계셨다. 선생님은 나를 보시더니
엷은 미소를 짓는다.
".......태진군.......어서와요...어제 우리새끼들때문에 고생많았다며...???..."
"........네...???... 아 아닙니다."
"...허허허허....멍청한놈들...하나하나 쥐어주지 않으면 아무것도 못한다니깐..."
"...서 선생님.......!!!!..."
"....잘 부탁해....돌대가리들이.. 밥고래만 커가지고.......어떻케 해....
태진군이...밥은 먹여줘야지......."
".........네...????....."
"...나도 이제 늙어서 몸이 많이 아파.... 내 약값도 힘이 들거든....."
"..................................................."
".............이따....봄세....."
그러고 보니 우리학교는 항상 수위실에 수위가 없었다. 언제나 김수현 선배가있었는데...
교문은 생물선생님이 여는가보다. 조금후 몇몇의 선도부들이 눈에 뜨였다. 나를 보고는...
놀랜듯이...황급히 거수경례를 한다. 나도 같이 거수경례를 해주고는...천천히 교정을 거쳐
교실로 향했다. 이제 앞으로 내가 이학교를 졸업할때까지는....이 선문은...흐흐흐..그리고
서울의 모든고등학교는.....큭큭큭..저절로 웃음이 나왔다. 그 웃음이 걷잡을수없이 커졌다.
나는 그렇게 그렇게 한참을 웃어제꼈다. 내 왜 웃는것인지...좋아서인가..??아마도..나는
눈물이 나도록 웃어제꼈다. 내가 교실 내자리에 앉아...서 책을 마악 펼치려는데..누군가
들어온다. 고개를 들어보니...반장이였다. 반장은 놀랜듯이 나를 보더니...자기자리에...
책을 펴놓고는 나에게 다가온다.
"......어제....잘 됐어.....????..."
"....응......."
"......아...... 아무도 안다쳤지.....????...."
".........응......."
반장은 만족한듯이 자기자리로 돌아갔고, 잠시 나를 쳐다보더니....고개를 책에 파묻고....
공부에 빠져들었다. 물론, 나 역시도 공부에 빠져들어갔다. 조금후, 승철이와 댓명이...
뛰듯이 교실로 들어왔고, 조용히 자기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민수와 대철이가...뛰어
들어왔다. 대철이를 보니...기부스를 하고있었다. 내가 바라보자...대철이는 뒷머리를
긁으면서...."차라리 부러진게..더 빨리 낳는데...."하면서...쑥쓰러운 웃음을 짓는다.
조금후....민수가 나를 툭툭치길레 돌아보니...손짓을 한다. 손길을 따라 교실 복도쪽
창밖을 바라보니....강선중선배가 나를 보며 "히"하며 순박한 웃음을 띠고 바라보고
있다. 내가 마주보고 한번웃자...다시 "히"하고 순박한 웃음을 짓고는...어디론가...
간다. 반안은 조용했지만, 나는 느낄수가 있었다. 나와 민수...그리고..대철이를...
바라보기만 할뿐...그 누구도 말을 걸지 않았다. 그때였다. 창수가 후다닥 뛰어들어왔다.
창수는 뒤통수에 커다란 반창고를 하나붙이고있었다. 창수는 소리소리 지르고
있었다.
" 야이 씨발....야...승철아...너 이새끼...어떻게 된거야...??? 씹새기가...
왜 나를 병원에 버려두고 간거야.....엉..??..그리고 어떤새끼가...
내머리 깐거야......엉...??...누구야...?? 어떤새끼 냐니까...????"
"....창수야.....좀 조용히해....."
"...뭐...??? 아 글쎄....민수야....내머리좀 봐... 아니...잠깐 졸다 일어났더니...
병원이더라고... 그리고 땜통이 되어있었고....아씨...."
"...창수야...??...고생많았다. 그만 자리에 앉아라...."
"...어...태진아...알았어.......근데...승철아 누구냐..??? 내머리 깐놈...."
"....어....그놈...어제 우리한테 잡혀서...똑같이 머리 깨놨어....."
"...어 잘했어.....감히 나 선문의 일진 김창수를 치다니...잘했어...."
창수는 민수의 눈짓에 조용해져갔다. 반은 다시 침묵속으로 빠져들어갔다.
하지만, 승철이를 비롯한 어제 모임에 참석했던 몇몆의 주위에서는..........
알게 모르게...조용한 웅성거림이 들렸다. 승철이와........그리고 특히나 창수...
몇몆의 아이들이 조용히...어제의 일들을 입에 침을 튀기면서...이야기하고있었다.
조용한 적막감속에서의 알수없는 웅성거림과 움직임...묘한 스릴이 있었다.
오늘은 이상하게도 아침 조회종이 늦게 울린다. 거의 30분 가량이나 늦는것같았다.
늦게나마 조회종이 울리고..... 마녀가 들어온다...반장의 구령소리...이에맞춰.....
학교의 스피커에서 마이크소리가 들린다. 마녀는 아무말없이 교단 한쪽에...
의자를 갖다놓고...앉는다. 회색빛 투피스정장에 드러난 긴다리가..나의 시선을
잡아끈다. 스피커가 울려퍼진다.
"...허허허허....나....교장이여...입니다. 제군들....오늘은 좋은날입니다.
나의 가슴속이 뻥하니 뚫리면서 시원한날입니다. 우리 선문재단의
리더인...우리 선문고교가... 이렇게나 큰것은....전부다..나..그러니까...
