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야설) 색몽전 43
색몽전
43
그 다음날, 월하각 정문.
적뢰와 용비강은 지난 밤 하오문주인 벽안금호와 정보를 공유하며, 천하정세를 논했다.
그와 동시에 벽안금호 서교는 적뢰와 용비강에게 전면적인 협조를 하기로 약조를 하였다.
정보를 취한 두 사람은 앞으로 일정을 정하고, 월하각을 떠나고 있었다.
떠나고 있는 두 쌍룡을 바라보며 벽안금호의 눈은 반짝이고 있었다.
(천괴와 괴악, 당신들 중에 누가 이 혈란을 막을 수 있을지...... 그리고 아가씨의 운명에 상대자가 누구일까?)
벽안금호 서교는 떠나는 적뢰와 용비강을 보면서 그 두 사람에게 알리지 않는 비밀을 떠오르는 도중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한 사람의 모습을 떠올랐다.
(어머!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빨리 곡으로 연락을 넣어 이 일을 아가씨에게 알려야 해!)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얼굴을 붉게 물들었다가 고개를 흔들며 빠른 걸음으로 월하각 안으로 들어갔다.
과연 그녀의 머릿속에서 떠올랐던 사람은 누구일까?
무림 삼패의 한 곳인 서귀 유령귀혼궁의 몰락.
이 사건은 그 전에 있었던 무왕총의 혈사를 뛰어넘는 대 사건이었다.
사파무림의 실질적인 맹주라 할 수 있었던 유령귀혼궁의 몰락과 궁주인 유령제 음곡의 죽음으로 사파의 지존자리가 공석이 된 것이었다.
천하의 곳곳에 존재하고 있던 사도의 문파들이 그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일제히 봉기를 시작으로 지난 수 십 년간 잠자고 있던 효웅 거마들이 제 세상을 만나듯이 무림곳곳에 혈겁을 일으켰다.
그 결과, 사파 무림은 두 강대한 세력으로 복속되며 정리가 되었다.
지존회!
신녀문!
이제껏 무림에 전혀 알려지지 않았던 그 두 세력이가 나타나 가공할 힘으로 사파무림을 휩쓸기 시작하였다.
그들의 근원이 어딘지 아는 자는 전무하다시피 했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그들 양 파가 궁극적으로 노리는 것이 무림제패라는 것이었다.
그들은 공공연히 무림제패의 야욕을 드러내며 세력을 확장해 나갔다.
혼세이패!
무림인들은 그들 양 파를 이렇게 부르며 두려워했다.
혼세이패 중 보다 치밀하고 적극적으로 무림제패의 야망을 실현해가는 것은 지존회였다.
지존회의 정체는 아무도 몰랐다.
인원이 몇 명이지, 본거지가 어디에 있는지 모든 것이 장막속에 가려져 있었다.
그들은 무왕총을 이용한 함정을 만들어 수많은 정파 무림의 인사들을 살해하였다.
동시에 사파제일 문파인 유령귀혼궁마저 몰락시킨 배후로 알려지고 있었다.
그들은 어둠속에서 움직였고 순식간에 강소, 절강, 복건, 광동성 등 강남 일대의 사파 세력들을 장악해버렸다.
물론 기존 문파들의 저항도 만만치 않았다.
그러나 암중으로 움직이는 지존회의 수하들은 고수가 아닌 자가 없었다.
거기다가 그들의 무서운 흉계들로 인해 순식간에 많은 사파들이 무너지고 그들에게 굴복하고 말았다.
혹자는 그들이 사용하는 무공들의 일부가 마기를 사용하는 마공으로 보아 저 전설적인 천마의 마교의 후예들일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하지만 식견있는 노강호들은 그같은 의견에 반대했다.
왜냐하면 전설상의 마교 고수들은 강함 너무 추구하여 오만해서 이런 흉계와 함정을 사용하는 것을 수치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녀문!
지존회와 함께 혼세이패로 불리는 그 문파는 아주 특이한 특징을 지니고 있었다.
신녀문의 구성원들은 모두 여자들인 것이다.
- 사내들에게 짓밟히고 착취당하며 눈물로 밤을 지새우는 여인들이여!
