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라인(REDLINE) 1부-6
6. 약한 여자.
그 날 이후, 그 여자와 난 서로가 서로를 피했다.
나야 원래 그 여자를 피했고, 더구나 아빠는 내가 그 여자를 싫어한다는 것을 알고 있으므로 나로선 특별히 어떤 조치를 취하거나 한 것은 없었다. 그저 평소처럼 지내면 그 뿐이었다. 하지만, 그 여자는 달랐다. 눈에 뭐가 씌어서 그런지 아빠에게서 만큼은 완벽한 여자이고 싶은 그녀는 아빠가 있을 때와 없을 때를 구분해야 하고, 다른 아는 사람이 있을 때와 없을 때를 구분해서 수시로 변신을 해야만 했다.
이제 상황은 역전이 되어 나는 그 여자가 나에게 그랬던 것처럼 그 여자에게 조롱의 시선을 종종 보내었다.
그건 꽤 짜릿한 복수였다.
그렇게 그 여자를 괴롭히는 재미로 나는 겨울 보내고, 아빠 집을 나왔다.
대학 생활은 어떨까?
3월의 봄기운만큼 내 기대도 부풀어 올랐다. 맹목적으로 여기에 입학을 하기 위해서 지난 3년을 보내지 않았던가. 무엇을 해야 하고, 무엇을 공부하고 이런 계획 같은 것은 애초부터 없었다. 그냥 하라고 하니 공부했고, 가야고 하니 나도 그냥 가야만 한다고 생각하며 달려온 종착역이었다.
아무런 이유도 없었지만, 어째건 변화무쌍한 3년을 꾹 참고서 전력질주 해서 도착한 곳이 아니냔 말이다. 3년 사이 아빠를 잃고, 엄마를 잃고, 동생 아니 내 딸까지 잃어버린 나에게 이 곳 대학은 충분하게 뭔가를 나에게 보상해주어야만 했다.
그러나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고 했던가?
입학식부터 허망했다. 그냥 뭐라 뭐라 떠들더니 끝이 났다. 집에 가란 말도 없었고, 그냥 자기들은 할 말 다했다는 식이었다. 수업도 그랬다. 덩그런 강의실에 사간에 맞추어 자리 잡아 앉아있으면 늙은 노인네 들어와 시끄럽게 떠들고서 시간되면 갔다.
나를 제외한 모두는 그런 대학이 즐거운 듯 바빴지만, 이상하게 난 할게 없었다. 나를 죄여온 사회적 족쇄가 풀린 것 같긴 했는데, 난 뭘 해야 하는지 몰랐다. 시간에 맞추어 강의실로 들어가고, 나오고, 그리고 다시 빈둥거리다 시간보고 강의실 들락 날락… 모두들 도서관으로 가는 것 같아 따라가 보았지만, 특별한 것은 없었다.
왠지, 나는 세상에 속은 기분이 되었다.
모두가 짜고서 나를 속이고, 속은 나를 조롱하는 듯 했다. 그런 기분에 사로잡혀 사는 동안 나는 점점 술과 친하게 되었다. 어떤 술 제의도 마다하지 않고 참석했고, 한번 마시면 정신을 잃을 때까지 마셨다.
그렇게 지내던 어느 날,
그 날은 중간고사의 마지막 과목을 치른 날이었다. 과 친구들과 술자리가 마련 되었고, 나는 또 술이 물인 것처럼 마셔대었다. 친구들 이야기에는 관심이 없었다. 그들이 떠들어 대는 학문에도, 이성친구에도 난 다 관심이 없었다. 내게 필요한 것은 같이 마셔줄 사람과 술만이 필요했다.
그렇게 난 또 정신을 잃었다.
술 마신 다음 날은 언제나 그러하듯 나는 심한 갈증과 함께 욱신거리는 두통을 느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반사적으로 난 냉장고가 있는 쪽으로 향했는데, 채 도착하기도 전에 어딘가에 부딪혀 넘어졌다.
“윽………”
코와 입에 심한 통증이 몰려왔다. 그때 낯선 여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으응…. 일어 난 거야?”
소리가 나는 쪽을 돌아보니 같은 학과의 여자 선배가 누워 있었다. 어떻게 된 일일까? 난 그제서야 주변을 살펴보았다. 내 집이 아니었다. 낯선 방 구조 하며, 가재도구… 분명 여관 같은 곳은 아니었다.
“왜 그래?”
놀란 듯한 나에게 그녀가 말했다.
“어..어떻게…..”
“뭐야… 기억 안 나는 거야?”
그녀는 어이가 없다는 듯 말하며 이불을 부여잡고 자리에서 일어나 앉았다. 가슴을 가리려는 듯한 그 포즈는 그녀가 지금 아무것도 입지 않고 있음을 의미했다. 그녀의 이름은 황혜정으로, 4학년 이었다.
“아… 머리 아파…”
혜정선배는 미간을 찌푸리며 한 손으로 이마를 눌렀다. 난 상황에는 맞지 않지만, 그녀가 예쁘다고 생각했다.
처음 입학 했을 때, 그녀는 모든 신입생들의 우상이었다. 170cm나 되는 키에 쭉 빠진 몸매 그리고 티없이 맑고 아름다운 얼굴은 그녀를 본 신입생들은 모두가 넋을 잃었다. 하지만, 그런 그녀의 외모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 진실을 알게 되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산이 필요치 않았다. 그녀의 별명은 ‘서시빈목’ 이었다. 누구나 그녀를 처음 보면 중국 춘추시대 월국(越國)의 미녀인 ‘서시’를 떠올린다고 했다. 더욱이 그녀가 미간을 찌푸릴 때면 정말 더 없이 아름답게 보였으므로 누구나 중국 고사에 나오는 서시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했다. 하지만, 그녀와 10일만 지내면 누구라도 ‘서시’ 뒤에 ‘빈목’을 붙였다. 더러는 방빈 혹은 효빈이라고도 했지만, 그래도 가장 널리 불리는 그녀의 별명은 서시빈목이었다. 어째거나 외모는 영락없는 서시였던 터였기에 그녀를 서시빈목의 뜻을 가진 서시라고 부르면 불렀지, 방빈이나 효빈이라고 하는 사람은 드물었다.
“너 지금 몸매 자랑하는 거니?”
통이 가셨는지 그녀가 말했지만, 나는 무슨 말인지 몰랐다. 여전히 나는 얼떨떨한 상태였고, 어떻게 그녀와 내가 같이 있는 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실제로 보니까 훨 신 더 크네…어제 밤에 크다고 느끼긴 했지만, 이정도 일 줄이야.”
갑자기 혜정선배의 시선이 내 하복부 쪽으로 몰렸다. 그제야 나는 내가 벌거 벗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나는 급히 손으로 가리고 주변을 살폈다.
“욕실은 저 쪽이야…”
난 그녀가 손으로 가리키는 쪽으로 재빠르게 움직여 욕실 안으로 들어갔다.
욕실에 들어간 나는 생각을 정리했지만, 도무지 뭐가 어떻게 된 건지 뒤죽박죽이었다. 내 기억 속에 그녀는 분명 없었다. 술자리는 우리 1학년들끼리만 시작했었고, 분위기 한창 무르익었을 때에도 그녀는 분명 없었다.
-어떻게 된 거야? –
알 수가 없었다. 친구녀석들과 함께 마셨으니, 만약 내가 술자리에서 정신을 잃었다면 분명 그 녀석들은 늘 그랬던 것처럼 자신들이 잠을 자기 위해서라도 나를 집까지 데려다 주었을 것이다. 어차피 내 집이야 거의 과의 공동주택 같은 것으로 변한지 오래니 말이다.
-내가 내 발로 술집을 나왔다는 건가?-
그것도 말이 안되었다. 내가 마지막으로 본 시계는 분명 12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그 시간이면 멀리서 통학하는 넘은 택시비가 아까워서라도 나를 따라왔을 것이다.
“야… 너 뭐해?”
쾅 하며 문이 울리면서 혜정선배의 목소리가 들렸다. 아마 발로 문을 찬 듯 했다.
“왜 안 나와…너 그 곳에서 자냐?”
“예…예… 나갑니다.”