제군들과..다 우리 선문재단이 밀어준덕분입니다. 그래서...앞으로
더욱 발전하기위해서.....그러니까. 교사진과 모범적인 학생들의 건의를
본...교장이..또한..재단이사장으로써....생각..검토해본결과....다음과 같이..
알립니다... 뭐냐.... 어 다음은..순서에 의해서 교감...네가 발표혀...
.....으허허허허........."
어제들렸던 교장의 걸걸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웃음소리가 계속 들려왔지만,
우리는 아무도 웃지 않았다. 의아해 하지도 않았다. 그 이유를 모두는 거의다
알고 있었기 때문일것이다. 교감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제군들....본선문의 기강을 바로잡기위해서...그리고 본선문의 이름을...
알리고자...교무진과...재단측이 합의하여 결정한 사항을 발표합니다.
하나, 본 선문의 선도부는 각반에서 2명, 각학년에서 각각 3명씩의
학년담당 간부를 둔다. 그리고 전체 총괄 간부 3명을 임명하며...
대우는....예년과 같이...전학년 장학금과...대학교에 진학할시...
역시, 전액 장학금을 지불한다.
둘, 본 선문의 검도부, 태권도부 그리고 유도부를 신설하며....각부서
담당선생의 추천과 각부서의 주장, 그리고 선도부장의 추천이
있으면, 예외없이....선도부와 똑같은...대우를 한다.
셋, 그리고 이번에...본 선문재단과....상록수 고아원은..자매결연을 맺었음을
알려드립니다. 이는 본 재단이사장님의 사회복지에대한 지대한 관심이
어느 정도임을 알려주는것이며.......(중략)..... 이상입니다.
그리고, 평소와 같이 마녀의 잔소리가 있었다. 그리고 성적이 나왔단다. 우리반
일등은 반장이였고, 2등은 김상현, 그리고 3등은 나 김태진.... 우뢰와 같은 박수가
있었다. 그리고, 우리반은 일학년 전체 4등이란다. 맘에 안든단다. 하지만, 과거에
비해서 조금 오른것이니 전체 기합은 없기로했단다. 그리고 마녀는...우리를 보면서
말했다. 앞으로 우리반은 이제 우리반이 청소할것.... 그렇게 조회가 끝이났고......
점심때에는.....강선중선배가 불러서 유도부에 가보니....모두모여...라면을 끓여놓고
있었다. 산만한 십여명의 덩치속에 파묻혀있는 생물선생님의 노구가 빛이난다.
"...자 자....이제 먹자..........."
생물선생님이 수저를 들자 모두가 수저를 든다. 이라면도 오늘로써 마지막이란다.
내일부터는....학교 정식부서가 되었기에...학교 급식부로부터 마음껏..편안하게 배불리
먹을수있다고했다. 물론, 전에도 알게 모르게 타먹었지만, 그것은 순전히 눈치밥..이제는
눈치안보고 마음껏 먹을수있어 좋단다. 마음껏 먹을수있다는말에 행복해하는 그들을...
보노라니...웬지...아무리 아무리 먹어도 배가 고프더랜다. 그래서 무조건 쳐먹다보니...
덩치가 이래졌고, 살려고 운동했더니.....대가리에 든게 없더랜다. 그게 생물선생님의
말씀, 옆의 동생들도 이제는...재단이 따로 기금을 만들어서...매월 수백을 지원하게끔
만들어서..... 그말을 생물선생님은 담담히 했지만, 나는 보았다. 강선중의 두눈에서...
생물선생님의 노안에서....다른 덩치들의 눈에서...물기가비치며...눈물이 흐르고있음을...
잘한것 같다. 이것은 꼭해야될일.....밥을 다먹고 나오는데...생물선생님이 한마디 하셧다.
"...너희들...대가리에 똥만들었어도 괜찬다. 친구를 잘 만나면....되니까......
대가리가 나뻐...사람을 잘못봐도 괜찬다. 너희는 내가 돌보니까... 내가...
좋은사람 붙여놨으니까....그런데 정말 병신은...좋은친구 놓치는것이다.
친구따라 강남간다는 말이 괜히 생긴줄 아냐...???... 대가리 나쁜놈은...그냥
생각없이...친구만 쫒아가면된다. 그러면...된다. 그러면 너희 인생 피는거다.
친구따라 강남갈생각없으면...지금 여기를 떠나라....그건 내 새끼 아니니까..
내 집에 있을필요없다. 알것냐...???...돌대가리들아....."
그러자 공손히 전부 고개를 숙여..." 알겄읍니다...아버지..." 그러자 "그려..내 새끼들아.."
그렇게....대화가 끝이났다. 나는 선생님과 같이 비닐하우스를 빠져나왔다.
"...저...선 생 님.....???..."
"...태진군...???.... 괜찮아...괜찬아....."
"................????????????????............"
"......오갈때 없는 고아놈들이여.......처음엔....모시던 형님의 힘이되어드릴까하고...
손을 댔었는데....어쩌다보니..너무 정이들어....차마........"
".......저는....???..."
"...괜찮아.....안되겠으면....밥얻어 먹을때에나 소개 시켜주면 돼...어차피....
그렇게 큰놈들이니까..... 정을 많이 그리워하는 애들이여......
그냥 들여다보고...웃어주고....인정해주면 돼.........."
"............................."
".....버리지만 마.............나는 이제 늙었고.....제군은...저놈들과 나이때가 갔으니...
나아갈길만.....진심으로 알려주면돼......거둬주면 더 좋고......되는데로....."
"......................................알겠읍니다. "
그리고, 조용히.......종례후....나는 교정을 나섰다. 핸드폰이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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