이제 복수를 할 때이다! -
그와 같은 말과 그녀들은 무림에 나타났다.
끝도 알 수 없는 강대한 재력과 절정의 여고수들로 순식간에 산서, 섬서, 감숙등 서북부 일대의 사파세력을 복속시켰다.
여인천하!
신녀문이 내건 기치는 바로 그것이었다.
처음에는 모두가 그녀들의 행동에 코웃음을 쳤다.
-치마나 입고 다니는 계집들이 무엇을 하겠다는 것인가?
그렇게 믿은 사내들과 사파문파들은 빈정거리며 조소했다.
그러나 사내들의 그 같은 생각이 오산임은 이내 밝혀졌다.
신녀문의 문주인 현천신녀와 일백의 절정고수와 일천의 일류 무사로 이루어져 있었다.
무림 삼패를 위시한 태산북두인 소림사도 전성기 시절에 그와 같은 인원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그 압도적인 힘에 의해 서북부 일대의 사파세력들은 굴복을 하였고, 정파 세력들은 눈치를 보게 되었다.
두 세력은 공통적으로 천하를 제패하기 최우선 목표로 사파일통을 목표를 하고 있었다.
그들은 장강을 경계로 대치하며 충돌하기에 이르렀다.
혼세이패가 나타나 사파 무림을 장악하는데 걸린 시간은 한달도 걸리지 않았다.
그것은 실로 경이로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이제껏 그 어떤 문파, 어떤 세력도 그토록 짧은 시기에 강대한 세력을 이루지 못하였다.
무림인들은 경악과 전율을 금치 못하였다.
위기의식을 느낀 정도인사들은 조심스럽게 정파의 중심인 구파와 오대세가로 모여들기 시작하였다.
맹을 만들어야 한다는 말들이 조심스럽게 나오길 시작하였다.
하지만 그 주도권을 놓고 심각하게 구파와 오대세가 대립하기에 맹의 창건은 미루어지고 있었고, 그것을 보는 많은 정파 인사들은 발만 구르고 있었다.
삼성대.
화산, 종남, 공동 삼대 문파의 속가제자들에 연합이다.
그 탄생의 배경은 바로 사파제일 세력이었던 유령귀혼궁을 견제하기 위해서였다.
도문인 세 문파가 직접적으로 개입을 할 수가 없는 일도 있기에 명분상 속가제자들의 중심으로 만들어졌다.
초기에는 삼대 문파의 하부세력으로서 활동을 하였지만, 점점 세월이 흐르면서 오히려 상황이 역전이 되었다.
현재는 삼성대의 힘이 강해져서 각각 삼대문파의 내부에서의 발언권이 점점 강해지고 있었다.
그러는 도중에 변수가 생겼다.
바로 견제의 대상이었던 유령귀혼궁이 몰락하게 된 것이다.
즉 삼성대의 창립에 목적이 상실하게 된 것이다.
세 문파는 점점 강해지는 삼성대의 힘에 부담을 느꼈고, 이것을 명분으로 삼성대를 해체 또는 축소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이대로 가만히 당할 수가 없던 삼성대의 수뇌들은 유령귀혼궁의 몰락을 기회로 서북일대의 사파세력을 소탕을 명분으로 산문을 나섰다.
초기에는 주변의 사파를 징벌하면서 점점 자신감을 얻어서 3문파에서 독립을 꿈을 꾸었던 삼성대였지만, 그들의 꿈은 얼마안가 끝나고 말았다.
신녀문, 여인들로만 이루어진 사파였다.
그렇기에 삼성대의 수뇌들은 다른 사파들보다 더 쉽게 정리를 할 수가 있을 줄 알았다.
그런 단순한 생각이 그들에게 재앙이 되었다.
신녀문주인 현천신녀는 강했다.
그녀는 놀랍게도 순식간에 십여개의 강환을 만들어서 삼성대에게 날려보냈다.
강기의 압축인 강환을 만들어낸다는 것, 그것도 한 번에 십 여개를 만든다는 것은 오직 한 가지뿐이다.
신녀문의 문주인 현천신녀는 절대지경의 고수라는 것이다.
새로운 절대지경의 고수의 출현.
