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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티타노마키아 - 2부(18)


01.




『가디언즈를 해산한다. 』


 


리디아의 말이었다. 이그니스와는 이미 이야기가 되어있는 것인지 아니면 원래 표정변화가 거의 없는 이그니스라서 그런지 이그니스는 리디아의 말에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지만 미나의 두 눈은 동그랗게 커졌다.


 


『해산..하신다..구요? 』


 


『응.. 더 이상 유지할 의미가 없어 』


 


『하지만 아직 제니스언니나 시아언니는.. 』


 


『그래서 더 그런거야 』


 


『네? 』


 


이그니스가 거의 다 죽어가는 미나의 몸을 안고 돌아왔을 때 리디아도 깜짝 놀랐다. 그리고 바로 리디아의 능력을 사용해 치료를 하기 시작했다. 리디아의 능력이 없었다면 살리지 못했을정도로 미나의 부상은 심각했다. 그나마 다행스럽게도 리디아의 능력이 치유능력이었는데다 미나 덕분에 쓸데없이 힘을 소비하지 않고 제니스와 시아를 구할 수 있었던 덕분에 리디아는 모든 능력을 미나의 치료에 집중시킬 수 있었고 미나 역시 회복력이 남다르게 빠른 편이라 위기는 무사히 넘길 수 있었다. 그렇게 미나가 회복되고나서 리디아가 미나와 이그니스가 있는 자리에서 해산이라는 말을 하고 있는 것이었다.


 


『지금은 우리 가디언즈가 온전한 상황이라도 어려운 상황이야 그런데 제니스와 시아까지 저런 상태라면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저들과 싸우는건 불가능해 』


 


『하지만, 제니스언니나 시아언니가 회복하면.. 』


 


『정말 위험했던건 미나 너였지 제니스나 시아는 아무런 문제도 없어 오히려 지금 너보다 훨씬 건강한 상태야  』


 


『그럼 왜.. 』


 


『너도 알다시피 제니스는 우리를 공격했어 지금은 깨어나지않게 조치를 해놓았지만 깨어나면 다시 우릴 공격할 수도 있어.. 물론, 여러가지 조치를 취해놓고 있지만 육체적이 아닌 정신적인 문제는 나도 어쩔 수 없는 부분이야 이그니스의 이야기를 들어봐도 그렇고 아무래도 그 보스라는 녀석은 정신적인 지배를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거 같아.. 아마 능력자들이 그렇게 그 녀석을 보스로 치켜세우면서 조직적으로 행동할 수 있었던 것도 그런 이유겠지.. 』


 


『정신지배.. 』


 


미나는 리디아의 말에 순간 정찬을 떠올렸다. 가슴 한쪽이 아려오는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미나가 집을 떠난 이후에도 정찬이와 같이 보냈던 즐거운 날.. 그리고 미나를 안아주던 그 따뜻함이 그립고 보고싶은 마음까지 들어올때도 있었지만 정찬을 다시 만나는 것은 두려운 마음이 들어왔었다. 그렇게 조금씩 조금씩 마음 한 구석에서 애써 숨겨두고있었던 정찬이 다시금 미나의 머리속에 떠오르고 있었던 것이었다.


 


『미나야.. 왜그러니? 안색이 안좋은데 아직 몸이 불편한거야? 』


 


『아..아니에요 그냥 전에 비슷한 능력을 가진 사람이 생각나서.. 』


 


『비슷한 능력? 』


 


『아.. 저도잘 모르겠어요 확실한 것도 아니구요 』


 


『그래? 』


 


『아무튼.. 그럼 제니스언니랑 시아언니는 치료할 방법이 없다는거에요? 』


 


『아니 그런건 아니야... 두 가지 방법이 있지. 하나는 가장 확실한 방법으로 그 능력자를 죽이는 것.. 능력자가 죽으면 그 능력도 사라지니 아마 정신지배는 풀어질거라 생각해.. 두번째는 장담할 수 없지만 시간을 가지고 끈기있게 차근차근 치료해 나가는 수밖에.. 아마도 이런 능력이라면 그 능력자는 아마도 매지션일거야 가면을 쓰고 있었다는 것도 그런 이유일테고...  』


 


"가면.."


 


순간, 미나의 머리속에 다시한번 떠오르는 정찬.. 미나는 혹시하는 생각이 들었다. 정찬이 능력자라는 것은 선생님을 통해서 알 수 있었지만 그가 어떤 능력을 사용하는지에대해서는 미나도 정확히 알 수 없었다. 그런 것을 진지하게 생각해볼 여유도 없었고 그 당시의 기억은 떠올리고 싶지도 않았다. 그러나 그 당시 최경희선생님의 모습이나 김유식이 그를 따르는 것을 보았기 때문인지 정신지배라는 리디아의 말에 미나의 머리속에 정찬이 떠올랐고 가면이라는 말에 혹시나 하는 생각이 들어왔다. 하지만.. 정찬은 미나와 동급생의 학생이었다. 미나가 알기로 정찬은 괴롭힘당하는 부류의 학생이였다. 당연히 그와 친하거나 그를 따르는 사람들도 없었고 타르타로스나 그 연구소와 무슨 인연이나 연관이 있어보이지도 않았다. 아닐거야.. 분명 정찬이는 아닐거야.. 그런데 왜 이렇게 불안한걸까..?  머리는 아니라고 말하고 싶은데 심장은 맞다고 말하고 있는거 같은 느낌..


