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천 세 가(北天世家) 2 - 15
북 천 세 가(北天世家) 2 - 15
새로운 무림강호 - 1
망망대해(茫茫大海)
끝이 보이지 않은 저 푸른빛을 발하고 있는 바다.
지평선 넘어 붉게 물들이면 솟아오르고 있는 태양, 그리고 그 옆에 작고 아담한 섬들이 있었다. 그러나 몇 칠 전만해도 한 곳에 있어야 할 무인도가 사라지고 말았다. 바로 유무성과 강호 무림인들이 있던 그곳이 사라져 버리고 말았던 것이다.
절대적인 내공의 싸움으로 인해 무인도가 통째로 사라져버리고, 그 안에 있던 유무성도 무인도와 같이 바다 속으로 가라앉고 말았다.
그의 죽음을 아쉬워하는 이가 있으니 바로 유무성의 아버지인 강천우였다. 그만 간신히 무인도에서 살아 돌아와 마을에서 섬이 있는 곳을 바라보고 하염없이 슬퍼했다.
유무성이 있는 섬이 바다 속으로 사라진지 벌써 한 달이 흘러갔지만 여전히 그곳에서 나오는 사람은 없었다. 그리고 무림도 짧은 시간에 많은 변화가 있었는데 바로 사라졌던 무림의 고수들이 다시 나타났다는 것이다. 그와 동시에 다시 강호 무림에 활보하는 이들이 있었다.
천마성(天馬星)
흑명교(黑明敎)
만년설궁(萬年雪宮)
천궁(天宮)
천마성(天馬星)-
무림에 나와 활보했지만 냉혈광마 유무성의 저지로 인해 다시 두문불출(杜門不出)하던 이들이 다시 무림으로 나와 활보하기 시작했다. 그때와 다르게 천마혈왕(天馬血王)가 직접 무림으로 나온 것이다. 그에 대해 아는 것은 아무것도 없고 설사 그의 무공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초절정의 고수란 소문만 무성할 뿐이었다.
흑명교(黑明敎)-
사도(邪道)의 제일가이면 사도들의 우상으로 여기는 교(敎)이다.
교주(敎主) 노철웅(盧哲熊)을 중심으로 무림에 나와 활약하기 시작했는데 주로 그의 제자인 이주협(李州俠)이 모든 것을 주도하고 있었다. 정도인들보다 무려 두 배 이상의 세력을 가지고 있어서 함부로 할 수 없었다.
만년설궁(萬年雪宮)-
언제 어디서 나타났는지 모르지만 한 순간에 무림에 떠오르는 여인들의 집단이다. 특히 그녀들을 다스리는 빙설궁후(氷雪宮后) 백자련(白紫聯)는 얼음같이 차갑고 냉혈한 여인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녀의 미모는 천하제일이라는 소문이 났다. 아니 설궁의 모든 여인들이 하나같이 절세미인이라 한 여인만 차지해도 천하를 얻을 수 있다는 생각에 잠길 정도였다.
만년설궁에서 진짜로 무서워해야하는 여인은 바로 백자련의 뒤에 있는 여인, 천년빙설후(天年氷雪后)가 있었다. 그녀를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설궁의 여인들도 그녀가 누구인지는 모르고 있었다.
천궁(天宮)-
무(無).
천궁에 대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다만 무림맹보다 더욱 웅장한 성만 지어져 있고 그곳에 아무도 살지 않는 것 같았다. 그곳에 들어간 사람이 나올 때는 그의 머릿속에 기억들이 모두 지워져서 나오기 때문이다. 그로 인해 천궁의 문을 굳게 닫혀져 있어 천궁에 대해 아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무림맹에서 내세운 사람은 냉혈광마였지만 그의 행방이 묘연하여 내세울 사람이 없어졌다. 인제가 없는 무림맹은 더 이상 무림에 나올 수가 없는지 문을 굳게 닫고 말았다.
이들의 활약으로 인해 무림은 약육강식(弱肉強食)의 시대가 도래(到來)하고 말았다. 무림에 살아 남기위해서는 더욱 강해져야 하고 그런 능력이 없으면 강한 세력으로 들어가만 했다.