이 사건을 현천신녀는 순식간에 죽은 유령제 음곡의 자리였던 십대고수의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고, 순식간에 서북지방, 더 나아가 강북 사파의 우두머리가 되었다.
그에 비해 삼성대는 수뇌를 위시한 대부분의 전력을 상실하게 되어 극히 일부전력만이 남아 그들의 본거지로 퇴각하게 되었다.
오래된 관제묘가 서 있었다.
밤,
짙은 어둠이 주위를 덮고 잇엇다.
밤의 관제묘는 음산하고 귀기스러웠다.
한데,
슥~!
문득 깊은 밤의 적막을 깨며 세 개의 인영이 다급한이 느껴지는 모습으로 관제묘쪽으로 다가왔다.
이남일녀,
좌측의 남성은 팔 척의 장신에 딱 벌어진 어깨에 부리부리한 눈매를 지닌 호담한 인상이며, 우측의 남성은 평범한 체격에 날카로운 매부리코에 독선적인 인상을 가지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가운데의 여성은 눈매가 아주 날카롭고 도도한 인상에 긴 머리를 아무렇게나 질끈 묶어 뒤로 넘기고 있었다. 또한 단련된 사내이상의 근육질에 야성적인 몸매를 가진 여성이었다.
세 남녀의 얼굴에는 다급한 가득했지만, 오랜 시간을 달려왔는지 지친기색이 가득했다.
그리고 셋 사람은 관제묘 안으로 들어오자마자.
그 자리에 주저 앉았다.
“헉헉... 일단 여기서 잠시 쉬면서 체력을 보충하세...”
“그래요, 모용 사형 말대로 잠시 쉬어가요, 헉헉...”
“헉헉... 미안합니다. 모용사형, 그리고 옥사매... 내가 고집을 부려서....”
“아니예요. 종사형이 말하지 않았어도 제가 그렇게 하자고 주장을 했을거예요.”
“그러니 죄책감을 가지지 마세요. 종사형!”
“죄책감은 빨리 체력을 회복한 다음에 안전한 곳으로 이동을 한 다음에 가지게...”
날카로운 인상의 사내가 죄책감이 가득한 얼굴을 하자.
장신의 사내가 빨리 쉬라고 말하는 그 순간,
어디선가 아름다운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호호호..... 죄송한 말씀이지만, 풍운삼협 세분의 운명은 여기까지입니다.”
방금 풍운삼협이라 했는가.
화산의 철매검 모용휘,
공동의 복마수 종도,
종남의 유운일연 옥여상.
이렇게 삼대문파의 대표적인 후기지수였다.
신녀문의 현천신녀에게 무너진 삼성대를 제건하기 위해 삼대문파파는 정예 고수들을 파견을 하였다.
그 정예 고수들 사이에 이 3명이 포함되어 있었고, 이 3명은 무너진 삼성대를 제건을 하면서 신녀문을 상대로 나름대로 유격 활동을 하며 활약하는 사이에 이들 3명에게 풍운삼협이라는 명호가 붙었다.
말이 끝난 동시에 흑의를 입은 십여명의 여성들이 나타났다.
그 여성들의 중앙에는 붉은 적의 입은 두 여성과 그 한 가운데 백의를 입은 여성이 나타났다.
특히 가운데 있는 백의를 입은 여성이 이 여성들의 집단의 우두머리인 것 같았다.
그녀는 이십대 초반 정도에 계란같이 갸름한 아름다운 용모를 지닌 여성이었다.
그녀가 나타나는 순간 갑자기 주위의 어둠이 어디론가 사라지고 눈앞이 환해지는 느낌이었다.
“빙화신녀!”
“호호호... 이제 세분하고 하는 숨박꼭질은 끝났어요, 지금까지 저어 만효린의 몇 번이나 골탕을 먹인 빚을 확실하게 받겠습니다.”
빙화신녀 만효린.
이것이 백의 미녀의 이름이었다.
그녀의 신분은 바로 신녀문의 소문주이자, 신녀문의 문주인 현천신녀의 제자로 알려줘 있다.
아름다운 외모와 다르게 얼음같은 차가운 성품으로 독하기로 유명한 다른 신녀문의 문도들마저 그녀를 두려워한다고 전해진다.