 


『미나야? 너 오늘 좀 이상하다? 』


 


『아..아니에요 듣고있어요 말씀해주세요 』


 


『음.. 그래 일반적으로 매지션의 능력제약은 굉장히 심한만큼 어떻게 그 많은 능력자에게 자신의 능력을 유지할 수 있는지 의문이 들긴하지만 분명 어떤 제약은 있을거라 생각해.. 예를들면 거리가 멀어지면 정신지배가 풀리거나 약해진다거나.. 어쩌면 그것이 우리에게 타르타로스가 드러났음에도 그들이 아직 거기에 모여있는 이유일 수도 있고.. 이그니스가 지금 괜찮은걸로 봐서는 어떤 정신지배를 당하는 시간적인 제약이 있어서 꾸준히 그걸 리셋해줘야할 필요성이 있는지도 몰라 그렇게 생각한다면 제니스와 시아가 여기서 가급적 멀리 떨어진 곳에서 시간을 가지고 치료를 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일거라고 생각해  』


 


『그..그럼 굳이 해산까지안해도 언니들이 회복하면 그때.. 』


 


리디아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언제 회복될지도 모르는데다 아마도 그때가 되면 이미 각국정부도 저쪽의 요구대로 움직이고 있게 될거야 저번 자료를 보니 그들은 전면에 나서지않으려고 하고있어. 타이탄때 말 안들으면 다 죽여버리겠다!! 같은 식도 아닌데다 필요하면 자신들의 손발이 되어줄 수도 있다고하니 자신들의 권력유지하기도 좋을테고..굳이 자기 목숨 버려가면서까지 그들과 적대관계를 맺을 필요성까지 느끼진 못할테니까.. 』


 


『특히나 정부입장에서는 이제 우리는 적이야.. 이미 제니스와 시아는 그들이 도시를 공격하겠다고 공언한 장소에 모습을 드러냈어. 이건 정부쪽에서도 포착을 하고 있을테고 우리가 구출했다는 것까지 알았다해도 이런 모습을 보인이상 우리와 손잡으려하진 않을거야.. 우리가 적이라고 판단되면 우리를 믿지않는 것은 당연할테고 설사 우리가 적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있다고해도 그만큼 우리가 밀린다는 증거가 될테니.. 우리와 그들중에 하나를 선택해야하는 입장에서는 신중할 수밖에 없겠지 거기에 제니스와 시아의 경우를 생각해보면 우리 역시 언제 어떻게 될지 그들로서는 알 수 없으니까.. 아마 어느정도 나라의 정부들이 배후에서 그 녀석들과 손을 잡게 된다면 그때부터는 언론부터 시작해서 우리 가디언즈가 세상의 적이 되겠지.. 』


 


미나는 리디아의 말에 아무런 대답도 할 수 없었다. 어릴때부터 동경하고 좋아하던 가디언즈였다. 그렇기에 그들이 미나가 동경하는 정의를 위해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싸워나가 결국에는 승리하는 그런 멋진 히로인으로서의 모습으로 언제까지나 남아있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미나의 이상적인 바람일 뿐이었고 미나의 바람은 이상일 뿐이라는 것을 증명해주듯이 리디아는 현실적인 상황을 이야기해주고 있는 것이었다. 고개를 푹 떨구고있는 미나의 머리를 리디아가 다정하게 쓰다듬어주며 다시 말을 꺼냈다.


 


『그래 우리는 그렇다치고.. 미나 너는 이제 어떻게 할거니? 』


 


『저는... 』


 


미나는 뭔가를 말하려하다가는 입을 다물어버렸다. 리디아의 말대로 아마 그들을 이기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울정도로 어려운 일 일것이다. 거기에 가디언즈까지 해산한다면 아예 불가능이라 못박아도 좋을듯 싶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대로 가만히 있을 수는 없는 일이었다. 세상에는 이기지 못할 싸움이라도 싸워야할 때가 있다고 미나는 생각했다. 누군가의 집에 쳐들어온 강도가 칼을 들고 자신의 부모와 형제들을 모두 죽여버리겠다고 하면 칼을 들고 있는 사람과 싸워서 이길 확율이 지극히 적으니까 싸우지 말아야하는가..? 분명 그건 아닐 것이다.


 


누군가는 왜 하필 미나 네가 싸워야하는데? 지금 너의 부모나 형제가 위협받는것도 아니잖아..? 라고 말할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그 말이 맞는지도 모른다. 미나가 아닌 지희인채 산다면 그냥 남들처럼 살 수 있을 것이고 설혹 어떤 위험이 닥친다하더라도 그 때만 잠시 미나의 힘을 빌리면 그만일지도 모른다. 그러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오지 않는 것도 아니었다. 어렵고 힘든일인데다 누구하나 알아주는 사람도 없으며 잘되었다고해서 그만한 보상이 따라오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언젠가 미나의 엄마가 그녀에게 해준 말이 있었다.


 


"힘을 가진다는 것은.. 그 힘만큼의 책임도 같이 가지고 있다는 것..."