이런 상황이 어느새 반년이 흘러갔고 무림은 여러세력으로 분리되고 말았다. 그중에 제일 힘이 약한 이는 바로 무림맹과 정파인들이었다. 물론 상황에 따라 변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정파인들의 자존심은 자신의 목숨과 같아 다른 세력으로 들어가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당연히 모든 고수들의 표적이 되어가고 있었다.
*
소월관(所月館)
하북성에서 제일 큰 주루(酒樓)이자 기루(妓樓)인 이곳은 모든 무림인들이 들리는 곳이다. 하지만 요즘은 많이 변해서 무림인들의 행포(行暴)가 심한 곳이기도 하다. 한 시진이 멀다고 칼부림이 시작되고 무림인들이 죽어나가는 것이 자주 일어났다. 관아에서도 이곳에 관해서는 절대로 나서지 않고 있는데 바로 무림과 관아는 개입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오늘도 엄청난 무림인들의 소월관에 모여 노름을 하거나 여인을 품에 안고 희희낙락거리고 놀고 다른 곳에는 서로 자신의 무공을 과시하는 이들도 있었다. 이런 이들도 함부로 하지 못하는 이가 있으니 바로 소월관의 안주인이 음소월이었다. 무림인들은 소월관을 부수고 난장판을 쳐도 한 사람이 나오면 고양이 앞에 쥐처럼 조용해진다.
오늘도 여전히 시끌벅적한 소리와 여인들의 웃은 소리가 들리는 가운데 소월관 안으로 들어오는 인물을 보자 그곳에 있는 모든 사람들의 행동이 멈추고 그를 바라보았다.
천마뇌존(天摩腦尊) 이결(李潔)
천마족에 이인자로 알려져 있는 인물로 최근에 강호에 명성을 떨치고 있었다. 천마성의 인물들이 자주 강호에 모습을 보이는 것은 흔한 일이다.
객잔에 들어온 이결을 주위를 둘러보고 한 자리로 걸어갔다. 그리고 그의 뒤에 수십 명의 남자들이 그의 뒤를 따라갔다. 헌데 다른 사람도 아닌 천마뇌존 이결이 이런 초란한 객잔에 모습을 보였다는 것에 무림인들은 의아해했다.
술과 음식이 나오자 간단하게 한 잔 마셔갈 때, 또 다시 수십 명의 그림자가 객잔의 문을 막아서고 있는데 그들의 모습이 하나같이 매우 아름다운 여인들이었다. 한 같이 천상의 선녀라고 해야 할 정도로 매우 아름다운 여인들이 객잔에 들어서는 순간 무수한 무림인들이 그녀들을 바라보는데 그들의 눈에는 흑심이 가득한 표정들이었다.
주위를 둘러보고 빈자리을 확인한 그녀들을 그곳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면 뒤에 걸어오는 여인은 다른 여인들 보다 키는 작아보였지만 그녀들 중에 톡 튀어 보일정도로 아름다웠다. 그녀들이 지나가는 곳에 있던 무림인들은 하나같이 그녀들의 가슴과 엉덩이를 뚫어져라 쳐다보는데 그들의 눈은 음산했다
그녀들을 그들의 어떤 행동을 해도 전혀 개의치 않고 자신들이 앉을 자리로 향해 가 앉아갔다. 계속해서 그녀들의 몸을 바라보는 무림인들 중 두 세 사람이 그녀들이 앉아 있는 곳으로 향해 갔다. 그러자 그곳에 있던 모든 남성들은 그들이 하는 행동을 주시하고 있을 때, 한 무림인이 그녀의 어깨를 잡아갔다.
“ 헤헤..아가씨!. 시간 있으면 나와 술이나 한잔 합시다?. ”
“ 물러가라!. ”
“ 헤헤..너무 야속하게 그러지 말고..나와 함께...으악..”
으윽...쿠..웅..쾅...
