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잣지붕위의 부러진 피리(2부)
연 말 특 선
모자상간 시리즈 (9탄)
판잣지붕위의 부러진 피리 (2부)
어둑어둑해지는 골목길에서 벌써 몇시간을 서있는지 이제는 모르겠다. 이제 손과 발이 꽁꽁 얼어서 서있기 조차 힘이 들었다. 왠지 집에 돌아가면 안될것같은 그런 기분이 들었다. 아니 차마 못들어가겠다. 착하디 착한 동생을 그렇게 두들겨 패댔는데 개처럼 팼는데......... 내가 무슨 염치로 동생얼굴을 ...... 아버지 얼굴을 보겠는가? 하지만 겨울의 이 혹독한 날씨는 정말 견디기 힘들었다. 이미 온몸의 감각이 추위로 마비되고 있었다.
이런 나를 구원해줄 손길을 나는 지금 이골목길에 서서 기다리는 것이다. 엄마의 그 구원의 손길을....... 아까 집에 들어갔을때 엄마의 모습은 보이지를 않았었다. 그럼 분명 오늘 운좋게 공사장에 뽑혀간것이 틀림없었다. 그럼 분명 이골목길을 지나갈것이다. 나는 확실치도 않은 단정을 해버리고 마냥 그렇게 골목길에서 오들오들 떨고 있었다. 만약 이길로 엄마가 지나가지 않으면...... 만약 오늘 엄마가 일을 배정받지 못한것이라면..... 나는 애써 머리를 도리질 치며 그생각들을 머릿속에서 떨쳐버렸다.
그떄 저멀리서 눈에 익은 한 사람의 형체가 내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다소 비틀거리는 걸음걸이를 하며..... 그 걸음걸이와 발소리.... 그리고 저 낯익은 모습........ 분명 엄마였다. 너무 기쁜나머지 나도 모르게 눈에서 눈물이 왈칵 솟구쳤다. 허겁지겁 엄마쪽으로 달려나갔다.
점점 시야에 확실히 들어오는 사람의 모습..... 분명 엄마였다. 나는 달려가자마자 엄마의 품에 그대로 안겨버렸다.
[ 엄.... 엄마~~~~~~~~ ]
[ 아이쿠~~ 이녀석아 그러다가 넘어지겠다. 다큰녀석이 어리광은...... 그래... 엄마를 마중나온거야? 그런거야?? 이거 엄마 기쁜걸.... 아들이 마중까지 나오고..... 후후 딸꾹~~ ]
입에서 나는 술냄새........... 엄마가 술을??? 나는 애써 눈물을 손등으로 몰래 훔치며 엄마에게 술을 먹었느냐고 물어봤다. 여전히 술냄새를 풍기면서도 전혀 내색을 안할려는 듯한 행동들....
[ 으응..... 조금 마셨다. 왜? 이엄마는 술먹으면 안돼니? 아들녀석이라곤 제어미 마음은 못알아줄 망정 이젠 시어머니처럼 잔소리까지 하시네..... 어이구~~ 이거 아들 무서워서 어디 살겠나? 후후~~ 오늘 아주 좋은 일이 생겨서...... 이제부터 이엄마 공사장에서 계속 꾸준히 일할수 있겠되었단다. 이제 너 학비걱정 붙들어 매도 좋을듯 싶어. 현장 소장님이 열심히 일하는 엄마를 눈여겨 봤는지 내일부터 현장 직영직으로 써주신뎄어. 그래서 그기념으로 이렇게 오늘 현장 사람들이랑 술한잔 했단다. 너도 기쁘지? 응? 이제 우리집도 꾸준한 돈벌이가 생겼으니 조금은 마음이 놓이는구나.... 딸꾹~~ 어머~~ 헤헤~~ 자꾸 딸꾹질이...... 자~~ 우리 아들님 어서 가자~~~ ]
엄마의 주사....... 처음보는 거다. 그동안 아버지는 약주를 자주 하셨지만 엄마는 술은 입에도 안대셨던 분이다. 하지만 왠지 마냥 기뻐하며 어린애처럼 칭얼거리듯 아들인 나에게 술주정 비슷한 행동을 하시는 엄마가 그리 싫게만은 느껴지지 않았다. 술만 드시면 신세한탄에 눈물까지 보이시는 궁색한 아버지의 술주정만 봐와서 그러한지도 모른다. 나는 비틀거리는 걸음을 하시는 엄마를 안되겠다싶어 한쪽팔을 부축하며 걷는것을 도와드렸다.
그리도 좋으셨나? 멀쩡한 남편놔두고 아녀자가 돈벌이를 위해 밖으로 나가서 뼈빠지게 일하는게 그리도 좋으신가? 다른 엄마들은 남편이 벌어다주는 월급을 바라보며 그저 집안에만 틀어박혀서 소일거리나 찾는 그런 여유스럼에 젖은든 반면 우리 엄마는..... 저 가녀린 몸을 이끌고 남자들도 힘들다는 공사장 잡일을 하시며 집안 살림까지 도맡아 하시는데........ 괜시리 또 아버지가 미워진다. 힘없고 몸까지 불편한 그런 사회의 낙오자........