 


미나는 지금까지 자신이 가진 힘으로 사람들을 도와주고 능력자를 물리치고.. 그들을 죽이기까지 했다. 인간이.. 인간을 죽이게 만든 힘.. 미나는 그 힘이 두려웠었다. 그렇지만 만약, 미나에게 미나라는 힘이 없었다면 힘없는 지희로서 최경희선생님이 당하는 것을 그저 지켜보고 있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지금까지 그 힘을 이용한 책임.. 그 책임을 지금 다해야할 때가 온 것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무엇보다 아닐거라 생각하고 싶지만.. 확인해보고 싶다는 마음도 들었다. 그 인물.. 왠지 미나의 마음속에 정찬이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그 인물을... 만나보고 싶었다.


 


하지만 분명 이 말을 한다면 리디아언니는 반대하겠지.. 가디언즈가 해산한다는 사실은 유명 연예인그룹이 해산한다는 소식을 전할때 그 열성팬들이 느낄 아쉬움처럼 미나에게도 허전할정도로 큰 아쉬움으로 다가왔다. 그래도 지금까지 많은 일을 해왔고 가디언즈가 없었다면 지금의 세상은 없었을테니까.. 누구도 가디언즈가 타이탄을 상대로 승리를 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는 때에 어느나라 정부도 타이탄이 두려워 가디언이 아닌 타이탄의 말한대로 움직이고 있었던 그때에도 그렇게 언니들은 타이탄과 힘겨운 전쟁을 해왔으니.. 이제 언니들도 조금 쉬어야할때가 온건지도 모른다. 그러니 괜한 말해서 걱정하게하지 말자.. 그렇게 생각하고 미나는 하려던 말을 멈추었던 것이었다.




『그러니까~ 어떻게할 계획이냐고.. 』


 


『네?? 』


 


리디아의 말에 미나는 깜짝 놀라 리디아를 쳐다보았다.


마치 속마음을 들킨 것이 놀란 눈으로 리디아를 쳐다보는 미나에게 리디아가 다시 말을 이어갔다.


 


『너 그 타르타로스로 쳐들어갈 생각이잖아.. 아냐? 』


 


『네?? 네?? 그..그건.. 그..그러니까.. 』


 


미나는 당황해서 말까지 더듬으며 이그니스쪽을 바라보았다. 이그니스가 자신을 맘에 들어하지 않고 있다고 미나는 생각하고 있었다. 처음 가디언즈로 오라는 권유를 제니스가 했을 때도 이그니스는 반대했고 구출계획을 이야기할때도 반대했다. 그리고.. 그렇게 구출계획을 짜놓고 가서 그런 꼴을 당한 미나를 구해온 것도 이그니스였으니.. 이번에도 분명...하면서 이그니스의 눈치를 보고 있는 것이었다. 이그니스가 그런 미나를 무표정하게 보고있다가는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한 숨을 푹 내쉬며 말했다.


 


『그러니까.. 어떤 계획으로 타르타로스를 쳐들어가서 그들을 상대할거냐고 물어보고있잖아? 』


 


"응..??"


 


말도안되는 소리하지말라고 구박하며 한 소리 들을 줄 알았는데 오히려 어떤 계획이냐고 묻고 있는것이 아닌가?


 


『너.. 설마 아무 생각없이 그냥 쳐들어가서 죽어라!! 이러고 싸우려한거야?? 』


 


순간, 이그니스의 눈에서 불이 번쩍하고 들어오는 느낌이 들었다.


만약, 미나가 네라고 말하면 이그니스의 화염이 미나를 향해 곧바로 날아올것만 같은 그런 눈빛이었다.


 


『아..아니에요!! 그..그건 아닌데.. 』


 


『그게 아니라면 어떻게할건데? 』


 


『근데.. 언니들은 가디언즈해산하신다고... 』


 


『응~ 그랬지? 』


 


『그런데 왜... 』


 


『가디언즈 해산한다고 했지 그 이후에 내가 뭘 어떻게한다고 말은 안했는데? 』


 


『네? 』


 


『가디언즈는 오늘로 해산이야.. 그럼 내가 어느 외진 시골마을에서 일반인인척하면서 살아가든.. 은행이나 보석상을 털면서 살아가든.. 일반인들을 괴롭히며 살아가든 내 맘아냐? 』


 


『그..그건 그렇지만.. 』


 


『그래서 내 맘대로 결정한거야.. 이그니스야 뭐 이그니스나름대로 생각이 있겠지만 난 그렇게 결정했어!! 』


 


『뭐..뭘 결정했는데요..? 』


 


『오늘부터 내 보스는 너다~!! 』


 


『네에~?? 』


 


펄쩍 뛸듯이 놀라고 있는 미나가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냐는 표정으로 이그니스를 바라보자 이그니스가 피식하고 웃으면서 말했다.


 


『잘 부탁해 보스~ 』


 


 


 


 


 


 


 




02.


 




『그를.. 찿아가볼 생각이에요.. 』


 


『그를..? 누구? 』


 


리디아가 얼른 말해달라는듯이 미나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고 있었지만 미나는 쉽게 입을 열지 못하고 있었다.

