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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레드라인(REDLINE) 2부-4

12. 3번째의 여인.

다음 날,
내가 눈을 떴을 때, 거실에서 지수의 음성이 들려왔다. 종알종알 대는 쉼 없는 재잘거림으로 보아 유치원에 가기 직전인 것 같았다. 머리가 찡~ 하며 두통이 밀려오며, 어제 밤 엄마에게 행했던 내 행동들이 영화필름처럼 순식간에 지나갔다.
-젠장…..-
그건 정말 절망감에 가까웠다.
엄마를 어떻게 봐야 할지 도무지 막막했고, 엄마를 폭행했다는 자책감은 잠에서 깨어난 나 자신이 후회스러웠다. 시간을 되돌릴 순 없을까? 예전, 엄마가 임신을 했다는 소식에 했던 생각들이 다시금 내 머리 속을 채웠다.


-딸깍…..-
한 참의 시간이 흐르고 안방 문이 열렸다.
피한다고 될 일이 아니기에 난 그 소리에 일어나 앉았다. 아무런 옷도 걸치지 않았다는 것은 중요하지 않았다. 엄마는 긴 머리를 늘어뜨리고 모자를 쓴 모습에 젊은 여대생들이나 할 법한 옷차림이었다. 꽤 매력적인 옷차림이었지만, 5~6년 전에 본 이후로 그런 엄마의 모습은 처음이었다.
엄마는 나에게 시선도 주지 않고 침대 옆 화장대에 앉았다.
“엄마……”
하지만, 엄마는 대답 없이 모자를 벗고서 머리를 뒤로 묶었다.
“..!!!!!!!!”
순간, 거울을 통해 내 눈이 의심스러울 정도의 푸른 멍이 엄마의 굴에 나타났다. 그 정도일 줄 미처 생각지 못한 나로선 그저 놀라서 입을 다물지 못할 뿐, 어떤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런 나를 향해 엄마가 돌아 앉았다.
“출근을 못하겠지?”
엄마의 시선이 나를 똑바로 향했다.
“밤새워 생각했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런데, 아침에 내 얼굴을 보고 나도 당황스러웠어. 이제 내가 어떻게 해야 할까?”
“그… 그….”
난 머리 속이 텅 비었다. 아니 사고능력 자체가 마비가 되었다고 함이 옳았다. 그 후, 엄마와 나의 대화는 단절되었다. 엄마 역시 내가 말이 없자 하염없이 바닥으로 시선을 보내 뿐이었다.

엄마는 거의 2주일을 병원을 다녔다.
회사는 병가를 냈는데, 놀라서 달려온 외할머니에게 엄마는 불량한 사람들을 만나서 그렇게 된 거라며 둘러대었기에 외부적으로는 그렇게 일단락이 되었다. 엄마 자신이 얼굴 상처 외에는 아무런 일이 없었다고 주장했고, 외가 쪽에서도 굳이 이를 사건화 만들고 싶어하는 눈치가 아니었으니까 말이다. 유일하게 지역 치안을 거론하며 화를 낸 사람이 있다면, 판사를 하고 있는 막내 외숙부뿐이었다.
하지만, 엄마와 나 사이엔 잠시나마 깊은 골이 패였다.
엄마는 나에 대한 분노로, 나는 엄마에 대한 죄책감으로 말이다. 덕분에 혜정선배와의 이별에 대한 상처는 그 사건으로 말미암아 흐지부지 그렇게 넘어갔는데, 삶이란 것이 정말 묘했다. 하나의 충격이 다른 충격으로 잊혀진다는 것이 말이다.

엄마와 내가 화해를 한 것은 개학을 1주일 남겨놓고서 였다.
예전과 달리 이제는 내 쪽에서 손을 내밀어야만 한다는 생각이 들었기에, 난 여행을 준비했다. 상당히 힘들긴 했지만 막노동으로 여비를 준비해서 엄마에게 주말 여행을 제의했다.
“우리 여행가자..”
저녁을 깨작거리고 거실로 뛰쳐나가는 지수를 보며 엄마에게 말했다. 그 날 이후 무척이나 말 수가 줄은 엄마는 나를 응시했다.
“내일.. 토요일이니까. 내일 갔다가 모레 오자.. 지수는 외할머니한테 맡기고..”
“싫어..”
엄마는 단칼에 내 제의를 거절했지만, 난 그 말을 무시했다.
“바다 보면 한결 마음이 편해질 거야.”
“…….”
“호텔도 예약했어. 덕분에 아르바이트로 번 돈 다 들어갔으니까. 내일 같이 가..”
“취소해…”
“그럼 지수도 데려갈까…? 나야 상관은 없어..”
“……..”
“사실 우리 가족만 가고 싶기도 하니까..”
“무슨 생각이니..?”
“아무것도 생각 안 해… 그냥 바다고 보고 싶을 뿐이야..”
“혼자 다녀와…”
“엄마가 없으면 의미가 없어. 모든 것이…”
“………”
“기차표를 예매하긴 했지만, 원한다면 엄마 차로 가도 되지만.. 대신 3시에는 출발해야 돼.”
엄마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느낌으로 엄마가 내 제의를 받아들였다는 것을 느꼈는데, 그건 정확한 표현은 아니지만 어떤 자신감이었다. 그러면서 이상하게도 나도 이제 엄마에게 있어서 하나의 남자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더욱 확고해졌다. 처음으로 엄마에게 남자로서 제의를 했다는 느낌이랄까? 처음 시도는 그냥 막연하게 엄마에게 무엇인가를 해주고 싶다는 것에서 출발했지만 그 결과는 참 산뜻한 기분으로 돌아왔다.
그날 밤, 난 처음으로 경제력이란 단어를 생각했다. 한명의 남자로서 엄마에게 다가간다는 의미는 단지 발기된 성기 끄덕거리는 게 전부가 아니었다. 정신적으로도 엄마와 대등한 한명의 남자여야만 했다. 그러기 위해서 나에게도 엄마에게 의지하지 않는 경제력이 필요한 것 같았다.