“그래.. 얼른 씻고 나와. 난 또 자는 줄 알았지. 빨리 씻어. 나도 샤워해야 하니까.. 너가 어제 내 몸에 침을 하두 발라 놓아서 찝찝하단 말이야.”
머리를 한대 얻어 맞은 기분이었다. 그제서야 난 혜정선배와 내가 지금 알몸이란 것의 의미를 깨달았다.
“옷은 문 밖에 놓았으니까 나오면 입어. 나 아침 하러 간다.”
“예.. 예….”
난 머리를 부여잡았다. 두통이고, 갈증이고 하나도 느껴지지 않았다.
-왜 하필이면 혜정선배야…-
그녀는 학교에서 외모로도 유명했지만, 그에 못지 않게 괄괄한 성격도 유명했다. 한번 주장한 것은 교수가 그만하자 해도 끝까지 물고늘어졌고, 학교에 성희롱 비슷한 소문이라도 돌면 총장실로 찾아가 거침없이 따지고 들었다. 특히나 그녀는 성폭력, 성희롱 같은 것에 지독히 민감했는데, 여러 여자를 만나고 돌아다니는 남자는 모두 성희롱범으로 간주했다. 그런 그녀에게 당한 남자가 하나 둘이 아니었다. 여자친구와 헤어진 후 1개월만에 새로운 여자를 만난 2학년 선배는 혜정선배에게 지금까지도 괴롭힘을 당하고 있었다. 그 외에도 그녀와 관련된 무수한 무용담은 끝이 없었다.
샤워를 대충 끝내고 문을 살짝 열어 내 옷을 집어서 옷을 입었다.
하지만, 막상 욕실을 나가려니 혜정선배의 얼굴을 어떻게 보아야 할지 난감했다. 사실 나로선 5년 전 엄마 이외에는 다른 여자를 접한 적이 없었다. 비록, 기억은 나지 않지만, 어째건 그녀와 나는 살을 섞은 사이가 아니냔 말이다.
그렇다고 도망 갈 길도 없었다.
“남자가 무슨 샤워를 30분이나 하냐?”
거실에 앉아 외국방송을 보던 그녀가 말했다.
“드라이기는 방에 있어.. 내가 쓰는 스킨도 있으니까 사용하려면 해..”
“예…”
나는 대답과 함께 방으로 향했다.
“야…”
“예…”
“나 샤워 마치기 전까지는 식탁에 손대지 마 알았지?”
그녀는 손으로 주방의 식탁을 가리키며 말했다. 식탁에는 이미 김이 모락모락 나는 음식물이 가득 놓여져 있었다.
“예…”
“그래….”
그녀는 샤워를 금방 했다.
물에 몸만 살짝 담그고 나왔는지, 내가 머리를 말리며 헤어스타일을 잡는 사이에 이미 욕실을 빠져 나왔다.
“배고파 샤워할 힘도 없다..”
그녀는 그렇게 말하며 싱긋 미소를 지었는데, 상큼한 미소란 말이 아마도 그녀를 두고 한 말 같았다.
“우리 밥 먹자…”
“예…..”
난 먼저 주방으로 향했고, 뒤이어 그녀는 긴 머리 결을 하얀 끈으로 뒤로 묶고서 나를 따라왔다. 식탁에는 많은 음식들이 놓여져 있었다. 부침개에, 계란말이, 햄… 등등 10가지가 넘는 찬이 놓여져 있었다. 물김치와 김치를 빼고는 전부 직접 손으로 그때그때 만들어야 하는 찬들이었다.
“많이 먹어…”
“예…”
“또한 맛있게 먹어야 돼.. 알았지..!!?”
“예..에…”
“그래.. 네가 이 집의 첫손님인데, 맛없게 먹으면 용서 안 할 거야..”
그렇게 말하며 그녀는 살짝 미소를 짖고는 식사를 시작했다.
그제야 나는 이 집이 혼자 살기에는 너무 크다는 생각을 했다. 집은 24평 정동의 단독 주택이었다.
“어른들은 안 계세요?”
“뭐..?”
“선배 부모님요…”
“우낀다 너..”
“예…?”
“아무렴 부모님이 계시는 데 너를 데리고 집에 왔겠니? 그것도 잠자면서 나를 이상한 짓이나 하는 놈을 말이야..”
“….”
“걱정말고 어서 먹어…”
“예… 여행가셨나 보군요.”
나는 그냥 대답하기 뻘쭘해서 그렇게 사족을 달았다.
“응.. 좀 멀리 가셨어. 다시는 돌아오지 못하는 곳으로…”
“어디길래..?”
“우리 위에.. 하늘나라..”
“….”
나는 할 말을 잃었다.
“뭐 그렇게 놀랄 거 없어. 벌써 5년 전 일인 걸…”
“그랬군요. 몰랐어요..”
“너만 모르는 거 아냐.. 아마 이제 너만 알 거야.. 학교에서…”
“……”
확실히 그런 것 같았다. 학교에 떠도는 그녀에 대한 소문 중에 그녀의 가정에 대한 것은 없었다. 단지, 그녀가 대학 1학년 때 한 4학년 선배와 사귀다 헤어진 후 2년간 휴학을 하고서부터 그녀의 성격이 이상하게 변했다고만 했다.
“근데.. 지혁아…”
“예..?”
“너 나 임신하면 어떻게 할래?”
“…??”
“나 책임질 수 있어?”
그녀는 나를 정색을 하고서 나를 똑바로 응시했다. 난 나도 모르게 눈을 돌렸다.
“아이는 걱정마. 아이는 내가 책임질 거니까. 넌 나만 책임지면 돼….”
“책임을 어떻게….”
나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 평소에도 그녀에게 왠지 모르게 기가 죽었었지만, 난 그 때보다 더 기가 눌렸다.
“푸하하하하…………..”
갑자기 그녀가 큰 소리로 웃었다.
“바보야.. 만약이라고 했잖아. 뭘 그렇게 심각하게 받아들여?”
“하… 하…..”
하여간 사람 정신 없게 만드는 여자였다. 하지만, 아빠의 아내로 있는 그 여자와 달리 그녀는 꾸밈이나 가식이 느껴지지 않았다. 남자보다 더 시원시원하고 마음이 컸다. 그리고 그런 그녀의 모습이 나에겐 왠지 모를 위압감을 주었고 말이다.
그때 난 느꼈다.
사람의 품위는 나이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말이다. 그날 내 눈에 비친 그녀의 모습은 학교에서 말하는 괴짜의 모습이 아닌 세상과 맞서 당당하게 살아가는 멋진 사람의 모습이었다.
그날 우린 학교에 가지 않았다.
아침 식사를 마친 그녀는 다시 욕실로 들어가 한참 동안이나 목욕을 즐겼고, 난 가슴을 시원하게 해주는 갑작스런 소나기 소리를 들으며 오전을 잠을 자며 보내었다. 그리고 오후에 우린 참 많은 대화를 나누었고, 난 어떻게 해서 그녀의 집에 오게 되었는지 알게 되었다.
전 날, 나는 친구들과 술을 마시다가 예상대로 정신을 잃었다.
그런데, 그날따라 친구녀석들은 나를 집으로 데리고 가지 않고, 캠퍼스 벤치로 나를 끌고 가 그 곳에 나를 누여놓고서 자신들의 옷과 신문지로 내가 얼어 죽지 않을 정도로만 해놓고 그냥 가버린 것이었다. 그런 나를 늦게까지 도서관에서 공부하던 혜정선배가 발견한 것이고, 내 집을 모르는 혜정선배로선 어쩔 수 없이 나를 택시에 태워서 자신의 집으로 데려온 것이었다. 그런데 그것으로 끝이 나지 않고 내게 이불을 덮어주던 선배를 내가 확 끌어안은 것이었다. 선배 말로는 어찌나 힘이 세던지 빠져 나올 수가 없었다고 했다.
그렇게 그냥 포기하고서 혜정선배는 설마 술 취한 놈이 무슨 짓을 할까 하고 체념하고서 그대로 같이 잠이 들었는데, 이상한 느낌에 잠에서 깨어보니 내가 자신의 몸을 더듬고 있었다고 했다.
혜정선배는 솔직했다. 내 품이 싫지 않았다고 했다. 보통의 남자보다 큰 키의 자신이 내 품에 포근하게 안겨있는 것도, 야릇하게 자신을 더듬는 내 손길도.