휘청휘청 거리며 한걸음 한걸음 띠기가 무척이나 힘이들었다. 더욱이 오늘 아무것도 못먹은 내 뱃속에서는 거의 뭐라도 넣어달라고 온통 아우성을 치고있었다. 그런 몸으로 술에취해 몸까지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엄마를 부축하며 가파른 달동네 언덕길을 오르자니 이만저만 힘이 드는게 아니었다. 아들이 나타났다는 안도감 때문이었을까?? 엄마는 나와 처음 만났을때와는 달리 더욱 취기가 오르는지 이제는 아예 몸도 못가누는 정도였다. 추운 겨울날씨건만 이마에서는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기 시작한다. 아직도 집에 갈려면 저 언덕길을 반이상이나 더 올라가야한다. 도저히 안돼겠다싶어 언덕 중간턱에서 엄마를 내려놓고 한숨 돌렸다. 머리가 핑도는게 심한 현기증이 일어났다. 못먹은 탓이겠지........ 한창 먹을 나이에 거의 세끼는 커녕 두끼도 제때제때 먹지를 못하니 당연한 것이겠지만...... 아버지야 집안에만 있으니 뭐 그러하려니 하겠지만 엄마는......... 식사나 제대로 드시며 일을 나가시는걸까??
아예 담벼락에 몸을 기대며 뭐라 알아듣지도 못하는 말을 연신 중얼중얼 거리시는 엄마....... 얼굴이 찬바람에 많이 상하신것 같았다. 아버지와 엄마의 신혼이라고는 뭐하겠지만 그래도 그시절의 사진속의 엄마는 꽤나 고운 얼굴이었는데..... 모진 삶이 엄마의 얼굴을 늙고 거칠게 만들어 놓았다. 손도 여느 남정네의 손처럼 투실투실 거칠거칠한 감촉만 느껴질뿐이었다. 불쌍하신 우리 엄마..........
엄마가 갑자기 눈을 번쩍 뜨신다. 술기운이 조금 깨신것일까?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이런........... 엄마는 화장실이 급하신지 주위를 두리번 두리번 몇번 하시더니 아무 구석진곳으로 가셔서는 아무렇지도 않게 바지춤을 밑으로 내리시는 것이었다. 아무리 술에 취해서 정신이 없다고는 하지만 내가 더 민망해서 얼굴이 붉어졌다. 고개를 급히 돌려버렸다. 부스럭 부스럭 바지춤 내리는 소리가 들리더니만 잠시후........... 쏴~~~~~아~~~~~ 시원한 물줄기....... 소리가 뒤에서 들려왔다. 너무나 창피해서 귀를 막고싶었다. 다행히 깜깜한 겨울의 차가운 밤이라 길거리에 지나는 행인이 없길 망정이지...... 만약 지나가는 행인을 발견하면 그대로 나혼자 내빼버릴 생각까지 하는 나였다. 너무나 창피했다. 늘상 나때문에 자식들때문에....... 자식들하나 하나 먹여살리기위해 밤낮으로 모진 고생을 하시는 분인데......... 아아~~ 나란 놈은 진짜........
한동안 엄마가 소변보는 소리가 들리더니만 그뒤로 아무소리도 들려오지가 않았다. 바지를 다 올리셨나?? 왜 아무소리도 안들리지?? 나는 무의식중에 고개를 뒤로 돌려다가 하마터면 뒤로 자빠질뻔했다. 아휴~~ 아무리 술이 떡이되어도 그렇지.... 어쩜 저런 망측한 모습을......... 다름아니라 소변보는 그자세 그대로 엄마는 볼일을 다 보시고서는 그대로 아까처럼 담벼락에 기댄체 앉아만 있던 것이었다. 아~~ 진짜 사람 미치겠네...
나를 이 추위에서 구해내어 집으로 데리가 돌아갈줄 알았던 구원자는 이제 하나의 골치거리밖에는 안되었다. 어찌보면...... 이정도로 취한 엄마가 행여나 언덕길을 술취한체 오르다가 잘못해서 구르기라도 한다면............ 생각만해도 끔찍했다. 어찌보면 다행인지도........ 하지만 이건...... 정말 슬슬 속에서 부화가 치밀어 올랐다. 나는 차마 엄마를 똑바로 쳐다보지는 못하고 고개를 돌린체 짜증 가득 섞인 말투로 엄마의 어깨를 흔들며 깨웠다.