한참동안이나 뜸들이고 있던 미나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 보스라는 사람이요.. 』


 


『뭐..?! 』


 


미나의 말에 리디아는 깜짝 놀라며 이해할 수 없다는듯이 미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친구만나러 가는 것도 아니고 적들에게로 가서 보스를 만나고 올 생각이라고? 아무래도 희귀한 여자능력자이니 보스가 미나를 만나줄 수도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든다. 또한, 1:1 상황이 될 수도 있고 정신지배능력자라고는해도 매지션인이상 파워형인 미나가 한 순간의 틈만 잡으면 무슨 수가 생길수도 있을지 모르겠지만 보스라는 자가 그런 수를 대비하지도 않고 미나와 만날거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만나서 뭘 하려는 걸까?


 


『그래.. 미나 네가 말한거니까 무슨 생각이 있겠지.. 일단, 들어나보자 찿아가서 어쩌려구? 』


 


『얘기를 해보고 싶어요.. 』


 


『무슨 얘기를 할건데? 』


 


『이제.. 이런건 그만 둬.. 달라고.. 』


 


『 .... 』


 


미나의 말에 리디아도 이그니스도 할 말을 잃어버렸다. 제니스와 시아를 구할때도 미나는 꽤나 좋은 방법을 생각해낸다가 마지막에 미나가 위기를 겪긴했지만 실제로 미나의 계획대로 잘 먹혀들어갔었다. 그런 미나가 하는 말이기에 무엇인가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었는데 어이가 없을정도로 단순명료한 말에 뭐라고 대답해야할지 생각도 나지 않았다.


 


『그게.. 전부야..? 그 사람이 네 말을 들어줄거라 생각하는거야..? 』


 


『들어주지 않는다고해도 전.. 그 사람에게 말해줘야해요.. 』


 


『어째서? 』


 


『어쩌면.. 그 사람... 제가.. 사랑..하는 사람일지도.. 모르니까요.. 』




.

.

.

.

.


 


 


리디아는 눈물을 흘리며 미나를 꼭 안아주었다. 미나의 지난 이야기들을 듣고있는동안 리디아는 자신의 심장이 터져버릴것만같이 가슴이 미어져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세상에.. 이렇게 착하고 순수한 아이에게 어떻게 그런.. 만약 세상에 신이라는게 존재한다면 당장 그 앞에 달려가 쌍욕이라도 퍼부어주고 싶은 심정이었다.


 


『난 그때.. 너무 무서웠어요.. 그래서 그 애를 똑바로 바라보지도 못했어요.. 그래서 그렇게 도망쳐버렸어요.. 』


 


『미..미나야 그건 네 탓이 아냐.. 누구라도.. 』


 


미나를 위로하는 리디아의 말에 미나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미래를 알 수는 없지만.. 만약 내가 그 때 정찬이의 손을 잡아줬더라면.. 아니.. 그냥 그를 똑바로 바라봐줄 용기만 있었더라면... 어쩌면 많은게 달라졌을지도 몰라요.. 그러지 못한게 너무 후회되지만 이미 지나가버린 일.. 정찬이가 내 말을 안들어줘도 어쩔 수 없어요.. 너무 늦어버린걸지도 모르지만 이제는 똑바로 바라봐 줄래요.. 그리고 그만둬 달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그래야만 할거 같아요.. 』


 


『왜..!! 왜 네가 널 그렇게 만든 놈한테 그렇게까지 해야하는데!! 』


 


『왜냐면.. 전.. 아직도 정찬이를.. 사랑하니까요... 』


 


『그 녀석이 아직 널 사랑할꺼라고 생각해??! 그렇다고해도 그딴걸 사랑이라고 말할 수 없어!! 』


 


『언니.. 사랑은 사랑받아야만 사랑을 줄 수있는 거래같은건 아닌거같아요.. 정찬이가 날 어떻게 생각하든 전.. 지금도 정찬일 사랑하고있는거 같아요.. 그래서 보고..싶어요.. 그런게 사랑이 아니라면 이렇게.. 사랑할 수 있다는 것도 알려주고 싶어요..  』


 


『그 녀석이 널 정신지배능력으로 다른 놈들처럼 만들어버리면..!! 』


 


『지금까지는 그 부분에대해 생각해본 적이 없었지만 그 때 당시 정찬이는 절 자기편으로 만들고 싶어했어요.. 그때도 선생님이나 김유식같은 능력자를 자기 맘대로 조종하고 부하처럼 부렸지만 저한테는 그 능력을 쓰지 않았어요 왜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분명 그 이유가 있을거라고 생각해요.. 어쩌면 그 이유가 아직까지 통할지도 모르구요.. 』


 


『하지만 미나야.. 그 보스라는 사람이 네가 사랑하는 그 아이가 아닐지도 모르잖니? 맞다고해도 분명 네 말을 들어주진 않을거야!! 그럼 그땐!!? 그땐 어떻게할건데?? 』


 


미나는 리디아의 말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하고 치마자락만 꼭 움켜쥐고 있었다. 리디아는 미나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어왔다. 땡깡부리고 있는 어린아이를 말리는 것같은 답답한 마음이지만 미나의 심정을 모르는 것도 아니었다. 그렇다해도 그 놈이 미나의 말을 들어줄리는 로또맞을 확율보다 더 희박해보였고 그 다음의 상황은 불보듯 뻔한 일.. 미나의 마음이 순수하고 이뻐보이지만 그런건 너무 이상적인 것이다. 이상은 어디까지나 이상일 뿐.. 그런 이상적인 것들을위해 현실적인 위험을 미나가 떠안는 것은 무슨 일이 있어도 말리고 싶었다. 그렇기에 자신도 모르게 미나를 몰아붙이듯 언성을 높이고 말았지만 치마자락을 꼭 움켜쥐고 금방이라도 터질것 같은 울음을 참고있는듯 보이는 미나의 모습을 보고있자니 왠지 미안한 마음이 들어오고 있었던 것이다.