선배는 5년 만이라고 했다. 이미 순결은 처음 사귀었던 남자에게 주었지만, 그 후로 자신에게 그렇게 한 남자는 나 뿐이라고. 그 말은 묘하게 나를 흔들었는데, 그건 어떤 우월감 같은 것일지 몰랐다. 모두가 바라만 보던 거친 공주를 자신이 취했다는 그런…
“너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있지?”
말을 하던 도중 선배는 불현듯 그렇게 말했다.
“예…?”
“너 어제 내 몸 만지면서, 나랑 관계를 하면서도 얼마나 엄마를 찾았는지 알아?”
“그… 그랬어요?”
나는 뜨끔했다. 또한 다른 말은 안 했을까 가슴을 조리며 선배의 눈치를 살폈다.
“뭐… 나중에 한창 흥분이 되었을 때에는 나쁘지 않더라. 마치 내가 아들이랑 그 짓을 하는 기분이었거든.. 묘하게 흥분되더라구. 네가 자꾸 엄마 엄마 하는데 말이야.. ㅎㅎㅎ.. 이런 건 뭐라 그러는지 혹시 아니?”
“뭐.. 뭐가요?”
“아들이 엄마를 좋아하는 건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라 하고, 딸이 아빠를 좋아하는 건 일렉트라 콤플렉스라 하잖아. 그럼 그 반대의 경우는 뭐라 그러는지 아냐고..”
“모르겠는데요.”
“그래..? 흠.. 궁금하네… 찾아봐야겠다.”
나는 등에서 식은 땀이 흘렀다.
“우리 또 할래?”
선배는 야릇한 시선을 보내었다.
“대신 이번에는 엄마라고 부르지마.. 부르고 싶으면 그냥 내 이름 불러 알았지?”
말이 끝나기도 전에 선배는 이미 내 곁에 다가와 나를 밀면서 나를 소파에 눕게 했다. 그리고 곧 선배의 입이 내 입술을 덮었다.
키스는 처음이었다.
엄마를 범하긴 했어도 키스는 해 본 적이 없었다. 선배의 혀가 내 입으로 들어와 내 혀를 툭툭 치는 듯 하더니 이내 내 혀를 휘어 감았다. 뭔지 모를 야릇한 감정이 느낌이 내 몸 전체를 휘감았다. 키스가 그렇게 좋은지 몰랐다. 달콤하면서도 강열했고, 뭔지 모르게 가슴이 꽉 차는 것 같았다.
나는 선배를 두 팔로 안으며 몸을 바로 하면서 선배를 내 위로 올렸다. 생각보다 선배는 가벼웠다. 그 정도의 키면 상당한 무게감이 있어야 하는데, 마치 어린 아이를 내 위에 올려 놓은 듯 가벼웠다.
그럼에도 내 가슴에 느껴지는 선배의 가슴은 풍만했고, 나는 묘한 느낌에 휩싸였다. 말로 표현하기 힘든 포근함이라고 할까? 난 본능적으로 선배의 등을 손으로 어루만지며 때론 선배의 볼륨감 있는 엉덩이를 매만지기도 했다.
우리들은 한참을 키스했다.
어차피 오늘 우리에게 주어진 것은 시간뿐이었다. 난 그냥 선배가 하는 대로, 선배가 원할 것 같은 행동만 하며 즐겼다. 그녀가 내 혀를 빨면, 다음에는 내가 그녀의 혀를 빨았고, 그녀가 내 입술을 빨면, 다음에는 내가 그녀의 입술을 빨았다. 그녀와 나의 타액이 섞여서 인지, 아님 그녀의 타액 원래 그렇게 달콤한 건지 모르겠지만 난 그녀의 타액을 모두 목으로 넘겼다.
키스가 끝나고 그녀를 내 눈을 응시했다. 선배의 눈은 이글거리는 욕정으로 가득했다. 아니 나를 간절히 원한다는 애원의 눈빛이었다. 난 몸을 일으켜 선배를 안고서 방으로 들어갔다.
침대에 선배를 내려 놓고 나는 재빨리 내 옷을 모두 벗었다. 그리고, 침대로 올라가 그녀에게 살짝 키스를 하고는 그녀의 옷을 벗겼다. 선배는 순순히 내가 원하는 대로 몸을 움직이면서 하나씩 하나씩 자신의 속 살을 보였다.
거추장스러운 옷이 모두 떨어져 나간 선배의 몸은 정말 아름다웠다.
“예뻐요…”
그런 내 말에 선배는 살짝 얼굴을 붉히며 두 팔로 나의 목을 끌어 않았다. 따뜻한 그녀의 체온이 확연하게 내게 전해져 왔다. 살과 살이 부딪히는 느낌이 이런거구나 하고 나는 처음으로 느꼈다. 엄마를 범했을 때 느꼈던 것과는 완전히 달랐다. 엄마와 난 그저 아랫도리만 살짝 연결 시켰을 뿐이 었으니까.
그녀는 다시 나에게 키스를 요구했다. 나는 그녀를 뒤로 눕히면서 키스를 했다. 배우지도 않았는데, 나는 자연스레 극장영화에서나 나오는 것 같은 남녀의 정사장면에서의 남자배우 같은 흉내를 내었다. 입으로는 키스를 하고, 손으로는 그녀의 가슴을 만졌다. 조금 큰 듯한 그녀의 가슴은 한 손에 잡히지 않았다. 그리고, 아주 부드러웠다. 난 여자의 가슴이 그렇게 부드러울 줄 미처 몰랐다.
그건 정말 사람으로 하여금 기분 좋게 하는 부드러움과 말랑거림을 가졌다. 난 혹여 상처입을까, 아파할까 조심조심 선배의 가슴을 만졌다. 그런 것이 애무이고, 여자를 기분 좋게 만든다는 건 생각도 못한 체 말이다. 선배는 내게서 입을 떼며 고개를 뒤로 젖히며 몸을 휘었다.
“아………..”
언젠가 엄마와 아빠의 정사를 들었을 때 엄마가 내는 소리를 그녀가 내었다. 내 입은 자연스럽게 그녀의 귓 볼로 향했고, 선배의 입술을 놓친 나는 꿩대신 닭인 심정으로 귓 볼을 입으로 빨았다.
“으음……………”
선배의 신음은 한층 농염했다. 어찌 들으면 고통스런 소리 같기도 했지만, 난 개의치 않고서 그녀의 귓볼을 빨았다.
갑자기 그녀가 나를 잡아 당겼다. 난 그녀가 이끄는 대로 몸을 움직여 그녀 위로 몸을 올렸지만, 잘 못 올린 탓에 내 얼굴을 이번엔 그녀의 목덜미에 닿았고, 선배는 그런 내 머리를 두 팔로 감싸듯 안았다. 난 본능적으로 몸을 꿈틀거리며 내 몸으로 선배의 몸에 마찰 시켰고, 입으로는 가는 선배의 목을 탐했다.
그러다 난 천천히 아래로 내려갔다.
그녀의 어깨를 지나 가슴 언저리, 그리고 가슴, 유두를 빠짐없이 입으로 확인했고, 그녀의 유두를 입으로 머금었을 때에는 마치 아기처럼 빨아대었다.
“으흑… 아~~~~~~~~”
혜정선배는 내가 유두를 강하게 빨자 온 몸을 부르르 떨며 활처럼 휘었다. 하마터면 난 튕겨져 나갈 뻔 했다.
“아… 좋아… “
선배는 평소와 다른 도취된 소리로 말을 했다.
“지혁아.. 좋아… 그래……아………”
그런 선배의 말과 신음소리를 들을수록, 난 예전 엄마와 아빠의 정사를 몰래 듣던 때가 생각났다. 그러면서 눈 앞에 엄마와 아빠의 정사 장면이 사실감 있게 보였다. 아마 그 분들도 이렇게 했으리라.
한참을 혜정선배의 유두에 머물던 나는 다시 아래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옴폭 들어간 복부를 지나 매끈하게 빠진 배와 귀여운 배꼽도 빼놓지 않았다. 양 손은 선배의 양 몸 선을 따라 내려오면서 잘록한 허리 에서 멈추었다.