[ 엄마~~ 엄마! 아이 정말!! 뭐야? 이게? 어서 옷입어. 응? 아 옷입으라구! 창피하지도 않아? 빨리! 사람올지도 모른다 말야! 빨리 옷입어! 어서!!!!!! 아........시...... ]
목구멍 밖으로 나도 모르게 욕이 튀어나올뻔했다. 아차 싶었다. 그래도 이분은 나의 어머니신데....... 내가 어찌이런 행동을...... 몇번 어깨를 흔들어도 엄마는 그저
[ 그...래....딸꾹..그래...... 가야지....... 가야지...... 딸꾹..... 가야............... 딸꾹.... 음음음..... 가야지........ ]
눈은 아예 풀린상태였다 . 여간 난감한게 아니었다. 옷이라도 제대로 입었으면 어떻해 들쳐업고라도 가보겠는데....... 저런꼴로는...... 정말 머리가 돌아버리는 것같았다. 이대로는 행인이 언제 나타날지도 모르는 상태였다. 엄마의 이런꼴을 보면....... 아! 끔찍했다. 아니 이런 엄마의 곁에 있는 나를 보면..... 정말 창피해서 죽을것만 같았다. 나는 여전히 고개를 돌린체 손을 더듬더듬 뻗어 엄마의 허리쪽으로 가져갔다. 푸석푸석한 헤진 옷감의 감촉이 느껴진다. 엄마........... 이런 옷을 입고 이추위에........... 지금은 추운데...... 대개 추운데........... 내나이쯤 되면 저 멍청한 동생놈처럼 사람은 태어날때 엄마의 배꼽에서 태어난다는 그런 허무맹랑한 말을 이제는 믿지 않는다. 이정도 나이되면 여자의 생식기가 어떤 구조며 어떤 기능을 한다는걸 학교의 성교육이나 질나쁜 친구들의 입을 통해서 어느정도는 아는 그런 나이다. 그러해서인가 차마 엄마의 거.......기.....는 못보겠다. 다른 여자도 아닌 엄마의...... 엄마의 거기는...... 엄마는 특별한 분인데... 나를 낳아주신 분이신데.. 엄마의 거기는 절대 보아서는 안되는 그런 하나의 성역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하지만 지금은....... 하지만 안되겠다. 이런 날씨에 저렇게 하반신을 다 내놓고 있으면...... 가지나 제대로 식사도 끼니마다 못드시는 분이 몸이 상하실게 뻔했다. 고개를 홱 돌렸다. 그리고는 여전히 눈이 풀린체 정신을 놓은 듯한 엄마의 얼굴..... 얼굴만 보자..... 얼굴만... 나는 손을 밑으로 뻗어 쭈구려 앉아있는 엄마의 다리근처로 손을 뻗었다. 최대한 엄마의 맨살에 손이 안닿게끔 해보았지만 도저히 불가능했다. 그리고 보지도않고 바지와 속내를 입힌다는것은 더욱 불가능했다.
어쩔수없이 고개를 밑으로 내렸다. 엄마의 하반신으로................ 그리고................ 보았다....................... 어둠속에서도 거뭏거뭏한 엄마의 둔덕을.......... 바지와 속내의가 걸쳐있는 동그스름한 무릅을..... 투실투실한 허벅지를......... 그사이........ 보아서는 안되는 엄마의 비밀스런 부위를.......... 순간 머리가 감전된듯한 극도의 찌리리한 뭔가의 감전이 내머릿속에서 일어나고 있었다. 나도 모르게 토끼눈을 하고는 엄마의 그 비밀스런 성역을 얼마나 쳐다보았는지도 잊어버릴정도로 한참을 쳐다본것 같았다. 비록 엄마지만 처음보는 여자의 성역.............
나는 고개를 세차게 휘저었다. 모든 내 머릿속에 있는 더럽고 추잡한 생각을 모두 지워버릴려는 몸짖을........ 나는 심호흡을 한번 크게 쉬고는 무릅까지 내려가있는 엄마의 바지와 속내의를 한꺼번에 위로 끄집어 올렸다. 거의 여름에나 입을법한 그 몸빼같은 얉은 바지........ 다 떯어지고 헤진 빨간 내복....... 이런걸 입으시고 이 추운 겨울날 공사판에 계셨었단 말인가....... 한순간 이상야릇한 감정이 일었던 나자신에 대해 무척이나 화가나서 미칠것 같았다. 이제는 입밖으로 짜증섞인 말투는 더이상 나오지 않......... 아니 못했다.
늘어져있는 엄마의 몸을 업다시피...... 하지만 거의 질질 끌다싶이 하며 힘들게 가파른 언덕길을 오르기 시작했다. 걸음걸음 옮길떄마다 속으로 외쳐본다.
" 엄마....... 조금만 고생하세요... 내 학교졸업하면 취직해서 엄마 호강시켜드릴게요. 좋은 옷도 많이 사드리고 좋은 화장품도 많이 사드릴게요. 맛있는 음식도...... 맛있는 음식 좋아하시죠? 그 맛있는 음식........많이........ "
왠지 모를 눈물이 시야를 뿌옇게 만들고 있었다.