 


.

.

.


 


『죽여야...겠..죠.. 』


 


 


한참을 그렇게 있던 미나의 입에서 나온 말이었다. 리디아도 이그니스도 미나의 말에 몸이 얼어붙는 것같이 꼼짝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 사기꾼에 폭력배에 나쁜 짓이란 나쁜 짓은 다하고 다니는 나쁜 남자를 첫사랑으로 둔 소녀가 주위에서 안된다고 아무리 뜯어말려도 그 사람과 만나야겠다고 생떼질하는 것처럼 사랑하니까 보고싶다.. 사랑하니까 내 말을 들어줄거다.. 라고 말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던 미나가 한 말이라고는 상상하기 어려운 말이었다.


 


『미나.. 너 지금.. 뭐라고.. 』


 


『정찬이가 맞다면.. 내 말을 들어줬으면 좋겠어요.. 그럴수만 있다면 뭐든 다 할 수있을거 같아요.. 하지만 그럴리는 없겠죠.. 그래서 정찬이가 아니었으면 좋겠어요.. 』


 


『그..그래 그 보스라는 놈이 정찬이가 아니라면 네가 가는게 아무런 의미도 없게 되는거잖아.. 그러니까.. 』


 


『이그니스언니 그리고 리디아언니.. 이제부터 제가 언니들의 보스라고 그러셨죠? 그럼 나 언니들한테 부탁 하나만 해도 돼요? 』


 


미나는 리디아의 말에 대답대신 엉뚱하게도 리디아와 이그니스에게 부탁할 것이 있다고 말하고 있었다. 리디아는 지금 미나의 생각을 바꿀 수 있다면 어떤 부탁이라도 그것이 설령 목숨을 걸어야하는 부탁일지라도 들어주고 싶었다. 미나에게 들은 이야기는 리디아가 듣는것만으로도 참혹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그걸 직접 몸으로 겪은 미나가 어떤 심정일지는 상상하기도 힘들정도였다. 그럼에도 미나는 아직 그를 사랑한다 말하고 있었다. 미나의 말은 분명 진심이라 여겨졌다. 그렇기에 그를 죽이겠다고 말하고 있는 것 역시 진심일 것이다. 그것이 가능할지 어떨지 여부를 떠나서 그런 잔인한 상황자체를 미나에게 마주하게하는 것을 리디아는 용납할 수 없었다. 그걸 위해서라면 무슨 부탁이라도 들어주고 싶었다.


 


『말해봐.. 내가 할 수 있는거라면 뭐든지 들어줄게.. 』


 


『위험한 일이에요.. 어쩌면.. 죽을지도... 』


 


『상관없어.. 미나 네 부탁이라면 』


 


『미안해요.. 그리고 고마워요 』


 


미나는 리디아와 이그니스를 바라보며 웃어보였다. 미나를 향해 같이 웃어주고 싶지만 웃음이 나오지 않는다. 힘없이 웃어보이고 있는 미나였지만 미나가 웃고 있을때마다 느껴지는 그 밝음이 느껴지지 않았다. 그럼에도 마치 임종을 맞이하는 사람이 마지막 순간에 지어보이는 미소처럼 모든걸 놓아버린듯이 편안해보이는 웃음.. 그런 느낌때문인지 리디아는 더 이상 미나를 막을 수 없을거란 생각이 들어오고 있었다.


 


『언니.. 언니가 그러셨죠? 그 보스의 정신지배.. 아마도 타르타로스의 능력자들이 그 사람을 보스로 따르게된 이유는 그 능력때문일거라고.. 』


 


『응..  제니스나 시아의 경우만봐도 그렇고 그럴 확율이 아주 높다고 생각해.. 』


 


『그럼 우리가 싸워야할 상대는 하나.. 그 보스라는 사람만 쓰러트리면 정신지배는 모두 풀릴거에요 그러면 끝나는거겠죠?  』


 


『그렇긴 하지만.. 매지션인 그가 전면에 나서지도 않을테고.. 그렇다고 그 많은 능력자들과 전부 싸울수도 없잖니? 』


 


『그래서 그 보스란 사람이 정찬이가 아니라고해도 제가 가야할 이유가 있는거에요 』


 