아무런 움직임이 없는데 어찌하여 남자의 몸이 허공을 가로질러 날아가 벽에 박혀 죽어단 말인가?. 남자의 몸에는 하얀 서리의 자국이 남아있는 것을 보아 백의 옷을 입은 여인들 소행으로 보였다. 그러다는 것은 그녀들의 절세무공을 가지고 있다는 말과 같았다. 두 명의 무림인은 자신의 일행이 죽은 것을 확인하자 주춤 뒤로 물러나고 말았다.
겁에 질려있을 때 그녀들을 향해 희미한 물체가 날아오자 한 여인이 그의 물건을 낚아 채어보니 술잔에 술이 가득 차 있었다. 그리고 물체가 날아온 곳으로 시선을 돌릴 때 그곳에는 한 남자가 의자에 앉아 그녀들 보고 술잔을 들어보였다.
이십 대 후반에 용모는 단정해 보였다. 연한 눈썹에 약간 찌어진 눈이 어디지 모르게 잘 어우러지고 오뚝 솟아 있는 코와 얇은 입술이 잘 어울려 보였다. 그런 남자가 여인들에게 웃을 보여지만 그녀들을 그런 남자의 성의를 무시하듯 고개를 돌리고 말았다.
이정도면 다른 남자들은 화를 내고 그녀들에게 화를 냈지만 이 남자는 그런 여인들에게 웃음을 보이고 자신의 들고 있는 술잔을 마셔갔다. 그러나 주위에 있는 사람들은 그런 그에게 무어라 말을 하지 못하는 이유가 이 남자의 신분때문이었다.
천방공랑(天方空郞) 가천이(可天理)
흑명교의 둘째 제자인 그는 천하에 아무 근심 없는 사람으로 자유분방한 인물이다. 그의 사부인 노철웅(盧哲熊)도 두 손을 다 들어버릴 정도였다. 술이 있고 여인이 있는 곳에 어디든지 찾아가는 그였기에 이곳에 오는 것도 당연했다.
천마성에 이어 만년설궁, 그리고 흑명교까지 모여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러나 지금 이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이 신기할 정도였다. 이 세 집단이 무림을 장악하고 있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었다. 하지만 이들이 제일 두려워하는 것이 있는데 바로 천궁의 인물들이 다. 아직까지 천궁의 인물들을 만나는 사람은 없었다, 아니 없다는 것보다 그들을 만나서 살아 있는 인물이 없다는 것이 더 정확했다.
소월관은 이들의 등장으로 조용한 분위기는 다시 활기차게 변해갔지만 그들이 있는 곳에는 전혀 접근을 하지 않았다. 실수로 그들의 신경을 건드리는 순간 자신의 목숨도 그 자리에서 사라지고 없을 거라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다시 시끄럽고 흥겨워하고 있을 때, 소월관에 다시 들어오는 인물에 모든 사람들의 행동이 멈추고 말았다. 마치 그의 몸에서 빛나는 빛이 흘러나오는 것 같았고 그의 모습에 사람들의 혼이 빨려 들어가고 있었다.
“ 누구?..너무 눈부셔.. ”
“ 어찌 사람의 몸에서...빛이.. ”
“ 도대체 누구란 말인가?. ”
세상에 어느 곳을 찾아다녀도 이런 남자는 찾을 수 없을 정도로 매력이 넘치는 남자였다. 이십대 후반의 남성은 여인들이 바라는 그런 미남의 얼굴을 가지고 있었다. 특히 그의 눈에 빛나는 것이 세상의 여인들이 자신의 눈에 다 담겨버릴 것 같았다. 하지만 그의 눈보다 꽉 다물어진 그의 입술은 누구나 탐내고 싶을 정도로 빠져들게 만들었다. 남자라도 그의 입술에 빠져버릴 정도로 매력이 넘쳐났다.
모든 사람들이 그의 시선을 두고 되새겨 봤지만 도저히 무림에서 찾을 수 없는 인물이었다. 하지만 몇 사람은 그의 모습을 보고 알아차린 눈빛을 보내고 있는데 바로 조금 전에 들어온 인물들이었다.