다음 날,
엄마는 2시 30분경에 집에 도착해서, 말없이 짐을 챙겼다. 이미 전날 준비를 했는지 간단하게 몇 가지만 정리하고서 거실로 나왔다.
“벌써 다 준비한 거야?”
“1박이니까..”
엄마는 가볍게 말했지만, 여자들이 여행갈 때 준비하는 게 많다는 것은 상식적으로도 아는 것이었기에 나는 그냥 가볍게 웃고서 아파트를 빠져나가 엄마 차에 올랐다. 토요일인데도 차는 그렇게 많지가 않았다. 간혹 막히는 신호등이 있긴 했지만, 엄마는 능숙하게 차를 고속도로 위로 올렸고, 그 때가지 대화가 없던 것이 마음에 걸렸는지 엄마가 입을 떼었다.
“기차표는 환불했니?”
“아니…”
“왜…? 오전에 전화했잖아.”
“그냥… 기념으로 가지고 싶어서..”
“바다 보는 게 무슨 기념이야..”
엄마는 대수롭지 않은 듯 말했지만, 출근할 때와 다른 옷을 입고 있는 엄마의 모습에서 그게 진심이 아님을 이미 알고 있었다. 그저 난 빙긋 웃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하곤, 여행지에 도착해서의 시나리오를 떠올리고 또 떠올렸다. 나 역시 세미 정장차림이었고, 가방에는 엄마에게 줄 반지가 들어있었다. 혜정선배와 사귈 때 몇 번이나 사겠다고 다짐을 했지만, 내 노력이 들어간 아르바이트를 하지 않아 사지 못한 반지였다.

“여기야…?”
목적지에 도착한 엄마는 의외라는 듯 나를 응시했다.
“응….”
“정말 여기야..?”
“응 맞아… 몇 번이나 확인 했는 걸..”
“여기 비싼데..”
“아르바이트 했잖아.”
“아르바이트..? ”
“응… 오늘은 내 돈으로 엄마를 초대한 거야..”
“……”
“그래서, 엄마가 오늘 만큼은 많이 즐거워 했으면 좋겠어… 엄마를 위해서 준비한 거니까.”
“…….”
“엄마가 처음이야.”
그 말에 난 힘을 주었다. 혹여 엄마에게 남아 있을 혜정선배라는 그림자를 불식시키려고 말이다. 그게 전해졌는지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엄마는 내 말에 다소 감동을 받은 듯 했다. 난 가능하면 내가 엄마를 리드하고 싶었기에 차에서 내리는 순간부터 객실로 들어설 때까지 주도적 입장을 한시도 놓치지 않았다. 처음이라 다소 어색한 부분도 있었지만, 스스로 그런대로 괜찮게 했다고 생각했다.
“정말 여기야..?”
내실로 들어선 엄마는 당황스러운 듯 말했다.
“응….”
“여긴….”
“그래도 가장 좋은 데는 아냐.. 그 곳은 너무 비싸 더라구.”
“…… “
엄마는 나를 말없이 바라보다가 침실로 들어섰다. 스위트룸은 아니지만, 거실도 있는 제법 큰 방이었다. 이런 방은 어릴 적 엄마와 아빠를 따라 다닌 기억에도 없는 방이었다. 호텔을 직접 예약하기 전까지만 해도 난 호텔의 방에 급수가 있다는 것을 몰랐었다. 그저 어릴 때 본 그런 방이 전부이겠거니 했었는데, 객실에도 등급이 있었고, 같은 등급에서도 여러 종류가 있었다. 당연히 마음 같아서는 최고급 방을 선택하고 싶었지만, 그 방은 1일 투숙료가 내가 아르바이트 해서 벌은 돈보다 많았다.

“옷은 갈아 입지마.. 식사하러 가야 하니까…”
“그래…”
이미 알고 있다는 듯 엄마는 간단하게 가방에서 옷가지만 꺼내어 정리를 하고 나를 따라 나왔다. 아무래도 이런 쪽은 엄마가 더 많은 경험이 있는 듯 했다. 어째건, 난 엄마와 함께 호텔에 딸려있는 양식당으로 가서 최고급은 아니지만, 부끄럽지 않은 음식을 먹으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고, 우려와 달리 엄마와 나를 이상하게 바라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식사를 마칠 때쯤 엄마는 기분이 많이 풀어졌는지 음성이 많이 부드러웠고, 내 말도 가볍게 웃으며 받아 주었다. 우린 다시 빠라운지로 자리를 옮겼다. 모자가 술을 마시는 건 어딘지 어색해 보일 것 같아서 예정에는 없던 거지만, 이대로 방에 들어가는 것은 좋지 않은 것 같아서 난 엄마에게 술을 제의했고, 엄마도 흔쾌히 받아들였다.
빠에서 엄마는 칵테일을 주문했다.

“엄마 고마워…”
“뭐가…?”
“그냥.. 전부 다….”
“싱겁긴……”
칵테일을 2잔째 마시는 엄마의 얼굴은 조명 아래서 다소 상기되어 있었다. 여자는 분위기에 약하다고 했던가? 한 눈에 보아도 엄마는 분위기에 취한 듯 했다. 음악은 감미로웠고, 연인들의 속삭임이 행복하게 느껴졌다.
난 마법에 걸린 듯 반지를 꺼내었다.
“뭐야..?”
“열어봐….”
“어머….”
엄마는 놀란 듯 나를 바라보았다.
“비싼 건 아니지만, 내가 줄 수 있는 가장 좋은 거야..”
“……”
엄마의 눈이 깊어졌다. 하지만, 반지를 만지지 않고 그냥 바라 볼 뿐이었다. 무슨 생각을 하는 걸까? 엄마의 머리 속이 궁금했지만, 그런 것은 굳이 알 필요가 없었다. 난 반지를 꺼내어 엄마의 손가락에 끼웠다. 불과 3년 전까지만 해도 그 손가락에는 아빠가 사준 반지가 17년이란 세월 동안 자리했었다.
“누군가를 대신하는 의미는 아냐..”
“……”
“그냥 주고 싶어서야… 내 마음을 전해 주고 싶어서… 엄마는 내게 소중한 사람이니까.”
누군가 우리를 지켜보고 있다면 아주 위험하겠지만, 아무도 우리에게 신경 쓰는 사람은 없었다. 아니, 누군가 지켜본다고 해도 상관없다는 느낌이 들었다.
엄마는 내 눈을 마주 보았다.
더 이상 말은 필요 없었다. 빨려 들 듯한 엄마의 시선이 이미 모든 것을 말 해주었다. 오래 동안 기다려 왔다는 것을….