입에서 단내가 난다. 저멀리 우리집이 보인다. 그토록 싫어했던 들어가기 싫어했던 그런 집이 지금은 왜그리도 반갑고 아늑해 보이던지....... 그리고..... 그 집앞에 왜소한 한 사람의 인형이 보인다. 아버지였다. 순간 걸음이 더이상은 띠어지지않았다. 내 잘못을 알기때문일까?? 아버지를 아버지의 곁으로 차마 가지를 못하고 그대로 나는 움직일수가 없었다. 아버지꼐서 우리를 발견하신 모양이다. 서둘러 급하게 달려오시는 발자국소리가 귓가에 울려퍼진다.
[ 이놈...이녀석아~~ 이추운날 어디를 돌아다닌겨? 춥지도 않어? 괜찮은겨? 응? 괜찮어? 그런데 네 에미는 왜이래? 응? ]
[ 술을......... 술을 좀 드신것 같아요... 방으로 좀 옮겨야겠어요.. ]
아버지는 엄마가 술을 마셨다는 사실을 알면 펄쩍 뛰실것 같았는데 한동안 한심한 눈빛을 잠들어있는 엄마의 얼굴에 보내더니 말없이 나와 함께 엄마를 부축하여 방에 다 뉘이셨다. 그 살을 에는듯한 차가운 밖에있다가 훈훈한 집안의 따스한 아랫목에 들어오자 온몸의 긴장이 확 풀리는게 눈이 스르르 감겨왔다. 아버지는 서둘러 요와 이불을 내려서는 엄마에게 잠자리를 봐주시고는 내게로 오셨다.
[ 정말 괜찮어? 도대체 어디를 그렇게 쏘다닌거여? 엄마는 또 어서 만난겨? 에휴~~ 이애비가 다 못나서....... 배고프지? 기달려라.... 내 금방 밥채려오마... ]
아버지는 더이상의 야단같은 것은 치시지 않았다. 휴~ 다행이다. 무척이나 혼날줄 알았는데.... 아랫목에 앉아서 차가워진 궁뎅이를 지지고 있는 내눈앞에 꼬제제한 작은 고사리같은 손하나가 시야에 들어온다. 고개를 들어보니 동생이었다. 쳐다보기도 싫은놈... 동생은 머뭇머뭇 더이상 나에게 다가오지는 못한체 무척이나 풀이죽은 표정으로 나에게 뭔가를 내밀었다.
[ 어.....엉...아... 이..이거. 미안...안해.. 내가.. 잘몬..해...떠.... 이..거 깨...끗....히 닦..았..어... 하...나도...내침..안...묻었...어.... 정...말....깨..끗..해... 다시는....안...그럴...게...용...서해...주라..... ]
나를 똑바로 쳐다보지도 못한체 더듬거리며 두손으로 내민것은 말대로 어느정도 닦은듯한 나의 피리였다. 용서까지 비는 동생이었지만 왠지 나도 모르게 퉁명스럽게 동생이 내민 피리를 건네받아서는 홱 책상쪽으로 집어 던져 버렸다. 그런 나를 보는 동생의 눈에 글썽글썽 눈물이 일렁거리기 시작한다. 또 다시 가슴저편에서 울컥하는 뭔가가 치밀어오른다. 동생은 때묻은 소매로 눈가를 한번 훔치더니 내가 자신을 싫어하는것을 아는지 나와 멀리 떨어져서 차가운 윗목쪽으로 몸을 옮긴다.
왜...왜.................. 나는 이런 악당이 되어야하는가? 동생을 대하는 내 자신의 행동을 도저히 나도 어찌할수가 없다.
아버지가 힘든 걸음을 옮기며 밥상을 들고 들어오셨다. 말없이 상을 내앞에 밀어놓으신다. 밥공기 가득 김이 모락모락나는 잡곡밥과 김치가 있었다. 그제서야 뱃속에서 지독한 허기가 엄습해왔다. 십여일을 굶은놈 마냥 밥상에 달려들어 허겁지겁 밥을 입속으로 우겨넣었다.
[ 아....부지.... 밥.안....먹..었...는데.... 그거 ....아부지....건데....... 엉....아....배고...프...다고.... 아부지꺼... 남겨.놓....은......건..데.... ]
입안 가득 밥을 우겨넣은체 물끄러미 아버지를 쳐다보았다. 아버지는 그런 나를 말없이 한없이 자상하신 표정을 지으시며 어서 먹으라는 고개짖을 하고계셨다. 더 이상의 말을 할수가 없었다. 그모습이 너무나도 초라해보이셨다. 그냥 무턱대고 숟가락으로 밥을 입속에 쳐넣었다. 눈물이 나도 모르게 흘러 밥에 떨어진다. 그런 눈물이 떨어져 젖어가는 밥을 한없이 입속으로 멀어넣을 뿐이었다. 뒤에서 동생의 침넘어가는 소리가 어렴풋히 들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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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성탄절........ 메리 크리스마스... 임돠 ㅠ.,ㅠ
모자상간 시리즈 (9탄)
판잣지붕위의 부러진 피리 (2부)
어둑어둑해지는 골목길에서 벌써 몇시간을 서있는지 이제는 모르겠다. 이제 손과 발이 꽁꽁 얼어서 서있기 조차 힘이 들었다. 왠지 집에 돌아가면 안될것같은 그런 기분이 들었다. 아니 차마 못들어가겠다. 착하디 착한 동생을 그렇게 두들겨 패댔는데 개처럼 팼는데......... 내가 무슨 염치로 동생얼굴을 ...... 아버지 얼굴을 보겠는가? 하지만 겨울의 이 혹독한 날씨는 정말 견디기 힘들었다. 이미 온몸의 감각이 추위로 마비되고 있었다.