막 문턱을 넘어 들어오는 남자의 뒤에는 전에 들어온 설궁의 여인들보다 몇배는 더 아름다운 여인들이 남자 뒤에 서 있었다. 그리고 앞으로 나오는 순간 그녀들의 들고 있는 바구니 속으로 손을 넣어 물건을 잡고 하늘 높이 올렸다. 그러자 그녀들의 손에 뿌려지는 꽃잎들이 바닥으로 떨어져 내리고 있을 때 한 여인이 남자에게 고개를 숙여 말을 했다.
“ 공자님..가시죠.. ”
“ ... ”
남자는 꽃잎을 밝고 앞으로 걸어가 한 탁자에 걸음을 멈추는데 그 탁자에는 언제 해놨는지 탁자보가 덮여 있고 의자에 화려한 금빛의 천이 감싸여 있었다. 남자는 자신의 여인들이 마려해준 의자에 앉아 갔고 그녀들이 준비한 음식을 탁자에 내려놓았다. 그야말로 진수성찬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엄청난 음식들이 탁자에 놓여졌다.
남자는 가만히 앉아 있을 때 한 여인이 자신의 손에 젓가락을 들고 음식을 집어 남자의 입으로 가져갔다. 남자는 자신의 입으로 음식이 오는 것을 알자 입을 살짝 벌리고 음식을 받아 먹었다. 이런 모습을 보고 있던 무림인들은 부러운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는데 한 무림인이 그를 향해 걸어갔고 그와 반대편의 의자에 앉아 남자를 바라보았다.
“ 어이..형씨..맛있은 음식은 나누어 먹어야 더 맛있는 것 아시오?. ”
“ ..... ”
“ 하하하..그래서 말인데 같이 나누 먹자는 소리올시다. ”
“ .... ”
“ 그럼 승낙하는 걸로 알고..실례 좀 합시다..하하하. ”
남자는 음식을 들어 자신의 입속으로 넣어갔다. 그리고 맛있게 음식을 먹어가는 순간 그 남자의 몸에서 천천히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마치 독약을 먹어 죽어가는 형태와 비슷하게 그의 몸이 천천히 녹아 내려갔다. 허나 장작 그는 자신의 몸이 녹아 내려가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 마냥 웃으면서 음식을 집어 먹어갔다. 짧은 시간에 남자의 몸은 사라지고 말았다. 그 광경을 보고 있는 무림인들의 눈에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의자에 앉아 있는 남자는 음식을 먹고 있지만 아무런 변화가 없기 때문이었다.
“ 공자님이 좋아하는 백설홍(百雪紅)이옵니다. ”
여인의 술잔에 입술만 가져가는 남자는 여인이 하는 대로 마셔갔다. 그리고 마무리로 여인이 들고 있는 손수건으로 남자의 입술을 닦아주었다. 이런 과정을 다 바라보고 있는 무림인들의 표정은 아직도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평일때보다 다른 분위기가 감돌기 시작했다. 항상 흥청망청하던 소월관이 너무 조용한 분위기로 변해버리는 것이 이상할 정도였다. 그런 분위기를 깨는 사람은 항상 나타나는데 바로 그런 사람이 나타나 남자의 마주하고 앉아갔다.
능청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는 남자는 탁자에 차려져 있는 음식을 보고 해맑게 웃어갔다. 그런 모습을 본 무림인들은 고개를 흔들어 갔는데 바로 앞에 죽었단 남자를 보고 똑같이 된다는 것을 알고 그런 행동을 하는 것이였다.
그때..
“ 음..맛있는 냄새네..배고픈데 나도 조금 먹을 수 있는지요?. ”
“ .... ”
“ 아무런 대답이 없다는 것을 승낙을 알고..그럼 실례..헤헤헤.. ”
남자는 자신의 품속에서 젓가락을 꺼내는 순간 자신의 앞에 있는 생선음식을 집어 입속으로 넣어갔다. 그런 모습을 보도 있던 무림인들은 다시 고개를 흔들어 가는데..