그 날,
엄마와 나는 지금까지 가져본 가장 뜨거운 밤을 보냈다. 객실에서 엄마는 빠에서 분위기에 젖은 감상적 여인이 아니라, 포르노 배우보다 더 색기가 흐르는 요부로 변했다. 한시도 내 몸을 놓치지 않았고, 내가 엄마 몸을 탐하는 것 보다 더 내 몸을 탐했다. 몸이 엉킨다는 것이 그런 걸까? 어떤 자세가 되어도 엄마와 내 몸은 밀착이 되었다.
“아……. 아응……..”
엄마의 신음에는 거침이 없었고, 내 몸을 받아 들이는 엄마의 몸은 뱀처럼 나를 휘감으며 꿈틀거렸다. 난 처음으로 내 모든 기가 여자에게 빨려 들어간다는 느낌을 알았다. 엄마의 손짓 하나가, 엄마의 피부 하나가 모두 나를 받아 들이고 나를 흡수했다.
엄마는 나 보다 더 적극적이었다. 지금까지 내가 느끼지 못하는 최고의 희열을 내게 선사하면서 나를 리드했고, 자신이 가진 모든 구멍을 모두 내게 개방했다. 그런데도 절정은 찾아 오지 않았고, 오히려 절정보다 더 깊은 희열이 나와 엄마를 전율시키면서 우린 오래도록 영화에서나 볼 법한 행위를 했다.
내 위에 있는 엄마의 몸이 움직일 때는 가슴이 리듬감 있게 움직이고, 긴 머리 결이 매혹적으로 춤을 추었다. 아름다운 발레니나가 내 위에서 춤을 추는 듯 하고, 귀여운 님프가 유혹의 미소를 보냈다. 그건 성적인 욕망을 벗어난 사랑의 욕망이 뭔가를 내게 알려 주었다. 그건 정말 거부할 수 없는 욕망이었다.
누군가를 사랑하고 싶다는 욕망은 두려울 것이 없었고, 거칠 것이 없었다. 침대가 좁았고, 방이 좁았다. 터질 듯한 사랑의 욕망은 부끄럼이 없어 모든 자세를 허용했고, 모든 대화를 허용했다.
“현경아… 사랑해….”
“아…..지혁씨…… 저두요…”
난 엄마의 이름을 처음으로 불렀고, 엄마는 내게 존칭어를 썼다. 자극을 위한 말이 아니라 가슴에서 시키는 대화였다. 우린 사랑한다는 말을 수 십, 수 백 번을 했고, 영원히 그럴 것처럼 서로의 몸을 탐하고 탐했다. 침실 전체에 우리의 땀이 뿌려지고, 우리의 타액이 묻었다.


그 여행 이후,
엄마와 나의 관계 이제 완전한 한 명의 남자와 한 명의 여자의 관계가 되었다. 내가 엄마를 엄마로 불러도 예전과 같은 느낌이 아니었고, 엄마가 나를 불러도 아들의 느낌을 받지 않았다. 도덕적 굴레를 벗어난 단순한 호칭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우린 지수가 거실에서 놀고 있는 위험한 상황에서도 곧잘 포옹을 하고 키스를 했다. 갓 연애를 시작한 연인들처럼 우린 서로가 절실히 필요했고, 그 절실함은 그 어떤 행동에도 거침이 없었다. 거리를 걸을 때에 한적한 곳이면 난 엄마의 엉덩이를 툭 치기도 했고, 엄마의 어깨에 손을 얻기도 했다. 또한, 노래방도 갔고, 영화관도, 비디오방도, 놀이공원도 갔다. 젊은 연인들이 하는 거면 우린 뭐든 했다. 단지, 지수가 껴있을 때에는 한 것 연인분위기를 낼 수는 없었지만, 가끔 지수를 외가에 맡길 때면 우린 정말 즐겁게 데이트를 했다. 물론, 지수가 없을 때의 데이트의 끝은 언제나 시외지역에서의 섹스였지만 말이다.
그러던 어느 날,
엄마와 난 놀라운 광경을 목격했다. 봄기운이 완연한 주말이었는데, 시 외각 지역의 한 찻집에서 차를 마시던 우리의 눈에 아빠의 아내인 그 여자가 보였던 것이다. 찻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모텔에서 그 여자가 한 남자와 함께 러브호텔의 입구를 빠르게 빠져 나와서 각자의 차를 타고서 반대편으로 사라졌다.
“그 여자지..?”
나는 놀라서 엄마를 바라보며 말했고, 엄마 역시 자신의 눈을 믿을 수 없는 듯 했다.
“응….”
“아빠는 아닌 거 같은데….”
“아니야.. 차도 아니고…”
“저런 여자였나?”
순간, 아빠의 마음을 완전히 가지고 싶다고 하던 그 여자의 모습이 떠올라 분노가 치밀었다. 하지만, 내가 어찌 할 수 있는 건 아니었다. 생각 같아서는 아빠에게 알려야 하지만, 엄마도 나도 그 사실을 묻어두기로 했다. 알려서 좋은 결과가 오지 않는 다는 건 불 보듯 뻔한 사실이니까 말이다. 모르는 게 약이란 건 이미 엄마와 내가 충분히 경험한 사실이니까.