이런 나를 구원해줄 손길을 나는 지금 이골목길에 서서 기다리는 것이다. 엄마의 그 구원의 손길을....... 아까 집에 들어갔을때 엄마의 모습은 보이지를 않았었다. 그럼 분명 오늘 운좋게 공사장에 뽑혀간것이 틀림없었다. 그럼 분명 이골목길을 지나갈것이다. 나는 확실치도 않은 단정을 해버리고 마냥 그렇게 골목길에서 오들오들 떨고 있었다. 만약 이길로 엄마가 지나가지 않으면...... 만약 오늘 엄마가 일을 배정받지 못한것이라면..... 나는 애써 머리를 도리질 치며 그생각들을 머릿속에서 떨쳐버렸다.
그떄 저멀리서 눈에 익은 한 사람의 형체가 내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다소 비틀거리는 걸음걸이를 하며..... 그 걸음걸이와 발소리.... 그리고 저 낯익은 모습........ 분명 엄마였다. 너무 기쁜나머지 나도 모르게 눈에서 눈물이 왈칵 솟구쳤다. 허겁지겁 엄마쪽으로 달려나갔다.
점점 시야에 확실히 들어오는 사람의 모습..... 분명 엄마였다. 나는 달려가자마자 엄마의 품에 그대로 안겨버렸다.
[ 엄.... 엄마~~~~~~~~ ]
[ 아이쿠~~ 이녀석아 그러다가 넘어지겠다. 다큰녀석이 어리광은...... 그래... 엄마를 마중나온거야? 그런거야?? 이거 엄마 기쁜걸.... 아들이 마중까지 나오고..... 후후 딸꾹~~ ]
입에서 나는 술냄새........... 엄마가 술을??? 나는 애써 눈물을 손등으로 몰래 훔치며 엄마에게 술을 먹었느냐고 물어봤다. 여전히 술냄새를 풍기면서도 전혀 내색을 안할려는 듯한 행동들....
[ 으응..... 조금 마셨다. 왜? 이엄마는 술먹으면 안돼니? 아들녀석이라곤 제어미 마음은 못알아줄 망정 이젠 시어머니처럼 잔소리까지 하시네..... 어이구~~ 이거 아들 무서워서 어디 살겠나? 후후~~ 오늘 아주 좋은 일이 생겨서...... 이제부터 이엄마 공사장에서 계속 꾸준히 일할수 있겠되었단다. 이제 너 학비걱정 붙들어 매도 좋을듯 싶어. 현장 소장님이 열심히 일하는 엄마를 눈여겨 봤는지 내일부터 현장 직영직으로 써주신뎄어. 그래서 그기념으로 이렇게 오늘 현장 사람들이랑 술한잔 했단다. 너도 기쁘지? 응? 이제 우리집도 꾸준한 돈벌이가 생겼으니 조금은 마음이 놓이는구나.... 딸꾹~~ 어머~~ 헤헤~~ 자꾸 딸꾹질이...... 자~~ 우리 아들님 어서 가자~~~ ]
엄마의 주사....... 처음보는 거다. 그동안 아버지는 약주를 자주 하셨지만 엄마는 술은 입에도 안대셨던 분이다. 하지만 왠지 마냥 기뻐하며 어린애처럼 칭얼거리듯 아들인 나에게 술주정 비슷한 행동을 하시는 엄마가 그리 싫게만은 느껴지지 않았다. 술만 드시면 신세한탄에 눈물까지 보이시는 궁색한 아버지의 술주정만 봐와서 그러한지도 모른다. 나는 비틀거리는 걸음을 하시는 엄마를 안되겠다싶어 한쪽팔을 부축하며 걷는것을 도와드렸다.
그리도 좋으셨나? 멀쩡한 남편놔두고 아녀자가 돈벌이를 위해 밖으로 나가서 뼈빠지게 일하는게 그리도 좋으신가? 다른 엄마들은 남편이 벌어다주는 월급을 바라보며 그저 집안에만 틀어박혀서 소일거리나 찾는 그런 여유스럼에 젖은든 반면 우리 엄마는..... 저 가녀린 몸을 이끌고 남자들도 힘들다는 공사장 잡일을 하시며 집안 살림까지 도맡아 하시는데........ 괜시리 또 아버지가 미워진다. 힘없고 몸까지 불편한 그런 사회의 낙오자........