그런 그녀가 지금 풍운삼협의 눈앞에 서 있었다.
“호호... 그런데 실망이예요. 평소와 다르게 이전 수법을 그대로 사용하다니.... 풍운삼협다운 방법이 아니예요.”
“자아... 이번에는 무슨 계책이 있는지 기대가 되네요.”
빙화신녀는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풍운삼협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표정은 어떤 계책도 자신에게는 소용이 없다는 자신감이 가득한 모습이었다.
그런 그녀의 모습을 보며, 모용휘나 옥여상의 얼굴은 절망감이 가득했다.
이번 정찰은 아무런 계책도 없이 움직였기에 빠져나갈 방법이 없었다.
두 사람은 진정 목숨을 걸 결심을 하는 그 순간,
복마수 종도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흐흐흐... 설마 신녀문의 소문주가 계획에 걸리다니... 아주 큰 월척이군!”
“...?”
“......?”
복마수 종도의 웃음과 목소리에 놀라 다른 두 사람이 고개를 돌리는 그 순간,
종도는 어느새 빠르게 검을 뽑아 옆에 있던 철매검 모용휘의 목을 빼었다.
모용휘는 매우 기대가 가득한 얼굴로 자신의 목이 짤린 것도 모른 체 세상을 떠났다.
이에 놀란 옥여상이었지만, 종도의 움직임 한 발 더 빨랐다.
종도의 손에 의해 혈도를 제압당해 몸을 움직일 수 없게 된 옥여상은 믿을 수가 없다는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종사형... 어째서?”
옥여상과 마찬가지로 빙화신녀 만효린 역시 이 상황을 이해할 수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바로 그 순간이었다.
그들의 뒤편으로 흑의인들이 나타나 그녀들을 포위를 하였다.
그 흑의인들 앞에는 한 쌍의 그림자가 유령같이 날아와서 내려왔다.
“....!”
“....!”
“오셨습니까!”
그자들은 흑의와 백의를 걸친 두 명의 노인이었다.
노인들이 나타나자, 복마수 종도는 반갑게 그들을 맞이하였다.
오척단구의 흑포노인과 키가 장대같이 일 장이나 되는 것 같은 백포노인이었다.
이런 특색이 있는 두 노인의 모습에서 옥여상의 머릿속에서는 전설적인 두 거마를 떠오르게 되었다.
“흑백쌍마!”
이것이 두 노인의 이름이었다.
그들은 이미 육십 년 이전부터 강북일대를 공포를 떨게 만든 거마였다.
이들의 잔인한 행동을 보다 못한 적붕호황천의 천주인 적붕황 단목천뢰가 그들을 처단하였다고 알려졌다.
그런 그들이 육십 년만에 이 자리에 나타난 것이다.
두 거마의 출현에 놀란 옥여상은 종도를 쳐다보았다.
종도는 음침하게 웃으면서 그 이유를 설명하였다.
“흐흐... 미안하구나 옥매, 사실 나는 공동파의 제자 종도 이전에 지존회의 혈영 십오호이다.”
“그리고 저분들은 본회의 당주님들이다.”
“.....!”
놀라운 말이었다.
구대문파의 한 곳인 공동파의 대표적인 후기지수인 복마수가 지존회의 간자였다는 사실에 이 자리에 있는 사람들은 매우 놀라고 있었다.
“공식적으로 이곳에서 모용형과 옥매는 신녀문에게 잔인하게 살해된다. 그 결과 삼성대, 더 나아가 삼대문파와 신녀문의 싸움을 겪하게 만드는 것이 이번 계획이었다.”
“그런데 그 계획을 더 크게 만들 수 있는 거물이 나타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소, 빙화신녀!”
“.....!”
이 뜻밖에 상황에 만효린은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전대 거마인 흑백쌍마도 버거운데 그들과 함께 나타난 지존회의 무사들의 무공실력들도 절정을 넘은 것 같아 보였다.
현재 여기에 있는 본문의 제자들은 전부 일류 수준이고 자신과 붉은 옷을 입은 두 조장만이 절정 수준이었다.
진정 최악의 상황이었다.
