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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상피(相避)-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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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피(相避)-12
동생과 나는 새벽녘에 이웃 면에 있는 외갓집으로 떠났다. 아무도 일어나지 않은 이른 새벽 우린 연인처럼 다정하게 걸어 차부(버스 타는 곳)로 갔다. 대합실에는 어딘가 일찍 떠나야 할 사람 몇 명이 늘어지게 하품을 하며 긴 나무의자에 앉아 있었다. 우린 사람들이 없는 구석진 의자에 앉아 어깨를 대고 기대어 첫차를 기다렸다. 밤새 내게 시달린 동생은 잠이 부족했는지 쓰러지듯 어깨에 기대어 왔는데 외투 위로도 느껴지는 그의 따스하고 부드러운 살결이 나의 가슴을 데워 깊어 가는 가을 새벽바람이 찾아든 시골 대합실이 전혀 춥지 않았다.
부르릉거리는 버스 엔진의 워밍업 소리가 어느 만큼 귀에 익숙해질 무렵 버스 문이 열리고 매표가 시작되었다. 우린 외갓집으로 가는 버스에 몸을 실었다. 좁은 버스의 의자는 둘이 앉으면 몸이 닿지 않을 수 없었는데, 동생의 보드라운 살결이 옷 위로 느껴지며 적당히 다가오는 가슴이 팔뚝에 닿을 때마다 출렁출렁 욕정이 파도처럼 살아나고 있었다.
시골 버스의 새벽 손님은 동생과 나, 그리고 배추 광주리를 바닥에 펄썩 내던지고 의자에 앉자마자 눈을 감은 50대 중반의 아줌마밖에 없어서 덜컹거리는 비포장 시골길이 더욱 을씨년스러웠지만, 그럴 때마다 출렁이며 다가오는 동생의 몸이 너무도 따뜻하고 포근하여 난 이대로 어디론가 멀리 가고 싶었다.
그러나 이런 나의 바램과 상관없이 버스는 한 시간 여 덜컹거려 우리를 외갓집이 있는 이웃 면에 내려놓았다. 잔치가 열리는 외갓집은 동네 입구까지 돼지 머리 삶는 냄새와 부침개 굽는 냄새를 흘려보내 먼동이 트지 않은 새벽을 일깨우고 있었다. 냄새에 혹한 동네 개들이 모처럼 찾아오는 우리 남매가 낯설었는지 컹컹 짖다가 이내 꼬리를 들어 살랑거리며 우리 주위를 맴돌며 음식냄새가 흐르는 외갓집까지 따라들어 왔다.
"아니 어째 이리 일찍 왔냐?"
"좀 더 자다가 이따 식 올릴 때쯤 올 것이지?"
우리가 삽짝 대문에 들어섰을 때 반갑게 맞이한 외숙모는 내 손을 끌어당겨 가슴에 얹어 쓰다듬다 얼굴로 가져가 부비며 반가와 어쩔 줄 몰라했다.
"일찍 와서 일을 도와드렸어야 했는데...., 죄송해요. 외숙모 님!
"막내도 어제 학교에서 늦게 오고 해서, 오늘 혼자 오게 하기 뭣해서 같이 오느라고......"
외숙모는 가운데 서서 나와 동생을 양쪽에서 팔짱을 끼다 안다 하며 안으로 데려갔다.
아직 잠에서 덜 깬 친척들, 또 살며시 일어나 잔치 준비를 챙기는 연세든 몇몇의 친척들이 우리 남매를 보곤 훤하게 웃으시며 반기셨다.
엄마는 여자 친척 떼거리와 함께 이웃집에 빌린 방에서 밤새 이야기 하다가 조금 전 잠이 들었다면서 시집 갈 누이가 깼을 테니 그리 가보라 하여 누이 방으로 들어갔다. 누이는 밤새 뜬눈이었는지 눈이 벌겋게 부어 우릴 울다시피 맞았다.
"고맙다. 공부에 바쁠 텐데 이렇게 와줘서..."
"아니예요. 누나 진작 자주 찾아 봤어야 했는데, 서울로 대학간 핑계로 못 찾아와서, 누나 시집가면 더 못 볼텐데"
"아냐, 나도 널 못 찾아 봤는데. 뭘"
우린 반가움과 아쉬움을 섞어 인사를 나누며 손을 잡고 한없이 흔들다 매만지다 했다.
별로 예쁠 것도 늘씬할 것도 없는 외사촌 누이.
남다르게 머리도 좋지 않아 시골에서 겨우 중학교만 나와 집에서 농사일이며 살림이나 돕던 누나, 그러나 한없이 너그럽고 부드러운 외사촌 누나는 남다르게 출중한 우리 남매를 부러워하며 아주 좋아했다.