어쩔 수 없이 같이 지내야 한다면, 차라리 서로의 비밀에 대하여 모르는 것이 좋다. 그것이 배신에 가까우면 가까울수록 말이다. 그렇지 않으면 그건 당사자에게도 상대방에게도 씻을 수 없는 상처가 된다.
수정이 누나도 그랬다. 석훈이의 야비함을 알게 된 수정이 누나는 자신이 아는 모든 여자애들에게 석훈이가 자신에게 했던 일들을 이야기 함으로써 석훈이로 하여금 도망치듯 군입대를 하게 만들었지만, 정작 누나 자신도 은연중에 화냥년 비슷한 이미지가 되었다. 현실적으로 석훈이에게 딱 1번 당한 건데, 그 사실을 스스로 말했다는 사실이 누나의 이미지를 이상하게 만든 것이다. 그래서, 교수님들의 총애도 사라졌고, 누나의 주변에는 쓸만한 애들이 없게 되었다. 간혹 접근한 놈은 수정이 누나를 어떻게 한번 자빠트려 볼까 하는 속셈을 가진 놈들 뿐이었다.
그건 수정이 누나에게 꽤 큰 상처가 되었다.
혜정선배 때문에 나 역시도 수정이 누나를 피하는 상황에서, 2학년이 되면서부터 누나는 거의 고립된 생활의 연속이었다. 작년까지만 해도 혜정선배와 내가 늘 수정이 누나 곁에 있었기에 그런 주변의 변화는 수정이 누나 자신도 신경쓰지 않았지만, 2학년이 된 지금 수정이 누나는 누가 보아도 주변을 경계하고, 의기소침해져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식당에서 늦은 점심을 혼자 먹고 있는데 누나가 다가왔다.
“이제 점심 먹는 거야?”
“응… 누나는 했어?”
“다이어트 하느라…”
수정이 누나는 싱긋 웃어 보였지만, 예전과 달리 그 웃음은 상큼함이 많이 옅어져 있었다. 난 누나가 거짓말을 한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알았다. 2학년이 되면서부터 누나가 학교에서 밥 먹는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 심지어 강의실에서 조차도 늘 앞자리만 앉던 누나는 2학년이 되면서부터 늘 구석자리에만 앉았다.
“다이어트는 무슨…. 잘 됬다. 안 그래도 혼자 먹기 뭣 했는데……”
“아.. 아니 괜찮아..”
“나를 위해서 같은 먹어주라.”
“괜찮은데…”
“한끼 먹는다고 살이 갑자기 찌는 것도 아니잖아..”
“그래도…”
“기다려.. 금방 가져올게..”
난 자리에서 일어나 식권을 꺼내어 배식구로 향했다. 학교 식당이 다 그렇듯 그리 맛난 음식도, 선택의 폭이 넓지도 않다. 그냥 그날의 식단에 따라서 만들어진 몇 가지 음식 중에서 선택하는 게 전부이니까.
“정말 괜찮은데….”
수정이 누나는 미안한 듯 말했다.
“나 배 안고파……”
“그냥 먹는 시늉만 해… 나도 혼자 먹으려니 여간 어색한 게 아냐..”
“응….”
“지금까지는 잘 몰랐는데, 혼자 밥 먹는 게 무지 이상하더라구…”
“넌 친구가 많으니까..”
“많긴 뭐가 많아…… 지금 이렇게 혼자 밥 먹는데…”
“다 어디 간 거야?”
“미팅… 레포트들 죄다 나 주고 가버렸어..…”
난 레포트 뭉치들을 손으로 가리켰다.
“너는 왜….?”
“왜..? 알면서 그런 말을 하는 거야?”
“미안… 밥 맛있네. 오늘은 괜찮게 했네..”
“누나도 다음 시간 강의가 마지막이지?”
“응…. 너랑 같잖아.”
“풋~ 그러게.. 누나랑 나랑 수강 과목이 똑 같은 거 같데… 교양과목까지..”
“그래…나도 처음엔 놀랐어..”
“그럼 우리 같이 강의 듣자..”
“같이?”
수정이 누나는 의외라는 듯 반응했지만, 싫지 않은 표정이었다.
“그래.. 친구녀석들이랑 들으니까 정신이 산만해서 집중이 안돼… 강의 시간에 어찌나 딴짓들을 많이 하는지… 그 녀석들 때문에 교수님한테 찍히기나 하고…”
“핏~~”
수정이 누나가 가볍게 실소 했다.
“그 녀석들이랑 공부하다가는 2학년 성적도 개판 될 거 같아.”
“그래도 재미있잖아… 너네들 때문에 강의 시간에 웃기도 하고…”
“그런가?... 그래도 나도 이제 공부를 좀 해야지…”
“응……”
“………”
“그런데 언니… 궁금하지 않아?”
“혜정선배가 왜..?”
이미 예상했던 말이라 난 태연하게 대답했다. 하지만, 가슴이 뛰는 것은 나로서도 어쩔 수 없었다.
“그냥… 네가 궁금해 할까 해서…”
“응…..”
난 적당한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 왜 궁금하지 않겠는가?
“오늘 저녁에 오랜 만에 술 마실래? 누나랑 술 마신지도 오래 되었는데….”
“술..?”
“내가 살게…”
난 최대한 가볍게 말하며 싱긋 웃어 보였다. 하지만, 약간 상기된 내 얼굴을 본다면 그리 가벼운 게 아니란 건 누구라도 알 터였다. 이런 느낌 일거라곤 미처 생각지 못했다. 엄마와의 관계가 부드럽게 변한 뒤로 난 잠시나마 혜정선배를 잊었다고 생각했었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잊혀진 게 아니라 잠시 감추어진 것에 불과한지 내색은 안 했지만 많이 당황했다.