이제 혜정선배의 소중한 곳만 남았다.
난 몸을 세워 선배의 다리에 손을 가져갔다. 그리고 내 손이 원하는 대로 선배는 양 다리를 움직여 다리를 벌리며 무릎을 세웠다. 다리가 너무 길어서 일까? 그렇게 자세를 취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는 듯 했다. 하지만, 이내 시원하게 그녀의 소중한 곳이 개방이 되었고, 이제 내가 그 곳에 가는데 있어서의 장애물은 없었다.
난 그녀가 세운 양다리 밑으로 양 팔을 밀어 넣으며 얼굴을 그 곳에 가져갔다. 혜정선배도 엄마처럼 그 곳이 깨끗했다. 다른 것이 있다면 엄마보다 털이 약간 더 많다는 것이었다. 난 엄마의 그 곳을 떠올리며 혜정선배의 음핵에 키스를 하면서 내려갔다. 그런 후 그녀 대음순을 빨고, 소음순을 빨고, 흘러나오는 음액을 마셨다.
“으음~~~~”
아무런 소린 없이 몸을 일렁이던 혜정선배의 입에서 몸 속 저편에서 나온 듯한 신음이 흘러나왔다. 그 소리는 가슴을 애무할 때와는 다른 깊은 신음이었다. 선배를 다리를 움직여 내 어깨와 몸을 조였고, 손으로는 내 머리를 매만졌다. 하지만, 그 보다 더 나를 흥분시킨 것은 그녀의 허리가 일렁거리면서 내 입에 보다 자신의 소중한 곳을 밀착시키는 것이었다. 난 그 움직임에 따라 한참을 정신 없이 그 곳을 빨았다.
혜정선배의 그 곳에서는 점점 더 많은 물이 흘렀는데, 내가 다 받아 마시지 못할 정도로 많이 흘렀다. 내가 놓친 선배의 음액은 그녀의 엉덩이를 타고 내려가 침대로 떨어졌다.
“아…. 제발.... ………”
이제 그녀의 신음에는 어떤 애원의 의미가 담겨져 있었다. 그건 내 욕망이 바라는 것이기도 했다. 난 그녀의 가랑이 사이에서 일어나 자세를 잡았다. 활짝 만개한 꽃처럼 그녀의 소중한 곳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것도 많은 꿀을 흘리며 말이다.
문득, 난 어제 밤에도 내가 이렇게 했을까 궁금했다.
만취한 상태에서 내가 과연 이런 자세로 선배를 가졌을까? 아마 아닐 것이다. 어제 밤 나의 위치는 아마 지금 선배처럼 침대에 누워있었을 것이다. 아래 도리에 힘을 잔뜩 주고서 말이다. 그런 생각은 묘하게 나를 더 흥분시켰다.
잠들어 있는 내 위에서 했을 선배의 행동이 말이다.
어째건 이제 전세는 역전이 되었다. 난 혜정선배를 눕히고서 그녀의 가랑이를 한껏 벌린 체 그녀를 가지려 한다. 난 성난 내 성기를 잡고서 그녀의 꽃잎을 가르며 들어갔다. 옛날 엄마에게서 느꼈던 뿌듯함이 다시금 전해져 왔다.
그때와 꼭 같은 느낌이었다.
뿌듯하면서도 따듯했고, 부드러운 느낌. 난 손을 떼고서 상체를 숙이며 허리를 낮추었고,스윽하는 느낌과 함께 내 성기는 완전히 혜정선배의 몸 속으로 사라졌다.
“아~~~~~~~”
선배의 입에서 긴 신음이 나오면서 선배는 내 목을 팔로 휘감으며 내 입을 찾았고, 다리로는 내 허리를 감았다. 그제서야 나는 야설에서 말하던 하나가 된다는 느낌을 알 수 있었다. 그녀의 모든 체온이 내 전신에 느껴지고, 그녀의 흥분도 나에게 고스란히 전달되었다. 그녀는 아주 즐거워하고, 행복해 했다.
혜정선배와 난 그 자세로 또 오랫동안 키스를 했다. 혀가 엉키고 타액이 서로의 입 속으로 흘러 들어갔다. 우린 몸이 점점 더 달아 올랐다. 열병을 앓는 사람처럼 온 몸에서 열이 났고, 몸에서 땀이 흘렀다.
키스가 끝난 후,
열을 식히려는 듯 나는 본능적으로 허리를 움직였다. 테크닉 같은 것은 몰랐다. 그냥 본능이 시키는 대로 허리를 움직였다. 그녀의 몸이 내가 허리를 내릴 때 마다 출렁이었고, 그때마다 그녀의 입에서는 신음이 쉼 없이 흘러나왔다.
“아… 아…..아…………”
처음으로 제대로 하는 첫 섹스였다. 잠자는 엄마 몰래 하는 섹스도 아니고, 기억에도 없는 관계가 아닌 분명하게 내 눈으로 인지하며 상대를 즐겁게 해주는 그런 섹스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혜정선배는 출렁일 때마다 몸이 활처럼 휘었다. 괴로운 듯한 몸짓이지만, 그녀의 표정은 더 없이 행복해 보였다. 학교에서 보여주는 괄괄한 성격의 그녀는 없었다. 그저 쾌감을 이기지 못하고 괴로워하는 여인만 존재했다.
얼마나 허리를 놀렸을까. 내 허리를 감은 혜정선배의 다리에 힘이 들어가고, 내 어깨를 잡고 있던 그녀의 손이 내 목을 잡으며 자신에게 당겼다. 우린 다시 빈틈없이 밀착이 되었지만, 난 행위를 멈추지 않았다. 더 강한 힘으로 그녀 전체를 들어 올렸다 내렸다 할 정도로 계속해서 행위를 지속했다.
이제 곧 나에게 절정이 찾아 올 듯 했다.
순간, 혜정선배는 내 몸을 으스러져라 꽉 안았다. 내 목을 감은 그녀의 팔은 숨이 막힐 정도로 강하게 힘이 들어갔고, 그녀의 다리는 이제 내 허리를 끊어 놓을 뜻 강하게 조여왔다. 내 행위는 중단되었다.
하지만, 그 보다 더 큰 변화가 그녀의 몸 속에 있는 내 성기에 전달 되었다. 이전과는 비교도 안될 만큼 강한 조임과 함께 불타는 듯한 뜨거움이 느껴졌다. 그건 정말 참을 수 없는 유혹이었다.
“아윽~~~~~~~~~~~~~”
그녀는 숨 넘어 갈 듯한 소리를 내며 온 몸을 부르르 떨었고, 이내 나도 숨이 막히며 절정이 찾아왔다. 내 몸에서 뭔가가 시원하게 빠져나가는 느낌이 들었다. 그러면서 찾아오는 희열에 내 몸도 오래도록 부르르 떨렸다.
정신이 아득해지고, 머리 속이 텅 비었다.
우린 절정을 느낀 후에도 한 참을 그렇게 있었다.
여전히 우리들의 몸은 뜨거웠고, 절정의 뒷 여운이 우리 몸을 오래도록 울렸다. 마치 세포 하나 하나가 모두 절정을 맞보는 것 같았다. 그리고, 몸의 열기가 어느 정도 식었을 때, 선배와 난 떨어져 나란히 침대에 누웠고, 마음 저 깊은 곳에서 느껴지는 만족감을 음미하며 우린 그렇게 잠 속으로 빠져들었다.
내가 눈을 떴을 때는 저녁 햇살이 창문을 통해 방안을 비추고 있을 때였다.
선배는 내 품에 안겨 있었다. 아주 곱고, 순진한 그런 얼굴로 행복한 표정으로 새근새근 소리를 내며 자고 있었다. 그런 선배를 깨울 수 없었기에 난 선배의 허리 춤에 있던 팔을 들어 선배의 어깨를 감싸 안았다.
“…….”
선배의 어깨는 무척이나 가냘펐다. 키가 커서 막연하게 상당한 덩치일거라 생각했던 난 가녀린 선배의 어깨에 놀랐다. 문득, 난 낮에 소파에서 선배를 내 위에 올려놓았을 때 무척이나 가벼운 선배의 몸무게가 생각났다.
-이렇게 약했었나?-
왠지 모를 감정이 속에서 일렁거렸다.