미나의 말에 리디아는 놀라고 있었다. 미나는 지금까지 단순히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생떼를 부리고 있었던게 아니었다. 자발적으로 이루어진 조직의 경우 보스를 죽인다해도 그 뒤를 잇는 자가 나올수도 있고 조직내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누군가가 대신 조직을 지휘할 수도 있겠지만 정신지배같은 능력으로 이루어진 조직의 경우 정신지배가 풀려버리면 그 순간 조직력이고 뭐고 다 끝나버리게 된다. 그렇게보면 보스 하나를 해치우는게 가장 효과적이지만 보스가 전면에 나서는 일은 거의 없을 것.. 특히나 그가 매지션임을 감안한다면 지금까지처럼 그는 정신지배가 필요할때가 아니면 그 모습조차 드러내지 않을 것이었다. 미나 이 아이는 단순히 생떼를 부리고 있는것이 아니라 그 보스와 직접 대면할 수 있는.. 이 상황에서 가장 효율적으로 적을 상대할 수있는 상황을 만들어내려고 하고 있는 것이었다. 거기에 보스라는 녀석이 미나가 사랑하는 그 녀석이 맞다면 미나와 독대할 가능성도 적지 않았다. 다른 사람이라해도 미나가 혼자 보스를 만나겠다고 한다면 미나앞에 모습을 드러낼 확율도 적지않았다. 하지만 어느쪽이라해도 아무런 대책도 없이 미나와 만나지는 않을 것 역시 분명한 사실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미나는 혼자 무엇을 할 수 있을 것인가..?


 


『이그니스 언니 』


 


 


『응? 』


『전에 언니가 타르타로스에 갔을 때 글라키에스인가 하는 그 능력자가 산소를 모두 제거해버렸다고 그랬죠? 』


 


『응.. 그 덕분에 내 능력을 거의 못쓰게 되버리는 바람에.. 』


 


『그럼 리디아 언니가 전에 이야기해준거 있잖아요 그.. 연구소장이라는 분이 말씀해주신거.. 』


 


『어떤거? 』


 


『타르타로스는 통제실과 수용소로 나뉘어져있고 통제실에 누군가 침입할 경우 통제실과 수용소가 각각 차단이 되어서 누구도 통제실에서 들어올 수도 나갈 수도 없다는 말.. 그리고 필요하다고 판단시에는 산소를 제거하고 독성물질을 살포할 수 있다는 그 말.. 언니한테 들었던 말인데 기억나요? 』


 


『응.. 분명 그렇게 말했었어 』


 


『이그니스 언니가 타르타로스에 갔을 때 산소를 제거했다는걸보면 아직도 그 방어시스템은 유효하지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어요.. 』


 


『너 설마..? 』


 


『네.. 저는 수용소로 찿아가 정찬이와 이야기를 해볼거에요.. 정찬이 아니거나 정찬이 결국 그때와 똑같이 그런다면... 그래도 내가 그렇게 할 수 있을지 자신은 없어요.. 그래서 제가 언니한테 신호를 보낼거에요 그럼.. 그때 언니가 통제실로 침입해 들어가시는거에요.. 그럼 수용소와 통제실 모두 차단되겠죠.. 이렇게하고 싶진 않지만.. 그 이후에 산소를 제거하고 독성물질을 살포하면... 』


 


충분히 가능성 있는 방법이었다. 아니.. 아주 좋은 방법이었다. 물론, 정확히 그 방어시스템이 가동한다는 보장은 없지만 이그니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산소를 제거하는 부분은 확실하다. 산소만 완벽히 제거가능해도 능력자들은 죽을 수밖에 없다. 특히나, 매지션의 경우 다른 파워형의 능력자보다 더 빨리 죽을 것이다. 만약, 방어시스템이 가동하지 않는다면 통제실에 갖히는 일 또한 없게되는 셈이니 그 즉시 빠르게 물러나버리면 된다. 어쩌면 지금 상황에서 이보다 더 좋은 계획은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통제실쪽을 맡은 이그니스와 리디아는 어떻게든 빠져나온다고해도 미나는 어쩌란 말인가..? 방어벽이 가동하지 않아도 미나가 자력으로 탈출 할 수는 없다. 계획대로 방어시스템이 가동한다고해도 미나는 통제실이 아닌 수용소쪽에 그것도 보스와 같이 있을 것이다. 리디아로서는 생각지도 못한 계획을 말하고 있는 미나였다. 뭔가 방법이 있을 것이다. 제니스와 시아를 구출해낼때도 그랬고 지금과 같은 방법을 생각해낼정도로 똑똑한 아이니까.. 분명 무슨 대책이 있을 것이다.


 


『그..그럼 너는??? 』


 


하늘로 날아가버릴것같은 풍선을 꼭 쥐고 있는 아이마냥 그렇게 이성을 붙잡아 매고 있으면서도 리디아의 말은 떨리고 있었다.


 


『아마도.. 죽겠죠 』


 


『너.. 그걸 말이라고..!! 차라리 그냥 우리가 곧바로 통제실로 쳐들어가버리면.. 』


 


『안돼요.. 그 안에 그 보스가 없다면 정말 의미없는 일이 되는데다가.. 만약, 그 방어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면 제가 그 보스를 만나고 있는 그 순간이 우리에게는 마지막 기회가 될지도 몰라요 그리고... 무엇보다 전 정찬이를 만나봐야해요.. 그 결과로인해 무엇을 잃는다하더라도요.. 』


 


『미나야!! 』


 


『보스로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언니들에게 하는 부탁.. 아니 명령이에요.. 』


 


 


 




03.