강의가 끝나고 수정이 누나와 난 가능하면 학교와 멀리 떨어진 곳으로 향했다.
다른 이야기도 아니고, 혜정선배 이야기를 하는데 친구나 학교 선배의 방해를 받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어떻게 지냈어…?”
그렇게 말하며 막 나온 맥주를 입으로 가져갔다.
“잘 지냈지…”
“누나 살이 많이 빠진 거 같은데… 과외가 힘들어?”
“힘들다는 생각은 안 하는데… 생각보다 쉽지는 않은 거 같아…”
“그래… 나도 아르바이트를 해야 하는데…”
“아르바이트? 네가 왜..?”
“왜는.. 돈 벌려고 그러지..”
“…..?”
수정이 누나는 이해가 안 된다는 듯 나를 바라보았다. 그건 당연한 것이었다. 우리 집에 상당한 부자란 것은 이미 수정이 누나도 아는 사실이었으니까 말이다. 그랬기에 말을 꺼낸 나도 순간적으로 답변할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 엄마에게 있어 보다 완전한 남자이고 싶어 그런다는 말을 할 수 없었기에 말이다.
“그냥… 이제 나이도 있는데 용돈 받는 게 싫어서…”
“나이? “
갈수록 내 무덤 내가 파는 것 같았다. 어쩔 수 없이 난 머쓱하게 웃으며 상황을 모면하려고 했다. 하지만, 수정이 누나는 그런 나를 쉽게 놓아 주지 않았다.
“집이 어려워 진 거니?”
“아냐… 그런 거….”
“그런데 왜….”
“그러게… 내가 왜 그런 생각을 했을까? 그냥 돈이 많으면 좋을 같아서…”
“뭐 하게…?”
“차도 사고, 여행도 가고… 뭐 그러고 싶어서…”
“그래…”
“주식투자 하면 돈을 벌까? 아르바이트 해서 차 사기는 힘들겠지?”
난 가볍게 농담처럼 말했다.
“차가 그렇게 사고 싶어..?”
“그냥… 그러면 어떨까 하는 거지 뭐…”
“그래…”
수정이 누나도 어색하게 웃었다. 왠지 나랑 둘이 있는데도 수정이 누나의 얼굴에서 그림자가 쉽게 가시질 않았다.
잠시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이제 농담 같은 말은 끝내고 오늘 술을 마시는 목적으로 접근해야 했다. 수정이 누나가 먼저 말을 꺼내면 좋겠지만, 누나도 그 부분은 조심스러운지 쉽게 입을 열지 않았다.

“혜정선배는 어때..?”
참지 못하고 내가 먼저 말을 꺼내었다.
“지금은 괜찮아…. 오늘은 제주도로 출장도 갔어..”
“제주도….?”
제주도는 엄마가 오늘 떠난 출장지이기도 했다. 3박 4일 정도의 기간 동안 그 곳에 있을 예정이었다. 출장 떠나기 전 엄마는 나에게 ‘바람피면 알지..?’라고 했었다. 혜정선배의 일이 아직도 가슴에 남아 있는 듯 했지만, 그런 엄마의 말에는 악의가 없었고, 나 역시도 아무렇지도 않았다. 또한 엄마의 출장으로 지금 집에는 외할머니가 계신다.
“응…”
“정말 잘 지내나 보네..”
“지금은…. 처음엔 언니 무척 힘들어 했어. 몇 일을 앓았으니까...”
“아팠다고..?”
“심각한 건 아니고, 그냥 몸살 같은 거야… 처음엔 너에겐 연락하려고 했는데, 언니가 막았어. 너랑 헤어졌으니까 연락하지 마라고..”
난 가슴이 답답해졌다.
“하지만, 지금은 괜찮아… 사귀는 남자도 있고…”
“남자..?”
“응.. 굳이 사귄다고는 할 수 없지만, 매일 찾아오는 남자가 있어…언니는 아무 사이도 아니라고 하지만…..”
“응……”
답답하던 가슴이 왠지 모르게 가슴이 아려왔다. 질투 같은 느낌이랄까? 묘하게도 그런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남자가 무척 적극적이라서….”
“그렇구나.. 잘되었네 뭐…”
난 애써 태연한 척 미소를 지어 보였다. 하지만, 가슴은 뭔가 멍울이 지는 것 같았다.
“얼마 전에는 그 남자가 나를 불러내었어…”
“그 남자가 왜..?”
“언니가 내 핑계를 대어 자꾸만 피하니까 언니 집에서 나가 줄 수 없냐고..”
“뭐야..?”
순간적으로 나는 화를 버럭 내었다.
“그런 싸가지 없는 놈이….”
“화내지마.. 그렇게 나쁜 사람은 아니니까.. 내가 보기에는 착한 사람 같았어. 그냥 언니에 대한 사랑이 너무 깊다 보니까…”
“그래도 그렇지… 그 녀석 스토커 같은 놈 아냐?”
“그런 사람 아냐.”
수정이 누나는 단호하게 내 말을 부정했다. 순간 난 내 편을 들어주지 않는 수정이 누나가 서운했지만, 울컥하는 마음이 가라앉자 스토커란 말을 한 내 자신이 부끄러웠다. 헤어진 연인에 대하여 무슨 권리가 있다고… 지켜주지도 못하면 말이다.
“응… 미안해… 내가 쓸데없이 흥분했네..”
“아냐… 나한테 미안할 필요는 없어.”
“그래서, 그 사람 말대로 선배 집을 나오려고?”
“글세… 모르겠어. 내가 언니 앞길을 막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은 들어..”
“갈 데도 없잖아…”
“변두리에 방 얻을 정도는 돼…”
“변두리는 너무 멀잖아… 그냥 예전처럼 내 방에 들어와서 살아… 누나가 나간 뒤로 계속 비어 있으니까..”
“아냐… 그런 뜻으로 널 만난 거 아냐.. 그냥… 오늘은 혼자 있기 너무 힘들어서…그래서…”
“무슨 일 있어..?”
“그 남자… 오늘 결혼식이야. 다 잊었다고 생각했는데… 어제까지만 해도 괜찮았는데 막상 오늘이 되니까 기분이 이상해지네..”
“쳇…. 벌써 다른 여자를 만난 거야?”
“그렇게 말하지마.”
“그래도…”
“그 사람 부모님 말 거역한 적이 없던 사람이야. 나만 아니었다면 말이야.”
“거역하려면 끝까지 해야지……”
“그렇게 쉽게 말하지마..”
수정이 누나는 나를 강하게 응시했다. 왠지 그 눈은 ‘너도 혜정선배를 못 지켰잖아’라고 하는 것만 같았다.
“그래… 미안해…..”
“몇 일 전부터 그 사람이 나를 찾아왔었어.”
“몇 일 전부터?”
“응… 이대로 나를 잊을 거냐면서.. 같이 도망가자면서..”
“………”
“그런데 내가 싫다고 했어. 당신 부모님도 당신 이란 남자도 지긋지긋하다는 말로 상처를 주면서까지. 그래도 그 남자 화 한번 안내고 어제 집 근처에서 늦도록 나를 기다렸어. 생각이 바뀌면 나오라는 메시지를 보내고서 말이야.”
“나가지 그랬어…”
“그럴 걸 그랬나봐.. 이렇게 가슴이 아플 줄 알았다면…”
어느새 수정이 누나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
“바보 같은 소리하지마…”
“그래.. 바보 같은 소리지? 나도 알아… 그런데, 이상하게 그 남자를 보낸 게 너무 후회돼… 다시 같은 상황이 되어도 보낼 거라 생각하면서도 너무 후회가 돼…”
“바보 같은 소리 그만하고 마셔…”
나는 술잔을 들었다. 정상적인 남녀라면 누구라도 사랑이란 걸 하겠지만, 왠지 수정이 누나의 사랑이야기는 슬펐다. 그건 아마도 수정이 누나의 처지가 고아란 것 때문이었을 것이다. 더구나, 그 남자란 사람은 보통의 평범한 남자와 다른 넓은 사랑을 가진 사람이었고 말이다. 나라면 그 남자처럼 할 수 있을까? 왠지 그런 남자의 사랑을 받는 수정이 누나가 부러웠다.
술은 쉽게 잔을 더나 우리들 몸 속으로 사라졌다. 별로 마신 것 같지도 않은데, 어느 새 우리는 3번째 1700cc를 반이나 비웠다. 맥주로는 좀처럼 술에 추하지 않는 나로선 많이 마셨음에도 취기가 그렇게 오르지 않았지만, 나보다 조금 더 빠르게 잔을 비우던 수정이 누나는 거의 몸을 가누지 못하는 정도가 되었다.
“누나 이제 가자……”
“응……그.. 래…”
나는 수정이 누나를 부축하고서 맥주 집을 빠져 나와 택시를 잡았다. 하지만, 그대로 집에 보낼 수는 없어 같이 혜정선배의 집으로 향했다. 3달 만에 가보는 곳이었다. 거리는 바뀐 것이 없었고, 모든 것이 내가 알던 그대로 였고, 혜정선배의 집도 그대로였다.