“ 음..맛있군..그럼 요것은.. 냠..냠냠..오...이것도 엄청 맛있네..헤헤헤. ”
“ ?... ”
음식을 맛있게 먹고 있는 남자를 주시하는 모든 시선들..특히 그중에 맛있게 먹고 있는 남자 앞에 앉아 있는 남자는 먹던 입을 멈추고 앞을 주시했다. 그러나 여전히 아무런 눈치도 안보고 오로지 음식에만 전념하고 있는 남자는 절반가랑의 음식을 섭취하고 말았다.
“ 크허..잘 먹었다..그럼 마무리로 술 한 잔.. ”
남자는 여인이 들고 있는 백설홍을 낚아채는 순간 자신의 입으로 가져가 그대로 마셔갔다. 엄청난 양의 술을 마셔가는 남자는 더 이상 마실 수 없자 술병을 내려놓고 트림을 했다.
“ 헤헤헤..잘 먹었습니다..그럼 이만.. ”
“ ... ”
의자에서 일어나 그 자리를 떠날려는 순간 그의 몸을 막아가는 여인들, 헌데 그녀들의 행동이 하나같이 절대고수들의 수준이었다. 자신의 자리에 있던 여인들이 언제 남자의 주변에 모여 들었는지 그들의 눈으로도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 에쿠..왜들 이러시는지?.. 난 잘못이...아얏!..아파...내 귀..아파.. ”
“ 흥..조금만 한 눈 팔면 사고를 치니...아이..참!.. ”
“ 헤헤헤..미안해..그러니까 내 귀좀 놓고..아얏..”
모든 사람들이 그곳을 보고 있는지 어느새 나타났는지 여인들에게 변을 당하는 순간 남자의 귀를 잡아 올리는 여인이 나타났다. 백의를 입고 긴 생머리를 하고 있는 여인인데 마치 정신이 나간 여인같이 보였는데 그녀의 행동에 무림인들은 그녀를 주시했다. 그러나 그녀 역시 무림에서 잘 알려지지 않은 여인으로 보였다.
여인은 남자의 귀를 잡고 그곳을 빠져 나갈려고 했다. 그러나 주위에 있던 여인들이 그녀의 행동을 저지하고 말았다. 그런 모습을 지켜보던 여인은 그녀들을 보고 웃으면서 말을 하는데 마치 협박과 비슷한 말투였다.
“ 호호..저이 때문에 미안합니다..그러니 더 이상 길을 막지 말아주세요. ”
남자의 귀를 잡고 있는 여인의 한마디에 막고 있던 여인들은 그 자리에 움직이지 못하고 말았다. 자신들의 몸이 움직이지 못하는 것을 알자 놀라는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고 있을 때, 그녀들의 주인인 남자가 일어나 그녀들 곁으로 다가갔다. 그러자 다시 움직이는 그녀들은 남자 곁으로 다가와 고개를 숙여 갔다. 그런 여인들을 뒤로 하고 남자는 남자의 귀를 잡고 있는 여인 곁으로 다가갔다.
“ 그대는 누구인가?. ”
“ 나..나는..아얏!... ”
“ 당신은 조용해요..공자님은 남의 이름을 물어보기 전에 자신부터 밝히게 먼저 아닌가요?.”
“ 이...어디서..감히..읔...죄송하옵니다..공자님.. ”
남자의 옆에 있던 여인들이 그녀의 건방진 행동에 무어라 말을 하려다가 그의 행동으로 인해 저지당하고 말았다. 그녀들을 뒤로하고 앞에 있는 두 남녀에게 정중하게 포권지례(抱券之禮)를 했다.
“ 소생..백승천(白昇天)이라 하오. ”
“ 이이의 성함은.. ”
그때 소월관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한 곳에 집중했다. 그곳은 바로 객잔 이층에서 내려오는 몇 명의 여인들에게 시선이 고정되어 있었다. 가벼운 말 걸음으로 계단을 내려온 여인은 주위룰 둘러보다 한 곳에 시선을 멈추고 그곳으로 발길을 돌렸다.