그 날 이후, 그 여자와 난 서로가 서로를 피했다.
나야 원래 그 여자를 피했고, 더구나 아빠는 내가 그 여자를 싫어한다는 것을 알고 있으므로 나로선 특별히 어떤 조치를 취하거나 한 것은 없었다. 그저 평소처럼 지내면 그 뿐이었다. 하지만, 그 여자는 달랐다. 눈에 뭐가 씌어서 그런지 아빠에게서 만큼은 완벽한 여자이고 싶은 그녀는 아빠가 있을 때와 없을 때를 구분해야 하고, 다른 아는 사람이 있을 때와 없을 때를 구분해서 수시로 변신을 해야만 했다.
이제 상황은 역전이 되어 나는 그 여자가 나에게 그랬던 것처럼 그 여자에게 조롱의 시선을 종종 보내었다.
그건 꽤 짜릿한 복수였다.
그렇게 그 여자를 괴롭히는 재미로 나는 겨울 보내고, 아빠 집을 나왔다.
대학 생활은 어떨까?
3월의 봄기운만큼 내 기대도 부풀어 올랐다. 맹목적으로 여기에 입학을 하기 위해서 지난 3년을 보내지 않았던가. 무엇을 해야 하고, 무엇을 공부하고 이런 계획 같은 것은 애초부터 없었다. 그냥 하라고 하니 공부했고, 가야고 하니 나도 그냥 가야만 한다고 생각하며 달려온 종착역이었다.
아무런 이유도 없었지만, 어째건 변화무쌍한 3년을 꾹 참고서 전력질주 해서 도착한 곳이 아니냔 말이다. 3년 사이 아빠를 잃고, 엄마를 잃고, 동생 아니 내 딸까지 잃어버린 나에게 이 곳 대학은 충분하게 뭔가를 나에게 보상해주어야만 했다.
그러나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고 했던가?
입학식부터 허망했다. 그냥 뭐라 뭐라 떠들더니 끝이 났다. 집에 가란 말도 없었고, 그냥 자기들은 할 말 다했다는 식이었다. 수업도 그랬다. 덩그런 강의실에 사간에 맞추어 자리 잡아 앉아있으면 늙은 노인네 들어와 시끄럽게 떠들고서 시간되면 갔다.
나를 제외한 모두는 그런 대학이 즐거운 듯 바빴지만, 이상하게 난 할게 없었다. 나를 죄여온 사회적 족쇄가 풀린 것 같긴 했는데, 난 뭘 해야 하는지 몰랐다. 시간에 맞추어 강의실로 들어가고, 나오고, 그리고 다시 빈둥거리다 시간보고 강의실 들락 날락… 모두들 도서관으로 가는 것 같아 따라가 보았지만, 특별한 것은 없었다.
왠지, 나는 세상에 속은 기분이 되었다.
모두가 짜고서 나를 속이고, 속은 나를 조롱하는 듯 했다. 그런 기분에 사로잡혀 사는 동안 나는 점점 술과 친하게 되었다. 어떤 술 제의도 마다하지 않고 참석했고, 한번 마시면 정신을 잃을 때까지 마셨다.
그렇게 지내던 어느 날,
그 날은 중간고사의 마지막 과목을 치른 날이었다. 과 친구들과 술자리가 마련 되었고, 나는 또 술이 물인 것처럼 마셔대었다. 친구들 이야기에는 관심이 없었다. 그들이 떠들어 대는 학문에도, 이성친구에도 난 다 관심이 없었다. 내게 필요한 것은 같이 마셔줄 사람과 술만이 필요했다.
그렇게 난 또 정신을 잃었다.
술 마신 다음 날은 언제나 그러하듯 나는 심한 갈증과 함께 욱신거리는 두통을 느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반사적으로 난 냉장고가 있는 쪽으로 향했는데, 채 도착하기도 전에 어딘가에 부딪혀 넘어졌다.
“윽………”
코와 입에 심한 통증이 몰려왔다. 그때 낯선 여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으응…. 일어 난 거야?”
소리가 나는 쪽을 돌아보니 같은 학과의 여자 선배가 누워 있었다. 어떻게 된 일일까? 난 그제서야 주변을 살펴보았다. 내 집이 아니었다. 낯선 방 구조 하며, 가재도구… 분명 여관 같은 곳은 아니었다.
“왜 그래?”
놀란 듯한 나에게 그녀가 말했다.
“어..어떻게…..”
“뭐야… 기억 안 나는 거야?”
그녀는 어이가 없다는 듯 말하며 이불을 부여잡고 자리에서 일어나 앉았다. 가슴을 가리려는 듯한 그 포즈는 그녀가 지금 아무것도 입지 않고 있음을 의미했다. 그녀의 이름은 황혜정으로, 4학년 이었다.
“아… 머리 아파…”
혜정선배는 미간을 찌푸리며 한 손으로 이마를 눌렀다. 난 상황에는 맞지 않지만, 그녀가 예쁘다고 생각했다.
처음 입학 했을 때, 그녀는 모든 신입생들의 우상이었다. 170cm나 되는 키에 쭉 빠진 몸매 그리고 티없이 맑고 아름다운 얼굴은 그녀를 본 신입생들은 모두가 넋을 잃었다. 하지만, 그런 그녀의 외모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 진실을 알게 되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산이 필요치 않았다. 그녀의 별명은 ‘서시빈목’ 이었다. 누구나 그녀를 처음 보면 중국 춘추시대 월국(越國)의 미녀인 ‘서시’를 떠올린다고 했다. 더욱이 그녀가 미간을 찌푸릴 때면 정말 더 없이 아름답게 보였으므로 누구나 중국 고사에 나오는 서시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했다. 하지만, 그녀와 10일만 지내면 누구라도 ‘서시’ 뒤에 ‘빈목’을 붙였다. 더러는 방빈 혹은 효빈이라고도 했지만, 그래도 가장 널리 불리는 그녀의 별명은 서시빈목이었다. 어째거나 외모는 영락없는 서시였던 터였기에 그녀를 서시빈목의 뜻을 가진 서시라고 부르면 불렀지, 방빈이나 효빈이라고 하는 사람은 드물었다.
“너 지금 몸매 자랑하는 거니?”
통이 가셨는지 그녀가 말했지만, 나는 무슨 말인지 몰랐다. 여전히 나는 얼떨떨한 상태였고, 어떻게 그녀와 내가 같이 있는 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실제로 보니까 훨 신 더 크네…어제 밤에 크다고 느끼긴 했지만, 이정도 일 줄이야.”
갑자기 혜정선배의 시선이 내 하복부 쪽으로 몰렸다. 그제야 나는 내가 벌거 벗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나는 급히 손으로 가리고 주변을 살폈다.
“욕실은 저 쪽이야…”
난 그녀가 손으로 가리키는 쪽으로 재빠르게 움직여 욕실 안으로 들어갔다.
욕실에 들어간 나는 생각을 정리했지만, 도무지 뭐가 어떻게 된 건지 뒤죽박죽이었다. 내 기억 속에 그녀는 분명 없었다. 술자리는 우리 1학년들끼리만 시작했었고, 분위기 한창 무르익었을 때에도 그녀는 분명 없었다.
-어떻게 된 거야? –
알 수가 없었다. 친구녀석들과 함께 마셨으니, 만약 내가 술자리에서 정신을 잃었다면 분명 그 녀석들은 늘 그랬던 것처럼 자신들이 잠을 자기 위해서라도 나를 집까지 데려다 주었을 것이다. 어차피 내 집이야 거의 과의 공동주택 같은 것으로 변한지 오래니 말이다.
-내가 내 발로 술집을 나왔다는 건가?-
그것도 말이 안되었다. 내가 마지막으로 본 시계는 분명 12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그 시간이면 멀리서 통학하는 넘은 택시비가 아까워서라도 나를 따라왔을 것이다.
“야… 너 뭐해?”
쾅 하며 문이 울리면서 혜정선배의 목소리가 들렸다. 아마 발로 문을 찬 듯 했다.
“왜 안 나와…너 그 곳에서 자냐?”
“예…예… 나갑니다.”