만효린이 눈짓을 하자.
붉은 옷을 입은 두 조장들은 그 뜻을 눈치를 챘다.
그리고 만효린은 품속에서 무엇인가를 꺼내 바닥에 던졌다.
“제자들은 속히 이 자리를 빠져 나가 신녀님께 알려라!”
펑!
빙화신녀의 목소리와 함께 연막탄이 터졌다.
동시에 신녀문의 제자들은 몸을 날리면서 포위망을 돌파를 시도하기 시작하였다.
그렇게 잠시 동안 검이 부딪치는 소리가 요란하게 들려왔다.
연막이 사라진 관제묘 안은 피바다가 되어 있었다.
신녀문의 여제자들은 한 명도 관제묘를 빠져 나가지 못하였다.
오직 살아있는 것은 제압당했던 옥여상과 흑백쌍마의 발밑에 쓰러진 빙화신녀 만효린뿐이었다.
흑백쌍마는 징그러운 눈빛으로 만효린을 바라보자.
만효린은 진저리를 쳤다.
“네... 네놈들을 현천신녀님께서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빙화신녀 만효린의 입에서 절망적인 교갈이 터져나왔다.
“흐흐흐.... 죽이기엔 참으로 아까운 몸을 가졌구나.... 죽기전에 이 몸이 네년의 처녀딱지를 노부가 떼어주어야겠다.”
흑마는 만효린의 뺨을 쓰다듬으며 음충맞은 웃음을 흘리고 있었다.
절망과 공포로 가득한 만효린을 보며 백마는 아쉬운 듯 입맛을 다셨다.
“쩝! 별 수 없군, 그럼 나는....”
백마의 눈길이 옥여상으로 갈 때,
종도의 입이 열렸다.
“백마 당주께서 처음 계획을 세울 때 약속을 잊은 것입니까?”
“이 계집과 처음은 제가 한다는 약속을.....”
종도의 말에 백마는 참으로 아쉬운 표정을 지웠다.
“이런, 이런, 이럴 줄 알았다면 계집 한 명을 살려두는 건데.....”
“크크.... 자아 그게 자네의 복이지, 나란 혈영십오호가 하는 것을 보며 눈요기나 하게나...”
흑마는 아쉬위 표정을 짓고 있는 백마를 보면서 재미있다는 표정으로 말하였다.
흑마의 말에 백마는 마음이 안드는 표정으로 흑마를 바라보는 사이,
종도는 음탕한 눈으로 옥여상의 몸매를 쓸어보았다.
이어 그는 손을 뻗어 옥여상의 경장 저고리를 거칠게 움켜쥐었다.
찌이익!
“악!”
송곳같이 날카로운 비명과 함께 옥여상의 상의가 길게 찢겨졌다. 그러자,
출렁....
풍만하고 탐스러운 그녀의 젖가슴이 옷자락 사이로 노출되었다.
종도는 꿀꺽 침을 삼켰다.
“흐흐! 그동안의 정을 생각해 저승으로 가기 전에 사내맛을 맛보고 보내는 것이 도리가 아니겠소?”
종도는 음탕하게 웃으며 이죽거렸다.
이어 그는 거칠게 옥여상의 바지와 고의를 한꺼번에 벗겨내렸다.
적당히 살이 오른 허리, 매끈하고 단련된 아랫배, 그리고 풍성하고 펑퍼짐하게 벌어진 아랫도리가 숨김없이 드러났다.
풍만하고 단련된 허벅지, 그 사이로 유난히 탐스럽게 계곡이 부드러운 털이 덮인 채 나타났다.
옥여상은 분노와 치욕의 한계를 지나쳐 그만 망연한 표정이 되었다.
그녀는 자신의 하체가 종도의 손에 의해 적나라하게 드러나자 분노가 가득한 듯 중얼거렸다.
“네...네놈을.... 죽어서도.... 용서.... 귀신이 되어 반드시....”
옥여상, 그녀는 지금도 철저한 배신감과 함께 증오로 가득한 눈으로 종도를 쳐다보고 있었지만, 그녀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엇다.
증오의 대상인 종도의 손에 자신의 은밀한 곳이 드러나는 순간, 반실신 상태가 되고 말았다.