그녀의 행동 하나하나를 주시하던 객잔의 사람들, 그리고 걸음을 멈추던 여인은 다소곳이 남자 앞에 서서 그를 향해 몸을 숙여 가는 모습을 지켜보던 무림인들은 놀라는 표정으로 굳어져 갔다.
“ 소첩..상공께 인사 올립니다.. ”
“ 헤헤헤..잘 있었서?. 소월. ”
“ 예..상공.. ”
무림인들은 그 모습을 보고 주춤 그곳을 피하기 시작하는데 바로 음소월이 인사하는 인물 때문이다. 무림인들은 이곳 소월관에서 난동을 피우고 무슨 짓을 다 하지만 단 한 가지 이곳 주인인 음소월에 대해서는 절대로 건들이지 않았다. 그 이유는 그녀가 바로 냉혈광마 유무성의 첩이기 때문이다.
음소월이 고개 숙여 인사를 하는 것은 바로 그가 음소월의 남편인 냉혈광마였기 때문이다. 장내의 사람들은 유무성에게 죄라도 지은 것처럼 소리도 죽여가면서 객잔을 나갈려고 하고 있을 때, 유무성 뒤에 있는 백승천이 그에게 다시 인사를 했다.
“ 하하하..천하의 냉혈광마을 이곳에서 만나다니 이거 영광입니다..하하하.. ”
“ 헤헤헤..과찬의 말씀을.. ”
“ 무림인이라면 당연 대협(大俠)같은 분을 어찌 모르겠습니까?. 하하하..이럴게 만나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하하하. ”
“ 헤헤헤.. ”
백승천과 유무성이 대화를 나누고 있을 때, 음소월 곁으로 다가가는 여인이 있는데 바로 지금까지 유무성의 귀를 잡고 있던 여인이었다.
“ 소녀 강소유(姜少柳)가 소월언니에게 인사 올립니다. 호호호. ”
“ 그대는?...설...마... ”
“ 호호호..네 언니가 생각하는 것이 맞아요. 호호호. ”
“ 호호..그래군요..반가워요.. ”
“ 죄송해요..언니..”
음소월은 그녀가 누구인지 알아보자 더 이상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그 이유는 그 여인도 유무성의 한 여인이기 때문이다.
두 사람의 대화중에 뒤에서 흐르는 알 수 없는 기(氣)에 두 사람은 그곳을 돌아보는데 바로 유무성과 백승천이 있던 곳이다. 지금 두 사람의 몸에서는 강한 기가 형성되어 부딪치고 있는 것이 주위 사람들에게 느껴지고 있었다.
잠시 후 두 사람의 기를 더욱 강해지자 주변의 탁자나 술잔들이 흔들리기 시작했고 그 모습을 지켜보던 무림인들은 주춤 두 사람의 주변에서 멀리 피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두 사람의 기(氣) 싸움은 한 여인의 손짓으로 멈추고 말았다.
“ 그곳에 나 온지 얼마나 됐다고 또 싸울 생각만 하세요..”
“ 아얏...알았어..잘못했어..그러니까 제발 귀는 그만.. ”
“ 또 싸우면 알아서 해요!. ”
“ 응... ”
그 모습을 지켜보던 음소월과 백승천, 주변의 무림인들은 어리벙벙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도대체 누구이기에 천하에 냉혈광마를 저렇게 쉽게 대할 수 있는지 궁금해 했다. 무림에 알려지지 않은 그녀이기에 아무도 그녀에 대해서 알지 못한다. 유무성도 그녀에 대해서 아는지 얼마 안됐다.
바로 바다 속에 잠겨버린 동굴 안에서 알았던 것이다.
“ 백형이라 하셨소?. ”
“ 그러하오.. ”
“ 나중에 다시 만날 날이 있을 것 같구려..헤헤헤. ”
“ 아마도..그럴 것 같군. ”
“ 그럼.. ”
“ 하하하..기대하겠소.. ”
“ 나 역시..헤헤헤.. ”
백승천은 기약(期約)없는 약속을 하고 몸을 돌려 허공 속으로 사라졌고 그가 사라진 곳으로 뒤 따르는 그와 같이 온 여인들도 사라져 갔다.