“여기 잠시만 있어….”
“응…….”
온 몸에 힘이 하나도 남아 있지 않은 사람처럼 축 늘어지는 수정이 누나를 벽에 기대어 앉게 하고는 난 장롱 문을 열었다. 한때 내 방의 이불보다 더 친숙하던 이불과 베개가 눈에 들어왔다. 그 이불 속에서 수없이 혜정선배와 사랑을 나누었고, 즐거움을 나누었고, 행복을 공감했었다. 난 묘한 향수를 애써 가슴 저편으로 밀어버리며 이부자리를 폈다. 확 하니 선배의 체취가 코 끗을 자극하는 것 같았다. 이상하게도 코 끝이 찡해지며 눈물이 나올 것만 같았다. 엄밀히 말하면 내가 버린 여자인데 왜 이런 감정이? 스스로 자책을 했지만 향수는 스멀스멀 가슴을 비집고 나왔다.
그런 내 감성을 깨트린 것은 수정이 누나의 말이었다.
“뭐해? 이부자리에 기도 하는 거야?”
“아… 아냐… 아무것도..”
“아니긴… 언니가 보고 싶지?”
“아냐… 그런데 이제 술 다 깼나 보네.. 혀가 안 꼬이는 걸 보니..”
“응……..”
“풋…. 속은 괜찮아? 아까 많이 토하던데…”
“괜찮아 이젠….”
“그래… 그럼 이제 자……”
난 자리에서 일어나 방 문을 향했다.
“안 가면 안되니?”
“응….?”
“오늘 나 안아 주면 안될까?”
“무슨 말이야..?”
“나를 혜정언니라고 생각해도 좋으니까. 그냥 오늘 하루만 나를 안아주면 안될까?”
그렇게 말하는 수정이 누나의 눈은 초점이 없었다.
“그냥 자….”
“부탁이야… 부탁…..”
“……”
“그 남자 지금쯤 그 여자를 안고 있겠지? 나를 안았던 것처럼……”
“그런 생각은 자고 일어나면 다 잊혀져..”
“알아…”
“그럼 자.. 갈게..”
“내가 여자로서 매력이 없어서 그런 거니?”
“무슨 말도 안되는…”
“그럼 오늘만 나 가져… 오늘만…..”
“………”
수정의 누나의 음성에는 절실함이 묻어 있었다. 무슨 심리일까? 난 머리를 굴렸지만 도무지 수정이 누나의 심리를 알 수가 없었다. 무슨 생각으로 자신의 몸을 나에게 주려는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열 여자 마다할 남자가 있을까? 애써 다른 핑계거리를 찾아보고 싶었지만, 지금도 내가 수정이 누나를 가진 것은 순전히 그뿐이라 생각된다. 난 수정이 누나를 안아서 이부자리에 뉘였고, 옷을 하나 하나 제거 했다. 내 생에 3번째 여자였다. 그리고 가장 욕심이 없는 여자이기도 했다.
수정이 누나는 오랜 동안 남자 접촉이 없었는지, 내 손과 입에 쉽게 흥분을 했다. 많은 경험으로 여자가 좋아하는 부분을 잘 아는 나였지만, 그렇다고 해도 수정이 누나의 흥분은 쉽게 이해가 되지 않았다. 파르르 떨면서도 누나의 몸은 금새 불덩이처럼 달아올랐고, 애써 참는 듯한 신음은 목을 울리면서 방안을 매웠다. 그런 누나의 반응 때문일까? 아니면 한 쪽이 지나치게 흥분함으로 인해 불균형이 찾아와서일까? 난 외려 차갑게 식었다. 젊은 나이이기에 여자의 나체에 성기는 발기했지만 성적 흥분도는 없었다.
“으음…. 음………”
수정이 누나는 눈을 감고서 홀로 높은 흥분 속으로 빠져갔지만, 나는 냉정해져 누나를 헤정선배로 생각하기는커녕 수정이 누나의 옛 이미지를 떠올리며 오히려 누나의 몸을 가지고 장난을 쳤다.
수정이 누나의 몸매는 이미지와 달리 날신한 편이었다. 162cm 정도의 키에 알맞은 몸매이긴 했지만, 엄마나 혜정선배와는 달리 시원하게 빠진 매력적인 몸은 아니었다. 하지만, 절대 어디에 빠지는 몸매는 아니었다. 내가 조금 비정상적인 외모를 가진 두 여자를 가졌기에 상대적으로 수정이 누나의 몸이 그렇게 보일 뿐, 누나의 얼굴이나 몸매는 아주 예쁜 편에 속했다. 가슴은 몸에 비해 조금 큰 듯했지만 그건 외려 남자를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단지, 수정이 누나의 음부는 엄마와 혜정선배와 달리 털이 많고 다소 검은 편이었다. 그러나 그런 점이 이상하게 나를 자극하기도 했다. 확실하게 ‘여자의 음부’라고 말해주는 것만 같아서라고 할까? 아무튼 그런 느낌이었다.
난 그날 수정이 누나를 애태울 생각은 없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내 애무에만 2번이나 절정을 맞이 했다. 가슴을 만지고, 입으로 터치하고 손으로 몸을 어루만지기만 했는데도 달아오른 누나의 몸은 내가 누나의 음부를 입으로 자극한지 채 5분도 되지 않아 온 몸을 경직시키며 절정에 치달았다.