“흐흐....!”
종도는 탐욕의 눈빛으로 무방비 상태에 놓여 있는 옥여상의 나신을 쓸어보며 침을 꿀꺽 삼켰다.
그는 아무것도 거칠 것이 없었다.
이윽고 그는 옥여상을 쓰러트리고 그녀의 무릎을 두 손으로 움켜쥐더니 양쪽으로 활짝 벌렸다.
그의 완강한 손길에 의해 옥여상의 허벅지는 무기력하게 양옆으로 힘껏 벌려졌다.
그러자 부드러운 보지털이 덮이 그녀의 보지가 종도의 눈앞에 무방비 상태로 드러났다.
종도의 두 눈이 욕정으로 붉게 충혈되었다.
“마지막 쾌락인데...... 기분을 돋구어야 하지 않겠소, 옥매?”
그는 히죽 웃으며 품속에서 한 알의 환약을 꺼냈다.
붉은 빛이 도는 그 환약은 한 눈에도 강렬한 최음제로 보였다.
종도는 음탕하게 웃으며 한 손을 옥여상의 하체로 가져갔다.
이어 그는 옥여상의 보지털을 헤친 뒤 손가락으로 그녀의 도톰한 보지를 벌렸다.
순간 촉촉이 젖은 옥여상의 분홍빛 속살이 활짝 드러났다.
“.....!”
종도는 여체의 그 은밀한 비경에 침을 꿀꺽 삼켰다.
이윽고 그는 환약을 옥여상의 보지안쪽으로 깊숙이 밀어넣었다.
순간,
“아....흑!”
옥여상은 이물질이 몸 안으로 깊숙이 들어옴을 느끼고 사지를 퍼덕이며 경령했다.
“으음.... 약기운이 들 때까지는...... 도저히 못견디겠다!”
최음제를 옥여상의 보지안에 투입한 종도는 타는 듯한 욕정으로 두 눈이 벌겋게 충혈된 채 급히 하의를 벗어내렸다.
이어 그는 옥여상의 벌려진 다리 사이로 몸을 누우며 그녀의 몸 위로 올랐다.
한쪽에서 그런 종도를 구경하던 흑백쌍마는 낄낄 거리며 웃고 있었다.
“흐흐.... 혈영십오호가 오랫동안 도문에 있어서 계집이 엄청 그리웠나보군..... ”
“낄낄.... 저런 계집은 별미라서 아주 품위있게 먹어야 하는데... 나처럼 말이야....”
“네놈이 무슨 품위가 있어 내가 품위가 있지!”
“뭐! 좋아 보여주지 내가 진정 품위있게 먹는 것을 말이야!”
그렇게 흑백쌍마가 음탕한 농을 하는 사이에 종도는 환희의 기대에 몸을 떨며 옥여상의 허리를 안고 서서히 하체를 내리눌렀다.
종남의 여장부인 옥여상, 그녀의 몸이 음수의 손에 더럽혀질 찰나였다.
한데 바로 그 위기의 순간,
쉬이이잉!
돌연 한 가닥 비단폭을 찢는 듯한 날카로운 파공음이 들린 것은 바로 그때였다.
(읏!)
종도는 안색이 변하며 행위를 멈추고 번쩍 고개를 들었다.
“헉!”
다음 순간 그의 두 눈이 경악으로 힘껏 부릅떠졌다.
바로 자신의 눈앞에 엄청난 기운을 품은 것 같은 검이 자신한테 날아오고 있었다.
(위...험하다!)
종도는 아연실색하며 내심 부르짖었다.
파앗!
종도는 위기를 직감하고 옥여상의 나체 위에서 튕겨져 벼락같이 뒤쪽으로 몸을 날렸다.
“죽...어랏! 음적!”
하지만 직후, 날아오는 검 뒤편에서 벽력같은 일갈이 터져 나왔다.
쉬이잉~!
동시에 날아오던 검이 급격히 방향을 바꾸며 종도를 쫓아갔다.
검이 눈이라도 달린 듯이 자신을 추적해 오자 종도는 혼비백산했다.
자신에게 다가오는 검이 무엇인지 알았던 것이다.