 


 




늦은 저녁..


 


리디아와 이그니스는 미나의 제안으로 항상 입고있던 옷과는 다른 사복으로 갈아입고 미나의 집으로 놀러갔다. 당연히 거절했으나 나중에는 보스의 명령이라는 어거지까지 부리면서 미나는 그들을 자신의 집으로 초대했다. 비록, 사복을 입고있긴했으나 능력자로서의 얼굴은 언론등에서도 많이 드러났고 이그니스의 붉은머리같은 특이성을 제외하고도 그 외모나 몸매등으로 사람들 사이에 있으면 금방 눈에 띄였겠지만 어두워질 무렵에 날아와서 집으로 들어갔기에 별다른 문제는 없었다. 다만.. 한 가지 걱정은 미나의 엄마라는 사람이 그들을 보고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 하는 것이었다. 변신을 풀고 갈까하는 생각도 안해본 것은 아니었지만 너무 오랜만인데다 나이대도 미나의 변신전 모습인 지희와는 많이 달랐기에 그냥 그대로 들어갔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미나의 엄마라는 사람은 뭘 묻거나 이상하게 생각하지않고 정말 지희의 친구가 놀러온 것처럼 간식도 해주고 저녁도 해주며 그들을 편하게 대해줬다. 처음 미나가 괜찮아요~ 우리 엄마는 괜찮아~ 라고 말할때만해도 그냥 의례하는 말이라 생각했는데 미나의 말 그대로 정말 괜찮아보였다. 덕분에 이그니스와 리디아는 오랜만에 마치 가족끼리 식사를 하는듯한 즐거운 저녁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그렇게 저녁을 먹고 미나의 방에서 세부적인 계획 이야기를 하고 지희의 몸인 미나가 엄마랑 같이 자고 싶다며 엄마에게 간 이후 2층에 조그맣게 마련되어있는 테라스에 앉아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오랜만이네.. 이렇게 즐겁게 저녁식사를 해본 것도.. 미나 엄마라는 사람 대단하지? 』


 


『응.. 』


 


리디아의 말에 이그니스는 자신의 목걸이를 만지작거리며 성의없이 대답하고 있었다. 아주 오래전의 일이 리디아에게서 떠오르고 있었다. 그 당시 리디아는 가정을 이루고 사는 것에 크게 관심을 가지지 않았었다. 사랑하는 사람이 있었지만 사랑을 한다는 것과 가정을 이룬다는 것은 분명 차이가 있었다. 가정을 이루고싶은 마음은 전혀 없다라는 생각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사랑하는 그 사람과 결혼을 해서 아이를 가지고 싶다고 생각해 본 적도 없었다. 그런 그녀에게 잠시 가정을 가져보는 것도 좋을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게 해준 사람이 있었다. 리디아는 이그니스를 바라보았다. 미나와 미나의 엄마가 함께한 저녁식사는 정말 오랜만에 가족이라는 느낌이 들게 해주었다. 그래서인지 오랜만에 예전의 일이 떠오르고 있었다.


 


『근데 리디아언니.. 』


 


『응? 』


 


『정말.. 미나 그렇게 보낼거야? 』


 


『왜.. 걱정되니? 』


 


『당연하잖아.. 죽으러가는거나 마찬가진데.. 』


 


지금까지 가디언즈라는 그룹에서 활동하면서 안타까운 상황들도 많이 접해봤다. 하지만 제니스나 리디아와는 달리 이그니스는 그런 부분들을 크게 내색하지 않는 편이었다. 멤버들에게도 감정적인 표현을 잘 하지않던 이그니스가 한국에 온 이후로 화를내거나 큰 소리를 내는 것을 리디아는 몇 번이나 보고 있었다. 다 죽어가는 미나를 이그니스가 안고 왔을때에는 리디아로서도 거의 볼 수 없었던 금방이라도 울어버릴 것같은 얼굴을 하고 있었고 미나의 상태가 어느정도 안정이되어 다시 회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리디아에게 들었을때에는 안도하면서도 미나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다며 불같이 화를 내고 있었다. 하지만 이그니스와 오랜 시간을 같이 한 리디아는 이그니스가 미나의 행동을 절대로 이해할 수 없었다면 오히려 차분하게 이해할 수 없는 사람으로 간주하고 넘어가버렸을 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아마도 이그니스가 이해할 수 없는 것은 미나의 행동이 아니라 자신이 뭔가 변하고 있다는 사실을 이해할 수 없기에 그렇게 화를 내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리디아는 슬쩍 떠보는 기분으로 무덤담하게 말했다.


 


『그래도 미나덕분에 세상은 구원받을지도 모르지.. 』


 


『리디아 언니!!! 』


 


역시나 이그니스는 리디아가 예상한 것과 꼭 같은 반응을 보이고 있었다.


그에 살며시 웃음이 나오는 것을 참으며 리디아는 이그니스에게 지금까지 생각했던 것을 말하기 시작했다.