휘청휘청 거리며 한걸음 한걸음 띠기가 무척이나 힘이들었다. 더욱이 오늘 아무것도 못먹은 내 뱃속에서는 거의 뭐라도 넣어달라고 온통 아우성을 치고있었다. 그런 몸으로 술에취해 몸까지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엄마를 부축하며 가파른 달동네 언덕길을 오르자니 이만저만 힘이 드는게 아니었다. 아들이 나타났다는 안도감 때문이었을까?? 엄마는 나와 처음 만났을때와는 달리 더욱 취기가 오르는지 이제는 아예 몸도 못가누는 정도였다. 추운 겨울날씨건만 이마에서는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기 시작한다. 아직도 집에 갈려면 저 언덕길을 반이상이나 더 올라가야한다. 도저히 안돼겠다싶어 언덕 중간턱에서 엄마를 내려놓고 한숨 돌렸다. 머리가 핑도는게 심한 현기증이 일어났다. 못먹은 탓이겠지........ 한창 먹을 나이에 거의 세끼는 커녕 두끼도 제때제때 먹지를 못하니 당연한 것이겠지만...... 아버지야 집안에만 있으니 뭐 그러하려니 하겠지만 엄마는......... 식사나 제대로 드시며 일을 나가시는걸까??
아예 담벼락에 몸을 기대며 뭐라 알아듣지도 못하는 말을 연신 중얼중얼 거리시는 엄마....... 얼굴이 찬바람에 많이 상하신것 같았다. 아버지와 엄마의 신혼이라고는 뭐하겠지만 그래도 그시절의 사진속의 엄마는 꽤나 고운 얼굴이었는데..... 모진 삶이 엄마의 얼굴을 늙고 거칠게 만들어 놓았다. 손도 여느 남정네의 손처럼 투실투실 거칠거칠한 감촉만 느껴질뿐이었다. 불쌍하신 우리 엄마..........
엄마가 갑자기 눈을 번쩍 뜨신다. 술기운이 조금 깨신것일까?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이런........... 엄마는 화장실이 급하신지 주위를 두리번 두리번 몇번 하시더니 아무 구석진곳으로 가셔서는 아무렇지도 않게 바지춤을 밑으로 내리시는 것이었다. 아무리 술에 취해서 정신이 없다고는 하지만 내가 더 민망해서 얼굴이 붉어졌다. 고개를 급히 돌려버렸다. 부스럭 부스럭 바지춤 내리는 소리가 들리더니만 잠시후........... 쏴~~~~~아~~~~~ 시원한 물줄기....... 소리가 뒤에서 들려왔다. 너무나 창피해서 귀를 막고싶었다. 다행히 깜깜한 겨울의 차가운 밤이라 길거리에 지나는 행인이 없길 망정이지...... 만약 지나가는 행인을 발견하면 그대로 나혼자 내빼버릴 생각까지 하는 나였다. 너무나 창피했다. 늘상 나때문에 자식들때문에....... 자식들하나 하나 먹여살리기위해 밤낮으로 모진 고생을 하시는 분인데......... 아아~~ 나란 놈은 진짜........
한동안 엄마가 소변보는 소리가 들리더니만 그뒤로 아무소리도 들려오지가 않았다. 바지를 다 올리셨나?? 왜 아무소리도 안들리지?? 나는 무의식중에 고개를 뒤로 돌려다가 하마터면 뒤로 자빠질뻔했다. 아휴~~ 아무리 술이 떡이되어도 그렇지.... 어쩜 저런 망측한 모습을......... 다름아니라 소변보는 그자세 그대로 엄마는 볼일을 다 보시고서는 그대로 아까처럼 담벼락에 기댄체 앉아만 있던 것이었다. 아~~ 진짜 사람 미치겠네...
나를 이 추위에서 구해내어 집으로 데리가 돌아갈줄 알았던 구원자는 이제 하나의 골치거리밖에는 안되었다. 어찌보면...... 이정도로 취한 엄마가 행여나 언덕길을 술취한체 오르다가 잘못해서 구르기라도 한다면............ 생각만해도 끔찍했다. 어찌보면 다행인지도........ 하지만 이건...... 정말 슬슬 속에서 부화가 치밀어 올랐다. 나는 차마 엄마를 똑바로 쳐다보지는 못하고 고개를 돌린체 짜증 가득 섞인 말투로 엄마의 어깨를 흔들며 깨웠다.