어검술.
뜻만으로 검을 자유롭게 조종할 수 있다는 전설적인 검법, 아니 경지.
“아... 안돼! 케...에엑!”
그는 공포에 질려 부르짖으며 본능적으로 두 손을 휘둘러 검을 막아갔다.
하나 그것은 어리석은 행위였다.
퍼퍽.....
싹둑!
검은 종도의 두 팔을 자르고 이어 종도의 목을 베어버렸다.
쿠웅!
다음 순간 종도의 머리는 피범벅이 되어 나뒹굴었다.
한편, 음탕한 농을 하며, 만효린의 몸을 만지던 흑백쌍마와 그것을 구경하던 그들의 수하들은 종도가 날아오는 검에 의해 몸이 잘린 것을 목격하고 질겁하며 펄쩍 뛰어 일어났다.
동시에 종도의 목을 자른 체 자신들한테 날아오는 검을 향해 장력으로 후려쳤다.
꽈르르릉!
“헉! 웬 놈이냐?”
“천벌이다! 이놈들!”
사나운 폭갈이 장내를 뒤흔들면서 동시에 어검술의 뒤편에서 가공할 도강풍과 권풍이 홍수처럼 쏟아졌다.
흑백쌍마의 장력은 날아오르는 검을 후려쳤지만, 검은 바닥으로 떨어지지 않고 그대로 흑백쌍마에게 다가왔다.
흑백쌍마는 이제야 저 검에 시전된 것이 단순한 어검술이 아닌 그보다 한단계 더 높은 경지인 이기어검술이라 것을 눈치를 챘다.
하지만, 그 사실은 안 것은 한 발 늦고 말았다.
어느새 검은 흑백쌍마들의 가슴을 관통하였다.
“컥~!”
“안돼!! 크에엑!”
어검술의 검이 그들의 몸을 관통된 다음 엄청난 기운을 품은 도강풍과 권풍이 그들을 덮쳐왔다.
이미 어검술에 당해 몸을 움직일 수 없던 흑백쌍마는 그대로 도강풍과 권풍에 휘쓸렸다.
후두둑!
직후 후끈한 열기와 함께 뜨거운 선혈이 공중에 확 뿌려지고, 바닥에 두 개의 핏덩이가 나뒹굴었다.
지난 60년 넘게 수많은 살육과 많은 여인들을 능욕하던 흑백쌍마는 이곳 관제묘에서 뼈를 묻은 것이다.
지존회의 무사들은 자신들의 상관이 순식간에 죽는 것을 보며 아무 일도 할 수가 없었다.
오직 놀란 눈으로 핏덩이가 된 그들의 시신을 바라볼 뿐이었다.
한데 그렇게 놀란 그들의 눈앞에 한 사내가 나타났다.
어느새 그 사내가 자신들의 바로 앞에 나타났는지 지존회의 무사들은 알지 못하였다.
지존회의 무사들은 본능적으로 그 사내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 사내의 손에 방금 전까지 자신들의 상관을 베어버린 검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지만 이미 한발 늦고 말았다.
사내의 신형이 돌연 흐릿하게 변하더니 네 방향에서 동시에 폭음이 터져 나왔다.
“크아악!”
“크웩!”
처절한 비명들과 함께 지존회의 무사들은 피떡이 된 채 사방으로 튕겨져 나갔다.
지존회의 무사들은 끔찍하게도 모두 가슴이 으깨지거나 머리통이 박살난 채 죽은 것이었다.
또한 그런 그자들의 몸에는 자신들이 들고 있던 무기의 부서진 파편들이 박혀 있었다.
그로 인해 그자들의 모습은 한층 더 처참해 보였다.
(저, 저럴 수가!)
한쪽에서 지켜보고 있던 만효린의 봉목이 찢어질 듯 떠졌다.
순식간에 지존회의 무사들을 동시에 쳐 죽인 사내는 원래 자리에 우뚝 서 있었다.
달빛이 관제묘 안으로 들어오면서 사내의 얼굴이 환하게 나타났다.
그는 바로 용비강이었다.
또한 어느 사이에 그의 뒤편에는 적뢰와 대려군이 나타나 서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