 


『이그니스 그래서 말인데.. 나도 미나랑 같이 들어가보려구 』


 


『뭐라고?? 언니도 죽으러 가겠단 말이야? 』


 


『사실 통제실에 침입하는건 혼자서도 가능한 일이잖아..? 』


 


『그야 그렇지만.. 통제실에는 나 혼자 들어간다고 해도 언니는 왜 굳이 미나랑 같이 들어가려는건데? 』


 


『같이가 아니야.. 미나가 들어가고 나중에 미나에게 신호가 오면 네가 통제실로 침입해서 차단되기전에 들어갈 생각이야 나에겐 치유능력이 있어.. 아마도 잘하면 미나를 가사상태와 같이 유지할 수 있을거야 시간이야 좀 걸리겠지만 그리고 어떤 독성인지모르겠지만 신체에 반응하는 것을 보면 면역물질을 만들어낼 수도 있을거야 그렇게 미나의 몸에 면역체계만 완성시키면 미나는 살릴수 있을지도 몰라.. 』


 


『시간안에 언니랑 미나에게 면역체계를 만드는게 가능하겠어? 』


 


『내 치유능력이 만능은 아니야.. 가사상태로 만드는 것도 그렇고 단순 중화제라면 혹시 어떻게 될지 몰라도 얼마나 노출되어있을지 모르는 상황에서는 미나의 몸에서 일시적으로나마 스스로 저항할 수 있는 면역체계를 만들어줘야해 그걸 나와 미나에게 동시에 하는건 불가능해... 』


 


『그럼 언니는..?!!! 』


 


『미나.. 저렇게 이쁘고 귀여운 애를 죽게 내버려둘 순 없잖니.. 지희일때보니까 아직 어린데다 미나일때만큼이나 이쁘고 귀여운 아인데 말야 그렇게 맘아픈 사랑만 겪고 보낼 수는 없잖아~ 더 오래 살아서 다른 멋진 남자 사랑도 많이 받아보고 그래야하는거 아니겠어? 』


 


『그렇다고 언니가 대신 죽어? 』


 


『사실.. 제니스나 시아가 어떻게 될지 나도 장담할 수 없어.. 시간을 들이면 가능하다했지만 그거야 최소한 나를 자신을 치유해줄 사람으로 인정해줄때나 그나마 가능성이 있는거고.. 깨어나면 내게 달려들텐데 거기다 난 제니스를 상대할만큼 강하지도 못한데 말야..상대 능력이 정확히 어떤지 모르는이상 멀리 떨어지거나 시간이 지난다고해서 어떻게 될지도 모르고.. 확실한 방법은 그 보스란 놈을 없애는 것 뿐이야..  』


 


『하지만 놈은 매지션인데다가 지금까지의 상황으로 보면 절대 모습을 드러내지 않겠지.. 만약, 그들이 근거지를 다른데로 옮기면 그때부터는 그나마 손도 쓰지못해.. 미나가 우리에게 아니 어쩌면 이 세상에 기회를 주고 있는건지도 몰라.. 네가 미나를 구해왔을 때 거기있던 사람이 네게 그런 말을 했다그랬지? 미나가 만드는 세상을 보고싶다고.. 나도 그래... 왜그런지 저 아이에겐 기대가 생기는거 같아.. 』


 


『그래도.... 』


 


『이그니스 우리 처음 만났을 때 내가 너한테 물어봤던거 기억나니? 』


 


『세상을 구할 가치가 있을까..? 라는 질문말이야? 』


 


『그래.. 그때 넌 아무런 망설임도 없이 가치가 없다고 그랬지.. 지금도 그러니? 』


 


『솔직히.. 지금은 나도 잘 모르겠어.. 』


 


『우리가 한국이 오기전에도 똑같은 생각이었어? 』


 


『그건 아니야.. 왜그런지 나도 잘 모르겠지만... 지금은 그냥 잘 모르겠어.. 』


 


『난.. 사람들에게 히로인이라 불리는 사람이 되었지만 여전히 세상을 구할 가치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어.. 세상따위 구할가치가 있는지 없는지 잘 모르겠지만 미나.. 저 아이는 구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 저 아이의 세상은 구해주고싶어... 』


 


허공을 바라보며 말하던 리디아의 얼굴에 한 때 그가 사랑하던 사람의 얼굴이 떠올랐다. 멍하니 허공을 바라보고있는 리디아를 이그니스가 말끔히 바라보고 있자 리디아는 다시 이그니스에게 시선을 건네며 말했다.


 


『후훗~ 예전에 내가 사랑했던 사람이 한 말이야.. 그때는 잘 이해가 안됐는데 어쩐지 아주 조금은 알 수 있을거 같기도 해 』


 


그때.. 테라스 안쪽에서 달그락 소리가 들려왔다. 리디아와 이그니스가 소리가 나는 쪽으로 고개를 돌리자 테라스의 문이 열리며 미나의 엄마가 포도주와 가벼운 안주거리를 쟁반에 가져오고 있었다.


 


『어머.. 미안해요 말씀하시고 계신데 끼어들기가 뭐해서 그냥 돌아설까 망설이다가.. 』


 


『아니에요~ 안그래도 포도주 한잔이 그리웠는데 그런데 미..아니 지희는요? 』


 


『많이 피곤했나봐요 같이 자고 싶다고 이불속으로 들어오더니 바로 잠들어버렸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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