“그래.. 얼른 씻고 나와. 난 또 자는 줄 알았지. 빨리 씻어. 나도 샤워해야 하니까.. 너가 어제 내 몸에 침을 하두 발라 놓아서 찝찝하단 말이야.”
머리를 한대 얻어 맞은 기분이었다. 그제서야 난 혜정선배와 내가 지금 알몸이란 것의 의미를 깨달았다.
“옷은 문 밖에 놓았으니까 나오면 입어. 나 아침 하러 간다.”
“예.. 예….”
난 머리를 부여잡았다. 두통이고, 갈증이고 하나도 느껴지지 않았다.
-왜 하필이면 혜정선배야…-
그녀는 학교에서 외모로도 유명했지만, 그에 못지 않게 괄괄한 성격도 유명했다. 한번 주장한 것은 교수가 그만하자 해도 끝까지 물고늘어졌고, 학교에 성희롱 비슷한 소문이라도 돌면 총장실로 찾아가 거침없이 따지고 들었다. 특히나 그녀는 성폭력, 성희롱 같은 것에 지독히 민감했는데, 여러 여자를 만나고 돌아다니는 남자는 모두 성희롱범으로 간주했다. 그런 그녀에게 당한 남자가 하나 둘이 아니었다. 여자친구와 헤어진 후 1개월만에 새로운 여자를 만난 2학년 선배는 혜정선배에게 지금까지도 괴롭힘을 당하고 있었다. 그 외에도 그녀와 관련된 무수한 무용담은 끝이 없었다.
샤워를 대충 끝내고 문을 살짝 열어 내 옷을 집어서 옷을 입었다.
하지만, 막상 욕실을 나가려니 혜정선배의 얼굴을 어떻게 보아야 할지 난감했다. 사실 나로선 5년 전 엄마 이외에는 다른 여자를 접한 적이 없었다. 비록, 기억은 나지 않지만, 어째건 그녀와 나는 살을 섞은 사이가 아니냔 말이다.
그렇다고 도망 갈 길도 없었다.
“남자가 무슨 샤워를 30분이나 하냐?”
거실에 앉아 외국방송을 보던 그녀가 말했다.
“드라이기는 방에 있어.. 내가 쓰는 스킨도 있으니까 사용하려면 해..”
“예…”
나는 대답과 함께 방으로 향했다.
“야…”
“예…”
“나 샤워 마치기 전까지는 식탁에 손대지 마 알았지?”
그녀는 손으로 주방의 식탁을 가리키며 말했다. 식탁에는 이미 김이 모락모락 나는 음식물이 가득 놓여져 있었다.
“예…”
“그래….”
그녀는 샤워를 금방 했다.
물에 몸만 살짝 담그고 나왔는지, 내가 머리를 말리며 헤어스타일을 잡는 사이에 이미 욕실을 빠져 나왔다.
“배고파 샤워할 힘도 없다..”
그녀는 그렇게 말하며 싱긋 미소를 지었는데, 상큼한 미소란 말이 아마도 그녀를 두고 한 말 같았다.
“우리 밥 먹자…”
“예…..”
난 먼저 주방으로 향했고, 뒤이어 그녀는 긴 머리 결을 하얀 끈으로 뒤로 묶고서 나를 따라왔다. 식탁에는 많은 음식들이 놓여져 있었다. 부침개에, 계란말이, 햄… 등등 10가지가 넘는 찬이 놓여져 있었다. 물김치와 김치를 빼고는 전부 직접 손으로 그때그때 만들어야 하는 찬들이었다.
“많이 먹어…”
“예…”
“또한 맛있게 먹어야 돼.. 알았지..!!?”
“예..에…”
“그래.. 네가 이 집의 첫손님인데, 맛없게 먹으면 용서 안 할 거야..”
그렇게 말하며 그녀는 살짝 미소를 짖고는 식사를 시작했다.
그제야 나는 이 집이 혼자 살기에는 너무 크다는 생각을 했다. 집은 24평 정동의 단독 주택이었다.
“어른들은 안 계세요?”
“뭐..?”
“선배 부모님요…”
“우낀다 너..”
“예…?”
“아무렴 부모님이 계시는 데 너를 데리고 집에 왔겠니? 그것도 잠자면서 나를 이상한 짓이나 하는 놈을 말이야..”
“….”
“걱정말고 어서 먹어…”
“예… 여행가셨나 보군요.”
나는 그냥 대답하기 뻘쭘해서 그렇게 사족을 달았다.
“응.. 좀 멀리 가셨어. 다시는 돌아오지 못하는 곳으로…”
“어디길래..?”
“우리 위에.. 하늘나라..”
“….”
나는 할 말을 잃었다.
“뭐 그렇게 놀랄 거 없어. 벌써 5년 전 일인 걸…”
“그랬군요. 몰랐어요..”
“너만 모르는 거 아냐.. 아마 이제 너만 알 거야.. 학교에서…”
“……”
확실히 그런 것 같았다. 학교에 떠도는 그녀에 대한 소문 중에 그녀의 가정에 대한 것은 없었다. 단지, 그녀가 대학 1학년 때 한 4학년 선배와 사귀다 헤어진 후 2년간 휴학을 하고서부터 그녀의 성격이 이상하게 변했다고만 했다.
“근데.. 지혁아…”
“예..?”
“너 나 임신하면 어떻게 할래?”
“…??”
“나 책임질 수 있어?”
그녀는 나를 정색을 하고서 나를 똑바로 응시했다. 난 나도 모르게 눈을 돌렸다.
“아이는 걱정마. 아이는 내가 책임질 거니까. 넌 나만 책임지면 돼….”
“책임을 어떻게….”
나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 평소에도 그녀에게 왠지 모르게 기가 죽었었지만, 난 그 때보다 더 기가 눌렸다.
“푸하하하하…………..”
갑자기 그녀가 큰 소리로 웃었다.
“바보야.. 만약이라고 했잖아. 뭘 그렇게 심각하게 받아들여?”
“하… 하…..”
하여간 사람 정신 없게 만드는 여자였다. 하지만, 아빠의 아내로 있는 그 여자와 달리 그녀는 꾸밈이나 가식이 느껴지지 않았다. 남자보다 더 시원시원하고 마음이 컸다. 그리고 그런 그녀의 모습이 나에겐 왠지 모를 위압감을 주었고 말이다.
그때 난 느꼈다.
사람의 품위는 나이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말이다. 그날 내 눈에 비친 그녀의 모습은 학교에서 말하는 괴짜의 모습이 아닌 세상과 맞서 당당하게 살아가는 멋진 사람의 모습이었다.
그날 우린 학교에 가지 않았다.
아침 식사를 마친 그녀는 다시 욕실로 들어가 한참 동안이나 목욕을 즐겼고, 난 가슴을 시원하게 해주는 갑작스런 소나기 소리를 들으며 오전을 잠을 자며 보내었다. 그리고 오후에 우린 참 많은 대화를 나누었고, 난 어떻게 해서 그녀의 집에 오게 되었는지 알게 되었다.
전 날, 나는 친구들과 술을 마시다가 예상대로 정신을 잃었다.
그런데, 그날따라 친구녀석들은 나를 집으로 데리고 가지 않고, 캠퍼스 벤치로 나를 끌고 가 그 곳에 나를 누여놓고서 자신들의 옷과 신문지로 내가 얼어 죽지 않을 정도로만 해놓고 그냥 가버린 것이었다. 그런 나를 늦게까지 도서관에서 공부하던 혜정선배가 발견한 것이고, 내 집을 모르는 혜정선배로선 어쩔 수 없이 나를 택시에 태워서 자신의 집으로 데려온 것이었다. 그런데 그것으로 끝이 나지 않고 내게 이불을 덮어주던 선배를 내가 확 끌어안은 것이었다. 선배 말로는 어찌나 힘이 세던지 빠져 나올 수가 없었다고 했다.
그렇게 그냥 포기하고서 혜정선배는 설마 술 취한 놈이 무슨 짓을 할까 하고 체념하고서 그대로 같이 잠이 들었는데, 이상한 느낌에 잠에서 깨어보니 내가 자신의 몸을 더듬고 있었다고 했다.
혜정선배는 솔직했다. 내 품이 싫지 않았다고 했다. 보통의 남자보다 큰 키의 자신이 내 품에 포근하게 안겨있는 것도, 야릇하게 자신을 더듬는 내 손길도.