“미… 미안해……..”
절정의 여운이 가시자 누나는 내 품을 파고 들면서 부끄러워 했다.
“괜찮아…”
“나 이상하게 보이지..?”
“아니 귀여운데…”
난 수정이 누나의 이마에 가볍게 입을 맞추었다.
“오늘 나 이상해… 왜 이렇게 쉽게 느끼는 건지…”
“괜찮아…”
“나 이렇게 이상한 애 아닌데….”
“풋~~ 무슨 말이야..?”
“아… 아니….”
“난 남자만 오래 참는 거에 집착하는 줄 알았는데, 여자도 그런 거야?”
“……..”
내 말에 누나는 대답 대신 더욱 내 품을 파고 들었다. 왠지 그런 누나가 더욱 귀엽게 느껴졌다. 그런데 내 품을 파고들던 누나의 머리가 점점 아래로 내려가더니 순간 내 성기에 축축하면서도 따스한 느낌이 왔다.
“뭐.. 하는 거야..?”
“이번엔 내가 해 줄게…”
수정이 누나는 가볍게 웃고는 내 성기를 다시 입에 머금었다. 그런데, 수정이 누나의 입놀림은 엄마와 혜정선배와 달리 아주 놀라웠다. 엄마나 혜정선배가 단순히 빠는 것이 전부라면 수전이 누나는 마치 내 성기가 아주 맛있는 음식이라도 되는 양 핥거나, 목구멍에 끼우려는 듯 깊숙이 받아들이기도 했다. 더욱이 내 성기를 머금은 후의 혀놀림은 정말 환상이었다. 만약 내가 심리적으로도 흥분한 상태였다면 그대로 수정이 누나의 입에 정액을 뿜어내었을지 몰랐다.

“너 되게 크다….”
한참은 내 성기에 정성을 쏟던 누나가 입을 떼며 말했다.
“그 남자 2배는 되겠다..”
“뭐..? 말도 안돼….”
“정말이야…”
“내게 조금 크긴 해도 그렇게 큰 건 아니야..”
“그래..?”
수정이 누나는 의외라는 듯 반문했다.
“응… 포르노 보면 30cm 되는 애들도 나와…”
“어머? 정말….? 그렇게 커?”
“응…”
“그 남자 결혼도 못하겠네…”
“왜 결혼을 못해?”
“그렇게 크면 여자가 어떻게 받아들여.. 보지 속이 다 뚤리겠다.”
“뭐라구? 푸하하하………”
“왜 웃어?”
“누나가 그런 말하니까 이상해서….”
“뭐 사실이잖아. 네 꺼도 사실 다 들어오기나 할까 겁나는데…..”
“걱정마.. 다 들어가니까…”
“응… 그런데 이게 정말 여자 몸 속에 다 들어 간 거야?”
“그럼……..”
“혜정 언니 대단하네…”
그 말에 순간 내 표정이 굳어졌다. 왜 굳어졌는지 나 자신도 모르게 말이다.
“미안해.. 언니 말 꺼내서…”
“아… 아냐….”
“너 아직도 언니 많이 좋아하지?”
“아니라고 하면 거짓말이 되겠지..? 선배 이름에 이렇게 반응하는 걸 보면….”
난 애써 웃어 보였다.
“언니도 너 잊지 않았어. 말은 안 해도 느껴져. 아직도 너를 사랑하는 언니의 마음이..”
“…….”
“가끔씩 밤늦게 자다가 깨어… 화장실에 갈 때면, 언니가 거실에서 너랑 찍은 사진을 보고 있을 때가 있어. 그것도 내가 곁에 다가가 한 참을 서 있어도 모를 정도로 깊게 빠진 체로 말이야.”
“…..!!!??”
“놀란 표정 짓지마… 그런 표정 언니에겐 보이지마. 나중에 다시 만나더라도… 그런 표정 언니에겐 아마 상처가 될지 몰라.”
“………”
“그런데 우습다. 그런 언니의 마음을 알면서도 너랑 이러는 내가…….”
“풋~~~”
“왜 웃어..?”
“그냥 익숙한 후회 같아서…. 다 저질러 놓고 시간을 되돌리려 했던 병신이 생각나서..”
“응…… 너도 후회하는 구나..”
수정이 누나는 내가 혜정선배와 헤어진 것을 후회하는 것으로 받아들인 것 같았다.
“후회….. 글세… 뭘 후회해야 할까?“
“아마… 언니는 네가 다시 돌아오면 받아 줄 거야. 아무런 일도 없었던 것처럼…”
“……”
“나와의 일은 생각하지마… 오늘 일은 단지…….흡…”
난 수정이 누나의 입을 내 입으로 막으며 놀라 벌어진 입 속으로 내 혀를 밀어 넣었다.