"어쩌면 잘 생긴 데다 공부까지 잘 하니, 인간성도 좋고...."
누이는 우리 남매 둘 다 바라보며 부럽다는 듯 지르는 탄성이었다.
"너도 오빠처럼 의사 선생님 되는 서울대 갈거니?"
"몰라, 언니! 그런데 난 의사보다 간호사할거야. 오빠가 하는 병원 간호사 돼서 오빠하고 안 헤어지고 살 거야."
나도 처음 듣는 말이었다. 막내 마음속에 그런 맘이 있었다니, 어제 밤과 오늘 사이에 먹은 마음일까? 아니면 애초부터 가진 마음일까?
"야유, 느덜은 좋겠다. 공부를 잘 하니, 하고 싶은 대로하고, 살고싶은 대로 살고...."
누나는 부러움에 어쩔 줄 모르는 표정을 짓다가는 한편 자신의 신세를 한탄했다. 난 어쩜 공부도 못 하고 예쁘지도 못 한지. 그저 커다란 질항아리처럼 둥그렇고 탱탱하게 살만 쪘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재주도 없고...... 그래도 어쩔 수 없지 않느냐는 듯 씨 웃었다.
시집가는 외사촌 누나는 보통 여자보다 체격이 좋았다. 키도 그 당시 웬만한 여자 아이 머리하나 정도는 더 올라와 있었고, 팔뚝이며 다리가 굵었다. 그러나 살결은 박 속처럼 희어서 그 큰 얼굴은 늘 보름달처럼 환했는데 마음이 좋아 늘 잘 웃고 이웃이며 친척에게 그 큰 덩치만큼 너그러워 다녀가는 친척을 빈손이나 빈 입으로 보내려 하지 않았다.
누나는 덩치가 커도 미련하거나 곰처럼 데퉁 맞아 보이진 않았다. 큰 대로 균형이 잡혀 몸도 빨랐고 공부하는 머리와는 다르게 생각도 사리에 맞게 민첩하게 하였다. 그래서 그런지 나와 동생은 누이를 잘 따랐고, 누이를 만나면 늘 편안하고 좋았다.
우리가 어쩌다 들르는 명절 때나 제사 때에 동네 안에서 보고 동구 밖까지 달려나올 때면 그 큰 가슴이 쏟아져 옷 밖으로 떨어져 내릴 듯 출렁거렸는데 전혀 보기 싫지가 않았고, 민망하지가 않았다. 동생과 난 그저 반갑게 달려가 안겼고, 누나도 귀여워 죽겠다는 둣 우릴 안고 마구 흔들었다.
그 누나가 혼기를 다 놓치고 집안 살림을 도맡아 하더니 서른이 다 돼 가는 스물 아홉에 서울 공장 직공으로 일하는 늙은 총각에게 오늘 시집을 간다는 거였다.
"너 참 아파트에 산다며. 난 신도림동 공장 가까운 곳에 단칸 전세방을 얻었어. 서울은 하나도 모르는데 언제 서울 구경 좀 시켜 주라"
"매형이 시켜 줄 텐데요. 뭐?"
"매형은 매형이고, 난 니가 시켜주면 너 좋을 것 같어."
한참을 인사 겸 떠들다 누나는 목욕을 하고 미장원에 가야 한다며 택시를 불러 읍내로 나갔다. 친척들은 대절한 버스에 장만한 음식을 나눠 갖고 읍내로 함께 떠났다. 엄마는 우리가 불편해 할까봐 자리를 잡아 다른 사람이 못 앉게 물건을 올려놓고 기다리며 우리 남매를 눌려 앉히셨다.
"아침은 먹었어."
"네, 아까 식구들 먹을 때 조금 떴어요."
"배고프지 않아!
"괜찮아요. 조금 있음 또 먹을 텐데요. 뭐"
"그래, 차안에서도 뭐 좀 먹으려므나."
외사촌형과 또 다른 누이들에게 눈치가 보이게 염마는 별스럽게 우릴 챙기려 하시다 다른 친척들 무리에 섞여 잔치의 떠들레한 축제 속으로 다시 밀려들어 가셨다.
읍내 농협의 회관에서 치룬 외사촌 누이의 결혼식은 오후 두 시가 넘어 끝이 났다.
달덩이 같은 외사촌 누나는 부모님과 헤어져 낯선 남자에게 몸을 의지하여 살게되는 것이 서러웠는지 눈물을 펑펑 쏟으며 줄곧 울었는데 신랑인 매형 보기가 민망할 정도였다.