[ 엄마~~ 엄마! 아이 정말!! 뭐야? 이게? 어서 옷입어. 응? 아 옷입으라구! 창피하지도 않아? 빨리! 사람올지도 모른다 말야! 빨리 옷입어! 어서!!!!!! 아........시...... ]
목구멍 밖으로 나도 모르게 욕이 튀어나올뻔했다. 아차 싶었다. 그래도 이분은 나의 어머니신데....... 내가 어찌이런 행동을...... 몇번 어깨를 흔들어도 엄마는 그저
[ 그...래....딸꾹..그래...... 가야지....... 가야지...... 딸꾹..... 가야............... 딸꾹.... 음음음..... 가야지........ ]
눈은 아예 풀린상태였다 . 여간 난감한게 아니었다. 옷이라도 제대로 입었으면 어떻해 들쳐업고라도 가보겠는데....... 저런꼴로는...... 정말 머리가 돌아버리는 것같았다. 이대로는 행인이 언제 나타날지도 모르는 상태였다. 엄마의 이런꼴을 보면....... 아! 끔찍했다. 아니 이런 엄마의 곁에 있는 나를 보면..... 정말 창피해서 죽을것만 같았다. 나는 여전히 고개를 돌린체 손을 더듬더듬 뻗어 엄마의 허리쪽으로 가져갔다. 푸석푸석한 헤진 옷감의 감촉이 느껴진다. 엄마........... 이런 옷을 입고 이추위에........... 지금은 추운데...... 대개 추운데........... 내나이쯤 되면 저 멍청한 동생놈처럼 사람은 태어날때 엄마의 배꼽에서 태어난다는 그런 허무맹랑한 말을 이제는 믿지 않는다. 이정도 나이되면 여자의 생식기가 어떤 구조며 어떤 기능을 한다는걸 학교의 성교육이나 질나쁜 친구들의 입을 통해서 어느정도는 아는 그런 나이다. 그러해서인가 차마 엄마의 거.......기.....는 못보겠다. 다른 여자도 아닌 엄마의...... 엄마의 거기는...... 엄마는 특별한 분인데... 나를 낳아주신 분이신데.. 엄마의 거기는 절대 보아서는 안되는 그런 하나의 성역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하지만 지금은....... 하지만 안되겠다. 이런 날씨에 저렇게 하반신을 다 내놓고 있으면...... 가지나 제대로 식사도 끼니마다 못드시는 분이 몸이 상하실게 뻔했다. 고개를 홱 돌렸다. 그리고는 여전히 눈이 풀린체 정신을 놓은 듯한 엄마의 얼굴..... 얼굴만 보자..... 얼굴만... 나는 손을 밑으로 뻗어 쭈구려 앉아있는 엄마의 다리근처로 손을 뻗었다. 최대한 엄마의 맨살에 손이 안닿게끔 해보았지만 도저히 불가능했다. 그리고 보지도않고 바지와 속내를 입힌다는것은 더욱 불가능했다.
어쩔수없이 고개를 밑으로 내렸다. 엄마의 하반신으로................ 그리고................ 보았다....................... 어둠속에서도 거뭏거뭏한 엄마의 둔덕을.......... 바지와 속내의가 걸쳐있는 동그스름한 무릅을..... 투실투실한 허벅지를......... 그사이........ 보아서는 안되는 엄마의 비밀스런 부위를.......... 순간 머리가 감전된듯한 극도의 찌리리한 뭔가의 감전이 내머릿속에서 일어나고 있었다. 나도 모르게 토끼눈을 하고는 엄마의 그 비밀스런 성역을 얼마나 쳐다보았는지도 잊어버릴정도로 한참을 쳐다본것 같았다. 비록 엄마지만 처음보는 여자의 성역.............
나는 고개를 세차게 휘저었다. 모든 내 머릿속에 있는 더럽고 추잡한 생각을 모두 지워버릴려는 몸짖을........ 나는 심호흡을 한번 크게 쉬고는 무릅까지 내려가있는 엄마의 바지와 속내의를 한꺼번에 위로 끄집어 올렸다. 거의 여름에나 입을법한 그 몸빼같은 얉은 바지........ 다 떯어지고 헤진 빨간 내복....... 이런걸 입으시고 이 추운 겨울날 공사판에 계셨었단 말인가....... 한순간 이상야릇한 감정이 일었던 나자신에 대해 무척이나 화가나서 미칠것 같았다. 이제는 입밖으로 짜증섞인 말투는 더이상 나오지 않......... 아니 못했다.
늘어져있는 엄마의 몸을 업다시피...... 하지만 거의 질질 끌다싶이 하며 힘들게 가파른 언덕길을 오르기 시작했다. 걸음걸음 옮길떄마다 속으로 외쳐본다.
" 엄마....... 조금만 고생하세요... 내 학교졸업하면 취직해서 엄마 호강시켜드릴게요. 좋은 옷도 많이 사드리고 좋은 화장품도 많이 사드릴게요. 맛있는 음식도...... 맛있는 음식 좋아하시죠? 그 맛있는 음식........많이........ "
왠지 모를 눈물이 시야를 뿌옇게 만들고 있었다.