선배는 5년 만이라고 했다. 이미 순결은 처음 사귀었던 남자에게 주었지만, 그 후로 자신에게 그렇게 한 남자는 나 뿐이라고. 그 말은 묘하게 나를 흔들었는데, 그건 어떤 우월감 같은 것일지 몰랐다. 모두가 바라만 보던 거친 공주를 자신이 취했다는 그런…
“너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있지?”
말을 하던 도중 선배는 불현듯 그렇게 말했다.
“예…?”
“너 어제 내 몸 만지면서, 나랑 관계를 하면서도 얼마나 엄마를 찾았는지 알아?”
“그… 그랬어요?”
나는 뜨끔했다. 또한 다른 말은 안 했을까 가슴을 조리며 선배의 눈치를 살폈다.
“뭐… 나중에 한창 흥분이 되었을 때에는 나쁘지 않더라. 마치 내가 아들이랑 그 짓을 하는 기분이었거든.. 묘하게 흥분되더라구. 네가 자꾸 엄마 엄마 하는데 말이야.. ㅎㅎㅎ.. 이런 건 뭐라 그러는지 혹시 아니?”
“뭐.. 뭐가요?”
“아들이 엄마를 좋아하는 건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라 하고, 딸이 아빠를 좋아하는 건 일렉트라 콤플렉스라 하잖아. 그럼 그 반대의 경우는 뭐라 그러는지 아냐고..”
“모르겠는데요.”
“그래..? 흠.. 궁금하네… 찾아봐야겠다.”
나는 등에서 식은 땀이 흘렀다.
“우리 또 할래?”
선배는 야릇한 시선을 보내었다.
“대신 이번에는 엄마라고 부르지마.. 부르고 싶으면 그냥 내 이름 불러 알았지?”
말이 끝나기도 전에 선배는 이미 내 곁에 다가와 나를 밀면서 나를 소파에 눕게 했다. 그리고 곧 선배의 입이 내 입술을 덮었다.
키스는 처음이었다.
엄마를 범하긴 했어도 키스는 해 본 적이 없었다. 선배의 혀가 내 입으로 들어와 내 혀를 툭툭 치는 듯 하더니 이내 내 혀를 휘어 감았다. 뭔지 모를 야릇한 감정이 느낌이 내 몸 전체를 휘감았다. 키스가 그렇게 좋은지 몰랐다. 달콤하면서도 강열했고, 뭔지 모르게 가슴이 꽉 차는 것 같았다.
나는 선배를 두 팔로 안으며 몸을 바로 하면서 선배를 내 위로 올렸다. 생각보다 선배는 가벼웠다. 그 정도의 키면 상당한 무게감이 있어야 하는데, 마치 어린 아이를 내 위에 올려 놓은 듯 가벼웠다.
그럼에도 내 가슴에 느껴지는 선배의 가슴은 풍만했고, 나는 묘한 느낌에 휩싸였다. 말로 표현하기 힘든 포근함이라고 할까? 난 본능적으로 선배의 등을 손으로 어루만지며 때론 선배의 볼륨감 있는 엉덩이를 매만지기도 했다.
우리들은 한참을 키스했다.
어차피 오늘 우리에게 주어진 것은 시간뿐이었다. 난 그냥 선배가 하는 대로, 선배가 원할 것 같은 행동만 하며 즐겼다. 그녀가 내 혀를 빨면, 다음에는 내가 그녀의 혀를 빨았고, 그녀가 내 입술을 빨면, 다음에는 내가 그녀의 입술을 빨았다. 그녀와 나의 타액이 섞여서 인지, 아님 그녀의 타액 원래 그렇게 달콤한 건지 모르겠지만 난 그녀의 타액을 모두 목으로 넘겼다.
키스가 끝나고 그녀를 내 눈을 응시했다. 선배의 눈은 이글거리는 욕정으로 가득했다. 아니 나를 간절히 원한다는 애원의 눈빛이었다. 난 몸을 일으켜 선배를 안고서 방으로 들어갔다.
침대에 선배를 내려 놓고 나는 재빨리 내 옷을 모두 벗었다. 그리고, 침대로 올라가 그녀에게 살짝 키스를 하고는 그녀의 옷을 벗겼다. 선배는 순순히 내가 원하는 대로 몸을 움직이면서 하나씩 하나씩 자신의 속 살을 보였다.
거추장스러운 옷이 모두 떨어져 나간 선배의 몸은 정말 아름다웠다.
“예뻐요…”
그런 내 말에 선배는 살짝 얼굴을 붉히며 두 팔로 나의 목을 끌어 않았다. 따뜻한 그녀의 체온이 확연하게 내게 전해져 왔다. 살과 살이 부딪히는 느낌이 이런거구나 하고 나는 처음으로 느꼈다. 엄마를 범했을 때 느꼈던 것과는 완전히 달랐다. 엄마와 난 그저 아랫도리만 살짝 연결 시켰을 뿐이 었으니까.
그녀는 다시 나에게 키스를 요구했다. 나는 그녀를 뒤로 눕히면서 키스를 했다. 배우지도 않았는데, 나는 자연스레 극장영화에서나 나오는 것 같은 남녀의 정사장면에서의 남자배우 같은 흉내를 내었다. 입으로는 키스를 하고, 손으로는 그녀의 가슴을 만졌다. 조금 큰 듯한 그녀의 가슴은 한 손에 잡히지 않았다. 그리고, 아주 부드러웠다. 난 여자의 가슴이 그렇게 부드러울 줄 미처 몰랐다.
그건 정말 사람으로 하여금 기분 좋게 하는 부드러움과 말랑거림을 가졌다. 난 혹여 상처입을까, 아파할까 조심조심 선배의 가슴을 만졌다. 그런 것이 애무이고, 여자를 기분 좋게 만든다는 건 생각도 못한 체 말이다. 선배는 내게서 입을 떼며 고개를 뒤로 젖히며 몸을 휘었다.
“아………..”
언젠가 엄마와 아빠의 정사를 들었을 때 엄마가 내는 소리를 그녀가 내었다. 내 입은 자연스럽게 그녀의 귓 볼로 향했고, 선배의 입술을 놓친 나는 꿩대신 닭인 심정으로 귓 볼을 입으로 빨았다.
“으음……………”
선배의 신음은 한층 농염했다. 어찌 들으면 고통스런 소리 같기도 했지만, 난 개의치 않고서 그녀의 귓볼을 빨았다.
갑자기 그녀가 나를 잡아 당겼다. 난 그녀가 이끄는 대로 몸을 움직여 그녀 위로 몸을 올렸지만, 잘 못 올린 탓에 내 얼굴을 이번엔 그녀의 목덜미에 닿았고, 선배는 그런 내 머리를 두 팔로 감싸듯 안았다. 난 본능적으로 몸을 꿈틀거리며 내 몸으로 선배의 몸에 마찰 시켰고, 입으로는 가는 선배의 목을 탐했다.
그러다 난 천천히 아래로 내려갔다.
그녀의 어깨를 지나 가슴 언저리, 그리고 가슴, 유두를 빠짐없이 입으로 확인했고, 그녀의 유두를 입으로 머금었을 때에는 마치 아기처럼 빨아대었다.
“으흑… 아~~~~~~~~”
혜정선배는 내가 유두를 강하게 빨자 온 몸을 부르르 떨며 활처럼 휘었다. 하마터면 난 튕겨져 나갈 뻔 했다.
“아… 좋아… “
선배는 평소와 다른 도취된 소리로 말을 했다.
“지혁아.. 좋아… 그래……아………”
그런 선배의 말과 신음소리를 들을수록, 난 예전 엄마와 아빠의 정사를 몰래 듣던 때가 생각났다. 그러면서 눈 앞에 엄마와 아빠의 정사 장면이 사실감 있게 보였다. 아마 그 분들도 이렇게 했으리라.
한참을 혜정선배의 유두에 머물던 나는 다시 아래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옴폭 들어간 복부를 지나 매끈하게 빠진 배와 귀여운 배꼽도 빼놓지 않았다. 양 손은 선배의 양 몸 선을 따라 내려오면서 잘록한 허리 에서 멈추었다.