등을 두드려 위로하는 매형에게 누나는 얘가 내가 늘 말하던 서울대 의사 선생님 되는 엄청 좋은 대학교 학생이라며 소개를 시키고, 내 손을 잡아 끌어당겨 가슴이 다 드러난 웨딩드레스의 웃섶에 대곤 문지르다 얼굴에 부비곤 하여 어쩔 줄 모르게 당황이 되었다.
"반포 주공이면 가깝네. 남부 순환도로로 잠깐이네."
매형은 꼭 한번 들른다며 나도 자주 들르라는 당부를 하였다.
읍내에선 서울로 가는 버스가 자주 있어 난 곧바로 서울로 왔다. 엄마는 자고 내일 새벽 차로 가라 했지만, 난 리포트 정리할게 있어 가야 한다며 올라 왔다. 엄마는 리포트가 그저 대수롭지 않은 숙제라는 정도를 모르셔서 그게 무슨 의사 되는데 꼭 필요한 공부인 줄 알고 날 붙잡지 못 했다.
엄마 옆에서 산 노루 같은 눈을 먼 하늘로 주며 가슴을 울렁거리게 숨을 몰아쉬는 동생이 애처로워 난 더 이상 머물지 못 하고.
"다음 주 아님, 그 다음 주래도 또 집에 갈게. 엄마! 그리구 막내 공부 그냥 되는대로 해, 꼭 좋은 일류대 아니면 어때, 우리 막내면 됐지. 내 동생이면 됐지.....내 동생이면 무조건 귀엽고 이쁜걸....."
말끝을 흐리고 난 어두운 동굴같이 입구가 좁게 벌어지기 시작하는 버스 문으로 달려 올라가 반포동 아파트로 몸을 옮겼다.
학교와 도서관과 집으로 다람쥐 체 바퀴 돌 듯한 메마른 생활에 다시 죽기 살기로 매달려 마로니에 공원에 뒹구는 낙엽조차도 그저 아무 생각 없이 밟으며 눈길 한번 주지 않고 참으로 멋대가리 없이 책에만 매달리다 돌아 온 목요일 밤 엄마가 아파트에서 날 기다리고 계셨다.
꺼져 있어야 할 내방의 형광등이 포르스름 하게 살아나 단지내의 숲으로 빛을 내보내고 있음을 알았을 때 난 혹시 동생이 죽기 살기로 집을 뛰쳐나와 내게로 달려온 것은 아닌가 덜컹 가슴이 내려앉았다. 내가 그저 힘없이 그러나 무척 반가워 어쩔 줄 모르겠다는 시늉으로 조금 크게,
"오셨어요!"
소리를 내며 아파트 문을 열었을 때 엄마는 환하게 웃으시며 내게 다가와 나를 끌어안았다.
"가방도 안 가지고 올라오면 어떻허니? 뭐가 급하다고....., 그 리포턴가 뭔가 복잡한 공부는 괜찮았어. 가방도 없이....."
"네, 거긴 음악 테잎과 잡지 몇 권밖에 없었어요. 그냥 막내가 보고 듣고 써도 되는 거라.."
"그래도 네 껄 어떻게 막내가 마음대로 쓰게 해, 네 말도 없이. 그리구 그것도 있지만 글세 저번 시집간 순애가 여길 오늘 들른단다. 시집간지 삼일밖에 안된 애가 신혼 여행 다녀오자마자 웬일이냐? 너 혼자 있는 집에. 공부 방해 할려구."
엄마는 평소와 다르게 수선스럽게 말을 많이 하셨다. 난 고단한 몸을 엄마 가슴에 기대며 졸립다는 듯 눈을 감았다.
"피곤하구나. 이렇게 공부가 힘들구 피곤한데 순애 얘는 주책이지 여긴 왜 와 한 밤중에."
외사촌 집에서 반포동 아파트 가는 길과 동 홋수를 자세히 물어서 웬일인가 했더니 순애가 날 찾아 아파트에 간다고 했다는 얘기를 듣고 부랴부랴 덜렁 가벼운 가방을 들고 올라왔다는 거였다.
순애 누나!
외사촌 누나, 새댁이 된 누나는 열 시가 넘어서 우리 아파트에 왔다.
매형과 함께 왔는데 신접살림을 차릴 신도림동 전세방에 살림을 들여놓으러 올라온 시집식구들이 내려가질 않아, 2박3일의 짧은 신혼에서 돌아오랴, 시집 식구에게 인사하랴 음식 대접하랴 하는데 갈 곳이 마땅찮은 물정 모르고 눈치 없는 시골 식솔들이 함께 자겠다는 양 버티고 있으려 해서 마땅한 친척도 없고, 여관이나 호텔 비도 아까워 집 구경 겸 이리 왔다는 겨였다.