이들이 사라지자 소월관은 여전히 조용한 가운데 두 곳에서 유무성을 바라보고 있는데 마치 그에게 무슨 할 말이 있는 듯 보였다. 하지만 유무성은 그런 그들을 뒤로 하고 음소월과 같이 그녀가 있는 방으로 사라졌다.
소월관의 뒤쪽에 있는 정원과 그 뒤에 호화스러운 집 한 채가 있는데 바로 음소월이 기거하는 곳이었다. 유무성 뒤로 두 명의 여인이 방안으로 따라 들어오자 방문을 닫은 음소월은 자신을 향해 보고 있는 유무성에게 달려갔다.
“ 상공..흑흑.. ”
“ 소...월... ”
“ 소첩은...상공이 죽었다는 소리에..흑흑.. ”
“ 헤헤헤..미안하오...그대에게 걱정을 끼쳐서..무어라 할 말이 없구려.. ”
“ 흑흑..아니..이렇게 살아와 주셔서 감사하옵니다..”
“ 이제..그만 그치시오..소유가 보고 있는데... ”
“ 앗!...죄송하옵니다..제가 그만..”
“ 호호호..전 보기 좋은데요..호호.. ”
“ 어머...헌데.. 소유라는 저 여인은...분명히..강...철..유가 아니시지?. ”
“ 맞소..그가 그녀이오.. ”
“ 역시...그래군요.. ”
이제야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는 음소월..
강소유(姜少柳)-
다른 이름은 강철유이다. 남장여인으로 행세하여 유무성을 따라다니던 그가 여인이었다는 것은 아무도 몰랐다. 그만큼 철저하게 변장을 했다는 것이고 그녀의 다른 신분은 바로 그녀의 아버지..아니 그녀의 의붓아버지인 인물 때문이다.
파군성(破軍星) 금성세가(金星世家) 강무헌(姜武櫶)이 강소유의 의붓아버지 있다.
유무성에게 모든 것을 다 가르치던 그가 자신의 의붓딸을 유무성에게 보낸 것이었다. 강소유가 여인으로 변할 수밖에 없던 이유는 바로 그 바다 속 동굴이다.
*
천남왕과 내공대결에서 반 갑자(甲子)의 차이로 밀리고 말아버린 유무성의 몸은 허공을 가로질러 동굴 속으로 향해 갔다. 그때 동굴 입구로 모습을 나타내는 강철유는 자신의 곁으로 날라오는 물체를 확인하는 순간 그것이 유무성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너무나 무서운 속도로 날아가는 유무성을 바라보는 강철유는 그대로 두면 벽에 부딪쳐 죽을 것 같은 생각에 그의 몸을 잡아갔다. 그러나 그녀의 내공으로는 역적으로 두 사람은 암흑만이 있는 동굴 속으로 날아가고 말았다. 그 순간 섬에 지진이 일어나 동굴의 입구가 무너져 내리고 말았다.
한 참 동안 날아가는 유무성은 그대로 벽에 부딪치고 말았다.
퍼...억....쿠..웅..
“ 우웩!.. ”
한 모금의 피를 토하고 앞으로 쓰러져 버리는 유무성, 하지만 장작 피을 토하고 있는 이는 바로 유무성 뒤에 있는 강철유였다. 그는 유무성을 보호하기 위해 자신의 몸으로 그를 보호하다 이런 부상당하고 말았다. 아니 그의 몸속의 뼈는 모두 부서져 버리고 더 이상의 삶을 살아갈 수가 없었다.
“ 유......형...... 웩!.. ”
다시 한 모금의 피를 토하고 앞으로 쓰러져 버리는 강철유는 유무성의 몸 위로 쓰러지고 말았다.
얼마나 기절해 있었을까?.
