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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촌의비밀(시작)

어촌의 비밀



나는 형사들을 피해 전라도 어느 섬으로 도망을 갔다
해가 거의 질무렵에 도착을 했는데 섬사람들의 시선을 피하면서 민박이라고 쓰여져 있는
곳을 들어갔다 제일 먼저 눈에 뛴곳이다
"실례 합니다"
나는 무겁운 어투로 주인을 불렀다
"누구...지라"
두리뭉실하고 맘씨 좋게 생긴 중년의 여자가 손에 물기를 치마에 대강닦으면서
부엌에서 나왔다
"아....안녕하세요"
"누구....신가..?"
여인은 의아한 눈으로 나를 쳐다보면서 재차물었다
"아..네 ...민박을 좀..."
"아이구.....손님이..구먼....어서오세요?"
여인은 양손을 비비면서 눈웃음을 치면서 친절하게 맞아주었다
내손에 쥐고 있는 가방을 뺏다싶이 받아 쥐고는 마당을 가로 질러 잰걸음 으로 걸었다
난 습관적으로 집구조를 살펴 보았다
스레트 지붕의 집은 조금은 오래 된듯한 군데 군데 땜질한 흔적이 보였다
집구조 로 봐서는 방도 많을겄 같지도 않았다
여인은 안방인듯한 곳의 바로 옆방문앞에 가방을 놓으면서 돌아보았다
"어찌 ......여름이 ..다지나고 ..왔어라"
"아...저는 ..소설을 쓰는 사람입니다"
"그러요....그라믄...오래있을분이네"
"네 ..아마..오래..있을꺼 ...같습니다"
아주..사교성이 좋은 여인 이었다 배실거리며 웃는 얼굴은 조금은 귀여워 보였다
"그라믄...선상님이라고 불러야 겠주...."
난 ..여인을 향해 빙긋이 웃음만 웃어 주었다 마음대로 불러라는 듯이
여인은 방문을 활짝 열어젖히고는 가방을 안으로 집어던지듯이 놓았다
방안은 약간퀴퀴한 냄새가 나는것같았다
하지만 난 애써 내색은 하지 않고 안으로 쑥 들어갔다
"방이 아담한게 좋군요 "
여인은 쑥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우리집에선....제일 ..좋은..방이구먼요"
그때였다 찌그러진 양철 대문을 열면서 소녀가 하나 들어왔다
소녀는 열일곱살 정도 되어보이는 까맣고 자그만 얼굴을하고 있었다
퍼뜩 깜장콩을 연상케하는 얼굴이였다
아마 바닷바람에 많이 거을린 전형적인 섬처녀 였다
"아줌마....딸인가 ...봐요"
"네.....우리큰딸이지요....순덕아...선상님께 인사드려라"
엄마의 말이 떨어지자 섬소녀는 꾸벅 고개를 숙이며 조금은 작은듯한 목소리로
"안녕하세요"
짤막하게 인사를 했다
"바깥어른이 많이 귀여워 하겠군요"
난 ...인사치레로 그렇게 말했다
그러자 여인의 얼굴이 갑자기 어두워졌다
"바깥양반은 없구먼요....."
나는 미안해하는 얼굴로 침묵을 지켯다 아마 객지에 있거나 아니면
그흔한 이야기처럼 바다에서 운명을 달리 했을 겄이다 그렇게 생각을 했다
그렇게 대충 서로의 인사를 끝내고는 섬에서의 하루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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