여기 반포동에 고모님이 있는데 꼭 들으라 해서 인사차 들러 자고 올 테니, 마음 푹 놓고 주무시고 내일 내려가라고 하니까 대책 없이 순진한 시골 시댁 식구들이 얼씨구나 퍼질러 눌러 앉았으니 이해해 달라고 누나는 미안한 듯 말을 이었다. 그리고 마침 고모님도 오셔서 좋다고 하며 신랑에게 인사를 다시 시켰다.
"우리 멋쟁이 고모님이셔. 인사드려요. 자기..."
별로 감동을 받을 수 없는 평범하고 시시한 매형이 자라온 이야기와 지금의 형편과 이 사람 순애씨를 한목숨 다해서 극진히 사랑할 테니 두고 보라는 속이 보이는 각오를 귀 밖으로 듣다가, 외사촌 누나 순애와 매형에게 안방을 내어주고 나와 엄마는 뒤쪽 숲으로 창문이 난 작은 방으로 옮겨왔다.
나 혼자 쓰는 아파트라 이불도 넉넉하지 않아, 신혼의 순애누나 부부에게 큰 이불을 내주자 나와 엄마는 작은 요와 담요를 다 동원하여 눕게 되었다.
방이 좁은 만큼 엄마와 난 가까이 누워 곧 바로 잡아당겨 끌어안았는데 엄마는 가슴을 다 드러내어 내 입과 손을 받아들이면서도 오늘은 웬지 빗장을 열려하지 않으셨다. 안방의 신혼부부가 먼저 일을 시작해야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은밀한 계산을 하고 계신 것이었을까.
누나는 매형에게 뭐라 했는지 조용히 숨 고르는 소리만 내보내며 한참을 지내더니 부스럭거리며 일어나 거실로 나왔다. 그리곤 엄마를 불렀다.
"주무셔요? 고모님! 주무셔요?"
입술 위로 말려 올라간 스웨터를 허겁지겁 내리고 엄마는 "아니, 왜?" 대꾸하시며 일어나 거실로 나가셨다.
누나는 잠이 오지 않는다며 고모가 참 보고 싶었는데 이렇게 봐서 좋다는 둥 서울은 생면부지 낯선 땅인데 똑똑한 동생이 옆에 있어 든든하다는 등의 말을 울먹이며 하였다.
나도 잠이 오지 않아 누나 뭘 그렇게 울어, 좋은 사람 만나 행복한 결혼식 했는데 하며 밖으로 나가자 누나는 내 손을 잡아 허벅지가 다 비치는 잠옷 위에 내 손을 끌어다 쓰다듬으며, 넌 어릴 때부터 이 누나를 잘 따르고 말도 잘 듣더니 이젠 내 옆에 사는구나 하며 손을 오래 오래 만졌다.
나도 누나의 손을 함께 만지며 누나는 부지런하고 알뜰하여 잘 살 거야, 그리구 어렵더라도 잘 참고 견뎌. 내가 병원이라도 차리면 누나를 병원 구내매점이나 병원 구내 식당 같은 데 대빵으로 취직 시켜줄게. 하자 엄마도 눈이 휘둥그레지고 누나는 말만 들어도 좋다며 나를 끌어다 가슴에 안고 등을 마구 두드렸다.
엄마가 둘이 더 이야기하라며 먼저 주무시겠다며 방으로 들어가실 때 찬바람 같은 것이 조금 일어나는 것을 난 보았으나 누나는 전혀 느끼지 못 했는지 "고모님, 안녕히 주무셔요." 찬바람 내 품는 엄마 등에 쾌활한 인사를 보냈다.
저이는 되게 고단한 모양이라 했다. 시골에서 없는 집 장남으로 자라 많은 동생 뒷바라지와 양친 부모 공경으로 뼈꼴이 마르다가 늦게 서울로 올라와 셈방 기술을 배워 나이 서른을 넘겨 이제 겨우 제 일을 찾았는데 시골에선 서울이면 누구나 돈을 잘 버는 줄 알고 무엇이나 기댄다는 거였다. 마음 하나 착하다는 중매의 말에 나 같은 게 어디 진자리 마른자리 가리겠느냐는 식으로 결혼을 결정했는데 오늘 시댁 친척들 보니 앞날이 노랗다는 거였다.
난 손을 매만지며 누나의 허벅지도 쓰다듬으며 누나의 희망 없는 이야기를 들어주는데, 누나보다 더 나을게 없는 피곤한 내 심신이 땅 속 깊이 가라앉는 듯 눈꺼풀이 내려앉으며 누나의 통나무처럼 큰 다리에 얼굴을 떨어뜨리자 누나는 날 일으켜 세워 엄마 옆으로 끌어다 눕히곤 안방으로 가 매형에게 빗장을 열어주는지 진흙 빠대는 소리를 내 귓가에 꿈결처럼 보내주었다.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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