입에서 단내가 난다. 저멀리 우리집이 보인다. 그토록 싫어했던 들어가기 싫어했던 그런 집이 지금은 왜그리도 반갑고 아늑해 보이던지....... 그리고..... 그 집앞에 왜소한 한 사람의 인형이 보인다. 아버지였다. 순간 걸음이 더이상은 띠어지지않았다. 내 잘못을 알기때문일까?? 아버지를 아버지의 곁으로 차마 가지를 못하고 그대로 나는 움직일수가 없었다. 아버지꼐서 우리를 발견하신 모양이다. 서둘러 급하게 달려오시는 발자국소리가 귓가에 울려퍼진다.
[ 이놈...이녀석아~~ 이추운날 어디를 돌아다닌겨? 춥지도 않어? 괜찮은겨? 응? 괜찮어? 그런데 네 에미는 왜이래? 응? ]
[ 술을......... 술을 좀 드신것 같아요... 방으로 좀 옮겨야겠어요.. ]
아버지는 엄마가 술을 마셨다는 사실을 알면 펄쩍 뛰실것 같았는데 한동안 한심한 눈빛을 잠들어있는 엄마의 얼굴에 보내더니 말없이 나와 함께 엄마를 부축하여 방에 다 뉘이셨다. 그 살을 에는듯한 차가운 밖에있다가 훈훈한 집안의 따스한 아랫목에 들어오자 온몸의 긴장이 확 풀리는게 눈이 스르르 감겨왔다. 아버지는 서둘러 요와 이불을 내려서는 엄마에게 잠자리를 봐주시고는 내게로 오셨다.
[ 정말 괜찮어? 도대체 어디를 그렇게 쏘다닌거여? 엄마는 또 어서 만난겨? 에휴~~ 이애비가 다 못나서....... 배고프지? 기달려라.... 내 금방 밥채려오마... ]
아버지는 더이상의 야단같은 것은 치시지 않았다. 휴~ 다행이다. 무척이나 혼날줄 알았는데.... 아랫목에 앉아서 차가워진 궁뎅이를 지지고 있는 내눈앞에 꼬제제한 작은 고사리같은 손하나가 시야에 들어온다. 고개를 들어보니 동생이었다. 쳐다보기도 싫은놈... 동생은 머뭇머뭇 더이상 나에게 다가오지는 못한체 무척이나 풀이죽은 표정으로 나에게 뭔가를 내밀었다.
[ 어.....엉...아... 이..이거. 미안...안해.. 내가.. 잘몬..해...떠.... 이..거 깨...끗....히 닦..았..어... 하...나도...내침..안...묻었...어.... 정...말....깨..끗..해... 다시는....안...그럴...게...용...서해...주라..... ]
나를 똑바로 쳐다보지도 못한체 더듬거리며 두손으로 내민것은 말대로 어느정도 닦은듯한 나의 피리였다. 용서까지 비는 동생이었지만 왠지 나도 모르게 퉁명스럽게 동생이 내민 피리를 건네받아서는 홱 책상쪽으로 집어 던져 버렸다. 그런 나를 보는 동생의 눈에 글썽글썽 눈물이 일렁거리기 시작한다. 또 다시 가슴저편에서 울컥하는 뭔가가 치밀어오른다. 동생은 때묻은 소매로 눈가를 한번 훔치더니 내가 자신을 싫어하는것을 아는지 나와 멀리 떨어져서 차가운 윗목쪽으로 몸을 옮긴다.
왜...왜.................. 나는 이런 악당이 되어야하는가? 동생을 대하는 내 자신의 행동을 도저히 나도 어찌할수가 없다.
아버지가 힘든 걸음을 옮기며 밥상을 들고 들어오셨다. 말없이 상을 내앞에 밀어놓으신다. 밥공기 가득 김이 모락모락나는 잡곡밥과 김치가 있었다. 그제서야 뱃속에서 지독한 허기가 엄습해왔다. 십여일을 굶은놈 마냥 밥상에 달려들어 허겁지겁 밥을 입속으로 우겨넣었다.
[ 아....부지.... 밥.안....먹..었...는데.... 그거 ....아부지....건데....... 엉....아....배고...프...다고.... 아부지꺼... 남겨.놓....은......건..데.... ]
입안 가득 밥을 우겨넣은체 물끄러미 아버지를 쳐다보았다. 아버지는 그런 나를 말없이 한없이 자상하신 표정을 지으시며 어서 먹으라는 고개짖을 하고계셨다. 더 이상의 말을 할수가 없었다. 그모습이 너무나도 초라해보이셨다. 그냥 무턱대고 숟가락으로 밥을 입속에 쳐넣었다. 눈물이 나도 모르게 흘러 밥에 떨어진다. 그런 눈물이 떨어져 젖어가는 밥을 한없이 입속으로 멀어넣을 뿐이었다. 뒤에서 동생의 침넘어가는 소리가 어렴풋히 들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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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성탄절........ 메리 크리스마스... 임돠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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