유무성은 천천히 정신을 차리고 눈을 뜨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의 눈에는 어둠에서 볼 수 있는 그런 모습이 보이자 천천히 일어나려고 하는 순간..
“ 읔...몸이... ”
“ 가만히 있어요..이렇게 심한 내상을 입고 살아 있는 것이 신기하군요?, ”
“ 누구?. ”
잔잔하게 들려오는 여인의 목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고개를 돌리는 순간 그의 표정을 변하고 말았다. 자신을 치료하고 있는 여인은 바로 이곳에 주인인 조나희가 있는 것이었다.
“ 당신이..왜...이곳에... ”
“ 아버지 무덤이니 당연한 것 아닌가요?. ”
“ 아...그러구나..읔..... ”
“ 무리하지 말아요...어차피 이곳에 죽을 운명이니까. ”
“ 그게 무슨 말이오?.. ”
“ 이곳에서 죽을 운명이라고요.. ”
“ 왜..그런 말을?.. ”
“ 여기 동굴에서 어떻게 나가요?. 바다 속에 잠겨버렸는데.. ”
“ 예?..바다 속이라니?..”
영문을 모르고 있는 유무성을 보고 조나희는 자세히 얘기해 주었다. 자신과 천남왕의 싸움으로 인해 무인도가 갈라지고 무너져 내렸다는 말을 듣고 놀라는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그녀에게 다시 말을 하려는 순간 그녀는 그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고 미리 말해주었다.
“ 그와 싸움에서 당신이 밀려 이곳에 들어온 것이고...그는 그 즉시 이곳을 떠났습니다. 마지막 말이..뭐라더라....강호 무림은 자신의 세상이라고..했던가..뭐 대충 그런 얘기였지만.. ”
“ 그런가...결국은... ”
“ 당신..지금 무림을 생각할 처지인줄 아시나.. 우리가 죽게 생겼는데..나 참.. ”
“ 헤헤헤..우리의 인생이 여기가 마지막이라면..어쩔 수 없지 않소?. 헤헤헤.. ”
“ 세상 편하게 살아서 좋겠네요..”
“ 헤헤헤.. ”
“ 그보다..저 여인은 어떻게 할 것에요?. ”
“ 누구?. ”
“ 저기 저 여인.. ”
조나희가 가르키는 곳으로 시선을 돌리는 유무성은 머리를 풀어져 있어 자세히 보이지 않았다. 유무성은 처음 보는 여인이라 조나희를 보고 되 물었다.
“ 난 모르는 여인인데 누구입니까?. ”
“ 헉.. 뭐 이런 남자가 다 있어..자신과 함께 온 사람을 몰라보다니..당신 그렇게 무책임한 인간이였어?. ”
“ 그게 무슨 말이오..나랑 같이 온 여인이라니..난 강철유라는 남자와 같이... ”
더 이상 말을 못하는 유무성은 그녀가 누워 있는 곳을 다시 바라보는데 도저히 모르는 여인이었다. 다만 그녀가 입고 있는 옷이 자신과 같이 온 강철유의 옷과 비슷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유무성은 설마하는 표정으로 다시 조나희를 바라보는데..
“ 맞아요..남자여인...당신과 같이 온 남자..아니...여자였어요..그것도 뛰어나게 아름다운 미모를 가진 여인.. ”
“ 아니...설마요..내가 같이 온...진짜...여자란 말이오?. ”
“ 나..참....뭐 죽을 때까지 시간도 있으니 계속 농담이나 합시다..”
“ 장난하지 마시고..진짜..그녀가 강철유란 말이오?. ”
“ 거 참 답답하네..자..봐요!.. ”
조나희는 그녀가 누워있는 곳으로 가서 그녀의 머리카락을 뒤로 넘겼다. 그리자 유무성의 시야에 들어온 그녀의 모습에 놀라고 말았다. 진짜 여인의 모습을 하고 있으며 특히 그녀의 가슴을 감고 있는 천을 풀어져 있는 사이로 살짝 솟아나 있는 꽃봉오리가 나와 있었다.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하고 있는 유무성은 다시 정신을 잃어버리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