이제 혜정선배의 소중한 곳만 남았다.
난 몸을 세워 선배의 다리에 손을 가져갔다. 그리고 내 손이 원하는 대로 선배는 양 다리를 움직여 다리를 벌리며 무릎을 세웠다. 다리가 너무 길어서 일까? 그렇게 자세를 취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는 듯 했다. 하지만, 이내 시원하게 그녀의 소중한 곳이 개방이 되었고, 이제 내가 그 곳에 가는데 있어서의 장애물은 없었다.
난 그녀가 세운 양다리 밑으로 양 팔을 밀어 넣으며 얼굴을 그 곳에 가져갔다. 혜정선배도 엄마처럼 그 곳이 깨끗했다. 다른 것이 있다면 엄마보다 털이 약간 더 많다는 것이었다. 난 엄마의 그 곳을 떠올리며 혜정선배의 음핵에 키스를 하면서 내려갔다. 그런 후 그녀 대음순을 빨고, 소음순을 빨고, 흘러나오는 음액을 마셨다.
“으음~~~~”
아무런 소린 없이 몸을 일렁이던 혜정선배의 입에서 몸 속 저편에서 나온 듯한 신음이 흘러나왔다. 그 소리는 가슴을 애무할 때와는 다른 깊은 신음이었다. 선배를 다리를 움직여 내 어깨와 몸을 조였고, 손으로는 내 머리를 매만졌다. 하지만, 그 보다 더 나를 흥분시킨 것은 그녀의 허리가 일렁거리면서 내 입에 보다 자신의 소중한 곳을 밀착시키는 것이었다. 난 그 움직임에 따라 한참을 정신 없이 그 곳을 빨았다.
혜정선배의 그 곳에서는 점점 더 많은 물이 흘렀는데, 내가 다 받아 마시지 못할 정도로 많이 흘렀다. 내가 놓친 선배의 음액은 그녀의 엉덩이를 타고 내려가 침대로 떨어졌다.
“아…. 제발.... ………”
이제 그녀의 신음에는 어떤 애원의 의미가 담겨져 있었다. 그건 내 욕망이 바라는 것이기도 했다. 난 그녀의 가랑이 사이에서 일어나 자세를 잡았다. 활짝 만개한 꽃처럼 그녀의 소중한 곳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것도 많은 꿀을 흘리며 말이다.
문득, 난 어제 밤에도 내가 이렇게 했을까 궁금했다.
만취한 상태에서 내가 과연 이런 자세로 선배를 가졌을까? 아마 아닐 것이다. 어제 밤 나의 위치는 아마 지금 선배처럼 침대에 누워있었을 것이다. 아래 도리에 힘을 잔뜩 주고서 말이다. 그런 생각은 묘하게 나를 더 흥분시켰다.
잠들어 있는 내 위에서 했을 선배의 행동이 말이다.
어째건 이제 전세는 역전이 되었다. 난 혜정선배를 눕히고서 그녀의 가랑이를 한껏 벌린 체 그녀를 가지려 한다. 난 성난 내 성기를 잡고서 그녀의 꽃잎을 가르며 들어갔다. 옛날 엄마에게서 느꼈던 뿌듯함이 다시금 전해져 왔다.
그때와 꼭 같은 느낌이었다.
뿌듯하면서도 따듯했고, 부드러운 느낌. 난 손을 떼고서 상체를 숙이며 허리를 낮추었고,스윽하는 느낌과 함께 내 성기는 완전히 혜정선배의 몸 속으로 사라졌다.
“아~~~~~~~”
선배의 입에서 긴 신음이 나오면서 선배는 내 목을 팔로 휘감으며 내 입을 찾았고, 다리로는 내 허리를 감았다. 그제서야 나는 야설에서 말하던 하나가 된다는 느낌을 알 수 있었다. 그녀의 모든 체온이 내 전신에 느껴지고, 그녀의 흥분도 나에게 고스란히 전달되었다. 그녀는 아주 즐거워하고, 행복해 했다.
혜정선배와 난 그 자세로 또 오랫동안 키스를 했다. 혀가 엉키고 타액이 서로의 입 속으로 흘러 들어갔다. 우린 몸이 점점 더 달아 올랐다. 열병을 앓는 사람처럼 온 몸에서 열이 났고, 몸에서 땀이 흘렀다.
키스가 끝난 후,
열을 식히려는 듯 나는 본능적으로 허리를 움직였다. 테크닉 같은 것은 몰랐다. 그냥 본능이 시키는 대로 허리를 움직였다. 그녀의 몸이 내가 허리를 내릴 때 마다 출렁이었고, 그때마다 그녀의 입에서는 신음이 쉼 없이 흘러나왔다.
“아… 아…..아…………”
처음으로 제대로 하는 첫 섹스였다. 잠자는 엄마 몰래 하는 섹스도 아니고, 기억에도 없는 관계가 아닌 분명하게 내 눈으로 인지하며 상대를 즐겁게 해주는 그런 섹스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혜정선배는 출렁일 때마다 몸이 활처럼 휘었다. 괴로운 듯한 몸짓이지만, 그녀의 표정은 더 없이 행복해 보였다. 학교에서 보여주는 괄괄한 성격의 그녀는 없었다. 그저 쾌감을 이기지 못하고 괴로워하는 여인만 존재했다.
얼마나 허리를 놀렸을까. 내 허리를 감은 혜정선배의 다리에 힘이 들어가고, 내 어깨를 잡고 있던 그녀의 손이 내 목을 잡으며 자신에게 당겼다. 우린 다시 빈틈없이 밀착이 되었지만, 난 행위를 멈추지 않았다. 더 강한 힘으로 그녀 전체를 들어 올렸다 내렸다 할 정도로 계속해서 행위를 지속했다.
이제 곧 나에게 절정이 찾아 올 듯 했다.
순간, 혜정선배는 내 몸을 으스러져라 꽉 안았다. 내 목을 감은 그녀의 팔은 숨이 막힐 정도로 강하게 힘이 들어갔고, 그녀의 다리는 이제 내 허리를 끊어 놓을 뜻 강하게 조여왔다. 내 행위는 중단되었다.
하지만, 그 보다 더 큰 변화가 그녀의 몸 속에 있는 내 성기에 전달 되었다. 이전과는 비교도 안될 만큼 강한 조임과 함께 불타는 듯한 뜨거움이 느껴졌다. 그건 정말 참을 수 없는 유혹이었다.
“아윽~~~~~~~~~~~~~”
그녀는 숨 넘어 갈 듯한 소리를 내며 온 몸을 부르르 떨었고, 이내 나도 숨이 막히며 절정이 찾아왔다. 내 몸에서 뭔가가 시원하게 빠져나가는 느낌이 들었다. 그러면서 찾아오는 희열에 내 몸도 오래도록 부르르 떨렸다.
정신이 아득해지고, 머리 속이 텅 비었다.
우린 절정을 느낀 후에도 한 참을 그렇게 있었다.
여전히 우리들의 몸은 뜨거웠고, 절정의 뒷 여운이 우리 몸을 오래도록 울렸다. 마치 세포 하나 하나가 모두 절정을 맞보는 것 같았다. 그리고, 몸의 열기가 어느 정도 식었을 때, 선배와 난 떨어져 나란히 침대에 누웠고, 마음 저 깊은 곳에서 느껴지는 만족감을 음미하며 우린 그렇게 잠 속으로 빠져들었다.
내가 눈을 떴을 때는 저녁 햇살이 창문을 통해 방안을 비추고 있을 때였다.
선배는 내 품에 안겨 있었다. 아주 곱고, 순진한 그런 얼굴로 행복한 표정으로 새근새근 소리를 내며 자고 있었다. 그런 선배를 깨울 수 없었기에 난 선배의 허리 춤에 있던 팔을 들어 선배의 어깨를 감싸 안았다.
“…….”
선배의 어깨는 무척이나 가냘펐다. 키가 커서 막연하게 상당한 덩치일거라 생각했던 난 가녀린 선배의 어깨에 놀랐다. 문득, 난 낮에 소파에서 선배를 내 위에 올려놓았을 때 무척이나 가벼운 선배의 몸무게가 생각났다.
-이렇게 약했었나?-
왠지 모를 감정이 속에서 일렁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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