수정이 누나의 혀는 잠시 내 움직임에 당황한 듯 가만히 있었지만, 곧 내 목을 팔로 감사고, 눈을 감으며 내 혀를 받아들이며 현란하게 움직였다. 다시금 누나의 몸이 뜨거워 졌다. 어디서 이런 정열이 나오는 걸까? 수정이 누나의 몸에 뿜어져 나오는 열기는 정말 대단한 거였다. 온 몸이 성감대인 듯 내 손이 스치는 피부 하나 하나가 모두 반응을 보였고, 희열에 떨었다.
“하…… 하……….”
긴 키스가 끝나자 수정이 누나는 가쁘게 숨을 몰아 쉬었고, 내가 가슴을 움켜잡으며 입을 가져가자 몸을 울렸다. 우웅~ 하는 느낌이랄까? 진동 모터가 몸 속에 들어있는 거처럼 말이다.
“아…..아아……..”
3번째의 애무에 수정이 누나는 이전처럼 신음을 참지 않고 입을 열고 있는 그대로 내었다. 난 다시 익숙하게 가슴을 끝내고 아래로 내려가려 했다. 그런데, 이번에 수정이 누나는 나를 잡아 올리며 다리로 내 허리를 휘감았다.
“그냥… 넣어. 이대로.. 너를 느끼고 싶어..”
이미 내 성기는 수정이 누나의 입구에 위치했다. 내가 허리만 내려도, 누나가 허리를 올려도 그대로 우린 하나가 되는 상황이었다.
“응…….”
난 짧게 대답하고 허리를 낮추었다. 빡빡한 느낌이 내 성기에 전달이 되었다. 누나의 입구는 아주 좁은 듯했다. 꽤 강한 저항감은 처음으로 남자를 격는 여자 같았다.
“으윽……..아… 아퍼…..”
수정이 누나의 미간이 찌푸려 졌다. 하지만, 난 멈추지 않았다. 이미 남자 경험이 있는 여자였고, 음액은 충분했기에 말이다. 아무리 입구가 작은 여자라 할지라도 아이를 낳은 여자는 충분히 내 성기를 받아 들일 수 있다는 것은 이미 상식적으로 아는 사실이었기에 말이다.
“아퍼… 아퍼…..”
내 성기가 삽인 되는 동안 누나는 계속 고통을 호소했지만, 엉덩이를 뒤로 빼거나 거부하는 어떤 몸짓도 하지 않았다. 마침내 내 성기는 완전하게 수정이 누나의 몸 속으로 사라졌다.
“아……………….”
깊은 탄성이 수정이 누나의 입에서 터져 나왔다. 하지만, 그 탄성은 나도 내고 싶었다. 뿌듯한 만족감은 이전에 내가 느끼지 못한 거였다. 강하게 내 성기를 죄이면서 현란하게 움직이는 누나의 몸 속은 내 상하 운동이 굳이 필요 없을 듯했다.
하지만, 상하 운동은 본능에 가까운 것…
난 천천히 몸을 움직였다. 쑤욱하고 빠져 나와 다시 뿌듯하게 밀고 들어갔고, 다시 빠져나와서 다시 밀고 들어갔다. 그럴 때마다 수정이 누나의 입이 벌어졌고, 몸이 울리며 내 허리를 감은 다리에 힘이 들어갔다.
이제 내 동작은 점점 속도를 붙였다.
-탁…..탁…..탁…..탁……-
속도가 있어서 내 몸과 누나의 몸이 부딪히는 소리가 났고, 땀이 배어 부딪힐 때마다 착착 내 몸에 누나의 살이 감기듯 달라 붙었다.
-탁.. 착……..착……착……-
“아..아…..아……아……으음………”
숨기지 않는 누나의 신음이 방안을 메우고, 누나의 허리가 내 동작에 따라 움직였다. 엄마와 혜정선배 모두 허리를 움직이는 것은 꽤 오랜 시간이 흘러서 였는데, 수정이 누나는 하나도 숨기지 않았다.
몸에서 땀이 흘렀다. 수정이 누나는 이미 2번의 절정을 느껴서인지 쉽게 절정에 도달하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나를 느끼게 하려고 사력을 다해 참는 듯했다. 하지만, 내가 더욱 거칠게 상하 운동을 하고 강하게 밀어 붙이자 어느 순간 누나는 입을 벌린 체 가쁘게 숨을 내쉬며 온 몸을 이완시키는 것 같더니 갑자기 내 몸을 강하게 부등켜 안았다.
정말 내 몸을 부수기라도 하려는 듯 강한 힘으로 등을 안고 허리를 끓어 놓을 듯 조였다.
“아윽~~~~~~”
내장이 끊어지는 듯한 소리가 흘러나오며 누나는 아주 오랜 시간을 몸을 떨었다. 난 아직 절정이 멀었는데 누나는 완전히 가버렸다. 내 몸에 전해지던 누나의 힘이 풀렸을 때 누나는 잠들어 있었다. 섹스를 하다 실신한다는 게 이런 걸까?
뭔지 모를 아쉬움이 많았지만, 잠든 사람을 상대로 행위를 할 수는 없었기에 나는 조용히 수정이 누나의 몸에서 내려와 옆에 누워 잠을 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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